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초기만 해도 남자친구의 조그만 말 한마디에도 자연스레 눈물이 앞섰습니다. 한참 남자친구와 게임으로 인해 다툴 때만 해도 전 이미 남자친구의 '게임'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남자친구는 아마 저의 '눈물'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을 듯 합니다.
"아냐."
"다시는 게임 안 한다고 나랑 약속했잖아."
"또 게임 중독 어쩌구, 그런 말 하려구? 난 게임 중독 아니야. 이 정도는."
거듭된 약속을 번번히 깨버리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실망감은 커지고 정말 헤어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헤어지게 된다면… 이라는 상황이 그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속상함에 눈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절대 울고 싶어 우는 것도 아니고, 참으려고 해도 터져 나오는 눈물인데 "뭐야. 또 울어?" 라는 남자친구의 한 마디는 더욱 저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엉엉엉" 휴지로 입을 틀어 막고 우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그제서야 남자친구는 "그렇게 서러워? 미안해"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제가 유독 감수성이 풍부한 건지, 남자친구가 감수성이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덤덤한 로봇인 건지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에서 "또 울어?" 라는 말을 내뱉는 남자친구가 그렇게 미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자 친구들이 남자친구 때문에 속상하다며 힘들다며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면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 저런 말을 제가 하면서도 막상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다 보면 이야기를 하다 말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 울면 안되는데..."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다 보니 연애 초기와 달리 그렇게 울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언제 울었더라?'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 동기가 여자친구의 우는 모습에 짜증이 난다며 하소연을 하는 바람에 한 때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야! 여자친구가 언제 자기가 울면 무조건 다 받아 달라고 한 적 있냐?"
"아, 그건 아니지. 근데 왜 우냐고. 내가 뭐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울만한 상황은 뭐고, 울어서는 안 되는 상황은 뭐야? 넌 사람 감정이 마음 먹은 대로 되냐?"
"그야…"
여자의 거듭되는 눈물은 남자를 짜증나게 하고 지치게 한다는 것. 아마, 웬만한 이 세상의 여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뭐든 자신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보니 말입니다. 분명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보인다면, 적어도 그런 여자친구를 향해,
"여자눈물이 무기도 아니고, 왜 그렇게 울어대냐?" "또 울어?" "아, 울지 좀 마. 짜증나."
이러한 말을 하는 건 적어도 사랑하는 사이의 여자친구를 향해 할 말은 아닌 듯 합니다.
여자친구의 눈물을 보자 마자, "뭐야, 또 울어?" 라는 말을 내뱉기 전에, 먼저 여자친구가 왜 우는지 그 이유를 먼저 들어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니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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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남자들 많은 경우 여자가 울 때 왜 우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왜 우는지 이해를 시켜줘야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서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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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쵸? 뭐든 대화가 되어야 해결되는 것 같아요.
솔로라서 그런지 이런 정보가 눈에 잘 들어옵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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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반갑습니다. 화이트헤드님. ^^
감사합니다.
흑흑 울면 저도 같이 울래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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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_+
공주님 말씀처럼 여자가 왜우는지 여심을 잘 읽어야될것 같네~!
즐거운 한주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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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넵.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여자맘 헤아려 주는 자상한 남친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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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빙고! ^^
보통 사람들이 자기는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심통나는 그런 심리 같아요. 그런데 넌 눈물이 무기냐는 심하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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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내 눈물이 무기로 보여? 흥. 막 이러고 싶어지는. ㅎㅎ
뭐... 남녀 할 것 없이 서로에게 하면 안되는 말들을 무의식중에 참 많이하곤하죠...
가까울수록 더욱 조심해야하지만 항상 사람들은 편함과 무례함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면서 무례함쪽으로 넘어가는것도 안타깝구요..
어쩌면 연애초기보다도 몇 년 사귄 사람들이 더욱 더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말을 많이 하게된답니다.
오늘은 왠지 습도도 낮고 햇빛만 비치는 좋은(?) 날이네요~
점심을 먹고 문득 하늘을 보니 하트모양의 구름이 하나 포착되었어요 ㅋㅋ 왠지 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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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은 일 많이 있으셨나요? ^^
저도 엄청 울보인데 ㅡㅡ;;
다행이 그런말은 안하네여 ㅋㅋ
정말 지겹게 우는데말입니다;;
어쩐날은 우는게 이쁘다 자주울려야겠다 이러고;
어떤날은 우니깐 진짜 못생겼다면서 ㅡㅡ;
그날은 미친듯 펑펑 울었던날이겠죠^^;;
즐거운한주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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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울보... ㅎㅎ
^^
우리나라 남자들은 어렸을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랍니다.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하며, 가정을 잘 꾸려야 한다' 뭐 이런거죠. 그래서 대부분의 남자들이 여자의 눈물을 보면 자신과 별 상관이 없다해도 당혹스러워하고 힘들어 합니다. 자신이 남자의 본분을 다 하지 못한것 같다는 생각때문이죠.
시간이 얼마나 흘렀든, 여전히 여자의 눈물은 남자에게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러기에 그 강력한 무기를 쓰지 못하게 역공을 하는거죠. "넌 눈물이 무기냐?"라고. 그만큼 무섭습니다.
어쩌면 드라마속 남자들처럼 '맘껏 울어' 말하는 남자를 오히려 조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는 선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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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하.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그래도 또 울어? 넌 눈물이 무기냐? 이 한마디보다 자상하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주는 남자친구가 더 끌리는 건 어쩔 수가 없...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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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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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보고 싶었어요. 와락! ㅎㅎㅎ
자꾸 비밀로 체크하는 건... 그건... ♥ 마음 때문에. ㅎㅎㅎ
하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 너무 귀여워 보였을거에요. 사랑스러워 보이고. 저도 그 책 한번 꼭 읽어 봐야겠네요. +_+
정말 님의 고운 마음씨를 보니, 정말 예쁜 사랑 하실 것 같아요. 꺅!
남자들은 설명을 하지 않으면..알아서..눈치채는 분은 정말 소수인것 가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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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쵸. 그래서 여자분은 꼭 울게 되더라도 그 이유를 남자친구에게 전달하는게 중요하고, 남자친구는 "왜 또 울어?"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좀 더 아끼는 마음으로 여자친구를 감싸주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tongroy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는 싸우고난후 만나서 대화로 많이 풀어요..
싸우는것도 제가 일방적으로 섭섭해 삐지는경우가 많지만요..
근데 이야기를 할때면 꾹꾹 참을려고 해도 주루룩 눈물이 떨어지네요.
제가 원래 눈물이 많은 탓도 있지만..
남친앞에서 운적이 너무 많아요..
나만 유독 그런건가 다른분들도 그런건가 궁금하네요.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그래요. 끄덕끄덕.
개인차가 있겠지만, 확실히 남자 보다는 여자가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아요.
울지말고 차근차근 말해야지 하면서도 눈물이 먼저 주루룩. 그만큼 남자친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거니깐요.
반대로 남자친구도 싸우고 나서 우는 거 보기 싫다며 뒤돌아 설 수 있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대화로 풀어 나가고자 하는 것 역시, 그만큼 님을 아끼고 사랑하니까 그런거겠죠. ^^
예쁜 사랑하세요~ ^^
난매력남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남자인데 솔직히말해서
여자들 우는게 일부러든 아니면 어쩔수없던간에
울면 정말...보기싫어요 ㅜㅜ
물론 안쓰럽기도하지만..;; 정말 뭐랄까
차라리 안보이는곳에서 울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보기흉합니다 ....;;;;;
아..막 참으려고하고 한두방울 흘리는건 괜찮아요
막 소리내서우는걸 말한거임~~..;;으 진짜싫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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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으허허허허허허허허헉. 크헉. 으허허허헝. 뭐 이런거 말씀하시는거죠? (쓰고 나니 너무 웃긴데요) ㅎㅎ
세상 모든 남자분들이 버섯공주님의 블로그를 즐겨찾기로 등록해놔야 하는데
말이죠...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홋. +_+
음...
예전에 여자친구가 많이 울던 아이가 있었는데 음...
그 여자친구는 많이 울긴해도 정말 진심으로 걱정해서 울고, 제가 잘못해서 울린 경우도 있고...
암튼 결과적으로,
우는 이유가 이해가 가능경우였고
그래서 다독거리고 미안해지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여자도 있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아니고 진짜 친한 커블이었는데...
가끔 옆에서 보면 어떤경우는 자기욕심채울라고 자기가 하자는 대로 안한다고 우는 여자분들도 솔직히 가끔 보입니다...(기분나쁘게 듣진마시고 실제로 그래보였어요 제가보긴...)
근데 그게 너무 자주그러는 모습을 보게되니 참 짜증이 나더군요....
그 커플 저랑 친해서 자주보곤 했는데...
나중에 제가 그 꼴 보기시러서 그커플 부르면 절대 안나갔습니다...
그런 경우도 있긴 하더라구요....
음 글쓰다 보니 웬지 말이 앞뒤가 안맞네..
암튼, 진심인 경우가 더많겠지만, 실제론 눈물이 무기가 되기도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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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그 커플은 좀;;; 억지스럽네요. 제가 봐도 짜증날 것 같은...
그런 커플도 있군요. 덜덜.
역시, 우는 이유가 이해가능한 경우여야 겠죠?
눈물이 필요한 경우도 있죠.
너무 흔한 눈물은 오히려 역효과 일수도 있지만
감성이 넘 풍부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받아줘야 할것 같아요.
여자 울리지않고는 안되나 몰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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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ㅎ 꽁보리밥님의 마지막 멘트 넘 귀여워서. ㅎㅎㅎ
내 앞에서 여자가 눈물을 흘리면 정말 당황스럽지요..
아마 남친도 당황해서 그런말을 했을겁니다.
그나저나 여자 울리면 안되는데.. 쩝..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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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 맞아요. 여자 울리면 안되요! 떽! (이러고) ㅎㅎ
울리면 안되겠지만..
제 앞에서 운다면 엄청 당황할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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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_+ 오홋~ 그래도 푸탄님은 잘 달래 주실 것 같은데용.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일단 여자들이 우는게 너무 싫어요...
그런데 이 싫은게 상대방을 보며 짜증나는 감정이 아닌,, 제 자신에게 너무 싫어지는겁니다.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왜 이러한 상황이 온건지 막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참 그 상황이 너무 싫더군요. 그런데 이런걸 또 상대방이 모르니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바뀌지 못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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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문을열어님의 댓글을 보니 뭔가 확 와닿습니다.
상대방을 보며 짜증나는 감정이 아닌 자신이 그렇게 만든 모습이... 우와.
문을열어님은 왠지 굉장히 멋진 분이실 것 같은 예감이 팍팍! +_+
역시, 서로가 대화로 풀어 나가야 그런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글 많이보고가요!
우리오빠도 이런글을 좀보면 얼마나좋을까욤..ㅋ
저도진짜많이우는뎅.ㅋ
휴=3 울고싶어서 우는 사람이 어딨냐고요
먼저 왜우는지 생각을 좀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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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쵸. 여자 입장에선 답답해지는...
절대 울고 싶어서 우는게 아닌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