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일을 하다 든 잡념 - 주말근무의 비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난 이 회사의 최초 여성 임원이 될 거야!" 라는 생각을 갖고서 시작했다지.
당시엔 꽤나 의욕적이었고, 목표지향적이었으며 1주일 연속 밤 10시, 11시 넘어 퇴근을 해도 군말 없이 묵묵히 일했지.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 분명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를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점점 그에 따른 보상은 커녕, 본전도 못찾겠다- 내 시간이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열심히' 보다는 '적당히'를 추구하며 일을 했던 것 같아. (더 솔직한 속내는 '여성'이기에 받는 부당함을 계속 보고 겪으면서 신물 난 것 같기도 해.)
술자리에서는 깔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사실 씁쓸해 지는 이야기도 참 많이 들은 것 같아.
"결혼하면 자연스레 '일'보다는 '육아'에 전념하게 되지. 그게 여자야."
"여자는 결혼하면 빨리 빨리 회사 나가서 회사에 폐 끼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 돼."
"여자는 바깥일보다는 결혼해서 집안일 잘하는 게 최고야."
과연 이런 조직 문화에서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과연 이런 조직이 나를 어디까지 인정해줄 수 있을까?
언제부턴가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더 이상 내 기준에서의 '열심히'가 아니라 다른 이들 기준에서의 '열심히', 내 기준에서는 '적당히'지만 타인이 봤을 때는 '열심히'로 보일 수 있는 선까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워 서글퍼지기도 하는데, 더 아쉬운 건 조금이라도 젊었을 적 가졌던 처음의 그 열정이 자꾸 퇴색되는 것 같아 그게 너무 씁쓸한 거 있지.
만약 이 회사의 주인이 '사장'이 아니라 '나' 였다면 과연 '적당히'를 추구하며 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주말에 나와 투덜거리며 일을 하다 보니, '아, 내가 처음엔 이런 마음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주절거려봤어.
마음을 다잡아야겠지? 첫 마음과 똑.같.을. 순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비슷해지기 위한 노력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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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게시. 한 달 전쯤 답답한 마음에 주절이 써 놓은 포스팅인 듯 한데, 지금은 또 마음이 다르다. 다행인 것은 다시 열정적으로 살기 시작했다는 점이랄까.
우울증인지, 우울감인지 구분이 필요하다던 친구의 말처럼.
순간의 우울감을 '우울증'으로 착각하고서 그 우울의 늪에 한없이 빠져드는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열정적으로 살아야지!
한 달 전쯤엔 저런 마음으로 우울해 했는지 모르나, 지금은 의욕이 활활 넘치고 있다는 점. 이 기분 쭉 유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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