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빨랫대는 어떤 모양인가요? 

부부 가사 분업에 대한 고찰

신랑과 결혼 전부터 아이는 몇 명을 낳을거며, 교육관은 어떠하며, 서로의 가치관이 어떤지. 그리고 가사 분담은 어떻게 할 건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연스레 설거지는 제 담당이 되었고, 빨래는 신랑의 담당이 되었어요. 문제는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설거지를 바로 바로 하지 못해 쌓이기도 하고, 빨래를 제때 하지 못해 밀리기도 하죠. 

직장동료와 점심시간 밥을 먹고 커피숍에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부부의 가사분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신랑이 설거지를 하는 둥 마는 둥, 마치 하기 싫어서 시위하는 것 같다니까."

"설거지는 원래 누가 하는건데?"

"주로 내가 하는데, 신랑이 종종 이렇게 도와주는 때가 있어."

"아..."


'설거지는 원래 누가 하는 거냐'는 제 질문은, '가사분업을 함에 있어서 설거지 주 담당은 누구야?'라고 물어본 건데요. 저희 부부가 가사분업을 하고 있다 보니 으레 결혼한 맞벌이 부부라면 가사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제가 질문을 했더라고요. 

"도와줄거면 제대로 도와야 되는거 아냐? 결국 설거지를 내가 다시 해야 된다니까."

"그래도 늦게라도 와서 도와주는게 어디야. 도와주면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하고 칭찬해 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남편 입장에선 정작 시간 할애 해서 도와줬는데 와이프 반응이 그러면 좀 그럴 것 같은데..."


제 업무 특성상 결산 시즌에 바빠서 허덕이다가 지쳐서 뻗어 있으면 신랑이 조용히 설거지를 도와주는 때가 있습니다.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하는 성격의 신랑은 무척 차분하고 깔끔하게 잘 처리합니다. 다만, 속도가 엄청 느려요. 제가 설거지 10개 할 동안 1개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어떡하지-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네- 내가 하면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느리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참 감사합니다. 굳이. 제 일인데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거니까요. 

반대로 신랑이 빨래를 담당하고 있지만 야근과 회식으로 빨래가 산더미처럼 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빨랫대에 널 수 있는 빨래량이 제한적이다 보니 제가 나서서 빨래를 하는데요. 저보다 더 꼼꼼하고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 신랑 입장에서는 그냥 하지 말고 두기를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신랑이 저보다 '빨래널기'와 '빨래개기'를 더 잘합니다) 신랑이 봤을 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역시 신랑은 자기 일인데 도와줬다며 고맙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희 집 창가에 놓여져 있는 빨래건조대는 때로는 두 팔을 수직으로 벌리고 있고, 때로는 만세 하듯이 비스듬히 V자 형태로 벌리고 있습니다. 빨랫대는 평평해야지- 라며 빨래를 너는 신랑과 빨랫대는 V자로 만세를 불러야지- 라며 빨래를 너는 제 스타일이 달라서 인데요. 신랑은 가지런히 열 맞춰서 빨래를 널고, 저는 최대한 빨래를 잘 말려야 한다며 두꺼운 옷은 두 칸을 차지하고, 얇은 옷은 한 칸을 차지하는 식입니다.

부부 가사 분업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니, 신랑 역시 제게 '왜 그렇게 해? 이렇게 해야지.' 가 아니라, '도와줘서 고마워.' 라고 감사 인사를 해 주더라구요. 


맞벌이부부로, 워킹맘, 워킹대디로서 최대한 서로를 배려해야 될 것 같아요. 각자의 직장에서 전쟁을 치루고 집을 안식처 삼아 돌아왔는데 여기서도 전쟁이 나면 안되잖아요. ㅠ_ㅠ

모든 맞벌이 부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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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공주

맞벌이 워킹맘 육아 일기, IT기기, 맛집, 뷰티 리뷰. 욕심 많은 버섯공주 이야기. Since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