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아기 혀 찢어짐, 봉합수술 하지 않은 이유

오래된 사진첩을 정리하다 1년전 쯤 둘째 딸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돌아왔던 때의 사진이 있어 그 때가 생각났다. 워킹맘이라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오면 심장이 덜컹한다. 아이가 다쳤나? 싶어서. 그래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모든 워킹맘의 바람이 아닐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니.)

1년 전의 그 날도 어김없이 회사일을 하고 있던 찰라,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행복이가 피가 많이 나서 응급실로 가는 중이라고. 첫째 아들 축복이가 여름철 물놀이를 하다가 이마를 꿰매기 위해 응급실로 갔던 것 외에 둘째는 한 번도 어딜 다치거나 아픈 적이 없어 물어보았다.

첫째 아들 응급실행 관련 글 보기 >> 22개월 아기, 이마 봉합수술 받다

어디, 어떻게, 얼마나 다쳤길래 응급실로 가냐고. 아이가 다치는 모습은 선생님이 직접 보질 못했고 울어서 달려가 보니 혀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고. 아무래도 놀다가 혀를 깨문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당장 달려가도 어린이집과 직장 거리가 1시간 거리라 안될 것 같아, 보다 근거리에 있는 신랑에게 연락을 했다.

신랑 직장이 어린이집과 거리가 가까워 신랑이 부랴부랴 응급실로 달려 갔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혀 봉합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혀는 쉽게 아무는 부위라 왠만한 상처도 잘 아무니 걱정거리는 되지 않지만, 아직 돌 무렵의 어린 아이이고 세균이 들어가면 더 상황이 안좋아질 수 있으니 안전하게 봉합하자는 의견이셨다.

신랑에게 부탁을 하고 회사에 남아 연락을 기다렸다. 

그리고 신랑에게 온 연락. 행복이가 수면마취가 되지 않는다고... 아직 어린 아기라 추가로 마취제를 투여하기 어려워 봉합수술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헉!

"그럼 어떡해? 혀 안꿰도 된대?"
"감염되지 않게 소독을 신경써서 잘 해주라고 하시네." 

신랑이 회사에서 연락을 기다리며 걱정하고 있는 내게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내게 보내줬다. 수면 마취로 깊이 잠들어야 봉합 수술이 가능한데 깊이 잠들지 않아 수술이 힘든 것이었다. 수면마취를 기다리는 의사선생님과 잠들고 싶어하지 않는 행복이와의 길고 긴 싸움 끝에 행복이의 승리!

울다 지쳐 행복이는 잠들었다. (절대 수면마취로 인한 잠든 것이 아님 주의)

혀가 찢어졌는데 뭐 제대로 먹을 순 있냐고 물어보니 피는 멎어서 관리만 잘 해주면 된다고. 집으로 돌아와 만난 행복이는 너무나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활발했다. 그리고 행복이는 혀가 꽤나 심하게 찢어졌음에도 잘 먹었다. 너무나도 다행히도...

 

이렇게 또 배운다.

첫째 아이 이마가 찢어졌을 때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혼미한 상태에서 응급실행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향했는데 누군가 내게 아이 이마가 찰과상으로 찢어졌다고 하면 곧장 유명한 성형외과로 가라고 할 것 같다. 최대한 이마 봉합수술을 하며 흉터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 (의사선생님의 말씀)

마찬가지로 둘째의 혀가 찢어지는 사고를 겪고 나니 피가 멎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찢어지는 사고가 아닌 이상 굳이 봉합수술을 권하진 않을 것 같다. (철저한 양치질로 세균 노출을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혀는 자가치유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그런데 아기는 치유능력이 더 뛰어나다. (의사선생님의 말씀)

저 당시에는 혀가 다쳤으니 커서 발음이 나쁘면 어떡하냐, 제대로 식사를 못하면 어떡하냐, 별별 걱정이 참 많았었다. 봉합수술을 하려 했으나 수면 마취가 되지 않아 봉합수술을 결국 하지 못했으나, 다행히 봉합수술을 하지 않고도 먹는데 지장이 없었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았다.

덕분에 빨리 낫기도 했고.

아이들은 자가치유능력이 월등하게 뛰어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너무나도 멀쩡하다. 혀를 봐도 어디가 어떻게 찢어졌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봉합수술을 받은 것도 아닌데 찢어진 흔적 조차 없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의 소소한 사고로 심장이 덜컹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조금은 도움이 될까 해서 예전 아이가 아팠던 때의 기록을 다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