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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태어나면서 바뀐 것

· 댓글개 · 버섯공주

둘째의 환한 미소

첫째 때는 난생처음 경험해 보는 임신, 출산, 육아에 정신이 없었지만 아이에게 남는 건 사진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에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 반면, 둘째 때는 모든 것이 두 번째라 그런지 소홀하고 인색했다.

오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문득 둘째를 보고 있자니, 짠한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들었다. 

첫째 때는 산부인과에서 오라고 하는 시기에 딱 딱 맞춰 산부인과를 찾았다. 혹여라도 잘못되는건 아닌지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며,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없는 듯하면 산부인과로 냅다 뛰기도 했다. 둘째 때는 때가 되면 다 나오는거라며 산부인과 가는 것도 무척이나 게을렀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좋은 생각하고 잘 먹기만 하면 예쁜 아기가 나올 거라며 내 일을 하는데 좀 더 몰두했다. 

첫째의 이 시기엔 절대 용납되지 않았을 뽀로로음료

첫째 때는 간이 센 음식을 너무 일찍 접하면 안 된다며 이유식 시기에 맞춰 간을 조절하였고 초콜릿, 사탕류는 절대 주면 안 되는 음식이었다. 아이가 예쁘다며 어른들이 건네주시는 간식도 조금은 불편해하며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히곤 했다.

반면, 둘째는 모든 것이 허용이었다. 첫째 때가 이 시기였다면 접하지 않았을 젤리나 쿠키도 먼저 접하고, 간도 좀 더 세다. (이제 뭐 거의 어른 수준이다)

귤바구니 속 귤은 어디로?

첫째는 딸기 킬러인데 반해, 둘째는 귤 킬러다. 귤 한 박스 가량을 담아 두었는데 순식간에 사라진 귤바구니 속 귤을 보고 기겁했다. 

우리의 결혼생활 첫 시작은 단칸방이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힘들진 않았던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단칸방 생활을 하려니 무척이나 힘들었다. 단칸방, 옥탑방에서 시작한 우리의 신혼생활은 첫째를 낳고 나서는 더욱 힘들었다. 양가 도움 없이 우리가 해낼 수 있다며 떵떵거렸던 우리의 거침없는 발걸음은 조금은 위태롭기도 했다.

옥탑방에서 15평 빌라 전세로 이사를 했을 때만 해도 우리 이 정도면 그래도 성공했다며 자축했다. 하지만 또 다시 둘째를 임신하면서 조급해졌다. 어서 더 안정적인 집을 마련하고 싶다며.

돈은 아껴야 겠고, 먹성 좋은 두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는 싶고, 돈은 부족한데 좀 더 큰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싶은 욕심. 적어도 다른 건 몰라도 과일은 먹고 싶다고 할 때 꼭 사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모든 것이 상충되어 참 어려웠다. 이제는 24평 아파트에 (비록 서울이 아닌 서울 외곽이긴 하지만) 자리를 잡아 다시 또 힘을 내보자며 서로(부부)를 격려한다.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맞벌이의 삶이지만 그럼에도 힘을 낼 수 있는 건,

바로 이 아이의 먹성좋은 미소 덕분이 아닐까.

+ 덧) 아,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니 둘째 사진이 정말 없다. 둘째 녀석의 사진을 앞으로 많이 찍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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