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자존감 높이는 방법, 자존감 높은 아이 만들기

서울대 경영학과 최우수 졸업생.

엘리트 중의 엘리트.

서울대, 그들은 다른 세계 사람들인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 남편의 이야기다. 나의 결혼소식을 전하면 먼저 결혼한 선배들이 '와, 애들 교육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라는 말을 건네곤 했다.

아니 왜? 나도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교, 좋은 학과 나왔는데? (물론, 서울대만큼은 아니지만...)

내 눈에도 신랑은 엘리트이긴 하나... 신랑은 아이들의 교육 방법에 있어서는 내 도움을 많이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연애할 때부터 결혼 후 지금까지. 늘 뭐든 잘해왔던 신랑인지라 고민이 없을 것 같았는데 신랑은 본인 스스로의 자존감이 무척 낮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자신은 잘 모르겠다며 본인이 자라온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응. 맞아. 난 자존감이 어마 무시하지.

신랑은 확실히 머리가 좋다. 학벌로도 알 수 있지만, 나랑 같은 시간 똑같이 공부를 해도 나보다 더 공부를 잘했을 타입이다. 암기력이 정말 뛰어나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신랑에게 머리크기가 큰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장난을 치곤 한다) 정말 별 것 아닌 소소한 것에도 신랑은 뛰어난 암기력으로 나를 놀래키곤 한다. 난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공부한 모든 것들을 지워버렸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어렸을 때부터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 라는 말을 들으며 큰 신랑은 정작 부모님께는 칭찬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께 칭찬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인정 받기 위해 공부를 했다고. 뭔가 공감이 되면서도 짠했다. 타임머신이 있어 그 시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시기로 돌아가 신랑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결과야 어떻든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다면

초등학교 성적표에 '수' 외엔 없다던 신랑은 올 '수'임에도 전체 평균 점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꾸중을 들었고, 나는 '수'는 물론이거니와 '우'와 '미'가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음에도 시험 치느라 고생했다며 아버지께 격려와 함께 용돈 5천원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초등학교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면 어떤 아이들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고 집에 가기 싫다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나는 늘 별 생각 없이 집으로 향했다. (성적과 무관하게) 공부 하느라, 시험 치르느라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신기하게도 당시 어머니는 성적이 나쁘나 좋으나 '응. 성적표 나왔구나.' 하시곤 성적에 대해 별 다른 말씀 없이 과일을 깎아 내어주셨고, 아버지는 성적표를 보시곤 한 학기 동안 고생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용돈을 주셨다. 다음 학기에도 열심히 노력해보자며. (대신, 용돈기입장은 꼭 써야만 했다.)

신랑의 '부모님의 칭찬에 고팠다'는 말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부모님께 딱히 칭찬이라고 할만큼의 칭찬다운 칭찬을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칭찬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혹은 친척에게 들었고. 부모님께 받은 것은 결과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노력의 보상, '격려'였다. 신랑은 부모님께 결과에 대한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나는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기에 있는 결과야 어떻든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 한 것이다.

비록 부모님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혼을 하셨지만, 엇나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내 자존감이 높아서 였던 것 같다. 아마 신랑은 그런 점에서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데 내 도움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지도 모른다.

단칸방에서 엄마와 동생이 함께 살면서 담임 선생님께 상황을 먼저 말씀드려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질의 했다. 동사무소에 가면 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쌀 한포대를 짊어지고 왔다. 힘든 시기에 공짜로 쌀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며. 쌀 한포대를 내려 놓으니 어머니는 어떻게 공짜로 쌀을 얻어왔냐는 칭찬이 아닌, 힘든 상황이지만 엄마도 노력할테니 함께 이 상황을 잘 이겨내보자는 격려였다.

고등학생 때는 '밥순이(급식보조)'를 하면 급식비를 내지 않고도 점심밥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제일 먼저 손을 들어 신청했다. 밥순이를 하며 점심급식 명단에서 점심급식비를 낸 학생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밥을 퍼주었다. 그리고 급식시간이 끝나갈 때 즈음 제일 마지막에 밥을 먹었다.

급식보조를 처음 시작하던 때엔 친구들의 이름을 물어보고 명단 체크를 하며 밥을 퍼주었는데 고2, 고3이 될 때까지 '밥순이'를 하면서 고등학교 해당 학년 전교생의 얼굴과 이름을 외워버렸다. 그야말로 급식 밥 퍼주면서... 알게 된 사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를 두고 수군거리진 않을까. 고민하기 보다 먼저 이름을 불러 인사를 하고 밥을 퍼주니 그 친구들도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 주었다. 밥순이를 하며 또 한 번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그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면 된다. 결과보다 과정, 나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

뭐든지 잘했던 신랑은 '칭찬'받는 것에 너무 익숙했다. 부모님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서. 아마 시부모님은 다른 사람에게서 본인 아들이 칭찬을 많이 들으니 혹 자만해질까봐 겸손하라는 의미로 더 엄하게 하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께 인정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었던 아이(신랑)가 성인이 된 지금, 자신의 아이들을 두고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신랑이 자라온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받은 힌트는 '결과'에 대한 '칭찬'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대한 '격려'가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신랑의 뛰어난 머리를 닮았으면 좋겠고, 신랑의 넉살을 닮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부부와 함께 성장하며 자존감도 함께 쑥쑥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