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잘 하는 법, 분명하게 표현할수록 연애는 똑똑해진다

연애 잘 하는 법, 분명하게 표현할수록 연애는 똑똑해진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주위에서 받았던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의 패턴이 신기할 정도로 남녀가 구분되어 포스팅하게 되었네요.
같은 상황, 유사한 상황임에도 남자친구들과 여자친구들의 시각이 다르다 보니 제게 묻는 질문이 완전히 상반되더라고요.
 
 

"오빠, 나 지금 옆에 친구 있어. 그 때 만났던 진이 알지? 이따 진이랑 헤어지고 나서 전화할게. 나중에 봐."
"오빠, 미안. 나 지금 회사 사람들이랑 점심 먹고 있어. 밥 먹고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오늘 갑자기 회식이 잡혀서, 감사기간 끝나서 그래. 미안. 회식 일찍 끝나면 전화할게."

 

연애 잘 하는 법


남자친구와 종종 위와 같은 내용으로 통화를 하다 보면 남자친구들이나 남자 후배, 남자 직장 동료로부터 받는 질문은 보통 이러합니다.


"아직까지 그렇게 좋아? 왜 그렇게 하나하나 다 말해?"


6년 넘게 연애한 사이라면, 막말로 웬만한 부부사이만큼이나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클 법한데 굳이 그렇게 사사건건 말해야 하느냐- 라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오히려 간단하게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할게' 라고 한마디만 하면 되지 않냐면서 말이죠.

 

연애 기간도 짧지 않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그만큼 클 테니 하나하나 보고하듯 말하지 않아도 그 정도는 다 이해해 주는 것 아니냐며 말이죠.

Q. 남자친구들이 보는 시각 >> 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부분을 다 말하는 거야?

 

A. 믿음이 크다고 해서 모든 걸 이해하는 건 아니야.


믿음이 크다고 해서 서로에 대해 모든 상황을 잘 이해하는 건 아닙니다. '믿음'과 '이해'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충분히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수록 보이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하게 표현할수록 연애는 똑똑해진다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보이게 하지? 네. 대화로 말이죠. 그래서 별 것 아니라고 넘겨 짚지 않고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유'를 알려주는 거죠.

저의 이러한 습관 때문인지, 남자친구도 항상 통화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나 바빠.'가 아닌, '나 지금 무엇무엇 때문에 통화하기 곤란해. 나중에 전화할게.'로 대답을 해 주더라고요. (오- 이걸 노린 거냐? 네- 맞아요-)


앞서 같은 상황에서 여성 직장 동료나 여자 후배, 친구들에게 받는 질문은 정반대입니다.

 

"오빠, 나 지금 옆에 친구 있어. 그 때 만났던 진이 알지? 이따 진이랑 헤어지고 나서 전화할게. 나중에 봐."
"오빠, 미안. 나 지금 회사 사람들이랑 점심 먹고 있어. 밥 먹고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오늘 갑자기 회식이 잡혀서, 감사기간 끝나서 그래. 미안. 회식 일찍 끝나면 전화할게."


"왜 끊어? 그냥 통화해도 되는데..."


회식 중 남자친구에게 걸려 온 전화에 나중에 전화하겠다며 끊는 저를 보고 직장동료가 의아해 하며 '왜 끊어?' 라고 묻더군요. 굳이 '통화하기 곤란하다', 라고 할 필요 없이 그냥 통화해도 괜찮은 상황인데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하면 남자친구 입장에선 속상할 일 아닌가... 라는 것이었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주말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다 보면 "주말인데 남자친구 만나야 되지 않아?" 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분명 나와 약속을 잡는 건데 왜 남자친구 만나야 되지 않냐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는걸까- 싶었는데 실제 대부분의 여자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생기면 매사에 다소 '남자친구' 중심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더군요. (저도 한 때 그러했고요)

늘 매사에 똑부러지고 열정적인 한 친구도 남자친구가 생기니 바뀌더군요. 그 친구와 얼굴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말이죠.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느라 바쁘던 친구ㅡ.ㅡ)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친구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이런 말을 했는데, 공감 백배였습니다.   

연애 잘 하는 방법



"난 그와 만나는 동안 그 사람을 항상 최우선으로 두고 살아왔는데, 헤어지고 나니 지금까지 내가 뭘 했나 싶은거 있지. 그런데 그럴만도 했어. 내가 내 시간의 대부분을 그 사람에게 바치며 보냈으니 상대방도 내게 그럴 수 밖에."


Q. 여자친구들이 보는 시각 >> 지금 통화해도 될 텐데 왜 나중에 전화하려고 해?

 

A. 내가 내 삶을 존중해야 남자친구도 내 삶을 존중해 주거든 


'남자친구와 계속 통화해도 크게 상관없을 법한 상황인데, 왜 전화를 끊어?' 가 아니라, '내겐 남자친구와 통화하는 것도 소중하지만, 지금 이 사람들과 이 순간 함께 하는 자리도 소중해.' 가 그 이유입니다.


다른 말로 '난 널 항상 최우선으로 두었는데, 넌 왜 날 최우선으로 두지 못하는거니...?' 라는 상대방 탓의 결론 도출보다는 '난 내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 그러니 당신도 내 삶을 존중해 주세요...' 라는 주체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뭔가 지금까지 주위에서 들은 질문과 상황을 잘 정리한답시고 정리하려 했지만, 역시 난잡하네요. (흑흑)


개인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지어 이야기 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일부분 남녀 성향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것도 연애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남자친구가 내게 각서를 내민 이유

 

책상 정리를 하다 2009년 7월, 남자친구가 제게 준 종이 한 장이 발견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반듯하게 잘 접혀 있어서 가히 '그것'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종이를 펼치는 순간 또렷하게 쓰여져 있는 '각서'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당시의 일이 생각나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남자친구가 제게 건넨 '각서'더군요.

 

3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당시의 각서를 발견하게 될 줄은…

 

"어디 보는 거야?"
"아… 아니."
"왜? 뭔데? 설마 강아지?"
"응. 귀엽지? 너무 예쁘지?"
"강아지 좋아하는구나?"
"응."
"이미 집에 키우고 있지 않아?"
"응. 키우고 있지. 저것 봐. 꼬물꼬물. 귀엽지?"
"아, 난 개 털 알레르기 때문에 개를 별로 안좋아해."
"음... 귀여운데..."
 -.-

 

남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 창 너머로 꼬물꼬물 거리는 강아지에 시선이 뺏겨선 한참을 남자친구와 보고 있었습니다. 아, 정확히는 제가 보고 있었고 남자친구는 기다려 준거죠.

 

동물을 무척 좋아하다 보니 길을 가다 마주치는 동물이라면 늘 시선을 빼앗기곤 했습니다. 길게는 30분 가량 쇼윈도에서 눈을 떼지 못했으니...

 

대학생 때부터 꼭 갖고 싶었던 DSLR. 똑딱이 디카만 사용하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야 DSLR을 구입하고선 신이 나서 늘 소지하고 다니며 이런 저런 사물과 풍경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도 DSLR을 항상 소지하고 나갈 정도였으니 말이죠.

 

"내 말 듣고 있어?"
"응? 아, 미안. 뭐라고 했지?"
"사진 찍는 게 그렇게 좋아?"
"아, 오빠도 같이 찍자. 오빠도 작품 하나 남겨봐."
"...아, 난 사진 찍는 거 별로."
"왜? 사진 찍는거 재미있는데..." -.-

 

함께 데이트를 하다가도 '이거 예쁜데?' 싶으면 카메라부터 꺼내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여자친구인 내가 좋아하니, 남자친구도 좋아할거라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아니, 남자친구가 설사 좋아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진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 '확신'의 출처는 어디일까요? -.-

 

당시 4년 가까이 연애를 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도 좋아할거라는 제 멋대로의 '추측'에 '확신'까지 더해졌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종이 한 장을 내밀더군요. 편지인 줄 알고 펼쳤다가 예상치 못한 '각서'라는 글귀 하나에 깜짝 놀랬습니다. 내용은 데이트를 하며, 제가 사진을 찍건, 좋아하는 다른 뭔가에 몰두해 있건 간에 그것에 대해 일체 터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각서를 보는 순간 마음이 '쿵'하더군요.

 

순간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화를 내려다가도 그 동안 공공연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좋아하라고 강요한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연애를 하며, 난 좋아하지만, 상대방은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고 반대로 상대방은 좋아하지만 나는 싫어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만약 남자친구가 '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지 몰라도 난 사진 찍는 거 싫어. 그리고 데이트 하는데 꼭 그렇게 사진을 찍어야 되니?' '넌 옆에 내가 뻔히 있는데도 강아지만 보고 있네. 내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니?' '넌 왜 너만 생각하니? 내 입장은 생각 안해?' 라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면 싸움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 속 좁은 여자니까요... 쿨럭;)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에 남자친구가 건넨 '각서' 한 장으로 상황은 역전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한 발 양보하겠다고 '각서'를 건넨 남자친구이건만 남자친구의 그 행동 때문에 되려 제가 한 발 물러서게 되더군요.

 

남자친구의 각서 사건 이후론, '애인이니(남자친구니까) 당연히...' 라는 생각을 버리게 된 것 같아요.

 

 

 

+ 덧) '부모니까 당연히...' '선생이니 당연히...' '애인이니 당연히...'

그러고 보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죠?

 

연락 없는 애인에게 대처하는 방법

연락 없는 애인에게 대처하는 방법 - 자존심을 버리고 인내심을 키우자

흔히, 연애를 할 때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하고, 인내심은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음. 지극히 이론적인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자존심 버려라, 인내심을 키워라, 그런 말을 들어도 그리 큰 감흥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를 통해 이번에 절실히 느낀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

 

연락 없는 남자친구에게 - 화 내고 짜증내는 여자친구

 

"아까 왜 전화 안받았어?"
"아, 전화 했었어? 미안. 몰랐네."
"…몰랐다고? 헐!"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샤워하고 있었어."
"아… 샤워?"

 

"왜 전화 빨리 안받아?"
"응. 설거지 하고 있었어."
"뭐? 뭐라고? 설거지? 아…"

 

간단한 카툰 시리즈로 엮어도 두꺼운 책 한 권은 나올 정도로 '전화 왜 안받아?' 시리즈는 끝이 없습니다. 전화를 왜 늦게 받느냐, 전화를 왜 안받았느냐, 전화를 왜 하지 않느냐 등등. 연애초기, 연락 문제로 투덜거리는 저와 반대로 담담하게 왜 전화를 못 받았는지, 왜 빨리 받지 못했는지, 왜 전화를 못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 하던 남자친구. -.-

 

 

그렇게 연애초기엔 연락 문제로 참 많이 다퉜습니다.

 

사실 다퉜다고 표현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그리 열 낼 일이 아니었음에도 반나절 남짓 연락이 없으면 파르르 열을 내며 전화를 걸어 '왜 전화 안 해?'라고 쏘아 붙이기 일쑤였습니다.

 

연락 없는 여자친구에게 - 서운하다는 남자친구

 

지나간 연애 초기를 되짚어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 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커피숍에서 남자친구가 제 손을 꼭 잡고 한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많이 바쁘지?"
"응. 너무 바빠. 너무 정신없어."
"요즘 네가 너무 바쁘니까, 조심스러워."
"뭐가 조심스러워?"
"바쁘니까 연락도 뜸하고. 많이 보고 싶었어. 나에겐 너 목소리 듣고 이야기 나누는 게 유일한 행복인데, 너한테 연락이 뜸하니까 속상하더라고. 누가 내 행복을 앗아간 느낌이랄까?"

 

'요즘 많이 바쁘지?'로 시작한 대화는 자주 연락을 주고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남자친구의 '내 행복을 누군가가 앗아간 느낌이다'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마음이 짠했습니다. 요즘 회사 일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니 남자친구에게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받아도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연애 초기, '왜 이렇게 연락이 없어?' '왜 전화 빨리 안받아?' 라며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 하던 제 모습과 너무 상반되는 것 같아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왜 웃어?"
"연애 초기에 내가 한 행동이 생각 나서."
"뭐? 어떤 거?"
"난 오빠랑 연락 잘 안되면 짜증 팍 내면서 '왜 연락 안 해?' 이랬었는데."

 

당장 연락 없다고 쏘아대고 몰아 붙이던 제 모습과 상반되게 '연락이 없으니 서운하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남자친구. 

 

연애, '자존심'을 버리고 '인내'를 더하다

 

종종 남자친구가 저보다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저보다 위이긴 합니다. 한 살 위니. 저보다 한 살 위 어른이라고 볼 수도. (쿨럭;)

 

전 연락이 뜸한 남자친구에게 '왜 연락이 뜸하냐'고 바로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습니다. 당장 그 이유가 궁금하고, 당장 그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죠. 전화로 화내고, '일 때문에 바쁘다'는 남자친구의 답을 듣고도 '뭐가 그리 바쁘냐'고 되물으며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와 달리, 남자친구는 연락이 뜸한 제게 화가 날 법도 하고,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전화가 아닌,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이죠. 남자친구는 저를 만나고 나서도 '연락이 왜 안되냐'고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고 '요즘 많이 바쁘지?'로 대화를 풀어가며 이유를 직접적으로 듣기 보다는 먼저 본인의 감정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사실, 저도 남자친구가 제 손을 잡고 연락이 뜸하니 서운하다. 속상했다. 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고 짜증낸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먼저 연락하는 내가 남자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남자친구는 날 기다리지 않는데 나만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제 자존심이 다칠 까봐 되려 더 화내고 열을 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진짜 속마음은 남자친구처럼 '연락이 잘 안되니 서운해' 였는데 말이죠.

 

요즘도 전 '연애 잘하는 법'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를 배웁니다. 남자친구를 통해서 말이죠.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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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장기간 연애, 권태기 극복 후 그 뒷이야기

장기간 연애, 권태기 극복 후 그 뒷이야기 - 권태기 극복법

"야, 그 정도면 웬만한 부부 못지 않겠다."

 

연애 7년차,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설레는 우리 커플. 일단, 연애 7년이라고 하면 상대방은 그 기간에 놀라고, 아직 결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제가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을 부양하고 있으며, 이제 막 졸업한 어린 동생의 학자금대출과 이런 저런 제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해 주면 그제서야 '아~' 하곤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제가 배알도 없는 뻔뻔녀('내게 기대하지 마라. 난 몸뚱이만 간다.') 였다면 제 상황과 무관하게 결혼하자는 남자친구의 제안을 냉큼 받아 들였을지도 모릅니다.

 

뭐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으니 다시 중심 잡고.

 

정말 남들의 '결혼한 부부 못지 않겠다'는 말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오래 봐 오다 보니 권태기를 넘어 서로에게 질릴 법도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 일부 공감은 합니다. 이제는 정말 가족처럼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실제 연애 2년~3년 좀 넘어갈 무렵, 권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후배가 묻더라고요. 권태기를 한 번 겪고 나서 다시는 또 오지 않을 것 같던 권태기가 또 온다고. 그래서 오늘은 '권태기 극복' 그 후 두번째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권태기 그 후, 서로를 격려하는 방법이 바뀌다

 

남자친구와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났던 연애 초기와 달리, 서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1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어요. 현실적으로 '돈'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다 보니 서로 무척이나 바빠졌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하트만 연발하던 연애 초기와 달리 지금은 서로의 미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전 또 회사생활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남자친구에게 토로하곤 하는데요.

 

연애 초반만 하더라도 제가 징징 거리면 남자친구가 올 수 없는 상황엔 전화로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하고 깜짝 선물을 안겨주거나 뜻밖의 꽃배달을 해준다거나 하며 위로를 해 주곤 했습니다. (징징 거리면 선물이 생기네? -.- 음;;;)

 

그런데 이조차 권태기를 맞이하면 저를 위해 행동하는 남자친구의 행동 조차 그리 멋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남자친구도 이전과 달리 작은 선물에도 큰 감흥이 없는 저를 더 이상 챙겨주고 싶어지지 않는거죠. 권태기란 놈이 그렇습니다... ㅠ_ㅠ

 

권태기를 이겨내고 그 후,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 씩씩 거리는 저를 위해 남자친구가 종종 선물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징징 거리면 선물이 생기는 건 똑같군요? -.-) 바로 '로또'입니다. 한 방을 노리고 로또를 한다기 보다 '1주일 동안 수고 했어!' '또 1주일간 힘내자!' 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1등이라도 당첨될 것처럼 서로 머리를 굴려 가며 복권을 한 장씩 나란히 가지고선 '1등에 당첨되면 뭘 할까?' 부터 시작해 달달한 상상을 시작 합니다.

 

네가 1등에 당첨되면, 내가 1등에 당첨되면… 그렇게 행운을 나눠 갖고, 꿈을 공유합니다.

 

 

권태기 이전에는 상대방의 호불호와 무관하게 내가 바라는 것을 해주는 경향이 컸는데 권태기 이후에는 어떤 상황에서건 함께 하는 것에 더 관심을 쏟게 되는 것 같네요. 만날 때 함께 로또를 하라- 는게 요지가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서로가 함께 좋아할만한 뭔가를 나누면 좋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

 

권태기 그 후, 익숙한 데이트의 레파토리를 바꾸다

 

"언니,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면 주로 뭐해?"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뭐..."
"그치? 다 똑같구나. 너무 재미없어."

 

후배가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면 주로 뭘하냐고 묻더니 다들 비슷하게 하는구나- 하더니 너무 익숙한 데이트라 재미가 없다고 하더군요. 사실 질문에 대한 답을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라고 표현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또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밥을 먹어도 남자친구나 제가 돌아가며 도시락을 싸오기도 하고, 영화를 보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주사위를 돌려 랜덤 영화를 보기도 하고 차를 마셔도 단순히 차 마시고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기도 하니 말이죠.

 

그럼 또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편지도 한두번이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서로에게 써 주는 편지도 언제부턴가 늘 같은 레파토리 아닌가.

 

'우리가 만난지 어언... '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해 온...'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은 늘 '사랑해...'

 

연인 사이,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하고 관계가 나빠졌을 땐 편지를 쓰라고들 많이 권유하는데요. 사실 권태기가 올 정도의 장기간 연애로 접어들고 나면 아무리 휘황찬란하고 멋진 문구의 편지를 받아도 큰 감흥이 없어집니다. -.-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서랄까)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에겐 편지가 말보다 큰 감동을 주지만, 오히려 권태기를 넘어서 장기간 연애를 하는 커플에겐 편지보다 진심어린 말이 더 큰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연애 초반엔 편지가 깜짝 선물이거나 예상치 못한 이벤트성 선물이었다면, 지금의 연애 편지는 데이트 코스 중의 하나 같아요.

 

얼마 전, 빼빼로데이에 남자친구와 저는 연례행사처럼 편지지를 사기 위해 문구점을 들렀습니다.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일명, '무슨 데이'마다 우리 커플은 서로에게 편지를 써줍니다. 이번엔 서로가 서로의 입장이 되어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선물했어요.

 

매해 편지를 서로에게 써주다 보니 이제 어떻게 써야 할지도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요. 전 제가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남자친구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남자친구는 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제 자신에게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편지'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권태기인 커플을 보면 공통점이 늘 익숙한 만남, 익숙한 데이트 코스. 지겹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또 똑같은 코스로 데이트를 해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작은 변화를 주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태기 그 후, 솔직한 애정 표현은 하면 할 수록 좋다

 

권태기를 한 번 겪는다고 해서 다시 또 오지 않는다는 법은 없습니다. 언제든지 찾아 올 수 있죠. 권태기를 겪고 나면 대부분 왠지 모를 어색함에 쭈뼛거리고 애정표현이나 스킨쉽에 있어서도 소심해 집니다.

 

권태기 전과 그 후, 또 다시 권태기라는 녀석에게 놀림 받지 않기 위해 데이트 코스에 작은 변화를 주기도 하고 서로의 스타일에서 변화를 주기도 하는데요. 다른 모든 것이 변해도 권태기 전이나 그 후에도 변함 없이 똑같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서로에 대한 마음과 솔직한 애정 표현입니다. 솔직한 애정표현은 연애 초기 못지 않은 애틋한 감정을 콸콸 샘솟게 만듭니다. 사실, 아무리 권태기라 하더라도 애정 가득 담긴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정말 단순한 건데요.

 

여자친구가 예뻐 보일 때 속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며 삭히지 말고, 입 밖으로 '예쁘다'고 한 마디 하면서 하는 김에 가벼운 스킨십으로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고요.

남자친구가 멋져 보일 때 속으로 '멋지다'고 생각하지 말고, 입 밖으로 '멋지다'고 한마디 해 주고 하는 김에 손가락까지 치켜 올리며 '멋져 멋져' 연발해 주고요.

 

남들이 보기엔 '어우, 닭살!'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선 얼마든지 많이 하면 많이 할 수록 좋은 것이 솔직한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권태기는 한 번 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권태기를 이겨내는 건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이겨낼 수 있어요. 함께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더 많이 사랑하자고요. :)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들어가냐?” 빼앗은 인연의 최후

 

요즘은 시대가 좋아졌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상대방에 대해서도 온라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차 저차 소식을 듣게 되고 알게 되니 말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야!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 들어가냐?"

골키퍼가 있기에 승부욕이 생긴다는 사람. 골키퍼가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 한 남자 선배가 그랬다.

CC(캠퍼스커플)로 3년 가까이 연애를 잘 하고 있는 커플에 초를 친 남자 선배. 이유인즉, CC였던 그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이상형인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의 옆에 있는 그 남자 보다는 자신이 더 잘 어울린다고 여기저기 소문내던 남자 선배는 그의 바람대로 혹은 그의 저주대로(응?) CC로 잘 사귀고 있던 커플을 끝내 이별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그녀와 사귀게 되자 남자 선배가 기분이 좋다며 후배들에게 음식을 왕창 쏘며 의기양양하게 이런 말을 했다.

"봤냐? 골키퍼가 있다고 해도 충분히 노력만 하면 공은 들어갈 수 있다."

"내가 그들을 헤어지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짝사랑은 용기 없는 자의 비겁한 변명이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 간직하지 말고 직접 달려가 골을 넣어 쟁취하면 되는 것이다."

"선점하지 못했다고 도망치면 다음은 없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만 간직하지 말고 골을 넣어 쟁취하라던 그의 말에 몇몇 후배들은 멋있다며 용기있다며 그의 행동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한편에선 '꼴 같지도 않다'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연애 경험이 없었던 당시의 내 입장에선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커플이 그 선배 한 사람으로 인해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다 헤어지는 것을 보고 얼마나 씁쓸해 했는지 모른다.

주위에서 오해라고 아무리 말려도, 단 한 사람의 입방정으로 인해 3년간 쌓았던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연애는 절대 '사랑' 하나 만으로는 안 되는 것을 깨달았다. '믿음'없는 '사랑'은 팥 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 -_-;;


그래. 어찌되었건 그 선배는 빼앗다시피 한 그녀와 함께 잘 만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최근 SNS를 통해 한 후배와 연락이 닿아 그녀와 그 선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청첩장과 함께.


골키퍼 있어도 공은 들어간다고 이야기 하던 자타공인 '짝사랑의 종결자', 그 선배의 말처럼 그들의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는구나- 라고. 그래. 그 선배의 말처럼 인연은 따로 있구나- 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첨부된 청첩장에 쓰여 있던 이름은 골 넣었다고 좋아하던 남자 선배의 이름이 아니었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녀 이름이 고스란히 쓰여져 있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여자가... 임신이란다... -_-;; 



남자 선배를 만나면서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였던 전 남자친구를 불러 술자리를 가졌다는데 여차저차 하여 임신까지 했다니;;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청첩장을 보고 다들 '헉' 한 모양이다. '확실치 못한 여자의 행동이 문제였다'는 반응과 '남자 선배의 인과응보'라는 반응. 그리고 한 후배의 의미심장한 말. 
 

"골 넣어도 골키퍼는 안 바뀌죠?"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 고수라 할 수 있을까?

 

"내 후배, 완전 연애고수야. 연애 고수."
"그래? 왜?"
"지금까지 만난 남자만 세어 봐도 어마어마해."
"어마어마하다고? 만난 사람이 많다는 거야?"
"거의 1년에 10명꼴? 남자심리 하나는 정말 잘 안다고 그러던데. 모르는 거 있음 와서 물어보래."
"와." -_-

 

연애고수라는 말에 처음엔 '솔깃'했으나, 이내 만난 남자가 많다는 말과 1년에 10명 꼴이라는 말에 감동의 '와~'가 아닌 그저 '헐'을 대체한 '와~'라는 탄성이 나오더군요.

 


1년에 10명꼴이면, 만나는 기간이 상당히 짧았을 텐데 과연 상대 이성을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과 혹 양다리, 문어다리를 펼치며 한번에 여러 사람을 사랑한 걸까? 라는 궁금증이 셈 솟았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가지면서 한 사람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여러 명을 만나면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려면 시간 배분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남녀심리 전문가 VS 혈액형별 성향 전문가

 

그리고 문득, 대학생이 되어 첫 소개팅을 했던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소개팅에 나온 한 남성분은 만나자 마자 얼굴만 딱 봐도 상대방 혈액형이 무엇인지 맞출 수 있다는 말로 호기심을 자극 시켰습니다.

 

"제가 얼굴만 딱 봐도 혈액형을 맞추거든요. 성향도 어떤 성향인지 금방 간파한다니까요."
"아, 그래요?"
"책 읽는 것 좋아하시죠?"
"네. 좋아하죠."
"주로 어떤 책 좋아하세요?"
"음, 전 주로…"
"아, 그러세요? 저랑 정말 비슷하시다! 성격은 어때요? 좀 소심한 편이죠?"
"음.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혈액형을 맞춰 볼게요' 라는 제안이 계기가 되어 서로가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 취미 활동을 한참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덩달아 상대방의 혈액형을 추측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날아온 결정타.

 

"하하. 사실, 전 O형이랑은 정말 안 맞거든요."
"아, 그래요?"
"O형은 다혈질이라… 하하하. 그 쪽은 A형이시죠?"
"네? 저요? 아뇨. O형인데요."
"아, 그래요? 정말이에요? 그럴 리가 없는데…"

 

순간 쏴해 지는 분위기. 얼굴만 봐도 혈액형을 맞출 수 있다더니, 혈액형만 알면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더니… 되려 저에게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O형이 아니라 A형일거라던 그 사람과의 인연은 그 날이 끝이었습니다. -_-;;

 

남자를 1년에 10명꼴로 만나 남자심리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던 그녀,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본 터라 혈액형 별 성향은 다 파악하고 있다던 그.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혈액형별 사람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너 날씨도 추운데 옷을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와. 파카 같은 거 없어?"
"음…"
"너 또 예쁘게 보이려고 옷 얇게 입고 왔지? 그러면서 지금 속으로 '춥고 배고프고.' 이런 생각 하고 있지?"
"오! 어떻게 알았어?"
"자, 너 배고플 것 같아서 오다가 와플 샀어. 네가 좋아하는 치즈가 들어 있어. 이건 유자차.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으이그. 목도리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오. 뭐야. 선수 같아."
"뭐야. 무슨 선수야. 이것 하나로."
"하하. 농담."
"아, 생각해 보니 나 선수 맞아. 너한테만."
"맞아."


'버섯' 하면 '척'이지만, '여자' 하면 아직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남자친구.

 

"오빠의 애칭은 이제부터 버섯전문가."

 

앞에 있는 한 사람과 오롯이 마음이 통해야만 잘 할 수 있는 게 연애인데 의외로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자심리를 잘 아니까 연애를 잘 한다. (그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 건 아니잖아요)
남자를 많이 만나봤으니 연애를 잘한다. (만나본 남자가 눈 앞에 있는 그는 아니잖아요)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날 설레게 하는 남자친구의 이유 있는 뒤끝


평소와 다름 없이 퇴근 후,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배가 불러 잠시 앉아 있던 찰라 무심결에 툭 던진 한마디.

 

, 졸려...”
졸려?”
“어?
, 아니.”

 

개미소리 만큼 작은 목소리로 내뱉은 '졸려...' 라는 말. 내뱉고도 인지 못하고 있다가 되묻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아니. 안졸려.' 라고 잘라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이미 남자친구가 들은 '졸려'라는 말로 '거리'를 준 셈이었습니다.

종종 데이트를 하다 농담을 던지며 장난을 치곤 하는데 이 날도 남자친구의 기습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방심하고 있던 찰라, '졸려~' 라는 제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낚아 챈 거죠.

 

버섯, 우리 연애 한지 오래됐잖아. 그래도 아직 여전히 설레고 좋지?”
! 당연하지!”
그런데 말이야. 설레는데 어떻게 졸려?”

 

시작입니다. 이 공격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데 말이죠.



설레는데 어떻게 졸릴 수 있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에이, 설레는 건 설레는 거고, 졸린 건, 사람의 기본 욕구지. 다르지.”
아니지. 설레면 졸릴 수가 없지. 심장 박동수가 빠른데 어떻게 졸리겠어.”

 

이럴 땐 조금은 비겁하지만 오빠도 그땐 그랬거든.’ 이라는 말을 하며 맞대응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가 한번도 졸리다’, ‘피곤하다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열심히 과거를 추억하며 남자친구가 비슷한 말이라도 한 적이 없나 되짚어 보았습니다.

 

“거봐. 없지? 없지? 난 그런 말 한 적 없지?”
…”

 

옆에서 내가 이겼다!’ 라는 표정으로 저를 빤히 보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남자친구는 단 한번도 힘들다’ ‘피곤하다’ ‘졸리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더군요.

다만, 남자친구는 ‘힘들다라는 표현이 아닌 힘들었어라는 표현으로, 결국 같은 말인 듯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어'

저런...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은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내가 감싸줘야지. 위로해줘야지. 힘낼 수 있게!

 

', 힘들어. 피곤해.'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고 피곤하다는거야? 그리고 어떻게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나와 모처럼의 데이트 중인데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아, 힘빠져.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연애 중 상대에게 하는
같은 의미의 말이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주는 느낌은 확 다른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어떻건, 직접적으로 까놓고 열어 보일 수 없는 만큼(열어 보인다고 해도 볼 수도 없고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대표 수단인 '말'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 단 한마디의 차이로 상대방의 마음을 짠하게 할 수도, 횡하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나 정말 아직도 오빠 보면 설레는데, 진짜야! 졸리다고 해서 설레지 않는 건 아니야!"
"음... 그래! 믿어줄게! 근데 난 정말 아직도 널 보면 설레어서 데이트 중엔 절대 졸립지 않아.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설레는 것과 졸린 건 다르다며 끝까지 우겨보았지만, '난 널 보면 설레어서 졸립지 않아'라는 말로 뒤끝 있는 남자의 최고봉을 보여주던 남자친구의 모습. 이런 뒤끝이라면 수백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맞아요. 어쩌면 남자친구의 이런 모습 때문에 아직도 설레나 봅니다.


지금은 연애중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하정미
출판 : 마음세상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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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함께한 추억이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지금은 연애중


 


남자친구 몇 살이야? 어느 학교 다녀? 무슨 과야? 취직했어? 어느 회사 다녀? 집안은 어때? 돈은 많아?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한다고 하면 먼저 '와. 좋아? 행복해? 축하해!' 라는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내가 어떤지' 보다는 '남자친구의 신상정보'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나 또한 그런 질문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짝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적어도 나보다는 좋은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적어도 나보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다는 내가 얼마나 그를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외모, 능력을 지녔는지를 계산했다.

 

그리고 정말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남자를 만났었다. 외모, 능력, 재력… 모든 것이 빠지지 않는. 모두가 '부럽다'라고 할 만한.

 

밀고 당기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안달 나게 했고, 먼저 연락하고 싶어도 꾹 참으며 상대방에게 먼저 연락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별했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후, 한참 후에야 그에게서 이별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날 사랑하긴 했니?"

 

그 후로도 좀처럼 새로운 인연을 오랜 기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눈이나 머리가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 아닌,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 사람이 바로 7년 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의 남자친구이다. 외모를 보고 첫 눈에 뿅! 도 아니었고, 능력이나 재력을 보고 이 사람이다! 찜! 한 것도 아니다. 무척이나 천천히, 조금은 늦게 내 사랑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연애도 3개월을 넘기기 무척 어려웠고, 2년이 되기까지도 위태로웠다.

솔직히 난 자만했었는지 모른다. '첫 연애'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연애에 있어서는 나보다 서툴구나' 라는 생각과 '날 좋아한다고 하니 일단 만나만 보자. 맞지 않으면 헤어지면 되니까.' 라며 만남을 쉽게 생각했었다. 고작 3개월도 넘기지 못한 몇 번의 연애 경험으로. 진심으로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해 본 적 없던 내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자만심이 치유될 때쯤엔, 나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했다. 종교, 성격, 집안, 금전 문제… 등. 그러면서 싸우는 횟수도 잦았다. 흔들바위 커플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3개월, 2년, 5년, 7년째 연애를 이어 오며…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었다.

 

 

진심이 진심을 일깨운다 고나 할까. '사랑' 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던 내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며 '사랑'은 있어! 라고 말하고 '진심'은 있다고 말한다.

 

"그 동안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온 거야? 조금만 더 빨리 오지. 나 마음 고생하기 전에."

 

언제쯤이었을까?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냐며 '퍽퍽' 때리면서도 남자친구를 향해 생글생글 웃었던 그 때를 기억한다.

 

이대로 해피엔딩! 끝! 하면 좋겠지만, 연애도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이다 보니 유지하고 이어가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결혼을 해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지금은 연애중', 아이를 낳고, 훗날 손자, 손녀를 보더라도 지금의 남자친구(남편)와는 '지금은 연애중'. :)


+ 덧)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이웃블로거분들과 방문객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꾸벅) 비밀댓글로 성함, 주소,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10분을 추첨하여 '지금은 연애중' 책을 선물해 드릴게요. ^^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내게 준 생일선물에 얽힌 사연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의 연애사에 큰 관심을 갖곤 합니다. (저도 그래요-)
그리고 상대방의 호기심 가득한 '어때?'라는 질문에 '어땠어.'라고 대답을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와!'(긍정) 이거나 '어쩜 그래?'(부정) 입니다.


문제는 '와!'가 아닌, '어쩜 그래?' 라는 반응이 돌아왔을 때죠.


솔직히 서로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는 커플이라면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건 그와 무관하게 '우린 너무 행복해요!' 라고 미소 지을 수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덜한 -연애 초기이거나 이리저리 자신의 짝이 맞는지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단계라면 주위의 반응은 송곳이 되곤 합니다.

 


천천히 조심스레 커져 가고 있던 풍선(사랑)이 예상치 못한 송곳 한 방에 끝날 수도 있는 거죠. 덜덜덜.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준 첫 생일선물  

 

연애를 하기 전까지만해도 전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했었죠. 그땐 제가 정말 우유부단하지 않은 줄 알았어요. 정말 팔랑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어제 생일은 잘 보냈어? 남자친구가 생일선물 줬어? 뭐 받았어?"
"열쇠고리 받았어요."
"어머. 어느 브랜드?"
"브랜드는 없는데… 왜냐면…"
"어머! 브랜드 없는 열쇠고리를 준거야? 진짜 너무 한다. 너 정말 서운했겠다."

 

정작 생일 당일엔 '너무 고마워!' '너무 예쁘다!'를 남자친구에게 연발했는데 직장 동료의 그 한마디로 인해 없던 서운함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상대방의 '헐!' 하는 반응과 '너무 한다'는 말을 들으니 '어머! 정말? 그런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제 머리 속 계산기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그 날, 퇴근길에 만난 남자친구와 정말 별 것 아닌 일로 크게 다퉜습니다. (너무 별 것 아닌 일이었던 터라 기억도 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정말 뭔가를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도 아닌데 엄한 화풀이를 남자친구에게 하고 있더군요.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헐! 나 이렇게 팔랑귀였어?'
'헐! 나 이렇게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우리, 오리역에 가서 고기 먹자!" 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신나하며 "와! 오리고기 먹으러 가는거야?" 라는 뚱딴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곤 "오리고기 먹고 싶어? 난 오리역에서 삼겹살 먹자고 이야기 꺼낸거였는데..."라는 남자친구의 대답에 빵터졌죠. (솔직히 웃으면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 응?) 

남자친구가 제게 선물한 열쇠고리... 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 하지 않아? 어떻게 여자친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다는 게 열쇠고리일 수 있어? 혹시 브랜드 있는 거냐고 물으니 브랜드도 없대!"
"에이. 그래도 버섯이 남친한테 받은 열쇠고리는 특별하죠."
"왜? 뭐가? 나라면 엄청 서운할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직접 자수로 이니셜 새겨서 만든 열쇠고리라고 하잖아요. 남자가 어디 그러기가 쉬운 가요."
"어머. 그런 거였어? 몰랐네. 내가 버섯한테 이야기를 제대로 못들은건가?"

 

그런 줄 몰랐다- 라며 선물 감동적이었겠다- 라며 뒤늦게 제게 웃음을 보였지만, 전 전날 남자친구에게 티격태격 거린 것이 생각나 무척이나 속이 쓰리더군요. 주위의 반응에 따라 울고 웃는 제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했고요.

연애초기, 당시 남자친구는 학생이었고 전 직장인이었습니다. 늘 더 많은 것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던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도 '축하해'보다 남자친구에게 먼저 들은 말은 '미안해'였습니다.


얼마 전, 개콘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 '여자는 친구에게 자랑할 만한 선물을 받기를 원한다'는 멘트를 하더군요. 지금은 주위의 반응이나 어떠한 시선보다 남자친구를 더 신뢰하고 '우리는 햄볶아요!'라며 미소지을 수 있지만, 당시 무던히도 주위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당시를 떠올리면 남자친구에게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응. 기억 안나?"
"그렇구나. 7년 전이라... 난 왜 기억이 안나지?"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치. 좋은 것만 기억해야지."



 

지금은 연애중
10점

장기간 연애, 여전히 뽀뽀를 부끄러워하는 여자친구? 사실은

 

"뽀뽀~ 뽀뽀~"
"아, 안돼. 지금은 안돼."
"왜?"
"마늘 냄새 나. 이따 껌 좀 씹고 나서 뽀뽀해줄게."
"오. 나 껌 좀 씹어본 여자의 뽀뽀를 받는 거야?"
"그런 거지! 하하."

 

고기를 한참 맛있게 먹고 난 후 가게에서 나오던 길, 남자친구의 뽀뽀 타령에 좀 전에 먹은 마늘을 핑계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뽀뽀~ 뽀뽀~"
"으으응~ 안돼~"
"왜? 부끄러워?"
"그럼! 부끄럽지!"
"아직도 부끄러워?"
"응. 그럼! 당연히. 오빤, 안 부끄러워?"

 

집으로 데려다 주다 가로수길,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곤 또 다시 남자친구의 뽀뽀 투정이 이어졌습니다.



코 앞까지 다가오는 남자친구의 얼굴을 부끄러워하며 -정확히는 부끄러운 척하며- 고개를 떨구니 '우리 버섯은 아직도 부끄러움이 많구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뭐해?"
"지은이랑 빈이랑 수다 떨고 있어."
"아, 맞다. 오늘 친구들 만난다고 했었지? 언제 집에 가?"
"이제 곧 가려고."
"응. 그래. 재미있게 놀고. 이따 집에 갈 때 전화해."
"응~ 이따 전화할게. 뽀뽀~ 쪽!"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다 걸려온 남자친구의 전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전화로 만나는 때만큼은 온갖 애교가 절로 나옵니다. 만날 때는 그렇게 뒤로 빼던 뽀뽀도 전화상으로는 과감하게 먼저 '쪽쪽' 거리기도 합니다.


연애 7년차, 여전히 부끄러운 뽀뽀? 사실은...



남들이 봤을 땐 연애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 하지만, 현실은 연애 7년차에 접어든 커플. -_-;;;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

키스가 아닌, 뽀뽀라면 이미 유치원생일 때 마스터 했건만 남자친구 앞에서는 여전히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쿨럭;

네. 올해로 이제 나이 서른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뽀뽀가 부끄럽다뇨. 사실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 다만, 남자친구 앞에서 부끄러운 척, 창피한 척 할 뿐입니다.

제가 먼저 하는 돌발 뽀뽀에는 적극적이지만,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는 뽀뽀는 늘 소극적입니다.

...쿨럭;

네. 제가 할 땐 제대로 하고,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면 한껏 여성스러운 척을 하며 앙탈을 부리곤 합니다.

이런 저를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버섯 같은 여자가 어디있어. 너무 순수해.'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억척 같은 살림꾼이 되기전까진 끝까지 순수하고 순진한 여자로 밀고 나가려고요. (응?)


스킨십에 있어서는 제대로 여우가 되자!


만난지 몇 일 째 되는 날, 손을 잡아야 하나요? 언제 뽀뽀를 해야 하나요? 언제 키스를 해야 하나요? ... 와 같은 질문이 불필요한 이유는 개개인별로 상황에 따라 다른데다 딱히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수백, 수천개가 될 수 있는 질문이죠)

하지만 여자 후배들을 만나면 수백번 강조하는 말 중의 하나가 "너가 후회하지 않을만큼 행동하고 너가 한 행동에 책임을 져라." 입니다. 



"어흑. 그 남자 때문에... 흑흑흑... 그런 남자인지 몰랐어요." 할 일이라면 애초에 그럴 일을 만들지 말라는 거죠.

전 연인 사이의 '밀고 당기기'는 정말 싫어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앞 '여우짓'은 정말 좋아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도 남자친구가 '내 여자친구는 여전히 부끄러움 많은 여자친구'라고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여우짓의 효과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남자친구가 알고도 눈감아 주는 여우짓인지도 모릅니다)

여우짓이라고 하여 평소 번쩍 드는 물건을 남자친구 앞에서 무거운 척 '끙끙' 거린다거나 평소 바퀴벌레를 잘 잡는데 남자친구 앞에서 무서운 척 '꺅꺅' 거리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여우짓이라기 보다는 민폐;;)

시키는대로,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상황을 판단하고 '좋다' '싫다'를 분명히 이야기 할 줄 아는 게 진짜 여우짓이죠.

여자라면! 여우짓을 제대로 해야 하는 때가 바로 스킨십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남자 입장이라면 여자친구의 여우짓에 긴가민가 하더라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좋겠죠? ^^

Q.>> '남자친구에게 싫다고 했다가 자칫 우리 사이가 멀어질까봐 걱정돼요.' 

A.>> 그 정도로 멀어질 사이였다면, 이 참에 아주 영영 멀어지는게 나을지도요. -.- 진짜 사랑하는 사이, 연인사이라면 남자가 오히려 먼저 여자친구 입장을 이해하고자 한답니다.

Q.>> '여자친구가 평소엔 스킨십을 잘 했는데 최근엔 스킨십이 싫다고 하는데 제가 싫어진 건 아닐까요?'  

A.>> 여자는 남자와 달라 다소 감정이 복합적이고 상황에 따라(여자는 '그 날'도 있는거 아시죠?) 스킨십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스킨십 하나로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요? 


+ 덧) 예에에에! 책이 나왔어요. 저의 첫 책이네요.

처음이다 보니 많이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늘 그렇듯 '처음'이 안겨주는 설렘은 무척이나 큽니다.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고민끝에 책 제목은 카테고리 명 그대로 '지금은 연애중'으로 결정했어요. 조만간 출간소식을 다시 전해 드리며 이벤트도 진행할게요. :)
 

연애초기, 약속시간에 늦고도 화를 낸 이유

 

"너 왜 이렇게 늦었어?"
"내가 뭘. 뭐가 늦었다는 거야? 20분 밖에 안 늦었어."
"…헐!"
"남자가 쪼잔하게… 20분을 못 기다려?"


 

퇴근 후, 즐겨 보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나온 대사(크리스탈-태민)입니다. 보고 있다 과거의 제 모습이 생각나 입안에 오물거리던 음식물을 뿜었습니다. (!)

한 때 저도 비슷한 말을 연애초기, 남자친구에게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의 난 정말 뻔뻔했었구나...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연애 초기, 약속 시간에 늦고도 화를 낸 이유

 


"왜 이렇게 늦었어?"
"에이, . 10분 밖에 안 늦었네."
"아니지. 무슨?! 무슨 10분이야. 20분은 지났어."
"..."
"아까 네가 곧 도착한다면서 통화한 시간이 언제냐 면, 봐봐. 적어도 20분은 늦었다는 거지. 그렇지?"



연애 초기, 약속시간에 늦은 사람은 분명 남자친구가 아닌 저인데도 남자친구에게 화를 냈습니다. 사과하려고 하기도 전에 '왜 이렇게 늦었어?'라고 묻는 남자친구의 질문이 마치 걱정스러운 '?'가 아닌 역정의 '?(버럭)'로 들렸으니 말이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그렇지 않아도 늦어서 미안한데, 왜 이렇게 늦었냐며 묻는 남자친구에 대한 저의 속마음은...

'뭐야.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거야? 이미 늦은 걸 어떡하라고? 만났으면 된 거 아니야? 이걸 따지는 시간이 더 아깝지 않아?'


라며 제 멋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남자친구의 '왜 늦었어?' 질문 하나에 억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
, 그래. 그래. 알겠어. 알겠다고. 그만해. 미안해."


. 당시의 저는 시트콤의 여자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늦은 20분이라는 시간보다 '남자가 쪼잔하게 왜 그렇게 하나하나 따져?' 라는 생각이 더 컸으니 말이죠.


'
그래. 어디 한 번 늦기만 해 봐! 그 땐 나도! 똑같이! 따지고 들 테다!'


그 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걸 못 견뎌 했고, 하나하나 따지고 계산하다 보니 그야말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되더군요.



상대방이 나에게 베푼 것에 대해선 똑같이 하지 않으면서 정작 상대방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준다 싶으면 '두고봐! 똑같이 해 줄테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로부터 6년 이 지난 2011 12월의 마지막 금요일, 회사 근처로 먼저 찾아온 남자친구. 한 해를 마감하는 날이다 보니 종무식을 하고 일찍 끝날 거라 예상했지만 생각과 달리 회사일이 자꾸만 늦어졌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잔뜩 미안하더군요.

회사일이 더 늦어 질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잠깐 만나 이야기하는데 붉어진 남자친구의 얼굴과 차가워진 손이 보였습니다. 남자친구가 혹여 감기라도 걸리진 않을까. 나 때문에 기다려 주는 건데, 이런 저런 생각과 급한 마음에 유자차를 사서 건넸습니다.

"미안해. 어떡해. 여기까지 와 줬는데. 많이 춥지?"
"아냐. 괜찮아. 네가 준 유자차 진짜 맛있다."


단돈 천원의 유자차이건만 제가 건넨 유자차 한 잔에 '괜찮아'라는 말을 건네며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더 미안하더군요.

"나 땜에 아프면 어떡하지..."

 


연애 초기, 우리 커플은 약속 시간 10분의 늦음도 20분의 늦음도 용서치 않는 커플이었지만 지금은 30분이건 1시간이건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이입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배려는 배려를 낳는다


연애 초기, 약속 시간에 제가 늦거나 남자친구가 늦을 때면 늘 다투기 바빴습니다. 너가 잘못했다, 너도 잘못한 적이 있다, 를 두고 말이죠.

6
년 전, 그 날도...

약속 시간에 늦어 다투던 그 때도 10분이 되었건, 20분이 되었건 기다림에 지쳐 있던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았을 겁니다. 똑같이 차가워진 남자친구의 얼굴과 손을 보았겠죠. 그럼에도 그땐 왜 몰랐을까요? 아니, 그 땐, 왜 보고도 못본 척 한 걸까요?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서 먼저 달려와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한 마디 건네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늦기 전에 먼저 여차저차하여 조금 늦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미안하다고 먼저 귀띔해 주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그땐 기다리는 상대방보다 ''를 생각하기 바빴고, 나를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상대방의 시간보다 '내 시간'을 우위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똑같이 상대방의 시간도 나의 시간처럼 소중하고, 내가 힘들 듯 상대방도 힘들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겠죠. 언제부턴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면서 조금씩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엔 보고도 보지 못했던 남자친구의 모습이 말이죠.

배려는 배려를 낳습니다.

"우리 뭐 먹으러 갈까? 오늘 나 때문에 많이 기다렸지? 맛있는 거 먹자. 내가 살게."
"아냐. 내가 연락도 없이 먼저 와서 기다려서 너가 난처했을 것 같아. 내가 맛있는 거 살게. 뭐 먹고 싶어?"



12
월의 마지막 날. 퇴근 후,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계속 웃음이 나왔습니다. 연애 초기, 조금만 늦어도 이를 갈던 예전의 우리 커플의 모습이 생각나서 말이죠.

  

우리커플이 맞이한 여섯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인데 뭐해?"

 

남자친구와 올해로 맞이 하는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아, 일곱 번째인가. ㅡ.ㅡ 뭐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고요. (정말 중요하지 않은 거 맞아? 끄응- ) 남자친구와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어느 정도 오래 사귄 커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작 솔로일 때는 '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하지?' '애인도 없고… ㅠ_ㅠ' 하며 괜히 서글퍼 했었는데 말이죠.

 

처음 함께 맞이하던 크리스마스를 두 세 번 정도 맞이하고 나니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애 초기만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근사한 레스토랑을 가야 되고,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야만 했는데 말이죠.

 

올해엔 크리스마스(25일)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이브(24일)도 아닌 그보다 이른 23일, 퇴근 후에 만났습니다.

 

평소처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대신 메뉴는 제가 좋아하는 고기로+_+)남자친구와 함께 서점에 잠깐 들렀습니다. 곧 출간될 '지금은 연애중' 책 표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고요.

 

서로에게 선물해 줄 크리스마스 선물도 함께 고르고 서로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도 함께 고르며 말이죠.

 

"이건 어때?"
"에이, 쓰는 란이 적잖아. 이게 뭐야."
"아… 쓰는 란이 적구나. 하하하."
"지금 오빤 최대한 적게 쓰려고 쓰는 란이 적은 걸로 찾고 있지? 그치?"
"아, 아니야. 아하하하하."

 

전 글을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말'이 아닌 '글'로 하고픈 말을 전할 수 있는 '편지쓰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때로는 글로 쉽게 표현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런 저와 달리, 글씨체가 예쁘지 않다며 글을 쓰는 것을 꺼려하는 남자친구가 고르는 카드는 입체카드, 매직카드… 하나 같이 쓰는 란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한 줄 남짓 쓸 수 있는 카드더군요.

 

"'메리크리스마스' 한 줄로는 안될까?"
"안돼."
"그럼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두 줄?"
"주~거어! 안돼!"

 

단호하게 '안돼'를 외치며 카드를 골랐습니다. 예쁜 카드이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쓸 란이 어느 정도 있는 카드를 고르려니 참 쉽지 않더라고요. (다음엔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야겠어요)

 

여섯 장 남짓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구입하곤 테이블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습니다.


남자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라기 보다 한 해 간의 일을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음… 제가 의도한 바 입니다. 으하하.

 

한 해 동안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을 나열하다 보니 한껏 기분이 업되더라고요. 그렇게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뒤이어 가족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썼습니다.

 

"서로에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기."
"응. 그러자."


남자친구가 왜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했는지, 카드를 읽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한 해간 연애하며 잘못한 점만 잔뜩 써놓았더군요. 제 기억 속엔 희미해 진지 오래인데 말이죠. 한 해를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서로에게 건네는 크리스마스(고해성사) 카드... 꽤 의미있는 것 같아요. ^^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 덧) 푸핫. 이 글의 요지는 메리크리스마스라고나 할까요. ㅡ.ㅡ  

할인카드 쓰는 남자를 보며 비웃던 그녀, 위험한 이중잣대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난생 처음으로 패밀리레스토랑을 갔습니다. 당시 지방엔 패밀리 레스토랑이 없었던 데다 제가 지불하기엔 다소 높은 가격이었던 터라 내심 '헉'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도 가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어떤 할인카드가 있는지, 어떤 할인혜택이 있는지는 꼭 챙겨 보고 가곤합니다.

할인카드 쓰는 남자라며 비웃던 그녀


처음으로 간 패밀리 레스토랑, 당시 대학생이던 제 눈엔 가격적인 면만 빼면 분위기가 좋고 깔끔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는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을 위해 밥을 사주고 결제를 하는 모습에 얻어 먹어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동기들도 같은 마음이었던터라 다음엔 우리가 사드리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와… 너무 감사하다. 다음엔 우리가 사자."

 

하지만 이런 동기들의 대다수 반응과 달리, "아, 정말… 남자가 되가지곤 패밀리 레스토랑 얼마 한다고 할인카드 찾고 있는건지. 역시, 남자는 자고로 돈이 많아야 돼. 어후. 난 절대 저런 사람 못 만나." 라고 말하는 한 동기의 말에 당황했습니다.

 


선배를 향해 '할인카드 쓰는 남자' 라며 비아냥 거리던 그녀의 발언에 든 생각은
'돈이 많은 건가? 할인카드를 쓰지 않을 정도로 부자집 딸인가?' 였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이죠.

 

그 한번의 발언으로 인해 그녀는 제게 '돈이 많은 그녀'로 찍혔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나 다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났습니다. 이전엔 선배가 사줬으니 이번엔 우리끼리 돈을 모아 사자며 계산하려는데, "아, 돈 아까워. 꼭 우리가 내야 돼? 그냥 선배들이 내게 놔두지. 아… 나 고시원비도 내야 되는데. 그냥 이번엔 나만 좀 빼주면 안돼? 아, 대신 할인카드는 내가 낼게."

응? 응? 헉! -_- !


남자와 여자에게 이중잣대?!


내심 '돈이 많은 그녀'로 찍었던 그녀의 황당 발언에 다시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착각을 해도 단단히 했었나봅니다. '돈이 많은 그녀'가 아니라 그저 남자와 여자에게 이중 잣대를 갖다 대는 그녀일 뿐인데 말이죠.

자신이 할인카드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 남자가 할인카드를 쓰는 것은 금기시해야 하는 일?
자신의 지갑 앞에서는 자린 고비, 남자의 지갑은 화수분?


결국, 그녀를 제외한 동기들끼리 돈을 모아 선배들에게 밥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남자는 말이야."로 시작해 "그래서 여자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야 돼."로 끝맺음 하던 그녀를 보며 속으로 자꾸만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자기도 돈 없으면서 어떻게 남자의 조건과 재산을 따질 수 있어?'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음에도 배려심 없는 모습이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이후, 몇 번 만날 때마다 남자를 소개 시켜 달라던 그녀에게 전 어떤 남자도 소개시켜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녀를 충족시켜줄 (그녀가 바라는) 돈 많은 남자를 소개시켜 줄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려심 없는 그녀의 모습에 감히 누구도 소개시켜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말이죠.

남자와 여자의 각기 다른 이중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 사람대 사람으로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자전거데이트를 제안했다가 남친에게 미안해진 이유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에 올라와 한강을 보며 "와! 한강이다!"를 외치며 지하철 창가에 한참 동안 기대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보면 '어이쿠, 촌스러워!' 라고 했을지도 몰라요.

 

어쨌건, 당시에는 처음으로 서울 도심을 내딛었던 터라 많은 것이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우뚝우뚝 솟은 건물도 그러했지만, 지하철에서 하나같이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말이죠. (지금은 신문보다는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네요)

 

모든 것이 생소했던 당시의 상황 때문인지, 강남에 흐르는 하천을 보고 '또랑(표준말은 도랑)'이 아닌, '탄천'이라고 말하는 서울 사람들의 말을 듣고선 '아, 서울사람들은 '또랑'을 '탄천'이라고 부르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또랑'의 표준어는 '도랑'임을 뻔히 알고서도 낚인 거죠. -_-;;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모든 하천을 '탄천'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하천 명칭이 '탄천'이라는 것을 말이죠. 당시 그럴 만도 했던 것이 강남에 있는 하천도 '탄천'이라 불렀고, 경기도에 있는 하천도 '탄천'이라 불러서 더욱 그렇게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 쿨럭;


실로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 하천이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이어져 있는 그리 긴 물줄기일 줄은 말이죠. 경기 용인시, 성남시, 서울 송파구, 강남구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지류로 약 35.6km에 달한다고 하네요.

 

"오빠도 몰랐지? 알고 있었어? 이 탄천이 그 탄천이래."
"아, 그래?"
"강남 탄천 자전거길 따라 쭉 가면 경기도까지 갈 수 있는 거야."
"와. 길이가 꽤 길구나."
"오빠네 집 앞에 있는 탄천이 우리 집 앞에 있는 탄천이었어! 신기해! 자전거 사야겠어."
"자전거는 왜?"
"탄천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잖아. 오빠도 자전거 있으니까 중간에서 만나면 되겠어."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이어져 있는 탄천. 그리고 그 탄천을 따라 이어져 있는 자전거길.

 

남자친구는 이미 자전거가 있고, 나만 자전거를 사면 자전거를 타고 중간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풀어 남자친구에게 '신나게' 탄천의 유래와 구간을 설명했습니다. 퇴근 후, 자전거로 중간에서 만나 헤어지면 되겠다는 생각에 잔뜩 들떠서 말이죠.

 

"어때? 교통비도 절약되고, 운동도 되고. 좋지?"
"음. 그런데 너랑 나 퇴근하고 중간에서 만나면 빨라도 8시. 짧게 데이트해도 2시간, 그럼 10시네. 네가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되겠네? 너 혼자 그 시간에 집까지 자전거 타고 가기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자전거 길도 어둡던데. 내가 데려다 줘야 될 것 같은데?"
"하긴, 그렇지. 응. 그럼 위험하다 싶을 때는 오빠가 데려다 주면 되지."
"…으…응… 그렇지"

 

별 생각 없이 '위험하면 오빠가 데려다 주면 되지…' 라는 말을 내뱉고서 혼자 빵 터졌습니다. 저를 데려다 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갈 남자친구의 입장을 생각지 않았더군요. 저를 데려다 주고 연속 4시간동안 자전거를 타야 하는 남자친구의 입장을 말이죠; -.-


한참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음, 아무래도 난 다음날 집에 도착하겠는데? 우리 버섯 덕분에 몸짱 되겠어."
"아, 미안. 크크크. 정말 미안."
"왜 웃어?"
"상상했어."

 

주말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주중에 퇴근 후, 만나는 저희 커플의 경우, 하루가 무척이나 짧습니다. 그런 만큼 데이트 시간도 짧고요. 자주 만나지만 짧게 만나는 만큼 애틋함이 큽니다.

 

남자친구가 매번 데이트 후, 지하철로 데려다 주는 것도 일찍 헤어져 아쉬운 마음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데려다 준 남자친구에게 "데려다 줘서 고마워." "잘 도착했어? 오늘 즐거웠어." 라는 말은 수도 없이 했지만, 정작 저를 데려다 주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남자친구의 마음은 어떨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겐 데이트의 연장이었지만, 저를 데려다 주고 홀로 가는 남자친구는 데이트의 연장 + 시간의 허비이니 말이죠.


평소엔 항상 차로, 지하철로 데려다 주다 보니 상대가 나로 인해 허비하는 시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 날, 자전거로 계산을 하니 뭔가 확 와닿더라고요. (내겐 운동이지만 상대에겐 고문이 될 수 있는;;; -.- 내겐 즐거운 데이트의 연장이지만, 상대방에겐 홀로 쓸쓸히 돌아가야 하는 고된 시간이 남아 있다는;;;)

웃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속으론 어찌나 미안하고 뜨끔했는지 모릅니다. ㅠ_ㅠ
충분히 다 알고 있다고, 충분히 다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순간순간 자꾸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거 쓰고 나니 반성문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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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기간이 길어도 여전히 설레는 이유

남자친구와 연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주위에서 종종 듣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사귀어? 대단하다."
"6년? 오. 결혼하지 않으면 헤어질 시기인데?"
"지겹지 않아?"
"그 남자랑 결혼할거야?"
"6년이면 남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가족이지 않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드는 생각은 '이상하다. 난 여전히 설레고 좋은데. 내가 이상한 걸까?' 라는 생각입니다. 연애기간이 길지만 여전히 설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남자친구(여자친구)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와, 지금의 남자친구가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그럼 언제든 네 남자친구를 버리고 다른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거네?" 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남자친구'는 지금의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모든 '남자친구'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남자친구이건, 여자친구이건 분명 자신의 인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좋아하는 감정에 휩싸여서 그리고 평생 함께 할 동반자니까! 라는 이유로 인생의 다른 부분보다 더 신경을 쓰고 간섭을 하게 되는 데요. 좀 더 크게 보고 좀 더 멀리 봤으면 합니다. 

'남자친구가 날 정말 사랑하는게 맞는걸까?'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왜 이렇게 안오는걸까' 라며 초조해 하며 폰을 만지작 거릴 시간 동안 남자친구에게 예뻐 보여야지, 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거나 운동이 싫으면 심지어 얼굴 팩을 하건 손톱손질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책을 읽거나 다른 자기계발을 하면 더 좋구요.

'여자친구 마음이 변한 것 같애' '여자친구가 비전 없는 나 때문에 금방 떠나가면 어떡하지' 불안해하며 친구들과 술 마시고 게임 할 시간에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공부를 하거나 뭐가 되었건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뭔가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자신의 인생에서 다른 것을 더 중요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그 소중한 사람을 위해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것에 투자하라는거죠. 지나치게 애인을 자신의 전부인 것 마냥 얽매이면 얽매일수록 서로에 대한 감정은 금새 사그라 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투자와 연인에 대한 기대심이 적당한 선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사랑과 신뢰는 물론 적당한 설렘을 유지하며 오래 연애 할 수 있는 듯 합니다. 

배려이거나! 혹은 협상이거나!

남자친구도 저도 서로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말하는 편입니다. "뭐 먹을래?"라는 말 한마디에도 "아무거나"라고 대답한 적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뭐 먹고 싶어?"
"아, 오늘따라 돈까스가 끌리네."
"돈까스? 지난 번에도 돈까스 먹지 않았어?"
"응. 근데 또 먹고 싶어. 오빤?"
"난 치킨."
"아, 치...치...킨?"
"왜? 싫어?"
"아니야. 치킨도 좋아. 치킨 먹으러 가자."
"으이그. 돈까스 먹으러 가자."
"으흐흐흐"

상대방의 제안에 흐느적 흐느적 뭐든지 OK 로 넘어가기 보다 좋고 싫음에 대한 분명한 의사전달을 한 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거죠. 일방적으로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춰 가는 연애를 하게 되면 언젠가 터지기 마련입니다. 그간 전혀 표현을 하지 않았으면서 뒤늦게서야 '내가 그때 얼마나 너한테 배려했는 줄 아냐?'는 식의 공격은 그야말로 뒷북치는 일이죠.

요즘 남자친구와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결혼'입니다. 단순히 '우리 결혼하면 뭐 하자.' 와 같은 로망을 품은 이야기 뿐만 아니라 좀 더 현실적으로 '결혼하면 (집안일 중)내가 뭐 맡을게. 왜냐면...' 와 같은 이야기도 나눕니다. 

뜬구름 잡듯 이야기 하자면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배려한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콕 집어 말하자면 '협상한다' 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애인 사이에 웬 협상이냐? 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말이죠. '내가 한 발 양보했으니 사랑하는 당신도 날 위해 한 발 양보해 주지 않겠어요?' 와 같은 의미죠.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춰 가는 연애를 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 할 것은 이야기 하고 차라리 협상을 하는 것이 낫습니다.   

둘만의 애틋한 애정표현!

연애 초반엔 '쑥쓰럽다'는 이유로 표현에 인색해 지고, 연애 후반엔 '낯뜨겁다, 새삼스럽게' 라는 이유로 표현에 인색해 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애정 표현인듯 합니다. 그런데 한번 표현하고 나면 한없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애정 표현입니다. 

남녀가 서로 애정 표현에 인색하기 보다는 남자쪽에서건, 여자쪽에서건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일 수록 그에 맞춰 상대방도 조금씩 변화하는 듯 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져도 한결 같이 설레는 이유가 바로 애정 표현입니다.

진한 키스보다 뽀뽀가 더 달콤할 수 있고 딱히 빡빡한 데이트 코스를 짜지 않아도 나란히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서로에 대한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니까요.


싸우지 않는 커플이 되려 하기 보다는 싸우더라도 금새 화해하고 서로를 감싸 안아줄 수 있는 커플이 되는 것이 낫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맞춰 주는 연애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면서 서로가 맞춰 가는 연애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서 설레진 않겠다. 6년이면 좀 지겹지 않아?
연애 기간이 길어 지겹지 않냐고? 그럼 결혼해서 60년 이상을 함께 살아가야 할텐데 결혼생활은 지겨워서 어떻게 이어가려고? 

연애 기간에 대한 착각.

연애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문제임을 알았으면 합니다. 연애 기간이 짧아도 연애 기간 10년 차 이상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면 훨씬 더 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셈이고 연애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단순히 얕은 연애 감정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랑도 거기까지가 한계겠죠. 

연애 기간으로 그 사랑의 깊이를 가늠하고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연애 기간이 짧으면 짧은데로 떨림과 설렘이 있듯이, 연애 기간이 길어도 긴 만큼 서로를 향한 믿음과 또 다른 설렘이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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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첫 데이트보다 인상적이었던 두 번째 데이트

"우와. 대단하다. 3개월 이상 어떻게 만나?"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도대체 어떻게 하면 3개월 이상 연애를 지속 할 수 있냐며 2년 이상 연애를 한 친구들을 붙들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3개월 이상 연애 지속하기도 힘든데 결혼은 어떻게 하냐며 말이죠. 신기하게도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 누군가를 만나 알아가다 보면 늘 3개월이 고비였고, 항상 그 즈음 헤어졌던 것 같습니다.

"어떤 누나가 자꾸 나보고 좋대." (헉...ㅠ_ㅠ)

"너 나 정말 사랑하긴 했어?" (헉...ㅠ_ㅠ)

이별의 순간을 돌이켜 보면 지금은 무덤덤한데 당시엔 왜 그리도 아프던지… 그렇게 쓰디쓴 이별을 경험하곤 친구들을 붙들고 선배 언니들을 붙들고 울먹이던 제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5년 넘게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 스스로도 깜짝 놀라곤 합니다.
내겐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평범한 연애를 하고 있으니 말이죠.

"오빠, 기억나? 첫 데이트? 두 번째 데이트는? 난 이상하게 첫 데이트 보다 두번째 데이트가 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첫 데이트와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남자친구

'헉!'

첫 번째 데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하는 단 둘만의 데이트인데도 첫 데이트와 같은 옷을 입고 온 이 남자. 순식간에 머릿속엔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제도 오늘도 같은 옷

'옷이 저것 밖에 없는 걸까?'
'내가 저 가죽 자켓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똑같이 입고 온 걸까?'
'그런데 왜 바지와 안에 입은 후드티도 똑 같은 걸 입고 온 거지?'
'패션에 둔감한 편인 걸까? 아님, 내가 싫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라 남자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건네던 말.

"이 옷 기억나?"
"네"
"첫 데이트에 입었던 옷인데."
"네"
"인터넷에서 봤는데, 첫 데이트에 입었던 옷을 두 번째 데이트에도 입으면 어색하지 않고 친숙함을 더 느끼게 된대."
"아하…"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있던 찰라, 같은 옷을 입은 이유에 대해 먼저 딱 잘라 이야기를 해 줘 한편으론 안도감과 묘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어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두 번째 데이트 때 오빠가 이런 이유로 같은 옷을 입고 왔었던 것을 기억하냐고 물으니 남자친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거 왠지 억울합니다.
저만 기억하고 있어요. 흐응- ㅠ_ㅠ

자칫 '이 남자 뭐야!' 라는 오해로 이어질 뻔했던 터라 그 때의 그 모습이 5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남자친구의 혼잣말

두 번째 만남, 첫 번째 데이트 때는 이미 남자친구가 먼저 나와 저를 기다려 줬던 터라 이번엔 제가 먼저 나와 기다려 보고픈 마음에 좀 더 일찍 나와 약속 장소에 숨어 있었습니다. 멀리서 남자친구가 보여 놀래 켜 주고픈 마음에 몰래 남자친구의 뒤를 밟았습니다.

살금살금 최대한 들키지 않게 발걸음 하던 중, 남자친구의 혼잣말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아! 버섯이 이걸 좋아할까? 하긴, 지금 시각이 배가 출출할 때이긴 하지. 좋아할거야."

손에 조그만 조각 케이크를 랩에 포장해서 들고선 혼잣말을 하던 남자친구. 전 뒤를 밟으며 얼마나 키득키득거리며 웃었는지 모릅니다. '혼자 길을 걸어가며 저렇게 혼잣말을 하다니!' 전 혼자 길을 걸어가며 혼잣말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혼잣말 하는 남자친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이렇게 뒤를 밟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버섯이 좋아할거라며 제 이름을 여러 번 읊조리며 앞서 걸어가는 남자친구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짠! 하며 뒤에서 등장하던 저를 보고 무척이나 놀랬음에도 마지못해 놀라지 않은 척 케이크를 어설프게 건네던 모습도 말이죠.

B형 남자는 별로?

혈액형에 대한 별 다른 편견이 없었는데, 한동안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자 B형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더군요.

마침 제 주위 친구들은 또 왜 그리 B형 남자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건지…
그러다 우연히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중 화두로 꺼내게 된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

"버섯, 넌 혈액형이 뭐야?"
"저요? O형이에요."
"아, 난 혈액형이 어떨 것 같아?"
"음. 혹시 B형?"

가장 아닐 것 같은 혈액형을 장난치듯 툭 내뱉었는데 떡 하니 맞아 떨어진 혈액형. "어떻게 알았어? 나 혈액형 B형인데" B형이라는 말을 듣자 마자 친구들이 알려주었던 B형 혈액형 남자에 대한 한탄과 헤어지고도 잊지 못해 속상해 하던 친구들의 표정이 마구 마구 스쳐 지나갔습니다.

B형 남자는 고집 세고 다혈질, 변덕쟁이, 이기적이고 바람둥이… 헉!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혈액형이 B형인 남자'가 아닌, 그저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혈액형이 B형'이었을 뿐인데 왜 그리 긴장했었는지 말이죠.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며 앞날을 기약하다
"오빠, 난 첫 데이트도 아직 생생하지만, 두 번째 데이트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어."
"그래? 아, 그러고 보니 그때 넌 나한테 높임말을 했었구나."
"응. 그러네."
"그럼 그 땐 기억나?"
"언제?"
"예전에 내가…"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서로에게 퀴즈를 내듯 '그 때 기억나?' 혹은 '그 때가 언제였는지 맞춰봐' 라며 종종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곤 합니다. '그 땐 그랬었지' 를 내뱉으며 서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짠해지기도, 두근거리기도 하는데, 왜 그리 매번 새롭고 신기한지 모르겠습니다. 

서로가 함께 했던 지난 날을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 것.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는! 단 둘만이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대화거리이자 굳이 특별한 이벤트를 하지 않더라도 둘만의 애틋한 감정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데이트 방법인 듯 합니다.

여러분의 첫 데이트는 어땠어요? 두 번째 데이트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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