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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며 알게 된 사실

· 댓글개 · 버섯공주

코로나로 인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긴급보육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도 정상화되긴 힘들다고 하는데, 6월쯤엔 예전처럼 정상 등원이 가능할까.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대부분의 직장은 정상화된 듯 하다. 

육아휴직이라도 해야 하나, 코로나로 인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많은 고민을 하다가 상사에게 보고드리고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주로 하고 업무상 필요 시, 회사에 출근한다. 내가 신입사원이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직급과 경력, 업무상 전문성이 있으니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아닐까.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입사하게 된 첫 회사에 14년차 재직중이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청춘을 바친 회사에 워킹맘이 되어서도 다니고 있는데 걱정스럽긴 하다.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많이 느낀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며 일상 속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맞벌이를 줄곧 해온데다 생후 100일 남짓 때부터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왔던터라 이토록 가까이에서 살을 부비며 함께 보낸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새벽녘부터 깬 둘째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어 무척 놀랬다. 엉덩이 발진크림을 본인의 얼굴에 덕지 덕지 바른 모습을 보고 꽤나 당황했다.

신랑네 회사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초점을 맞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에 포인트를 두고 있는 듯 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의도로 가지는 이벤트인데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또 이게 뭐라고 아이들과 함께 열성적으로 색칠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색칠을 하면 그 위에 덧칠하여 명암을 살리고자 애썼다. 새삼 어렸을 적 색칠공부 했던 기억도 나고 추억 돋았다. 하하.

종종 스마트폰 갤러리를 보다가 놀라곤 한다. 내가 찍지 않은 사진들이 잔뜩이다. 이제 24개월인 딸이 나의 폰을 들고 여기 저기 구석 구석 사진을 찍는다. 

벌써 이렇게 많이 컸나? 시간 참 빠르다.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자고 깨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부부의 대부분의 시간은 직장에서 두 아이의 대부분의 시간은 어린이집에서 보냈다. 평소 두 아이가 잠에서 깰 때 그리고 잠이 들 때의 시간 정도만 함께 할 수 있었다.

아침 어린이집 등원, 저녁 어린이집 하원. 반복. 또 반복.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신랑의 퇴근 시간은 앞당겨졌고, 나는 유연근무로 집안일과 회사일을 병행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과 행복감이다. 

잘 때 빼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유연근무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안식처로써의 집이 어떤 것인지 또한 많이 깨닫게 되었다. (집에서 잠만 자다가 말이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이전처럼 이른 시간 출근과 늦은 시간 퇴근이 일상이 될 지 모른다. 그리고 아이들과 지금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긴 다시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순간을 감사하라고들 한다. 코로나로 인해 날씨는 따뜻해지고 있건만 마스크는 일상이 되어 버렸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그럼에도 순간에 감사한다. 코로나로 인해 피로감은 크지만, 이토록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가족과 함께 붙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으니 말이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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