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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학교폭력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이사장님의 이야기에 펑펑 울다

· 댓글개 · 버섯공주

첫째 아들은 신랑이 재우고, 둘째 딸은 내가 재운다. 하지만 번번이 둘째 딸을 재우러 들어간 나는 딸보다 내가 먼저 곯아떨어진다. 그날도 신랑은 첫째 아들을 재우고 거실로 나와 TV를 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나서야 거실로 나왔다. 신랑과 내가 즐겨 보는 몇 안 되는 지상파 방송 중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있다. 잠에서 덜 깬 상태에서 그냥저냥 보다가 푸른 나무 재단 김종기 이사장님의 이야기에 잠이 홀딱 달아났다.

유퀴즈 학교폭력 148화
유퀴즈 학교폭력

유 퀴즈 제148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학교폭력과 싸운 27년

두 아이의 부모가 된 입장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싫은 이야기를 너무나도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놀라웠다. "아드님께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언제 아셨습니까?" 라는 진행자 유재석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하는 푸른 나무 재단 김종기 이사장님. 2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 주셨다. 

열여섯이라는 한참 밝게 커 갈 나이에 자살을 결심하고 아파트로 올라가 뛰어내린 것도 충격적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동차 위에 떨어져 죽지 못하자, 다시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아파트로 올라가 뛰어내렸다고 한다. 이미 한 번의 추락으로 큰 공포를 느꼈을 텐데 그 공포보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다시 뛰어내렸을까. 한 번이 아닌 두 번의 투신. 

"교통사고나 병으로 잃은 게 아니다. 
아들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처음엔 차 위에 떨어져서 살았는데 다시 아파트에 걸어 올라갔더라. 
아들이 죽었을 때 부모의 심정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평생 아들을 가슴에 대못을 박듯 묻고 살게 됐다"

유퀴즈 학교폭력 두 번의 투신
유퀴즈 학교폭력 두 번의 투신

김종기 이사장님이 출장 중에 아들이 죽었는데, 곧바로 해외 출장 중인 남편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그 슬픈 감정을 혼자 감당하시며 기다리신 사모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종기 이사장님이 새벽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자 그제서야 한참의 침묵 끝에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셨다는데 사모님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당시 베이징에 출장을 갔는데 어쩐지 밤에 잠이 안 오더라. 
새벽에 감이 이상해 아내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참 침묵하다가 
폭포수처럼 '여보 대현이가 죽었어'라고 하며 엄청 울었다. 
땅이 꺼지고 호텔이 폭파되는 느낌이었다"

유퀴즈 학교폭력 대현이가 죽었어
유퀴즈 학교폭력 대현이가 죽었어

신랑과 나는 한참을 훌쩍였다가 화를 냈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과연 나라면 저 상황에서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가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폭행 이유를 물었더니 벌벌 떨더라. 
측은했다. 
사실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비극적인 죽음이 이 땅에 있어서 안될 것 같아 단체를 잘 운영해서 
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

유퀴즈 학교폭력 148화
유퀴즈 학교폭력 148화

신랑과 나는 서로를 바라 보며 절대 저런 선택은 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내 자식을 괴롭힌 아이들에게 똑같이 응징하고 해외로 도피 하건 괴롭힌 아이들을 죽이고 같이 죽건 그런 선택을 할 거라며 읊조렸다.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 예방이 중요하다

아이를 싫어하던 내가 부모가 되고 나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나는 결혼을 선택했다.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나는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갓 태어난 첫째 아이를 보고서도 과연 이 아이가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가 맞는지 너무나도 낯설기만 했다. 아이가 첫 발을 내딛으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도 예쁘다거나 소중하다는 생각보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더 컸다. 

신랑과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한다. 난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되었음에도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있음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아이들이 없는 우리집은 이제 더 이상 상상할 수가 없다고.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과거의 내가 감히 상상도 못 할 모습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기는커녕, 무척 싫어하던 나였으니.

유퀴즈 학교폭력 영상을 보고
학교폭력이라니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이제는 '노키즈존'을 외치던 과거의 내가 낯설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꼭 내 아이가 아니어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다른 아이들만 봐도 참 예뻐 보이고 좋다. 그래서일까. 학교폭력 관련 기사만 봐도 마치 내 아이가 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너무나도 화가 난다.

학교 폭력은 절대 친구끼리 장난이라는 이유로 무마될 수 없으며 엄연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법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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