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연락을 안받아."
"왜?"
한참 같은 과 여자 동기와 잘 되어 간다던 후배녀석이 어느 날, 여자친구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서로 일명, 밀고 당기기를 하며 눈치만 보다가 겨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제대로 된 둘만의 첫 데이트를 하게 된 거죠. 극장 앞에서 보기로 하고선 여자친구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여자친구가 평소와 사뭇 다른 패션으로 걸어 오는 것입니다.
항상 학교에서는 바지만 입던 여자친구가 무릎 길이 정도의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고 걸어 오는 것을 보곤 순간, 온 몸이 굳어 버렸답니다. 얼굴이야 원래 뽀얗고 예뻤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나풀거리는 치마 아래로 드러낸 뽀오얀 다리가 너무 돋보여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다리로 시선이 가더라는 거죠. (흥, 늑대)
"어? 너 왜 치마 입고 왔어? 치마 안어울려."
라는 치명적인 말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아니, 너 평소에 즐겨 입는 바지 있잖아. 치마보다 그 바지가 훨씬 나아."
"…"
"너가 자주 하는 말 있잖아."
"뭐?"
"말을 해야 알지, 말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남자가 그 마음을 아냐고. 근데, 지금 너가 딱 그 경우인데? 말을 하려거든 제대로 말을 했어야지. 왜 그렇게 돌려서 말했어? 그냥, 너 오늘 치마 입으니까 참 예쁘다, 근데, 다른 남자들이 너의 예쁜 다리를 자꾸 훔쳐보니까 속상하네. 이렇게."
"아, 누나. 어떻게… 남자가 쪽팔리게…"
"헐! -_-"
좀처럼 치마를 입지 않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예뻐 보이고 싶어 치마를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하고 왔는데 기대했던 "너 오늘 참 예쁘다" 라는 말은 못해줄 망정, 뜬금없이 "왜 치마 입고 나왔어? 치마 안어울려." 라는 말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남자친구가 제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의 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라고 말이죠. 헌데, 종종 말 하나를 들으면 그 말하나를 물고 늘어져 확대 해석하고 부풀리 게 되더군요.
"뭐야? 나랑 같이 있는데 피곤하다구?"
"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 회사일이 진짜 많았거든."
"흥"
"너 또 확대해석하고 있지?"
특히, 첫 데이트였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단단히 토라진 그녀의 마음.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정말 답이 없는 거죠.
"누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쩜 그런 저주를…"
"진짠데... 하하. 여자친구한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기분 풀어줘."
"그래서요?"
"아, 이거 아무래도 맛이 별로라고 어떻게 2시간이나 걸려 만든 잡채 맛이 이럴 수가 있냐고 말해줬지."
"헉! 여자는 그런 말에 상처 받는데…"
"응. 그 땐 몰랐지. 그런데 더 무서운 건, 그 이후로 밥상에서 더 이상 잡채를 볼 수 없다는 거야."
"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야. 언제쯤 아내가 만들어준 잡채를 다시 먹을 수 있을까? -_-;;;"
그래서일까요. 저도 연애를 하고 있지만, 연애, 참 쉽지만은 않습니다. +_+
그래도 연애를 하면 참 행복합니다. ^^ (테러 당하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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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쵸 남자들은 다 똑같아 무심한말~
허나 그 무심한 말의 근원을 잘 생각해보면 아주 좋은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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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도! 무심한 말 싫어요! ㅎㅎㅎ
말조심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넘의 말이 쭉 숩관이 된 터라, 지 맘대로 마누 내뱉어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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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오랫동안 익숙해져 온 습관을 단번에 바꾸기란; ^^
연애초기 치명적인 실수가 서로에 대한 배려를 무시하고 자기생각을 지 멋대로 표현하는것이지요... 말한미디 천냥빛 갚는거 ...연애에서는 필수지요..
그래서 연애초기에 남자들은 술을 먹여보면 다 나 온다닌까요 ㅋㅋㅋㅋ
평상시 맘에 나들었던 이야기 술한잔에 팍~~터지고 그것을 판단하고 밀든지 말던지 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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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홋! 남자들에게 술을 먹여 봐야 되는건가요? +_+
(제가 술을 못마시니 이거야 원) ㅎㅎ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
저도 공주님 이야기처럼~ 항상!!
좋은 점은 더 솔찍하게~ 나쁜점은 착한거짓말좀 해야겠는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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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조금은 솔직한 것을 더 크게 이야기 하고, 나쁜 점은 살짝 숨겨 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하는게 연애인것 같아요. ^^
솔직한 게 정말 최고입니다. ㅋㅋ 솔직하게 말하면
웬만하면 귀여워보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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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을 하는 반면 여자분들은 그러질
않는 것 같더라구요.
아마 그래서 오랜동안 살면서 싸우고 찌지고 볶겠죠?
그래도 흰머리 될때까지 같이 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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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남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는 반면, 여자는... +_+ㅎㅎ
그럴때는, '너나 잘해' 라고 말하는 쿨함도 필요해요~
ㅋㅋ 좀 기가 죽겠지만, 그정도는 해줘야 정신을 차린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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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해!' 이 빠득.
ㅎㅎ
연애는 힘든거로군요 - ! +_+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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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_+
입조심~ 말조심해야죠^^..
연애의 기본이죠^^?..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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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말수가 많으면 인정 못받았죠.
왜냐?
말을 조리있게 못하니, 그냥 입을 닫는게 상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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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폼홀릭님은 말빨 상당하실 것 같은데? +_+
tongroy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엇보다 제목이 가장 와닿네요..
연애,,시작하면 행복할줄만 알았는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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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댓글을 이제야 발견!
맞아요. 연애 시작하면 행복할 줄만 알았고, 전혀 외롭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어렵고, 또 연애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니 아이러니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