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어도 애교 못 부릴 것 같아!"
"응. 넌 그럴 것 같아. 딱 봐도!"
여중, 여고, 여대! 여중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자체가 남학생과 여학생 건물을 분리시켜뒀던 지라 여중을 나왔다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인가요? 남자 형제도 없고 오로지 나이차가 큰 여동생만 있으니 남자라곤 다소 가부장적인 아버지 밖에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학창시절, 여자선후배,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살아 남는 법은 '털털함' 이라고 습득한 듯 합니다. 여자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더 여성스러운 척 하고 '여자라서' 라는 핑계를 대며 내숭 떠는 아이들은 스스로 제 무덤 파는 격이라 보여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여자들끼리 있는데 치마를 왜 입어?"
"여자들끼리 있는데 화장을 왜 해?"
그러면서 점점 패션, 뷰티 감각은 떨어지고 그 떨어지는 감각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시켰습니다. '예쁜 여자' 보다는 '똑똑한 여자'가 좋은 거 아니야? 라며... '꼬리 아홉 달린 여우'보다는 '우직한 곰'이 낫다며...
도대체 그 비법이 뭐길래!
그 이유를 찾고자 연애 경험이 많은 친구들과 연애 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보며 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보려고 했지만 역시, 그런 비법이 눈에 보일리가 없죠.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애교에 능숙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연애 경험이 많은 여자친구들 중에도 애교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고선 "역시, 애교는 타고나야 되는 건가 봐!" 라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고선 무뚝뚝함과 털털함도 나름 매력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편안해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마치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이별의 이유가 고작 그런 거라면 나도 너 싫어! 라고선 자존심을 세우며 헤어졌지만 그 상처는 꽤나 오래 가더군요.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고도 애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이며 난 해당 사항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그렇게 절대 애교는 못 부리던 제가 애교를 마구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말이죠. 지금의 남자친구가 그만큼 나를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대가 나의 어떤 모습도 예쁘게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이렇게 했다가 날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품고 있었다면 절대! 전 여전히 애교를 부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 넌 여자친구한테 애교 부려?"
"야, 남자가 무슨 애교야? 애교는 여자가 부려야지.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왜 여자가 되어선 애교도 못 부리냐?"
라는 센스 없는 말로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먼저 편안하게 대해주며 한없이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애교가 없다고, 답답하다고 이야기 하는 그 남자도 그 여자를 단지 애교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닐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여자가 무뚝뚝하다며 결론지어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그녀를 사랑했던 그 때의 그 마음을 잘 떠올려 보면 절대 그녀에게 '왜 애교를 부리지 못하냐'는 말로 쉽게 상처 줄 수 없을텐데 말이죠.
아프고 힘들기만 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을 하면 여성스러워지고 예뻐지는 듯 합니다.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적 여성스러움은 나날이 충만해져 가는데 외적인 여성스러움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빠 미안해. 다시 분발할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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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심만 충만하다면 별 문제 없는 연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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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믿음과 이해심! ^^
고인이 되신 최진실씨의
여자하기 나름이라던 광고 문구가 문득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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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쵸? ㅎㅎ
가는정이 고와야 오는정이 고운거지요..
서로 조금만 양보하고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면
어려울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이 곱다. 명언입니다. ^^
서로 좋아한다면 애교가 문제일까요 ! --흠 나름 오늘은 어려운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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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러게 말이에요. 서로 좋아한다면 애교가 문제가 아닌데, 왜 사귀고 나니 애교가 없다는 이유로 싫다고 하는지...
참 어렵네요.
서로가 하기 나름이라 생각해요
멋진 포스팅입니다^^
즐거운 금요일이네요
행복하고 좋은 하루되세요^^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애교를 책에서 배웠습니다..가 생각나네요. 연애블로거분들 말로는 애교도 연습하고
자주 해봐야 는다는데요? 근데 선천적으로 타고난 애교가 아니라 책에서 배운분들은..
'후천성 애교결핍증'이라는 병도 생기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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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습하고 자주 해봐도 실전만큼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번번히 실패한걸 보면. ㅠ_ㅠ (아, 제가 연습이 부족했던건지도 모르죠 ㅠ_ㅠ) 그런데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예쁘다, 귀엽다, 라는 말을 많이 들으니 절로 애교가 나오더라구요. 신기했어요.
그렇죠 서로 잘 하기 나름이죠~
잘 보고 갑니다.
고 최진실씨의 말이 생각나는 포스팅이네요..
와이프에게 제가 먼저 잘해야 저도 사랑받겠죠?ㅋㅋ
알면서도 잘 안되는거 아시죠?^^
서로좋아하면
남에눈에 애교가 아닐지어도
그사람눈에는 애교로 비추얼질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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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빙고! +_+ 진짜 정답!
어디에서나
애교 넘치는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도 있을꺼예요~!!
하지만 자신앞에서만 애교떠는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는
거의 없을 듯 싶네요~!ㅎㅎㅎ
좋은 글 읽고 갑니당
채리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꼭 나한테 하는 말같아요 ^^
애교없고 무뚝뚝한 ..ㅠ
애교는 정말 필요한데요~
애교라고 부린다는게 남들에겐
앙탈 징징이 되버린다는 ...
이른바 '콩깍지'가 쓰이면 평범한 행동도 다 애교로 보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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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맞아요^^
남자친구 하는거에 따라서 애교도 늘고 여우도 되고^^
남자도 여자도 서로가 하기나름이라는 말 공감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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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동감.
저도 애교 되게 없는데
중학교도 공학인데 날로갈수록 터프해져만 가는 (실장의 비앤가요..? ;
고등학교도 공학이긴한데 교실자체가 분리되 있어서
처음으로 여자애들이랑만!! 전 이게 훨 좋은것 같아요
남자애들이랑 있으면, 뭔가, 음 정신이 없어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이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남친분이랑 예쁜 사랑하시고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으앙..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실 버섯공주님의 글은 너무 공감이 되서 잘 읽는 편이었는데요...
이렇게 댓글남기는건 처음이에요 ㅜㅜ
저도 이번이 첫연애엿는데.... 애교가 없다고... 무뚝뚝하다고.....ㅠ.ㅠ
차인지 2주일된 사람입니당...ㅜㅜ
하아... 그래서 지금 너무 힘들고 아파요.. 그리고 새롭게 다짐하게된게있는데요..
애교.. 정말 여자라면 배워야하는거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