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첫사랑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축구, 육상을 비롯한 다양한 운동을 잘하면서 공부도 잘하는 친구였죠. 저보다 키도 작고 새까만 그 친구에게 처음엔 관심도 없다가 우연히 그 친구가 집중해서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묘한 감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경쟁심과 존경심 사이 묘한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 그 친구가 쉬는 시간에 앉아 수학 문제지를 푸는 모습을 보고 저도 쉬는 시간에 앉아 수학 문제지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 전전긍긍하고 있으면 그 친구가 다가와 풀이 방법을 설명해 주곤 했어요. 이후에는 그 친구 역시 문제를 풀다가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제게 묻곤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전국 수학경시대회도 학교 대표로 함께 나가는 사이가 되었죠. 같은 동성 여자 친구가 아닌, 이성 친구 사이에서 경쟁심과 좋아하는 감정을 함께 품는다는 게 참 묘했어요.
나만의 이상형이 분명하면 유리한 점
고작 열 살이었지만, '잘생긴 외모' 보다는 '매력'에 초점이 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찬우'라는 잘생긴 친구를 향해 키도 크고 축구도 잘하고 멋있다고 환호할 때도 전 제 옆자리 짝꿍이 최고라고 외쳤으니 말이죠. 그러고 보면 절친과 이상형이 겹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 모두가 'HOT'를 좋아할 때 전 '김건모'를 좋아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네가 좋아하는 그 친구는 너보다 키도 작잖아. 찬우는 키가 커!"
"네가 좋아하는 그 친구는 너보다 얼굴도 까맣잖아. 찬우는 얼굴도 하얘!"
"찬우는 전교 회장에 공부도 잘해!"
제가 좋아하는 그 친구의 매력포인트는 분명했습니다. 저보다 키도 작고 새까만 친구였지만 그때 그 남자 친구를 보며 참 설레어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첫사랑은 중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하나의 큰 기준점이 되어 버린 것 같았어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전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해요."라고 말이죠. 사실, 한결같았던 것 같아요. 전 제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이런 사람 아니고서는 안된다는 확신 같은 게 있었다랄까요?
"어떻게 그렇게 이상형이 분명해. 언니?"
"내가 날 너무 잘 알아서 그래. 나의 가장 큰 약점은 내가 제일 잘 알거든. 그 약점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이상형인 거야."
"그런데 언니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절로 존경하게 되던데."
고작 열 살 남짓 어린 초등학생 때지만 그 친구를 좋아했던 건, 그 친구가 열심히 뭔가를 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나 혼자 '나 잘났소' 하는 성격이 아니라, 문제를 못 풀어 애쓰고 있는 저를 보고 먼저 도와주려고 손을 뻗은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부분이 포인트죠. 공부 잘하는 사람이야 많죠. 똑똑한 사람이야 많죠. 그런 잘난 사람이 그보다 못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부분이에요. 전 절대 먼저 손 내미는 성격이 아니었거든요.
"나는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큰 사람인지라, 사람을 대하는데 큰 어려움 없이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들만 봐도 존경심이 생겨."
나만의 이상형이 분명하면 호기심을 가지고 나아가 호감을 갖게 되는데 어려움이 덜합니다.
첫인상보다 더 중요한 것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제 약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제겐 약점이지만 그 부분이 누군가에겐 강점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사람을 보면 절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면은 단 번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저 또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후에 친해지고 나면 듣게 되는 이야기가 '첫인상이 차가워 보여서 말 걸기 무서웠다.'라는 말이었어요. (나 따뜻한 여자야. 이거 왜 이래.) 아무리 난 아니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차가워 보인다는 건 분명 알게 모르게 제 표정이 굳어 있거나 말수가 적어서겠죠. 당장 저부터가 이렇다 보니 사람을 만날 때 단시간에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최소 세 번, 다섯 번 그 이상 여러 번 만나면서 알아 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여러번 만나다 보면 처음엔 알지 못했던 매력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거든요.
어? 이런 매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저런 매력도 있었어? 우와! 매력 넘치네!
이렇게 넘어가는 거죠. 부작용이라면 그렇다 보니 만나면 만날 수록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는 정도? 제가 한 번 연애를 시작하면 장기간 연애가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요즘엔 과거의 소개팅이나 미팅으로 만나던 때와 달리 미팅이나 소개팅 앱 또한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실제 요즘 세대는 앱을 이용해 기본 정보를 나누고 시간을 잡아 만난다고들 하죠. (전 아직 그런 부분에선 보수적이라 적응이 잘;) 어쨌건 어떤 방식으로 만나건 상관없습니다. 다만, 한 번의 만남으로 상대방의 모든 것을 섣불리 판단하지 마세요. 최소 다섯 번은 만나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만남을 가져 보는 것을 추천해요. 첫인상은 똥 같아도 다음에 두 번, 세 번, 네 번 보다 보면 뜻하지 않은 보석을 발견할 지도요! :)
아무래도 사람 간의 만남은 첫인상이 크게 영향을 끼치긴 합니다만, 되도록 한 번의 만남에 그 사람을 단정 짓기보다 꾸준한 만남과 관계를 통해 알아가도록 하세요. 사람마다 사람을 대하는 벽의 높이가 다릅니다. 전 가족이 아닌 이상 어떤 사람을 만나도 벽이 상당히 높고 두툼한 편이에요. 그 벽을 허물어 가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사람입니다. 반면, 이런 저와 달리 신랑은 새로 생긴 음식점에 들어가도 그 음식점 사장님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죠. 이처럼 사람마다 사람을 대하는 벽의 높이가 다르고 소요되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점을 안다면 소개팅을 나간 그 첫자리로 사람을 판단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 한 지 알게 되죠. 첫 소개팅 자리에서 장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첫 소개팅은 짧고 가볍게 차 마시며 안면을 트는 정도라면 다음에 두 번째 약속은 함께 식사 약속 정하기, 세 번째 약속은 식사와 차 마시기 등으로 또 더 길게... 이렇게 차근차근 만남의 시간을 만나보길 권유합니다.
애인 만들기가 어려운 당신에게 다시 추천하는 단계별 지침
- 당신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인가요?
- 당신의 약점과 연관 지어 이상형을 떠올려 보세요. (당신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이상형을 말하는 것)
예 1) 난 키가 작아서 배우자는 그래도 키가 컸으면 좋겠어.
예 2) 내가 말수가 적은 편이라 내 연인은 말수가 많은 다정한 사람이면 좋겠어.
예 3) 난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내 연인은 낯가림이 없고 당당한 사람이면 좋겠어. - 미팅이나 소개팅 등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사람을 만날 때에는 단 번에 상대방을 파악하려 하기보다 만남의 횟수와 시간을 점차 늘려 가며 알아가 보세요.
- 상대의 성별에 따른 역할을 기대하지 않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상대방을 대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을 우선 생각한다면, 성별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으세요. 흔히, 여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싫어한다고들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 예로 좋아하는 내 남자의 군대 이야기라면 군대 이야기 좋아해요. 허허허. (전제 조건이 다르죠. 좋아하는 내 남자.)
즉, 군대 이야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남자 VS 여자 이야기로 구분 지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 대화에 끼기 어렵기 때문이죠. 성별이 혼재된 모임에서 군대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하며 자꾸 군대 이야기를 대화 주제로 이끄는 사람에게 호감 갖기란 쉽지 않죠. 다른 예로 성별이 혼재된 모임에서 임신 출산 이야기를 주 대화 주제로 삼으면 임신 출산 경험이 없는 남성이나 그런 정보를 잘 모르는 미혼 남성은 대화에 동참하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하물며 같은 동성 여자라 할 지라도 임신 계획이 없거나 딩크족이라면 또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죠.
그와 반대로 요리나 여행, 책, 영화, 문화 등 남녀 구분 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재로 대화를 끌어가면 자연스레 대화에 스며들며 사람 대 사람으로 호기심을 갖게 되고 호기심이 지속되면 호감으로 넘어가죠.
내가 여자라면, '내가 여자니까 먼저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겠지? 일단 가만히 기다려야지.' 내가 남자라면 '내가 남자니까 내가 주도적으로 이렇게 나서서 말해야겠지?'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 그런 생각을 버리고 행동하면 자연스레 상대방도 당신에게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매력을 바라볼 거예요.
전 제가 경험한 것과 주위 지인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판단합니다. 그렇다 보니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다소 직설적으로 느껴지는 글귀나 문구가 있어도 이해해 주세요. 각자의 생각과 견해를 존중합니다. 허허허.
[지금은 연애중] - 애인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
'지금은 연애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가는 연애, 오랫동안 연애하는 방법 (17) | 2022.08.14 |
---|---|
구속하는 남자친구, 애인의 적당한 구속이 연애에 좋은 이유 (11) | 2022.08.14 |
여자 결혼비용 남자 결혼비용 비교 무의미한 이유 - 현실적인 결혼 문제 (0) | 2022.07.03 |
결혼 준비 중 싸움, 다툼 없는 결혼 준비 가능할까 (0) | 2022.04.08 |
연인 보다 설레는 부부 애정 표현 방법 BEST 3 (feat. 부부 스킨십) (0) | 202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