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풍년제과 본점에 다녀왔습니다. 전주 친척집에 갔다가 전주까지 내려갔는데 바로 돌아오기 아쉬워 전주 한옥마을에서 1박을 하고 인근에 위치한 전주 풍년제과 본점을 방문한 것이었는데요.
전주 풍년제과 본점은 초코파이가 유명합니다만, 정작 초코파이는 먹어보질 않고 아침 대용으로 간단하게 피자빵, 감자빵, 소라빵 등을 먹었는데 먹어본 빵이 모두 맛있었어요. 꼭 초코파이가 아니더라도 빵 자체를 잘 만드는 곳인 것 같더라고요.
사실, 빵에 대한 리뷰를 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전주 풍년제과에 갔다가 제가 2층 여성 화장실에 폰을 두고 나왔는데 그대로 서울까지 오고 말았지 뭐에요.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고 나서야 폰을 두고 왔음을 깨달았답니다. 평소 폰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보니 3시간 가량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폰이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3시간 걸려 다시 돌아가기도 난감하고 말이죠.
부리나케 분실 사실을 인지하자 마자 풍년제과 본점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2층 여성 화장실에 그대로 있을지도 의문, 직원 분이 찾아 주실지도 의문, 과연 집까지 택배로 보내주실지도 의문. 불안해 하며 전화를 걸었죠.
"와이프가 2층 여성 화장실에 폰을 두고 나왔는데, 혹시 갤럭시 폰을 습득하셨을까요?"
옆에서 전화를 거는 신랑만 빤히 쳐다보며 과연 분실한 폰을 찾을 수 있을 지, 걱정반 기대반으로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다른 손님이 화장실에 있는 폰을 습득하셔서 카운터로 전달을 했나 봅니다. 핸드폰 주인이 맞는지 검증 과정을 거쳤고, 분실한 핸드폰 색상과 기종 등에 대해 재차 확인하면서 말이죠.
바로 택배로 보내주실 수 있다고 하셔서 택배비만 지불하고 폰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뽁뽁이를 감싸서 보내주신다고 하시더군요.
업무와 무관하게 번거로운 일이 되어 버렸는데도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 집 앞에 신선식품, 당일배송 테이프로 포장된 택배 박스 하나를 수령했습니다.
오?! 혹시?!
풍년제과에서 온 박스더군요. 오 그래도 큰 박스 안에 다시 박스를 넣어 포장해 주셨네... 감탄하며 박스를 열어 보았습니다.
보이시나요? 뽁뽁이로 꼼꼼하게 싼 뒤, 다시 그 빈틈도 뽁뽁이로 막아 흔들림으로 인한 파손까지 막고자 신경 써 주셨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시다니, 너무 감사하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리고 다시 전주에 가게 된다면, 풍년제과 본점에 가서 더 많이 사 먹고, 포장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재방문, 재방문, 재방문... 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치 충성, 충성, 충성... 을 외치는 것처럼 말이죠.
자칫 첫 전주 여행이 폰 분실로 인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었으나, 폰을 찾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은 물론이거니와 고객의 분실한 폰을 돌려 주기 위해 이렇게 신경 써 주고 배려해 주시는 모습에 더욱 마음에 들었던 풍년제과 본점이었습니다.
이틀 간 폰 없는 생활을 하다가 다시 폰을 찾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있을 땐 몰랐던 편리함을 잃어 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되면서 말이죠. 저의 첫 전주 여행은 아름답게 기억될 것 같아요.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된 전주 여행. 그리고 다음에 다시 전주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 땐 그랬지- 라며 풍년제과 본점을 방문할 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을 안고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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