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직설적인 외모지적이 위험할 수 있는 이유
"왜?"
"얼굴도 보기 싫대."
"갑자기?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살이 좀 많이 찐 것 같아서 살 빼라고 했더니. 완전 열 내는 거야. 난 자기 생각해서 그런 건데."
왠만한 여자보다 슬림한 몸매를 가진 그 녀석의 이야기에 저 또한 움찔했습니다.
제 머리 속에도 한 단어가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아, 나도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 네.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덜덜.
"그러게. 사실을 말 한 것뿐인데. 근데 넌 왜 몸 안 만들어? 너 너무 근육 없는 거 아니야?"
"아… 어. 나도 운동해야되는데 요즘 야근이 잦아서. 근데 넌 갑자기 왜 그래? 너 화났냐? 나한테 무지 직설적이다."
"아. 그래?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외모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습니다.
평소 꾸미지 않고 수수하게 다닌다고 하여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에 비해 외모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가치관의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는 외모에 100이라는 시간과 100이라는 돈을 쏟는다면 누군가는 50이라는 시간을 쏟고 50이라는 돈을 씁니다. 나머지 50이라는 시간과 돈은 '외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에 할애합니다.
"넌 왜 외모에 100이라는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거니? 100 투자하면 더 예뻐질텐데. 투자 좀 해!"라고 이야기하는 건 상대방의 현재 상황이나 가치관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죠.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타인이 아닌 본인, 자기자신이죠.
사람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타인의 눈을 통해서, 혹은 거울을 통해야만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죠.
이 친구 역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한다며 '여자친구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사실을 전달 한 것'이라 말하지만 몸의 변화는 '거울' 앞에 서기 전에 '느낌'을 통해 그 변화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듯 합니다.
그렇다 보니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한들, 자칫 서로의 외모 비하로 싸움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뻔히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타인으로 부터 받는 외모에 대한 지적은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고 한들 좋게 들릴 리가 만무하죠.
하물며 타인이 아닌, 가장 예뻐보이고 싶고, 가장 멋있어 보이고 싶은 연인에게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주눅이 들다 못해 자존심이 상하기 마련입니다.
만약 정말 여자친구를 위하려 했다면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는 말로 한 발 뒤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이 노력하자'라는 말로 한 발 다가왔다면 훨씬 받아들이기 수월했을 것입니다.
- 우리는 '아무나'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이'잖아요
"돈만 갖다줘 봐. 피부과 다니면서 관리 받으면 나도 피부 완전 좋아지지."
"으이그. 핑계는... 천 원짜리 피부팩도 많이 팔던데 뭐. 집에서 놀면서 피부 관리 좀 해. 당신 피부가 왜 그런지 알아? 피부가 좋아지려면 물을 하루에 8잔 이상씩 마셔야 되는데... 당신은..."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상담은 헬스장의 트레이너가 더 잘 할 것이고, 피부 관리를 위한 피부 상담은 피부과 전문의가 더 잘 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점 찾아 지적하기, 분석하기, 해결책 제시하기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단점'이 들춰지며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뻔히 할 수 있는 해결책을 구구절절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단 돈 천원짜리라고 하는 그 피부팩을 사 들고 와 함께 피부팩을 했으면 어땠을까요?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며 살빼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기 보다는 함께 운동을 하거나 딜을 했더라면 오히려 나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남 : 난 오늘부터 담배를 조금씩 줄여서 언제까지 담배를 끊을게.
여 : 난 다이어트를 해서 언제까지 몇 kg을 감량할게.
그리고 목표 달성한 사람에게 선물 사주기.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거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그대로 입으로 내뱉기만 하면 되니 말이죠. 하지만 같은 말도 자꾸 돌려서 이야기 하는 이유는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고, 배려하는 이유 또한 그만큼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 솔직한 게 아무리 좋다지만 '직설적인 외모지적'은 자칫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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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라는 단어 정말 참 중요한것 같아요~~ ^^
사람들 마다 마음도 느낌도 다 다르니까요~~
까딱잘못했다가 큰 싸움난다죠.^^;;
잘 보구 갑니다..!!
드디어 금요일!! 이네요 ^^
아무쪼록 좋은 하루 보내시고..
평안한 주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나'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이'라는 지적이 너무 팍 와 닿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한 주 마무리 잘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저도 배려라는 책을 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말 한마디가 중요하죠
외모지적에 폭주!! ㅋㅋ
정말 배려하는 마음이 연애의 기본이겠죠~~
사랑할 수록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함을 느낍니다.
그 새 변했어?에 대한 센스있는 이미지 대박이네요 ^^
돌려서 얘기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되더라고요..
배려한다고 빙빙 돌리다가 나중에는 결국 너 왜 맨날 말 돌려서하냐고...ㅋㅋ;;;
주말도 오늘 하루 남았네요..ㅎㅎ
완전 잘 보내시고,,
내일을 위한 준비!!
화이팅입니다^^
너무나 잘보구 갑니다^^
말한마디라도 연인사이는 조심해야죵^^
직설적이면.. 좋기도 하지만, 상처도 쉽게 준다는 사실...
저도 예~전에 처음 만난 여자친구와 잘 지내는 도중에 매우 솔직하게 얘기했다가
정말 길 한복판에서 뺨 맞을 뻔했어요 ㅎㅎㅎㅎ
그 이후로 전 그냥 무조건 이뻐! 다 이뻐! 모드입니다.
(근데 이랬더니 빈말 같다고 화를 내는 사태가...^^;;
정말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큰일 나지요^^
제 성격은 항상 참고 견디는성격인데, 완고하고 직설적으로 생각없이 내뱉는 말한마디가 너무 깜짝놀란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저라서 참는거지, 너무 신기한 성격을 가진아줌마 어이가 없더라구요. 전 말하기전에 생각을하고하는데, 툭툭뱉는 그 말한마디가 어떻게 여파가 가는지 전혀모르고 당당하게 살더라구요. 하고싶은거 맘대로하고 하기싫은건 저한테 떠넘기고 이젠 그려려니하고 참고 넘어갑니다.
줒어담을수 없는 그 말한마디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나봐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