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말 자주하는 여자친구 결국...

헤어지자는 말 자주하던 여자친구의 진짜 속마음, 그리고 결말은...


정말 나쁜 말인 줄은 알지만 연애 초기, 1년에서 2년 남짓 사이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정말 정말 많이 했습니다.


"또? 또 왜? 뭐가 문제야? 네가 그 말 할 때마다 나 속 쓰려. 그런 말 쉽게 하는 거 아니야."


연애 초기엔 남자친구도 저에 대해 잘 몰랐고, 저 또한 남자친구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툭하면 싸우고 툭하면 헤어질 것만 같은 위태로운 시간이 잦았던 것 같습니다. 습관적으로 내뱉던 '헤어지자'는 말에 번번히 '또?'를 외치던 남자친구. 


귀찮다는 듯, 분명 또 헤어지자고 말하고선 금방 화해할 텐데 왜 굳이 '헤어지자'는 말을 하냐는 식의 '또?'… 그런 남자친구의 반응이 괘씸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엔 진짜거든? 진짜 헤어질 거거든!'을 속으로 몇 번이나 외치면서 말이죠.

 


지금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분명 남자친구의 잘못도 저의 잘못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 때의 상황이 그리고 타이밍이 나빴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나? 그 때 너 헤어지자는 말 진짜 많이 했었는데."

"음. 그 때 일은 말하지마. 창피해."

"창피한 건 아는구나?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미안하지?"

"응." 


습관처럼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던 저 못지 않게 자주 내뱉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늘 만나면 욱하는 마음에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내뱉게 된다며 서로 고쳐야 된다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그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았다고 하더군요.


"응? 뭐라고? 네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의 대답에 깜짝 놀랬습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는데 역시나 이 친구의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하더군요.


 

너와 연애 하기 참 힘들다… 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합니다.


"내가 헤어지자고 쉽게 내뱉었던 이유는 설사 헤어진다 해도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내뱉었던 말이야. 음. 헤어지자고 하면 붙잡아 줄 거라는 확신 반. 그리고 설사 '그래. 헤어지자.'로 결정이 된다고 한들 내가 무덤덤할 거라는 확신 반. 그런데 막상 헤어지자는 말을 남자친구에게 듣고 나니..."


밤 늦은 시각,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이별을 통보 받은 지 1주일째라고 하더라고요. 다음 날 출근만 아니라면 당장 달려가서 토닥여 줄 텐데… 거리도 멀고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니 저 또한 그 친구에게 힘이 되어 줄 순 없었어요.


그녀가 바라는 대로 늘 맞춰 주던 남자친구. 그리고 혹여 의외의 상황에 놓여 그가 그녀 바라는 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면 툭 내뱉던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그리고 그럴 때면 늘 '미안하다'는 말로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오던 그였기에. 그런 그였기에.



헤어지자는 말은 늘 가까이에 두었던 그녀지만, 진짜 헤어짐은 늘 다른 먼 곳의 이야기라 생각했었던 모양입니다. 1주일이 지나도록 연락한 번 하지 않았냐는 저의 물음에 불안해 하면서도 "설마 이게 끝은 아니겠지." 라고 되묻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짠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녀의 남자친구는 어떤 마음으로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일까요? "너와 연애하기 참 힘들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난 내뱉을 수 있는 말이지만 상대방은 절대 내뱉지 못할 거라는 착각. 


난 변해도 상대방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착각. 


별 것 아닌 것 같은 착각. 하지만 언젠가 큰 후회를 남길 수 있는 위험한 착각.


소개팅에서 먼저 밥 값 낸 여자, 알고 보니

소개팅에서 누가 밥 값을 내지? 반전 있는 소개팅녀와 소개팅남


개인적으로 첫눈에 뿅! 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소개팅이나 미팅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조건과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게 되고 점수를 매길 것만 같아서 말이죠. 소개팅 한 번, 미팅 한 번이 제게 유일한 소개팅과 미팅의 경험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나온 상대방을 제대로 알아가기도 전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일부의 행동을 보고 단 하루만에 그 사람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결론 짓고 있더군요. -_-;; 당시 외모와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에만 민감하게 굴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막상 연애까지 이어진 경우는 소개팅이나 미팅이 아닌 동호회나 어떤 모임을 통해 천천히 그 사람을 알아가다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분명, 소개팅이나 미팅으로 만났던 그들도 그 자리가 아닌 어떤 소모임이나 동호회를 통해 만났더라면 또 다른 인연이 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소개팅에서 누가 밥 값을 내지? 반전 있는 소개팅녀와 소개팅남소개팅과 미팅으로 만난 인연



이런 저와 달리, 미팅과 소개팅을 정말 많이 해 보고 그 수많은 소개팅 끝에 인연이 닿아 결혼까지 이어진 친구가 있는데요.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남자 : "소개팅에서 밥 값 낸 여자는 네가 처음!" 


전 앞서 말씀드렸듯이 소개팅을 한 번 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터라 대체적인 소개팅 분위기가 어떤지, 보통 어떠한 분위기에서 어떤 말을 주고 받는지 잘 모릅니다. 그저 제가 겪은 딱 한번의 소개팅으로 가늠만 할 뿐이죠. +_+


제가 기억하는 소개팅 현장에서의 모습은 그저 '요즘 뭐하세요?' 라는 말로 시작하여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는 것 정도? 그리고 식사를 하러 가게 되면 '뭐 좋아하세요?' 로 화제를 돌려 이야기를 하다 식사를 끝내고선 제가 지갑을 꺼내기도 전에 '아뇨. 괜찮습니다. 밥 값은 제가 내겠습니다' 라고 말을 건네는 남자에게 '아, 감사합니다. 차는 제가 살게요' 라고 대답하는? -_-;; 너무 오래 전 일이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어떤 분위기었는지도 좀처럼 기억이 나질 않네요.


"처음에 마주했을 땐 그렇게 이성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거든? 근데 이 여자가 밥 값을 내는 거야.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갑자기 확 달라 보이는 거지."

"밥 값 내는 게 그렇게 대단했어?"

"나 소개팅 꽤 많이 했잖아. 그런데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 중에 밥 값 먼저 내는 여자 한번도 못 봤어."

"아, 그러고 보니 내가 한 그 유일한 소개팅에서도 내가 밥 값을 내진 않았네."

"그치? 보통 그렇다니까. 그런데 몇 번이나 내가 낸다고 나서는데도 막아 서더니 계산을 하는 거야. 아, 이 여자, 뭔가 다르구나. 딱 느낌이 오더라구."

"뭐야. 밥 값 한번에 여자가 달라 보이는 거야?" 


보통 밥 값을 남자가 내고, 후식을 여자가 내거나 혹은 밥 값과 차 값 또한 남자 쪽에서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이 친구의 시각에서는 먼저 밥 값을 지불한 그 여자가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졌나 봅니다.   


"보통 소개팅 나가면 아무래도 외모가 눈에 띄다 보니 외모부터 보고 지레 짐작 하지 않아? 난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되던데."

"나도 처음엔 그랬지. 그런데 소개팅도 계속 하다 보면 판단 기준이 바뀌더라구."

"그래?"


이 친구 말에 따르면 소개팅 초기엔 여자의 외모를 보고 직업과 짧은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성향을 유추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개팅 자리에서 보이는 기본적인 예의나 소소한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성향을 판단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여자 : "밥만 먹고 빨리 일어나야지!" 


"승준이가 소개팅에서 너한테 호감 느낀 이유 들은 적 있어?"

"응. 들었어. 그런데 승준이가 모르는 게 있어."

"뭐?"

"난 승준이가 마음에 들어서 밥 값을 낸 게 아니라 난 최대한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어서 밥 값을 낸 거거든?"

"뭔 말이야?" 


내심 잔뜩 기대하고 나갔던 소개팅 자리. 막상 마주한 남자의 첫 인상이나 스타일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 그래도 이왕 나온 자리인만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기도 하고 많이 웃어 주기도 했지만 상대방 역시 자신을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꽝이구나 싶어 그저 빨리 밥을 먹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굳이 굳이 밥 값을 지불하겠다는 남자를 가로 막으며 자신이 먼저 밥 값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빚 지고는 못사는 성격인 그녀. 


'남자가 밥을 사면 후식을 내가 사야 하니까 그냥 밥 값을 내가 내고 빨리 일어서자'


이 와중에 두 사람의 행동을 통한 해석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녀심리 연애블로그해석하기 나름



그렇게 밥 값을 서로 내겠다고 실갱이 아닌 실갱이를 벌이자 식당 아주머니께서 "평소엔 남자친구가 많이 낼테니 이번엔 여자친구가 내. 내일은 남자친구가 사주면 되지." 로 결론 지어 주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정말 여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연인 사이로, 그리고 이제는 부부가 되어 그 식당을 찾곤 한다고 합니다.


같은 행동, 다른 해석 & 다른 행동, 같은 해석


첫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 외모나 성격, 매너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호감을 표현하고 싶은 그녀. 그러다 택시로 집까지 배웅해 주겠다는 남자. 나름 조심스러운 호감 표시라 생각하고 택시 안에서 남자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보는 그녀. 


이 상황에서 남자는 "하하. 귀여운 여자네." 로 받아 들일 수도 있지만 분명 "이 여자, 쉬운 여자네." 로 받아 들일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행동임에도 받아 들이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되기도 하고 분명 의중이 다른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석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남녀심리 호감의신호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그래서일까요. 지금까지 전 상대가 보내 오는 호감의 신호를 있는 그대로 읽어 낼 수 있어야만, 마찬가지로 호감의 신호를 잘 보낼 때에만 인연이 닿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친구의 경우를 보고 나니 반드시 상대방이 나의 의중을 100% 이해하고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그게 또 다른 인연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으니 말이죠. :)


여러분의 인연엔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나요? 


모두 예쁜 사랑하세요!


인기 많은 남자친구, 과연 좋을까? 여자친구 마음은 말이죠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일일 모델로 무대에 올라서게 된 남자친구. 화려한 조명과 수많은 관객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합니다. 내 남자친구가 일일 모델로 큰 무대에 서게 되다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 다가갑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여자모델에게 둘러 싸여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멀찌감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한 기자가 다가와 인터뷰 하기를 "와. 남자친구가 여자 모델들에게 인기 많은데요? 질투 나지 않아요?" 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 인터뷰에 응하는 여자친구가 대답하길 "질투는요. 무슨. 제 남자친구가 인기 없는 것 보다야 인기 많은 게 좋죠. 호호호." 라고 대답을 합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역시, 남자나 여자나 자기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인기 많으면 좋아하는 거 같아."
"아닌데. 난 싫은데."
"싫어? 그럼 인기 없는 게 좋아?"
"…"
"난 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한테 인기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떠보기)
"아, 이 남자 저 남자한테 집적거리는 쉬운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으르렁)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얼마 전, 남자친구가 일일 모델이 된 남자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한 여자친구의 인터뷰 장면을 TV로 보고서는 제게 슬쩍 "인기 많은 남자친구가 좋지?"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자친구가 은근슬쩍 떠보는 어투로 던진 이 질문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인기 있건 없건 우리 오빠가 짱이지! 그리고 사실 오빠가 인기 많잖아!" 입니다. 


이렇게 뻔한 대답을 알고 있지만 괜한 심술을 부려봤습니다. 바로 '난 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인기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말 때문이었죠.


남자는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시욕이 큰 편입니다. 남자친구에게 간간히 전해 듣는 남자친구의 주위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첫 질문, "예뻐?"로 시작해서 "예뻐." 혹은 "안 예뻐."로 끝나는 대화를 봐도 말이죠. 일단, 예쁘다는 인증이 끝나고 나면 반응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이 자식. 능력 좋네!"

거기다 나이까지 어리면 금상첨화.


하지만 여자들 사이에선 아무리 가깝고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대뜸 "너 남자친구는 잘생겼어?"라는 질문은 쉽게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얼마나 잘 해주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잘 해준다는 것에서 세부적으로 금전적 능력이 될 수도 있고, 자상함이나 배려심 등이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으로 잘해주는 것보다 평상시의 자상함이나 배려가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뭐, 이건 개인취향이니)


남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여자친구 VS 나에게만 잘해주는 남자친구


빼어난 몸매와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친구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잘해주는 남자친구는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데이트는 둘이 하는 것이지, 많은 사람 앞에서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심술궂게 이야기 하고 나니 괜히 미안함이 앞서 남자친구에게 "더 예쁜 여자친구가 될게." 라고 대답했습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말이죠.


"근데, 난 다른 여자에게 인기 많은 남자친구보다 인기 많건 적건 한 여자만 사랑할 줄 아는 듬직한 남자친구가 더 멋진 것 같아."
"나도 그래. 나만 사랑해 주는 여자친구가 더 좋아."


"다른 여러 이성에게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라는 제 포스팅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이지만, 누구나 공통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인기를 떠나 나만 바라봐 주는 애인이 좋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덧) 역시, 사랑에 있어서의 전제조건은 '여러 여자(남자)'가 아닌 '한 여자(남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를 채우는 과정이니 말이죠.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를 인정할 때, 연애하기 쉬워진다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를 인정할 때, 연애하기 쉬워진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사랑에 빠지는 속도가 빠르다고들 합니다. 여자는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면서 천천히 사랑에 빠져드는 반면, 남자는 여자의 첫인상이나 첫느낌에 의해 좀 더 사랑에 빨리 빠지고 빨리 진행하려는 경향이 크죠.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 인연으로 이어지려면?

 

이제 알게 된 지 한 달 째. 여자 쪽에선 '이제 겨우 4번 만난 사이'라고 표현하지만, 남자 쪽에선 '한 달 째 연락을 주고 받은 사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여자 쪽에선 '이제 겨우 서로를 알아가려는 단계'라고 표현하지만, 남자 쪽에선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네. 그야 말로 '헐!' 인 거죠.

 

이 단계에서 남자가 일방적으로 '내 사랑을 알아줘! 빨리 내 사랑을 받아줘!'라고 밀어 붙이면 이 인연이 끝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여자의 느린 사랑을 이해하고 맞춰 주려고 하면 그 인연이 지속되어 사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를 인정할 때, 연애하기 쉬워진다

 

이 차이만 인정하고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면, 인연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여자 VS 남자, '싫다'는 말의 진짜 본심은? 

 

'그 여자랑 같이 스키장도 놀러 갔었어. (물론 단체이긴 하지만)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물론 여러명 함께였지만) 그 여자에게 화장품도 선물해줬어. (물론 같이 놀러 간 다른 여자분들에게도 주긴 했지만) 편하게 연락도 나눴어. (물론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방도 나에게 호감이 있었으니까 내가 보내는 메시지에 대답을 한 거겠지.'

 

'난 스키 동호회에 가입해서 단체로 스키장에 놀러 간 거야. 동호회 친구들과 다 같이 신나게 노는데 자꾸 그 남자가 집적거리는 거야. 나름 분위기 흐리기 싫어서 웃으면서 받아 쳐 줬는데, 다음날, 밤 늦은 시간에도 메시지를 보내더라. 정말 홀딱 깼어! 결국, 싫다고 답문했다니까.'

 

이런 상황에서 싫어도 싫다고 거절하지 않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분명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싫다고 말이죠. '어장관리녀'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급적 분명하게 '싫다'라고 의사 표현을 해 주는 것이 남녀 서로에게 나은 방법이라 생각되는데요.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를 인정할 때, 연애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더군요. 여자 쪽에서 '싫다' 라고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남자는 저만치 앞서 나가 있었습니다.

 

"너 튕기는 거잖아. 너 나 좋으면서 왜 그래."


 

…아!

...아!

...아! 제발! 그 말만은 -_-; 하지 말지;

 

오히려 여자가 싫다고 했을 때 한발 물러서고 기다려 주는 자세를 취했더라면, 그나마 여지가 있었을 텐데 -_-; 여지 없이 한방에 훅 끝내버리는 멘트죠.

 

이제 막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했던 여자쪽 입장과는 달리, 남자쪽에선 너무 앞서 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여자와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다녔으니 말이죠.

 

어째서인지, 여자의 '싫다'는 말은 '좋다'는 말의 다른 말이고, 그저 여자의 '내숭' 혹은 '튕기기' 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합니다. 분명, '싫다'고 분명히 표현하지 못한는 소심한 여성분들도 있지만, (조선시대가 아닌) 요즘 여자라면 대다수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합니다.

 

'싫다'는 말의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싫다'는 거죠. -.-

 

커플이 되기 전, 상대 여자나 상대 남자의 '싫다'는 표현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좋으면서 싫다고 말하는거야' 라는 나름 희망적인 해석을 하면서 말이죠.

 

당장 '싫어요' 라는 말을 내뱉는 이에게 싫다는 그것을 강요하면, 되려 더 싫어하고 싫증을 내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강요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봐 주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경우가 있죠. 일반적으로 '남자가 빠르고, 여자가 느리다'라고 표현했지만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서로의 감정에 빠져드는 속도가 다름을 인정하고 너무 성급하게 강요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남녀 사랑의 속도 차이를 인정할 때, 연애하기 쉬워진다

 


인연으로 이어질 뻔하다가 속도 조절을 못해 악연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본터라 제 3자의 시각에선 많이 안타깝더라고요.

 

오늘도 주절이 말이 길어졌네요. 모두 예쁜 인연 만들어 가세요! ^^

 

"넌 내 여자" 여자는 적당한 구속을 바란다

 

"오빠, 나 동아리 사람들이랑 여행 가려구."
"그래? 잠도 자고 오는 거야? 얼마나?"
"2박3일로..."
"아, 그럼… 남자도 있겠네?"
"응. 그렇지."
"응. 그래. 다녀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던 선후배,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여자친구의 물음에 흔쾌히 'OK'라고 대답한 그. 흔쾌히 승낙한 남자친구의 대답만큼 그의 여자친구도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듯 하더니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이해가 안돼. 다녀와도 되냐고 묻고선, 다녀오라고 했더니 뭐가 문제인 거야?"
"음, 너 속마음은 뭐야? 정말 단번에 'OK'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거야?"
"여친이 여행 가고 싶다고 하니까, 간다고 하니까 보낸 거지. 별 거 있어?"
"한번에? 흔쾌히? OK? 정말 그럴 수 있는 거야? 네 속마음 말이야."

 

좀처럼 여자친구가 왜 토라진 건지 모르겠다는 남자. 그 상황에서 '날 정말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녀. 제가 보기엔 서로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서 빚어진 엇갈림이었습니다.

"말을 해야 들리지!"

 

남자의 속마음 : 차마 쪼잔해 보일까봐... 

 

"당연히 화나지. 다른 남자들이랑 같이 여행 가겠다고 당당히 이야기 하는데, 조금의 미안함 없이. 내가 걱정할 거라는 거 뻔히 알면서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왜 솔직하게 표현 안 했어? 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OK!' 한 것 같잖아."
"어우, 어떻게 솔직하게 말하냐? 남자가 쪼잔해 보이잖아."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들과 어울려 여행을 가겠다는데 과연 그 말에 흔쾌히 좋아할 남자가 몇이나 될까. 여자친구가 내 입장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런 질문을 하기 전에 자신이 판단해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내게 '가도 되냐' 질문을 하고 대답을 바란다는 건 '정말 가고 싶다'는 표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왕 그녀가 가겠다는 거, 쪼잔하지 않게 쿨하게 보내줘야 할 것 아닌가? 난 그 뿐이다.]

 

여자의 속마음 :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친구들이 부추기니까 남자친구에게 한번 물어보라고. 그래서 물어본 거긴 한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OK' 할 줄은 몰랐지."
"한 번에 OK한게 서운한 거야?"
"그럼. 당연히 서운하지. 내가 어디서 뭘 하든 관심이 없다는 거잖아."

 

[이미 알고 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이, 떠보기 식의 질문이 나쁘다는 것쯤은... 그래도 정말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OK' 할 줄은 몰랐다. 여자친구인 내게 관심이 없는 걸까. 정말 여자친구인 내가 누구와 어디서 뭘 하든 관심이 없는 거라면, 아무렇지 않은 거라면, 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걸까? 설마, 내 남자친구는 내가 한밤에 클럽을 가도 아무렇지 않을까? 날 사랑하긴 하는 걸까?]

 

남자는 믿음이라 말하고, 여자는 사랑이라 말한다


남자는 '믿음'이라 말하고, 여자는 '사랑'이라 말합니다. 결국 두 사람의 마음은 같건만, 표현을 달리 하고 달리 해석하여 문제가 되는 것이더군요.

여자는 남자의 지나침이 없는 적당한 구속을 기대하는 듯 합니다. "내 남자친구는 날 사랑해." 라고 느낄 수 있을 만큼의 구속. '내 여자'를 아끼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기대하는거죠.

헙. 말이 쉽지, 어디 '적당한 구속', 그게 쉽나요. 제일 어려운게 '적당함' 이죠.


여자는 종종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위험한 장난을 하는 듯 합니다. 남자는 종종 솔직하게 표현해도 되는 감정을 숨기기 급급해 하는 듯 합니다. 남녀커플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커플은 어떤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몰랐던 남자친구의 속마음도 들어보고 말이죠.

"오빤 어때?"
"나도 그렇지. 쪼잔해 보일까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쿨한척 'OK'하는 경우가 있었지."
"정말? 언제?"
"너 취직해서 한턱 쏜다는 남자후배 만난다며 밤 11시까지 있었을 때도 괜찮은 척 했지만, 솔직히 안 괜찮았지. 몰랐어?"
"아, 정말? 그랬구나."


쿨한 척 하지 말고 때론 솔직하게 그녀에게, 그에게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 문제를 푸는 좀 더 빠른 실마리가 될 수 있어요. :)
 

6년간 연애하며 여자친구 집을 몰랐던 남자친구

 

연애 카테고리로는 참 오랜만에 인사 드리죠? +_+ 그간 포스팅도 띄엄 띄엄. 이사 준비로 바빴고, 이사를 하고 짐 정리 하느라 정신 없이 보내다 이제야 마음의 여유를 찾았어요. 으흐흐.

 

이사 후,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남자친구 집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_+ (아, 회사도 이젠 걸어서 다녀요!) 연애 쪽 포스팅은 없었지만, 여전히 남자친구와 애틋하게 러브~러브~ 하고 있답니다.

 

남자친구가 모르는 여자친구 집!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2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참 즐거웠습니다.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와 함께 시험 기간엔 함께 날을 새며 시험공부에 임하기도 했고, 서로의 연애사를 나누기도 하며 말이죠. 그러다 문득 자취 생활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자취 선언 후, 자취생활을 하면서 평온했던 저의 일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취를 하면 매일 매일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들며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던 예상과 달리, 게임 하느라 혹은 친구들과 노느라 날새기 일쑤였고 학업에 매진할 거라던 예상도 빗나가더군요. (자취하면 공부만 해야지! 라던 저의 모진 계획은 날아가버리고;;;)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던 한 후배는 저보다 먼저 자취 생활을 선언하고 원룸에서 생활했습니다. 알고보니 기숙사의 통금시간으로 인해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언니, 언니는 자취하니까 좋아?"
"다시 들어갈 수만 있다면야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기도 해. 이렇게 생활이 나태해진 걸 보면 말이지"
-.-


자취 생활에 대한 호불호를 묻더니 남자친구가 집까지 데려다 주는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언니는 남자친구랑 데이트 하면 집까지 매일 매일 데려다 주지?"
"음. 그렇다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해야 하나."
"왜? 여기까지 안 데려다 줘? 아님, 매일 매일 안 데려다 줘?"
"매일매일도 아니고, 집까지도 아니고."
"어머, 왜? 연애 초기인데 한참 좋아서 붙어 있어야 될 시기 아니야?"
"집 근처까지는 데려다 줘. 그런데, 집은 안알려줬는 걸?"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집을 어떻게 모를 수 있냐며 경악하던 그녀.
  

자취방에서만 데이트 한다던 그녀, 그 이유는? 

 

저보다 먼저 자취 생활을 시작했던 후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게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남자친구가 우리 집에서만 만나려고 해. 미치겠어. 나가자고 해도 나가지도 않고. 귀찮대. 나가면 돈만 쓰고 고생이래."

 

초반엔 매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중엔 함께 원룸에서 요리를 함께 해 먹기도 하며 신혼부부 느낌으로 마냥 즐겁기만 했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밖으로 나가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을 하면 왜 굳이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으로 나가느냐, 나가봤자 돈만 쓰고 고생이라며 그녀의 집 안에서만 데이트를 고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집 안에서만 데이트를 하다 보니 어김없이 매번 만날 때마다 관계를 하게 되었고 함께 집에서 식사하고 관계하고 군것질하고 관계하고 -_- 딱히 그 외에는 생각나는게 없다고 치를 떨더군요.

알고 보니 기숙사에서 나와 자취방을 얻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도 남자친구였고, 실외 데이트보다 실내 데이트가 좋다며 그녀의 자취방을 주 데이트 장소로 몰아붙인 것도 남자친구였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여자의 집 열쇠를 남자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말이 '자취'일 뿐, 거의 '동거' 수준이더군요. -.-

남자친구에게 집을 알려주지 않은 이유

 

20대 초반, 한창 예쁘고 하고픈게 많을 시기이건만 남들만큼의 평범하게 손을 잡고 길을 거니는 연애를 하고 싶다던 후배의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당장 헤어져!" 라고 저를 비롯한 주위에서 여러번 이야기를 했지만, 그녀는 이미 나와 첫 관계를 한 사람, 혹은 첫 사랑, 비록 상황은 이렇게 됐지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그래도 마음은 착한 사람, 따뜻한 사람 등의 표현으로 그녀의 남자친구를 자꾸만 미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헐랭!)

3개월 가량 연애가 지속되는 듯 하였으나 이별 통보를 해야 할 그녀가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의 일방적 통보로 이별했습니다. (이별소식을 접하고 주위에선 '뭐 같은 놈! 그럴 줄 알았어!' 라며 그를 욕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더군요. ㅡ.ㅡ)

지금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저 역시, 원룸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는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밝히지 않았고 한참 뒤에야 밝혔으며 집의 위치 또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집은 어디냐'는 남자친구의 질문에도 '결혼 할 때 쯤 알려줄게' 라고만 대답했고 남자친구도 더 이상 집에 대해 캐묻지 않았습니다.
 


이사를 한 지금도 '어느 동네의 어느 아파트에서 살고 있구나-' 라고만 알고 있고, 정확하게 '몇 동 몇 호에 살고 있구나-' 라고는 알지 못합니다.

6년간 여자친구의 집을 모르고 지낸 남자친구. 어찌보면 남자친구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조심해.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위험하면 꼭 연락하고. 집에 갈 때까진 통화하면서 가자." 라고 먼저 이야기 해주고 믿어주었다는 점에서 참 감사한 일 같습니다.
  


+ 덧) 자취를 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남자친구에게 절대! 집을 알려주지 마라-" 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남자친구가 칭얼거려서 남자친구에게 집 주소를 알려준거에요-' 혹은 '남자친구가 이러이러하다길래 집 열쇠를 준거에요-' 라며 남자친구 탓으로 돌리진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의 자취방을 공개하건 공개하지 않건 다른 이가 아닌 자신의 판단하에 현명하게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녀들이었으면 합니다. 

  

추석에 온 남자친구의 황당문자, 이유를 알고나니

즐거운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어느덧, 오늘이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전 추석 특집 영화를 비롯해 각종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도 하고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일은 출근해야 하는 날이네요. ㅠ_ㅠ 이럴 땐 정말 시간이 빠릅니다. 끙;

어느덧 추석연휴 끝!


어제 가족과 함께 추석 음식을 만들고 있던 와중, 남자친구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넌 아프지 마."

 

평소 늘 "밥 먹었어?" 혹은 "뭐해?" 로 시작하던 남자친구의 문자이건만 뜬금없이 앞뒤 말 없이 아프지 말라는 문자가 오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아프지 마"


남자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추석 연휴, 명절 음식 만드느라 고생하겠구나 싶어 아프지 말라고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절이면 여자들이 명절 음식 만드느라, 차례상 준비하느라 분주해 지니 말이죠. '명절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도 않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조심하겠다고. 알겠다고. 고맙다고. 답장을 보내려던 찰라, 남자친구에게 또 연달아 문자가 왔습니다. 

 

"우울증도 조심해야 돼. 치매도."

 

엥? 우울증? ㅡ.ㅡ ...치매?! 날 뭘로 보고... 난 아직 젊어!

음식을 준비하느라 육체적으로 적지 않은 노동을 하는 셈이니 아프지 말라는 건 이해가 되지만 우울증과 치매를 조심하라는 건 대체 뭔 말이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습니다. 

지금 온 가족이 요양원에 와 있다고 하더군요.

요양원에 할머니가 계신데 몸은 (육체적으로는) 건강하시지만 할머니의 치매로 인해 가족이 많이 힘들어 한다고 했습니다. 가장 힘들어하시는 분은 다름 아닌 할아버지이며, 그런 할아버지를 곁에서 보는 아버지도 힘들어 하시니 아들인 남자친구 입장에서도 무척 속상했나 봅니다.

과한 스트레스는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 우울증이 심해지면 치매를 동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전 모두 별개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고, 우울증은 우울증이고, 치매는 치매인 줄;;;


치매는 무조건 '뇌혈관 질환'이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쿨럭;

지금까지 전 스트레스가 과하면 그것이 곧 우울증이 될 수 있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치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거죠. 

"스트레스 받으면 절대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풀어야 돼. 풀 수 없으면 나한테라도 말해."
평소 진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남자친구가 무슨 걱정거리 없냐. 스트레스 받는 건 없냐. 우울증 조심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하더군요.

흔히, 추석 연휴라고 하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송편을 빚는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가족이 모두 건강할 때에 가능한 모습인 듯 합니다.  

 

"넌 절대 아프지 마."
"응. 건강이 최고인 것 같아. 오빠도 아프지 마."

 

남자친구가 "아프지 마." 라는 문자를 보낸 결정적 계기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씀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너네 할머니의 마음을 일찍 헤아려 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 즐거워야 할 추석에 너희들을 이런 자리에 모이게 해서 미안하다. 너희들도 건강 잘 챙겨라."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누나 같은 사람 만나면 좋겠어."
"나 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속물 아닌 사람."
"속물 기준이 뭔데?"

 

저보다 다섯 살이나 아래인 남자 후배가 뜬금없이 '누나 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는 말에 의아해 하며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속물녀는?


외모를 기준으로 나 같은 사람이라고 한 것은 아닐 테고 -_-;; (쿨럭;) 이야기를 들어 보니 '돈을 밝히지 않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더군요.

 

"바보. 나도 돈 좋아하거든? 나도 돈 밝혀!"
 

내가 속물녀야?


직장생활을 하며 월급날만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엄연히 저도 돈을 좋아하고 돈을 밝히는 여자입니다. 적금, 예금, 펀드... 돈과 관련된 정보라면 눈과 귀를 활짝 열곤 하는데 말이죠. 통장에 찍힌 금액에 따라 울고 웃기도 하고 말이죠.

'이 후배가 아직 나에 대해 몰라도 잘 모르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후배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돈 좋아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닌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아니. 요즘 여자애들, 돈이 좋다고, 나이 차가 많이 나더라도 돈만 많으면 그런 아저씨들이 좋대."
"네가 그런 부류만 만나서 그런 거 아니야? 내 주위 여자애들은 자기가 스스로 돈 벌어서 성공할 생각 하던데?"

 

같은 과 후배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듣다가 '나이가 많아도 돈 많은 아저씨라면 만나고 싶다'는 한 여자 후배의 말에 욱했나 봅니다. -.- 
  

'속물녀'라 욕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라 

 

'그런 여자' 주위에는 '그런 남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클럽 죽돌이가 클럽 죽순이를 만나 '쉬운 여자'라며 손가락질 하는 모습을 보고 풋- 하고 웃음을 뿜은 적이 있습니다.
 


정작 자신이 있는 그 자리가 그런 자리라는 것을 모르고서 다른 이를 향해 그런 말을 하니 웃음이 나올 수 밖에요. 
 
"내가 여자를 많이 만나봤는데, 여자들은 속물이야. 왜 그렇게 돈 많은 남자를 밝히는지... 지갑을 열어 돈만 몇 장 보여줘도 여자들 반응이 다르다니까. 속물이야. 속물."

자신이 가진 돈을 으시대며 재력가임을 어필하던 한 남자.

룸살롱이나 클럽, 기껏해야 헌팅으로 만난 여자들을 마치 모든 여자를 만난 것 마냥 '여자는 속물이다'는 논리를 펴더군요. 오히려 그가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돈으로 어필했듯, 그가 만난 여자들 또한 그녀들의 잘 가꾼 얼굴과 몸매로 돈 많은 남자에게 어필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나 봅니다. 쉬운 말로 '끼리끼리' 인거죠.

마찬가지로 "저 남자는 왜 저렇게 예쁜 여자만 밝히냐?"를 두고 손가락질 해봤자 손가락질 한 손만 아플 뿐이죠.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인걸요. -.-

여자는 어떻다, 남자는 어떻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며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기 보다는 그저 그 자리를 벗어나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여자, 남자를 만나면 됩니다.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제가 후배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모든 여자가 '돈'에 기준을 맞춰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니 괜한 걱정말고 너의 가치관과 맞는 사람을 만나라 였습니다. 

전 휴학을 하지 않고 곧장 졸업해 취직을 했습니다. 거기다 여자여서 군대를 가지 않으니 제 또래 남자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했죠. 당시 직장인인 저와 학생이었던 남자친구를 비교하며 "남자친구가 한 살 위라면서 아직 학생이야? 데이트 비용은? 남자친구 부모님이 돈이 많은건가?" 라며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질문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특히나, 군대를 다녀와 사회생활이 늦다는 것 쯤은 가장 잘 알고 있을 법한 직장 상사가 "어떻게 여자인 너가 먼저 취직하냐? 남자친구가 한 살 위라며? 남자친구는 왜 여태 취직을 못했어? 학교가 안좋은가?" 라고 물을 땐 주먹이 울곤 했습니다. (워-워-)

직장인-학생 커플이었던 그 당시, 제 가치관이 '돈'이나 '남들의 이목'이 좀 더 우위에 있었다면 학생이었던 남자친구와 결코 오래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다른 이에 기대어 편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너가 생각하는 재벌남을 만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 다니는 것 보다 너가 노력해서 성공하는 게 더 빠르지 않아?" 라는 말에 어떤 이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어떤 이는 왜 굳이 어려운 길로 가냐고 물을지도 모르죠.

연애도 결혼도 결국은 '끼리끼리' 하는 것 같습니다.
'아, 부자는 부자끼리 연애하고 결혼한다는 거군요?' 가 아니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끼리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장거리 연애를 잘하는 커플의 공통점

장거리 연애 잘하는 방법

 

"다시 지방으로 가고 싶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마."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선 물가 인상 소식이나 전세 값이 폭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문을 보다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쉬며 던진 제 말에 남자친구는 '직장은 어떡하고?' '뭐 먹고 살려고?' '농담으로 그런 말 하지마!' 라며 펄쩍 펄쩍 뛰었습니다. 결혼해서 지방으로 같이 가지 않는 한, 떨어져서 장거리 연애 할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거죠.

 

설 연휴, 추석 연휴, 여름 휴가. 길게는 1주일, 짧게는 3일. 쉴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면 무조건 쪼르르 지방으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말이죠.


고작 1주일이건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애가 탔나 봅니다. 연락이라도 잘 되면 좋으련만, 지방으로만 가면 연락이 되지 않으니 말이죠.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한 건 아닌데 관심이 다른 곳에 쏟아지다 보니 연락을 자주 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아, 미안. 뭐 어차피 1주일만 지나면 얼굴 볼 건데, 뭐. 헤헤. 미안."
"웃음이 나와? 기다리는 사람 생각은 안 해? 연락이라도 자주 해줘야지. 내가 걱정할 거라고 생각 안 해?"

 

미안한 마음도 앞섰지만, 1주일인데 뭐. 라는 생각에 실실 웃으며 그 상황을 무마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상황은 역전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두 달 가량 해외로 나가게 된 거죠. 처음으로 남자친구와 장기간 떨어져 있게 되는 상황이라 막상 닥치니 무척이나 불안하더군요.

제가 떠날 땐 몰랐는데, 남자친구가 떠나는 상황이 되니 보내는 입장에선 엄청 불안하더라고요.

 

상대를 불안하지 않게 하라

 

"어느 한 쪽이 불안해 하면 그건 불안하게 만든 사람이 잘못한 거야."

 

위의 말은 제 말이 아니라 남자친구의 말입니다.

매일 같이 만나던 사이이건만 두 달간 떨어져 지내다 보니 너무나도 불안하더군요. 그리고 민망하지만 솔직한 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안 그럴 것 같았는데 설사 불안해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떨어져 있으니 불안하고 걱정된다고 말이죠.
 


저의 말을 듣더니 어쨌건 불안해 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니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더 힘을 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남자친구가 "넌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하냐? 사람을 왜 그렇게 못 믿냐?" 라는 식의 반응이었다면, 절대 있는 그대로 남자친구를 믿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어떡해. 이런 상황에서 불안해 하는 내가 이상한 건가 봐.' 라며 내색도 못하고 불안감을 떨칠 다른 길을 찾으려 했을지 모릅니다.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는만큼, 사소한 것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장거리 연애는 멀리 떨어져 있기에 애틋한 마음이 커 사소한 것에 더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정말 사소한 것에 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특히, 전화통화가 잦으니 만나서 다투는 경우보다 전화로 싸우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하니 오해의 소지가 많을 수 밖에요. 문자, 메신저, 전화 등. 모두 대화를 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이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죠.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지만, 사소한 것에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 줘야 할 듯 합니다.

그런 점에서 단거리 연애보다 장거리 연애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 달려가 만나서 풀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장거리 연애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매체 활용하기

 

장거리 연애이기에 힘든 점이 많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면 단거리 연애가 아닌 장거리 연애이기에 가능한 것을 살려 상대방에게 어필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전화 통화나 문자를 자주 했다면 그 외 이메일(E-mail)이나 손으로 직접 쓴 편지. 화상 채팅을 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아는 선배 언니도 직장 문제로 서울과 부산에 각각 떨어져서 3년째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지만 남자친구와 화상 채팅을 자주 하더군요. 딱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말이죠.

때론 회식으로, 때론 야근으로 부득이하게 정해진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럴 때면 상대방이 불안하지 않게 미리 전화로 알려주거나 양해를 구하더라고요. '
연인이면 가까운 사이인데 왠 양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테지만, 장거리 연애인 만큼 정말 사소한 것에도 더 잘 챙기고 잘 기억하더라고요.

 

약속을 만들고 수시로 일깨워주기

 

실은 장거리 연애이건 단거리 연애이건 함께 목표를 세우고 계속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정말 좋은 연애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장거리 연애를 할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단기적 목표, 장기적 목표가 주는 힘은 대단합니다. 애인과 함께 짧게 곧 다가올 약속과 길게 훗날 약속을 정하는 거죠.
 


남자친구가 해외로 나가 있는 동안에도 수시로 "내가 돌아가는 날, 네가 좋아하는 OO레스토랑에 가자." 라는 말로 다가오는 그 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나 여기서 특이한 노래 배웠는데, 더 연습해서 내일 들려줄게." 혹은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립글로스 하나 샀어. 기대해!" 라는 말도 해주고 말이죠.

 
저도 남자친구가 돌아올 그 날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나도 그 날, 더 예쁘고 멋진 모습 보여줘야지!'라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회사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제 자신을 외적으로 내적으로 가꾸는데 힘썼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짧게나마 장거리 연애를 겪어 본지라 몇 년 째 장거리 연애를 하는 분들을 뵈면 '존경심' 마저 듭니다. 그리고 장거리 연애를 잘 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 하나 같이 공통점은 거리에 비례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무척이나 강하다는 거죠.

+ 덧) 단거리 연애건, 장거리 연애건 믿음을 쉽게 져버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뭐든 잘하는 것 같습니다.


"야. 지방에 있는 여자친구랑 떨어져 있으면 외롭지 않냐? 너네가 얘 좀 데리고 부킹도 가고 좀 그래라." 라는 직장 상사의 말에 콧방귀를 끼며 "안그래도 여자친구랑 떨어져서 지내서 속상한데 부장님까지 왜 그러세요. 아무리 그래도 여자친구만한 사람이 없어요." 라고 소신있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던 한 분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아래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클릭하시면 책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반디앤루니스 / 리브로도서11번가


늘 감사합니다.

남자친구와 전화로 싸우다 웃음이 터진 이유

 

20대의 마지막 끝자리가 되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자연스레 남자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고 괜한 짜증과 투정을 부리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ㅠ_ㅠ (오빠, 미안…)

 

엊그제 TV프로그램 '황금어장'을 보니 유독 '서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와 함께 서른을 앞두고 있는 스물아홉이라는 나이가 가장 힘들었고, 생각이 가장 많았던 시기인 것 같다던 백지영과 공효진의 말이 너무 와 닿았습니다. 바로 엊그제가 스물이었는데, 그 스물이라는 나이를 훌쩍 지나 스물아홉이 되었건만 지금까지 내가 이루어놓은 건 뭔지, 자꾸만 되돌아 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저런 생각에 휩싸여 민감해 있는 찰라, 걸려온 전화. 다름 아닌 남자친구.

 

남자친구도 참 타이밍 절묘하게 맞춥니다. 축복받은 타이밍 -_-;;;

 

20대 끝자락에 있는,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고스란히 남자친구에게 전달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괜한 투정을 부리면서도 '그래. 딱 여기까지만.' 이라는 생각으로 멈추려 했지만, 결국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흥분상태로 빠져들었습니다.

여기서 멈춰야 되는데...

 

딱히 남자친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쩌다 보니 괜히 남자친구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묵묵히 들어주던 남자친구의 반응도 점점 심상찮고. 이쯤에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사과해야 할 지. (정확히는 괜한 자존심 때문에 사과할 엄두가 나지 않고) 대뜸 "내가 심했지? 미안해." 라고 말하기엔 너무 멀리 온 것만 같고.

 

전화로는 표정을 알 수 없으니 아무 말이 없는 남자친구가 무섭기까지 합니다.

 

"버섯아. 옛말에 지피지기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 저 말이 왜 나오는 거야? -_- 빠직)"

"아, 물론 그렇다고 네가 적이라는 말은 아니고, 일단 지금 네가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내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데. 전화로 듣는 너의 목소리만으로는 정확히 네가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어."
"…(헐)…무슨 말이야?"


"싸우건 헤어지건 뭘 하건 간에 일단 만나. 일단 너의 상태를 봐야 내가 이 싸움에서 이길 거 아냐."
"이긴다고? (피식)"

 

전화로 다투다 말고 갑자기 옛말을 아냐며 지피지기백전불태, 백전백승을 언급하며 싸움의 흐름을 깨더니 이기기 위해선 직접 만나야겠다는 남자친구의 쌩뚱 맞은 대답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실은 이 싸움에서 진짜 이기겠다는 뜻이 아니라, 이 싸움에서 저를 달래고 화해하는 것을 두고 이긴다고 표현을 한 것이더군요.

 

역시나 얼굴을 보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스르르- 녹아 내립니다.

 

"여자가 서른 앞두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더니 정말 그런가 봐. 하필, 내가 이런 저런 생각에 한참 울적해 할 때 오빠가 전화를 한 거지. 아무튼, 미안해. 이번엔 내가 완전 잘못했어."

 

남자친구를 만나자 마자 쌓여 있던 서러움과 괜한 울적함을 토로하기 바빠졌습니다. 너무나도 미안하기도 했고요.

 

"전화로 싸우는 건 무효. 문자나 메신저로 싸우는 것도 무효. 일단, 무조건 얼굴 보고 하기. 극단적으로 설사 헤어지는 상황에 놓여지더라도 다른 걸로는 안돼. 무조건 얼굴 보고 말하기."

 

오랜만에 티격태격 다투고선 남자친구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맹세를 했네요.

싸우건 지지고 볶건 무조건 얼굴 보고 이야기 하기!

종종 어린 아이처럼 징징 거리는 저에게 성숙한 모습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남자친구를 보니 무척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성숙해야 되지 않겠어요? ㅠ_ㅠ)
 

징징~

 

+덧) 위에서 언급된 '지피지기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알고 봤더니 '지피지기백전불태'의 잘못 사용된 말이더군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지피지기백전백승이' 손자병법에 나온 말로 알고 있더라고요.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은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합니다. 참고하세요!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다던 첫사랑, 그리고 그 후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다던 첫사랑


"넌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어?"
"아니. 내가 왜?"
"난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어."
"그래?"


20대 초반, 일찍이 현실적이었던 나에게 그가 던진 질문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다니… 하지만 나와 달리, '목숨을 버릴 수 있다.' 는 그의 단호한 대답에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다는 용기에 감탄한 것이 아니라, '난 농담으로라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그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감탄을 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그의 그러한 대답은 여자를 현혹하기 위한 달달한 멘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그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말 했지만, '사랑'을 위해서가 아니라 '연애'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것이었다.
 

당장의 연애를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어!



그럼 그렇지.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사람이라니... 

실제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사람은 그런 말을 그리 쉽게 내뱉지 못할 거라 생각하며 첫사랑이자, 첫 연애상대였던 그를 머리속과 마음속에서 지웠다.

남자의 바람은 본능이다? 아니다?


어린 두 자식을 두고도 바람이 난 아버지의 영향을 받다 보니 제 아무리 멋지고 성실한 남자라 하더라도 '남자에게 바람둥이 본능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혀 있었다. 그런 내게 다시금 '남자의 바람은 본능이야!' 라는 결론을 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첫사랑의 아픈 기억.   

"너도 결국 바람 피울거잖아!"


 

이후에도 상대 이성을 만나다 보면 '신뢰' 이전에 '불신'이 먼저 싹텄다. 

"너도 남자잖아. 어차피 나랑 만나다가 다른 여자가 눈에 띄면 바람 피울거잖아."
"만약 바람 피우게 된다면, 제발 나한테 들키기 전에 먼저 말해줄래?"

신뢰가 없는 만남이 오래 갈 리 없는 것은 당연지사. 
거기다 신뢰가 없다 못해 툭하면 비아냥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니 상대방 또한 그런 나의 모습에 질릴 법도 하다.
 

연애를 위한 연애가 아닌, 진짜 사랑을 하자


이상하게도 지금의 남자친구는 당시 나의 그런 모습에 질려하기는 커녕 그런 말을 하는 내게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나를 다그쳤다.

"맞아. 남자 본능일 수도 있겠지. 그런데, 본능 따라 살면 그게 사람이야? 동물이지? 넌 당장 배고프다고 길거리 가게에 들어가서 음식 훔치니? 난 아닌데... "

남자가 여러 여자를 욕심내고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 본능이다, 아니다의 여부를 떠나 본능이건 아니건 그렇게 살면 그게 사람이냐고, 그게 옳은 행동이냐고 되묻는 남자친구의 말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대답은 뻔하니 말이다. 

그러다 오빠는 연애를 많이 해 보지 않아서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라며 괜한 주절이를 늘어 놓았다. 그런 내게 다시금 남자친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해주었다.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은 연애에 있어선 분명 선수일지 모르지. 그런데 연애를 많이 해봤다고 사랑을 많이 해 본 걸까? 연애만 하며 살래? 차라리 난 단 한번이라도 진심 어린 사랑 한번 하고 말래.
난 지금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건데. 넌 그렇지 않아?" 

남자친구의 '연애'가 아닌 '사랑'을 하고 있다는 말. '연애'를 위해 날 만나는 것이 아닌, '사랑'하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라는 말.  

맞다.
그간 난 '연애' 타령만 하고 있었다. '사랑'이 싹터야 '연애'가 되는 건데, '연애'에 목적을 둔 '연애'를 하고 있었던 거다. 

남자친구의 '우리, 연애를 위한 연애가 아닌 사랑을 하자.'는 말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결 같이 지켜오고 있다. 아마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남자는 다 그렇지 뭐.' 라는 편견에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채, '연애'를 위한 '연애'만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외로워 죽겠으니 누구든 빨리 붙잡고 연애를 해야 겠다는 친구.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돈 있는 남자면 아무나와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친구.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내가 발끈해선 "아냐! 사랑을 해야 된다니까!" 라는 말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니 '사랑'이 아닌, '연애' 타령만 하던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새삼 내 삶과 내 남자친구에게 감사 인사를 하게 된다. 내 평생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던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말이다.

남자친구에게만 통하는 옹알이

최근 SKT의 소셜커머스 초콜릿 광고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쌍둥이 아가의 옹알이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너 양말 한 짝 어쨌어?"
"반값이래서 샀더니 한 짝만 줬어."
"으이구! 답답아!"

주거니 받거니 둘이서 옹알옹알 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CF를 보자니 떠오르는 남자친구와의 작은 에피소드. +_+

남자친구이기에 단번에 알 수 있는 행동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그만 것에 꺄르르 웃기도 하고 정말 별 것 아닌 것에도 오바액션을 더해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과연 당시 그렇게 꺄르르 웃을 만큼 재미난 일이었나? 싶을 정도인데요.

나이가 들면서 혹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예전만큼 크게 웃을 일이 없어지는 듯 합니다.
ㅠ_ㅠ

퇴근 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 남자친구가 건넨 단돈 천 원짜리 와플 하나에 급 화색이 되어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기분 좋구나? 까딱까딱 거리는 거 보니."
"까딱까딱?"
"응. 너 기분 좋을 때마다 까딱까딱하잖아. 어떻게 하는 거야? 흉내도 못 내겠어."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때 환하게 미소를 짓거나 웃음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표정을 보고 상대방의 기분을 가늠할 수 있는데요. 저의 표정이 아닌 행동으로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상당히 놀랬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마다 까딱까딱을 한다? +_+? 대체 그 까딱까딱은 어떤 거길래?

저는 남자친구 앞에서 기분이 좋을 때 어떤 표정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거울을 앞에 세워 놓고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눈에는 저의 소소한 행동을 오랫동안 봐오다 보니 냉큼 저의 행동 하나로 기분 상태를 알아채나 봅니다. 고개는 좌우로 어깨는 상하로 들썩인다는 말에 '그게 가능해?' 라고 반문하고 싶었으나 이내 제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음을 알겠더군요. ㅡ.ㅡ (까딱까딱 고개는 좌우로, 어깨는 상하로, 그게 가능하긴 하더군요)

남자친구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옹알이

"어제 남자친구랑 데이트 잘 했어?"
"으으으응."
"뭐야. 그 어리광스러운 몸짓과 말투는? 데이트 잘 했다는 의미야? 못했다는 의미야?"

"아니. 데이트 못했어. 아쉬워. 데이트 하고 싶은데." 라는 표현을 두고 "으으응." 이라는 짧은 웅얼거림으로 표현을 하니 곁에 있던 친구가 식겁했나 봅니다. '헐! 이 아이가 갑자기 왜 이래!'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

"하하. 미안. 남자친구랑 데이트 할 때 하는 행동이 나도 모르게."
"하하. 근데 너가 그렇게 웅얼거리면 남자친구가 알아 들어?"
"응. 척하면 척이지. 남자친구한테만 통하는 옹알이인가?"
"아. 그러고 보니 나도 남자친구한테 그러는 거 같아. 다른 사람들 앞에선 절대 드러내지 않는, 오로지 남자친구 앞에서만 하는 애교 섞인 옹알이 같은 거. 하하."

연애를 막 시작할 당시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이다 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고, 투정이라도 한번 부리려고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걱정에 자연스럽게 감정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애 초기 가졌던 설렘과 떨림은 사라진지 오래. 반대로 설렘과 떨림을 채워줄 수 있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어떤 미묘한 표정도, 어떤 소소한 행동도, 어떤 옹알거림도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금새 눈치 채고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 말이죠.

사랑하는 이와 서로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통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신나는 일인 것 같아요. :)

+덧) 사랑하는 그 사람과만 통하는 옹알이가 있으신가요? :)

사랑과 구속, 그 타협점은 어디일까?

저희 집엔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 있어요. 저희 가족이 진심으로 가족의 구성원 여기고 아끼면서 대한답니다. 저도 나름 아끼고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생과 어머니만큼의 표현력은 부족하다 보니 이 녀석에겐 저의 사랑이 고스란히 잘 전달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리와. 어디가?" (귀찮을 만큼 졸졸 뒤따라 다니기)
"오늘은 언니랑 같이 자자. 이리와." (질질질 끌어 내 옆으로 바짝 눕혀 놓기)
"아이. 귀여워."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비부비 만지작만지작)

전 제 나름 애정표현이랍시고 꽉 안아주고 쓰다듬어 보지만 이 녀석의 입장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나 봅니다.

주는 이는 애정표현이지만 받는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단순 과한 오지랍 -_-;; (더 지나치면 그냥 괴롭힘)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동생도 한마디 합니다.

"아유. 적당히 좀 해. 애가 싫어하겠다."
"왜? 난 좋아서 하는 애정표현인데?"

이 아이가 저희 집으로 온 이후, 너무 좋다 보니 한 달 가까이 제 나름의 애정표현을 격하게 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이 녀석은 저에게서 좀 더 멀리 떨어져 앉을 궁리만 하더군요. 그리고 1주일 전, 제가 라식 수술을 하면서 제 눈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 아이에게 그만큼 관심을 쏟지 못했습니다.

잠깐 제 눈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 녀석에 대한 관심이 덜해졌을 뿐, 절대 이 녀석에 대한 마음이 시들었거나 싫어진 것이 아닌데 이 녀석은 이런 저의 반응이나 모습이 꽤 낯설었나 봅니다.

그렇게 오라고 해도 오지 않던 녀석이건만, 자유롭게 풀어 놓으니 이제는 먼저 제 곁으로 다가와 기대기도 하고 잠들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옆에서 같이 자자며 강제로 끌어 안아 옆에 놓으면 번번히 도망가던 녀석인데 말이죠.

갑자기 연애 카테고리에 왜 강아지 이야기를 할까 싶죠?
이 녀석을 보며 사람 간의 연애나 사랑 또한 이 녀석과 전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사랑하고 아껴주는데 왜 넌 내가 주는 것만큼 보여주지 않는 거야?"

상대방의 감정이나 사랑에 대해 닦달하고 조급해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 나 스스로는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받는 상대방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정말 귀찮음. 괴롭힘이 아닐까.

오히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자유롭게 놓아줄 수 있을 때,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덧) 사랑과 구속 사이, 그 적절한 중간지점은 어디일까.

"오빠, 캔디(강아지 이름)가 이제 나한테 먼저 와. 진짜 신기해. 그렇게 오라고 내 옆에 바짝 둬도 도망가던 녀석인데."
"오. 정말? 잘됐네."
"오빠도 이제 자유롭게 해 줄게. 훨훨~" 
"아냐. 난 지금 충분히 자유로워. 좀 구속 좀 해줘. 연애 기간이 길어지니 너무 풀어 놓는거 아냐? 무조건 자유롭게 한다고 그것도 사랑이 아니라고."
"응...? -_-? 응..." 

결혼 빨리 하지 않는 이유, 조건 재느라?

조건 재느라 결혼 빨리 안하는구나?

"그렇게 결혼 안하고 질질 끌다 남자 한 순간에 뒤돌아서 떠나간다."
"아직 연애 중이라 실감이 나지 않지? 결혼해 봐. 남자들 다 똑같아."
"너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돈 많은 남자 만나는게 너 인생 펴는 거다."
"조건 재느라 결혼 빨리 안하는구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남자친구와 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참 많이 아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조건 재느라 겨혼 빨리 안하는구나?" 라는 말인데요.

우리가 조건 따져서 결혼했던가?

조건 재느라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결혼자금을 모으는 중인 건데 그것을 두고 "네가 조건을 재느라 결혼 빨리 안 하는구나?" 라고 이야기를 들이니 참 씁쓸하더군요. 

겉으로는 '하하하. 아니에요.'라고 웃어 넘겼지만 그 말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속상하더군요. 상대방은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고 그 말을 듣는 저도 스윽 넘길 수 있는 말이 될 수 있겠지만, 제 남자친구는 그렇지 않을 테니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무슨 큰 죄를 지은 것 마냥 "미안해. 내가 돈이 많으면 당장 결혼할텐데. 열심히 돈 모아서 빨리 결혼하자. 미안해." 라며 남자친구가 잔뜩 미안해 하더군요. 당장 결혼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다 좀 더 차근차근 준비하여 결혼하길 바라기 때문에 제가 먼저 남자친구에게 좀 더 준비한 뒤에 결혼하자고 이야기를 한 것이건만...

"아니야. 저 사람들은 우리 사정을 모르잖아. 모르고서 하는 말이잖아. 마음에 담아 두지마. 오빠가 미안해 할 일이 전혀 아니지!"

자연스레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연애를 하다가 자연스레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어긋나면 이별로 이어지기도 하는 과정일 뿐. 결혼을 빨리 하건, 결혼을 늦게 하건. 모두 각자의 사정이고, 각자의 이유일 뿐.

결혼을 늦게 하는 것에 이유를 찾고, 결혼을 빨리 하는 것에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결혼이 이르면 속도위반, 늦으면 조건 재느라?
"난 남자친구와 1년 가까이를 조용히 결혼준비하다 결혼 소식을 알렸는데도 주위에선 왜 그렇게 성급하게 결혼하냐고 묻더라. 임신했냐며 말이야. 왜 그런 편협한 시각으로 보는지 모르겠어. 넌 결혼할 때 시끌벅적하게 준비해. 이런 오해 받지 않으려면."

스물두살. 다소 이르다면 이른 결혼. 적당하다면 적당한 나이의 결혼.

스물 두살이라는 나이에 결혼하는 친구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뭐야. 속도위반인 거 아냐?"
"그러게. 너무 갑자기 결혼하는 것 같지?"
"한창인 나이인데 왜 저렇게 일찍 결혼해?"
"정말 사고친거 아냐? 쯧쯧"

당시 친구의 이와 같은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저도 일찍 결혼하는 친구를 보며 '속도 위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친구의 당시 상황을 듣고 나니 정말 미안해 지더군요.

저 또한 친구가 말하던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본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빨리 결혼하건, 늦게 결혼하건 그 커플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건만 빨리 결혼하면 빨리 결혼하는 대로 '혹시 임신했니?' 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늦게 결혼하면 늦게 결혼하는대로 '조건 재느라 그러는구나?' 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

저도 연애를 하고 있는 커플이지만, 다른 커플을 두고 '연애를 오래하면 결혼하기 힘들다더라.' '결혼을 일찍하면 일찍 헤어진다더라.'와 같은 '카더라 통신'으로 잘 지내고 있는 커플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도 여전히 설레는 이유

남자친구와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주위에서 종종 듣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사귀어? 대단하다."
"6년? 오. 결혼하지 않으면 헤어질 시기인데?"
"지겹지 않아?"
"그 남자랑 결혼할거야?"
"6년이면 남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가족이지 않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드는 생각은 '이상하다. 난 여전히 설레고 좋은데. 내가 이상한 걸까?' 라는 생각입니다. 연애기간이 길지만 여전히 설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남자친구(여자친구)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와, 지금의 남자친구가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그럼 언제든 네 남자친구를 버리고 다른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거네?" 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남자친구'는 지금의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모든 '남자친구'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남자친구이건, 여자친구이건 분명 자신의 인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좋아하는 감정에 휩싸여서 그리고 평생 함께 할 동반자니까! 라는 이유로 인생의 다른 부분보다 더 신경을 쓰고 간섭을 하게 되는 데요. 좀 더 크게 보고 좀 더 멀리 봤으면 합니다. 

'남자친구가 날 정말 사랑하는게 맞는걸까?'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왜 이렇게 안오는걸까' 라며 초조해 하며 폰을 만지작 거릴 시간 동안 남자친구에게 예뻐 보여야지, 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거나 운동이 싫으면 심지어 얼굴 팩을 하건 손톱손질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책을 읽거나 다른 자기계발을 하면 더 좋구요.

'여자친구 마음이 변한 것 같애' '여자친구가 비전 없는 나 때문에 금방 떠나가면 어떡하지' 불안해하며 친구들과 술 마시고 게임 할 시간에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공부를 하거나 뭐가 되었건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뭔가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자신의 인생에서 다른 것을 더 중요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그 소중한 사람을 위해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것에 투자하라는거죠. 지나치게 애인을 자신의 전부인 것 마냥 얽매이면 얽매일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은 금새 사그라 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투자와 연인에 대한 기대심이 적당한 선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사랑과 신뢰는 물론 적당한 설렘을 유지하며 오래 연애 할 수 있는 듯 합니다. 

배려이거나! 혹은 협상이거나!

남자친구도 저도 서로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말하는 편입니다. "뭐 먹을래?"라는 말 한마디에도 "아무거나"라고 대답한 적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뭐 먹고 싶어?"
"아, 오늘따라 돈까스가 끌리네."
"돈까스? 지난 번에도 돈까스 먹지 않았어?"
"응. 근데 또 먹고 싶어. 오빤?"
"난 치킨."
"아, 치...치...킨?"
"왜? 싫어?"
"아니야. 치킨도 좋아. 치킨 먹으러 가자."
"으이그. 돈까스 먹으러 가자."
"으흐흐흐"

상대방의 제안에 흐느적 흐느적 뭐든지 OK 로 넘어가기 보다 좋고 싫음에 대한 분명한 의사전달을 한 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거죠. 일방적으로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춰 가는 연애를 하게 되면 언젠가 터지기 마련입니다. 그간 전혀 표현을 하지 않았으면서 뒤늦게서야 '내가 그때 얼마나 너한테 배려했는 줄 아냐?'는 식의 공격은 그야말로 뒷북치는 일이죠.

요즘 남자친구와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결혼'입니다. 단순히 '우리 결혼하면 뭐 하자.' 와 같은 로망을 품은 이야기 뿐만 아니라 좀 더 현실적으로 '결혼하면 (집안일 중)내가 뭐 맡을게. 왜냐면...' 와 같은 이야기도 나눕니다. 

뜬구름 잡듯 이야기 하자면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배려한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콕 집어 말하자면 '협상한다' 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애인 사이에 웬 협상이냐? 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말이죠. '내가 한 발 양보했으니 사랑하는 당신도 날 위해 한 발 양보해 주지 않겠어요?' 와 같은 의미죠.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춰 가는 연애를 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 할 것은 이야기 하고 차라리 협상을 하는 것이 낫습니다.   

둘만의 애틋한 애정표현!

연애 초반엔 '쑥쓰럽다'는 이유로 표현에 인색해 지고, 연애 후반엔 '낯뜨겁다, 새삼스럽게' 라는 이유로 표현에 인색해 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애정 표현인듯 합니다. 그런데 한번 표현하고 나면 한없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애정 표현입니다. 

남녀가 서로 애정 표현에 인색하기 보다는 남자쪽에서건, 여자쪽에서건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일 수록 그에 맞춰 상대방도 조금씩 변화하는 듯 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져도 한결 같이 설레는 이유가 바로 애정 표현입니다.

진한 키스보다 뽀뽀가 더 달콤할 수 있고 딱히 빡빡한 데이트 코스를 짜지 않아도 나란히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니까요.


싸우지 않는 커플이 되려 하기 보다는 싸우더라도 금새 화해하고 서로를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커플이 되는 것이 낫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맞춰 주는 연애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서로가 맞춰 가는 연애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서 설레진 않겠다. 6년이면 좀 지겹지 않아?
연애 기간이 길어 지겹지 않냐고? 그럼 결혼해서 60년 이상을 함께 살아가야 할텐데 결혼생활은 지겨워서 어떻게 이어가려고? 

연애 기간에 대한 착각.

연애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문제임을 알았으면 합니다. 연애 기간이 짧아도 연애 기간 10년 차 이상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면 훨씬 더 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셈이고 연애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단순히 얕은 연애 감정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랑도 거기까지가 한계겠죠. 

연애 기간으로 그 사랑의 깊이를 가늠하고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연애 기간이 짧으면 짧은데로 떨림과 설렘이 있듯이, 연애 기간이 길어도 긴 만큼 서로를 향한 믿음과 또 다른 설렘이 있으니 말이죠.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아래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클릭하시면 책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YES24 / 알라딘 / 인터파크 / 영풍문고 /
반디앤루니스 / 리브로도서11번가


늘 감사합니다.

직장인 학생 커플의 딜레마 해결법

얼마전, 직장 동료가 잦은 연락을 요구하는 대학생 여자친구 때문에 짜증이 난다며 씩씩거리더군요.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는 네가 더 나쁜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냈지만, 이 친구의 말을 듣다 보니 짜증이 날 만도 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하면 좋을 텐데, 남자가 여자를 이해하기도,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더군다나 빡빡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와 대학생인 여자이니. 남녀 차이도 이해해야 하지만, 각자의 상황도 이해해야 하니 말이죠.


대부분의 직장은 개방적이기 보다는 보수적


장생활을 하면서 '저건 좀 직장 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고 느껴지는 행동 중의 하나가 바로 조용한 사무실 내에서 사적인 통화를 큰 소리로 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좀 나가서 하면 안 되는 건가?' 라고 쳐다보면 개인 핸드폰이 아닌, 회사 전화를 이용해 사적인 통화하고 있는 경우도 많더군요.

특히, 남자직원 보다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여자직원이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나 아직 퇴근 전이야. 어디야? 아, 그래? 나도 30분 뒤에 퇴근할거야. 오호호호."
"어머님, 저 막내입니다. 네. 어머님. 오늘 일찍 끝날 것 같아요. 아, 네. 그럼요. 찾아 뵙도록 할게요."


굳이 알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사적인 통화 내용.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는지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상사며 직장 내 같이 일하는 동료가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업무 관련 통화가 아닌 지극히 사적인 통화를 저렇게 자주, 그리고 저렇게 오래? 군대 생활 해 봤다면 절대 저렇게 못한다."


나이가 많으신 직장 상사분은 이런 상황을 보곤 종종 군대 이야기를 꺼내곤 하시더군요.

솔직히 제가 직장생활을 하기 전엔 '일하면서 잠깐 통화하는 게 그리 힘드냐'고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직장 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선후배가 함께 활동하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정도로 생각했었는지도 모르죠.

 


그리고 실제 그런 동아리와 같은 개방적이고 밝은 직장문화를 가진 직장도 있지만(주로 IT기업) 아직 대부분의 직장문화는 개방적이라기 보다는 아직 보수적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자는 소소한 말에도 의미부여


앞서 소개한 발신하는 경우가 아닌, 수신하는 경우에도 아무리 바빠도 대부분 여자들은 전화가 오면 단답형으로 전화 통화를 끊어 버리기 보다는 그 자리에서 짧게라도 "지금 내가 어떠 어떠한 상황이니 나중에 전화할게. 미안해." 라며 그 상황을 친절하게 이야기 하거나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가  통화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남자들은 업무가 바쁠 경우, "나 바빠." 혹은 "일이 많아서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할게." 라고 단답형으로 끊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더군요.

이를 두고 여자는 타고나길 남자보다 멀티태스킹에 강하기 때문에 업무를 하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다는 말도 하지만 제 생각엔 그보다 여자의 경우, 아무리 업무가 바빠도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좀 더 관심, 신경을 쓰고 더 잘 표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업무는 업무, 사람은 사람. 아무리 바쁜 업무 중이라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말 한마디로 혹 상처를 받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 말이죠. 

남자는 한 순간의 집중력으로 업무에 치중하고자 하는 성향을 보이는데다 '바빠' 라는 한 마디로도 충분히 자신의 의사가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니까 바쁘다고 하는 거지, 다른 이유가 있어? 라는 식으로 말이죠.


"근무시간엔 한 두 번으로도 충분하잖아. 그리고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문제잖아. 내가 나 혼자 좋자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서로 좋자고 하는 일인데, 그럼 내가 회사 때려 치우고 전화만 붙들고 있을까? 연애를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는 아직 한참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입장입니다. 그녀가 그리는 직장생활은 아마도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마냥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직장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커플되는게 그리 쉬워 보이더냐?


직장 내 남녀가 눈이 맞아 때론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는 직장 내 CC(Company Couple)를 상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드라마가 사람 망치기 참 쉽죠잉?)

"차라리 툭 까놓고 이야기 하는 건 어떨까?"
"나 바쁘니까 좀 이해해 달라고?"
"네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여자친구가 알아?"
"내가 무슨 일 하는지 말해도 아직 학생인 여자친구가 알겠어? 그리고 구구절절 설명해 줘 봤자, 뻔하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화장실 갈 시간도 없냐고 묻는데?"


똑같은 말 한마디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말이란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데 따라서 아주 다르게 들립니다. 특히 소소한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자의 경우 특히나! 말이죠. 말 한마디에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좀 더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 별 것 아닌 말 하나가 싸움의 불씨가 되곤 하죠.


말해 주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서로의 상황 


직장생활, 하물며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여자친구가 직장 내 분위기를 이해하기란 다소 어렵습니다. '말단 사원이어서 눈치 봐야 돼!' 라는 말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생소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왜 눈치를 봐?' 라고 되물을지도 모르죠. '나 오늘 회식해!' 라는 말에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회식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 라고 되물을지도 모릅니다.



남녀가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무 환경이 정반대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직장인&학생 커플 못지 않게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인데 그것 하나 이해 못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인데 그것 하나 배려 못해줘?

그렇기에 평소 직장 내 분위기가 어떤 분위기인지도 말해주고 '나 오늘 무슨 일을 맡아서 진짜 바빴어. 진짜 힘들었어.' '갑작스럽게 회식이 잡혀서 어쩔 수 없었어. 정말 너 만나고 싶었는데, 상황이...' 라며 약간 투정 아닌 투정을 하며 어떠한 업무로 인해 너무 바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어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남자보다 감성에 민감한 여자가 "왜 그랬어?!" 라고 이야기 꺼내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 상사 눈치 보랴, 업무 처리 하랴, 충분히 바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연락을 왜 그렇게 자주 하지 않냐며 닦달하는 여자친구. 그런 여자친구를 두고 "어차피 내가 어떤 업무로 왜 바빴는지 말해 줘봤자, 이해 못할거야!" 로 단정 짓기 보다는 그 이해는 여자친구가 할테니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여자친구가 연락 문제로 불안해 하는 건 그 상황을 몰라서이기 때문이며, 더불어 그만큼의 믿음이 없기 때문일테니 말이죠.
 
서로 조금만 이해하려 노력하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데 서로의 사정만을 내세운 채, 이해하기를 미루고 또 미루고 있진 않나요? 

+ 덧)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



바람둥이 걸러 내려다 엄한 사람 잡다

여자와 남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소모임에 가게 되면 이런 저런 다양한 상황을 목격하곤 합니다. 대놓고 이 여자, 저 여자 집적 거리는 바람기 충만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힐끗 힐끗 한 남자를 향해 끊임없이 묘한 시선을 보내는 여자. 그리고 그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비롯해서 말이죠.


바람기 많아 보이는 남자 VS 외로워 보이는 남자


이 여자, 저 여자를 향해 그럴싸한 멘트를 날리며 행동하는 그 남자는 좋은 취지로 그 자리에 모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겐 한마디로 꼴불견이었습니다.


"아마 본인은 모를 거야. 우리가 자기 이야기 하고 있는 줄."
"나 정말 궁금한데, 보통 저렇게 눈에 보이게 행동하면 여자들 다 알지 않아? 저렇게 바람기가 충만한 게 보이는데도 잘생긴 외모 때문에 그냥 넘어 가는 거야?"
"당연히 여자도 알겠지. 생각 있는 여자라면"


반반한 외모만큼이나 개그코드 또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절로 깔깔 거리며 웃어 버리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남자. 딱히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뛰어난 말발로 인해 바람기가 많다 못해 아주 철철 넘치는 남자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그리고 그의 행동으로 그런 바람기가 여실히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위엔 여자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고독지기를 자처한 남자가 더 위험한 이유


모두가 이런 저런 이야기로 웃고 떠들고 있는데 유독 홀로 이어폰을 꼽은 채,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는 한 사람. 가끔 옆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 주는 정도.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고독해 보이기도 한 남자의 모습에 절로 눈이 갔습니다.

"저런 남자가 더 멋있지 않아? 여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이쪽 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바람기를 있는 대로 드러내는 남자 보단 말이야."

바람둥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도 솔직히 오히려 여기저기 집적거려 가벼워 보이는 남자 보다는 홀로 조용히 남자들 사이에 앉아 있는 남자가 좀 더 남자답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맞아! 맞아! 가벼운 남자는 싫어."

어떠한 사건이 터진 이후, 더 이상 그 소모임은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 소모임 내에서 이 여자, 저 여자 양다리를 걸친데다 그 소모임에 속한 여자의 여동생까지 사귀는 다소 황당하다 못해 쇼킹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죠.


넌 바람둥이야? 아니야?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어떻게 같은 모임 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바람을 피우는데도 서로 모르고 있을 수가 있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꼬이고 꼬였습니다. 단 한 사람 때문에 말이죠. 사이가 좋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편을 가르고 으르렁거리는 상황에 이르게 된 거죠.

혹시, 여러분도 저와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지 않나요? 이 여자, 저 여자에게 환하게 미소 지으며 먼저 다가가던 그 남자 때문일 거라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알고 보니 모두가 '바람둥이 같아! 남자가 너무 가벼워 보여!' 라고 콕 집었던 그가 아닌 '외로워 보여! 무거워 보여!' 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 때문이더군요. -_-;;



그러고 보면 정작 바람둥이가 가져야 할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남자는 보고 알아서 피해 가면 되지만, 그런 특성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하고 과묵한 남자가 바람둥이일 경우,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둥이, 그 스타일도 가지각색


그저 이 여자, 저 여자를 향한 집적임이 보기 싫어 '바람기가 다분한 남자'라 정의 내려 버리고 정작 고독한 척, 외로운 척 하는 남자를 향해 '감싸주고픈 남자'라 단정지어 버렸던 철 없던 생각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람둥이는 말을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어야 하잖아! 그런데 왜?! 저 남자가 왜?


한동안 모임에 함께 나갔던 친구들과 충격을 먹고선 거품을 물었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늘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죠.

바람둥이, 참 다양하구나!


사람들은 많은 모이면 모일수록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면서 종종 큰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드러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라 생각하고 평상시의 모습이라 단정짓는 것 말이죠.


정작 바람기 많아 보인다, 가벼워 보인다고 했던 친구는 단순히 사교성이 좋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남자답다, 남자는 자고로 저래야 한다 라고 말했던 사람은 앞에서의 모습과 달리 뒤에서 '우리 사귀는 거 당분간 모임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하자' 라고 하고선 여러 여자의 마음을 다치게 했더군요.


종종 당시 모임을 가졌던 친구들과 모이면 늘 어김없이 화제로 떠오르는 고독지기. 여자의 모성애를 노리고 자극한 것 같더군요.


솔직히 저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을 때의 저의 모습과 1:1로 만났을 때의 성격은 다소 다른 듯 합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맞춰 주기 위해 더 크게 웃기도 하고 더 크게 호응하기도 합니다. 그게 사회생활이라 터득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보지 못하고 '여자'의 만남. '남자'의 만남으로 구분 지어 생각하는 바람둥이. 그런 바람둥이 때문에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오해를 받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 보게 되네요.


+ 덧)

"뒤늦게 고백하는 거지만 그래서 난 네가 바람둥이인 줄 알았어!"
"그거 칭찬이니? 욕이니? 날 그런 바람둥이와 비교하다니!"
"미안! 미안! 그만큼 너의 말발은 최고였다는 거지! 최고!"

반반한 외모에 끼가 많고 말발이 좋아 늘 바람둥이로 오인 받는 이 친구.

덕분에 29년간 술과 많은 사람들을 벗삼아 솔로로 지내왔다는. 일명 만인의 연인이라 불리죠. 올해에는 이 친구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라며…



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난 죽어도 애교 못 부릴 것 같아!"
"응. 넌 그럴 것 같아. 딱 봐도!"

여중, 여고, 여대! 여중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자체가 남학생과 여학생 건물을 분리시켜뒀던 지라 여중을 나왔다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뿐인가요? 남자 형제도 없고 오로지 나이차가 큰 여동생만 있으니 남자라곤 다소 가부장적인 아버지 밖에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학창시절, 여자선후배,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속에서 살아 남는 법은 '털털함' 이라고 습득한 듯 합니다. 여자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더 여성스러운 척 하고 '여자라서' 라는 핑계를 대며 내숭 떠는 아이들은 스스로 제 무덤 파는 격이라 보여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여자들끼리 있는데 치마를 왜 입어?"
"여자들끼리 있는데 화장을 왜 해?"

그러면서 점점 패션, 뷰티 감각은 떨어지고 그 떨어지는 감각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시켰습니다. '예쁜 여자' 보다는 '똑똑한 여자'가 좋은 거 아니야? 라며... '꼬리 아홉 달린 여우'보다는 '우직한 곰'이 낫다며...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 & 사랑을 받으면 애교가 많아진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첫 연애를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더 예뻐 보이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절로 예뻐지더군요. 지금 그때의 사진을 봐도 이때가 참 좋았을 때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20대 초반이었으니 한창 예쁠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 애교 한번 제대로 부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위 연애 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절로 콧소리를 내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단둘이 있을 땐 정말 제3자가 상상하지 못할 애교로 남자친구를 살살 녹인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이 남자, 저 남자에게 집적거리는 가벼운 애교가 아닌 내 남자에게만 살갑게 웃어 주며 건네는 사랑스러운 애교 말이죠.

도대체 그 비법이 뭐길래!

그 이유를 찾고자 연애 경험이 많은 친구들과 연애 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보며 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보려고 했지만 역시, 그런 비법이 눈에 보일리가 없죠.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애교에 능숙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연애 경험이 많은 여자친구들 중에도 애교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고선 "역시, 애교는 타고나야 되는 건가 봐!" 라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고선 무뚝뚝함과 털털함도 나름 매력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편안해서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마치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이별의 이유가 고작 그런 거라면 나도 너 싫어! 라고선 자존심을 세우며 헤어졌지만 그 상처는 꽤나 오래 가더군요.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고도 애교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이며 난 해당 사항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그렇게 절대 애교는 못 부리던 제가 애교를 마구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말이죠. 지금의 남자친구가 그만큼 나를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대가 나의 어떤 모습도 예쁘게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이렇게 했다가 날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품고 있었다면 절대! 전 여전히 애교를 부리지 못했을 겁니다.

남자가 여자 하기 나름이듯,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
"여자친구랑 같이 있으면 너무 답답해! 그렇다고 연애가 처음인 애도 아니거든?"
"그래? 넌 여자친구한테 애교 부려?"
"야, 남자가 무슨 애교야? 애교는 여자가 부려야지.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왜 여자가 되어선 애교도 못 부리냐?"라는 센스 없는 말로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먼저 편안하게 대해주며 한없이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교가 없다고, 답답하다고 이야기 하는 그 남자도 그 여자를 단지 애교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닐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여자가 무뚝뚝하다며 결론지어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그녀를 사랑했던 그 때의 그 마음을 잘 떠올려 보면 절대 그녀에게 '왜 애교를 부리지 못하냐'는 말로 쉽게 상처 줄 수 없을텐데 말이죠.

아프고 힘들기만 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을 하면 여성스러워지고 예뻐지는 듯 합니다.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 덧) 6년 째 연애중.
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적 여성스러움은 나날이 충만해져 가는데 외적인 여성스러움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빠 미안해. 다시 분발할게.' (응?)
 

헤어진 연인을 우연히 만나고나니

익숙한 뒷모습. 분명 그 사람이다. 와. 진짜 세상 좁다. 어쩌지? 아무래도 다음 정류소에서 내려야겠다. 그래. 왜 그런 생각을 했던걸까? 참 웃음만 나온다. 참 한심하다. 왜 내가 죄 지은 사람 마냥 도망 치듯 그 버스에서 내린 건지.

매 해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보니 4년 전에 쓰여진 다이어리의 한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전의 일임에도 당시의 상황이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후배들과 녹두거리에서 약속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 안에서 이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꼭 닮은 사람을 본거죠. 뒷모습이 너무나도 닮아, 당시에는 '혹시, 그 사람인가??' 가 아닌, '그 사람이다!' 라고 단정지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진 그 남자를 다시 만나면 어떡하지?

혼비백산하여 최대한 내가 내가 아닌 척을 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선 버스 부저를 눌렀습니다.

혹시나 나를 알아보진 않을까? 이미 나를 눈치 챈 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에 마구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이 버스 안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한 가득 이었습니다.
내려야 할 정류소가 아님에도 부랴부랴 다음 정류소에 내리려고 하는 순간, 제 옆으로 다가서는 한 남자의 실루엣. 그 남자입니다. 분명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모르는 척 피해야 하는 걸까?

이런 저런 온갖 생각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던 찰라, "내리실 거에요?" 라고 묻는 그 남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보니 전혀 모르는 낯선 남자이더군요. 그저 키와 헤어 스타일만 조금 닮아 있었을 뿐.

헤어진 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와 함께 거닐었던 길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면 혹시라도 마주치진 않을지 걱정하는 제 모습을 보니 참 한심하더군요. 그만큼 사랑의 시작은 어느 순간 갑작스레 시작되는 반면, 사랑의 끝은 그 끝을 알 수 없게 희미한 듯 합니다.  

헤어진 남자, 막상 마주하고 나니

그리고 실은 한달 전쯤, 참석했던 한 세미나에서 사귀었던 그 남자를 우연히 마주했습니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네요.
예상과 달리 서로 너무나도 태연하고 떳떳한 표정으로 마주섰습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헤어진 그 남자를 혹시라도 우연히 라도 마주치게 되면 어떤 표정과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걱정했었는데 말이죠.

"아, 안녕? 세미나 들으러 왔나 보네?"
"어, 안녕? 어."
"응. 잘 들어."

그 사람이 아닌, 제가 먼저 너무나도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고 웃으며 제 갈 길을 갔습니다. 한 때는 혹시라도 우연히 헤어진 남자친구를 만나면 어떡하지? 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는데 말이죠.  

네. 전 헤어지고도 한참동안을 드라마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헤어진 남자가 여자 주인공을 붙잡는 그런 시나리오를 그리면서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렇게 계속 될 것 같던 드라마는 종결되었습니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 할 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주위의 말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고, 달콤한 초콜릿을 건네며 초콜릿이 최고지! 라고 격려해주던 선배 언니의 말도 그 순간뿐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사람을 봐도 움찔 움찔 놀라고 죄 지은 사람 마냥 도망 다닌 것을 보면 그 모든 것이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죠. 전혀 도망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시간이 어찌 어찌 흐르고 흘러... 정말 신기할 정도로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그리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면서 말이죠. (솔직히 시간이 해결해 준건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그 아픔이 아문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시간이 답

그리고 이젠 '좋아했지만 헤어진 남자'가 아닌, '한 때 좋아했던 남자'로 새겨졌네요.

좋아했지만 헤어진 남자(여자)도, 한 때 좋아했던 남자(여자)도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헤어진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 좋아했던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의 차이죠.  

제가 한 때 좋아했던 사람. 헤어짐을 예감하는 순간부터 하루하루가 얼마나 지옥이었는지 모릅니다. 노래가사처럼 또 어찌나 그 예감은 그리도 정확하게 적중하는지 -_-;;

어느 한 분이, 이별예감으로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며 메시지를 남겨 주셨더군요. 한 시간이 하루 같고, 지옥이 따로 없다는 그 분의 말에 이전의 그 아찔했던 순간이 떠올라 주절거려 봤습니다. 이왕이면 그 이별예감이 제대로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기까지가 인연의 끝이라면 서로가 느끼는 감정도 똑같이 거기까지가 끝이면 참 좋을 텐데, 역시, 사람의 감정은 어려운가 봅니다.

힘내세요.

+ 덧)
"오빤 헤어진 여자친구 우연히 만난 적 있어?"
"아니. 난 네가 첫사랑인데?!"
"아, 그치! 나도 오빠가 첫사랑이야! 알지? 으흐흐."


서로가 뻔히 알지만 모르는 척. 혹은 아닌 척 넘어가는. 이게 사랑인가... 봅니다.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