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4년 남짓 연애를 하면서 이런 저런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허걱- 왜 지겨워요? 매일 봐도 좋기만 한걸요"
"진짜? 신기하다"
퇴근 후, 집으로 향하는 길이 같아 종종 함께 퇴근하는 직장 동료가 오늘도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냐며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전 무척이나 당황해 하며 '왜 지겹다고 생각해요?' 라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묻는 이는 '4년 가까이 연애 했으면 지겨운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가끔 이와 유사한 질문에 적잖게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봤어?" "응?"
"아, 네."
"너랑 동갑이래. 돈도 많다더라. 잘해봐."
"에이, 전 남자친구 있잖아요."
"에이, 너 그 남자랑 결혼할 것도 아니잖아."
물론 저를 위해 이야기 해 주시는 거라 생각하고 웃어 넘기곤 하지만, 가끔 그 분들의 이야기가 비수가 되어 심장에 내려 꽂히곤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받게 되는 질문이 업무와 무관하게 "◯◯씨는 남자친구 있어?"라는 질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네. 있어요." 라고 대답하곤 합니다만, 일부 여자 동료 중에는 있음에도 없다고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엔 왜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없다고 숨기는 걸까? 라며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만, 막상 남자친구가 있음을 드러내고 나서 이런 저런 질문 공세를 받다 보니 숨기는 것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직장 상사나 선배들은 친근감의 표현으로 남자친구에 대한 질문을 하나하나 하는 듯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술자리에선 더욱 질문의 강도가 짙어지기도 합니다. "괜히 말했어!!!"
"남자친구가 몇 살인데? 남자친구는 어느 회사 다녀?"
"4년 동안 연애 했으면 결혼 할 때도 됐군. 남자친구가 결혼자금은 모으고 있나?"
"이번 휴가 때는 남자친구와 여행가겠군. 아닌가?"
"얼마 전, 화이트데이 때 남자친구에게 사탕은 받았나? 설마 막대사탕 하나 받은 건 아니지?"
"오늘도 남자친구와 약속 있나? 오늘은 어디서 약속이 있나?"
"퇴근하면 시간도 늦을 텐데, 남자친구 만나면 주로 뭐하고 노나?"
물론, 처음부터 남자친구가 있음을 공개한 것은 아닙니다. 우연찮게 저와 남자친구가 함께 나란히 길을 걸어 가는 것을 본 직장 상사가 다음날 회사에서 남자친구냐고 물은 것이 시초가 된 것입니다.
가깝지 않은 직장 동료 혹은 윗 상사들의 부담스러운 질문공세에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 하나의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아."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아닐까?"
"무슨 나이?"
"어른들의 기준에서는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가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니까 말이야. 어른들이 봤을 땐 결혼할 시기가 되었으니 상사들이 관심 있게 물어보는 거겠지. 좋게 생각해."
"음…"
…
"그나저나 넌 정말 여우야."
"내가 왜 여우야?"
"이렇게 싫다고 하면서도 상사나 직장동료 앞에서는 웃으며 대답 잘 하잖아."
"그게 사회생활이니까."
답답해 하며 남자친구에게 이런 저런 속사정을 늘어놓다 보니 결국 그 해결책은 제가 가지고 있더군요.
그게 사회생활이니까- 라며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제 모습을 보니 말입니다.
직장 내에서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남자친구가 없다고 두둔하는 여자 동료들을 보며 '왜 숨기는 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남자친구가 있음을 공개 한 후, 저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업무와 무관하다면 100%의 솔직함은 되려 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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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애인 숨기는 거랑 거의 비슷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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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홋~그렇게 보였나요?*_*
^^;;
ㅜ.ㅜ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_^
@primeboy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 나라 사람들에 안 좋은 것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의 privacy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고 이야기하는 것..즉 지나친 관심인거 같아요.
저 또한 그런 것에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고 가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래도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이런 성향이 더 강하죠.
저도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긴 합니다만..쉽지는 않고, 대응하기도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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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는 말씀입니다. 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어떻게 하면 그러한 상황에서 잘 대응하는 건지도 고민해 봐야겠어요.
재미있네요. 때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건지도.^^;
경우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주제(?)가있어서
트랙백걸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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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반갑습니다. 라이너스님. ^^
맞아요. 그래서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감사해요.
^^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그런 이유로 결혼 결정전까지 밝히지 않았죠.
하도 이것저것 물어보는게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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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현명하신 선택!^^
^^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으음 얼른 안전하게 결혼을 하심이 - !
이 문제를 극복해주지 않을까용 - ! 잇힝
물론 신중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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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_^네!원덕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빨리 결혼하고 싶어지는데요?!
음.. 뭐랄까..
"너 그 남자랑 결혼할것도 아니잖아"
라는 대목을 보면서 열받은건 저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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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솔직히 윗사람이라 발끈하지 못해서 그렇지, 가까운 이에게 저런 말을 들으면 정말, 못참았을 것 같아요.
충분히 열받을만하죠?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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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좀 너무 하는것 같네요 ㅠ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중요한게 뭔지 잊고 사는것 같아요..^^
그런데 스킨 정말 이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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