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 Home
  2. 나를 말하다/워킹맘 육아일기
  3. 회사 퇴사하는 날, 16년 회사생활 종료 그리고 환승이직

회사 퇴사하는 날, 16년 회사생활 종료 그리고 환승이직

· 댓글개 · 버섯공주

16년 6개월가량 다닌 회사를 퇴사했다. 24살이었던가. 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를 확정하고 한 회사를 쉼 없이 다녔다. 그리고 고스란히 24살의 나이에 재직한 기간을 합산하니 지금 내 나이가 어느새 마흔이다. 흔히 정년 퇴임하시는 어른들이 나의 젊음을 고스란히 바친 회사다- 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와, 16년이라는 기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인 듯하다.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것만 같던 나이에 입사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퇴사를 하니 정말 더 기분이 남달랐다. 사원으로 입사해 차장 직급을 달고 퇴사하기까지. 오랜 기간 회사생활을 했으니 왠만한 임원보다 나의 근속연수가 더 길어, 이 회사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게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퇴사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좌절했다. 이 회사에 내가 모르는 게 있었다. 바로 '퇴사'.

퇴사 절차가 어떻게 되는 지, 퇴사할 때 뭘 해야 되는지, 퇴사 서류 작성부터 헤매었다. 나의 후임에게 넘겨야 할 업무나 인수인계서만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사용했던 사내망 노트북과 외부망 PC를 모두 포맷하는 것도 상당 시간이 걸렸다. 사용 중이던 법인카드 반납은 물론이고(전표 작성까지) 출입증, 이메일 계정 삭제, ERP 권한 삭제 등 나와 관련된 모든 연결고리를 끊어 내야 했다. 최소 우리 팀원들이 모두 없을 때 조용히 정리하고 나가고 싶었다. 잘 울지 않는 나지만, 혹여 뒷정리를 하고 나가다가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까 봐. 퇴근 시간이 되자 팀원들이 모두 복도 라인에 서서 배웅을 해주었다. 괜찮다고 이러지 말라고 그냥 먼저들 퇴근하라고 하는데도 본부 내 팀원이 나와서 배웅해 주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제 정말 마지막인가 보다 라는 생각에. 그러나! 월요일이면 다시 출근을 할 것이다. 단, 이곳이 아닌, 다른 새로운 곳에서. 

퇴사선물 이직선물 황금명함 골드명함
퇴사 선물 황금 명함

남김 없이 모두 두고 가기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마음 가짐은 '언젠가 퇴사할 때, 이 회사는 내 것이 하나 없기에 손에 가져갈 수 있는 건 없어도 머릿속엔 가득 가져가겠다.'는 생각이 컸다. 실제로 16년간 회사생활을 했음에도 나의 짐은 박스 하나로 간촐했다. 실제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노트북이나 각종 사무용품, 필기도구 등은 회사의 돈으로 구입한 회사 자산이기도 하다. 업무를 하며 나온 각종 서류나 중요 파일은 모두 잘 정리하여 후임에게 넘겨 주었다.

인수인계 기간이었던 3~4주 남짓의 기간은 나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정리하고 복습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또 다른 회사를 가서 동일한 업무를 하게 될테니 말이다.) 비록 내가 직접 손에 쥐는 것은 없을 지언정, 내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나의 업무 파일은 모두 외장하드에 옮겨 담았다.

좋은 추억만 남기기

물론, 이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있었겠는가. 좋지 않은 기억도 있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는 아름답게! 일단, 회사 위치가 집과 너무 멀어 힘들었지만 회사가 경의선 숲길에 위치한 덕분에 남들은 시간 내어 찾아와야 하는 경의선 숲길 맛집을 점심 시간을 이용해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회사 인근 경의선 숲길 맛집

마음이 잘 맞는 회사 동료와 함께 여기가 맛있다던데! 저기가 새로 생겼다던데! 라며 맛집 탐방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경의선 숲길 맛집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 샐러드 리조또

환승이직 다음을 준비하기

흔히들 말하는 환승이직이 나와 같은 케이스를 두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운 좋게 졸업하기 전 취직한데 이어 이번엔 퇴사하기 전 이직 확정. 문제는 쉼이 없다는 것. 금요일 퇴사, 월요일 입사. 이직 또한 중간 쉼표가 없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인수인계 기간을 좀 더 짧게 잡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쉬고 갈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이직할 회사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해 보았다. 

  • 주 거래 은행 통장 사본
  • 주민등록등본
  • 가족관계증명원(건강보험 추가 가족있을 시, 피부양자 가족 기준으로 제출, 추가 가족 없을 시 미 제출)
  • 전 직장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 경력증명서

결국, 경력증명서와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때문에라도 전 직장에 서류는 요청해야 한다. 이직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무래도 그 회사의 기업 문화 파악이 우선일 듯 하다. 나는 상당히 보수적인 회사를 다녔으며 상당히 위계질서가 엄격한 회사에 다녔다. 이직하는 회사는 게임 회사이다 보니,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가 아닐까 추측만 할 뿐이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게 되면 지금까지 유지해 온 나의 행동 방식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들어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다. '나는 누구를 아는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

이직 조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도 이런 저런 자기계발서를 섭렵했었는데 말이다. 신입사원 일 때도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은 이유가 새로운 조직에 속한다는 점과 더 이상 친구나 가까운 선후배가 아닌 연결 고리가 없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함이 컸다.

주말이 지나면 새로운 곳으로 출근한다. 그 새로운 곳은 어떨까. 나의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다니는 회사가 바뀌었음을 알려줘야겠다. 그리고 엄마도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이라 낯설고 두렵지만 계속 도전하고 있음을 알려줘야겠다. 

워킹맘이라고 한계를 긋지 말고 도전하자. 계속.

[나를 말하다/워킹맘 육아일기] - 워킹맘 회사 퇴사, 15년 다닌 회사 퇴사 결심한 이유

[나를 말하다/워킹맘 육아일기] - 워킹맘 퇴사 결정 그리고 이직, 워킹맘 이직 두려움 극복 방법

SNS 공유하기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해요
당황
피폐

이모티콘을 클릭하면 댓글창에 입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