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어떻게 하더라…?

연애, 어떻게 하더라…? 연애하는 법을 잊어 버렸어!

 

오랜 기간 한 사람과의 연애를 하다 멈추고 나니, 문득 연애 어떻게 하더라-? 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막혀 버렸습니다.

 

"연인 사이 연애 할 때 얼마나 자주 연락해야 하지?"
"연락하고 싶은 때에 하면 되는 거지, 뭘 계산해."

 

"보통 연인들은 얼마나 자주 만날까? 주 1회?"
"보고 싶을 때 보면 되는 거 아니야? 보고 싶다고 연락해 봐."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고, 보고 싶을 때 보면 된다고 이야기 하던 제가 어느 순간, 어? 어떻게 하더라… 하고 있더군요.

 

 

 

이별 후 늘 그러하듯, 담담하게 주어진 나의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부지런 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뭐, 아무렇지 않은 듯- 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머리로만 괜찮은 척 하는 것일 뿐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으나, 그게 좋아하는 마음인 건지, 단순 호기심인 건지, 외로워서 헛감정을 느끼고 있는 건지 그 조차 구분이 모호해져 버리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어요. (아놔)

 

단순 호기심이었다가 호감으로 발전하고,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뭐 어찌 저찌 호기심 > 호감, 좋아하는 감정까지 도달은 가능하겠으나, 과연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고 믿을 수 있는 '사랑' 의 감정은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의구심 마저 들기 시작합니다.

 

하아… 다시 사랑하는 감정에 이르기까지 감정소모를 할 생각을 하니 귀찮아서 못해먹겠다! 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까짓 꺼 연애 같은 거 안 하면 되잖아) 라고 하기엔 (외로워!)

 

(속마음)

항상 먼저 연락하고 먼저 보고 싶다고 말하고 먼저 다가오던 사람을 만나다가 다시 연애를 시작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워. 그 연애에 너무 오랜 기간 익숙해져 버렸어. 받기에만 익숙해져 버려서 주는 법을 잊어 버렸어.

 

설사 주는 법을 안다고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은 상태(일종의 썸 단계)에서 주려고 하니 자존심이 상하고, 받으려고만 하니 이렇게 받아도 되나- 라는 생각 마저 들어.

 

덜 사랑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연애라고 하는데, 사실, 이별 후까지 생각한다면 결국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연애였어. 이별 후에 다른 사람을 만나도 날 많이 사랑해줬던 그 사람과 은연 중 비교하게 되고 그 사람을 떠올리게 되잖아.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개나 줘버려!

 

오랜만에 연애 포스팅을!!!

 

개인적으로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는 이별 이유 중의 하나가 "사랑하니까 헤어지는 거야." 라는 말인데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개거품 물고 싶어진다는!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개나 줘버려!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해) 헤어진다- 는 말은 핑계일 뿐이고, 사실 진짜 이유는 상황이 뭐건, 결국 더 이상 그(그녀)를 향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1인.

 

작년 겨울, 직장생활 9년차로 들어서며 진급을 앞두고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직을 준비해야 할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할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하는 고민을 꽤나 심각하게 붙들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저의 이런 고민을 털어놓다가 그게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고민이 많아. 이 회사만 9년 차인데, 더 늦으면 이직도 힘들어 질 것 같고 그렇다고 이 회사를 이대로 다니면 과연 이 회사에서 임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이직을 해서 안목을 더 키워볼까?"
"과장 연봉이 얼마야? 너가 나 먹여 살리는 거야?"

 

심각하게 비전을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 연봉이 얼마냐고 장난스레 묻는 남자친구의 말에 순간 욱- 해서 싸움으로 크게 번졌습니다. 

 

2년 째 준비하고 있는 시험은 잘 되어 가고 있는건지, 이제 서른 중반인 오빠야 말로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데 어떡하냐는 둥, 우리 결혼은 언제 하냐는 둥, 어쩌다 보니 잔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까지 나오면서 말이죠. 

 

'미안. 믿고 기다려줘.'라는 말만 여러번. 그래- 또 다시 오빠가 그 말을 해준다면 못이기는척 또 다시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야 하는건가- 고민하고 있던 저와 다르게, 남자친구는 더 이상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감정적으로 욱하는 저를 달래주고 늘 붙잡아 주던 오빠였지만, 그 날, 모든 상황이 종료되어 버렸습니다.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개나 줘버려!

연애 초반 서로의 좋아하는 감정을 바탕으로 다퉜던 때와 다르게,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나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슬아슬한 연애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난 아직 백수고, 언제 합격할 지 알 수 없는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고, 그런데 넌 벌써 직장생활 9년차에 과장에, 연봉도 훨씬 높지. 넌 괜찮다고 할 지 몰라도 난 아니야. 2년이든, 3년이든, 합격하고 난 후라면 모를까. 사실, 지금 난 나 자신을 감당하기에도 벅차. 더 이상 못만나겠어. 너무 지쳤어."
"2년, 3년 뒤? 오빠가 합격해서 연락할 그 때 쯤엔 아마 내가 마음이 떠나 있을걸."
"그럼 인연이 아닌 거겠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남자친구. 몇 번 시험에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도 바닥. 책임져야 하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어느덧 서른이 훌쩍 넘은 모습을 보니 불안감만 쌓여 갔나 봅니다.

 

만나면 늘 긍정적인 미래만 꿈꾸고 꺄르르 웃었던 우리 커플은 언제부턴가, 깜깜한 현재와 까마득한 미래 앞에 늘 우울한 대화만 오갔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제일 먼저 축하 받고 싶었던 일도, 언제부턴가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고, 가장 축하받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되려 그 말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되니...

 

그렇게 이별하고 서로가 좀 더 마음이 차분해진 상태로 5개월만에 다시 만난 남자친구.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만나봐. 그러다가... 내가 합격하면 그 때, 내가 널 찾을 지도 모르고."
"이미 말했지만, 그럴 일은 없을거야. 지금 아니면, 다신 오빠 안봐."
"나 지금은 널 만날 여유가 없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결혼할 나이인데. 난 아무것도 없고. 널 위해서 그러는거야. 외동아들이라 부모님도 나만 바라보고 계시는데..." 

 

흔히들 말하는 사랑은 타이밍-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널 위해 헤어진다? 그런 말은 다 핑계일 뿐.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개나 줘버려!

이렇게 버섯은 또 한번 이별을 했습니다. 
 

오랜 연애 기간 만큼 함께 나눈 추억이 많아 이별 후 많이 아팠습니다. 비록 헤어졌지만, 헤어진 남자친구 덕분에 예쁜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버섯, 그래도 헤어진 남자친구가 합격하면 다시 연락할지도 모르잖아."
"헤어진 사이야. 그리고 몇 개월이건, 몇 년 뒤건, 오빠 말대로 시험에 합격한 뒤에 연락오더라도 다시는 이어질 수 없는 사이야. 이제 더 이상 함께하면 즐겁고 행복한 사이로 돌아갈 수 없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어버린 아픈 사이야."
 

  

연인 사이, 신뢰를 강조하던 커플이 신뢰 때문에 헤어진 이유

연인 사이, 신뢰를 강조하던 커플이 신뢰 때문에 헤어진 이유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아, 정말?"
"아니. 걔는 왜 그랬대. 정말 웃겨!"
"응. 아니야. 응응."
"알겠어. 이제 거의 다 왔어. 응. 만나서 이야기 해."

 

남자친구와 함께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10분 가량의 통화가 끝나자 옆에서 남자친구가 묻습니다.

 

"지금 누구 만나러 가는거야?"
"누구긴. 지금 이 친구 만나러 가는 거잖아."

 

누굴 만나러 가는지 뻔히 알면서 누굴 만나러 가냐고 묻는 남자친구가 왜 이러나 싶어 빤히- 쳐다보다 이내 웃음이 터졌습니다. 한 박자 늦은 깨달음. -.-

 

연인 사이, 신뢰를 강조하던 커플이 신뢰 때문에 헤어진 이유

오늘 만나도, 내일 만나도, 모레 만나도 끝없이 쏟아 지는 이런 저런 수다꺼리. 여자들의 수다는 그 끝을 알 수 없다더니, 제가 딱 그러고 있는거죠. (아, 나도 여자니까. 뭐.) 구구절절 꽤 오랜 시간을 통화하고서도 "만나서 이야기 해." 로 마무리 하니, "와. 그렇게 길게 통화하고도 할 말이 또 있는 거야?" 싶은 남자친구.

 

여자친구들 사이에서는 힘든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쪼르르 달려가 이야기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푸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더 가까워지고 친근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그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반증이 되곤 합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누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 없이 군 입대한 남자친구?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

 

"걔는 어떻게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 수 있어? 내가 해 준 게 얼만데? 어우. 열받아."

 

상당히 순화 시켜서 표현하긴 했지만(실제로는 욕이 난무했다는;) 남자후배가 입대한 사이,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것 같다며 크게 열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커플 사이에서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남자친구의 입대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거죠. 그녀가 알게 된 것도 남자친구가 입대한 후에야, 그의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 그녀는...

 

"사랑하는 날 배려해서 그랬다고? 날 사랑해서? 날 위해서 말 한마디 없이 군에 들어갔다는 게 말이 돼? 오히려 여자친구인 나에게 제일 먼저 말해야 했던 거 아니야?"

 

소소한 것에도 남자친구에게 '이거 어때? 저건 어때?' 묻던 여자친구. 그만큼 뭐든지 이야기 하고 공유하고 싶어 하던 여자친구. 소소한 것도 함께 공유하는 사이가 연인 사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하물며 군입대라니... 그런 큰 일을 여자친구인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가버린 남자친구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겠죠. 여자친구 입장에선 상당히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죠.

 

>> 그는...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거지. 그게 아니라면, 날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거나. 그간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그걸 못기다려줘?"

 

'사랑한다'라는 번지르르한 '말'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행동'임을 강조하던 남자친구. 그만큼 연인 사이에는 '믿음' 이 중요함을 이야기 하던 그는 대학원 진학 후, 나이가 꽉 차 군에 끌려가다시피 하는 상황인지라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이야기 할까 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친구들로부턴 결혼 소식이 들려 오는데 뒤늦게 군에 가는 자신의 모습이 꽤나 초라하게 느껴졌고, 차마 여자친구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 그래도! 분명! 여자친구라면. 믿고 기다려줄거라 생각한 그의 결론은 '그래! 여자친구를 믿자!'

 

두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던 '믿음'이란 뭘까?

 

사전에 '기다려줘!' 약속 하고 떨어져도 휘청거리는 게 연인 사이인데, 사전에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고 잠적해 버린 애인을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무런 언급 없이 잠적해 버리는 애인의 행동을 사랑과 믿음으로 기다리기는 커녕 '이별'에 결부시키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연인에게 진심을 말하지 않고 그 잘난 '믿음'을 운운하며 알아줄거라 기대하는 건 너무 억지 아닐까요. 군대 간 사이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것 같다던 그의 말과 달리, 그녀는 남자친구가 군에 입대하며 자신을 먼저 차버렸다고 이야기 합니다. 

에라이. 그 놈의 '믿음'.

 

연인 사이, 신뢰를 강조하던 커플이 신뢰 때문에 헤어진 이유

 

이런 게 '믿음'이라면 차라리 믿음 하나 없이 '수다'로 하루하루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연인 사이가 훨씬 더 탄탄할 듯 하네요.  

 

오늘도... 

 

헤어진 그는 말합니다.

"여자친구는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어. 연인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게 믿음인데 말이야."

 

헤어진 그녀는 말합니다.

"그는 나의 믿음을 져버렸어. 연인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게 믿음인데 말이야."

 

+ 덧)

연인 사이 이별을 부추기는 행동 하나가 있어.
뭔데?
말하지 않는 거.
무슨 말?
무슨 말이든...

 

 

만나는 것만큼이나 헤어지기 힘든 것이 연애

"나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얼마 전, 직장 동료 몇몇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직장 동료이자 가까운 동생이기도 한 그녀의 발언에 모두가 흠칫 놀랐습니다.

일찍 결혼하고 싶은 그녀의 바람과 달리 그녀의 남자친구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으며 학업과 프로젝트로 열을 올리고 있는 터라 '자주 만날 수 없어 힘들다'는 말을 종종 하던 그녀였습니다. 그래도 서로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는지 조금씩이나마 들어왔던 터라 헤어졌다는 말이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로젝트 때문에 바쁜 남자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그 동안 쌓여 있었던 서운함과 갑갑함, 결혼을 빨리 하고픈 그녀의 바람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불투명한 점 등을 하나하나 꼽으며 털어놓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서러움에 북 받혀 이별 통보를 했다는 그녀.

"내가 왜 서운해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거야. 그러면서 자기가 서툴러서 몰라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그때 그때마다 알려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 두 번 이어야지. 내가 언제까지 가르쳐 줘야 되겠어? 한 번 알려줘도 다음에 또 그러니까. 그렇게 매번 반복되니까 더 이상 알려주기 싫다고 나도 지친다고 그러면서 헤어지자고 그랬거든."
"아, 그랬구나."
"근데 마지막 순간, 넋 나간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는데 너무 안쓰러운 거야."
"그렇지"
"그래서 헤어지긴 했는데 평상시처럼 데이트 하다 헤어지듯이 잘 가~ 라고 인사했어."

응? -_-?

순식간에 주위 친구들 모두 입 모아 "그건 헤어진 게 아니잖아!" 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헤어졌다고 하더니 3일이 채 지나기 전에 다시 만난다고 하더군요.

만남의 기간이 길건 짧건, 서로 사랑해서 함께 연애하며 보내왔던 시간인데 "헤어지자!" 한 마디로 단칼에 정리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눈 앞에 벌어진 당장의 상황으로 인해 서로를 미워한다고 한들 시간이 지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상대방에게 화가 났던 부분도 희석 되어 흐려지게 되니 말입니다.

"언니, 진짜 사람 만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헤어지는 것도 정말 쉽지 않아."
"맞아.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게 쉽게 딱 잘라 지니?"
"난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기운 내. 남자친구가 혼자 잘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너랑 빨리 결혼하고 싶어서 열심히 일하는 거잖아."

헤어졌다고 이야기 한 지 3일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 극단적인 제 3자의 개입(바람이나 양다리 등)이 아닌 이상, 서로가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칼 같이 그 마음을 져버리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지금까지 소개팅이나 미팅은 많이 했지만 연애를 한번도 하지 않은 한 친구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난 처음부터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시작하질 않잖아. 정 들면 헤어지기 힘들어."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버티다 보면 나중엔 서로가 힘들어지는 상황에 놓여질 수 있기 때문에 애초 현실적인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예 만나기를 거부한다는 친구의 말. "독하다. 그게 가능해?" 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지만  실제 연애를 하다가도 결혼이라는 제도 앞에서 이별을 결심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 터라 그녀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되더군요.

실제, 지금 곁에 있는 이 사람. 사람만을 놓고 보면 너무나도 좋고, 마음에 들지만 결혼 상대자로 놓고 봤을 때는 부족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신의 마음과 다르게,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결심하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난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일단 요리 잘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은데 내 여자친구는 요리 정말 못해. 노력이라도 하면 좋은데 노력도 안해. 그럼, 결혼해서 어떨지 뻔하지 않아? 아침밥도 못먹고 출근하는 게 다반사일걸? 그런데도 내가 이 여자와 결혼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해?'

'평소 나한테 잘 해 주는 건 좋지만 솔직히 이 남자, 사회생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야. 지나치게 정의감에 사로 잡혀 욱하는 성격이 있거든.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

연애와 결혼. 모두가 연애를 하고 결혼으로 이어진다면 참 좋겠지만, 역시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딱히 정답이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결혼 하기 전 많은 사람을 만나봐라.' VS '결혼 상대가 아니다 싶으면 시작하지도 마라.'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으흐흐. 결론 떠 넘기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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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직장인 학생 커플의 딜레마 해결법

얼마전, 직장 동료가 잦은 연락을 요구하는 대학생 여자친구 때문에 짜증이 난다며 씩씩거리더군요.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는 네가 더 나쁜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냈지만, 이 친구의 말을 듣다 보니 짜증이 날 만도 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하면 좋을 텐데,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기도,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더군다나 빡빡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와 대학생인 여자이니. 남녀 차이도 이해해야 하지만, 각자의 상황도 이해해야 하니 말이죠.


대부분의 직장은 개방적이기 보다는 보수적


장생활을 하면서 '저건 좀 직장 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고 느껴지는 행동 중의 하나가 바로 조용한 사무실 내에서 사적인 통화를 큰 소리로 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좀 나가서 하면 안 되는 건가?' 라고 쳐다보면 개인 핸드폰이 아닌, 회사 전화를 이용해 사적인 통화하고 있는 경우도 많더군요.

특히, 남자직원 보다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여자직원이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 아직 퇴근 전이야. 어디야? 아, 그래? 나도 30분 뒤에 퇴근할거야. 오호호호."
"어머님, 저 막내입니다. 네. 어머님. 오늘 일찍 끝날 것 같아요. 아, 네. 그럼요. 찾아 뵙도록 할게요."


굳이 알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사적인 통화 내용.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는지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상사며 직장 내 같이 일하는 동료가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업무 관련 통화가 아닌 지극히 사적인 통화를 저렇게 자주, 그리고 저렇게 오래? 군대 생활 해 봤다면 절대 저렇게 못한다."


나이가 많으신 직장 상사분은 이런 상황을 보곤 종종 군대 이야기를 꺼내곤 하시더군요.

솔직히 제가 직장생활을 하기 전엔 '일하면서 잠깐 통화하는 게 그리 힘드냐'고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직장 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선후배가 함께 활동하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정도로 생각했었는지도 모르죠.

 


그리고 실제 그런 동아리와 같은 개방적이고 밝은 직장문화를 가진 직장도 있지만(주로 IT기업) 아직 대부분의 직장문화는 개방적이라기 보다는 아직 보수적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자는 소소한 말에도 의미부여


앞서 소개한 발신하는 경우가 아닌, 수신하는 경우에도 아무리 바빠도 대부분 여자들은 전화가 오면 단답형으로 전화 통화를 끊어 버리기 보다는 그 자리에서 짧게라도 "지금 내가 어떠 어떠한 상황이니 나중에 전화할게. 미안해." 라며 그 상황을 친절하게 이야기 하거나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가  통화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남자들은 업무가 바쁠 경우, "나 바빠." 혹은 "일이 많아서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할게." 라고 단답형으로 끊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더군요.

이를 두고 여자는 타고나길 남자보다 멀티태스킹에 강하기 때문에 업무를 하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다는 말도 하지만 제 생각엔 그보다 여자의 경우, 아무리 업무가 바빠도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좀 더 관심, 신경을 쓰고 더 잘 표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업무는 업무, 사람은 사람. 아무리 바쁜 업무 중이라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말 한마디로 혹 상처를 받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 말이죠. 

남자는 한 순간의 집중력으로 업무에 치중하고자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다 '바빠' 라는 한 마디로도 충분히 자신의 의사가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니까 바쁘다고 하는 거지, 다른 이유가 있어? 라는 식으로 말이죠.


"근무시간엔 한 두 번으로도 충분하잖아. 그리고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문제잖아. 내가 나 혼자 좋자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서로 좋자고 하는 일인데, 그럼 내가 회사 때려 치우고 전화만 붙들고 있을까? 연애를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는 아직 한참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입장입니다. 그녀가 그리는 직장생활은 아마도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마냥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직장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커플되는게 그리 쉬워 보이더냐?


직장 내 남녀가 눈이 맞아 때론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는 직장 내 CC(Company Couple)를 상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드라마가 사람 망치기 참 쉽죠잉?)

"차라리 툭 까놓고 이야기 하는 건 어떨까?"
"나 바쁘니까 좀 이해해 달라고?"
"네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여자친구가 알아?"
"내가 무슨 일 하는지 말해도 아직 학생인 여자친구가 알겠어? 그리고 구구절절 설명해 줘 봤자, 뻔하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냐고 묻는데?"


똑같은 말 한마디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말이란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데 따라서 아주 다르게 들립니다. 특히 소소한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의 경우 특히나! 말이죠. 말 한마디에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좀 더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 별 것 아닌 말 하나가 싸움의 불씨가 되곤 하죠.


말해 주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서로의 상황 


직장생활, 하물며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여자친구가 직장 내 분위기를 이해하기란 다소 어렵습니다. '말단 사원이어서 눈치 봐야 돼!' 라는 말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생소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왜 눈치를 봐?' 라고 되물을지도 모르죠. '나 오늘 회식해!' 라는 말에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회식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 라고 되물을지도 모릅니다.



남녀가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무 환경이 정반대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직장인&학생 커플 못지 않게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인데 그것 하나 이해 못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인데 그것 하나 배려 못해줘?

그렇기에 평소 직장 내 분위기가 어떤 분위기인지도 말해주고 '나 오늘 무슨 일을 맡아서 진짜 바빴어. 진짜 힘들었어.' '갑작스럽게 회식이 잡혀서 어쩔 수 없었어. 정말 너 만나고 싶었는데, 상황이...' 라며 약간 투정 아닌 투정을 하며 어떠한 업무로 인해 너무 바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어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남자보다 감성에 민감한 여자가 "왜 그랬어?!" 라고 이야기 꺼내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 상사 눈치 보랴, 업무 처리 하랴, 충분히 바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연락을 왜 그렇게 자주 하지 않냐며 닦달하는 여자친구. 그런 여자친구를 두고 "어차피 내가 어떤 업무로 왜 바빴는지 말해 줘봤자, 이해 못할거야!" 로 단정 짓기 보다는 그 이해는 여자친구가 할테니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여자친구가 연락 문제로 불안해 하는 건 그 상황을 몰라서이기 때문이며, 더불어 그만큼의 믿음이 없기 때문일테니 말이죠.
 
서로 조금만 이해하려 노력하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데 서로의 사정만을 내세운 채, 이해하기를 미루고 또 미루고 있진 않나요? 

+ 덧)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



바람둥이 걸러 내려다 엄한 사람 잡다

여자와 남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소모임에 가게 되면 이런 저런 다양한 상황을 목격하곤 합니다. 대놓고 이 여자, 저 여자 집적 거리는 바람기 충만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힐끗 힐끗 한 남자를 향해 끊임없이 묘한 시선을 보내는 여자. 그리고 그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비롯해서 말이죠.


바람기 많아 보이는 남자 VS 외로워 보이는 남자


이 여자, 저 여자를 향해 그럴싸한 멘트를 날리며 행동하는 그 남자는 좋은 취지로 그 자리에 모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겐 한마디로 꼴불견이었습니다.


"아마 본인은 모를 거야. 우리가 자기 이야기 하고 있는 줄."
"나 정말 궁금한데, 보통 저렇게 눈에 보이게 행동하면 여자들 다 알지 않아? 저렇게 바람기가 충만한 게 보이는데도 잘생긴 외모 때문에 그냥 넘어 가는 거야?"
"당연히 여자도 알겠지. 생각 있는 여자라면"


반반한 외모만큼이나 개그코드 또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절로 깔깔 거리며 웃어 버리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남자. 딱히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뛰어난 말발로 인해 바람기가 많다 못해 아주 철철 넘치는 남자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그리고 그의 행동으로 그런 바람기가 여실히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위엔 여자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고독지기를 자처한 남자가 더 위험한 이유


모두가 이런 저런 이야기로 웃고 떠들고 있는데 유독 홀로 이어폰을 꼽은 채,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는 한 사람. 가끔 옆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 주는 정도.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고독해 보이기도 한 남자의 모습에 절로 눈이 갔습니다.

"저런 남자가 더 멋있지 않아? 여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이쪽 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바람기를 있는 대로 드러내는 남자 보단 말이야."

바람둥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도 솔직히 오히려 여기저기 집적거려 가벼워 보이는 남자 보다는 홀로 조용히 남자들 사이에 앉아 있는 남자가 좀 더 남자답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맞아! 맞아! 가벼운 남자는 싫어."

어떠한 사건이 터진 이후, 더 이상 그 소모임은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 소모임 내에서 이 여자, 저 여자 양다리를 걸친데다 그 소모임에 속한 여자의 여동생까지 사귀는 다소 황당하다 못해 쇼킹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죠.


넌 바람둥이야? 아니야?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어떻게 같은 모임 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바람을 피우는데도 서로 모르고 있을 수가 있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꼬이고 꼬였습니다. 단 한 사람 때문에 말이죠. 사이가 좋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편을 가르고 으르렁거리는 상황에 이르게 된 거죠.

혹시, 여러분도 저와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지 않나요? 이 여자, 저 여자에게 환하게 미소 지으며 먼저 다가가던 그 남자 때문일 거라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알고 보니 모두가 '바람둥이 같아! 남자가 너무 가벼워 보여!' 라고 콕 집었던 그가 아닌 '외로워 보여! 무거워 보여!' 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 때문이더군요. -_-;;



그러고 보면 정작 바람둥이가 가져야 할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남자는 보고 알아서 피해 가면 되지만, 그런 특성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하고 과묵한 남자가 바람둥이일 경우,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둥이, 그 스타일도 가지각색


그저 이 여자, 저 여자를 향한 집적임이 보기 싫어 '바람기가 다분한 남자'라 정의 내려 버리고 정작 고독한 척, 외로운 척 하는 남자를 향해 '감싸주고픈 남자'라 단정지어 버렸던 철 없던 생각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람둥이는 말을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어야 하잖아! 그런데 왜?! 저 남자가 왜?


한동안 모임에 함께 나갔던 친구들과 충격을 먹고선 거품을 물었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늘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죠.

바람둥이, 참 다양하구나!


사람들은 많은 모이면 모일수록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종종 큰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드러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라 생각하고 평상시의 모습이라 단정짓는 것 말이죠.


정작 바람기 많아 보인다, 가벼워 보인다고 했던 친구는 단순히 사교성이 좋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남자답다, 남자는 자고로 저래야 한다 라고 말했던 사람은 앞에서의 모습과 달리 뒤에서 '우리 사귀는 거 당분간 모임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하자' 라고 하고선 여러 여자의 마음을 다치게 했더군요.


종종 당시 모임을 가졌던 친구들과 모이면 늘 어김없이 화제로 떠오르는 고독지기. 여자의 모성애를 노리고 자극한 것 같더군요.


솔직히 저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을 때의 저의 모습과 1:1로 만났을 때의 성격은 다소 다른 듯 합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맞춰 주기 위해 더 크게 웃기도 하고 더 크게 호응하기도 합니다. 그게 사회생활이라 터득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보지 못하고 '여자'의 만남. '남자'의 만남으로 구분 지어 생각하는 바람둥이. 그런 바람둥이 때문에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오해를 받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 보게 되네요.


+ 덧)

"뒤늦게 고백하는 거지만 그래서 난 네가 바람둥이인 줄 알았어!"
"그거 칭찬이니? 욕이니? 날 그런 바람둥이와 비교하다니!"
"미안! 미안! 그만큼 너의 말발은 최고였다는 거지! 최고!"

반반한 외모에 끼가 많고 말발이 좋아 늘 바람둥이로 오인 받는 이 친구.

덕분에 29년간 술과 많은 사람들을 벗삼아 솔로로 지내왔다는. 일명 만인의 연인이라 불리죠. 올해에는 이 친구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라며…



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난 죽어도 애교 못 부릴 것 같아!"
"응. 넌 그럴 것 같아. 딱 봐도!"

여중, 여고, 여대! 여중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자체가 남학생과 여학생 건물을 분리시켜뒀던 지라 여중을 나왔다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인가요? 남자 형제도 없고 오로지 나이차가 큰 여동생만 있으니 남자라곤 다소 가부장적인 아버지 밖에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학창시절, 여자선후배,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살아 남는 법은 '털털함' 이라고 습득한 듯 합니다. 여자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더 여성스러운 척 하고 '여자라서' 라는 핑계를 대며 내숭 떠는 아이들은 스스로 제 무덤 파는 격이라 보여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여자들끼리 있는데 치마를 왜 입어?"
"여자들끼리 있는데 화장을 왜 해?"

그러면서 점점 패션, 뷰티 감각은 떨어지고 그 떨어지는 감각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시켰습니다. '예쁜 여자' 보다는 '똑똑한 여자'가 좋은 거 아니야? 라며... '꼬리 아홉 달린 여우'보다는 '우직한 곰'이 낫다며...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 & 사랑을 받으면 애교가 많아진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첫 연애를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더 예뻐 보이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절로 예뻐지더군요. 지금 그때의 사진을 봐도 이때가 참 좋았을 때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20대 초반이었으니 한창 예쁠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 애교 한번 제대로 부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위 연애 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절로 콧소리를 내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단둘이 있을 땐 정말 제3자가 상상하지 못할 애교로 남자친구를 살살 녹인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집적거리는 가벼운 애교가 아닌 내 남자에게만 살갑게 웃어 주며 건네는 사랑스러운 애교 말이죠.

도대체 그 비법이 뭐길래!

그 이유를 찾고자 연애 경험이 많은 친구들과 연애 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보며 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보려고 했지만 역시, 그런 비법이 눈에 보일리가 없죠.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애교에 능숙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연애 경험이 많은 여자친구들 중에도 애교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고선 "역시, 애교는 타고나야 되는 건가 봐!" 라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고선 무뚝뚝함과 털털함도 나름 매력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편안해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마치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이별의 이유가 고작 그런 거라면 나도 너 싫어! 라고선 자존심을 세우며 헤어졌지만 그 상처는 꽤나 오래 가더군요.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고도 애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이며 난 해당 사항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그렇게 절대 애교는 못 부리던 제가 애교를 마구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말이죠. 지금의 남자친구가 그만큼 나를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대가 나의 어떤 모습도 예쁘게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이렇게 했다가 날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품고 있었다면 절대! 전 여전히 애교를 부리지 못했을 겁니다.

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이듯,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여자친구랑 같이 있으면 너무 답답해! 그렇다고 연애가 처음인 애도 아니거든?"
"그래? 넌 여자친구한테 애교 부려?"
"야, 남자가 무슨 애교야? 애교는 여자가 부려야지.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왜 여자가 되어선 애교도 못 부리냐?"라는 센스 없는 말로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먼저 편안하게 대해주며 한없이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교가 없다고, 답답하다고 이야기 하는 그 남자도 그 여자를 단지 애교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닐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여자가 무뚝뚝하다며 결론지어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그녀를 사랑했던 그 때의 그 마음을 잘 떠올려 보면 절대 그녀에게 '왜 애교를 부리지 못하냐'는 말로 쉽게 상처 줄 수 없을텐데 말이죠.

아프고 힘들기만 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을 하면 여성스러워지고 예뻐지는 듯 합니다.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 덧) 6년 째 연애중.
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적 여성스러움은 나날이 충만해져 가는데 외적인 여성스러움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빠 미안해. 다시 분발할게.' (응?)
 

헤어진 연인을 우연히 만나고나니

익숙한 뒷모습. 분명 그 사람이다. 와. 진짜 세상 좁다. 어쩌지? 아무래도 다음 정류소에서 내려야겠다. 그래. 왜 그런 생각을 했던걸까? 참 웃음만 나온다. 참 한심하다. 왜 내가 죄 지은 사람 마냥 도망 치듯 그 버스에서 내린 건지.

매 해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보니 4년 전에 쓰여진 다이어리의 한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전의 일임에도 당시의 상황이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후배들과 녹두거리에서 약속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 안에서 이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꼭 닮은 사람을 본거죠. 뒷모습이 너무나도 닮아, 당시에는 '혹시, 그 사람인가??' 가 아닌, '그 사람이다!' 라고 단정지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진 그 남자를 다시 만나면 어떡하지?

혼비백산하여 최대한 내가 내가 아닌 척을 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선 버스 부저를 눌렀습니다.

혹시나 나를 알아보진 않을까? 이미 나를 눈치 챈 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에 마구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이 버스 안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한 가득 이었습니다.
내려야 할 정류소가 아님에도 부랴부랴 다음 정류소에 내리려고 하는 순간, 제 옆으로 다가서는 한 남자의 실루엣. 그 남자입니다. 분명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모르는 척 피해야 하는 걸까?

이런 저런 온갖 생각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던 찰라, "내리실 거에요?" 라고 묻는 그 남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보니 전혀 모르는 낯선 남자이더군요. 그저 키와 헤어 스타일만 조금 닮아 있었을 뿐.

헤어진 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와 함께 거닐었던 길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면 혹시라도 마주치진 않을지 걱정하는 제 모습을 보니 참 한심하더군요. 그만큼 사랑의 시작은 어느 순간 갑작스레 시작되는 반면, 사랑의 끝은 그 끝을 알 수 없게 희미한 듯 합니다.  

헤어진 남자, 막상 마주하고 나니

그리고 실은 한달 전쯤, 참석했던 한 세미나에서 사귀었던 그 남자를 우연히 마주했습니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네요.
예상과 달리 서로 너무나도 태연하고 떳떳한 표정으로 마주섰습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헤어진 그 남자를 혹시라도 우연히 라도 마주치게 되면 어떤 표정과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걱정했었는데 말이죠.

"아, 안녕? 세미나 들으러 왔나 보네?"
"어, 안녕? 어."
"응. 잘 들어."

그 사람이 아닌, 제가 먼저 너무나도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고 웃으며 제 갈 길을 갔습니다. 한 때는 혹시라도 우연히 헤어진 남자친구를 만나면 어떡하지? 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는데 말이죠.  

네. 전 헤어지고도 한참동안을 드라마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헤어진 남자가 여자 주인공을 붙잡는 그런 시나리오를 그리면서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렇게 계속 될 것 같던 드라마는 종결되었습니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 할 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주위의 말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고, 달콤한 초콜릿을 건네며 초콜릿이 최고지! 라고 격려해주던 선배 언니의 말도 그 순간뿐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사람을 봐도 움찔 움찔 놀라고 죄 지은 사람 마냥 도망 다닌 것을 보면 그 모든 것이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죠. 전혀 도망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시간이 어찌 어찌 흐르고 흘러... 정말 신기할 정도로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그리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면서 말이죠. (솔직히 시간이 해결해 준건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그 아픔이 아문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시간이 답

그리고 이젠 '좋아했지만 헤어진 남자'가 아닌, '한 때 좋아했던 남자'로 새겨졌네요.

좋아했지만 헤어진 남자(여자)도, 한 때 좋아했던 남자(여자)도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헤어진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 좋아했던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의 차이죠.  

제가 한 때 좋아했던 사람. 헤어짐을 예감하는 순간부터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옥이었는지 모릅니다. 노래가사처럼 또 어찌나 그 예감은 그리도 정확하게 적중하는지 -_-;;

어느 한 분이, 이별예감으로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며 메시지를 남겨 주셨더군요. 한 시간이 하루 같고, 지옥이 따로 없다는 그 분의 말에 이전의 그 아찔했던 순간이 떠올라 주절거려 봤습니다. 이왕이면 그 이별예감이 제대로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기까지가 인연의 끝이라면 서로가 느끼는 감정도 똑같이 거기까지가 끝이면 참 좋을 텐데, 역시, 사람의 감정은 어려운가 봅니다.

힘내세요.

+ 덧)
"오빤 헤어진 여자친구 우연히 만난 적 있어?"
"아니. 난 네가 첫사랑인데?!"
"아, 그치! 나도 오빠가 첫사랑이야! 알지? 으흐흐."


서로가 뻔히 알지만 모르는 척. 혹은 아닌 척 넘어가는. 이게 사랑인가... 봅니다. '.' 응?

이별을 준비하는 여자친구, 어떡하지?

이전에도 포스팅 한 적 있지만, 제가 지금 5년 째 연애를 하며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4년 전 쯤 "헤어지자" 를 선언하고 영원히 남남이 될 뻔 한 적이 있습니다. (헉! 버섯 그렇게 안 봤는데 쉽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여자였구나! 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ㅠ_ㅠ)

남자친구와 헤어짐을 결심한 이유

몇 번 포스팅 한 바 있지만 다름 아닌, 남자친구의 '게임' 때문에 말이죠. 솔직히 게임은 핑계였는지도 모릅니다. 겉으로 드러나기엔 '게임' 하나였는지 몰라도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게임'이 아닌 '불안한 미래' 였거든요. 저도 게임을 좋아합니다. 스타크래프트나 와우를 즐겨 하고 종종 동생과 함께 게임 채널을 즐겨 보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게임으로 인해 나의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누군가(친구나 동료, 애인)와의 약속을 게임 때문에 져버리는 행동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짐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저와의 약속까지 번번히 져버릴 정도로 게임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져버릴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앞으로 함께 미래를 꿈꾸고 그려 나갈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헤어짐을 결심하고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저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내뱉는 게 아니라고,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고작 그게 이별의 이유가 되냐면서 말입니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당사자는 정말 오랜 고민 끝에 헤어짐을 결심한 것이건만 이별을 통보 받는 입장에서는 화를 낼 만합니다. 지금껏 늘 똑같은 상황에서 '게임이 뭐길래!' 라며 화를 내면 '미안해.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정도로 사과를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환하게 웃곤 했는데! 그런 그녀가 헤어지자고 이별을 말하니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겠죠.

"이별 하는 상황에서까지 다투고 싶지 않아. 미안한데, 나도 더 이상 못 참겠어."
"진짜? 헤어지자고? 장난해?"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 헤어지자."
"헤어지자는 말, 그렇게 쉽게 하는 거 아닌데."
"나 쉽게 하는 거 아닌데?"
"…"

이별을 하는 상황에서까지 다투고 싶지 않아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는 저와 달리, 목소리가 높아지고 커지던 남자친구. 그리고 "차라리 시간을 갖자"는 말을 건네던 남자친구.

사랑 앞에 자존심은 무의미

왜 상대방이 헤어짐을 결심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헤어지자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자 한다면 이별로 가는 길을 막아 설 수 있습니다.

일단 1차적으로 '헤어지자'는 저의 말에 '시간을 갖자'라고 말을 돌린 남자친구를 받아 들인 것부터가 제 마음 속엔 조금은 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 아닌, 머리에서 나온 말이었으니 말입니다. 남자친구를 향한 좋아하는 감정이야 이별을 고하고도 아련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를 향한 마음은 분명했지만 당장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 보다 '앞으로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머리로 앞날을 생각하고 계산해서 내뱉은 말이었으니 말입니다.

남자친구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매일 하나, 혹은 두 개씩 꼬박 꼬박.

"밥 먹었니?" "날씨 추운데 옷은 따뜻하게 입었니?" "잘자"

전 이미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스팸 문자로 등록을 해 놓고 신경을 쓰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2일 째, 3일 째로 접어들 때까지도 마음이 짠하고 아련하기만 했는데 5일 정도가 넘어서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일상에 익숙해 지면서 제 감정에 무덤덤해 지더군요. 흔히들 말하는 시간을 갖자는 말이 왜 연인 사이에 독이 되는지 말이죠. 시간을 가지면 가질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대에 대한 감정이 무덤덤해지고 이별에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남자친구.

"무릎이라도 꿇으면 받아 줄래?"
"아니."

"난 정말 무릎이라도 꿇을 수 있어. 진짜 한번만 더 믿어주면 안될까?"
"내가 어떻게 해야 내 진심을 받아 줄래?"
"…"

1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만난 남자친구의 두 눈은 시뻘겋게 달아 올라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고들 하는 건가.'

그 날, 극적으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얼마나 엉엉 울었는지 모릅니다.

"미안해. 믿어줘서 고마워. 내가 더 잘할게."
"응. 나도 더 잘할게. 노력할게."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헤어지자는 말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다 

제가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던 그 순간만큼은 정말 큰 결심이었고 진심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그 마음도 진심이었고, 이별을 내뱉은 그 마음도 진심이었습니다.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연애를 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습관처럼 쉽게 내뱉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아마 연애를 하는 이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다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코 순간적 '욱' 하는 기분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토라지거나 삐치고 아무 말 없이 입술을 삐죽거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남자라면 동굴 속으로 숨어버릴지도 모르죠.

그(녀)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거나 바람이 나지 않는 이상, 그(녀)의 이별통보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연인을 붙잡고 싶다면 그 이유가 뭔지, 왜 그러는 건지 눈치 채고(모르면 추궁을 해서라도) 아쉬움이나 미련 따위 남지 않을만큼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자존심은 남겨 두겠다는 말은 쓰레기통으로 고고!

"어이없어. 이미 이전에 같은 이유로 여러 번 다투긴 했지만, 사과하면 바로 받아주곤 하더니. 이번엔 헤어지자고 하네. 뭘까?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야, 남자가 되가지곤. 여자친구 헤어지자고 하는 거 받아 주면 버릇된다. 초반에 바로 잡아야지. 한 2주만 연락하지 말고 있어봐. 바로 여자가 보고 싶다고 연락할 걸?"
"그래? 흠. 그럼 2주만 버텨 봐야 겠네."

이별하러 가는 길.

조언을 해 주던 친구들이 우르르 함께 이별 하러 가는 길을 마중 나와 주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요. 하지만 어쩌죠.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는 친구들도 결국엔 당신의 연애에서는 제 3자 일 뿐인걸요.

"버릇되니까 초반에 잘 길들여야 된다던 녀석들 말 믿고 자존심 세우며 2주 버텼다가 허무하게 떠나 보냈어. 독하다 독해. 2주를 왜 못기다려 주냐? 아, 그냥 그 때 자존심 다 버리고 붙잡기라도 했으면 이렇게 미련이 남진 않을텐데..."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이라면! 필사적으로 진심을 보여주고 붙잡아 보는 건 어떨까요? 나중에라도 후회나 미련이 절대 남지 않도록. 

+ 덧) 인상적이었던 두 여인의 대화
A양 :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붙잡았는데 이 남자, 나 돌아봐 주지 않으면 어떡함?
B양 : 바람 난 것 아니고, 딴 여자 생긴 것도 아닌데 널 돌아봐 주지 않는다면 그땐 댁도 쿨해지삼.
A양 : 어디 그게 쉬움?
B양 : 세상에 쉬운 이별이 어디있고, 어려운 이별이 어디 있남? 도전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보다야 도전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의 실타래가 연애를 망칠 수도 있다

남자친구는 하나에 집중하면 깊이 있게 파고드는 성격입니다. '굳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의 정말 소소한 것이라 느껴지는 것도 자신이 맡게 되면 끝까지 붙들고 풀어 내려는 모습이 '아! 정말 멋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뭐랄까. 한번 뭔가를 해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 마음 먹은 것을 이루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으로 인해 오히려 남자친구의 사랑을 의심한 적이 있습니다.

"남자친구랑 요즘에도 자주 만나?"
"아니. 이전만큼은 아니지. 남자친구 지금 자격 시험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서."
"그래? 시험 준비? 에이, 그래도 자주 만나고 자주 연락할 수 있는 거잖아."
"음, 그렇긴 하지."
"아, 내가 괜한 소리 했나?"

국가고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던 남자친구. 당시 직장인-학생 커플이다 보니 남자친구가 취업문제로 고민을 많이 안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뜬금없이 전공 관련 국가고시 자격증을 준비한는 엄포를 놓더니 '아마 이전 만큼 자주 보기 힘들거야'라는 말에 쿨하게 '응' 이라고 대답하고 잘 지내왔건만.

어느 날, 뜬금없이 '시험 준비 하더라도 자주 만나면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라는 생각에 자꾸 무게가 기울더군요.

'시험 준비 한다고 자주 못만나?' '피곤해도 정말 사랑하면 자주 만날 수 있는거잖아' '뭐가 힘들어?' '왜 안돼?'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잠깐 통화도 못해?' '국가 고시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럼 모두 데이트도 못하겠네?'

분명, 남자친구는 그런 저의 시무룩한 모습에 가끔 만나게 될 때면 늘 챙겨주지 못함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고, 시험 준비로 인해 남들처럼 여유있는 데이트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하는 마음을 안고 표현하곤 했었는데도.

그럼에도 당시의 저는 좀처럼 그 서운함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미안해. 내가 시험 준비 하느라 정신이 없나 봐. 잘 챙겨줘야 되는데."
"…응. 괜찮아."

분명, 하나의 목표를 잡고 몰두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았음에도 반대로 그렇게 몰두하는 모습이 저를 소외시키고 외롭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져 서글퍼 졌습니다. 그렇다고 그 서운함을 표출하기는 더욱 싫었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는 남자친구에게 방해가 될 것만 같았으니 말이죠.

지금은 압니다. 그 때, 남자친구가 저를 외롭게 한 것도 아니었고, 힘들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 생각이 문제였습니다.

한 번 사랑을 의심하게 되면 끝없이 그 사랑을 의심하게 되고, 한 번 그 사람의 진심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면 끝없이 부정적인 생각의 실타래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그 때, 만약 그런 모습을 보고 "서운해. 아무리 시험이 중요하다지만, 너무했어." 로 단정지어 생각하고 극단적으로 헤어짐을 결정했더라면 평생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그 생각의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않는다면 절대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문득 길을 거닐며 데이트를 하는 와중 뜬금없이 남자친구가 제게 생각이 깊다는 말을, 사려 깊다는 말을 하더군요.

"난 네가 생각이 깊어서 좋아. 신중하기도 하고."
"응. 그래?"
"그런데 때로는 네가 생각이 너무 깊어서 걱정이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내가 하는 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도 돼. 나 믿지?"

저의 생각이 깊은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며.
자신(남자친구)과의 문제에 대해 혼자 생각하지 말고, 혼자 확신하지 말고, 혼자 판단하여 결정하지 말라던 남자친구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의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지 못하고 4개월 정도가 지나 1차, 2차, 최종관문을 거쳐 합격 소식을 전해주던 남자친구를 마주하고 나서야 그동안 제가 얼마나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더군요.  

때로 비밀댓글로, 비밀 방명록으로 자신의 사랑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는 글을 보곤 합니다.

혹시, 한때의 저처럼 자신이 만들어 놓은 어긋난 생각의 실타래를 자꾸 엮어 가고 있진 않나요. 가끔은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자신의 생각의 실타래를 반대로 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주 단순하게 말이죠. :)

애틋한 첫 사랑 그리고 아쉽기만한 첫 이별

누구에게나 한번쯤 애틋한 사랑을 한 기억이 있다면 정말 아픈 이별의 추억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 부쩍 주위에서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 마음이 아픕니다. 연애담으로 알콩달콩 채워 나가고 있지만 한 때,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아프기만 했던 이별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 합니다. 혹 지금 이별로 인해 힘겨워 하고 있거나 아파하고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조금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합니다.

주위의 어떠한 위로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아


"이별 해도 좋으니 연애 한번 해보고 싶다!" 이별로 인해 끙끙 앓는 저를 위로한답시고 내뱉은 친구의 말은 더욱 큰 상처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연애를 한번도 해 보지 못한 친구의 입장에서는 정말 간절함을 담은 표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별을 경험한 순간,
정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듯 눈 앞이 캄캄하기만 했는데 말이죠.

"너만 힘든 게 아니야.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모두 너와 같은 절망감을 느끼곤 해."

초콜릿을 한 보따리 잔뜩 들고와서 펼쳐 보이며 초콜릿이 이별 했을 때는 최고라며 토닥여 주는 선배 언니의 위로 또한 분명 절 위한 위로임에도 오히려 더 서글프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초콜릿을 아주 맛있게 먹었죠. -_- 아이러니~)

하루 울고, 다음 날 또 울고, 슬픈 노래만 나오면 모두 제 상황을 읊는 것만 같고 지나가는 모든 이들은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 것 같고. 왜 이별을 경험하고 나니 유독 커플만 눈에 보이는건지.



그런 와중에 위로 해 주는 많은 친구들. 너무 고마웠지만 정작 제 마음을 다스리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첫 사랑에 실패 후, 다시 닫힌 마음을 열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다가오는 만큼 밀어내기 바빴고, 혹여 제가 그어 놓은 어떤 테두리 내로 들어오려 하면 들어 오지 말라며 노려보곤 했으니 말입니다.

"오기만 해 봐. 확 밀어줄테니. 난 사랑 따위 믿지 않아!"

정말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입니다. 한 달이건, 두 달이건, 1년이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아픈 감정은 점점 사그라 들고, '밥만 잘먹더라' 라는 노래처럼 이별 후에도 밥은 잘만 먹었습니다. ^^;;
아픈 추억에서 점차적으로 벗어나면서 말이죠. 


연애할 땐 그렇게 이성적이더니 이별하고 나니 감성적이 되더라


아마도 첫 연애였던만큼 서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 때문에 그 이별을 이겨내기가 힘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내가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연애를 하면서 밀고 당기기를 하느라 솔직한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느라 사과를 해야 할 순간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연애할 때는 현실 조건 따져가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계산하려 하더니 이별을 하니 그렇게 연애할 때 챙기던 이성은 어디로 가고 뒤늦은 감성만 남아 훌쩍이고 있으니 그런 제 모습이 참 우습더군요.


"나 말리지마! 엉엉"


연애 중일 땐 흔히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 말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연애는 오히려 연애할 때, 그 감정에 충실하지 못해, 더 잘해 주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 순간 순간, 함께 하는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듯 합니다. 적어도 언젠가 헤어지더라도 미련 없이, 아쉬움 없이 헤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이제 더 이상 "더 잘 해 줄 수 있었는데 더 잘 해 주지 못해 속상하다-" 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별로 인해 생긴 못된 습관 마저 잡아 줄 수 있는 멋진 인연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별을 경험 하고 나서 생긴 하나의 버릇이 '무작정 걷기'였습니다. 

심적인 변화가 있거나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더 이상 어떠한 생각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몸을 혹사 시키다 시피 걸어 집으로 돌아갔을 땐 아무 생각없이 샤워하고 바로 잠드는 거죠. 한번은 강남에서 강북까지 반포대교를 횡단하고서 정말 쭉 뻗어 바로 잠들었습니다.

걷고 또 걷기


인적이 드물다 보니 혼자 흥얼흥얼 거리며 노래를 부르며 한강을 따라 거닐다 보면 그 감정에 취해 그 순간을 즐기게 되기도 하더군요.

이별을 경험한 후, 1년 동안 끙끙 앓다시피 하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나서도 남자친구와 소소하게 다투고 나면 또 습관적으로 걷게 되더군요.
인적이 드문 한강변을 따라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걷고 또 걷고.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보면서 말이죠.

"어디야? 너 또 걷고 있지?"
"어떻게 알았어?"
"걱정되니까 빨리 집에 들어가! 밤 늦게 그렇게 다니면 위험하담 말이야."
"응. 알겠어. 지금 들어갈게. 들어가서 전화할게."
"안돼! 전화하면서 가. 아깐 내가 좀 욱해서 말 실수 했나봐. 미안해. 기분 풀어."


아무리 으르렁 거리며 다퉈도 일단 집에 잘 들어갔는지 걱정해 주고 챙겨주는 남자친구를 보며 '이게 진짜 사랑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의 이별로 인해 생긴 나쁜 습관 마저 붙잡아 줄 수 있는 멋진 인연. 아마 헤어짐으로 아파하는 분들에게도 분명 그런 인연이 생길겁니다. 지금 당장은 이별로 인해, 과거의 추억으로 인해 힘들어 하겠지만 말이죠.

이별로 인해 힘겨워서 피우지 않던 담배를 피우고, 마시지 않던 술을 진상처럼 마시던 남자 후배도 또 다른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담배도 끊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더군요. 

주절이 주절이 써내려갔지만 뭐 딱히 결론이라 할 만한 건 없는 것 같네요. 이제 더운 여름도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연인끼리 손잡고 거닐기 좋은 날씨인데 이런 좋은 시기에 이별해서 힘들다는 말을 들으니 제 마음도 괜히 싱숭생숭합니다.


붙어 있기 좋은 날씨. 흐흐.




연애초기, 친구들이 남자친구와 헤어지라고 한 이유

"학생인데 언제 졸업하고 언제 취직해?"
"빨리 헤어져!"
"너랑 걔랑 안 어울리는 거 같아."

제가 직장인, 남자친구가 학생인 '직장인-학생 커플'로 지내면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헤어져!" 라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주위 사람들의 "헤어져!" 라는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참 많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연애 초기, 하지만 이제 남자친구가 직장인이 되고 연애 5년 차가 되면서 주위에서 헤어지라고 하는 말은 사그라 들었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남자친구가 학생이었다가 이제는 취직을 했기 때문에??? 아뇨. 그보다 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연애 초기, 주위 사람들이 왜 헤어지라고 했을까?

연애 초기, 직장인-학생 커플로 지내면서 사이가 좋을 땐 마냥 좋았지만 조그만 것으로 다투게 되면 번번히 '돈' 문제나 '취직' 문제 등 민감한 부분으로 번져 나가곤 했습니다. 분명, 다툼의 시작은 그 이유가 아니었음에도 다투다 보니 둘 중 한 사람의 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감정 싸움으로 크게 번졌습니다. 

전 또 그런 싸움이 생길 때마다 남자친구와 이야기하여 풀기 보다 제 주위 친구들이나 언니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의 이 행동은 곧 주위 사람들이 "헤어져!" 라는 말을 하게 만든 불씨가 된 거죠.

당시, 어린 생각으로 [사랑의 콩깍지가 씌인 당사자는 이런 저런 상황을 판단할 겨를도 없이 감정에 묻혀 애틋한 마음 하나로 이끌려 가지만 제 3자는 객관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주위 친구들에게, 언니들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헤어짐을 고민하는 저의 질문에 주위 사람들은 하나 같이 남자친구와 헤어지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질문 자체가 제 상황에만 유리하게 적용된 편파된 질문인데 대답하는 이들도 당연히 편파된 대답을 할 수 밖에요.

"그렇게 힘들어서 어떡해? 빨리 헤어져."
"그래. 처음부터 너랑 어울리지도 않았어."


그렇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팔랑거리는 귀를 안고 헤어짐을 결심하려던 찰라, "내가 헤어지라고 하면 넌 바로 헤어지는거야?" 라고 되묻던 친구의 대답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친구의 그 질문에 제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자, 질문 자체가 '헤어져'를 유도하는 질문이었다고 이야기 해 주더군요.    

만약, 그 때 철없이 주위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헤어짐을 결정하고 영원히 바이바이- 했더라면 어땠을까를 떠올리곤 합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 말이죠.  

문제는 나의 질문, 그리고 나의 대답에 있었다 

친구의 말대로 주위 사람들의 입에서 "헤어져!" 라는 말이 나오게끔 한 것은 어쩌면 제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사이가 좋은 때가 훨씬 많은데 그런 때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에게 하지 않고 조금만 다퉈도 주위 친구들에게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속상해!' 혹은 '이런 일 때문에 힘들어! 어떡하지?' 라며 하나하나 다 이야기 하고 하소연 했으니 말입니다.

"요즘도 남자친구랑 잘 지내?"
"응! 그럼! 완전 좋아."
"하하. 그래. 좋아 보이네. 빨리 결혼해야겠다."

남자친구와 요즘 어때? 잘 지내? 라는 질문에 반갑게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친구나 주위 사람들은 안부인사 차원에서 건네는 말인데 그 말에 이 악물고 덤벼들며 "내 남자친구가 있잖아..." 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이제는 '좋아 보인다' '빨리 결혼해' '잘 어울리는 커플' 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너네 둘 안 어울려!' '빨리 헤어져!' 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내 편인 주위 사람들, 이제는 우리편으로 만들기

어렸을 적, 할아버지댁에 머물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종종 다투시는 모습을 볼 때가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옆에서 숨죽여 지켜 보며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투실 때면 옆집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귀신 같이 알고 찾아오셔선 "고스톱 치자" 라는 한 마디를 툭 내뱉으시곤 하셨습니다. 

그러곤 또 언제 다퉜냐는 듯 서로 주거니 받거니 고스톱을 치다가 점수가 났다며 웃으시는 할머니 모습을 보며 어린 나이의 전 신기하게 바라보곤 했었습니다. '이상하다. 분명 아까 다투시는 것 같았는데...' 하면서 말이죠.  

"오늘도 데이트 해?"
"응. 왜?"
"요즘 회사일 때문에 웅이가 많이 힘든가봐. 너한테 다른 말 안하지?"
"응. 나한텐 아무말 없던데."
"공연 티켓 두 장 생겼는데 저녁에 시간 괜찮으면 웅이랑 같이 다녀와."
"우와. 오빠 고마워."

한 때는 남자친구와 저 사이에서 "헤어져!" 라는 말을 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먼저 남자친구의 남모를 고충을 살짝 언급해 주며 데이트 잘 하라며 챙겨 주더군요.

문득, 후에 남자친구와 결혼하여 나이가 들어 생활하다가도 부득이하게 의견 마찰이 생겨 다툴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럴 때 주위 사람들이 일방적인 한 사람의 입장만을 듣고 "헤어져!" "이혼해!" 라는 말을 하기 보다는 우리의 입장을 헤아리고 서로 이해하라고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스톱 치자!" 라고 슬그머니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던 할아버지의 친구분처럼 말이죠. :)

+덧) 연애 조언자에게 조언을 얻기 위한 연애 질문지는 본인이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지의 질문에 따라 YES가 될 수도 NO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애 정답지는 조언자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정답지 또한 연애 질문지를 지닌 본인이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YES로 제출하건, NO로 제출하건 그 선택은 결국 본인에게 달렸습니다. :)

연애, 자격 이전에 필요한 건 노력!

소개팅을 통해 만난 여자가 너무나도 순수하고 착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자신의 말 한 마디로 상처 받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그녀를 다치게 하면 안될 것 같다며 2주만에 헤어지자고 통보했다고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 거렸습니다.

일명, 그녀에게 호감이 있지만, 자신이 그 여자에게 자꾸만 상처를 주는 것만 같아 놓아 줬다… 라는 거죠. 사랑하지만, 그녀를 위해 놓아줬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픈 것이었을까요?

"자꾸만 상처를 주는 것 같다고? 그건 너 생각 아니야?"

도대체 어떤 상처를 줬냐고 묻자 그제서야 입을 열더군요. 제 3자 입장에선 너무나도 황당하고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대화였습니다.

"어? 다리가 왜 이래요? 이거 흉터인 것 같은데, 어쩌다 그런 거에요?"
"네?"
"여기 다리털 자라는 쪽에…"
"어머, 아, 이건 흉터가 아니라... 여름이라 모공이 넓어져서 그런 거에요."
"아, 아, 그렇군요."
"…"

어색한 기운이 감돌면서 그 뒤로 좀처럼 입을 열지 못하는 여자. 그 후, 쭈뼛쭈뼛한 상황이 연출이 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서로 어색한 미소만 주고 받다 그 날의 데이트는 끝.
 
원피스를 입고 온 여자분의 다리를 보고 상처라 생각하고 왜 그러냐는 질문에 여자분이 재치있게 웃으며 대답하고 그렇게 넘겼더라면 상황이 달랐겠죠. 또 그런 질문을 하고 난 후, 바로 남자가 여자에게 "아, 그렇군요"가 아니라 죄송하다고 몰랐다며 웃으며 가볍게 넘겨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그 여자분이 너무 여린 것 같아. 난 진짜 몰랐어. 내가 그런 실수 한번 하고 나면 서로 다음 말을 잇질 못해. 여자분은 참 좋아. 정말 마음에 들긴 하는데... 이런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니야."
"음"
"우리 아버지가 그렇거든.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고 어머니한테 정말 상처가 되는 말만 골라서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근데, 내가 딱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보이니까. 아직 내가 사랑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나봐." 
"글쎄. 사랑을 하기 위한 자세? 자격? 그런 걸 운운하기 하기 이전에 노력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아무튼, 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그런 상처를 줬듯이 내가 또 여린 그 여자에게 상처를 줄 것 같은 거지."
"미안. 내가 여자여서 그런지 와 닿지가 않아."

연애를 하는데 '자격'이나 '자세'를 논하기 이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노력'을 해 본 후에 그런 말을 했더라면 또 제 반응은 달랐을지 모릅니다. 

그냥 무작정 아들은 아버지를 닮는다잖아- 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그렇게 했듯이 나도 여자에게 그런 상처를 줄 것 같아- 라는 그의 말에 동정은 커녕 오히려 화가 났습니다. 그럼 세상에 모든 범죄자의 아들은 아버지와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며, 바람피운 아버지의 아들은 똑같이 바람을 피운다- 는 말일까요? 그저 노력을 하기 싫어 핑계를 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근데 지금 와서 그런 말 해서 뭐해? 헤어졌다며?"
"아, 1주일 정도 지난 일인데 자꾸 생각나. 그 여자가 보고 싶어서."
"상처 주기 싫어서 헤어졌다더니 보고 싶다구?"
"응. 어떡하지? 지금 연락해도 괜찮을까?"
"음. 글쎄. 여자가 1주일이나 지났는데 받아 줄까?"

이미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헤어짐을 고한 상황에 뒤늦게 다시 여자가 보고 싶다고 하는 그 말이 너무나도 이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뒤늦게 여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역시 안타깝게도 결과는. 바이바이. 

이미 여자의 마음은 상처로 가득한 채, 닫혀 버렸나 봅니다. 

사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부득이한 상황과 이유로 인해서 말이죠. 그런데 노력을 해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다른 환경의 변화가 아닌 자신의 마음과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말이죠.

그럼에도 "어쩔 수 없어" "어떡하지" 망설이다 정말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사랑이 멀어진 후에야 후회를 하게 되더군요. 그런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와서 후회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해 본 후에 후회해도 늦지 않을 듯 한데 말입니다. 
지난 5월, 비보이 공연에서 최종 우승한 팀의 남자가 우승소감을 전달하며 하늘나라에 간 여자친구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제 마음이 짠하더군요. 우승의 영광을 하늘나라에 간 여자친구에게 돌리고 싶다며... 이야기 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드라마에서나 접할 법한 이야기를 그 비보이가 들려 주었으니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랑함에도 이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과 환경으로 인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이 노력하면 그 사랑을 지킬 수 있음에도 그 노력을 하지 않고 헤어짐을 고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상황을 마주할 때면 그리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쉽게 내뱉는 만큼 쉽게 후회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거듭 신중하게 내뱉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구요.

아, 추석연휴를 앞두고 왜 이리 우울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야... -_-

관심과 집착, 그 미묘한 경계선

"오빠, 어디야?"
"집"
"오늘도 지훈이 오빠 만났어?"
"아니. 걔 출장 갔잖아."
"아, 응. 만약, 지훈이 오빠 1년 넘게 출장가면 오빠 막 서운해서 울겠다. 그치? 같이 게임 못해서. 하하. 만약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뭐? 야, 너 이상하다. 내가 걔 출장가는데 왜 울어? 그리고 내가 너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 내가 우는지 안우는지 왜 그렇게 집착해?"
"뭐? 난 그냥 물어본 거잖아."
"너 너무 하다고 생각안하냐? 무슨 병 걸렸냐? 의부증이냐?"
"헐…"

농담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커플. 갑작스레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더니 한 쪽에선 관심이라 말하고, 한 쪽에선 집착이라 말하고.
끝내 의부증이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여자도 화가 나서 어줍잖게 통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왜 의부증이며 집착이며 구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여자 입장에선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가 흘러 나온 것을 보아 남자  쪽에서 뭔가 계속 담아 오다가 폭발한 경우인 듯 한데요. 경우는 2가지겠죠. 정말 한쪽(여자)의 관심의 정도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려 상대쪽(남자)에서 이를 견디다 못해 욱해서 터뜨렸거나, 또는 그야말로 단순 다른 한쪽(남자)의 마음이 시들해 졌거나.

"너, 근데 너 뜬금없이 지훈이 오빠 이야기는 왜 했어?"
"요즘엔 나 보다 지훈이오빠랑 더 자주 연락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장난 삼아서."
"음"
"그래도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고 화내며 이야기 한게 더 황당하지 않아? 의부증이래. 나한테."
"음, 그러게"

친구의 이야기를 곰곰이 들으며 전 어디까지나 제 3자의 입장이다 보니 친구의 결정에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어디야?"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어디?"
"지하철 안"
"지하철 안, 어디?"
"2호선, 이제 성수역 지나."
"하하. 응. 보고 싶다."

"어디야?"
"친구들 만나러 가."
"친구 누구? 남자? 여자?"
"여자친구들."
"하하. 응. 재미있게 놀고, 헤어지면 전화해."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위 상황 또한 집착이라 말하고,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관심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받아 들이는 쪽이나 건네는 쪽이나 집착이나 구속이라 느끼지 못한다면 제 3자의 시각은 무의미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제 3자가 아닌 연애를 하는 당사자가 어떻게 느끼냐의 차이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이 있죠. 바로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연애에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건 침착하게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죠. 그런데 그녀는 '헤어짐'을 결심했습니다.

연애는 일방이 아닌, 양방입니다. 연애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받거나 주는 것이 아닌, 서로가 대화하고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입니다. 헌데,
이 남자친구의 극단적인 표현에 여자친구도 꽤나 큰 상처를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헤어짐을 결심한 거겠죠.

연인 사이, 이렇건 저렇건 극단적인 표현은 최악의 결과를 낫기 마련이죠. 남자친구 쪽에서 그러한 느낌(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을 받았을 때 극단적으로 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 직적접인 표현을 하며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보다 먼저 부드럽게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연애, 일방이 아닌 양방이 하는 것이기에... 감정에 치우쳐 극단적인 표현을 내세우기 이전에 다시금 자연스레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애의 만능통치약, 역시 대화만한 것이 없죠?

+ 덧) 누군가에겐 '집착'이 될 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한 '관심'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구속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꺼내 헤어지고서는 막상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과거의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남자도 있으니 말이죠.
"난 내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간섭하고 구속하려 들지 말라고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러다 헤어졌지. 헤어질 때 얼마나 홀가분 했는지... 그런데 지나고 나니 정말 좋은 여자를 내 손으로 걷어 찬 것만 같아."
"무슨 말이야?"
"지나고 나니 후회된다는거지. 헤어지고 나니 '아차' 싶더라. 돌이켜 보면 그 여자가 집착한게 아니라 내가 변한거였어. 내가 다른 일에 빠져서는 이전만큼 그 여자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졌었나봐. 엄청 후회돼. 지나고 나니 그만한 여자가 없어. 다들 계산적이고 자기 챙기기 바쁜데 말이야. 그렇게 날 걱정해 주고 챙겨주던 여자를..."
"연애를 하며 관심이 집착이 되기도, 누군가에겐 구속이 되기도... 참. 어렵구나. 너에게도 더 좋은 여자친구 생기겠지. 그 땐, 놓치고 나서 후회하지마." 

부모님의 이혼이 내게 남긴 과제

"제발 이혼하지 마세요. 제발."

한 온라인 포탈사이트에 펑펑 울면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던 시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혼하면 안될 것 같지만, 이런 아내와 더 이상 살 수 없을 듯 합니다. 각자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대충 이러한 내용이었는데요. 꽤나 긴 내용이었는데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해서 읽고는 일일이 이혼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댓글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런 류의 글을 검색하게 된 계기는 제 나이 열 세 살이라는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헤어질 당시, 저를 앉혀 놓고 말씀하셨던 "아직 네가 어려서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일지 걱정이지만 엄마와 아빠는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려 한다" 라는 이유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아서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상처가 너무 커서 한참 동안을 끙끙거리며 아파했습니다.

'왜 당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자식의 입장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나요? 당장 당신들의 아픔을 벗어나고자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자식에게 떠넘기려는 건가요?' 마음 속으로 여러 번 외치고 외치며 그저 끔찍한 악몽이길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어서 이 악몽에서 벗어나길 기도했습니다.

후에 아버지의 바람이 부모님의 헤어짐에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명절을 맞아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남자친구 생기지 않았어? 남자 많이 만나보고 결혼해야지." 라고 묻는 어른의 질문에 큰 소리로 비아냥 거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무례하게 말입니다.

"남자친구는 무슨. 내가 결혼하는지 두고 보세요. 어차피 이혼할거 죽어도 결혼 따위 안 할 테니까!"

지금은 성인이 되어 몸이 커진 만큼 머리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열 네살 당시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이 앞서 있었고 헤어지는 부모님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왜 자식을 두고 이혼하냐며 악을 썼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길 희망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로 받아 들인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세상엔 거짓사랑만 존재한다던 저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일을 얼마 앞둔 시점, 다시 한번 더 선전포고('이래도 나 만날래?')라도 하듯 제가 자라온 과정을 모두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과 아버지가 재혼한 사실, 그리고 그 재혼한 가정에 새 어머니와 함께 살다 뜻밖의 사고로 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까지. 그리고 지금은 친 어머니를 모시고 내가 가장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까지. 이런 구구절절한 사연을 모두 읊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예상했던 반응과 달리 천일이 되던 날, 꽃바구니와 함께 '민감한 부분의 이야기일지라도 어렵고 힘든 이야기일지라도 함께 나누고 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자며 고맙다'고 보내온 남자친구의 카드를 보고선 펑펑 울었습니다. 가족 마저도 서로를 배신하는데 피 하나 섞이지 않은 남이 어떻게 사랑을 운운할 수 있냐던 저의 생각을 남자친구는 완전히 뒤엎어 버렸습니다. 정확히 그때부터 사랑에 대한 '악한' 편견이 깨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계기가 바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이전과는 다른 이 행복한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였습니다. 부정적이기만 했던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꿔 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듯 합니다.

한 때는 자식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미워했던 아버지, 같은 여자로서 안타깝기만 했던 어머니, 이제 더 이상 한 자리에 모셔두고 부모님이라 부를 수 없다는 점이 여전히 속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 멋진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주셨으니 말이죠.

부모님의 이혼이 제게 남긴 과제는 '이래도 사랑을 믿겠느냐?' 입니다.
그 과제의 대답으로 세상엔 진실한 사랑은 없다고 외쳤던 제가 지금은 진실한 사랑이 있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사랑에 아파서 울기도 하고, 주저 앉기도 하고 하겠지만 분명 진실한 사랑은 있다고 말입니다.

+ 덧) 오늘은 오랜만에 굉장히 가라앉는 포스팅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솔직한 이야기도 해 보고 싶었던터라 끄적여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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