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조언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연애 조언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연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연애 관련 상담이나 질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 연애 심리 전문가가 아니라 단순히 남자친구와 저와의 연애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블로그에 끄적여 놓았다는 점… +_+ (응? 그래서?)

 

블로거로서 저를 아는 이들은 연애 관련 질문을 많이 하지만, 직장인으로서의 신분으로 돌아가면 저에게 연애 질의를 하는 분들 보다는 저에게 연애 조언을 해 주는 경우를 더 많이 접하게 됩니다.

 

특히, 술자리에서 말이죠.

 

"너도 이제 결혼해야지"
"응. 곧 해야지."
"곧 언제? 결혼은 지금 남자친구랑 할거야? 그건 생각해야 돼. 꼭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하라는 법은 없다. 남자친구 직업이 뭐랬지?"
"?"
"그 남자가 전부일 것 같지? 세상에 남자는 많아. 결혼할 땐 잘 따져보고 해야 돼."

 

-_-;;;

 

지금껏 결혼의 '결'자에도 관심 없던 제가 지금의 남자친구로 인해 결혼을 생각하고 꿈꾸게 되었는데 결혼은 그 남자와 꼭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잠시 멍- 때렸습니다.

 

"버섯한테만 그러지 말고. 넌 어때? 결혼하니까 좋아? 아직 한참 신혼이잖아."
"그럼! 자고로 결혼할 때 여자는 자기계발 의지가 있는 여자랑 결혼해야 돼. 맞벌이를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좋아?"
"그럼! 돈을 빨리 모을 수 있잖아. 노후 걱정 끝이라니까!"

 

결혼을 하니 좋냐, 행복하냐는 질문에 자기계발의 의지가 있는 여자와 살고 있고, 맞벌이를 하니 돈을 빨리 모을 수 있어 좋다는 결론을 내는 이 분. 신혼인 본인의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며 '결혼할 남자의 조건', '결혼할 여자의 조건'을 요목 조목 늘어 놓더군요. 이런 남자와 결혼해야 된다, 이런 여자와 결혼해야 된다...

 

사실 기분 좋은 술자리였던터라 그저 대답없이 웃었습니다만, 많이 속상했습니다.

 

난 이 남자로 인해 생각에도 없던 결혼을 꿈꾸게 되었는데, 왜 자꾸 다른 사람과 결혼하라는걸까?...

 

결혼 전, 다른 사람을 더 살펴보고 결혼하라는 조언에 너무 황당해서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사람의 조언에 그리 심각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까 박군이 하던 말 신경쓰지 마."
"뭐가요?"
"아니. 박군이 아직 신혼이잖아. 들떠서 저러는거야. 박군 와이프는 당장이라도 회사 그만두고 싶은데 애 양육비 걱정에 직장을 그만 둘 수 없다고 하더라. 내가 하고픈 말은 다들 본인의 시각에서만 이야기 하는거야. 지훈이가 하는 조언이 정답은 아니라는거지."

 

그 술자리를 가진지 약 2년 가량 흘렀습니다.

 

 

결혼은 꼭 그 남자와 할 필요 없다... 결혼은 다른 남자와 해도 되잖아... 라는 꽤나 큰 충격을 안겨줬던 그 술자리. 결혼의 목적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이 아닌,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노후 준비에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그 박군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3년 만에 이혼을 했다는 소식. 그의 이혼 소식에 '헉!' 하는 놀라움도 있었지만, 내심 (솔직히) 기쁘기도. (...응?) 이혼의 이유를 들어보니 육아 과정에서 서로의 의사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자세한 사정은 당사자인 두 사람만이 알겠죠.

 

사람마다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다를 순 있지만, 그 연애관이나 결혼관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시키거나 그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막무가내로 조언을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상대를 위한답시고 한 조언이 다른 사람에겐 큰 상처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친구 따라 연애하기?

남자친구와 종종 다투곤 합니다만, 가장 심하게 다퉜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절대 제가 쓰는 글은 '연애는 이렇게 하라' 라는 글이 아닌, 제가 겪은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연애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누군가가 옆에서 '연애는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한다고 해서 갑자기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 블로그를 연애 블로그라 설명해야 할지 일상다반사 블로그라 소개 해야 할지 멈칫 하게 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기도 하구요.

남자친구와 오랫동안 가까이 함께 해 왔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오고 함께 해 온 친구들이다 보니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연애에 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죠.

평상시처럼 만나 데이트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자친구의 절친한 친구인 수근이 오빠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해선 아주 신이 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수근이는 일주일에 한번만, 주말 이용해서 여자친구 만난대.' 라는 말에 순간 온몸이 쭈뼛 거렸습니다.

"수근이가 자주 보는 것보다 가끔 만나는 게 더 애틋하고 좋다는 말을 하더라구."
"음, 연인 사이에 보고 싶을 때 보는 게 좋지 않아? 무슨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딱딱 정해 놓고 만나다니."
"대부분 연인들은 일주일에 한번 주말을 이용해서 만나지, 우리처럼 이렇게 주말이 아닌 주중에 자주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래? 그럼 우리도 일주일에 한번만 만나."
"난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잖아. 아니, 차라리 만나지 말자고 하지 그래?"
"그럼, 만나지 말던지."

분명 알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그 말을 꺼낸 의도가 달리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수근이 오빠의 애틋한 모습을 보며 느낀 바를 말하려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5년째에 접어든 우리의 연애를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친구의 연애와 비교한다는 것에 화가 나기만 했습니다.

"자주 만나는 게 싫으면 싫다고 말해."

남자친구가 자주 만나는 게 싫다는 의도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서운한 감정에 툴툴거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이상적인 연인 사이의 만남? 일주일에 한번이 정답? 일주일에 다섯 번이 정답? 일주일에 세 번이 정답?
이상적인 연인 사이의 연락 횟수? 하루에 한번이 정답? 하루에 다섯 번이 정답? 하루에 세 번이 정답?

왜 자꾸 정답을 찾으려 하고, 모범답안을 두고 그에 맞춰 가려는 건지, 그리고 정답 혹은 모범답안이라 생각되는 그 기준에 맞춰 가기 위해 우리의 오랜 연애 방식을 포기하고 그들의 연애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 건지…

연애를 하기 전, 상대 여자 혹은 상대 남자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 이런 저런 주위 조언이나 연애 관련 서적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연애를 하고 있는 사이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연애의 정답, 모범답안을 좇아 연애를 한다는 것은 그런 발상자체가 우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연애를 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인데, 그리고 그런 당신과 내가 어떻게 할 때 우리의 연애를 오래 예쁘게 지속시킬 수 있는지도 가장 잘 알고 있는데…

"오빠, 난 나야. 난 수근이 오빠의 여자친구가 아니야!"

"수근이 오빠의 여자친구는 자주 만나지 않는 게 애틋함이 오래 간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난 아니야. 난 오히려 자주 만나고 자주 연락하지 않으면 오히려 서먹서먹해 지고 멀어져." 

어떤 이는 자주 만나다 보면 처음 만났을 때의 애틋함도 설레임도 금새 퇴색하고 바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혹은 2주에 한번 만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합니다. 마찬가지로 매일 연락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매일 전화해도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기에 연락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되려 어색해 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다른 어떤 이는 만나고 싶을 때 만나지 못하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시기를 정하고 만나는 것보다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이 연인 사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다양한 연애관과 연애방식이 존재합니다.

"친구가 나한테 오빠랑 헤어지래."
"왜?"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나도 보고 싶다'고 대답하지는 못할 망정 '피곤하다'고 대답 하는 남자친구가 어디 있냐면서… 자기도 이전에 그런 남자친구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람 나서 그런 거였다고 하더라구."
"너 남자친구, 어제 파트너사 사장님 모시고 제주도로 출장 다녀왔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렇긴 하지."
"너, 친구가 헤어지라고 한다고 해서 헤어질 거야?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연애 하지마. 그 친구의 남자친구가 그랬다고 너의 남자친구가 그랬을 거라고 추측하지마. 나중에 진짜 후회해. 너의 남자친구가 어떤 남자인지는 결국 그 친구보다, 그리고 나보다, 너가 제일 잘 알잖아."

어떠한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 해결에 성공한 사람을 만나 자문을 구하면 동일한 문제를 풀기 훨씬 수월합니다.

마찬가지로 연애에 있어서도 성공한 사람을 만나 자문을 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어쩌죠? 연애를 오랜 기간 해 본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사람일까요? 아님,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한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사람일까요? 연애를 여러 번 해 본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걸까요?

연애에 정답이 있긴 한가요?... 친구따라 강남 가듯 연애 하기... 그 친구는 연애의 정답을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