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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 속마음 읽고 말하기

· 댓글개 · 버섯공주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랑은 너무 어려워!'를 외치곤 했는데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는 '사랑'은 있는 그대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상대방을 '남자', '여자'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같은 사람으로만 봐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말이죠. 그런데 연애 초기엔 이 단순한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참 어려웠습니다.

숨기기의 귀재! 여자는 자고로 속마음을 숨겨야?

솔직히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랑에 있어 겉으로는 '쿨한 척'이었지만 속으로는 '구걸' 하는 타입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처음엔 100만큼 해 줬는데 제가 느끼기에 그것이 90이라고 느껴지면 왜 100을 주지 않는 걸까? 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그러다 또 다시 100만큼 잘 해 주다가 딱 하루만 50으로 떨어졌다고 느껴도 안달복달했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끙끙 앓으면서도 겉으로는 '쿨한 척' 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속으로만 생각했던 이 부분에 대해 상대방이 알 수 있었을까요? 겉과 속이 엄연히 다른데도 드러내지 않으니 상대방이 독심술을 부리지 않는 이상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어제 내가 연락했어야 되는데 경황이 없어서 연락을 못했어."
"아, 괜찮아. 나도 바빴어."
"아…"

평상시 하루에 한번씩은 꼭 연락을 주고 받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연락이 뜸해 지더니 급기야 3일이 지나서야 연락이 오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도 도도한 척, 여유로운 척.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쏘- 쿨- 하게 '괜찮아'로 넘기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으로 시작한 것이 연애이건만, 왜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나니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기에 급급해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시엔 '내가 남자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드러내선 안돼!'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고 싶어도 먼저 보고 싶다는 말을 못했고, 먼저 연락하고 싶어도 끝까지 먼저 연락 올 때까지 참았었죠.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밀고 당기기'라 말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저 '턱없이 어리석은 행동'이었을 뿐입니다. -_- 연애 하기 전 단계에서 서로의 감정을 몰라서 하는 밀고 당기기도 아니고, 뻔히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알고서 시작한 연애인데 '밀고 당기기'라뇨.

그리고 예상대로 이러한 끝없는 '밀고 당기기'와 '숨기기'에 급급했던 사랑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난 후, 생각했습니다. 서운한 부분이 있으면 서운한 대로 드러내는 것이 어쩌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죠. 그렇게 당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언제어느 순간이 끝이었는지 알 수 없게 무뎌진 채 이별에 이르렀습니다.

여자친구는 질투쟁이? 정말 질투인걸까?

'숨기기'와 '밀고 당기기'의 결정판이었던 지난 연애의 실패를 바탕으로 적어도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래!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못하고, 싫은 걸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끝나버렸다는 생각에 아쉬움만 남더군요.

그리고 지금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종전과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종전의 쏘-쿨-한 여자가 아닌, 투정대마왕, 삐침대마왕이 되어 있더군요. 연애 초기,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만나곤 했던 커플이라 당연히 이번 주말에도 만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예상과 달리 갑작스레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말하는 남자친구.

"흥! 나보다 그 친구가 소중하구나?"
"아니. 그 친구랑 주말에 먼저 약속을 잡았으니까. 우리 이번 주말에 보기로 약속 한 건 아니었잖아. 우리 어차피 월요일에 볼 거고."
"뭐? 그래. 알겠어."
"뭐야. 또 삐쳤어?"

그런 별 것 아닌 일에도 속상해 하고 서운해 하고, 그리고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속마음 숨기기의 귀재가 어느덧, 속마음 다 드러내기 귀재가 되어 있더군요. 툭하면 투정부리고 토라지는 저로 인해 연애 초기, 서로 다투기도 정말 많이 다퉜습니다. 다만, 이렇게 다투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는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흥! 나보다 그 친구가 소중하구나?' 라는 저의 표현에서 남자친구는 단순히 '왜 남자인 내 친구를 질투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당시 저의 속마음은 '왜 주말에 약속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던 거야. 난 주말에 오빠와 데이트 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서운해.' 였는데 말이죠.  

다행히 이야기를 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남자친구가 먼저 이러이러한 약속이 있다고 먼저 알려주기도 하고, 저 또한 이러이러한 일정이 있어서 그 날은 못 만날 것 같아- 라고 전하기도 합니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줄곧 남자친구는 '버섯은 남자친구의 동성친구도 질투하는 질투대마왕!' 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_+

"아, 맞다. 나 이번 주 주말에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 재훈이랑, 경훈이. 알지?"
"아, 응. 나 영화 티켓 있는데 그럼 영화는 월요일에 보면 되겠다."
"응. 그러자. 주말 잘 보내고.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나서 전화할게."

'적절함' 그리고 상대방 탓은 절대 금물

애매하지만 '적절함' 이라는 단어 외에는 적당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네요. 자신의 속마음을 100% 숨기는 것보다는 드러내는 것이 낫고, 감정을 드러내되 적절히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방에 맞춰 가며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 이 '적절함'이 참 쉽지 않은데 말이죠.

상대방이 어떠한 말 실수나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 탓만' 하는 사람을 좋게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너 때문에 기분 나빠!" 가 아닌, "나 요즘 이러이러해서 속상해."라는 표현으로. "너 변했구나?"가 아닌, "내가 요즘 좀 심란한가 봐."라는 표현으로 (상대방) '때문에'가 아닌, (나) '~로 인해' 라는 표현으로 좀 더 부드럽게 표현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짜고짜 '너 때문에' 로 시작하는 말을 좋게 들을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처럼,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실천은 어려울지 모르나, 조금씩 숨겨 놓았던 속마음을 조금씩 이야기 하며 이끌어 가다 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고 좀 더 단단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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