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겨울방학을 앞두고 펑펑 운 이유

 

 

맞벌이를 하며 첫째 아들을 낳고 2살 텀으로 딸을 낳았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딱히 힘든 일은 없었다. 아이들이 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힘든 것들은 모두 견딜만한 힘듦이었기에 잘 견뎌낼 수 있었다. (내가 조금 더 고생하고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잘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일하는 엄마로서 가장 힘든 것은 '사회생활'이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기에 육아가 뒷전이 되는 것.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너무 큰 것.)

이제 2020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싱글일 때는 연말이면 한 해를 마감하고 다음해를 맞이하는 조금은 들뜨면서도 각종 모임에 행사로 즐겁기만 한 시기였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이 되고 나니 연말모임이 버겁고 힘겹다.

 

 

가정 어린이집의 방학은 총 3번이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

봄방학이야 다음 학기 준비를 위한 것으로 기간이 짧아 회사 연차를 소진해 쉴 수 있지만, 여름방학, 겨울방학은 각각 1주일이기에 어린이집에 맡기지 못하는 기간 동안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여름방학은 여름휴가를 이용해 신랑과 내가 번갈아 쉬며 아이를 돌보거나 함께 쉬며 아이를 돌본다. 반면, 겨울방학은 12월의 마지막주인데다 신년이라 무척 애매하다. 

한 해를 마감하며 회사에서 가지는 송년회, 그 외 각종 소모임 연말 모임 등. 연말이면 각종 행사와 모임에 무척 바쁘다.  

"다른 소모임은 취소한다고 치더라도 26일은 회사 전체 송년회라 절대 못빠져."
"어떡하지? 나도 이번에 회사 송년회가 26일이야."

각종 회식으로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며 죄송하다며 번번히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향했다.

 

 

친정이 안되면 시댁으로. 각각 한참 먼 거리이건만 그렇게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이동했다. 두 아이를 맡길 곳이 양가댁 말곤 대안이 없었기에. 어린이집과 댁이 가까우면 어린이집 마치는 시간에 맞춰 픽업을 부탁드리겠지만, 거리가 멀기에 항상 회식 전날 밤에 미리 맡겼다. 그리고 다음날 회식이 끝나면 다시 두 아이를 데리고서 집으로 향하곤 했다. 

"엄마, 아빠가 내일 회식이 있어서 미안해. 한 밤 자고 내일 저녁에 엄마, 아빠가 회식 마치고 빨리 올게."
"아냐. 차라리 지금 빨리 다녀와."
"아냐. 지금은 밤이잖아. 내일 아침에 회사 출근하고 마치고 회식을 가는거라서 그래. 내일 회식 마치면 빨리 올게."
"아냐. 싫어."

이번엔 승진 회식이 있어서 빠질 수 없다며 양가에 각각 아이를 맡기고, 곧이어 3일 뒤엔 회사 송년회가 있다며 양가에 또 다시 각각 아이를 맡겼다. 이제는 어린이집 겨울방학이다. 1주일.

"처제한테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
"동생도 우리처럼 직장인이라 연말 회식도 많고 모임도 많더라고. 연초 휴일 껴서 여행 계획하고 있던데 우리 애들 때문에 여행 계획 취소하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의 아이다. 그럼에도 당연하듯, 어린이집이 쉬면 손녀 봐주세요- 손자 봐주세요- 양가에 맡기는 것이 너무 죄송하고 민망하다. 기껏 자식 키워 놨더니 손자, 손녀 키워 달라고 하니 말이다. 

 

 

친정 어머니는 항상 괜찮다고 하신다.

"괜찮아. 어쩔 수 없지. 데리고 와. 괜찮아."

어머니 허리가 안좋으시면서도 괜찮다고 하신다. 나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인데 이제는 내 아이도 봐달라고 부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불효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 

눈물이 핑 돌아 멍하니 있으니, 20개월 딸이 묻는다.

"왜요? 엄마 왜요?"
"아니. 그냥. 좀 힘들어서."
"힘들어서?"

내 눈이 빨개진 만큼, 딸의 눈이 빨개졌고 내가 눈물을 흘리니 딸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죄송해서 울고 있는데, 내 딸이 엄마인 내 눈물을 보고 따라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머니께 죄송하고 딸에게 미안한 복잡한 감정. 

"이젠 너 때문에 엄마가 마음 편히 울지도 못하겠다."

맞벌이의 가장 큰 고충이다. 야근으로, 회식으로, 이런 저런 갑작스런 상황으로 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