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쓰러움이 많은 그녀, 용기내 헌팅한 사연

쑥쓰러움이 많은 그녀, 용기내 헌팅한 사연

퇴근길, 밀리는 지하철 안에서 늘 그래왔듯이 거의 구겨지다시피 떠밀려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타야 하는 시점에 제대로 타기도 전에 문이 닫혀 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 사람들에 휩싸여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나이가 많으신 한 아주머니가 꽤 무거워 보이는 짐을 들고 타시는데 '문이 닫힙니다' 라는 지하철 안내 방송과 동시에 갑작스레 문이 닫혀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 했습니다.

'도와드려야 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저의 생각보다 더 한 발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남자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도와 드려야 될 것 같은데' '도와드릴까?' 하는 동안, 남자분은 이미 실천으로 옮기고 있더군요 – 멋있다아!) 아주머니의 팔목을 강하게 본인 쪽으로 끌어 당겨 자칫 문에 끼여 다칠 뻔 했는데 무사히 지하철 안으로 탑승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짐을 번쩍 들어 웃으며 아주머니께 말을 건네더군요.


"괜찮으세요?"
"어머, 학생, 고마워."
"지하철이 좀 갑작스럽게 문을 닫아 버리네요."
"학생은 괜찮아? 아구, 고마워."


연신 고맙다고 남자분을 향해 인사하는 아주머니와 괜찮다고 머쓱해 하는 남자분. 상당히 예의바르게 아주머니를 챙기고 걱정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야, 멋있다."
"조용히 해. 들리겠어."
"어떡해. 내 이상형이야."
"머야. 너 이상형은 키 크고 덩치 큰 남자잖아. 너보다 키가 작은데?"
"아냐. 이 순간부터 나의 이상형은 바뀌었어. 외모가 좋으면 뭐해. 사람이 좋아야지."


쑥쓰러움이 많은 그녀, 용기내 헌팅한 사연


실로 저와 제 친구만 느낀 것이 아닌가 봅니다. 순간, 흘깃거리는 다른 여자분들의 눈빛과 함께 소곤거리는 것이 들렸으니 말이죠. 이런 저런 이상형을 읊어 내려가던 친구가 이 사건 하나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걸 보니 역시, 이상형은 그저 이상형일 뿐인가 봅니다.

"키? 외모?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나 저런 사람, 한 사람 듬직하게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과연?"
"아냐. 봐봐. 지금 보니 얼굴도 잘생긴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 저런 매너라면…"


이미 친구의 눈에는 뭔가가 씌인 듯 했습니다. 평소 장동건을 보고도 잘생겼다는 말을 하지 않던 친구가, 그 남자를 향해 잘생겼다고 말을 하다니… 그리고 연신 그 남자분을 향해 흘깃거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를 보고 있으니 괜히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너 그렇게 좋으면 헌팅이라도 시도해 보지 그러니?"
"악!"


전 그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친구가 실제 행동으로 옮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우리 지금 내리자."
"응?"


순간, 지하철이 문이 열리면서 잽싸게 그 남자분에게 명함을 건네며 내리더군요. 지하철 헌팅은 처음이라며 연신 얼굴이 붉게 달아 올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친구. 평소엔 얌전하고 소극적인 친구인데 그 한 장면을 목격한 이후 갑자기 말이 많아 지더니 헌팅까지 해 버린 이 친구를 보고 있자니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목격한 것만 같아 기분이 묘하더군요.


쑥쓰러움이 많은 그녀, 용기내 헌팅한 사연


오늘 출근길 아침,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쑥쓰러움이 많은 그녀, 용기내 헌팅한 사연


자신의 명함을 건넨 거라 생각했는데 하필 저녁 식사를 하고 받은 쿠폰을 함께 넣어두는 바람에 자신의 명함이 아닌, 그 식당 쿠폰을 준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 친구의 용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걸까요? (설마 아무리 급해도 식당 쿠폰을 줬을까- 싶기도)

* 어제 교대역에서 헌팅 당하신 분을 찾습니다. (하하) 



그나저나 연애 한 번 해 보지 않은 친구가 이렇게 큰 용기를 내어 다가가려 했다는 것이 무척 놀랍습니다. 보통 지하철 헌팅이라하면, 외모에 홀릭하여 외모를 보고 헌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친구는 정반대로 "외모가 아닌 행동과 매너"를 보고 헌팅을 시도했다는 것이 조금 새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느끼는 것은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 그 상황과 노력이 맞아 떨어지면 사랑은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하철 안 임신부와 노부부의 대화가 충격이었던 이유

지하철 안 임신부와 노부부의 대화가 충격이었던 이유 - 부정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퇴근 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다른 한쪽이 유달리 시끄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성이 오가는 것 같기도 하고. 궁금한 마음에 좀 더 가까이 가서 상황을 보았는데요.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분. 겉 모습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지만, 직감적으로 임신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분을 둘러싸고 머리에 흰 눈이 내리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실갱이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 또! 이전 지하철에서도 본 적 있는 익숙한 장면이네. 또 임신부에게 자리 내놓으라고 하시나 봐.'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흔히 보게 되는 자리 다툼이라 생각했습니다.

 

뭔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합세해서 젊은 여성분을 몰아세우는 분위기. 한숨을 쉬며 등돌리던 찰라,

 

"아유. 요즘은 임산부 보기가 드물어."
"앉으세요. 할머니."
"아냐. 나 아직 건강해. 빨리 앉아. 몇 주라고 그랬지? 아유. 정말 이런 때에 조심해야 해. 우리 손녀 생각 나네."
"얼른 앉아. 괜찮아. 괜찮아. 얼른."

 

뭐지? 이 예상과 전혀 다른 대화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임신부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얼른 앉으라고 하시는 모습. 사람들이 모여 있다- 는 이유로 '또 싸우나 봐.' 라고 지레 짐작한 제가 민망해지더군요.

 

"저기. 김과장님."
"또 뭐에요? 왜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르기만 해도 잔뜩 찡그린 인상으로 쳐다보는 분이 있습니다. 전화만 해도 전화를 받을 때부터 이미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분이 있습니다.

 

"뭔데요? 또 뭐 잘못됐어요?"
"아, 그게 아니라. 이 케이크 귀엽지 않아요? 진짜 작죠? 아까 점심 먹고 오다가 보여서 샀어요. 바쁘실 텐데 드시면서 하세요."

 

모니터만 보고 사람이 와도 뒤돌아 보지 않던. 번번이 이유 없는 짜증을 내던 분이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이 건넨 미니 케이크에 적잖이 당황하셨습니다. 회사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일단, 업무 이야기일거라 짐작하고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도 전에 '갑'이 되어 '을'을 상대하듯 행동하시던 그 분. 

 

제대로 듣기도 전에, 상황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이럴 거야' 라는 추측으로 행동하던 그 분. '난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정작 제가 그 분과 닮아 가고 있다는 생각에 식겁했습니다. -_-;;

 

학창시절에는 돌만 굴러도 까르르 웃고 낙엽만 굴러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소소한 것에 크게 반응하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사회생활을 하며 긍정적이기 보다는 점점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듯 하고 제대로 듣고, 제대로 보기도 전에 지레 짐작하는 경우가 많아 지는 듯 합니다. ㅠ_ㅠ

 

안돼에에에에에!

 

 

+ 덧)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오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구. 그래서 난 싸우는 줄 알았거든?"
"응. 그런데? 왜? 싸우고 있던 게 아니었어?"
"응. 아니더라구. 충격이야. 부정적으로 바꼈나 봐."
"뭐가 충격이야. 그 한번으로 너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단정 짓는게 더 부정적이야.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된 게 더 좋은거 아니야?"
"아...!"

 

 

지하철 우측보행 전면시행 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야, 우측 통행 안보여? 야, 넌 눈이 없냐? 비켜!"

퇴근길, 지하철역 계단에서 "우측 통행!"을 반복적으로 큰소리로 외치며 사람을 밀치고 계단을 올라가던 한 중년의 남성. 앞에서 '우측통행'을 외치며 큰 소리 치시니 그 남성분을 뒤따라 가는 제 입장에선 참 편하긴 하더군요. 사람과 부딪힐 일이 없으니 말이죠. 이런 걸 두고 '무임승차'라고 하나요. 하하.  

퇴근길 지하철 환승 구간은 많은 사람들로 인해 상당히 번잡합니다.

특히, 지하철이 막 도착한 직후엔 많은 인파가 내리기 때문에 지하철 계단에서 아무리 우측통행을 한다고 한들 계단의 3/4 이상은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장악을 해 버립니다. 반대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올라가는 사람들은 1/4 정도의 공간만 겨우 확보하고 위태롭게 올라가게 되죠. 

우측 통행을 지키며 올라가던 아저씨가 지하철에서 내려 우르르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해 이리저리 부딪히다 보니 상당히 신경이 예민해졌던 모양입니다.

"우측통행! 우측통행!"

우측통행을 다시 크게 외치며 사람들을 밀쳐냈는데,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분이 그의 손에 밀려 넘어지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정장 치마를 입고 있었던 데다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어 중심잡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넘어진 여성분은 그 분 나름대로 위험한 상황이었던 터라 순간적으로 다소 욕설처럼 들리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아이'로 시작해 '씨'로 끝났습니다. (...응?) 순간적으로 너무 위험한 상황이다 보니 나온 말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어쨌건, 그 말을 들은 남자분은 또 큰 소리로 여성분에게 화를 내더군요.

"뭘 잘했다고 노려봐? 우측통행 몰라? 네가 제대로 안 지켜서 부딪힌거잖아. 눈 똑바로 뜨고 다녀."

우측통행을 준수하는 것이 맞지만, 갑자기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내려오다 보니 그 여자분도 휩쓸려 내려온 것 같기도 한데 참 씁쓸하더군요.

자신의 행동이 옳고 정당한 것을 주장하는 것과 그것을 주장하기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때리고서 "너가 제대로 행동했더라면 맞지 않았을 것 아니냐. 그러길래 왜 규율을 잘 지키지 않았냐. 너가 잘못해서 맞은 거다." 라고 합리화 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환승역이었던터라 한쪽 통행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인파가 굉장히 많이 몰려 있던 상황, 많은 사람에게 휩쓸려 내려가는 상황 속에서 굳이 우측통행의 규율을 내세워 사람을 밀쳐내고 소리질렀어야만 했는지 왠지 모르게 씁쓸해졌습니다. 그 때 밀쳐진 여성분이 아닌, 그 뒤를 따라 내려가시던 할머니가 밀쳐졌다면 정말 더 큰 일이 벌어졌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위의 사건은 꽤 오래전 목격한 경험담입니다만, 어제도 3호선 지하철 역에서 환승 구간에서 몇몇 분들이 "야, 우측통행으로 바뀐 거 몰라?!" 라고 소리치시며 막대기로 사람들을 툭툭 치시며 지나가시더군요. 

우측보행문화는 국제관행이나 보행편의를 위해 만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는 좌측통행 안한다고 소리치더니 -.-)

우측통행의 가장 큰 기본 전제는 분명 '보행자 안전'일텐데 '우측통행'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붐비는 계단에서 서로 밀쳐내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나 같이 그 이유는 '너 왜 나 치고 가냐' 혹은 '넌 눈이 안보이냐. 우측 통행 몰라?'와 같은 이유더군요. 고의로 툭툭 밀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관습에 따른 좌측통행자 혹은 어쩔 수 없이 인파에 밀려 좌측통행을 하게 된 사람들과 우측통행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우측통행이 시행된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네요. 우측통행의 홍보 부족이 그 이유일까요. 우측통행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도 지키지 않아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아직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더 팽배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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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여학생의 작은 행동에 움찔한 사연

거의 매일 같이 만나 함께 데이트를 하는 사이이건만 연말이면 바빠지는 제 업무 특성상, 12월이 되어서는 남자친구를 만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많이 쫓겼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쫓기고 있습니다 ㅠ_ㅠ)

그러다 어제 모처럼 만나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꼽으라면 겨울을 꼽습니다. 이상하게도 제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를 했던 때는 모두 겨울이었던 터라 나름 겨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의 멋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던 때도 겨울이었고, 남자친구가 태어난 계절도 겨울이니 말입니다.

흐- 하지만 겨울이 가장 좋은 이유는 아무래도 붙어 있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꺅! (워- 워- 오늘은 연애 카테고리가 아니니 자중하고)

남자친구와 모처럼의 데이트를 하고 한껏 들 뜬 기분을 안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상시 퇴근 시각엔 꽤 붐빌 법도 하지만 붐빌 시간이 아님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꼬깃꼬깃 지하철에 올라 타 있었습니다. 저 또한 냉큼 빈틈을 보고서 발을 디뎠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지.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이 생각 하나만 머릿속을 메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뒤섞여 집으로 돌아가던 길, 제 옆에 있던 한 여학생이 자꾸만 제 어깨 너머를 보는 것 같기에 노선표를 확인하니 제 뒤편에 있는 문이 열릴 차례더군요. 내리려고 준비를 하나 보다 싶어 최대한 길을 내어주기 위해 바짝 옆으로 붙어 섰습니다. 그리곤 곧이어 지하철 열차가 예정된 다음 정류장에 도착해 제 뒤편 문이 열렸습니다.

여학생이 빨리 내리길 바라며 바짝 붙어 서 있는데, 순간 내려야 할 여학생이 제 옆으로 서서는 제 어깨 쪽으로 손을 뻗기에 움찔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왜 눈을 감았다 떴는지 -_-;; 전 겁이 그리 많지 않은데 말이죠. (순간적으로 그 학생이 한 대 칠 거라 생각한 건지;;)

"아, 안떨어지네. 왜 안떨어지지. 아, 됐다! 떨어졌어요!"

제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제 어깨 쪽에 붙어 있던 머리카락을 떼어 내며 내리더군요.

제가 입고 있던 하얀 코트 위에 제 까만 머리카락 한 올이 빠져 있는 것을 보곤 계속 신경 쓰고 있었나 봅니다. 솔직히 저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오가며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낯선이의 어깨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줄까 말까 고민한 적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여학생은 생각만 하다 정류장에 도착해 내리면서 실천으로 옮긴 셈이죠.

솔직히 제가 움찔할 만큼 위협적인 상황도 아니었고, 그리 놀랠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순간적으로 여학생의 행동에 방어태세를 갖춘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참 우습더군요. 덕분에 그 여학생에게 고맙다는 말이나 미소를 보이기는 커녕 당황한 표정만 역력하게 드러낸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사건사고가 많아 지다 보니 저의 큰 간덩이도 심장도 작게 쪼그라 들었나 봅니다. -_-;;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겁먹었을까' '여학생에게 고맙다고 말했어야 되는데' 이런 저런 소심한 생각만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 덧) 아, 전 완전 소심한 O형입니다. -_-; (결론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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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 치마를 들춘 아저씨의 변명

"꺅!"

지친 몸을 이끌고 거의 졸다시피 꾸벅이며 서 있다 한 쪽에서 들린 여성분의 비명에 화들짝 놀라 쳐다봤습니다.

"왜 남의 치마를 들추고 그래요? 미쳤어요?"
"다 큰 계집애가 뭔 자랑을 하려고 이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냐? 아예 벗고 다니지 그러냐?"
"뭐라구요?"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는 젊은 여성분과 나이가 지긋한 한 남성분과의 마찰이 있었나 봅니다.

여성분은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고 소리를 드높이고 있었고 남성분은 반대로 너무나도 차근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더군요. 처음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큰 소리를 내는 여성분을 보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이 많은 어른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에 심하게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말이죠 -_-;;)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 한 둘이 그 곳으로 조금씩 몰리는 듯 했습니다. 이런 지하철에서 싸움이 나면 괜히 솔깃해져서 무슨 일인지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비단 저 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한참 실갱이를 하던 와중, 들리는 소리. 정말 가관이더군요.

"치마도 짧은데 빤쮸라도 제대로 입었나 안입었나 걱정되서 들춰 봤다. 왜?"

헐… -_-;

순식간에 지하철에서 구경 난 듯 힐끗 거리며 보고 있던 같은 칸 열차 안 손님들이 모두 그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아주 뚫어져라… 아주 빤히 말이죠.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죠.

요즘 지하철에서 이런 저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는 듯 합니다.

제 트위터(@ok_mushroom)를 통해 공개한 아래 사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 전, 저 광경을 보고도 정말 후덜덜거렸는데 말이죠. 요즘 지하철에서 이런 저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공경해야 할 어른이잖아. 내가 저 모습을 보고 조심해 달라고 하기엔 너무 새파랗게 젊은 애가 까분다고 한 마디 하실지도 몰라."
 
"아니. 제정신이야? 지하철에서... 아무리 공경해야 할 어른이라지만,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저런 추태를 보이는 이유가 뭐냐구."

그 자리에는 저 외에 저보다 한창 어린 친구들도 있었고,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먼저 나설까 말까를 고민하다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두 분 모두 이미 만취 하신 듯 했고, 지하철이라기 보다 안방 정도로 생각하는 듯 했고 저와 여러번 눈이 마주쳤음에도 눈이 마주치면 마주친대로 오히려 많은 사람 앞에서 그렇게 있는 그 상황을 즐기시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_-;;; 후덜덜. (한편으로 드는 생각 '지하철에서 저렇게 있는 걸 보면 분명 부부는 아닐거야... 혹시, 불륜?')
 
그 두 사람 바로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도 한 마디 말씀 하지 않으시고 고개를 아예 외면해 버리시더군요.

19금 삐이이이-

덕분에 제가 원하건 원치 않건 아주머니의 속옷 색깔이 무슨 색인지도 알게 되었네요. 
 -_-;;; 알고 싶지 않았다구욧!

유독 제 앞에 이런 광경이 자주 펼쳐지는 건지, 요즘 이런 일이 많아진건지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관한 정보야 여기저기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다른건 몰라도 이런 수위를 벗어난 행동은 좀 자제 해 줬으면 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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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능력 밖에 가진 게 없다는 남자

"야, 난 아무래도 가진 게 돈과 능력 뿐인 것 같다. 하하하하."
"그럼. 그럼. 네 실력 내가 잘 알지. 뭐 집안도 짱짱하니까."
"나 중국어 잘 하는 거 알지?"
"그럼. 네가 괜히 중국 사업 맡았겠냐?"
"솔직히 고모가 도와주긴 했지만 내가 능력이 되니까 여기까지 온거야."
"그럼. 그럼."

어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제 옆자리에 앉은 한 남자분과 맞은 편에 서 있던 두 사람의 대화가 잠깐 졸고 있던 저를 화들짝 깨웠습니다.
듣지 않으려 해도 너무나 큰 소리로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대화에 귀 기울이게 되었네요.

그나저나.
와. 드디어 말로만 듣던 가진게 돈 밖에 없다는 사람을 지하철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아니, 이 분은 돈 플러스 알파로 능력까지 보태주시니... 
도대체 얼마나 어마어마한 사람이기에 지하철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저렇게 이야기 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모 대기업(구체적 대기업명 언급은 생략하고 저만 기억해 둘게요)에 경영진으로 있는 고모 덕분에 내가 이 자리까지 오긴 했지만 자신의 능력이 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말과 함께 굳이 그 상황에 중국어를 샬라샬라 거릴 필요는 없는데 중국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곧이어 역시, 돈과 능력이 되니 여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말을 듣고 더욱 이 분의 얼굴이 궁금해 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상으로 이렇게 자신있게 이야기를 하는걸까...

그 분의 실체입니다.
어떻게 좀 돈 많아 보이고 능력 있어 보이나요? -_-

지하철에서 다리를 저렇게 꼬고 앉아 자신의 발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앉아 있는 모양새가 참...
 

지하철에 앉을 때면 보통 옆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행동을 조심하는데 너무나도 편안하게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제 다리를 자꾸 툭툭 건드려 꽤나 불쾌하더군요. 부글부글.

당당하게 폰을 꺼내 사진 촬영을 하는데도 모르는 건지,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건지...

'아, 똥 밟았다' 하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켜 서려다 괜한 고집이 생겨 끝까지 버티고 앉아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절 보고 괜히 똥고집이라고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가 너무 기상천외하여 앉아서 다 듣고 있었네요.

내릴 곳이 되자, 내리는 와중에도 두 사람이 우산을 들고 장난 치는 모습에 기겁했습니다. 적어도 40대는 되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 패션이 그가 말하는 가진 게 돈과 능력 뿐인 남자의 패션인걸까요?


차라리 술에 잔뜩 취해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그러는 것이라면 차라리 나을 듯도 합니다. 

곧이어 40대의 이 남자가 지하철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장난을 치며 맞은 편 서 있던 남자와 우산을 들고 우산을 칼 삼아 칼싸움을 했습니다. 칼싸움을 하던 중 앉아 있던 다른 손님의 얼굴을 우산으로 찔렀음에도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아, 예예" 한 마디 하고선 유유히 내리는 이 분을 보고 꽤나 기겁했습니다. 정말 저 분은 자신의 말대로 가진 게 돈과 능력 뿐 일 수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능력있고 돈이 있으나 미처 개념까지는 챙기지 못했나 봅니다. 기본 개념이 있으시다면 적어도 공공장소에서 저렇게 독하게 놀진 못할텐데 말이죠. -_-

지하철, 사람들이 날 보고 놀란 이유

전 지하철 앞에만 서면 한 때의 아찔한 기억이 제 눈 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누굴까? 누가 그랬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한 여름 무릎 길이 정도의 흰 면 바지를 입고 학교를 가던 중, 지하철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정확히는 지하철 안이 아니라, 지하철 문에서 내리는 순간 말입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가던 길, 제가 내려야 하는 정차역이 되어 문이 열리자 늘 그랬듯 휩쓸리는 사람들과 함께 우루루 내렸습니다.

"악!"

순간, 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한 여자분.

그 여자분의 '악' 하는 소리에 제가 더 놀랐던 터라 '별 이상한 사람이네. 왜 날 보고 놀래는 거지?' 라며 되려 제가 그 여자분을 노려 봤습니다. 그리고 가던 길을 가려던 찰라,

"아…아가씨, 괜찮아?"
"네?"

갑자기 제 주위로 학생부터 아주머니, 아저씨까지 하나, 둘 씩 모여 들더군요.

"어머, 아가씨, 괜찮아?"
"어머, 저 사람 봐."
"악! 피… 아, 징그러."
"학생, 괜찮아요?"

뭔가 대단한 구경거리라도 발견한 것 마냥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 어느 순간, 모두가 저를 바라보며 수군거린다는 것을 알아 차렸을 때, 한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오셔서 티슈를 제게 내밀며 괜찮냐고 병원에 가야 되지 않느냐고 몇 번이나 되물으셨습니다.

제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붉은 피에 모두가 놀라 저를 바라본 것이더군요. 그제서야 '아… 아프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입고 있던 바지가 면바지인데다 흰 바지이다 보니 피로 더 선명하고 붉게 물들어 멀리서 봐도 꽤나 섬뜩하게 보였을 것 같긴 합니다. 청바지나 검정 바지였다면 또 달랐겠죠?

평소 종이에 손이 베이기도 하고, 어딘가에 부딪혀 상처가 나곤 합니다만, 매번 그럴 때마다 그 순간엔 느끼지 못하다가 발견하거나 깨닫는 순간부터 늘 아픔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신기하게도 말이죠.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 저도 모르게 주저 앉았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상처 때문에 출혈이 심해서 그런 건지, 그저 심리적인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화장실에 가서 확인해 보니 상당히 예리한 것에 길게 베인 것 같더군요. 나중에서야 병원에 가서야 안 사실이지만 면도날과 같은 예리한 칼로 추측이 된다고 하더군요. 출혈이 심한 것에 비해 깊이가 깊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씀과 함께, '누군가 고의적으로 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떤 의도로 그러한 짓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그러한 짓을 했는지는 8년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 일을 당한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더군요.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과에 한 학생도 저와 비슷하게 허벅지 쪽에 그런 상처를 입어 병원에 갔었다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알고 있기론, 그 일이 있은 후, 학교 측에서 경찰에 신고를 하고 범인을 추적해 달라고 했다는데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여학생이 많이 오가는 여대 앞이다 보니 고의로 범행을 위해 그 지하철역 한 곳을 타겟 삼아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그 사건은 꽤나 섬뜩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그 상처가 없어지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처가 많이 아물었고, 거의 표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사람들이 많으면 조금 떨어져서 내리거나 조금 떨어져서 타는 습관이 생겼네요. 우루루 내리거나 우루루 타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이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사람도 많습니다. ㅠ_ㅠ

새삼스레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끄적여 봤습니다.

"넌 왜 그렇게 둔하냐? 아프지도 않았어?"
"그러게. 왜 몰랐을까? 사람들이 나 보고 놀라지 않았으면 나 계속 몰랐을지도 몰라."
"으이그, 이 둔팅아!"

“오빠, 나 싸 보여?” 쉬워 보이는 여자의 기준?

퇴근 하는 길, 유독 눈에 튀는 한 남녀 커플이 보였습니다. 더 정확히는 눈에 쏙 들어오는 너무 예쁘장한 여자분에게 시선이 꽂혔습니다. 여자지만 여자에게 관심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저만의 본능인가 봐요. (응?) 

 

Bad Girl Good Girl - miss A

'쉬워 보이는 여자 같은데?' '싸보여' '저렴해 보이는 군'

언제부턴가 길에서 이와 같은 표현을 들어도, 큰 충격으로 와 닿지 않습니다. '쉬워 보인다 = 싸보인다 = 저렴해 보인다' 라는 표현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레 그 의미를 습득한 듯 합니다. (정말 이 표현은 어디서 습득한거지? -_-;; 몰랐을 때가 좋았는데...)

흔히들, 여자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남자가 여자를 향해 '저렴해 보인다' '싸 보인다' 라는 표현을 종종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여자가 남자를 향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을 들은 적은… 없는 듯 합니다. -_-; (들어 보신 분, 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 원색의 옷과 톡톡 튀는 패션감각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커플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려 한 건 아니지만 듣고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빠, 오빠! 나 옷 이렇게 입으니까 싸 보여?"
"응." (단도직입)
"아, 그래? 좀 가릴까?"
"응."
"뭐야?"
"아니, 옷이 아니라, 너 입부터 가리자. 하하."

순간, 저 상황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장난치듯 '너 입부터 가리자' 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싸 보여?' 라는 표현에 놀라 제가 흘깃거리면서 보는 것을 느꼈는지 남자가 여자를 향해 소곤거리며 '지윤아, 그런 표현은 함부로 쓰지 마. 함부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하는데 꽤나 멋있어 보이더군요. +_+ (상대적으로 여자가 왜 저런 표현을 거리낌 없이 쓰는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질문을 할 때, 아마도 본인이 입은 옷에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었겠죠. 정말 자신이 입은 옷이 자신이 말 한대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의도치 않은 모습(쉬워보이는 여자)으로 보여질까 봐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여자의 질문이 '옷'을 이렇게 입어 싸 보이느냐? 라고 질문했으니 당연 '옷'에 대해 답변하기 마련인데, '옷'이 아닌 '싸 보인다'는 표현에 초점을 맞춰 대답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연령대(20대 후반)가 아닌, 아버지뻘의 연령대 분들과도 함께 누구씨, 누구씨라고 서로 존칭하며 한 자리에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그런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발끈)

"여기 앞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있는 아가씨 말야. 봤어? 쯧쯧. 참 싸 보여."
"'나 쉬운 여자에요' 라고 차라리 써 붙이고 다니지 그러냐? 저 여자, 옷 입은 꼴 좀 봐라."

간혹 지나치다 싶을 만큼 상황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여자를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극단적인 표현으로 '쉬워 보인다', '싸보인다' 와 같은 말을 당당하게 사용하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제가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그런 말을 하는 댁들도 저렴해 보여요!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그것으로 그치면 될텐데, 막상 그런 여자분이 인사를 건네면 히죽히죽 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_-;; 이중적인 모습에 속이 뒤틀릴 지경입니다.

miss A 의 Bad Girl Good Girl이라는 노래의 가사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더니 뒤에선 내 얘길 안 좋게 해, 어이가 없어-)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덧) 여자친구의 말실수에 대해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 바로 여자친구에게 소곤소곤거리며 귀뜸해 주는 남자가 꽤나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졌습니다.
뭐, 알고 봤더니 남자친구 아니고 친오빠, 이런 건 아니겠죠?  +_+

성추행 당하는 여자 도와줬더니 “왠 참견?”

요즘은 보통 예약을 걸어 놓고 글을 발행합니다만, 오늘은 오랜만에 실시간 글이네요. J

요즘 한참 성폭행이며 성추행, 성희롱 등 정말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민망한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송파구 한 주택에선 할머니와 함께 자고 있던 3살, 7살 손녀 두 명을 성폭행 하려다 할머니가 이를 막아 서자 할머니를 성폭행하고 그러고도 또 다시 아이들을 성폭행 하려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3살… 7살… 어떻게 그 어린 여자 아이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하려 한 건지 도대체가 -_-;;;

'설마 우리 동네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 라는 생각을 하기에도 무섭게 주위 곳곳에서 빵빵 터지니 하루에 어떻게 이런 류의 사건이 동시에 여러 건이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은 지옥철이 뭔지 제대로 실감하게 합니다. 그 와중에 제 오른편 대각선 앞으로 서 계시던 한 여성분 뒤에 바짝 다가선 남성분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음은 저를 포함하여 제 주위 분들이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요즘 진짜 성폭행이며, 성추행이며… 왜 이럴까? 여자분은 왜 가만히 있지?' 라는 생각을 하던 찰라, 제 옆에 서 계시던 아저씨가 남자분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썩어서는, 너 같은 개 쓰레기들 땜에 나라가 이 꼴인 거야. 알아?"

아저씨의 격한 표현에 지하철에 타고 있던 모두가 다소 당황한 듯 했습니다. 남자분도 그 좁은 사람들 틈에서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기더군요. 헌데, 더 황당한 것은 여자분의 반응이었습니다.


"아저씨, 왜 그러세요? 뭔데 참견하세요?"

예상치 못한 여자분의 반응에 (감사하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아저씨는 뭐라 말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여자분이 남자분을 향해 "자기야. 우리 여기서 내리자" 라더니 남자분의 손을 끌고 내리더군요.

헐- 헐- 헐- 헐-헐!

설마-

같이 출근하는 연인 사이였나 봅니다. 그들만의 애정행각을 지하철에서 나누고 있었나 보죠? -_-;; 여자분은 모르는 척 앞을 보고 계시고, 남자분은 뒤에서 열심히 여자분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_-;;

종종 지하철에서 함께 출근하는 연인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헌데, 오늘과 같은 쇼킹한 장면을 목격한 것은 정말 처음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안에서 그런 노골적인 스킨십을 하다니 말입니다. 그 커플의 행동은 누가 봐도 성추행으로 오인할만한 행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 흉흉한데)

더군다나 성추행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외면할 때 먼저 나서서 도와줬던 아저씨인데 이 사건으로 인해 '다시는 도와주나 봐라' 라는 생각을 갖게 되실까 봐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쳐다만 봤을 뿐" 이것도 성추행일까?

어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남자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앉을 자리가 없나 주위를 둘러 보던 중, 열차 내 노인석에 앉아 계시는 50대 초반 혹은 중반으로 되어 보이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딱 저의 아버지뻘이신데 말이죠.

눈이 마주치자 마자 제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혀를 내밀고 입술 주위를 여러번 핥으며 보란 듯이 빤히 제 얼굴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대략 19금입니다)

혀를 낼름거리며 그야말로 변태스러운 표정으로 빤히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선 잘못 봤나 싶어 다시 쳐다 보니 또 저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저를 빤히 쳐다 보며 그런 짓을 하더군요.

저한테 직접적으로 성적 추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성적인 말을 한 것도 아니기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더 속이 터졌습니다. 거기다 바로 다음 역이 정차할 역이니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부글부글 들끓는 마음을 안고 냉큼 내렸습니다.

"아 진짜, 수화로라도 욕을 하고 올 걸 그랬어! 아, 속 터져! 오빠 봤어? 그 사람?"
"아니. 못봤어."
"그거 안 좋은 의미잖아. 혀 내밀고 막 핥는거. 왜 빤히 쳐다보면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신경 쓰지마."
"아, 생각할수록 열 받아."

처음엔 너무 당황하여 그 사람을 향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한 채, 그저 어영부영 내려 버렸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런 행동도 성추행에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며 화를 내는 저에게 "너한테 이렇게 했어?" 라며 장난치며 그 아저씨가 한 것처럼 혀를 내밀고선 변태처럼 따라 해 보는 남자친구가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막상 그 아저씨가 하는 모습을 목격했더라면 이러진 않았겠죠?)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성추행범을 목격한 것은 흔하지만, 이처럼 딱히 성추행범이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정말 이러한 행동을 한 경우도 – 저에게 직접적인 언행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 성추행으로 포함이 되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근데, 내 옷이 노출이 심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바지 정장인데 왜 그러는 거야? 이해가 안되네."
"아니지. 노출이 심하다고 야한 건 아니지. 다 가리고 있다고 야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게 뭐야?"
"개인마다 느끼는 게 다르잖아. 짧은 핫팬츠보다 딱 달라 붙는 스키니 바지가 더 야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암튼, 신경쓰지마."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당했으면 '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라도 할 텐데, 회사를 마치고 퇴근 길에 정장 바지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당하니 더 어이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자, 남자친구가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야한 것도 아니며 다 가리고 있다고 해서 야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말을 하더군요. (어렵습니다)

그나저나 50대 후반, 60대 초반이면 정말 아버지 동연배인데 딸을 보고 그러한 변태 행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는건지? 그럼에도 그러고 싶은지, 당신의 딸이 그렇게 당해도 좋은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죠.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라며 아무렇지 않게 털어 버리기엔 마음이 갑갑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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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뜨거운 남학생의 시선 : 착각은 자유!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해를 받기도 하고, 상대방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지금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번째 경우입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해를 한 경우인데요.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지하철 안에서 겪은 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나 이제 집에 가는 길"
"피곤하지?"
"아냐. 아주 조금! 집에 가면 푹 자야지!"
"그래. 집에 가서 빨리 쉬어."

늘 그렇듯 퇴근 하는 길엔 남자친구와 통화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지하철 첫 번째 칸에 타고서는 지하철 첫 번째 칸만이 가지고 있는 지하철 벽면에 살포시 기대어 서서 통화하고 있는데 맞은 편 한 남학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너무나도 작은 얼굴에 옷도 너무나도 세련되게 차려 입어 얼핏 봐서는 연예인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하더군요.

'참 귀엽게 생긴 남학생이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그 남학생과 순간 눈이 마주쳐 고개를 돌렸습니다. 본인도 본인 스스로가 멋있다는 것을 알 텐데 이러한 시선을 받으면 분명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중학생 아님, 고등학생인 것 같은데 귀엽게 생겼어."
"남자야? 여자야?"
"남자"
"너~~~어~~~!!! 날 두고!!!"
"에이, 난 오빠 밖에 안보이지. 근데 진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귀엽다구. 동생 삼고 싶은 그런 애야."

그렇게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계속해서 느껴지는 묘한 시선. 고개를 돌리니 아까 그 남학생이 저를 자꾸 보고 있었습니다.

'뭐지? 왜 보는 거지? 아까 내가 쳐다봐서 화가 난 걸까? 아님, 오해를 한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마구 들면서 남자친구와 전화를 끊을 타이밍이 되었음에도 전화를 끊지 못하고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내가 귀여워서 잠깐 흘깃 쳐다봤는데 눈치 챘나 봐. 내가 쳐다봐서 화난 걸까? 지금 나 계속 쳐다봐."
"에이, 설마. 너가 착각하는 거 아니야? 다른 곳 보고 있는 거겠지."
"아냐. 진짜야. 계속 아까부터 나 쳐다보고 있어."

그러던 중 맞은 편 그 남학생이 저와 다시 눈이 마주치자 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어떤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애써 모르는 척, 못 본 척 고개를 돌리며 그렇게 한참 동안 그 남학생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하며 남자친구에게 소곤거리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하고 있던 찰라 그 남학생이 저를 향해 다시금 뭐라고 입을 뻥긋거렸습니다. 분명 뭐라고 말하는 것 같긴 한데 남자친구와 통화하느라 경황이 없어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뭐?" 라고 하는 순간, 제 뺨을 타고 뭔가가 꾸물거리는 느낌이 났습니다. (온 몸에 닭살이 쭈뼛쭈뼛)

"나방!"
"악!"

견디지 못할 꾸물거림에 소스라치게 놀라 제가 제 뺨을 때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곤 바닥을 보니 커다란 나방이 제 손에 맞아 바닥에 떨어져 있더군요.

그 남학생은 어깨에서부터 목을 타고 뺨까지 올라가는 나방을 보고 그것을 알려주려고 저를 쳐다 보며 손짓과 입 모양으로 알려주었는데 제가 그것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고 혼자서 온갖 상상을 한 것이더군요. 아마 제가 남자친구와 계속 통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말로 알려주지 못하고 입 모양으로 손신호로 알려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민망해서 "고마워" 라는 말 한마디만 하고 내릴 정류장이 아닌데 민망해 하며 냉큼 내려 버렸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기 이전에 '그런 걸 거야-' 라는 저의 추측이 낳은 실수였죠.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민망해집니다.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비명을 질러 상황 파악이 안된 상태였던 지라 저보다 더 놀랬던 남자친구. 뺨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제 비명 소리가 들려 정말 그 남학생에게 지하철에서 설마 맞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가끔 남자친구가 제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착각은 자유예요! 공주님."

+덧) 그 때를 떠올리면 정말 민망하기만 합니다. +_+

출근길에 만난 미니스커트의 여자, 알고 보니

출근하자 마자 오늘 기온이 몇 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영하 9도. 옷을 단단히 껴입고도 상당히 추운 오늘 아침.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타이트한 미니스커트- 솔직히 미니스커트인지도 못 느낄 정도로, 오히려 그냥 상의라고 표현하고 싶어집니다- 에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다리. 그런 그녀가 지하철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뒤를 따라 가게 되었네요. 문제는 적나라하게 들어난 그녀의 속옷입니다. -_- 끄응-
나름, 짧은 미니스커트를 위해 일명 티팬티라고 불리는 속옷을 착용하셨네요. (아직까지 그 잔상이 아른거립니다. 난 여자인데, 왜?!)

출근하는 아침, 이런 장면을 한 여름이 아닌 한 겨울에 목격하게 되니 굉장히 새롭더군요. 보통 지나치게 짧다 싶을 경우, 핸드백이나 신문 등을 이용해 뒤를 가리곤 합니다만, 너무 당당히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져 좀 떨어져서 가자 싶어 더디게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한참 앞서 계단을 올라가더군요.

뒤따라 벌어지는 신기한 광경. 출근하던 남성분들이 일정 간격 이상 그 여성분에게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 번잡한 출근 시간에 그 여성분 주위로만 뭔가에 뺑 둘러 쌓여 있는 듯 공백이;;

어떤 일을 하는 여성분이실까- 궁금해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이 "요즘 애들이란… 쯧쯧쯧" 하시며 그녀를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셨습니다. (그 여성분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으니 마주본 상태에서 그녀를 향해 따끔한 충고를 하시는 듯 했습니다)

순식간에 그녀가 뒤를 그 남성분을 향해 돌아서더니 온갖 욕을 뱉어냈습니다.
"내가 무슨 옷을 입든 니가 뭔 상관이야. !@#%^@$%#$%"
제가 너무나 놀란 것은 그녀가 그렇게 욕을 하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놀랬습니다. 너무나도 앳된 얼굴. 고등학생 아니, 중학생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너무나도 어리고 앳된. (물론, 의외의 동안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던 다른 분들을 비롯하여 저도 냉큼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냉큼 가던 길을 바삐 향했습니다만, 50대 중반의 그 남성분도 욕을 듣고선 뭐라 다음 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그저 혼잣말을 하시곤 갈 길을 그냥 가시더군요. (오히려 더 뭐라고 하는 것보다는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드셨나 봅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아침, 스타킹을 신지 않은 맨다리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목격 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보다는 적나라하게 드러난 속옷에 더 놀랐…) 50대 중반의 어른을 향해 온갖 욕을 뱉어내는 모습에 놀라고, (처음 들어본 욕이 많아 더 놀랐…) 예상했던 2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이 아닌, 중학생 이라는 신분에 더 놀라고. (동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서 놀랐…) 아침부터 많이 놀랐네요. =.=

교복 입은 박한별

너무나도 예쁘고 앳된 학생이었기에,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옷을 입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날씨가 영하 권에 머물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태인데 그리 고운 다리를 내 놓으면 피부가 칼바람에 쉽게 건조해 지고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네요. 후- 그 여학생이 이 글을 볼까봐 제 본심은 말 못하겠습니다만... (후- 그래도 속옷노출은 좀 심하지 않았나- 이른 아침부터- )

-_-; 무슨 의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욕설. 너무나도 예쁘고 고운 여학생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 정말 처음 본 여학생이지만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언젠간 그 학생도 성인이 되고 나면 지금의 제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폭설, 그리고 그 후... 쓰레기 동네로 변신?

지난 4일, 폭설이 내린 후 뜻밖에 새해 첫 출근부터 지각을 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허둥지둥 바쁘게 발걸음 하다 뒤로, 앞으로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실로 제가 태어나서 이토록 원없이 눈을 본 건 처음인 듯 합니다. (9년 전 까지만 해도 따뜻한 아랫지방에 있다 보니 특히나, 눈을 볼 기회가 없었죠) 보통 지금까지 눈이 왔다- 싶으면, 적어도 2-3일이면, 금새 녹아 없어지곤 했는데 이번엔 얼마나 어마어마한 양의 폭설이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만큼 4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곳곳에서 수북히 쌓인 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1주일 이상은 거뜬히 눈을 볼 수 있을 듯 하네요. 제 입장에선 무척 신기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4일이 지난 시점이지만, 사진 촬영일자 기준일은 폭설이 내린 시점에서 3일 후라고 먼저 언급해 드립니다. 자, 퀴즈를 내보죠.

아래 사진을 보고 맞춰보세요. 여기가 어디일까요? 


실로 이보다 더 심한 곳이 많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지하철 내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기에 찍을 수 없었습니다. 신문을 비롯하여 어디서 난 건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짝 없는 장갑과 각종 쓰레기로 추정되는 이물질들이 지하철 바닥에 이리 저리 굴러 다니고 있더군요.

어렸을 적, 제게 눈은 무척이나 하얗고 깨끗한 것이라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기억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글쎄요.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올리며 감탄사를 뱉어내기에는 뭔가 찝찝해지네요.
 
바로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말이죠.
늦은 시각,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와 눈에 쌓인 채, "나 쓰레기 아니에요" 하고 얌체처럼 숨어 있는 쓰레기들을 보고 있자니 뭔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얀 눈더미에 파묻혀 있는 쓰레기가 어찌나 더러워 보이던지...

쓰레기를 수거해 가야 하는 차량도 폭설로 인해 운행에 차질을 겪다 보니 3일간 동네가 쓰레기 동네로 변신해 버리더군요. =.=

우리를 어서 치워주세요-


대로를 중심으로 뒤덮고 있던 눈을 한쪽으로 몰아 깨끗하게 정리가 된 곳이 있는 반면, 아직 곳곳의 골목길은 '내가 왜 눈을 치워야 해?', '눈 녹을 때까지 그냥 기다리면 되지 뭘' 하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인해 여전히 눈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대형 사무실과 건물이 대단위로 위치한 강남 인근과 일반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는 골목길과는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네요.



눈이 녹으면서 드러나는 곳곳의 쓰레기 잔해들과 추적거리며 녹아내리는 눈 사이로 안일한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빙판길. 그 위로 걷다가 넘어지다가를 반복하고 나니 눈 오는 날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도 더 이상 눈을 보고 환호성을 외치던 어린 아이가 아닌가 봅니다.
(이거 좋아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건지)

붐비는 지하철 안, 그들이 똑똑해 보인 이유

처음 서울에 올라 왔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하철 내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하게 출근하면서 지하철역 입구 좌측과 우측에 배치되어 있는 무가지 신문을 집어 들고 지하철을 탑니다만, 처음엔 그렇게 배치된 신문이 모두 유료인줄 알았습니다.


왜냐구요? 나름 어줍잖게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죠.

"서울 가면, 조심해. 사기 당할지도 몰라."
"지하철 안에서나 밖에서나 누가 뭔가를 나눠주면 받지마. 너한테 주고 돈 받으려는 거야."
"껌 같은 거 나눠주면 함부로 씹지마. 그거 공짜로 나눠 주는 거 아니야. 돈 내야 되거든."

왜 유료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마 누군가가 "이거 돈 내는 거 맞아요" 라고 이야기 했다면, "아, 역시 그랬군요" 라며 맞장구라도 쳤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을 때, (출근시간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책이며, 신문이며, 적어도 뭔가 하나씩은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붐비는 지하철 안, 그들이 똑똑해 보인 이유


"우와…"

제가 살고 있던 지방에서는 지하철이 없었고, 대중교통이라고는 버스만 다녔기 때문에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책이나 신문을 본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죠. 상대적으로 버스와 더불어 지하철이 발달한 서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거나 신문을 읽으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서울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더불어 굉장히 똑똑해 보이더군요. (정말 그랬습니다)
 

붐비는 지하철 안, 그들이 똑똑해 보인 이유


요즘엔 저 또한 지하철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오가다 보니 책이나 신문을 꼭 챙겨 봅니다만, 제 스스로도 지하철을 이용하며 활용하는 시간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PMP에 영어강의를 담아 오가며 보더라도 강의 2개는 거뜬히 끝내는데다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책도 이틀 정도면(4시간) 끝낼 수 있으니 말이죠.

>> 움직이는 지하철 내에서 책을 읽고 신문을 보다니, 그들이 참 똑똑해 보인다

>> 나도 지하철을 이용해 보니까 지하철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서 독서하기에 좋은 것 같애

>> 나도 그들처럼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어야겠다

>> 나도 똑똑해 보이고 싶어 (...응????)


요즘도 지하철에서 몰입하여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멋있고, 예뻐 보일 수가 없습니다.


역시, 사람은 집중할 때 아름답다고나 할까요? ^^


+덧붙임) 지하철에 익숙해 져서인지, 없던 멀미가 생긴 것인지 요즘은 왜 버스를 타면 어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끄응- 요즘 많이 못 먹어서 허약해서 그래(어이- 그건 아니잖…)



지하철 손잡이에 제대로 한방 맞은 사연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싶으시죠?
아침부터 지하철 손잡이에 강하게 한 방 맞고 나니 아직까지 이마와 눈두덩이가 얼얼합니다.

지하철 3호선 8번객차 #11
지하철 3호선 8번객차 #11 by michael-ka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선 지하철 손잡이가 일부 지하철 손잡이만 높이가 낮아진건지 아니면 제가 탄 지하철의 그 해당칸만 손잡이가 그렇게 낮은지는 다소 의문이긴합니다. (알고 계신 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궁금궁금-)

오늘 출근길, 붐비는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 밀려 좌석 앞쪽으로까지 밀려나 제가 서 있던 자리는 좌석 앞 손잡이가 위치한 자리.

이상하게 자꾸 손잡이가 자꾸 제 이마와 눈 주위를 툭툭 건드리니 고개를 좌로 꺾었다, 우로 꺾었다 그러고 서 있는데 제 우측으로 뒤에 서 계시던 아저씨 한 분이 제 이마 앞을 서성이고 있던 손잡이를 잡으시더군요.

"아- 다행이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제 눈앞과 이마 앞을 아른 거리던 손잡이가 보이질 않으니 참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내리실 역은 잠실역, 잠실역입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가장 많이 내리는 역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타는 역이기도 합니다.

그 순간, 지하철 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뭔가가 제 머리 뒤통수를 과하게 내려찍는.
순간 아찔해 지면서 멍해지더군요. 

"악"
손잡이를 잡고 계시던 아저씨께서 급히 내리시면서 손잡이를 손에서 놓았는데 그 손잡이가 제 머리 뒤통수를 제대로 내려 찍었습니다. 지하철 손잡이의 탄력성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뒤로 휙 잡고 있다가 놓으면 흉기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아프다는 소리도 못지르고 고개를 잠깐 좌측으로 돌리는 그 순간 다른 편에서 손잡이를 잡고 계시던 여자분이 또 급하게 손잡이를 놓으시면서 그 손잡이가 제 눈 주위를 또 내려 찍었습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픔.
 
아침부터 눈 주위가 빨개진 저를 보시고는 어디서 싸웠냐고 물으시는데, 참 민망합니다. =_=
손잡이가 눈을 찌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168cm 정도의 키에 구두를 신고 출퇴근 하는데, 이마와 눈 주위에 오는 손잡이를 마주할 때면, 덜덜덜;;

어떤 키를 표준으로 해서 손잡이를 낮추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식겁했습니다. =.=  사람들이 가득차 붐비는 상황에서 뒤로도 앞으로도 옆으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지하철 손잡이로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네요.

문득, 손잡이를 스폰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뭘까요?
(끄응- 아...아파요...)


+ 덧붙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1, 2호선만 손잡이가 낮군요.
좌석 앞쪽 손잡이 높이가 170cm 기준이다 보니 제 키에서 구두를 신고 있어서 자꾸 제 눈 주위를 찔렀나 봅니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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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3동 | 잠실역 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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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너네집 안방이냐?" VS "그냥 내비둬"

어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저녁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열차에 타자 마자 정면에 바로 보이는 남녀커플. (외모로 봤을 때엔 20대 초반의 커플인 듯 했습니다)

"어머- 왜 이래"
"뭐? 뭐 어때?"
"주위 사람들이 보잖아"
"에이. 주위는 신경쓰지마. 우리가 부러워서 보는 거겠지. 뭐"
"잇힝"


저는 개그콘서트를 일요일마다 놓치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이런 말 하면 정말 그 커플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냥 내비둬" 의 민경님과 동민님 커플이 생각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보는 코너죠)

잇힝- 세상엔 우리 둘 뿐이야-



하아-
마음 같아선 동영상이라도 찍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그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그렇게 태연하게 스킨쉽을 하고 있는걸까요? 딱 19금 딱지를 상단 우측에 붙여 주고 싶더군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눈길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는 남자친구의 다정한 모습. 딱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말입니다. 
여긴 공공장소입니다.

왜 남자손이 여자 허리를 거쳐 가슴까지 올라가는 므흣한 광경을 공공장소에서 보여주는 것인가요? =_= 

(솔직히,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 그 광경을 봤거나 혼자 있을 때 그 모습을 봤다면 이토록 반발심이 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왜 어머니와 함께 있는 그 자리에서 그 모습을 코 앞에서 보게 된 건지. 
어머니께선 찌릿한 눈초리로 저를 노려 보셨습니다.


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너도 공공장소에서 남자친구와 저 따위로 행동하고 다니냐? 조심해라-'

딱 그 눈빛이었죠. (덜덜덜)

어머니의 손을 끌어 맞은 편 문쪽을 향해 뒤를 돌아 섰습니다. 차라리 뒤돌아 서 있으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죠.  열차가 두 구간 정도 지났을 때였을까요.
갑자기 들리는 큰 소리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여기가 너네 집 안방이냐? 안떨어져! 저 XX들이"

누구 새끼?

아니, 나 말하는 것 같은데?

나?


헐! 이건 또 뭐냐-

6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시는 아저씨(혹은 할아버지-응?)가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소리를 듣자마자 자연히 예측한 곳으로 시선이 절로 가더군요.
뒤이어 들리는 소리.

"야, 무시해. 무시해"
"야, 놔봐. 너(아저씨를 지칭)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저녁 8시 무렵. 퇴근 하는 직장인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한참의 실갱이가 벌어지는 그 동안, 그 열차 내 모든 손님들은 그 세 사람에게 시선이 모아졌고, 저 또한 그 순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세 사람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머니께서 도착했다며 제 팔을 붙잡고 내리자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면 한참 동안을 그 세 사람에게 시선이 빼앗긴 채, 목적지를 지나쳤을 지도 모릅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아무말 없이 길을 가는 동안, 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살짝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까 그 커플은 다른 사람은 안보이고 자기네만 보이나봐. 왜 주위 사람들을 생각 안해? 그러니 아저씨한테 한 소리 듣지. 으이그"

내심, 난 공공장소에서 절대 안그래- 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머니께서 뭐라고 말씀하실지도 궁금하기도 했구요.

어머니께서는 차분한 어조로.


"그 아저씨는 그 커플만 보였나봐. 주위 사람들을 조금만 더 배려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을"

헉!
제가 하나만 알고, 다른 하나는 놓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머니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니 아저씨의 시각에서 그 커플을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 또한 당연히 저의 의견에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햇는데 보다 더 크게 생각하시는 모습에 '내가 너무 좁게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때 그 상황을 보고 그렇게 큰 소리로 너네집 안방이냐며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공공장소니까 조심 해 줬으면 좋겠다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했더라면, 과연 그 커플이 어른을 상대로 그렇게 소리를 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공공장소에서 19금 광경을 연출한 커플도, 고래고래 큰 소리를 지르셨던 어른도, 결국 모두 주위 사람들까지 배려하지는 못한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만난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서로 마주하면 입꼬리가 실실 올라가고 이유없이 미소짓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실실 쪼개는 것도 사실입니다. (쿨럭) 

아이 좋아- 오빠아- 샤랄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공공장소는 말 그대로 공공장소이기에 더욱 여러 사람을 배려하고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어떠한 상황에서건 본인이 옳다며 주위를 배려하지 않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태도로 조심스럽게 설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장면을 목격했을 뿐인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상 속 경험을 통해 자라나는거겠죠? (어이- 넌 이미 다 컸다고-)


말로만 듣던 헌팅, 막상 겪어 보니 후덜덜-



몇 일 전, 지하철에서 헌팅을 당했습니다.

우선, 제게 헌팅이라는 것에 대해 그려지는 이미지는 두 가지입니다. (지극히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첫 번째 시각은 헌팅을 하는 사람에 대한 시각이 싸이코이거나 변태이거나 선수이거나. (정말 드물게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정말 낮게 생각합니다) 셋 중 하나일 것이라는 이상한 편견을 갖고 있어 진짜 사랑하는 감정이 아닌 한 순간의 욕구 충족(…?)을 위한 헌팅것이라는 시각으로 바라 보게 됩니다.

또 다른 시각은 헌팅이지만, 헌팅 아닌 듯한 헌팅. 일방적인 헌팅이 아닌 서로 묘한 분위기 속에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서로 그 사람만 보이는 거죠. 뭔가에 홀린듯한. 그렇게 서로에게 끌려 찌릿한 주파수 속에 서로의 이끌림을 확인하고는.

죄송한데, 연락처 좀 주시면 안될까요?”
, 물론이죠

- 이게 바로 헌팅이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제가 겪은 헌팅은 저 두 가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듯 합니다. 단기간 헌팅이라기 보다 장기간에 걸친 헌팅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사람이 볼까 두렵기도 합니다)

예쁜 얼굴도 아니고 빼어난 몸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그 남자는 무슨 의도로? 내가 그렇게 쉬워 보였나? (정장차림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응? =_=)


우선 그 남자의 얼굴을 제 눈이 익힌 것은 1년 반 정도가 지난 듯 합니다. 어떻게 얼굴을 기억하냐구요? 항상 같은 시각, 같은 지하철의 같은 칸에 항상 타고 내리니 적어도 그 칸에 단골로 항상 마주하는 얼굴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기에 더 잘 기억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굴이 빼어나게 예쁜 여자분이나 뛰어난 패션감각을 지닌 분, 스타일은 40대인 듯 한데, 얼굴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동안인 분 등등. 자주 보는 얼굴은 잊지 않게 되더군요.

>> 2개월 전


항상 출근 하는 그 시각, 적어도 제가 내릴 때 함께 내리는 사람들의 얼굴은 기억합니다. 이미 1년 이상 쭉 이 열차를 이용해 왔던 지라 제가 타는 시각, 제가 타는 칸의 항상 마주하는 얼굴은 웬만해선 기억하고 있었죠.
그 남자는 제가 출근하며 내리는 이 역
(밝히지 않겠습니다)이 내리는 역이 아니었습니다. 어째서인지 그 사람이 내릴 타이밍이 아닌데 제가 내리는데 바로 옆으로 뒤따라 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본능적으로 저도 모르게 뛰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우습네요. 왜 뛰었을까요?)

지하철에서 내리자 마자, 출구까지 구두를 신고서 꽤 황급하게 뛰었습니다. 뒤이어 제 뒤를 따라 달려오는 소리. 다다다다다

지하철에서부터 지하철역 출구를 벗어나기까지, 계단을 그렇게 열심히 뛴 것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잠깐만요라며 뒤에서 부르며 달려오는 그의 발걸음이 더 가깝게 느껴질수록 공포 반, 두려움 반.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사람에게 팔목이 붙잡혀 들은 말은.

저기 그 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요. 명함 한 장만 주시면 안될까요?”

평소 같음, 헌팅 한번 당해 보고 싶다며 친구들과 농담도 하고, 남자친구에게도 길 가다가 나 헌팅 당하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나한테 잘해- 하며 농담을 던지곤 했는데, 이거 웃을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 얼굴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범인 얼굴을 보면 죽이잖아요; 영화에서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갈래요갈래요 그 말만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너무 무서워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날의 기억은 공포로 남아 있습니다. 이른 아침, 8시 무렵에 전력질주 했던 그 날은.

여자가 무서워서 뛰는데 뒤이어 남자가 뛰어오다니전 그 남자가 그저 싸이코인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 순간엔 제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대체 왜끄응-)

그 날, 식은 땀을 흘리며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직장동료가 다가와 왜 남자친구와 아침부터 싸웠어? 으이그-” 라는 말에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보여졌다니. 전 낯선 남자가 뒤쫓아와서 공포에 질려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남자친구와 한동안 출근 할 때마다 통화를 했습니다.


>> 4일 전

이 날 늦잠을 자서 바쁜 마음으로 출근을 하는데 그 남자가 보였습니다. 큰 키 때문에 한 눈에 보이더군요. 피해야 한다는 생각과 내가 왜 피해? 라는 생각이 서로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눈이 마주쳤는데 역시, 어색하고 서먹서먹했습니다. 제가 내리는 역에서 내리는데 또 다시 뒤따라 내립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 잘 만났다. 그 때 너 때문에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딱 이거였습니다.

얼굴을 보아하니, 저보다 어려 보이기도 하더군요. 제 옆으로 다가 서는 그 남자에게.

“야, 너 뭐야? 너 몇 살이야? 대체 왜 이래?”
, 그럼 넌 몇 살인데?” (어쭈-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반말하네)
“너부터 말해
나 스물두 살
내가 너보다 누나거든?”
그래서 몇 살인데?”
너보다 한참 위야
그래? 나 사실 스물다섯 살이야
, 그래도 내가 너보다 위거든?”
몇 살인데?”
스물일곱

그 남자의 나이를 막상 듣고 나니, 이전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고 공포에 사로 잡혀 있었던 그때의 제 모습이 조금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붙들려서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그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웠습니다.  

저도 작은 키는 아닌데, 저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키가 크다는 이유로 이렇게 위축되어 보고 겁먹기는 처음인 듯 합니다. 헌팅을 이렇게 저보다 나이 어린 동생에게 당해 보는 건 태어나서 처음인 듯 하네요.이 나이에; (쿨럭)

 

으이그- 귀여운 것. 궁디팡팡!

처음부터 그렇게 지레 겁 먹을 필요도 없었는데 너무 위축되어 소심하게 행동했던 제 자신이 조금 우습네요. 반대로 요즘 그런 이상한 사건이 밤낮 가리지 않고 일어나다 보니 단순한 헌팅도 고운 시각으로 보지 않게 되고, (뭔가 다른 목적이 있을 것만 같고) 헌팅 하는 사람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사이코이거나 돌+I정도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_= 그러면 안되는데(수많은 헌팅남, 헌팅녀분들 죄송합니다)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여러 사건, 사고 때문이라고(믿을 수 없는 사회 때문이라고) 두둔하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요-

어쨌든, 이제 곧 서른을 2년여 정도 앞두고 이런 경험을 하니 새롭고 익숙한 일상 속 상큼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보는 듯한- 꺅)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