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하는 길, 유독 눈에 튀는 한 남녀 커플이 보였습니다. 더 정확히는 눈에 쏙 들어오는 너무 예쁘장한 여자분에게 시선이 꽂혔습니다. 여자지만 여자에게 관심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저만의 본능인가 봐요. (응?)
Bad Girl Good Girl - miss A
'쉬워 보이는 여자 같은데?' '싸보여' '저렴해 보이는 군'
언제부턴가 길에서 이와 같은 표현을 들어도, 큰 충격으로 와 닿지 않습니다. '쉬워 보인다 = 싸보인다 = 저렴해 보인다' 라는 표현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레 그 의미를 습득한 듯 합니다. (정말 이 표현은 어디서 습득한거지? -_-;; 몰랐을 때가 좋았는데...)
흔히들, 여자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남자가 여자를 향해 '저렴해 보인다' '싸 보인다' 라는 표현을 종종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여자가 남자를 향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을 들은 적은… 없는 듯 합니다. -_-; (들어 보신 분, 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 원색의 옷과 톡톡 튀는 패션감각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커플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려 한 건 아니지만 듣고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응." (단도직입)
"아, 그래? 좀 가릴까?"
"응."
"뭐야?"
"아니, 옷이 아니라, 너 입부터 가리자. 하하."
순간, 저 상황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장난치듯 '너 입부터 가리자' 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싸 보여?' 라는 표현에 놀라 제가 흘깃거리면서 보는 것을 느꼈는지 남자가 여자를 향해 소곤거리며 '지윤아, 그런 표현은 함부로 쓰지 마. 함부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하는데 꽤나 멋있어 보이더군요. +_+ (상대적으로 여자가 왜 저런 표현을 거리낌 없이 쓰는 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질문을 할 때, 아마도 본인이 입은 옷에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었겠죠. 정말 자신이 입은 옷이 자신이 말 한대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의도치 않은 모습(쉬워보이는 여자)으로 보여질까 봐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여자의 질문이 '옷'을 이렇게 입어 싸 보이느냐? 라고 질문했으니 당연 '옷'에 대해 답변하기 마련인데, '옷'이 아닌 '싸 보인다'는 표현에 초점을 맞춰 대답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연령대(20대 후반)가 아닌, 아버지뻘의 연령대 분들과도 함께 누구씨, 누구씨라고 서로 존칭하며 한 자리에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그런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발끈)
"여기 앞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있는 아가씨 말야. 봤어? 쯧쯧. 참 싸 보여."
"'나 쉬운 여자에요' 라고 차라리 써 붙이고 다니지 그러냐? 저 여자, 옷 입은 꼴 좀 봐라."
간혹 지나치다 싶을 만큼 상황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여자를 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극단적인 표현으로 '쉬워 보인다', '싸보인다' 와 같은 말을 당당하게 사용하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제가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그런 말을 하는 댁들도 저렴해 보여요!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그것으로 그치면 될텐데, 막상 그런 여자분이 인사를 건네면 히죽히죽 거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_-;; 이중적인 모습에 속이 뒤틀릴 지경입니다.
miss A 의 Bad Girl Good Girl이라는 노래의 가사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더니 뒤에선 내 얘길 안 좋게 해, 어이가 없어-)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뭐, 알고 봤더니 남자친구 아니고 친오빠, 이런 건 아니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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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하고 반듯해도 숴워 보이는 여자는 있습니다 가만생각해보면 알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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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끄덕끄덕.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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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싸보인다는 말 가끔 들었는데, 여자가 싸보인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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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솔직히 저도 여자 입장이다 보니 100% 와닿지는 않습니다. 음... ^^
아, 세종대왕께서 통탄해 할 일입니다.
고운 말 쓰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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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고운말!
얌전한고양이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흐엉ㅠㅠ좀 자제해 주시지..아저씨도 참...;;아저씨 보라고 그렇게 입은거 아닌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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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
당장 사라져야할 안좋은 표현이죠. 요즘 모든것이 상품화되다 보니, 사람마저도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둔감해져 있습니다. 아주 무서운 일입니다. 저라도 다시한번 정신차리고 언어 순화에 힘써야겠습니다. 댓글이 결의문 같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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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결의문 같지만, 제가 하고픈 말을 잘 요약해 주신 것만 같아 와닿습니다. ^^ 감사합니다.
음... 싸보인다는 것은 남자에게는 '양아치같다'라는 뜻과 동급으로 쓰이는 말이에요.
대체적으로 남자가 먼저 구애하고 여자가 그에 따르는 패턴이 일반적이므로 여자들만 그런 단어를 듣게 된거죠.
만약 지금의 사회가 정반대의 사회였다면 여자대신 남자가 그런말을 듣게되지 않았을까요?
싸보인다, 저렴하다, 쉬워보인다 이런 말 속에는 '자신보다 수준낮은사람'이라는 생각이 전제되어있어요.
수준이 낮다 -> 내가 더 수준이 높으니 저 사람보다 상급이다 -> 따라서 난 저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 라는 결론이 도출되는것이죠. 그런 생각이 있으므로 그런 인격모독적인 말을 하게되는것이구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평등사회를 부르짖고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잖아요. 상류층 사람들은 그 아랫사람들을 자신들보다 하등하다고 여겨서 함부로 하는 성질이 있으며 우리 평범한 사람들조차도 3D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성질이 있죠.
결국 싸보인다 이런 말도 이런 기조에서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밤업소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을 자신들과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잖아요.
솔직히 버섯님도 3D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노숙자, 밤업소 종업원들에 대해서 '나보다 수준떨어지는사람. 나보다 낮은사람' 이런생각을 갖고있지않나요?
무의식이라는것이 참 무섭죠. 물론 여자의 입장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당장 감정이 상하지만 해결법은 하나에요. 그런 소리를 듣지않게 행동하면 되는것이죠. (이러면 악플크리 먹으려나요?ㅠㅠ)
하지만 저같은 경우도 길거리에서 '양아치같다' 이런말을 듣지않기위해서 약간 행동이나 옷차림등에 조심하는걸요. 뭐하러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하락시켜가면서까지 자기만족을 추구하나요?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는 범위가 아닌 자유에 속하므로 구속력을 가할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자기도 편하고 남도 편한것이 좋지않을까요? 남의 눈치를 보라는것이 아니고 자신의 자유를 어느정도는 타인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양보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는것이죠.
아... 오늘도 쓸데없는 논문을 한 편 발행했네요;;
쉬워보이는 여자의 기준이란것은 딱히 정형화된 것은 없어요.
그 분위기나 말투가 마치 밤업소 종업원같으면 그런말을 하게되죠.
양아치같다고 생각하는 기준 역시 그 행동이나 옷차림등을 보고 결정하는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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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문제는 아마도 언행(말과 직접적인 행동)보다는 그저 겉으로 보이는 외면적인 모습만으로 함부로 그 사람에 대해 단정짓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싶어요.
나그네님의 말처럼 표면적으로 평등사회를 부르짖고 있지만 실상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워요. ㅠ_ㅠ
그 보셨다는 남자분 생각이 참 깊은듯 ^^;;
저도 그런 사람이 되야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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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봐 온 바람처럼님도 충분히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많은 분인걸요? ^^
남자분이 참 생각이 깊은듯...
근데 여자분이 어렸으면 여자분 화냈을지도
싸보인다는 그말에 응이라고 대답한거에 대해서
근데 저런 남자분이라면 잘푸셨을것 같네요^^
ㅂㅂㅂㅂ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다음에 바람난형준이 이라 치세요 ~~ ^^ 여기서 비싸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