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땐 몰랐던 신랑의 예쁜 모습

지금의 신랑과 연애를 할 때는 그저 멋있어서 좋았다. 외모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 배려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였다. 마치 나를 위해 준비된 왕자님이랄까.

결혼을 하기 전, 연애를 할 때부터 카페 데이트를 하면 늘 수다스러웠다. 나는 여자이지만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편인데 반해 신랑은 남자임에도 상대적으로 말이 많은 수다쟁이였다. 그래서일까. 카페 데이트를 하면서도 1이라는 주제에서 시작해 그에 파생되는 1-1, 1-2, 1-3의 주제, 그리고 2라는 주제에 다시 2-1, 2-2, 2-3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기 전부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녀 교육관이나 맞벌이에 대한 생각, 재무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사람과 결혼을 할 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음에도, 연애하며 여러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어쩜 이렇게 나와 생각이 비슷할까? 결혼해서 살아도 정말 잘 살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자리 잡혔던 것 같다. 

내게 그는 '나와 잘 맞는 멋진 사람' 이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 사람 어때?' 라고 물으면 '그 사람 멋있어.' 라고 대답할 정도로 '멋짐' '멋있음' 과 연관된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까지는.

아이들만 예쁜 게 아니더라-

이제는 '그 사람 어때?' 라는 질문에 마냥 '멋있어' 라는 한 단어로는 표현이 되지 않음을 요즘 많이 느낀다. 연애할 땐 그 사람을 보며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다. 

함께 카페에서 두 손을 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마주보던 여유로움은 어디가고, 두 아이가 잠이 들면 나는 설거지를 하고, 신랑은 빨래를 한다. 빨래를 돌리기 위해 세탁실 앞에서 한참 분주하던 신랑.

어느 새, 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에 다녀왔나 보다.

"아이들 자는 모습 봤어?"
"아니. 못봤어."
"봐 봐. 진짜 예뻐."

분명 1시간 전, 두 아이를 함께 재우고 거실로 나왔음에도 한참 집안일을 하다가 다시 아이들 방에 다녀와선 내게 두 아이를 보라고 이야기한다. 곤히 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조심스레 문을 닫고 나오는 신랑의 모습이 내 눈엔 참 예뻐보였다. 

다음 날을 위해 두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미리 싸고 있으니, 신랑이 다시 재촉한다.

"봤어?"
"아니. 아직."
"어서 가서 봐. 둘이 똑같은 자세로 자고 있어. 지금 봐야 돼! 아, 아냐. 내가 사진 찍어서 보여줄게."

신기하지.

두 아이들이 예쁘다고 이야기 하는 신랑의 눈엔 나를 보며 미소지어줬던 그 멋진 눈빛과는 다른 예쁜 눈빛이 묻어난다. 

이 사람, 멋있는 줄만 알았더니 예쁘기까지 하다. 그렇게 내 폰엔 신랑이 사진을 찍어 전달해 준 두 아이의 잠든 모습(낮잠이건 밤잠이건)이 여러장이다.

아빠가 찍어준 낮잠 자는 두 아이
아빠가 찍어준 밤잠 자는 두 아이

연애할 땐 몰랐던 감정, 아이를 낳기 전엔 몰랐던 그의 눈빛이다. 두 아이를 생각하고 살펴주는 모습이 나를 생각하고 살펴주던 '멋짐'과는 다른 '예쁨'으로 다가와 나를 또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