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없는 애인에게 대처하는 방법 - 자존심을 버리고 인내심을 키우자
흔히, 연애를 할 때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하고, 인내심은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음. 지극히 이론적인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자존심 버려라, 인내심을 키워라, 그런 말을 들어도 그리 큰 감흥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를 통해 이번에 절실히 느낀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
"아, 전화 했었어? 미안. 몰랐네."
"…몰랐다고? 헐!"
"샤워하고 있었어."
"아… 샤워?"
"응. 설거지 하고 있었어."
"뭐? 뭐라고? 설거지? 아…"
간단한 카툰 시리즈로 엮어도 두꺼운 책 한 권은 나올 정도로 '전화 왜 안받아?' 시리즈는 끝이 없습니다. 전화를 왜 늦게 받느냐, 전화를 왜 안받았느냐, 전화를 왜 하지 않느냐 등등. 연애초기, 연락 문제로 투덜거리는 저와 반대로 담담하게 왜 전화를 못 받았는지, 왜 빨리 받지 못했는지, 왜 전화를 못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 하던 남자친구. -.-
그렇게 연애초기엔 연락 문제로 참 많이 다퉜습니다.
사실 다퉜다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그리 열 낼 일이 아니었음에도 반나절 남짓 연락이 없으면 파르르 열을 내며 전화를 걸어 '왜 전화 안 해?'라고 쏘아 붙이기 일쑤였습니다.
지나간 연애 초기를 되짚어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 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커피숍에서 남자친구가 제 손을 꼭 잡고 한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응. 너무 바빠. 너무 정신없어."
"요즘 네가 너무 바쁘니까, 조심스러워."
"뭐가 조심스러워?"
"바쁘니까 연락도 뜸하고. 많이 보고 싶었어. 나에겐 너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누는 게 유일한 행복인데, 너한테 연락이 뜸하니까 속상하더라고. 누가 내 행복을 앗아간 느낌이랄까?"
'요즘 많이 바쁘지?'로 시작한 대화는 자주 연락을 주고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남자친구의 '내 행복을 누군가가 앗아간 느낌이다'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마음이 짠했습니다. 요즘 회사 일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 남자친구에게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받아도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연애 초기, '왜 이렇게 연락이 없어?' '왜 전화 빨리 안받아?' 라며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 하던 제 모습과 너무 상반되는 것 같아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연애 초기에 내가 한 행동이 생각 나서."
"뭐? 어떤 거?"
"난 오빠랑 연락 잘 안되면 짜증 팍 내면서 '왜 연락 안 해?' 이랬었는데."
당장 연락 없다고 쏘아대고 몰아 붙이던 제 모습과 상반되게 '연락이 없으니 서운하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남자친구.
종종 남자친구가 저보다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저보다 위이긴 합니다. 한 살 위니. 저보다 한 살 위 어른이라고 볼 수도. (쿨럭;)
전 연락이 뜸한 남자친구에게 '왜 연락이 뜸하냐'고 바로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습니다. 당장 그 이유가 궁금하고, 당장 그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죠. 전화로 화내고, '일 때문에 바쁘다'는 남자친구의 답을 듣고도 '뭐가 그리 바쁘냐'고 되물으며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연락이 뜸한 제게 화가 날 법도 하고,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전화가 아닌,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이죠. 남자친구는 저를 만나고 나서도 '연락이 왜 안되냐'고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고 '요즘 많이 바쁘지?'로 대화를 풀어가며 이유를 직접적으로 듣기 보다는 먼저 본인의 감정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사실, 저도 남자친구가 제 손을 잡고 연락이 뜸하니 서운하다. 속상했다. 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고 짜증낸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먼저 연락하는 내가 남자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남자친구는 날 기다리지 않는데 나만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제 자존심이 다칠 까봐 되려 더 화내고 열을 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진짜 속마음은 남자친구처럼 '연락이 잘 안되니 서운해' 였는데 말이죠.
요즘도 전 '연애 잘하는 법'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를 배웁니다. 남자친구를 통해서 말이죠.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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