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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에게 우산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이유

· 댓글개 · 버섯공주

남자친구에게 우산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이유 - 부제 : 남자친구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주다

매번 그렇지만 포스팅 제목 달기가 제일 어려워요. -_-;; 혼자 포스팅 제목 달고 키득키득 웃고 있습니다. '이게 뭐야…' 라며…

 

응? 남자친구에게 우산 쓰는 법을 가르쳐 주다니? 다섯 살 배기 어린 아이들도 쓸 줄 아는 우산을 남자친구가 못쓴다는 뜻이야? 뭐야?

 

워워.

 

남자친구에게 우산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이유

- 부제 : 남자친구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주다  

 

신입사원이 신입사원인 이유

 

"아, 진짜 저 XX 때문에 속 터져. 왜 저렇게 뭘 몰라?"
"신입이잖아."
"신입이어도 그렇지. 너무 답답해."
"모르면 가르쳐 주면 되지."
"가르쳐 준다고 그게 돼?"
"처음부터 능숙한 사람이 어디 있어."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첫 직장인 이 회사에 입사하던 첫 날이 아직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24살의 여대생이 24살의 직장인이 되어 많은 것이 서툴고 부족했습니다. 업무적으로 지시 받는 것은 많은데 어느 누구 하나 어떤 식으로 어떻게 만들면 되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아 홀로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궁리해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어서인지 어느 분야건 경력이 좀 있다고 '어디 한 번 해봐. 얼마나 잘하나보자.'는 식의 자만이 몸에 배인 사람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_-; 누구나 처음은 서툴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이라 서툰 것은 비웃음을 받을 일도, 꾸지람을 받아야 할 일도 아닙니다.

 

연애에 서툰 그 남자, 서툴다면 알려주면 된다

 

지금의 남자친구는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더 '자신' 외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많이 서툴러 보였습니다.

 

비가 오던 날, 데이트를 하는데 남자친구 쪽으로 좀 더 기울어져 있는 우산을 보고 '아, 첫 연애라더니 정말 내가 첫 연애 상대자인가 보구나.' 라고 생각하고 혼자 웃었습니다.

 

"오빠, 있잖아. 나 비 맞아."
"아, 그래? 미안. 미안. 같이 우산 쓰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

 

"오빠, 나 또 비 맞아. 여기 다 젖었어."
"에구. 미안."
"오빠 키가 나보다 더 커서 그런가봐. 우산 내가 들까?"
"아냐. 내가..."

 

일명 선수들이라 불리는 그들은 능숙하게 차도에서 여자를 안쪽에 세우고, 비가 오면 척하니 우산을 씌워주고, 날씨가 조금이라도 쌀쌀해 진다 싶음 춥냐고 먼저 물어보고 옷을 벗어 주기도 합니다. 뭐 사실, 굳이 연애 선수까지 가지 않아도 몇 번의 연애 경험만 있다면 이런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죠. -_-;;

 

그래서 사실, 여자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연애 초보' 보다는 '연애 선수'를 연애 상대자로 꼽곤 합니다. 그 이유는 언제 연애 초보에게 하나하나 다 가르쳐 주냐는 거죠. 꽃 선물 한 번 받고 좋아했더니 매해 꽃 선물만 해 준다던 친구 이야기에 피식 웃었는데, 제 남자친구 역시, 어떤 선물을 어떻게 해 줘야 좋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너 화이트데이에 꽃 선물 받고 좋아했었잖아. 이번에도 꽃 선물해 줄까?"
"아니. 꼭 한 번 받아 보고 싶었던거라 이제 꽃 선물은 소원성취 했고, 우리 그 돈 아껴서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맛집 찾아가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데이트 할까?"
"아, 그거 좋겠다."

 

'연애 선수'는 이미 1부터 10까지 익혔고, 여러 경험을 통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애 초보'는 1부터 10까지 우리 커플만의 스타일로 맞춰 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내 마음을 너무 몰라줘요!' 하기 전에 조금은 귀찮아도 더 자주 표현하고 방법을 알려주면 더 좋은 연인사이로 발전할 수 있어요. 7년째 연애를 이어오며 남자친구에게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오빠 이제 선수 다 됐어. '척'하면 '척'이야. 어쩌지. 이러다가 나 버리고 다른 여자한테 가면 억울한데..."
"우리 버섯한테만 선수지. 너한테만."

 

익숙하지 않아서 능숙하지 않을 뿐. 익숙해지면 능숙해집니다. 다수의 여자, 남자를 상대로 한 마음 간파하기는 힘들지만 내 여자친구, 내 남자친구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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