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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교육의 기본, 수영장에서 겪은 사건으로 돌아본 자녀 교육의 기본

· 댓글 0 · 버섯공주

얼마 전, 오랜만에 수영장을 찾았다. 코로나 이후, 2년 여만에 찾은 분당에 위치한 수영장. 이전엔 샤워실에서 나오면 사용할 수 있는 수건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오니 있어야 할 수건이 없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당황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개인 수건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이전처럼 더 이상 수건을 제공하지 않는 듯했다. 급한 대로 최대한 몸과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을 털어내고자 머리카락에서 물기를 꼭 쥐어 짜내고 선풍기 앞으로 달려갔다. 한참 선풍기 앞에 서서 물기를 말리고 있으니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어르신 두 분이 와서 나를 다그치셨다.

"여기 이렇게 물을 흔건하게 만들면 어떡해요. 이러다가 어른들이 지나가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나름 물기를 털어내고 선풍기 앞으로 이동한다고 했는데, 나의 동선을 따라 물이 흥건했던 모양.

"아,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수건이 없다 보니..."
"아무리 수건이 없었어도 여기 바닥에 이렇게 물이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빨리 닦아야지."
"아, 그러네. 수건이 없었나보네. 여기 수건 있어요. 어서 가서 닦아. 내가 닦은 거긴 한데 어떻게 내가 수건 빨아다 줄까?"
"아뇨. 감사합니다. 제가 가서 빨아서 닦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분명, 이전의 나였다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수건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건데 왜 그렇게까지 몰아세우듯 이야기를 하냐며 속으로 무척 억울해하고 짜증이 났을 거다. 그런데 어른들의 다그침에 조금의 불쾌감이 없었다. 설사 내가 100% 잘못한 일이라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잘못한 일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분명 기분이 상해야 하는데, 왜일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보아도 어른들의 이야기에 억울하거나 속상한 감정이 전혀 없었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창가
동경의 대상이란

동경의 대상, 꾸준함으로 새벽을 여는 사람들

분당에 위치한 수영장, 새벽에 그 곳에 가면 60대, 70대, 80대 그 이상 연령대의 어르신도 쉽게 볼 수 있다. 놀라울 정도로 건강하시며 나보다 더 수영을 잘하시는 어르신을 뵈면 절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처음엔 수영을 하기 위해 그곳을 찾았으나, 이후에는 그 어른들을 보고 더 자극받기 위해 가까운 다른 수영장으로 옮기지 않고 굳이 그곳을 찾았다. 20대, 30대보다 50대 이상의 비율이 훨씬 높다.

하나의 체육센터라 수영,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취미 삼아 하시는 어른들이 많다. 굳이 본인들 입으로 '나 부자야.' 라고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나 말투 등에서 여유로움이 묻어 나온다. 결정적으로 그분들의 '꾸준함'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누구보다 이른 아침을 시작하는 분들이다. 그것도 최소 몇 십년 이상을. 그 꾸준함으로 새벽을 여시고 꾸준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성과를 내신 분들이다. 코로나가 끝나고 난 이후, 2년 만에 찾은 수영장임에도 2년 전에 계셨던 분들이 여전히 새벽 수영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랬다.

퍼즐 맞추는 남매
어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

내가 어른들의 이야기에 조금의 불쾌감도 가지지 않은 이유는 평소 내가 동경하던 어른들의 말씀이다 보니 더 수긍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같은 말이라도 지하철에서 만취한 어른에게 다그치는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을 듯. 같은 말이라도 어떤 어른에게 듣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듯하다. 당장 눈앞에선 똑같이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나의 진짜 깊은 내면의 속마음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수영장에서 만난 어른들은 '내가 닮고 싶고, 쫓아가고픈 어른들이었기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에게 이 날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 주며 혼자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모두가 보는 공개된 공간에서 어른들에게 혼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조금의 불쾌감이 없을 수가 있냐며 당시 내 감정을 이야기 해 주었다. 나 스스로가 놀라워 상당히 들떠서 이야기를 했다. 내가 직접 그 감정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자식에게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더 분명해진 느낌이다.

아이들 앞에서 '책 좀 읽어!' '공부 좀 해!' 라고 말하기보다 평소 책을 자주 읽고 매사 모범이 되고 앞서 가는 부모라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동경의 대상이 부모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고 싶어 쫓아갈 것이다.  

책 읽고 있는 남자 아이
아이들에게 부모란

뭐랄까. 존경, 공경의 대상보다 동경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훨씬 더 강력한 힘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아이들에게 쫓아가고 싶고 닮고 싶은 동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내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고 나니, 더욱더!

아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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