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가듯 친구 따라 연애하기?

남자친구와 종종 다투곤 합니다만, 가장 심하게 다퉜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절대 제가 쓰는 글은 '연애는 이렇게 하라' 라는 글이 아닌, 제가 겪은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연애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누군가가 옆에서 '연애는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한다고 해서 갑자기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 블로그를 연애 블로그라 설명해야 할지 일상다반사 블로그라 소개 해야 할지 멈칫 하게 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기도 하구요.

남자친구와 오랫동안 가까이 함께 해 왔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오고 함께 해 온 친구들이다 보니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연애에 관한 고민도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죠.

평상시처럼 만나 데이트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자친구의 절친한 친구인 수근이 오빠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해선 아주 신이 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수근이는 일주일에 한번만, 주말 이용해서 여자친구 만난대.' 라는 말에 순간 온몸이 쭈뼛 거렸습니다.

"수근이가 자주 보는 것보다 가끔 만나는 게 더 애틋하고 좋다는 말을 하더라구."
"음, 연인 사이에 보고 싶을 때 보는 게 좋지 않아? 무슨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딱딱 정해 놓고 만나다니."
"대부분 연인들은 일주일에 한번 주말을 이용해서 만나지, 우리처럼 이렇게 주말이 아닌 주중에 자주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래? 그럼 우리도 일주일에 한번만 만나."
"난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잖아. 아니, 차라리 만나지 말자고 하지 그래?"
"그럼, 만나지 말던지."

분명 알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그 말을 꺼낸 의도가 달리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수근이 오빠의 애틋한 모습을 보며 느낀 바를 말하려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5년째에 접어든 우리의 연애를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친구의 연애와 비교한다는 것에 화가 나기만 했습니다.

"자주 만나는 게 싫으면 싫다고 말해."

남자친구가 자주 만나는 게 싫다는 의도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서운한 감정에 툴툴거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이상적인 연인 사이의 만남? 일주일에 한번이 정답? 일주일에 다섯 번이 정답? 일주일에 세 번이 정답?
이상적인 연인 사이의 연락 횟수? 하루에 한번이 정답? 하루에 다섯 번이 정답? 하루에 세 번이 정답?

왜 자꾸 정답을 찾으려 하고, 모범답안을 두고 그에 맞춰 가려는 건지, 그리고 정답 혹은 모범답안이라 생각되는 그 기준에 맞춰 가기 위해 우리의 오랜 연애 방식을 포기하고 그들의 연애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 건지…

연애를 하기 전, 상대 여자 혹은 상대 남자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 이런 저런 주위 조언이나 연애 관련 서적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연애를 하고 있는 사이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연애의 정답, 모범답안을 좇아 연애를 한다는 것은 그런 발상자체가 우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연애를 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인데, 그리고 그런 당신과 내가 어떻게 할 때 우리의 연애를 오래 예쁘게 지속시킬 수 있는지도 가장 잘 알고 있는데…

"오빠, 난 나야. 난 수근이 오빠의 여자친구가 아니야!"

"수근이 오빠의 여자친구는 자주 만나지 않는 게 애틋함이 오래 간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난 아니야. 난 오히려 자주 만나고 자주 연락하지 않으면 오히려 서먹서먹해 지고 멀어져." 

어떤 이는 자주 만나다 보면 처음 만났을 때의 애틋함도 설레임도 금새 퇴색하고 바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혹은 2주에 한번 만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합니다. 마찬가지로 매일 연락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매일 전화해도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기에 연락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되려 어색해 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다른 어떤 이는 만나고 싶을 때 만나지 못하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시기를 정하고 만나는 것보다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이 연인 사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다양한 연애관과 연애방식이 존재합니다.

"친구가 나한테 오빠랑 헤어지래."
"왜?"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나도 보고 싶다'고 대답하지는 못할 망정 '피곤하다'고 대답 하는 남자친구가 어디 있냐면서… 자기도 이전에 그런 남자친구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람 나서 그런 거였다고 하더라구."
"너 남자친구, 어제 파트너사 사장님 모시고 제주도로 출장 다녀왔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렇긴 하지."
"너, 친구가 헤어지라고 한다고 해서 헤어질 거야?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연애 하지마. 그 친구의 남자친구가 그랬다고 너의 남자친구가 그랬을 거라고 추측하지마. 나중에 진짜 후회해. 너의 남자친구가 어떤 남자인지는 결국 그 친구보다, 그리고 나보다, 너가 제일 잘 알잖아."

어떠한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 해결에 성공한 사람을 만나 자문을 구하면 동일한 문제를 풀기 훨씬 수월합니다.

마찬가지로 연애에 있어서도 성공한 사람을 만나 자문을 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어쩌죠? 연애를 오랜 기간 해 본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사람일까요? 아님,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한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사람일까요? 연애를 여러 번 해 본 사람이 연애에 성공한 걸까요?

연애에 정답이 있긴 한가요?... 친구따라 강남 가듯 연애 하기... 그 친구는 연애의 정답을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