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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잘 키우는 방법 3가지, 금수저를 보고 깨달은 육아 방법

· 댓글개 · 버섯공주

결혼식을 할 때면 정신이 없어서 이것저것 도통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나는 어째서인지 하나하나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특히, 신랑과 결혼식을 하고 난 뒤 갖는 하객 촬영이었다.

"직장 동료나 동기, 친구들 모두 앞으로 나오세요!"

사진 기사님의 말씀에 우르르 앞으로 나오던 친구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정작 나에게 친구라고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고향 친구들 몇몇, 직장동료 몇몇이 겨우 왔을 뿐이었다. 반면, 신랑 친구는 너무나도 많았다. 신랑 친구가 너무 많아 한 컷에 다 못 찍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신부석 나의 친구가 너무 적어 신랑 친구들이 신부 하객석으로 이동해 서면서 한 컷에 모두 찍었다. 

결혼식 사진만 보면 나의 뒤에 선 친구들이 모두 나의 친구들인 것만 같다. 허허.

아이 잘 키우는 방법 3가지
결혼식 하객석엔 신랑 친구들만 가득

신기했다. 초, 중, 고등학교는 나처럼 신랑도 지방에서 나왔고 결국 대부분 대학교 친구들인데 어쩜 저렇게 친구가 많을까 싶었다. 물론, 신랑과 나의 다른 점이 있다. 나는 여대 출신이고, 신랑은 남녀공학의 대학교 출신이니. 아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친구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연스레 멀어지기 마련인데,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대학교 친구들이 아직까지 서로 소통하며 인연을 이어가니 내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달리 사교성이 좋은 신랑 덕분에 가족 단위로 모여 재미있기도 하다. 자녀 나이 대 또한 잘 맞아서 아이들이 특히나 좋아한다.

나는 드라마의 영향인지, 흔히 생각하는 국내 최고 대학교 출신이면 집안은 비록 여유롭지 않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에 간 케이스를 떠올렸다. 신랑은 내가 생각한 대로 없는 형편에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 입학한 케이스 같다. 반면, 정작 신랑과 절친인 친구들을 보면 타고난 머리도 좋지만 금수저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금수저라고 하면 좋은 부모 만나 잘된 케이스로,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지만 난 금수저인 신랑 친구들을 보며 내가 가야 할 방향성을 많이 캐치한다. 부정적 의미의 금수저가 아니라, 정말 멋진 의미의 긍정적 의미의 금수저로서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 시절, 신랑이 학교 조별 과제를 위해 친구네 집에 갔다가 편하게 과제하라고 하며 간식과 과일을 내어주고 자리를 비켜 주었다는 일화, 아니, 거기까지도 뭐 보통 부모라면 그렇게 하지 않나 싶지만 일회용 칫솔과 치약, 수건까지 세팅해 주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아들의 친구를 '손님'으로 대우한 것이다. 신랑에게 들은 이런저런 일화가 많이 있지만 그 일화를 들으며 떠 올랐던 책이 '아비투스'다. 금수저가 가지고 있는 '부'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부러워해야 하는 건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아비투스'가 아닌가 싶다.  

아이 잘 키우는 방법 3가지
옥탑방 단칸방에서 아이 키우기

옥탑방에서 힘겹게 첫째 아이를 키우던 때가 있었다. 하루빨리 바퀴벌레와 이별하고 싶었고, 태풍이 다가오는 날이면 제대로 된 새시 없는 덜컹거리는 목재 창문 아래에서 혹여 창문이 깨지지는 않을지 새벽녘까지 어린아이를 안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 첫째 아이의 돌을 축하한다며 그런 허름한 집에 찾아온 신랑의 친구는, 그날 우리에게 수표로 2백만 원을 주었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집이 잘 산다고는 하나, 정말 금수저 맞아? 싶을 정도로 돈 한 푼 허투루 쓰지 않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큰 거금을 건네니 말이다.

매사에 칼 같고 철저하게 주는 만큼 돌려준다는 마인드로 살아온 내게 그날, 목격한 신랑 친구의 그 행동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첫째 아들, 축복이 손에 쥐어준 상품권 봉투에 당연히 10만 원 내외 상품권이 들어 있을 거라 생각했다가 큰 액수에 너무 놀라 신랑에게 건네주니 곧장 이건 아니라며 신랑은 친구를 쫓아갔다. 신랑 친구는 한사코 다시 돌려받는 것을 거절하여 우리는 그 큰 액수를 받아 들고 신랑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돌이 될 때 다시 돌려주자고 결론을 내렸다. 결혼을 언제 할 줄 알고... 아이는 또 낳을지 안 낳을지 알 수 없는데...라고 생각했었는데, 몇 개월 후면 그 아이의 돌잔치가 있을 예정이다. 그러고 보면 그 친구에게 그 큰 거금을 받은 일이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의 일이다.

아이 잘 키우는 방법 3가지
첫째 아이가 이렇게 작았던 때가 있었네

첫째, 아들의 친구가 와도 아들의 친구라고 아들 대하듯, 나이가 어리다고 편하게 대하지 않는다.

손님 대우를 하자.

아들 친구 역시, 신랑 친구가 방문한 것처럼 우리 집을 방문한 손님이다. 아들의 친구를 귀하게 여기면, 친구 역시 나의 아들을 귀하게 여겨 줄 것이다.

조별 과제를 하기 위해 집으로 다 큰 20대 대학생인 친구들을 데리고 갈 생각을 했다는 것부터 그 친구에겐 집이라는 공간이 꽤나 안락하고 편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통 다 큰 친구들은 근처 카페나 근처 PC방이나 따로 공간 대여를 해서 함께 모일 생각을 먼저 한다. 집보다는 그런 바깥 공간이 더 편하기도 하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집에 있는 가족 생각도 하기 때문에 쉽사리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조별 과제를 위해서 친구들을 데리고 간다는 말에 그 친구의 어머님이 곧바로 친구들이 과제를 하며 먹을거리를 준비해 주고 칫솔, 치약, 수건 등 일회용품을 챙겨주고 자리를 비켜준 것에서부터 자신의 자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알 수 있다. (보통 감시할 생각부터 하지, 얘들이 정말 과제하는 거 맞아? 우르르 몰려와서 딴짓하는 거 아냐? 라며)

둘째, 친구들에게 우리 아이는 어떤 존재인가.

나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아이와 함께 어울리는 친구에 대한 관심은 많으면서 정작 내 아이가 친구들에게 어떤 친구가 되는지 생각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랑과 내가 결혼하면서 신랑 친구 덕을 많이 봤다. 신랑 친구의 멋진 외제차로 웨딩카를 하고, 신랑 친구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1박 묵기도 했다. 신랑 친구들이 이름만 대면 알법한 대기업 이사, 오너의 자제이고 서울 중심지에서 호텔 사업을 하는 집안에. 어느 정도 신랑 친구들이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건 알고 있었는데 내 주위에선 찾을 수 없는 수준의 금수저라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는 그들보다 놀라운 것은 그들과 친구인 신랑이었다. 금수저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 자연스레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게 되어 위축되고 너무 넘사벽이라 자존감이 낮아질 법도 한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라면 과연 그런 금수저 친구들과 하하 호호하며 어울릴 수 있었을까. 혹시, 질투와 시샘에 눈이 멀어 친구를 멀리하지 않았을까. 신랑 친구 결혼식으로 함께 따라나섰다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먼저 결혼식장 하객 자리를 맡아 주겠다는 친구들의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 내 신랑이 친구들 사이에 이렇게나 인기 많은 존재인가? 싶을 정도로.

두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애쓴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는 어떤 친구일지 가늠해 보려 한다. 좋은 친구들을 사귀려면 내 아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기에.

셋째, 받을 것을 계산하여 주는 건 안 주느니만 못하다.

베푸는 것에 인색한 사람이 되게 하지 말자.

인간관계가 내가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뭔가를 받아도 받은 만큼 반드시 돌려주려고 하고, 뭔가를 건네주면 건네준 만큼 무언가가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기대한 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서운해했고, 받은 만큼 돌려주지 못하면 마음이 조급했다. 물 흐르듯 사람 마음 가는 대로 좀 편하게 생각했더라면 사람 관계를 이리 힘겨워 하진 않았을 것 같다.

이제 곧 학교를 가는 첫째와 여섯 살이 되는 둘째. 영아기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아직 많다. 두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하나씩 하나씩 처분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지역 마켓에서 판매하고 다시 그 돈으로 지금 시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아직 소유욕이 강한 시기의 아이들이라 남매 사이에도 내 것, 네 것으로 종종 다툰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조금씩 베푸는 것에 대한 즐거움도 깨달을 수 있도록 잘 알려주어야겠다.

말과 행동이 올바른 사람과 함께 살면 습관적으로 올바르게 된다. 이것은 제(齊) 나라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이 당연히 제(齊) 나라의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말과 행동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과 함께 살면 습관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이것은 초(楚)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자연스럽게 초(楚)나라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 사마광(司馬光), 『가범(家範)』 「부(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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