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무슨 뜻이야?"
"그렇게 이상하게 보지 말구. 말이 좀 그런가? 아무튼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 돼. 과제 하다가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고."
"…"
"연애도 좋지만, 음, 나중에 후회가 되더라구."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아냐. 좀 이상하게 들렸나? 그냥 매 순간 열심히 살자는 뜻이야."
저보다 4살 위였던 이전 남자친구가 연애 초기, 제게 했던 당시 그 말이 왜 그리도 괘씸했는지 모릅니다. 전 첫 연애라 서툴기만 한데, 이미 연애 경험이 있던 남자친구가 그렇게 말을 하니 더 얄미워 보이기도 했죠. 그렇게 당시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와 닿지 않았는데 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야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더군요.
실제 연애를 하면서 매 학기 장학금을 받던 제 성적은 바닥을 쳤고, 꾸준히 해왔던 수영도 매 월 등록을 하고선 데이트를 핑계로 여러 번 빠졌습니다. 한 때는 학비 그 이상의 장학금을 받기도... 학점이 뭐길래...
지방에서 서울에 홀로 와 그렇게 이 악물고 열심히 공부하자던 저의 다짐은 '연애'라는 두 글자 앞에 와르르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그 뿐 인가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늘 함께 공부도 하며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과도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그리고선 아이러니 하게 얼핏 들은 '밀고 당기기' 를 운운하며 남자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을 때에 먼저 연락하지 않는가 하면 은근히 이것저것 계산하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결국엔 헤어졌죠.
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무척이나 억울하더군요. 매 순간 열심이었다면 후회가 남지 않을 텐데 말이죠.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 보다 연애가 전부인 것처럼 쏟아 부었던 저의 지난 시간에 대한 억울함이었죠.
첫 연애라면 그만큼 서툴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하는 거겠죠?
지금 남자친구는 월, 수, 금요일마다 댄스를 배우러 다닙니다. 제가 수영을 좋아해서 수영장을 다니는 것처럼 말이죠. 평소 주중에 만나는 커플이지만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그 시간만큼은 서로가 배려 합니다.
지금은 직장인이다 보니 학생 때 만큼 직접적으로 성적에 타격을 입을 일은 없지만 서로의 자기계발 시간이나 취미활동을 위한 시간은 서로 이해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겐 정말 꼭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절대 연애를 하느라 학업에 소홀히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그 시간 마저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어집니다.
저처럼 푹 빠져 버리는 연애 스타일의 경우, 대학생이 아닌 보다 더 학업에 신경써야 할 고등학생 때 첫 연애를 했다면 더욱 제가 가고자 했던 길이 아닌 전혀 다른 길로 접어 들었을지도 모르죠. (덜덜)
첫 연애를 하면서 저질렀던 실수가 지나치게 현재가 전부인 것 마냥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 보겠어?" 라며 지나치게 데이트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했습니다. 결국, 당시 남자친구에게도 저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 왔죠. 좀 더 계획성 있게 행동하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질러 버리고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상황이 거듭되다 보니, 나중엔 서로 데이트하는 것 자체가 금전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부담이 되더군요. 현재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앞을 내다 보고 행동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내가 너한테 이만큼 했으니 너도 나한테 이만큼 해야 한다는 둥, 어째 나만 항상 먼저 연락하는 것 같다 그러니 네가 먼저 연락할 때까진 연락 안 하련다, 와 같은 터무니 없는 계산과 밀고 당기기로 서로를 피곤하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연애에 있어 어느 정도의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고의성을 띤 밀고 당기기는 서로의 관계를 더 오래 지속시키기는 커녕 되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사람 날 사랑하긴 하는거야?' '왜 연락이 없는거지? 혹시...'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아' 이런 저런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진 않나요?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남는다면 차라리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상대방을 사랑하는 만큼 믿어 주는 것이 연애의 가장 기초이자 기본인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그 한 사람에 대한 마음이 크다 보니 그 사람만 보이고 주위는 잘 보지 않게 됩니다. 저 또한 그렇게 콩깍지에 단단히 씌어 좀처럼 주위를 둘러 보지 못했는데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니 주위 친구들이며 가족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바보)
그래서 주위를 돌보며 연애를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 지인을 통해 자주 인사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남자친구의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때로는 여자친구의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어울리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남자의 경우, 연애를 한다고 하여 친구들과 거리감이 생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여자의 경우 연애를 하면서 자연스레 주위 친구들과 멀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지금 당장의 사랑도 소중하지만, 그 동안 쌓아왔던 우정도 소중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 :)
첫 연애, 잘 모르고 서툴다 보니 상대방이 뭔가를 해 달라고 요구해 오면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걸려서는 거절할 것도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 들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은 당신의 '착한 아이 컴플렉스=착한 면'만을 기대하고 당신을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투정을 부리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죠.
착한 아이 컴플렉스는 접어두고 소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세요. :)
첫 연애의 아픔을 겪으며 알게 되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글을 포스팅하면서도 '그래도 역시, 직접 겪어보는 것이...'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이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도 와닿습니다.
한 때의 서툴기만 했던 제 첫 연애를 되내이며 조금이나마 연애문제로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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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연애란 서로를 알아가면서 더욱 냉정할 필요가 있는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공감이 가고 마지막 부분을 보면 소신이 있는 연애야 말로 진정한 사랑을 만들수 있을꺼라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네요.
무조건적인 사랑보다 현명하고 공감되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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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새라새님의 말씀처럼 무조건적인 사랑보다 모다 현명하고 공감되는 사랑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실제로 느꼈던 경험담이라서 마음에 와닿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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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
원칙을 정해놓고 원칙대로 행동해야지 사람에게 너무 맞춰줘도
결국 양쪽에게 다 안 좋아진다더군요~
그리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관리를 잘한다면
그게 결국 상대방에게도 좋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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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렇죠? 자신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소중히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애심리 전문가가 되가시는군요~ㅎㅎ 남자든 여자든 이성에 대해 잘 아는게
중요할거 같아요. 결혼을 하든 안하든간에 말이죠. 저도 예전엔 좀 보수적인 성향이었는데 우리딸들만큼은 남자에 목메거나 순종적이거나, 순결을 강요당한다거나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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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아빠소님의 딸을 향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
밍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애초보에게나 고수에게나 깨알같이 도움이 되는 조언이십니다...^^
Reply:
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밍님. 감사합니다. ^^
개인적으로 세번째가 가장 먼저 이루어지면 다른건 쉽게 잘 풀어나갈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주관적인 제 경험을 비춰볼때 말이죠ㅠㅠㅠ
하도 헤어졌다 말을 많이 하니까 헤어지자라는 이야기에 노이로제가 걸려서 그뒤로 상대를 믿지도 못하고 이건 사귀는건지 그냥 붙어있는건지 도무지 모르겠;;;
사랑한다면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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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강렬합니다.
사랑한다면 믿어라!!! ^^
얌전한고양이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버섯공주님 포스팅에는 항상 뭔가..정성?배려?아, 뭐라해야하지ㅋㅋ아무튼 포스팅의 주된 대상을 향한 마음이 느껴져요~!걱정이라고 해야하나!?
이번 포스팅에서는 '얘들아, 언니 말 들어'의 포스가 느껴지네용ㅋㅋ
히히, 그래서 읽고나면 뭔가 '응, 언니~언니말 들을게!!'하는 기분이 됩니다.
내 편이 생긴것같은 느낌나기도 하고요..ㅎㅎ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매번 손가락만 누르다가 오늘 처음으로 요기다 댓글 남기네요.방금전에 지하철커플 얘기도 읽고왔는데 황당...
헐..
예전에 저도 지하철에서 완전 열심히 뽀뽀하는 커플 봤는데..친구들이랑 같이...구경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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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얌전한 고양이님의 댓글을 읽고 혼자 마구마구 웃었어요. ㅎㅎ '얘들아, 언니 말 들어!'의 포스... ㅋㅋ 예리하십니다. ㅎㅎ
댓글은 처음이라고 하시니, 괜히 더 반갑고~ 환영합니다! 하하. ^^ 자주 인사 나눠요!
그렇죠.. 냉정한 말이지만 본인의 안위가 1순위이고 연애는 2순위여야한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야 그만큼 연인 앞에서도 더 떳떳할 수 있겠죠?
하물며 부모님들도 아무리 자식들이 1순위라지만 항상 그렇게만 하시지는 않잖아요.
같이 있을때는 정말 최선을 다하여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데이트를 하지 않을 때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인 연애라고 생각해요. (물론 데이트 안하더라도 연락은 해야겠죠? 너무 자주는 아니게 그렇다고 너무 드물지도 않게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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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나그네님의 말씀. 보탬이 되는 말씀입니다. ^^
버섯공주님의 세세한 연예경험이 물씬 묻어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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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 부족한 연애 경험으로 주절이 써봤습니다.
각자의 시간, 개인의 시간을 갖는다는 게..
참 어려운거 같아요.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하는데 말이죠.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는 것 보다는,
서로를 생각할줄 아는 현명한 사랑을 해야한다는 것에
동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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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맞아요. 서로를 생각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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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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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감사합니다. ㅠ_ㅠ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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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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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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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버섯공주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와! 반가워요! 후배님. ^^ (와락)
서식 봐도 알아차리기 힘든데 냉큼 알아 차리시다니!!!
자주 방문해 주세요.
그리고 알콩달콩 연애도 키워나가시구요.^^
얌전한 고양이님의 댓글을 읽고 혼자 마구마구 웃었어요. ㅎㅎ '얘들아, 언니 말 들어!'의 포스... ㅋㅋ 예리하십니다. ㅎㅎ
얌전한 고양이님의 댓글을 읽고 혼자 마구마구 웃었어요. ㅎㅎ '얘들아, 언니 말 들어!'의 포스... ㅋㅋ 예리하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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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첫연애남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 글 보고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네요...
감사드려요 ㅎ
마침 제 가 가 야 할 정보 를 찾 는 다
너무 감사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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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안녕하세요.
개방형 포털 "줌(zum.com)" 입니다.
본 포스트가 zum.com의 여성허브 베스트 인기 토크 영역에 4월 29일 09시부터 소개되어 알려 드립니다.
운영 정책 상 해당 포스트의 노출 시간이 단축되거나 연장될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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