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결혼 안하고 질질 끌다 남자 한 순간에 뒤돌아서 떠나간다."
"아직 연애 중이라 실감이 나지 않지? 결혼해 봐. 남자들 다 똑같아."
"너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돈 많은 남자 만나는게 너 인생 펴는 거다."
"조건 재느라 결혼 빨리 안하는구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남자친구와 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참 많이 아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조건 재느라 겨혼 빨리 안하는구나?" 라는 말인데요.
우리가 조건 따져서 결혼했던가?
조건 재느라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결혼자금을 모으는 중인 건데 그것을 두고 "네가 조건을 재느라 결혼 빨리 안 하는구나?" 라고 이야기를 들이니 참 씁쓸하더군요.
겉으로는 '하하하. 아니에요.'라고 웃어 넘겼지만 그 말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속상하더군요. 상대방은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고 그 말을 듣는 저도 스윽 넘길 수 있는 말이 될 수 있겠지만, 제 남자친구는 그렇지 않을 테니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무슨 큰 죄를 지은 것 마냥 "미안해. 내가 돈이 많으면 당장 결혼할텐데. 열심히 돈 모아서 빨리 결혼하자. 미안해." 라며 남자친구가 잔뜩 미안해 하더군요. 당장 결혼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다 좀 더 차근차근 준비하여 결혼하길 바라기 때문에 제가 먼저 남자친구에게 좀 더 준비한 뒤에 결혼하자고 이야기를 한 것이건만...
"아니야. 저 사람들은 우리 사정을 모르잖아. 모르고서 하는 말이잖아. 마음에 담아 두지마. 오빠가 미안해 할 일이 전혀 아니지!"
자연스레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연애를 하다가 자연스레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어긋나면 이별로 이어지기도 하는 과정일 뿐. 결혼을 빨리 하건, 결혼을 늦게 하건. 모두 각자의 사정이고, 각자의 이유일 뿐.
결혼을 늦게 하는 것에 이유를 찾고, 결혼을 빨리 하는 것에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스물두살. 다소 이르다면 이른 결혼. 적당하다면 적당한 나이의 결혼.
"그러게. 너무 갑자기 결혼하는 것 같지?"
"한창인 나이인데 왜 저렇게 일찍 결혼해?"
"정말 사고친거 아냐? 쯧쯧"
당시 친구의 이와 같은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저도 일찍 결혼하는 친구를 보며 '속도 위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친구의 당시 상황을 듣고 나니 정말 미안해 지더군요.
저 또한 친구가 말하던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본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빨리 결혼하건, 늦게 결혼하건 그 커플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건만 빨리 결혼하면 빨리 결혼하는 대로 '혹시 임신했니?' 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늦게 결혼하면 늦게 결혼하는대로 '조건 재느라 그러는구나?' 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
저도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이지만, 다른 커플을 두고 '연애를 오래하면 결혼하기 힘들다더라.' '결혼을 일찍하면 일찍 헤어진다더라.'와 같은 '카더라 통신'으로 잘 지내고 있는 커플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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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정이 있는법이지요.
에효...남의 말은...며칠 안 갑니다.
행복하세요~
자기커플이나 관리잘하지 뭐하러 저런 이야기를 흠...
글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저마다 다 사정이 있는 건데 말이죠.
하여튼 주변 참새들의 입방아가 문제긴 합니다. ㅎㅎㅎ
ㅎㅎ
뜬소문은 힘들지요...
저도 연애만 길~게 하고 있어서 가끔 시집간다는 소문이 나기도 하는데...
조건재긴커녕 짐 당장이라도 가고 싶지만... 쩝...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른 개인적인 사정들이 있으니 흔히 하는 생각들이 맞는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그런 생각들이 편협한 것도 아니랍니다. 왜냐~
실제 버섯공주님이 생각하는 것같은 '정당한' 이유로 결혼이 빠르거나 늦는 경우는
열에 한둘, 사고쳤거나 조건재느라 결혼이 빠르거나 늦는경우가 열에 여덟,아홉
이거든요. 이건 편협한 사고가 아니라 보편화된 경험치인거죠~
저도...중국에서 여자친구와 3년째 교재하고 있는데요.. 이제 ...4년되는구나...
결혼은...아직도 내년에 하기로 했답니다....^^
뭐... 재는건 없지만... 그렇게 되더라고요^^
저희 회사에 있는 연로(?)한 싱글 동료도 항상 '조건을 따지지 말라'라는 말을 듣죠.
그 친구는 그게 참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그게 아닌데 말이죠.
멋진커플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남들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서로를 생각하며 결혼준비하시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버섯공주님 커플이야 말로 멋진 커플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버섯공주님의 글들을 쭉 읽어왔었는데
버섯공주님의 글을 읽다보면 두분 모두가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 같아
저도 그러한 사람이 되고 그러한 사람이 만나기를 기원해봅니다.
결혼은 양날의 검인것같아요.
^^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