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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첫 사랑 그리고 아쉽기만한 첫 이별

· 댓글개 · 버섯공주

누구에게나 한번쯤 애틋한 사랑을 한 기억이 있다면 정말 아픈 이별의 추억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 부쩍 주위에서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 마음이 아픕니다. 연애담으로 알콩달콩 채워 나가고 있지만 한 때,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아프기만 했던 이별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 합니다. 혹 지금 이별로 인해 힘겨워 하고 있거나 아파하고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조금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합니다.

주위의 어떠한 위로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아


"이별 해도 좋으니 연애 한번 해보고 싶다!" 이별로 인해 끙끙 앓는 저를 위로한답시고 내뱉은 친구의 말은 더욱 큰 상처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연애를 한번도 해 보지 못한 친구의 입장에서는 정말 간절함을 담은 표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별을 경험한 순간,
정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듯 눈 앞이 캄캄하기만 했는데 말이죠.

"너만 힘든 게 아니야.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모두 너와 같은 절망감을 느끼곤 해."

초콜릿을 한 보따리 잔뜩 들고와서 펼쳐 보이며 초콜릿이 이별 했을 때는 최고라며 토닥여 주는 선배 언니의 위로 또한 분명 절 위한 위로임에도 오히려 더 서글프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초콜릿을 아주 맛있게 먹었죠. -_- 아이러니~)

하루 울고, 다음 날 또 울고, 슬픈 노래만 나오면 모두 제 상황을 읊는 것만 같고 지나가는 모든 이들은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 것 같고. 왜 이별을 경험하고 나니 유독 커플만 눈에 보이는건지.



그런 와중에 위로 해 주는 많은 친구들. 너무 고마웠지만 정작 제 마음을 다스리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첫 사랑에 실패 후, 다시 닫힌 마음을 열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다가오는 만큼 밀어내기 바빴고, 혹여 제가 그어 놓은 어떤 테두리 내로 들어오려 하면 들어 오지 말라며 노려보곤 했으니 말입니다.

"오기만 해 봐. 확 밀어줄테니. 난 사랑 따위 믿지 않아!"

정말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입니다. 한 달이건, 두 달이건, 1년이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아픈 감정은 점점 사그라 들고, '밥만 잘먹더라' 라는 노래처럼 이별 후에도 밥은 잘만 먹었습니다. ^^;;
아픈 추억에서 점차적으로 벗어나면서 말이죠. 


연애할 땐 그렇게 이성적이더니 이별하고 나니 감성적이 되더라


아마도 첫 연애였던만큼 서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고, 그 아쉬움 때문에 그 이별을 이겨내기가 힘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내가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연애를 하면서 밀고 당기기를 하느라 솔직한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느라 사과를 해야 할 순간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연애할 때는 현실 조건 따져가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계산하려 하더니 이별을 하니 그렇게 연애할 때 챙기던 이성은 어디로 가고 뒤늦은 감성만 남아 훌쩍이고 있으니 그런 제 모습이 참 우습더군요.


"나 말리지마! 엉엉"


연애 중일 땐 흔히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라 말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연애는 오히려 연애할 때, 그 감정에 충실하지 못해, 더 잘해 주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 순간 순간, 함께 하는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듯 합니다. 적어도 언젠가 헤어지더라도 미련 없이, 아쉬움 없이 헤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이제 더 이상 "더 잘 해 줄 수 있었는데 더 잘 해 주지 못해 속상하다-" 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별로 인해 생긴 못된 습관 마저 잡아 줄 수 있는 멋진 인연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별을 경험 하고 나서 생긴 하나의 버릇이 '무작정 걷기'였습니다. 

심적인 변화가 있거나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더 이상 어떠한 생각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몸을 혹사 시키다 시피 걸어 집으로 돌아갔을 땐 아무 생각없이 샤워하고 바로 잠드는 거죠. 한번은 강남에서 강북까지 반포대교를 횡단하고서 정말 쭉 뻗어 바로 잠들었습니다.

걷고 또 걷기


인적이 드물다 보니 혼자 흥얼흥얼 거리며 노래를 부르며 한강을 따라 거닐다 보면 그 감정에 취해 그 순간을 즐기게 되기도 하더군요.

이별을 경험한 후, 1년 동안 끙끙 앓다시피 하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나서도 남자친구와 소소하게 다투고 나면 또 습관적으로 걷게 되더군요.
인적이 드문 한강변을 따라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걷고 또 걷고.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보면서 말이죠.

"어디야? 너 또 걷고 있지?"
"어떻게 알았어?"
"걱정되니까 빨리 집에 들어가! 밤 늦게 그렇게 다니면 위험하담 말이야."
"응. 알겠어. 지금 들어갈게. 들어가서 전화할게."
"안돼! 전화하면서 가. 아깐 내가 좀 욱해서 말 실수 했나봐. 미안해. 기분 풀어."


아무리 으르렁 거리며 다퉈도 일단 집에 잘 들어갔는지 걱정해 주고 챙겨주는 남자친구를 보며 '이게 진짜 사랑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의 이별로 인해 생긴 나쁜 습관 마저 붙잡아 줄 수 있는 멋진 인연. 아마 헤어짐으로 아파하는 분들에게도 분명 그런 인연이 생길겁니다. 지금 당장은 이별로 인해, 과거의 추억으로 인해 힘들어 하겠지만 말이죠.

이별로 인해 힘겨워서 피우지 않던 담배를 피우고, 마시지 않던 술을 진상처럼 마시던 남자 후배도 또 다른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담배도 끊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더군요. 

주절이 주절이 써내려갔지만 뭐 딱히 결론이라 할 만한 건 없는 것 같네요. 이제 더운 여름도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연인끼리 손잡고 거닐기 좋은 날씨인데 이런 좋은 시기에 이별해서 힘들다는 말을 들으니 제 마음도 괜히 싱숭생숭합니다.


붙어 있기 좋은 날씨.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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