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느즈막이 온 가족이 동해 바다를 보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갑자기 햇살도 너무 따사롭고 생각보다 덜 춥다는 생각에 오후 3시 넘어서야 나선 속초 여행. 거의 한 달에 한 번 이상 꼴로 속초에 다녀오는 듯 합니다. 늘 갈 때마다 딱히 준비된 상태에서 가지 않고 즉흥적으로 향하게 되는 듯 합니다.
면허가 없는 신랑 대신, 제가 운전대를 잡다 보니 주로 운전자의 마음에 따라 그 날의 일정이 정해지는 것도 같아요. 워낙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당일치기 즉흥 여행도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하는 건 저이긴 하지만, 옆에서 신랑이 운전자인 저를 비롯해 뒷좌석에 있는 두 아이 간식까지 보조석에 앉아 살뜰히 다 챙겨주다 보니 오히려 운전자가 더 편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듭니다.
2시간 30여분 가량 운전 끝에 도착한 동해 바다, 하지만 동해 겨울 바다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나 봅니다.
분명 집 앞 동네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거닐 땐 날씨가 좋다는 생각이 컸는데, 속초 바다에 도착해 속초 해수욕장 모래 사장 위를 걷는데 불어오는 세 찬 바람에 온 가족이 바들바들 떨어야 했습니다. 두꺼운 패딩을 챙겨왔어야 했는데 너무 얇은 잠바를 가져온 듯 합니다.
정작 바다를 보기 위해 당일치기로 길을 나선 건데 바다는 10분 남짓 보지도 못하고 곧장 저녁 식사를 위한 장소 찾기에 돌입했어요. 12월 초순에 접어든 현재 기준 속초 날씨는 이미 한 겨울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할 듯 해요. 그래도 속초에 왔으니 고기 보다는 해산물이 나은 것 같고, 다섯 살, 일곱 살 어린 두 아이를 생각하면 해산물 중에서도 날 것 보다는 익힌 것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 ‘대게’를 생각해 냈어요. 하지만 속초해수욕장엔 연인을 위한 조개구이나 횟집 위주였고 제가 생각한 대게찜을 판매하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다시 차에 앉히고 대게찜을 판매하는 곳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랑이 이 곳에 한 번 가 보자며 제안한 곳이 오늘 소개해 드릴 '속초게찜 본점' 입니다.
왠만해선 '내돈내산' 리뷰를 위해 굳이 사진을 한 컷 한 컷 찍어가며 리뷰하지 않습니다만, 오늘 다녀온 이 곳은 마치 '장사의 정석' 내지 '서비스의 정석'을 경험한 것처럼 다음 속초 방문시에도 꼭 방문해야 할 메리트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있게 맛집이라 소개해 드릴 수 있는 곳 같아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가 된 곳이 있는 찐 맛집이더군요.
비록, 먹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찍어야 할 사진을 많이 놓쳤습니다.
속초게찜 본점은 속초 해수욕장 인근이라기 보다 좀 더 설악산 가까이에 위치한 곳입니다. 속초 바다 보러 가신 분들에겐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니 번거로울 수 있지만, 가서 맛을 보고 서비스를 받고 나면 마음이 달라지실 거에요. 저처럼 말이죠. 방문 인원을 알려주고 나니 자리를 안내해 주기 전, 설명을 먼저 해 주겠다고 합니다.
커다란 수조 속에 정말 커다란 대게가 종류별로 담겨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땐, 러시아산 러시아 대게와 털게가 있었어요. 러시아 대게는 1kg에 13만원, 러시아 털게는 1Kg에 15만원이더군요.
고민하다가 이 날은 러시아 대게를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도 맛집으로 검색을 하고 찾아간 곳이다 보니, 맛에 대한 확신이 없어 가장 기본인 러시아 대게를 시켰습니다. 성인 2명, 어린이 2명 기준 어느 정도 먹어야 할 지 가늠이 되지 않아 여쭤보니 넉넉하게 먹으려면 2Kg을, 그게 아니라면 1.7Kg 정도를 추천해 주셨어요. 바로 자리에서 주문한 대게를 꺼내어 무게를 확인하고 준비 시켜 줍니다.
깨끗한 수조 속에 있는 신선해 보이는 대게를 그 자리에서 무게를 확인하고 바로 주문이 들어가니 더욱 믿음이 가더군요.
첫 등장한 메뉴는 미역국과 죽 입니다.
아이들이 미역국과 죽까지 싹싹 비우고 나니 언제 게가 나오냐며 보채더라고요. 이미 입구에서 어떤 게를 먹게 될 지 두 눈으로 확인을 한 지라 아이들은 더 설레어하는 듯 했습니다.
대게가 나오기 전 코스로 조게찜이 나오는데요. 가리비찜과 전복찜입니다. 그리고 호박찜, 양파절임, 배추김치, 낙지젓갈 등 밑반찬이 깔끔하게 나옵니다. 가족 단위로 함께 먹기 좋은 것들 위주로 나와 더 마음에 들었어요. 조게찜을 다 먹어갈 때 쯤 되니 오늘의 주인공 대게찜이 등장했어요.
먹기 좋게 다 손질되어 나와 마음에 들었는데 무엇보다도 손질만 되어 나오는 게 아니라, 손질되어 나오는 대게를 어떻게 하면 요령껏 더 잘 먹을 수 있는 지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손쓰기 싫어하는, 손에 뭐 묻히기 싫어하는 제겐 정말… 허허허. 한 번에 깔끔하게 먹는 게 좋거든요. 다섯 살, 일곱 살 아이들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알려주셔서 아이들도 대게를 쉴 새 없이 먹었답니다.
다음엔 그냥 고민 없이 넉넉하게 2Kg을 주문하자는 이야기도 나눴어요. 소스는 2가지 종류가 나오는데 하나는 잘 아는 자연 소스인 대게 내장소스 입니다. 하얀 소스는 속초게찜 본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소스인데 맛있더라고요. 신랑은 주로 내장소스를 찍어 먹었고, 아이들과 저는 주로 이 하얀 특제 소스를 찍어 먹었어요.
사장님의 서비스를 보며, ‘장사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초게찜 본점은 맛도 맛있데, 맛 못지 않게 오는 사람을 절로 기분 좋게 해 주시는 사장님의 서비스 정신에 감탄했답니다. 코스로 나오는 지라, 대게를 2/3 정도 다 먹어 갈 때쯤 다시 호출하여 다음을 부탁드렸어요.
대게를 다 먹고 나니 새콤 달콤한 물회와 대게 라면 등장. 무엇보다 인원 수에 맞춰져 나오는 게딱지 밥도 압권이죠. 밑반찬으로 나온 낙지 젓갈과 먹으니 또 너무 맛있더라고요.
계산을 하고 나오려고 하니 헛개차 물을 주시더라고요. 정말 소소하다면 소소한 것이지만 정성이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당일치기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헛개수를 마시며 안전운전해서 돌아왔답니다. 종종 속초로 바람쐬러 당일치기로 나서곤 하는데 모처럼 맛집 하나 제대로 알아낸 것 같아 신난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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