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구들과 어울려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멀찌감치서 정장을 입은 두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직감적으로 "고객유치하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판촉 활동, 혹은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 나눠도 될까요?"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한 사람이라도 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보험 업계 종사자더군요. 얼떨결에 친구도 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던 터라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친구는 병원에서."
"아, 이과계 전공이신가봐요. 아무래도 이과계 전공하신 분들이 재무적인 지식에서는 약할 수 밖에 없죠."
"…"
"그럴수록 관리가 필요하죠. 저희 업계에서는 이처럼 재무지식이 약하신 분들을 위해서 맞춤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요즘 이율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시죠?"
"…"
"요즘 보험도 잘 알아보고 가입하셔야 되요. 뒷통수 치는 보험 업계도 얼마나 많은데요. 이과계 전공이시니 모르시는 게 당연해요. 모를수록 창피해 하지 마시고 궁금하신 것 여쭤보세요."
이과계 전공이니 재무지식이 약할 거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황당했고, 단순 IT 업계에 종사한다는 것만으로 엔지니어 혹은 이공계가 주 전공일거라 생각하는 그들의 말에도 상당히 놀랬습니다. (실제 엔지니어이면서 재무지식에 훤한 분들도 상당히 많은데 말이죠)
"이 친구나 저나 경영학, 경제학이 주 전공이에요. 거기다 전 IT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엔지니어가 아닌 관리팀 소속이에요."
이와 유사하게 3년 전 쯤 한 컴퓨터 조립 업체에서 구매한 컴퓨터 쿨러에 이상이 생겨 컴퓨터 A/S를 맡겼는데 메모리 카드 하나를 빼고 다시 보내온 업체에 항의한 적이 있습니다.
쿨러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무료 A/S 기간이었던 터라 업체에 문의하여 A/S를 맡긴 건데 단순히 '어린 나이의 여자'라는 이유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거라 생각하고 쿨러를 새 부품으로 교체 하면서 메모리 카드를 슬쩍했더군요.
거듭 미안하다고, 직원이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이야기 했었죠.
실수로 컴퓨터 본체에서 메모리 카드를 꺼내서 빼돌려? -_-??? 쩝.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한 모습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되고, 다수의 모습을 떠올리며 소수 마저 그럴 것이라 생각해선 안됩니다.
보험 업체의 직원이나 조립컴퓨터 업체의 그 직원이나 그런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되고 상대방이 모를 것이라는 짐작 하에 사기를 치려는 몇몇 분들을 만나게 되니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우물만 파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고 많은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J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웃과 교류하며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 덧붙임) 아홉 살 꼬맹이에게 당한 굴욕
"어? 파워포인트 2010 버전이네? 2007이랑 다르네?"
"민수 파워포인트 잘 해. 잘 모르겠으면 민수한테 물어봐."
"야. 아홉 살 꼬맹이가 파워포인트를 어떻게 알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형. 나 할 줄 알아. 학교 과제도 파워포인트로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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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학교 과제를 파워포인트로 하나요 ㅡ.ㅡ?
9살인데??? 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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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9살인데 과제를 파워포인트로 해요. ^^ 6살인데 스타크래프트를 하구요. 놀랍죠? ^^;;
그 보험회사가 어딥니까?
영업사원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길래 엉성하니....ㅋㅋ
저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첫 직장이 전문세일즈로 시작하다보니
영업이라면 아직 자신이 있답니다.
입사하고 무려 3개월의 연수교육을 받았으니 저런 영업사원
보면 기가 찰 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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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정말 조금 어설프기도 하고 쩝... 너무 엉성하더라구요. ^^;
요즘은 컴퓨터 모르는 애들을 찾기가 더 힘든 거 같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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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에 굉장히 능숙한것 같아요.
겉모습이 다가 아닌데 말이죠^^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빙고! ^^
ㅋㅋㅋㅋ 그 보험영업사원 저한테 걸렸으면 오히려 역관광 당했을텐데 ㅎㅎㅎ
전 경제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워낙 돈에 관심이 많아서 전공자정도의 교양을 갖고있어서요 훗. 주 전공은 IT이지만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고 경제에도 관심이 많고 철학, 음악, 미술 대부분의 분야에 다 관심이 많아서 조금씩이라도 교양정도는 쌓아두는 편이죠.
물론 전공자들에 비하면 그 지식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겠지만 어떤 사람과 대화하더라도 말문이 막히는 일은 없었어요.
아무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큰일이죠.
피에스. 요즘 애들은 인터넷이 곧 생활이라 기본 컴퓨터 조작에 능숙하죠~ 파워포인트 정도는 껌으로 할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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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요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많이 저지르는 것 같아요. IT 전공이라도 재무지식에 훤한 분들도 많고 반대로 경상계열 전공이라도 IT분야에 훤한 분들도 많은데 말이죠.
글을 읽고나니~ 겉보고 판단하면안되고 정말 아는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절실히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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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아는 것이 힘! ^^
황당하셨겟군요 ^^;; 정말 겉으로만 판단하면안되죠. 근데 요즘은 아홉살 아이가 파워포인트로 숙제를 하나요??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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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 저도 놀랬어요. 아홉살 아이인데 파워포인트를 능숙하게 하더군요. 타이핑 속도도 빨라서 놀랬습니다. +_+
그렇기에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될텐데 말이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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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쵸 ^^
버섯공주님은 많이 들으시네요. ^^
저도 언제부터인가 말하기보다는 듣고 나서 한참만에 이야기를 하는편입니다.
그런데 가끔 보이는게 전부인 사람도 있답니다. 이런 경우 한참동안 당황스러워 제가 되려 멍때리는 경우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