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설 연휴를 앞두고 들뜬 기분을 가득 안고서 향한 곳. 바로 성남아트센터의 오페라하우스랍니다. 이매역 1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요.
음? 그나저나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엔 왜?
네. 옥주현이 주인공인 뮤지컬 아이다를 보기 위해서죠. 꺅! 이런 저런 이벤트에 자주 응모하곤 하는데 삼성카드 블로그(http://blog.samsungcard.com) 오픈 이벤트에 응모를 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어요.
"뭐?"
"삼성카드 블로그 오픈 이벤트 응모했는데 당첨됐거든? 무려! 아이다!"
"우와!"
거기다 지금껏 본 뮤지컬은 더블캐스팅 혹은 트리플캐스팅이 주류이다 보니 아이다역도 더블캐스팅이라 생각했는데 헉! 아이다는 옥주현 원캐스팅으로 진행하는 것이더군요.
얼마 전, 옥주현 건강이 좋지 않아 아이다 공연 취소 사태가 있었던 지라 정말 오늘도 옥주현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봤는데요.무대 초반, 이집트 사령관인 라다메스가 그의 군인들이 포획한 누비아의 여인들을 끌고 옵니다. 그리고 라다메스가 처음으로 누비아의 여인이자 노예가 된 아이다를 마주하는 장면에서, 다른 누비아의 여인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무서워 하는 반면 아이다는 용기 있게 맞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아이다의 목소리에서부터 상당히 씩씩하고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옥주현 맞아? 라는 생각을 갖고 본 것 같습니다. 고운 목소리를 낼 땐 너무나도 청량한 목소리를 내는 반면, 아이다 특유의 용감하고 씩씩한 모습을 드러낼 땐 터프 하면서도 강한 목소리를 내더군요.
기존 가수로 활동하던 때의 가창력이 풍부한 옥주현 목소리도 멋있었지만 아이다역을 소화하는 옥주현은 가창력 그 이상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선사해 주는 듯 합니다. 그런 매력적인 아이다와 더불어 극 중 12번이나 옷을 갈아 입는 암네리스의 의상에 사로잡혔습니다.
꺄! 이 암네리스가 정선아라는 뮤지컬 배우가 맡았는데, 캬! 또르르 굴러 갈 듯한 청아한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거기다 여성스러운 실크 드레스부터 온통 레이스와 그물뜨기의 정교한 드레스, 그리고 미술품 전시회에서나 봄직한 조형의상 등 여성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모든 색감과 모든 디자인을 모두 섭렵하여 눈을 떼지 못하게 하더군요. 신나는 비트의 My strongest suit을 부르며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며 당장이라도 무대 위로 올라가고 싶기도 했어요. (워워)
"와! 저 옷 갖고 싶어!"
"헐!"
의상과 무대의 선명한 색감을 더욱 컬러풀하게 살려주는 조명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전설적인 옛 이야기를 토대로 하면서도, 우리시대 전쟁터에서, 또 적대적 관계에 있는 두 국가의 사이에서, 그리고 인종차별이 남아있는 곳에서 일어날 수 도 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로 현대적, 현실적인 공감을 형성함으로써, 1871년 수에즈 운하의 개통 기념으로 만들어진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와 마찬가지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사랑 받는 작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정말 뻔한 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뻔한 스토리를 이토록 화려하고 여운이 남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결말이 슬프네."
"에이, 그래도 전생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후생에 이룬 셈이잖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저도 모르게 아이다의 음악을 흥얼거렸습니다.
여운이 남는 뮤지컬. 아이다.
Every story is a Love story...
모든 얘긴 전쟁이나 혹은 사랑 얘기나
실제로 있었던 얘기나 꾸며낸 이야기나
백년동안 일어났던 수천년전 얘기나
몇분동안 일어났던 한시간전 얘기나
아름답고 기쁜 얘기 추악하고 슬픈 얘기
수천명이 나오거나 한명만 나오는 얘기나
모든 얘긴 옛날거나 지금의 이야기나
모두 다 가슴 속 깊은 사랑에 대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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