연애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철없던 10대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드라마에 푹 빠져서는 '나쁜 남자'에 열광하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끝난 '나쁜 남자' 드라마를 보면서도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땐, 그저 훈훈해서;;; 쿨럭;)
"역시, 저게 매력이거든! 꺅!"
기본적으로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까칠한 듯 하지만 뒤돌아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남몰래 감싸 안아주고 위해 주는 모습. 무뚝뚝한 듯 하지만 드물게 드러나는 자상함이 여심을 제대로 휘어잡더군요. 와우!
그렇게 철 없던 때에는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법한 그런 매력을 가진 남자를 이상형으로 그리며 두근거려 했습니다.
현실 속 나쁜 남자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저 지극히 이기적이며 계산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든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자를 버리고 냉정하게 뒤돌아서 가는 인물.
나쁜 남자를 만나 후에 그렇게 버림을 받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상처 받지 않고, 자신이 그를 한없이 감싸 안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은 지속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결국 자신만 큰 수렁에 빠뜨린 채 끝나버리는 게 당연한 것임을 경험하고서야 깨닫게 되더군요.
"쯧쯧. 네가 나쁜 남자를 만나봐야 네가 정신 차릴 거다." 라던 선배 언니 말이 그대로 제 마음을 꿰뚫고 지나갔습니다. 지나고 나서 후회해 봐야 무슨 소용일 까요.
다만, 그런 경험이 있은 후에야 제대로 된 안목으로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저 외모가 번지르르하다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전부인 냥 판단하기 이전에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별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마라. 더 나은 사랑을 얻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제 넌 더 너에게 맞는 안목을 갖게 될 테니." 라고 이야기 하던 한 교수님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자들은 왜 나쁜 남자 좋아하냐?" 라는 남자 동기의 질문에 "모든 여자가 나쁜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편견은 버려!" 라고 대답하고 나니 그래도 대다수의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자신은 나쁜 남자가 되고 싶다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헐..."
트위터를 하다 보면 좋은 글귀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럼 그런 좋은 글귀가 눈에 띄면 망설임없이 Favorit에 등록을 하고 RT를 하여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곤 하는데요. 제가 최근에 본 글귀 중 하나가 생각납니다.
유희열은 결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 하십시오.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은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연애, 또한 결혼과 마찬가지로 상대를 만나고 그저 일순간을 즐기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면(적어도 연애가 결혼으로 향해 가는 한 과정으로 본다면) 이를 명심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과연, 자신의 모습을 상대가 좋아하는 '나쁜 남자'의 탈을 쓰고 여자에게 다가간다하더라도 그 연극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요?
연애를 위해 노력은 필요하지만, 연애를 위해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연극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 아닐까요?
그저 자신만의 매력을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그런 부분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 주위에 예쁘게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자신의 남자친구를 향해 '내 남자친구는 나쁜 남자야!' 라고 말하는 친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쁜 놈!' 이라고 외치는 경우는 좀 봤는데 말이죠. -_-
'나쁜 남자' 되려다 '나쁜 놈'이 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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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언제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너무 멋있는 말인데요.
저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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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나쁜남자의 뜻을 확실하게 각인 시켜주는 포스팅이네요..
나쁜남자도 나쁜남자 나름이죠.. 잘난것 하나 없으면서 무조건 떽떽거리면
그것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거나 마찬가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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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나쁜 남자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
맞아요..옆에 있을때 가장 편하고... 또 옆에 있을수 있는 사람과의 인연이 가장 중요하겠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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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추석연휴 잘 보내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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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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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맞아요. ^^
유희열씨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만남이 정말 진실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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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정말 인상적이죠? 저도 저 문구를 보자 마자 와! 하고 탄호성을 질렀어요.
얌전한고양이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 예전부터 나쁜남자 싫어했음..ㅜㅜ뭐 저도 한번 데여봐서 그런걸지도?ㅋㅋ
구준표보고 나쁜남자라 하는데 갸가 어디가 나쁘다는건지 모르겠어요, 완전 착하잖아요 금잔디한테..진정한 나쁜사람은 금잔디같은데..밀당의 화신임ㅋㅋ
아 밀당 진짜 제일 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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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저도 크게 한 번 데여 보고 나니 정신이 번쩍!
맞아요. 저도 밀당 제일 싫어요! +_+
전 착한 남자가 좋습니다... ㅎㅎㅎ 나쁜 남자한테는 기본적으로 마음이 가지가 않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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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요! 착한 남자가 좋아욥! ^^
유희열님의 글귀 심금을 울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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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두근두근.
저는 누구를 위해서 나를 맞추기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여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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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이 압권인데요? 그렇다고 여자를 싫어하는건 아닙니다. ㅎㅎㅎ
ㅎㅎ눈을 크게뜨고 나쁜남자인지 나쁜놈인지 알아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가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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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노을님. ^^
유희열이 저런 좋은 말도 했군여~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자신을 그래도 보여줄 수 없다는 건
계속 연기를 해야 하는 건데 그건 서로 피곤해질 것 같
구요...
글고 나쁜 남자는 드라마에서나 존재하는 것 같아요.
현실에 존재하는 건 거의 다 나쁜 놈이겠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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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이에요. 드라마 속 나쁜 남자를 현실에서 찾기란. 정말 나쁜놈이 다수인 듯 ㅠ_ㅠ
전 그냥 나쁜남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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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홋! +_+ 나쁜 놈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ㅎㅎㅎ
드라마속 나쁜남자는 대부분 부자 ㅎㅎㅎ 걍 서로를 그대로 좋아해줄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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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정말 드라마 속 나쁜 남자는 대부분 알부자! ㅋㅋ
드라마속 나쁜남자는 대부분 부자 ㅎㅎㅎ 걍 서로를 그대로 좋아해줄수 있다면...
왜 나쁜남자가 이상형인 분이 많을까요?? 흠~
나쁜남자 신드롬 때 진찌 이해 안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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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경험이 없거나, 나쁜 남자에 대한 정의를 다르게 내린 경우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
연극은 언젠가 끝나지만,
늘 새로운 연극이 기다리고 있잖아요! 응? ㅋㅋ
뭔가 위험한 발언인 거 같은 ㅋㅋㅋ
절대 제 생각은 아니예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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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새로운 연극이라...
ㅋㅋㅋ
가츠님 다운 발상. 참신한데요? ㅋㅋㅋ
진짜.. 나쁜남자랑 나쁜놈은 한끝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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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공감.
달달한 가을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 주위에서 보면
상대방 보다도 자기일에 치중하는 남자.
예를 들면 자기 계발을 위해 시간은 많이 할애하면서
여자친구한테 좀 무심하다거나
자기 남는 시간에만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잡는다는 느낌을 주는 남자!!
이런 남자들을 나쁜 남자라고 하던데..
나쁜 남자라기 보다는 욕망이 강한 남자라고 할 수 있겠죠
글쎄요 저는 좀 서운하긴 하더라도
이렇게 근성있게 사는 남자가 좋더라구요 ㅋㅋㅋ
식구들 배는 안 굶길 거 같다는 ㅋㅋㅋ
그래서 전 항상 사랑이 힘든가 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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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일에 치중하는 남자가 나쁜 남자라고 정의하긴 어렵죠. 문제는 이성 문제가 복잡한데도 자신을 믿어 달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가 진정한 나쁜 남자 같아요.
^^
저도 근성있게 사는 남자 좋아합니다.
공감 가는 글이군요
남자의 입장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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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비오님. ^^
맞습니다. 낭패를 볼수 있지요,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남자에게서
강함을 느낀다면 그게 나쁜남자가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