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깨달은 진실 - 솔직함일까 이기주의일까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뒤늦게 깨달은 진실 - 연애에 있어 솔직함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솔직함은 그저 이기주의가 될 수도...

전 자기 생각이 분명한 편입니다. 아니, 분명한 편이었습니다. 음... 분명하고자 합니다. (응?)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자신의 의견을 숨겨야 하는 때가 많더군요. '회사'라는 공간 안, 그렇게 만드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음, 우리 회사가 좀 보수적이긴 하지)

 

"오늘은 점심 뭐 먹을까요?"
"...음... 돈까스 어때요?" (눈치보기)
"점심 시간에 돈까스는 무슨..." 

"...음... 짬뽕은 어때요?" (눈치보기)
"짬뽕은 나 어제 저녁에 먹었는데? 콩나물 국밥 먹자. 아, 어제 술을 마셨더니 해장해야겠네."
"...네! 좋아요." (눈치 보다가 이구동성)

 

부서 단위로 점심 식사를 하게 된 어느 날, 속에선 '아, 오늘은 느끼한 뭔가가 땡겨!' 를 외치고 있었지만 늘 그렇듯 적당히 분위기를 보며 다수의 의견(정확히는 상사의 의견)에 따라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장님은 눈치가 없으셔."
"왜 항상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를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시는 걸까?"
"전혀 아랫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으시는거지."
"맞아."
"점심 시간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어. 그냥 따로 먹으면 안돼? 먹고 싶은 메뉴로 먹고 싶어."
 

 

그렇게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도 좀처럼 만족되지 않는 찝찝한 기분에 남자친구와 저녁은 맛난 걸 먹어야겠다며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점심 때 먹고 싶은 것을 편하게 못먹었다는 아쉬움에 저녁은 꼭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맛있게 먹으리라! 하는 의지가 활활 타올랐습니다.

 

"오빠, 저녁 먹자! 뭐 먹고 싶어?" (그래! 점심 때 못먹은 느끼한 뭔가를 먹어야겠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응! 난 곱창 먹고 싶어!"
"곱창? 아…"
"왜? 곱창 싫어? 오빠도 곱창 먹고 싶지? 곱창 먹으러 가자! 곱창!"
"아, 응. 괜찮아. 가자."

 

느끼한 것을 먹어야 겠다고 되내이다가 급 곱창이 먹고 싶어진 저는 남자친구 손을 이끌고 곱창 집을 찾아 이리 저리 헤맸습니다. 무턱대고 데이트 약속을 잡고 남자친구네 동네로 오긴 했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인근 곱창집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한참을 헤매다 자리를 잡았습니다. 거의 30분을 헤맨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곱창을 맛있게 다 먹고 서야... 남자친구가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곱창이 먹고 싶었구나?"
"어? 아니, 딱히 곱창이 먹고 싶었던 건 아닌데..."
"난 오랜만에 너가 우리 동네에 온 거라 괜찮은 맛집 찾아뒀었거든."
"어? 정말? 왜 말 안했어. 거기로 갈 걸."
"아니. 네가 딱 잘라서 곱창 먹고 싶다고 하니 이야기 꺼내기가 쉽지 않더라구." 

 

남자친구의 말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 올랐습니다. 그리고 점심 때 부장님을 두고 직장 동료들과 주고 받은 이야기들이 제 귀를 간지럽히고 지나가더군요.

 

"부장님은 눈치가 없어!" "왜 항상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를 거리낌 없이..." "배려심이 없는 거지!"

 

 

 

 

...앗! 지금 상황에선 그게 나네! -_-;;; (누구 욕할 상황이 아니야. 그게 나였어!)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남자친구에 대한 믿음이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생각을 똑부러지게 표현하게 된 듯 합니다. 연애 초반에는 늘 '뭐 먹고 싶어? 오빠 먹고 싶은 걸로 먹자. 난 오빠랑 먹는 거라면 다 좋아!' 라고 이야기 했는데 말이죠. 

 

직장생활은 하면 할수록 철저하게 속내를 숨기는데 익숙해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속내를 들키지 않고 두루두루 잘 어울려 지내는 것이 어찌보면 직장생활 잘 하는 법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반면, 연애는 하면 할수록 연인인 상대방에게 속내를 가감없이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합니다. 그게 사랑하는 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게 되고요. 하지만, 그 진실된 속마음을 보여준답시고 일방적으로 한 행동이나 말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지 않으면 그저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함께 맛있게 곱창을 먹고 나서야 알게 된 남자친구의 뒷 이야기. 연애 기간이 길어진만큼, 편안한 연인인만큼 더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

 

+ 덧) 오빠 미안. ㅠ_ㅠ

      

연애를 하며 경험하게 된 신세계

어렸을 때 부터 이것저것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고 생각하며 자라왔습니다. 뭘 먹어도 늘 복스럽게 먹는다는 칭찬을 들었던터라 좋아라 하기도 하며 말이죠. 

네.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진 제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곱창 먹으러 가자!"
"곱창?..."
"곱창이 얼마나 맛있는데."
"아, 곱창 징그러워!"

태어나서 단 한번도 먹어 본 적 없는 곱창.

그 전엔 먹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곱창을 먹을 것을 제안하는 남자친구. 허걱! -_-;; 

"뭐야. 너 강하게 커왔다며. 곱창을 못먹어? 안먹어 봤어? 진짜 맛있어!"
"응. 그건 그거고. 곱창은. 너무 징..."

생긴 게 너무 징그럽다며 못먹겠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히죽히죽 웃으며 맛있다고 한 번만 먹어보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 그렇게 거의 울상을 짓고선 처음 맛 본 곱창. 그렇게 당시 먹을 때만 해도 마치 영 못먹을 것을 먹은 사람 마냥 표정이 일그러졌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자꾸만 생각나는 그 맛. +_+
 
뭐지?!

그 이후, 자꾸만 곱창이 눈앞에 아른 거려 남자친구를 만나면 "곱창 먹으러 가자!" 를 연발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간 편식을 하지 않고 잘 먹는다고 생각했건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자친구들끼리 만나 어울려 뭔가를 먹으러 갈 때면 늘 피자, 파스타와 같은 다소 느끼한 음식이나 분위기 있는 곳만 쫓아 가곤 했던 것 같습니다.

"곱창은 단순히 징그럽게 생겨서 안먹은거였어?"
"응. 징그럽게 생겼잖아. 꼬불꼬불."
"지금은 이렇게 잘 먹으면서... 그럼, 돼지머리국밥, 소머리국밥 이런 건 먹어봤어?"
"윽. 그거 돼지머리나 소머리 들어가는거야?"
"... 왜? 머리 들어가면 또 안먹으려고?"

맛있는 돼지머리국밥을 하는 곳이 있다며 다음엔 그 곳으로 안내해 주겠다는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아무래도 제가 싫어하거나 못먹는다 싶은 것을 모두 먹여보려는 심보인가 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대학생 시절, 동호회 남자 선배들이 곱창을 두고 이런 저런 말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야, 오랜만에 곱창 먹으러 가자. 어때?"
"에이, 야야. 센스 없게. 여자들은 곱창 같은거 안 좋아해. 다른 걸로 정해."
"아, 맞다. 여자들은 이런 거 싫어하지."

그땐 정작 곱창의 맛은 모르는 채, 선배들의 말대로 '아, 곱창은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구나-' 라고 선을 그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편견은 깨라고 있는 거야. 먹어보니 맛있지?"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단지 여자친구가 징그러워서 못먹는다고 하니 호기심과 장난기에 먹어보라고 강요한 것이지만 제 입장에선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_+

정작 먹어보지도 않고 곱창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음식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가 막상 맛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던 것처럼 어느샌가 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편견으로 인해 좀 더 큰 세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연애를 하며 가보지 못한 새로운 데이트 장소를 찾아 다니기도 하고,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을 찾아 다니기도 합니다. 연애를 하며 경험하게 된 신세계 :)

앞으로도 기대되는데요?

남자친구가 껌 씹는 모습을 보며 든 생각

한동안 회사일이 바빠 밤늦게 퇴근을 하고 야식을 먹다 보니 몸이 힘들고 무거워 진 듯한 느낌이 부쩍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집까지 거리만 2시간 남짓. 출퇴근 하는 데만 어마어마한 시간을 소비하는데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 갈 준비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오히려 일어나기가 힘들어지더군요. 익숙해 지니 몸이 적응할 만도 한데 말이죠.

여차저차하여 체질개선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3일간 절식기간을 갖게 되었는데요. 한약 외에는 일체 먹지 않았답니다. ㅠ_ㅠ 으허허어엉.

저의 3일간의 절식을 저 못지 않게 힘겨워 하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남자친구입니다. 회사를 다니고 있어 주로 평일 저녁에 데이트를 하는 저희 커플에겐 데이트를 하며 저녁을 함께 먹는 것이 즐거움 중의 큰 즐거움이기도 했는데 말이죠.

"오빠, 어쩌지? 나 오늘도 저녁 못 먹는데… 집에서 저녁 먹고 나와!"
"응. 밥 빨리 먹고 나갈게."

약속 장소로 먼저 가 기다리고 있으니 멀찌감치서 부랴부랴 걸어 오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멀리서도 보이는 남자친구의 오물오물 껌 씹는 모습.

'평소엔 껌을 잘 씹지 않는데 껌을 씹고 있네.'

평소엔 껌을 씹지 않는데 껌을 씹으며 등장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문득 건들건들거리며 시비를 거는 건방진 깡패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김희철 트위터 중 '깡패놀이'


가죽 재킷까지 입고 있으니 더 그럴싸해서 혼자 '피식' 웃고 있었습니다.

"배고프지? 껌이라도 줄까? 껌도 안되려나?"
"아냐. 괜찮아. 근데, 오빠가 껌 씹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네."
"아, 그런가? 부랴부랴 나오느라 양치질을 못했거든."
"응?"
"입에서 냄새 날까 봐."

함께 데이트를 하며 고추와 마늘을 왕창 먹어도 서로의 입 냄새를 걱정하지 않는 사이이건만 새삼스레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걸까 싶었습니다. 오히려 '호-' 하며 입 냄새로 장난을 치기도 하는 편안한 사이인데 말이죠. 물론, 연애 초기에는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기도 했었지만…

이미 편안한 사이인데 새삼스레 신경을 쓰는 것 같아 그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이유를 들어 보니 제가 3일째 절식을 하고 있는 터라 혹여 저에게 음식 냄새가 나서 힘들어할까 봐 걱정이 되어 오는 길에 껌을 샀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정말 '헉' 하고 놀랬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닌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사실에 말이죠.

그런데 전 그런 남자친구의 속마음도 모른 채, '왜 새삼스레 껌을 씹으면서 오는 거야.' 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서로 익숙하기 때문에 놀라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건만 종종 깜짝 놀라곤 합니다.

식당에 가면 늘 먼저 수저를 놓고 챙겨주는 모습, 음식이 나오면 먼저 챙겨주고 먹여주는 모습에도 충분히 익숙해져 있는 터라 감동이 덜하고 때론 너무 익숙해서 그러한 남자친구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섬세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새삼 더 큰 감동을 느끼는 듯 합니다. 잊고 있었다가 다시금 '맞아. 남자친구가 이렇게나 배려심이 많고 자상한 사람이지.' 라며 말이죠.

익숙해 지면서 당연해 지고, 당연해 지다 보니 감동이 덜해지는. 남자친구를 볼 때마다 연애하는 법을 배우는 듯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고 당연해 지는 것을 다른 형태로 보여줘 그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니 말이죠.

현명하게 사랑하는 방법은 사랑을 줬다 빼앗거나 밀고 당기며 상대방을 애달프게 아는 것이 아닌, 밑도 끝도 없이 퍼줘서 상대방이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게끔 하는 것도 아닌, 자신이 품은 사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되 그 이상의 감동으로 상대방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끔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자연히 그만큼 보답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나의 연애관에선 이해할 수 없는 행동BEST3

남자친구와 종종 이렇게 저렇게 접하게 되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공감하며 끄덕이는 부분이 '여자건, 남자건 바람은 절대 용서 못한다' 입니다.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정말 진지한 속마음이기도 한 "다른 건 다 용서해도 바람은 절대 용서 못해!"

서로의 분명한 연애관이자 서로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이기도 합니다.

남자친구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애관이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서로의 연애관에 대해 털어 놓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가 이성 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는 듯 합니다. 서로에게 그 부분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고, 그 부분이 흔들리면 정말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남자친구도 저도 이성 관계에 있어서는 애매한 관계로 치부할 만한 관계는 만들지 않습니다.

남친이 있어도 외로워! 소개팅 시켜줘!

연애를 하고 있음에도 외롭다며 소개팅을 시켜 달라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거의 주말마다 만나는 커플이었는데 너무나도 당당하고 뻔뻔하게 소개팅을 시켜 달라는 말에 속으로 얼마나 황당해 했는지 모릅니다.

"언니, 내 맘 알지? 연애 해도 외로워. 언니 주위에 괜찮은 사람 없어?"

저 또한 남자친구와 꽤 오랜 기간 연애를 해 오면서 서로를 잘 알면서도 왠지 모를 어떤 감정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 부분은 연애를 해도, 연애를 하지 않아도 사람이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을 운동이나 다른 취미 활동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다른 이성을 만나 해결하려고 하는 그 후배가 한편으로는 측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에게도 못할 행동이지만 그 소개팅에 나오는 남자는 또 무슨 죄일까요. 사람간의 관계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닌데 말이죠.

차마 그 후배 앞에서 당당하게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이야기 하지 못하고 괜찮은 사람이 없다고 얼버무린 채, 괜히 책 한 권을 선물해 줬습니다. 사람이라면 느끼는 '외로움' 이라는 감정을 '이성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책'이나 '운동'이나 다른 기타 자신이 할 수 있는 취미활동 등으로 이겨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을 담아서 말이죠. (딱히 통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ㅠ_ㅠ)

금요일은 클럽데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오늘 같이 안갈래?"
"어딜?"
"클럽! 같이 가자!"
"아니. 남자친구 만나기로 했어."
"어휴. 지겨워. 좀 다양한 사람들 좀 만나봐."

남자친구가 없는 직장 동료가 선동하여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비롯하여 몇몇을 이끌고 클럽으로 직행하는 것을 봤습니다. 단순히 함께 간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 분위기를 즐기고 춤을 즐기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일명 '원나잇'을 목적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큰 충격과 함께 상당히 큰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그들의 '다양한 사람들 좀 만나봐' 라는 표현이 단순 순수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는 '무섭다' 라는 것이 솔직한 제 속마음이었습니다.

금요일 밤마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화려한 악세사리, 높은 힐을 신고 변신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정말 화려하고 근사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클럽으로 향해 다른 남자들과 뒤섞여 하룻밤을 보낸다니...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고 아찔하더군요.

다음 날, 울리는 벨소리에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아 왜 그러냐고 물으니 전 날 클럽에서 만난 남자애가 쿨하지 못하게 자꾸 전화를 한다며 이러다 남자친구에게 들키겠다며 스팸번호로 등록하더군요. 
 
"난 쿨한 여자니까!" 라며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선 남자친구에게도 쿨하게 헤어짐을 고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차라리 그녀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같은 여자지만 제 연애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엔 애인, 지금은 그냥 친구!

"야, 괜찮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지. 3년 사귄 여자친구? 그래봤자 지금은 친구인데 뭐 어때? 너 나 못믿어?"

과거의 애인을 '친구'라고 포장하고선 잦은 만남을 가지는 남자. 그리고 그 관계를 의심하는 여자친구를 향해 "집착녀!"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 이 남자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남녀 사이 친구가 될 수 있다, 없다의 문제를 떠나 3년 사귀었다 헤어진 전 여자친구와의 잦은 만남이 들키자 그녀를 여자친구에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그냥 친구라며 뻔뻔하게 소개하다니... 

솔직히 위의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라고 단정지어 이야기 하긴 어렵습니다. (물론, 제 연애관과 남자친구의 연애관에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끙-) 왜냐면, 이런 행동에 대해서도 '과거의 애인이라 할지라도 순수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어!' 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봤고, '바람 피우는 것도 아직 성관계를 가지기 전이라면 용서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죠.

연인 사이는 기본적으로 '사랑' 이전에 '신뢰'를 바탕으로 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단순히 '너 나 믿어?' '응. 나 너 믿어'로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신뢰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조금씩 마음이 열리며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야, 너 나 못믿냐?"
"..."
"사랑하는 사이에 믿음이 없으면 어떡하냐?"

믿을 만한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데 어떻게 '믿음'을 내세워 그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을까요?

상처 다 주고선 믿어 달래!

"누구 좋으라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아직 20대인데 남자친구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라고 이야기 하던 그 사람. 그 사람 말대로 제 연애관은 어찌보면 참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다소 보수적인 연애관이라 할지라도 제 연애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분명한 것은 남자친구를 위해서(남자친구에게 들키고 들키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 사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제 사랑 앞에 당당하기 위해 노력한다 말하고 싶습니다.  

흔들바위커플, 싸움에서 화해까지

연인 사이, 늘 알콩달콩 러브러브 모드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뜻밖의 소소한 일로 불똥이 튀어서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싸움으로 커지곤 합니다. 때론 정말 이게 싸울 거리가 되긴 하는 건가- 싶은 일로 인해 이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나한테 기분 나쁘다고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라구. 어쩌겠어? 그래서 연락을 안 했지. 바라는 대로 해줬더니 1주일 정도 연락와서는 헤어지자고 하더라. 완전 황당!!!"

여자친구와 정말 별 것도 아닌 걸로 싸우다가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야기 하던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미안해' 라는 사과를 듣고서도 '연락하지마!' '날 그냥 내버려 둬!' '난 그냥 혼자 있어야 기분이 풀려' 로 일관하는 여자친구의 반응으로 이 친구도 상당히 상처를 받고선 정말 1주일 그 이상을 연락을 하지 않고 내버려 둔거죠.
"한 번 미안하다고 하면 됐지. 뭘 얼마나 바라는거야? 석고대죄라도 해야 되는거야?" 그렇게 1주일 뒤, 결과는… 이별통보. '정말 이 여자분, 너무하네. 나빠!' 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지지 않나요? 그런데 전 차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왜냐구요? 저 또한 남자친구와 싸울 때 남자친구의 '미안해' 한번의 사과로 '응. 그래. 괜찮아.' 라고 완전 쏘~ 쿨~ 하게 받아 들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더라? 음,언제였더라?) 

왜 남자친구의 미안하다는 사과를 단번에 받아 들이지 못하는 걸까?

하나, 부글부글 아직 내 마음 속에 끓고 있는 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저 같은 다혈질 성격이 좀;; 응?)
둘, 실실 웃으며 '에이, 왜 그래, 미안해'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가 얄미워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실실 웃다니! 나에게 정말 미안해 하는 거 맞아?)
셋, 싸움의 계기가 된 행동이나 말이 또 다시 벌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 (흥. 미안하다면 다야? 내가 지금 받아 주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길 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해결하려 하겠지?)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저 또한 빨리 사과를 주고 받고선 알콩달콩 모드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죠.

"미안해."
"응. 나도 너무너무 미안해."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연애 초반엔 서로 자존심 세우고, 으르렁 거리며 자기 말이 서로 옳다며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계속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분명 싸운 이유는 오늘 일어난 이 단 한 가지 사건 때문인데, 이야기 하다 보면 지난 달에 있었던 일부터 작년에 있었던 일까지 구구절절 읊게 되기도 했습니다. 

"너, 예전에도 그랬잖아!" "오빠도 예전에 그런 적 있거든?"

그렇게 으르렁 거리며 싸우고 뒤돌아서면 어느 한 쪽이 반드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과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거냐구요? 음,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아니, 그런 마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화하자 마자 "미안해" 라는 말이 나오기는 커녕, 또 다른 싸움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1차 전쟁에서 풀지 못한 전쟁을 전화로 푸는 이른바 2차 전쟁이죠. -_-;

그렇게 2차 전쟁 끝에 화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끝을 알 수 없는 휴전을 갖기도 했습니다. 3일이 될지, 1주일이 될지 알 수 없는.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다 보니 싸울 일도 없고, 혹 싸우게 되더라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바로 화해를 하게 되더군요.

솔직하게 털어놓기 그리고 약속하기

연애초반엔 다투고 나서 이틀 간, 심지어 1주일간 일체 연락을 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1주일간 연락을 하지 않다가 극적으로 남자친구와 화해하면서 자존심이니 뭐니 다 내려놓고 노골적으로 한 말이 있습니다. 

"오빠, 우리 싸우더라도 하루는 넘기지 말자. 아무리 치고 박고 헐뜯고 으르렁 거리며 싸워도 절대 하루는 넘기지 말자. 내가 '내버려둬' 라고 말해도 '당분간 전화하지마' 라고 말해도 그 말 절대 믿지마. 그냥, '아, 얘가 또 다혈질이다 보니 기분이 상해서 이러는 구나' 라고 생각하고 오빠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줘. 난 싸우고 나서 내버려 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화가 풀리는게 아니라 나날이 더 누적되는 것 같아."
"아, 알겠어. 그럼, 너도 아무리 화가 나도 전화 꺼두지마. 그리고 만나자고 할 때 꼭 만나. 만나서 싸우더라도 일단 만나자." 

그럼, 이렇게 약속을 한다고 해서 지극히 감정적인 싸움 속에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지키기 쉽지 않겠죠. 하지만 약속을 한 후, 당시 제가 남자친구에게 했던 말을 남자친구가 지켜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인지 남자친구와 약속한 것들을 무시할 순 없더군요. 

"많이 보고 싶었지?"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해? 완전 많이 보고 싶었지."
"나도. 나도. 밥도 제대로 못먹었어."

남자친구와 싸우고 난 후, 이렇게 화해를 하고 나면 종종 남자친구가 조용한 커피숍에 가서 "우리 '칭찬해 주기' 하자" 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일상 속 자연스럽게 내뱉게 되는 칭찬과 달리 정면에서 마주보고 '이건 칭찬이오' 라고 내색하며 주거니 받거니 칭찬을 하려니 정말 후덜덜하더군요.

그런데 효과 하나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화해를 하고 나서도 조금 어색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업시켜 주니 말입니다.

"역시, 우리 오빠는 마음이 넓어. 배려심도 많구. 우리 오빠가 최고야!"
"응. 나한테도 지혜로운 너가 있어서 너무 좋아. 너가 최고야!"

연애라는 것이 한치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보니 또 정말 소소한 일, 터무니 없는 일로 다투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대화화고 서로 화해하려는 노력만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겠죠? (마음 같아선 영원히 안싸우고 싶다...)

남친에게 사랑받는 애교, 애교 따라잡기

"여보세요?"
"밥 먹었냐?"
"네. 식사 하셨어요?"
"응. 그래. 다음에 또 연락하마."

이 소리는 지방에 계신 경상도 무뚝뚝 대마왕이신 아버지와 그 무뚝뚝함을 쏙 빼 닮은 저의 통화입니다.

타고난 무뚝뚝함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_-;;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장녀로 커왔고, 가장으로 자라온 터라 애교를 부릴 틈도 없었고 애교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무뚝뚝함이 머리 꼭대기에서부터 발끝까지 뚝뚝 떨어지던 저였습니다.

연애를 하기 전엔 주위 친구들에게 "괜찮아. 요즘엔 이 무뚝뚝함이 대세야!" 라며 무뚝뚝함의 매력을 빠득빠득 우기곤 했는데 말이죠.

그런 와중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면서 처음으로 저에게 애교가 없음이 그리 아쉬울 수가 없더군요. (화장실 들어가기 전 마음과 나온 후의 마음은 다릅니다;;;)

연애 초기 온통 제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에게 예뻐 보이려나? 남자친구에게 어떤 애교를 보여주면 좋아할까?" 라는 생각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정작 남자친구가 바라는 게 어떤 모습일지는 생각지도 않은 채 말이죠.

"야, 네가 부리는 그 애교라는 거, 어떻게 하면 생기는 거냐?"
"푸하하. 뭐야. 무뚝뚝함이 대세라던 네가 왜? 하하. 그나저나 연애를 하고 있는 네가 연애를 하지 않는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
"몰라. 무뚝뚝함이 대세가 아닌가봐. 너 툭하면 '뿌잉뿌잉' 하잖아. 네가 하니까 제법 귀여워 보이던데 좀 알려줘 봐."

어설프게 친구에게 애교를 배워 혼자 열심히 연습해 봤지만 역시나! 이 놈의 무뚝뚝함이 어딜 가겠습니까. "힝. 오빠~ 나 오늘 오빠 너무너무 보고 싶었쪄. 뿌잉뿌잉." 헐- 이놈의 뿌잉뿌잉은 도대체 무슨 뜻을 담고 있는 건지, 왜 친구가 하니 애교 철철이고 내가 하면 무뚝뚝함이 뚝뚝 떨어지는 건지 말입니다.
그렇게 친구를 통해 열심히 배운 필살 애교를 연습만 하다 정작 남자친구 앞에선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_-;;; (다행히도)

여자의 매력은 '애교'가 전부가 아니다

애교 못지 않게 남자친구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보다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을 마주치면서 끄덕이고 박수치고 호응해 주는 것. '에게? 고작 그거?' 라고 할 지 모르지만, 정말 이 고작 '요것'이 남자친구에겐 애교 못지 않게 자신의 매력을 서서히 심는 방법이자, 자연스레 애교로 이어지게끔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정말?" "진짜?" "우와!" "멋지다!" "오!" "아하~"

애교가 안되니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선 남자친구가 어떠한 이야기를 꺼내면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는 것이 시작이었는데요. 처음엔 말로만 "정말?" 했던 것이, 어느 순간, "아, 정말?!" 이라고 말하며 박수를 치게 되었고, "멋지다!" 라고 입으로만 뻥긋 했던 것이 남자친구의 어깨, 팔이나 손을 자연스럽게 잡으면서 "완전 멋져!"가 되고 "우와! 멋져요. 오빠! 꺄악!" 이렇게 진화했습니다.  

남자친구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과정에서 이 '호응'이 진화를 하다 보니 '애교'가 되었습니다. (놀라울 따름 -_-;;)

"나랑 애교는 거리가 너무 멀어. 난 타고난 무뚝뚝이라 애교를 못부리겠어-" 라고 하는 분들. 굳이 애교를 억지로 부리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다른 매력으로 자신을 어필하거나 저처럼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것으로 '애교의 아장아장 걷기' 단계를 시작하면 좋을 듯 합니다.

흠. 그러고 보니 막상 친구에게 배운 '뿌잉뿌잉'은 정작 지금껏 한번도 써먹어 보질 못했네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애교를 억지로 배워 가며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모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모습은 참 귀엽고 예뻐보였지만, 그만큼 그 친구가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자연스러웠기에 그런 것이고 반대로 전 스스로 어색해 하고 쭈뼛거려 하는데 그런 와중에 제가 했다면, 아, 상상만 해도 아찔해 지네요.

'뿌잉뿌잉'은 너한테 안어울려!


조심하세요! 억지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부리려 했다간 '
주먹을 부르는 애교'가 되거나, '가식'으로 보이거나 둘 중 하나! +_+ (너무 노골적인 표현인가?)


억지로 애교를 부리려 하기 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호응해 주는 것으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

"혹시 권태기?" 우리 커플의 권태기 극복법


연애를 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시점, 분명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아무 문제 없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롭다'는 기분을 씻을 수 없었습니다. 연애 초기와 너무나도 달랐던 제 마음. 분명 연애 초기처럼 함께 손을 잡고 나란히 거닐고 있음에도 자꾸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라는 건가… 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제 손을 잡고 있는 남자친구만 바로 보았던 저의 눈은 어느 순간 다른 커플에게로 향해 있고, 다른 커플의 여자는 어떤지, 남자는 어떤지, 어떻게 데이트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보고 듣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이래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질러 보자 싶어 남자친구에게 뜬금없이 권태기라고 내뱉었습니다.

 

"오빠, 나 권태기인가봐."
"응? 권태기가 뭐야?"
"…"

 

권태기임을 이야기 하는 와중에 권태기가 뭐냐고 되려 물어보던 남자친구.

 

'헉! 뭐? 권태기가 뭐냐구?' +_+;;;;

 

보통 권태기라는 표현을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는 시기를 일컫는 말인데, 요즘은 연인 사이에 서로에게 지루함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죠.

 

"아니. 그니깐, 뭔가 예전 같지가 않아."
"뭐가? 네가? 아님, 내가?"
"나도, 오빠도, 둘 다…"
"에이, 아니야. 난 그대로인 걸?"

 

연애 초기의 파릇파릇, 애틋했던 감정이 사그라 들면서 좀처럼 수습불가의 상태에 놓여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권태기라는 저의 말에 그저 실실 웃으며 아니라고, 곧 괜찮아 질 거라는 남자친구의 모습마저 당시엔 너무나 미워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만나자'

 

권태기라고 제 마음대로 못박아 놓고서는 당분간 만나는 것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를 멀리 했습니다.
권태기인 것 같으니 당분간 서로 연락을 자제하자,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 라고 이야기 하는 저를 보고, 만나서 싸우건 헤어지건 지지고 볶건 간에 일단 만나자는 남자친구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그대로 '그래. 너가 그렇다고 하니 그럼 당분간 만나지 말자' 라고 남자친구 마저 뒤돌아 서 버렸다면 그대로 영원히 서로에게 뒤돌아 있었을지도 모르죠. 

 

잡아 먹을 듯 싸우기

 

'헉! 잡아 먹을 듯 싸워?' 라고 놀랄지도 모르지만 정말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듯 싸웠습니다. 지금까지 연애를 하며 그렇게 피 터지게 싸운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힘겹게 나간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처음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남자친구의 조그만 빈틈을 하나 잡고서는 놓질 않았습니다.


 

 

정말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만나기 싫어. 오히려 친구들 만나는게 더 재밌어. 지루해.' 라는 말로 남자친구에게 상처주는 말만 내뱉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내가 모질게 굴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만나서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 때, 권태기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혼자 속앓이 하고 담아 두다가 저 혼자 '빵' 터져서 말 없이 '획' 돌아서 버렸다면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친구의 정성스러운 편지 한 통

 

이전 같지 않다며 남자친구에게 엄포를 놓고서는 남자친구의 만나자는 제안에 만나서 초반엔 이야기가 잘 풀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으르렁 거리며 서로의 골만 더 깊어지는 것 같던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넨 편지 한 통.

마치 만나면 이렇게 싸우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한참을 다투다 뒤늦게서야 건네는 남자친구의 편지는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그래도 고마워. 권태기라고 이야기 해줘서. 어떻게 하면 너가 기분이 풀릴지 모르겠어. 어쩌면, 정말 너가 말한 것처럼 내가 변한 건지도 몰라. 이건 집으로 돌아가서 읽어봐."

이게 뭐냐며 남자친구의 편지를 받아 들고서도 좀처럼 '씩씩' 거리는 제 기분이 풀리지 않아 들은 척 만 척 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와 달리, 글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남자친구. 삐뚤 빼뚤 너무나도 서툴게 써 내려간 남자친구의 편지.
흡사 대학생 때 레포트를 쓰더라도 이렇게 정성껏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3장 가량의 남자친구의 편지를 보고 있자니 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 이런 남자친구를 두고 내가 왜 망설이는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서로의 어릴 적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너 어렸을 때 뭐하고 놀았어?"

"제일 행복했던 때가 언제야?"

남자친구의 편지로 서로 간의 좋지 않은 상황이 누그러드는 듯 했으나 왠지 모를 어색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건네는 어릴 적 이야기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며 펼쳐 나가다 보니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 맞다. 그 때 기억나?"


 

그렇게 어렸을 적의 이야기를 서로가 주고 받고서는 함께 연애 하며 있었던 한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와 함께 처음 만났을 때, 연애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조금씩 서로 앞으로 노력하며 예쁜 사랑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남자친구가 먼저 데이트 할 곳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괜찮은 곳을 알아냈다며 커플 케잌을 함께 만들자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데이트 코스로 이끌어 준 것도 새롭기도 했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2년 간 서로의 눈치 보기와 밀고 당기기의 종지부를 찍는 듯 한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그 시점부터 남자친구도 저도 더 솔직하게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계기가 된 듯 합니다. 권태기를 겪고 나서는 또 다시 언제 그런 권태기가 있었냐는 듯 알콩 달콩 사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권태기가 뭐야? 우린 그런 거 없어!' 라고 이야기 했던 저희 커플 또한 다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권태기를 겪었고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를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나름대로, 전 제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서로 좀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껴 보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저희 커플의 경우는 오히려 떨어져서 지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이별에 더 가까워지는 듯 했습니다.  

아마 연인마다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연애관도 다르 듯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일관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태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이별에 보다 가까워지고, 권태기를 이겨내면 보다 더 크고 단단한 사랑이 된다는 것 입니다.

권태기, 이깟 '태기' 따위에 지금껏 쌓아온 우리의 사랑이 질 순 없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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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연인 사이, 싸우더라도 현명하게 싸우자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애틋한 감정으로 연애를 하고 사랑을 키워 나가면서 주위에서 종종 "남자친구와 정말 사이가 좋구나. 그렇게 서로 좋아하는데 다툴 일이 없겠구나." 라는 말입니다.

"네. 그럼요. 마냥 좋아요."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마냥 서로 러브러브 모드로 늘 사이가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특히, 연애 초기에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자주 다퉈 저희 커플을 가까이에서 보는 지인들은 '정말 아슬아슬해 보인다' 라고 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오죽하면 '흔들바위' 커플이라는 애칭이 생겼을 까요. 흔들흔들 무척이나 위태로워 보이는데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흔들바위처럼…

주위 친구들이 붙여준 별칭이지만 정말 연애 초기 저희 커플의 관계를 잘 표현한 말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흔들바위' 커플이라…

연애 초기 : 침묵으로 일관하기

"왜 말이 없어?"
"응? 내가 뭐?"
"갑자기 말수가 줄었잖아."
"그런 거 아닌데..."
"음…"

민망, 뻘쭘, 어색…

남자친구와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어떠한 이유로 토라지거나 화가 나면 그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제가 그 이유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말하기 전에 남자친구가 먼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만 앞선 채로 혼자 속앓이를 했습니다. 속은 끙- 끙- 앓지만 결코 남자친구에게 그 이유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그저 혼자 다이어리에 소심한 복수를 했습니다.

"흥. 멍게. 해삼. 말미잘. 여자친구 마음도 몰라주고!"

그리고 연애 기간이 조금 길어지자 상황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초반에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 침묵은 초기의 침묵과는 조금 다른, 다다다! 쏘아 붙이기 전 준비 운동 단계의 침묵이었죠. 다이어리에 끄적이던 소심한 복수가 실전에 도입됩니다.

연애 2년 : 왜 내 마음을 몰라?

"왜 그래?"
"아니야." (후. 일단, 참자.)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화난 것 같은데?"
"…정말 몰라서 물어?" (아, 정말 모르는 건가?)
"뭔데? 에이, 설마 아까 그깟 일 때문에 그러는 거야?"
"뭐? 그깟 일? 어이없어! 그 때도 똑같이 그러더니!" (뭐? 그깟 일? 그때도 그러더니 또 그러네!)
"엥? 뜬금없이 그 때 이야기가 왜 나와?"
"그때도 나한테 그랬었잖아. 그 때도 그냥 참고 넘어갔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1주일 전에도 그러더니!)
"그때가 언제야?"
"몰라서 물어?" (아니, 그 때 그 일을 기억 못한담 말이야?)
"아, 그래. 알겠어. 미안 미안. 이제 그만 하자."
"뭘 그만해?" (지금 이 상황 빨리 피하고 싶으니까 미안하다고 하는 거봐)

저는 일방적으로 조목조목 따져 들기 바빴고, 남자친구는 거듭 뭐가 문제인지, 어디서 꼬였는지 조차 모른 채, '미안' 이라는 말만을 거듭했습니다. 남자친구는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기에 그 상황을 미안하다는 말로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기를 원했고 전 빨리 대화를 통해 그 상황을 풀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으니 서로가 기대하는 방향이 달라 오히려 더 크게 '으르렁' 거리며 싸운 것 같습니다.

이 시기가 솔직히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서로를 가장 잘 알면서도, 잘 이해하면서도 '나를 먼저 이해해줘!' 라는 생각이 앞섰으니 말입니다.

연애 5년 : 그래도 사랑해

"음. 왜 그래? 삐졌어?"
"응. 삐졌어."
"하하. 삐졌다고 바로 말하는 거 보니 아직 수위가 높진 않네."
"흥. 오빠 미워." (귀여운 척 하며 토라지기 << 이게 포인트!)
"그래도 아직 '오빠 나빠' 라고 말하지 않는 걸 보니 양호하네. 하하. 그래. 말해봐. 뭐가 문제야?"
"진짜 말해도 돼?"
"응. 말해도 돼."
"사실, 아까 말야."

연애 초기에는 엄두도 못 낼 노골적으로 말하기가 가능해졌습니다.

화났어? 라는 질문에 응, 화났어. 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삐졌어? 라는 질문에 응, 삐졌어. 라고 노골적으로 대답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남자친구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둘 사이에서 통하는 묘한 암호 같은 것이 생긴 듯 합니다. '오빠 미워' (나 조금 서운해) < '오빠 나빠' (나 많이 서운해) 의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수위를 둘만이 통하는 대화로 끌어 나가니 말이죠. 서로 '우리 이렇게 정하자!' 라고 해서 정해진게 아니라 서로 함께 한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무언의 약속이 된 듯 합니다.

물론, 이 보다 수위가 높아져 심하게 다투게 된다 싶을 경우에는 그 상황에 대해 바로 직설적으로 그 자리에서 말하려 하지 않고 최대한 말을 아끼고 집으로 돌아가 둘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글을 씁니다. 남자친구와 둘만의 카페(애칭 '러브하우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화가 나거나 서운했던 점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둘만의 비밀카페죠. 그렇게 위태로워 보이더니, 어느 덧, 그 카페가 4년 넘게 유지가 되고 있네요.

"나 봤어."
"어? 어떻게 봤어?"
"왠지 너가 써뒀을 것 같아서. 난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지 몰랐어. 난 그런 의도가 아니었거든. 미안해. 그런데, 난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미안해. 나도 조금 오해했던 것 같아. 나도 조심할게. 이해해줘서 고마워. 뽀뽀!"
"응. 뽀뽀!"

말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

연애 초기에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괜히 자존심 상하는 일인 것 같고 설사 다투게 되더라도 '난 정말 잘못 한 게 없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는걸?' 이라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연인 사이 잘잘못을 가려내고자 싸우는 게 아닌데도 말이죠.
그리고 다툴 때마다, 싸우는 횟수가 잦을수록 사랑하는 마음에도 그만큼 금이 가는 듯 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상대방을 의심하는 거죠. 이렇게 싸웠으니 남자친구의 날 향한 마음이 사그라 들었겠지? 이렇게 다퉜는데 여자친구가 이전처럼 날 사랑하진 않겠지? 라며 말이죠.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지금은 다투더라도 서로에게 사과하고 화해하기까지 24시간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아무리 심하게 다툰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감정에는 금이 가지 않는다는 확신과 믿음이 있기 때문에 다투더라도 더 감싸 안으려고 하고 보듬어 주려는 마음이 큰 듯 합니다.

연인 사이, 서로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서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싸우게 된다 하더라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조금씩 현명하게 싸우는 법을 알아간다면 연인 사이, 싸우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한 번의 싸움으로 인해 '아, 이 사람 나랑 왜 이렇게 안맞아?' 라고 단정지어 생각하기 이전에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 나가는 하나의 단계라 생각하고 서로에게만 통하는 현명한 싸움의 기술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예쁜 사랑을 오래도록 지켜 나갈 수 있는 비법이 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