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중 싸우지 않은 커플이 몇이나 될까? 회사 동료와 함께 밥을 먹다가 나온 '결혼 준비'에 대한 이야기. 전 결혼 배우자에 대한 기준도 명확했고 결혼 준비 과정이나 이후의 삶에 대한 기준도 명확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연애를 하면서 강조하기도 했었고요.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결혼 준비 중 싸움에 대해 쓰여진 이런저런 칼럼을 많이 읽곤 했었는데 그동안 현실 감각 제로의 뜬구름 잡는 글을 내가 읽고 있었구나 싶더군요.
결혼 준비를 반반하면 아무 문제없다?!
결혼과 연애 관련 칼럼을 보다 보면 쉽게 접하는 글입니다. 싸움 없는 결혼 준비를 위해 결혼 준비 비용을 모두 반반 부담으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그런 글 말이죠. 물론,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연애와 달리 결혼은 양가 어른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예비 신혼부부가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남자 집안 혹은 여자 집안 웃어른이 개입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더불어 '그럼 그 비용은 네가 부담해.'가 되죠.
저 같은 경우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수입이 없던 신랑을 대신해 결혼 비용을 80프로 이상 부담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오랜 직장생활로 안정적인 수입이 있던 제가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었습니다만. 문제는 결혼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어 했던 저나 신랑과 달리, 시댁에서는 예단, 혼수를 그냥 넘기고 싶어 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연스레 저와 시댁 사이에서 신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만 했죠.
결국 애초 계획과 달리, 예단이며 혼수를 모두 갖춘 결혼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결혼은 연애와 달리 두 사람만의 의견으로 진행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양가 어른 도움 없이 할 테니, 우리 둘 좀 그냥 내버려 둬요! 우리 결혼이잖아요!'를 외치고 싶었습니다만 결혼은 둘 만의 일이 아니라는 어른들의 말씀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네요.
경제적으로 지원받지 않아도 그게 끝이 아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않으면 문제없지 않냐는 것 또한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정말 쿨하게 '너네 둘이 주인공인 결혼식이니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거라.' 하는 경우가 정말 드물거든요. 만약, 이 드문 케이스에 해당되신다면 그 또한 아주 큰 복이라 생각됩니다.
신혼집을 마련할 때도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했을 때 '그래, 너네가 원하는 신혼집 마련해서 잘 살아보거라.'의 경우 또한 드뭅니다.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여유가 있는 집일 경우, '그래도 여기 집이 비어 있는데 아까운 월세를 내며 살려고 하느냐. 여기 들어와서 살거라.' 또는 '나중에 임신하고 아이를 양육하려면 가까이에 있는 게 낫다.' 등 예비 신혼부부의 의사와 달리 어른들의 입김이 더 세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커플 또한 경제적 도움 없이 시작했지만, 어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독립적으로 진행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칼 같이 우린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았으니 신경 끄세요! 할 수가 없는 거죠.
결혼을 준비하며 독립을 준비하자
연애를 할 때는 각각 서로를 향해, 두 사람에게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결혼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레 집안 대 집안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되며 각자의 부모님을 두둔하고 감싸는 상황이 되며 편 가르기가 되는 양상을 보이곤 합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명심해야 될 것은 연애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최우선은 각자의 부모님이 아닌, 서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 선은 그어야 합니다.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서로의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비방은 하지 않기로 말이죠. 그리고 그 아쉬운 부분을 표현하는 것을 두고 자신의 가족을 감싸기 급급해지면 싸움은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들이며 중간에서 조율할 수 있는 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또 알아둬야 할 것은 웃어른이라고는 하나, 어른들도 자기 자식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어른들도 힘들고 서툴 수 있다는 겁니다.
결혼 준비를 하며 불필요한 결혼 비용을 최소화하고 내 집 마련에 모든 힘을 쏟고 싶었는데 예단이며 혼수며 뜻대로 되지 않아 신랑과 많이 다퉜습니다. 시부모님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는 생각에 신랑에게 아직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는 말까지 했었죠. 나중에야 알았지만 신랑은 오히려 중간에서 최대한 조율을 하려는 입장이다 보니 애를 먹었을 뿐이고, 시어머니가 맏이인 첫아들을 장가보내는 것이다 보니 욕심이 많으셨고 다른 친척들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시다 보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결혼식이고 우리가 남들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우리의 방식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하자, 그건 우리 생각이었고 이미 가족들의 결혼식, 친구들의 결혼식, 축의금을 여기저기 많이 내시기도 했고 대접을 해야 하는 어른들의 입장에선 저희의 결혼 방식과 생각이 철없어 보였을 것 같습니다. 예물, 예단, 혼수 등 좀처럼 결혼 준비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이 되지 않아 신랑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3자 대면까지 했어요.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결혼 준비 중 다툼이 제 일이 되고 나니 무척 속상하더군요.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 시간이 흘러 지금은 너무나도 편하게 오고 가며 자주 얼굴 뵙고 인사합니다. 가까이에 함께 거주하시며 육아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고요.
"난 언니가 1주일에 두세 번씩 시댁 어른과 식사하고 그러길래, 무탈하게 결혼 준비하고 결혼한 줄 알았어."
회사 동료가 저를 보고 가까이에 시부모님이 살고 계시고 육아 도움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신랑과도 결혼 준비를 하며 정말 많이 다퉜는데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 첫날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 다퉜는데 서로에게 보였던 미운 모습은 우리 잊도록 하자. 앞으로 우리 더 잘 살자. 미안하고 사랑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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