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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 회사 리뷰 평점 믿지 않는 이유

익명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커뮤니티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직장생활을 하며 '카더라' 뉴스를 접하게 되고 같은 직장 내 여러 사람이 블라인드 앱을 통해 본 바를 사실인 것 마냥 이야기를 하니 궁금해서 자꾸 접속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16년 이상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면서 가장 많이 참고한 앱 또한 블라인드 앱 입니다. 주위에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회사 리뷰, 회사 평점을 보고 이직 준비를 하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어서 블라인드 앱을 통해 기업 평점과 리뷰 참고를 많이 했죠.

서류에서 통과하더라도 회사 평점이 낮으면 면접을 보러 가지 않았습니다. 나름 나의 귀한 시간을 이런 회사에 할애할 순 없지- 라는 단순한 생각에 말이죠. 그렇게 저의 첫 이직을 한 회사는 블라인드 앱 리뷰 평점 최상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평점이 높은 회사였습니다. 5점 만점에 4점을 넘는 아주 높은 평점을 가진 회사였죠. 비록 비상장사이지만 성장가능성과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평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입사하고 나서 5개월을 겨우 겨우 버티다 퇴사했습니다. 16년을 한 회사를 재직했건만, 고작 5개월을 못버틸 정도라니... 꽤나 충격이 컸습니다. 첫 회사를 참 그리워했죠. 나의 이직은 실패다... 라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익명을 기반으로 한 블라인드 앱 리뷰 평점은 믿을 게 못되는구나...

평점이 좋은 회사가 과연 더 좋은 회사일까
평점이 좋은 회사가 과연 더 좋은 회사일까

블라인드 앱을 통한 회사 리뷰 평점은 말 그대로 참고용일 뿐, 모든 직무나 모든 팀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평점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죠. 비상장사였으나 발전 가능성과 분위기가 좋다는 말에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정작 제가 소속되어 있는 관리직 스텝 부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5개월만에 퇴사를 하고 이직한 세 번째 회사는 블라인드 앱을 통한 평점은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5점 만점에 2점이 겨우 넘는 수준이니 말이죠. 이미 직전 회사를 통해 블라인드 앱 리뷰 평점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인지했기에 회사의 규모와 안정성만을 보고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입사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블라인드 앱 회사 평점이 낮은지 말이죠.

평점이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
평점이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

 

첫째, 회사의 직무가 다양할수록 평점의 오류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엔 수많은 기업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기업의 업종은 정말 다양하죠. 특히, 제조사의 경우 일반 회사와 달리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정규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만 일하는 계약직, 아르바이트생도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그리고 직무가 다양할수록 평균값의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직무별로 평점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지원하는 직무의 평점이 회사의 평점과 상이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육체적으로 힘든 직종에 일하는 사람이 많은 회사일수록 일반 플랫폼 회사나 사무직이 다수인 기업에 비해 평점은 낮아질 확률이 높아지겠죠.

개발자가 주축이 되는 게임회사의 평점은 개발자의 인원이 많기 때문에 개발인력의 급여, 복지가 중심이 되어 리뷰가 이루어집니다. 평점도 그렇겠죠. 그렇다 보니 반대로 개발자가 아닌 직무에 대한 평점은 그에 못미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가고 싶은 해당 직무 위주로 평점이 아닌 리뷰를 보는 것이 정확하고 애초에 익명을 기반으로 한 회사 평점은 믿지 않는 것이 맞는 듯 합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인사팀 직원을 이용해 리뷰 평점을 조작하기도 하니 말이죠.

좋은 점을 이야기 해 줘요
좋은 점을 이야기 해 줘요!

둘째, 회사에 만족도가 크면 굳이 익명앱을 이용해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다

보통 불평이나 불만이 있을 경우, 이를 토로할 커뮤니티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사내 커뮤니티가 잘 활성화 되어 있다면 사내 커뮤니티를 통해 건의 하거나 또는 임원과 직원간의 대화가 수월한 회사라면 상부로 직접 이야기하지, 굳이 외부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 왈가왈부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죠.

그럼에도 굳이 블라인드 앱과 같이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앱을 이용한다면 그건 분명 좋은 점 보다는 좋지 않은 점을 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겁니다. 즉, 블라인드앱 가입자가 많은 회사일수록 자연스레 평점이 낮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랄까요. 회사에 딱히 불평 불만이 없다면 애초에 블라인드 앱을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테니 말이죠.

"이렇게 좋은데 왜 블라인드 앱 기업 평점이 낮을까요?"
"글쎄요. 굳이 블라인드 앱을 접속할 필요성이 없어서. 가입하지도 않았어요."

제가 이직한 세 번째 회사에서 블라인드 앱 가입한 사람 찾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비슷한 케이스인데, 한 때 네XX 판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결혼에 대한 단점을 줄줄 읊어주던 직장 동료가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면 시댁에 대한 험담부터 시작해 결혼한 남편에 대한 험담이 많다는 이유로 '결혼은 하면 안되는 것'이라 결론을 내렸더군요. 굳이 결혼생활이 행복하고 좋다면 그러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결혼 생활에 대한 좋은 점을 구구절절 기재해 놓았을 가능성은 희박하죠. 사람 심리가 그런 듯 합니다.

장점보다 단점에 대한 글이 더 많은 이유
장점보다 단점에 대한 글이 더 많은 이유

좋은 점보다 안좋은 점, 나쁜 점에 대해서 더 많이, 더 쉽게 말하게 된다는 것 말이죠. 

전 직장 동료가 블라인드 앱에 의존해 이직할 회사를 선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이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회사 평점이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단순 참고용이지, 그 리뷰와 그 평점에 너무 매몰되어 그 회사를 평가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저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면서...

차라리 블라인드 회사 평점에 의존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회사 규모와 체계성,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면접관의 태도를 보고 회사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늠해 보는 게 되려 정확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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