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주위 지인을 통해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5년 연애라… 지겹지 않냐?"
그럼 오히려 제가 역으로 물어보곤 합니다. "5년 이상 연애 하면 지겨워요? 왜요?" 라고 말이죠. 그리고 또 자주 받는 질문이 "어제 봤는데 오늘 또 봐?" 라는 질문입니다.
거의 매일 같이 만나는 우리 커플.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땐, "하루하루 만나는 게 고욕이겠다. 데이트 비용은 또 남자친구가 다 부담하는 거 아니냐? 남자친구 허리 휘겠다. 그렇게 매일 만나면 권태기 더 빨리 온다더라." 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해 주죠. (그건 네 생각이고!)
"남자친구와 얼마나 자주 만나?" 라고 누군가가 물으면 "거의 이틀에 한번 정도 만나요." 라고 대답하죠. 반면에 "남자친구와 주로 언제 데이트 해?" 라고 물으면 "주말에 데이트를 해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남자친구와 전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자주 보는 편이지만 막상 남자친구와 주중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30분 내외 인 듯 합니다. 그것도 집으로 가는 지하철 환승구간에서 잠깐 내려서 말이죠. 늘 짧은 만남으로 인해 아쉬워하며 헤어지지만 '우리에겐 주말이 있어!' 라며 '이번 주말엔 뭐할까? 어딜 가 볼까? 이번에 영화 개봉한 게 뭐 있지?' 라는 대화를 주고 받곤 합니다.
나름 진짜 데이트는 토요일인데, 주중에 잠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 만나는 거죠. 진짜 데이트(토요일)를 위해 애피타이저 정도의 입맛을 돋우는 맛보기를 한다고나 할까요? (제가 써놓고 표현 참 적절하다며 박수치고 있습니다 -_-;; 쩝.)
짧다면 짧은 30분인데, 그 사이 저희 커플이 하는 것은 굉장히 많습니다. 주말에 뭘 할지 데이트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시 무슨 고민은 없는지, 심지어 배고프지 않냐며 지하철 내에 있는 자판기를 이용해 음료수나 간식을 사먹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하루 데이트 비용 천원에서 이천원 사이. +_+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그 허기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멀리서 빼빼로를 흔들고 서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면 흡사 구세주와 같습니다.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좀 전까지만 해도 없던 다리 힘이 솟아나 달려가곤 합니다.
종종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제가 토라지는 것 같으면 그새 "흐응- 빼빼로 먹기 싫구나?"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를 가장 무서워합니다. (전 먹을 것에 약합니다. 퍽;)
남들이 봤을 땐, "고작 천원짜리 간식 하나에 왜 그리 벌벌 거리느냐? 네가 네 돈 주고 사 먹으면 되잖아." 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지만 이게 제 나름의 남자친구를 향한 애교라고 하면 믿으실지 모르겠네요.
물론, 연애 초기에는 주말 데이트는 물론이며 주중에도 퇴근 후, 4시간 이상씩을 함께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왜 매일 데이트를 하면서도 30분 데이트로 정한 걸까요? 정확히는 30분으로 딱 정해서 만나는게 아닙니다. 서로 적당히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전 운동을 하러 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남자친구는 스터디 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주중 데이트는 30분으로 맞춰 지더군요.
남자친구를 알기 전부터,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기 전부터 전 매일 매일 꾸준히 수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5년 이상을 꾸준히 수영을 해 왔고 출근 전, 새벽에 수영을 하러 가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회사를 마치고 나서라도 꼭 챙겨 나가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로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고 저 또한 그 의견에 공감하며 그렇게 좋아하던 수영을 포기하고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는 시간에 좀 더 할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남자친구를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초기에는 상당히 즐겁고 애틋하고 좋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상당 부분(취미)을 포기했다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고, 남자친구 또한 막상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퇴근 후,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처럼 데이트 또한 하나의 업무가 된 것 마냥 몰려 오는 피곤함을 느끼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와 아무리 색다른 데이트 코스를 구상한다 해도 자연스레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의 한계, 퇴근 후, 몰려오는 피곤함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를 되려 힘겹게 만들더군요.
요즘 전 퇴근 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자친구와 얼굴 도장을 찍고 운동을 하러 갑니다. 헬스와 GX를 등록해 제가 좋아하는 최신 유행곡에 맞춰 댄스를 배우기도 하고 헬스를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답니다.
남자친구 또한 저와 30분 가량의 짧은 지하철 데이트를 한 후, 업무 관련 전공 스터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설사 데이트를 하기로 한 토요일에 다른 일이 있어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싸울 소지가 전혀 없죠. 토요일만 날이 아니니 말이죠.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싸울 이유도, 자주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싸울 이유도, 데이트 비용으로 싸울 이유도 없어진거죠. 자주 만나지만 데이트 비용은 줄어 들었고, 오히려 30분 남짓의 애틋한 만남으로 오히려 서로 토요일만 기다리며 더 보고 싶어 안달이니 말입니다.
"저 커플은 매일 같이 만나고, 매일 같이 연락해. 그런데 또 저 커플은 주중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데다 연락도 뜸해. 그런데도 사이가 좋네? 도대체 하루에 몇 번 정도 연락하고 얼마나 자주 만나는게 정답일까?"
다른 커플을 통해 정답을 얻으려 하지 마세요. (저희 커플을 통해서도 정답을 얻으려 하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참고만!)
"이야기는 해 봤어?"
"뭘? 이걸 말하라구? 아, 자존심 상하게... 자주 만나자고 여자인 내가 어떻게 말해?"
"자주 만나자고 이야기를 하라는게 아니라 이유를 들어 보라구. 난 나중에야 알았어. 왜 남자친구가 자주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 했는지. 데이트 비용이 문제일 수도 있고, 주중 퇴근 후 데이트가 힘겨워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남자친구(여자친구)와 함께 대화를 통해 조율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우리 커플 또한 다른 커플을 통해 정답을 찾으려 했지만, 역시 제일 좋은 정답은 서로의 관계를 힘들게 하는 부분을 터넣고 이야기 하고 조율하는 것이 최고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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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것 같네요.ㅎㅎ 간단하게 서로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것 같은..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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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 감사합니다.
5년째 연애중이시군요
참고해야겠는데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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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합니다. 유키님~
미치도록 보고플 땐 같이 살기.
미치도록 보기 싫을 땐 홀로 여행하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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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홀로 여행 괜찮다아!
어떤 사랑을 나누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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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어떤 사랑을 하느냐에 따라. ^^
감사합니다.
장기간 연애하면 아무리 좋아하는 사이라도~
조금은 반복되고 식상해질수도 있을것 같은데요~!
가끔 보면서 애틋해지는것도 좋지만 매일 보더라도
공주님이 하는 30분만 보는것도 괜찮은것 같은데요 ^^;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커플마다 각기 다른 해법이 있겠죠? ^^
ㅋㅋㅋ 그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대부분 버섯님처럼 조율이 되는것같아요~
저도 제가 대학원에 있다보니 평일에는 10-15분정도밖에 못보지만 항상 주말만 기다리면서 살거든요 ㅋㅋ
평일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밤 11시쯤 되다보니 같이 커피 한 잔 하면서 그 날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밤늦은 시간이니 여친 바래다주고 저는 다시 자취방으로..
대신 주말에는 화려한(?) 데이트를~ 훗
가끔 시사회나 좋은 공연같은거 있으면 제가 저녁시간을 포기하고 약속잡아서 만나기도 하구요~ 열심히 연구만 하는 상태라지만 하루정도 저녁에 연구 안한다고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니까요 ㅋㅋ
그런 날은 낮시간에 더 열심히 집중해서 하게되죠~
아무튼 우리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렇게 합의점을 찾아서 이제는 싸울 일이 거의 없어요~ 아무튼 오래된 연인은 설레임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죠 ㅎ
연애 오래 안해본 사람은 절대 그것이 뭔지 모를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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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공감. 오래된 연인은 설레임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말씀에 끄덕끄덕. 정말 그래요.
^^
인척중에 대학교 1학년때 캠퍼스커플로 만나서
13년간 연애하다 결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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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와. ^^ 멋지네요!
아무쪼록 보고 따라하는 분들이 없으시길...
버섯공주님 말씀대로 참고만...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참고만. ^^
뭔가 아쉬움이 남아야....ㅋㅋ 그래야 다음에 더 애틋하죠..^^
자주가 아니라..아쉬움과....또 봤을때...설레임.....요 두단어가 필요한거 아닐까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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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그런 것 같아요. ^^
행복한 하루 되세요. 복돌이님.
맞아요. 각기 커플에게 맞는 횟수와 시간이 있는 것이지
다른 커플과 비교하며 공연히 스트레스 받거나 정해 놓거나 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신랑은 의정부 저는 일산...끝과 끝에 살아서 주말 외에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각자 쳐해있는 상황이 다들 다르니 우리 커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데이트 시간과 코스를 찾는게 훨씬 합리적일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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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괜히 다른 커플과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죠! 하랑사랑님의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
흐음...역시나 남여사이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군요
잘 기억해둬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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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원칙적으로 연인이라면 매일 만나도 상관없어야 하지 않나요? 결혼하면 싫어도(?)매일 봐야되는데 말이죠.^^ 사실 저도 예전에 5년 사귄 적이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권태감은 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버섯공주님의 케이스는 상당히 모범적인 사례네요... 라고 깔끔하게 말지만 실은 그냥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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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하. 그러네요. 결혼하면 싫어도 매일 봐야 되네요. ㅎㅎ
초반엔 만나는 시간이 길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적어지는 것이 진리 아닐까 생각이 되어
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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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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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중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현재 8년째 만나고 있습니다.
많이 싸우기도하고, 같은문제로 항상 반복되기도 하죠
그때마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더라구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로 노력중이네요
일주일에 주말에 한번밖에 만나지 못하고 서로 직장도 서울 끝과 끝이라
직장생활하면서 연애한다는게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서로를 이해하는게 제일 힘든거고 제일 으뜸가는 해결책이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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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직장생활하면서 연애하기, 쉽지 않아요. ㅠ_ㅠ
그래도 서로 이해하고 맞춰 헤아려 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
30분 데이트, 아주 좋은거 같아요...
적당히 아쉽고, 너무 안봐서 서먹할 정도는 아니고....
버섯공주님의 알콩달콩 데이트 이야기들으면 넘 부러울 뿐 입니다... +_+
은섭맘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두 5년째인데 하루도빠지지않고 같이일을하기때문에 하루15시간씩보는거같네여
싸우는건 말도못하고 상처도엄청받앗엇지만 지금은 연애초기보다 서로 더 이해하고 더아끼고그래요 ㅎㅎ나이차도 16살차이난답니당 첨부터한두달전까진 맘고생도 만앗구 서로 이해를못해서 원하는걸 긁어주질못하니 둘다터져서 한며칠안보다가
지금은 그 못봣던시간이 너무아까워하고 하루하루소중히보내고잇습니당
무엇보다 서로에대해 마니얘기하고 이야기하는게중요한거가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