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보더니 나쁜 남자가 대세인 건 아나 보지?"
"근데, 자기 입으로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야?"
"네가 말하는 그 멋있다는 기준이 뭐야?"
"하는 행동이 묘하게 끌려."
"응? 어떤 행동?"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뭔가 슬퍼 보이고…"
"조심해. 나도 낚였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라고 자칭하던 남자에게…"
"에이, 외로운 남자와 나쁜 남자는 다르지. 느낌이."
나쁜 남자라... 언제부턴가 (정확하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독하게 나쁜 남자의 안티가 된 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후배에게 다가올 때부터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며 다가온 남자. 이미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 봤으며 번번히 자신으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울었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고 그 여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당히 말하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끌린다는 후배가 '아직 20대 초반이면, 어리니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서 빨리 그 꿈에서 깨어나!'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출처 : @Ohyunsoo 오연수 트위터
후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주위의 누군가가 그를 '나쁜 남자'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 그 스스로가 '나쁜 남자'를 자청하고 나선 이유가 뭐냐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녀가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드라마 나쁜 남자가 아닌 현실 속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남자,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는 이유?
"진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들끼리는 그런 자칭 나쁜 남자라고 하는 남자를 두고 '쓰레기'라고 이야기 하곤 하지. 난 쓰레기야. 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과 같으니까."
"엥?"
"난 나쁜 남자야 = 난 책임감 따위 없다, 난 이미 경고했으니 네가 나로 인해 상처 받아도 그건 너 스스로가 택한 길이다. 뭐 이런 의미랄까?"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어?"
"그래. 그럼 내가 물을게. 무책임한 남자라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야? 설마 '나쁜남자'라고 이야기 하는걸 '밀고 당기기'의 하나로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음, 그건…"
"나 때문에 운 여자만 여덟명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경고했건만, 난 정말 나쁜 남자 같다."
둘, 그만큼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둔하다'는 의미를 돌려 표현해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
"아, 난 정말 여자에 대해 모르겠어. 나, 나쁜 남자 같아."
셋,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괜한 자만심과 겉멋에 에 빠져서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칭하는 경우
"아, 진짜 여자들이란, 잘생긴 건 알아가지곤"
하지만 아무리 좋게 해석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책임감 회피용' 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 했습니다.
그리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냐는 질문에 선뜻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저 실제 나쁜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후배의 경우, '나쁜 남자' 라는 의미를 '책임감 회피' 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보다는 자신 스스로를 낮춰 표현하는 일종의 조그만 '겸손의 표현'으로 받아 들인 게 아닐까? 그래서 일종의 모성애가 발현이 되어 그를 감싸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건 아닐까? 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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