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애인 선물에 '사양'보다 '감동'이 더 필요한 이유

연애, '사양'보다 '감동'이 더 필요한 이유 - 여자친구 생일, 남자친구의 감동 선물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상당히 분주했습니다. 평소 주중에만 데이트를 하고 주말엔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편이건만 이 날은 특별했기 때문이죠. 저의 서른 한번 째 생일. (아, 벌써… 나이가… -_-)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일곱 번째 생일. 아, 여덟 번째 생일이던가.

 

준비성 철저한 남자친구가 생일을 맞은 저를 위해 또 이것저것 데이트 계획을 세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미리 레스토랑을 예약 해 둔 남자친구. 거기다 날이 날이니 만큼 택시를 타자는 남자친구.

 

일단, 남자친구의 말대로 택시를 타긴 했지만...

 

택시 미터기 요금 신경 쓰느라 놓친 남자친구의 마음

 

기다렸다는 듯이 딱딱 걸리는 신호등의 빨간불, 그에 맞춰 총총이 올라가는 택시 미터기 요금에 생일이고 뭐고 심장이 떨리더군요.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 갔을까요.

 

"아저씨. 그냥 여기서 내릴게요."
"왜 그래? 그냥 가자."
"아니야. 여기서 내리자."
"아니. 조금만 더 가면 돼. 그냥 타고 가자."

 

자꾸만 안절부절, 조급함에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냥 타고 가자는 남자친구의 말을 신경쓰지 않고 내려버렸습니다.

 

"왜그래? 오늘은 특별하잖아. 네 생일이잖아."
"아니야. 생일이 뭐 대순가? 괜찮아. 내리자. 아저씨, 고맙습니다."

 

모처럼 여자친구의 생일이라고 택시를 이용하고,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려는데 맞춰주지 않는 제 모습에 남자친구가 다소 서운함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촬영 : LG 옵티머스G 프로

 

이런 날은 그저 남자친구가 이끌어 주는 대로 믿고 따라가고 감동 해야 되는 건데 말이죠.

 

"평소에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니고, 이런 날은 괜찮잖아. 그리고 네 돈이 아니라 내 돈 쓰는 거야."
"오빠 돈은 돈 아닌가? 아마 난 100억을 가지고 있어도 택시는 안 탈걸?"
"으이그. 역시, 너다워."

 

생일 아침부터 분위기 내려는 남자친구에게 찬물을 확 끼얹으면서 시작했습니다. 내심 서운해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뒤늦게 미안함이 물밀 듯 밀려왔습니다.

 

어쨌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맛있게 하고 함께 길을 거닐며 이런저런 대화도 많이 하고요.

 

촬영 : LG 옵티머스G 프로

 

", 아깐 내가 미안해."
"아니야. 이런 날은 남자친구가 차를 갖고 와야 되는데, 그치? 차 빨리 사야겠다." 

 

택시요금에 신경쓰느라 정작 좀 더 근사한 곳에 데려가고 싶고, 좀 더 멋져 보이고 싶었던 남자친구 마음을 신경 못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갖고 싶어했던 자전거를 생일선물로 받고 날아갈 듯 좋아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촬영 : LG 옵티머스G 프로

 

"난 너한테 참 고마워."
"선물 받은 사람은 나인데, 오빠가 뭐가 고마워. 내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
"아니. 명품백이나 고가의 선물도 아닌데,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뻐."

 

제 기준에서는 당연히 고마워해야 할 일이고 기뻐할 일인데, 고마워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무척 고맙다는 남자친구. 남자친구 입장에선 이렇게나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큰 감동이라고 말합니다.

 

남자친구는 '작은 선물에도 크게 감동하는 여자친구'라고 표현하지만, 제 입장에선 '소소한 것에도 큰 행복을 느끼는 남자친구'라고 표현하게 되더군요.

 

당연하게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리지만, 그 소중함을 안다면 정말 소소한 것에도 크게 기뻐할 수 있고,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 덕분에 올 해 생일도 너무 즐겁게 보낸 것 같아요. ^^

 

(자, 이젠 남자친구 생일을 고민해 보자구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