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도 못한 남친?’ 남자친구 속마음을 듣고 나니

몇 년 전, 겨울까지만 해도 무척이나 아끼고 좋아하던 시츄가 저희 집에 있었습니다. 말로는 강아지, 시츄라고 표현하지만 속마음은 정말 가족과도 다름 없었죠. 5년 이상을 함께 해 왔으니 말이죠.

악수, 앉아, 기다려, 안돼, 어디 가자, 가져와 등등 '척' 하면 '척' 하게 알아 듣고 이해하는 캔디(시츄 이름)를 보며 무척이나 신나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형태만 갖추지 않았을 뿐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시츄 : 캔디

그러던 어느 날, 가족과 같은 캔디를 잃고 얼마나 애태웠는지 모릅니다.

"어떡해! 우리집 강아지 없어졌어!"
"왜? 어쩌다가?"
"인터넷 수리 해 주는 아저씨가 문을 열어 놓고 가는 바람에, 그 틈으로 따라 나가버렸어."
"헉!"

강아지를 잃어 버린 시점부터 머릿속엔 온통 '어떡하지' 라는 생각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당시엔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보다 잃어버린 캔디에 대한 생각이 너무 커서 남자친구의 데이트 제안도 들리는 둥 마는 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강아지를 찾는 내용으로 글을 올리고, 트위터로도 알리는가 하면 유기견 보호소도 여러 번 다녀왔었습니다.

그렇게 캔디를 잃어버리고 여러 곳을 알아 봤지만 결국 찾는데 실패하고 2년이 지난 지금은 지인 중 한 분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키우지 못하게 되어 7살이 된 요크셔테리어를 데려와 키우고 있습니다. 혹여 다시 애견을 키우게 된다 하더라도 유기견을 데려와 키울 생각이었던 터라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 아이 이름도 캔디야?"
"응. 캔디야. 이전에 키우던 캔디처럼 이 아이도 활발해."

동물을 무척 좋아하다 보니 동물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무척이나 신나 하며 이야기를 합니다.

요크셔테리어 : 캔디

7살이 훌쩍 넘은 동명이견 캔디를 키우게 된 사연을 듣고 있던 남자친구가 당시의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근데 너 기억나? 너 내가 무슨 말 해도 제대로 듣지도 않았던 거? 한 달 가까이 데이트 하자고 해도 시큰둥하고.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때, 엄청 서운했어.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강아지를 잃어버려서 속상해 하는 건 이해하는데. 이해는 하는데. 뭐랄까. 개만도 못한 남자친구가 된 기분?"

개(강아지)만도 못한 남자친구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었다는 진지한 남자친구의 말에 어찌나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던지. 나름 남자인지라, 강아지를 질투하는 것만 같아서 겉으로 표현도 못하고 꾹꾹 눌러 담았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웃음 반 미안함 반이었습니다.

함께 전단지를 붙이고 이곳 저곳 강아지를 함께 찾으러 다니는 동안에도 저는 온 신경이 강아지를 찾는 데만 초집중 상태였던 터라 옆에서 함께 찾아 주는 남자친구에 대한 고마움 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늘 가까이에 있으니 당연하게 생각하다가 잃어버리고 나서야 애태운 것처럼, 전 또 다른 실수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더군요. 나름 남자인지라 속 좁은 남자로 보이기 싫어서 '아닌 척' 하는 때도 있다는 남자친구의 솔직한 말에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친구 입장을 이해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그냥 그 때 바로 말하지 그랬냐는 제 말에
'그래도 나 남자잖아' 라는 말을 하며 머쓱한 웃음을 보이는 남자친구를 보니 더욱 안쓰러워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솔직히, '바로 말하지 그랬냐'고 했지만, 만약 강아지를 잃어버렸던 당시에 남자친구가 즉각적으로 제게 이런 말을 했더라면 전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요? 5년간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려 상심이 컸던 터라 남자친구가 아무리 너그럽게 말했다 할지라도 싸움으로 이어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분명 싸움으로 이어졌을거에요;;;)

충분히 서운하고 저에게 화가 날 법한 상황에서도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준 남자친구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남자친구인만큼, 저도 남자친구처럼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기 보다 한 번 더 남자친구 입장을 헤아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여자의 의미 부여 VS 남자의 단순함

매해 맞이 하는 남자친구의 생일과 저의 생일. 이제 12월이면 또 남자친구의 생일이 돌아오네요. +_+ 매해 해가 지날수록 선물 고민이 깊어집니다. '뭘 선물해 주면 좋아할까? 뭘 선물해 주면 더 실용적일까?' 라며 말이죠.
또 막상 고민 끝에 선물을 사려고 하면 '아, 가방은 작년에도 사줬었는데-' '아, 이것도 제작년에 사줬었는데- ' '아, 이건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선물 고르는 것도 쉽지 않네요. 그래서 결국, 제가 선택한 방법은 필요한 게 있는지 남자친구에게 먼저 물어 보고 선물해 주는 것이랍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되면 좋으련만!
7 년째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가 얼마 전, 본인의 생일에 남자친구가 건넨 생일 선물 때문에 속상해 하더군요.   
남자친구가 취직한 후 맞이하는 첫 생일

7년 간의 연애, 그리고 남자친구가 취직을 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남자친구가 취직 전 맞이했던 생일은 초라하기만 했던 터라 이 친구는 남자친구의 취직과 동시에 맞이하는 이번 생일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갖고 싶은 거 귀띔 좀 했어?"
"아니. 귀띔 할 필요 있어? 남자친구 센스가 얼마나 좋은데! 아마 7년간 갖지 못했던 서로를 위한 커플링을 준비했을거야."
"꺅! 좋겠다! 완전 감동이겠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생일 다음 날 만날 친구의 얼굴은 환할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남자친구의 차에 타자 마자 은근슬쩍 주위를 둘러 봅니다.

'어디에 숨겨뒀으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들 떠 있는 순간, 트렁크를 열어 뭔가를 꺼내 들고 오는 남자.
굳이 뒷좌석이 아닌, 트렁크에 숨겨 놓은 걸 보면 분명 뭔가 대단한 것일거라 짐작하는 친구. 그 와중 남자친구가 짠! 하며 내민 것은 반짝반짝 커플링이 아닌 자신의 팔 길이 정도의 곰돌이 인형.

'아주 큰 인형이면 말을 안해… 왜 이 작은 인형을 굳이 트렁크에 숨겨둔 거야.'

그 와중에, 건네 받은 곰돌이 인형이 왜 트렁크에 숨겨져 있었는지와 이 곰 인형에 입혀져 있는 옷에 뭔가가 있진 않을지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괜히 트렁크에 숨긴 게 아닐거라는 생각과 분명 이 옷을 벗기면 뭔가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말이죠. 

집으로 돌아온 그녀, 여전히 곰돌이 인형의 옷을 벗길 생각만 가득합니다.
네. 뭔가를 찾고 있었던 거죠.
설마 이게 끝이 아닐 거라면서 말이죠. 예전 약속 했던 남자친구의 말을 기억해 냅니다.

"지금은 이것밖에 못해 주지만 내가 취직해서 너 생일 맞이하면 그땐 더 멋진 선물 준비 해 줄게!"

그렇게 집에서 곰돌이 인형 옷을 벗기다 밀려오는 괜한 서운함에 펑펑 울었다는 친구.

친구가 워낙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야기 한 터라 그 자리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들 모두 키득키득 웃었는데 다 웃고 나니 왠지 그 친구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올해도 함께 맞이하는 생일 VS 취직후 처음 맞이한 생일

그의 생각>>
매해 늘 함께 해 왔듯이 올해도 함께 맞이하는 여자친구의 생일.
그녀의 생각>> 
남자친구가 취직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남자 입장에선 과연 여자친구의 이런 마음을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아니?

그와 그녀는 동일한 '생일'이라는 것을 두고 다르게 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형 옷만 벗긴 거야? 인형 배라도 열어 보라고 이야기 해 줄 걸. 혹시 모르잖아."
"맙소사! 하하. 근데 지영이도 남자친구의 센스 타령하기 전에 남자친구에게 먼저 귀띔 해도 좋았을 텐데…"

 

남자는 의외로 정말! 단순하다

화이트데이. 뻔히 상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 기대하게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5년 전 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처음으로 맞이한 화이트데이였습니다. 

"설마 없는 건 아니겠지?"
"뭐? 설마 사탕?"
"음…"
"에이, 왜 그래? 네가 사탕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사려다가 안 샀는데."
"뭐야~ 내가 사탕 안 좋아한다고 했지. 선물 싫다는 말은 안 했잖아. 우씨."
"아하! 그 뜻이야? 아, 미안미안. 남자는 단순해. 하나 생각하면 나머지 하나를 생각 못해."
"치!"

사탕보다 초콜릿이 더 맛있다고, 사탕은 별로라며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력 좋은 남자친구. 용케 그것을 또 기억하고서 정.말. 아무것도 사오지 않은 남자친구. (왜 그런 건 기억을 잘 하는 것이냐!-_-;;;)

솔직히 선물 하나에 울고 웃는 성격은 아니지만, 하필, 남자친구를 만난 그 곳. 코엑스 거리에는 왜 모두 하나 같이 사탕을 들고, 인형을 들고, 꽃을 들고 지나가는 여자가 왜 그리 많았던 건지...

나만 빼고!!! -_-

코엑스에 잔뜩 뭔가를 손에 들고 오가는 여자들을 보며 끝내 밀려오는 섭섭함을 참지 못하고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냈었습니다. 당시 이야기를 꺼낼 땐 고작 사탕 하나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니 너무 우스워 보이진 않을지 걱정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끝끝내 묵인하고 있었다면 저 또한 이 친구처럼 혼자 속앓이 하며 답답해 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아무리 연인 사이라지만, 무슨 초능력자도 아니고 (아, 이번에 개봉할 영화 너무 기대되는데요. 으흐흐흐)

내 남자친구는 초능력자? 응? -_-?

어쨌건,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연인 사이라 할 지라도 연인의 숨겨진 그 속마음까지 알 수는 없으니 말이죠.

남자와 여자, 서로의 다른 시각과 다른 판단으로 인해 다투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하지만 분명, 그 다른 점으로 인해 서로가 끌리는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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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1동 |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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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만능 엔터테이너이길 바랬던 나

만나면 항상 즐겁고, 재미있고, 내가 한 마디 하면 상대가 열 마디를 해 주니 대화하기 편하고. 서로가 한참 아웅다웅 사랑을 키워 나가는 연인 사이라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리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연애의 첫걸음을 뗀 후배에겐 그게 쉽지 않나 봅니다.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면 중간에 말이 갑자기 끊기는 순간이 있어. 언니네 커플도 그래? 순간 정적이랄까. 귀신이 그 순간 스윽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담 말이지. 왜 그런지 몰라. 한참 서로 이야기 나누다가 갑자기 그 순간에 놓이고 나면 후덜후덜거려. 갑자기 쏴해지는... 뭔지 알겠어?"
"크크. 알아."

후배의 귀신이 순간 스윽 지나가는 것 같다는 표현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의외로 이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연애 초반에 말이죠.

연애 초반, 상대가 개그맨이길, 가수이길 요구하다

저와 남자친구의 연애 초반을 떠올려 보면 주로 남자친구가 이야기를 주도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과묵하여 말이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의아해 하며 물다 보니 남자친구가 대답해 주더군요.

"너 앞이니까 그런거야. 너 앞에서만 그런거야. 나 말 잘 못해."

연애 초반엔 서로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개그 등과 같이 뭔가 다른 소재로 부터 이야깃거리를 찾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통화를 하다 어느 순간 정적이 흐르면 그 정적이 싫어 제가 먼저 "노래 불러줘!" 혹은 "재밌는 이야기 해줘!" 라며 이것저것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남자친구에게 정답을 듣고서도 말이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 너 앞이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너 앞에서만 그런거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재밌는 이야기 해 줘!"
"음. 냉장고에 잼 있어!"
"아...하...하...하... 울 집 냉장고엔 잼 없어! -_-"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연애 초반,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재밌는 이야기 해달라(개그맨을 사귀는 것도 아니고), 노래 불러 달라(가수를 사귀는 것도 아니고)와 같은 요구가 남자친구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친구는 저를 위해 만능엔터테이너가 되어 있어야 하는;;; 끄응- (미안해)

즐겁게 해줘서 즐거운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함께 있어도 즐거운 것

지금은 잘 압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즐거운 것은 즐겁게 해 주어서 즐거운 것이 아닌, 사랑하기에 함께 있어도 즐거운 것인데 말이죠.

"언니는 남자친구랑 거의 매일 만나고 거의 매일 통화하는데 할 말이 많아? 뭐가 그렇게 재밌어?"
"그러게. 거의 매일 통화하고 만나는데도 할 말이 많네. 통화 내용의 절반 이상은 지금 뭐해? 뭐하고 있었어? 밥 먹었어? 뭐 먹었어? 이건데 말야."
"근데 그게 재밌어?"
"아니. 꼭 재밌어야 웃어? 그냥 좋으니까 웃는거지."

상대가 재미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 더 크게 호응하고 웃어주면 되니까요. 사랑하니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먼저 크게 꺄르르 웃어주는 거죠. 웃다 보면 더 웃기고. 더 즐거워 지니 말입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진 만큼 서로에 대한 추억이 많아 지니 자연히 외부의 이야깃거리를 찾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이야깃거리만으로도 할 말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연애 초기에는 조그만 정적 조차 견디기 힘들었는데,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편안해 지니 그런 정적도 즐기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 상대 눈 빤히 쳐다보기(재미 붙이면 눈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손 잡고 만지작 거리기(상대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뭔가 하고픈 말을 쓰기도 했어요- 맞춰 보라는 식으로), 작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기(상대가 자연스레 따라 흥얼거리게끔)와 같은 행동을 자연스레 하게 되더군요.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 그 이상으로 익숙함이 자리잡게 되면 굳이 어떤 말을 주고 받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말 대신, 눈으로, 손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혹, 전화 통화를 하다 정적이 흐르는 듯 하면 그래도 여운을 남기며 계속 웃다가 "왜 자꾸 웃어?" 라는 질문에 "그냥. 좋아서." 라는 말 한 마디만 해줘도 서로의 마음이 와닿으니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연애 초반, 어느 순간의 정적.
연애 초반이기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정적이라 생각됩니다. 그 정적을 두려워할 필요도, 어색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상대가 먼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될 것을 기대하지 말고, 내가 때론 개그맨이 되기도 하고, 가수가 되기도 하며 먼저 웃음을 유도하는(먼저 정적을 깨는) 멋진 관객이 되어 꺄르르 웃어주는 건 어떨까요? ^^

"넌 그 점을 고쳐야 돼!" 애인을 내가 원하는대로?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말야. 그 마음 하나만으로 연애를 지속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아. 분명,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서로 너무 달라. 그래서 계속 싸우고 지치고. 정말 힘들어. 나 그만 둬야 할까봐."

계속 되는 싸움으로 지쳐가고 있다는 친구의 말. 사랑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며 그렁그렁 거리는 친구의 눈을 보니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 것 같더군요.

무슨 이유에서, 왜 그렇게 자주 싸우는지 궁금했습니다.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데 정말. 너무나도 소소한 것이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소소한 것으로 시작된 싸움이 소소한 것으로 끝날 수 있음에도 중간에 어김없이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말을 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말이 돼? 나한테 문제가 있대. 나보고 고치래. 아니,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 할 수 있어?"
"근데 나도 그랬어. 남자친구랑 다투면서 그런 말 실수 했었던 것 같아."
"너네도 그랬다구?"
"응. 너 그게 말이 되냐고. 너 그런 점 고치라고. 지적하면서 서로 상처를 줬던 것 같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

다름 아닌, "넌 그 점을 고쳐야 돼!" 라는 말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애 초기, 남자친구와 저 또한 그렇게 싸운 적이 있던터라 새삼 이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당시엔 정말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싸움이었는데 말이죠.

둘 다 너무 서로에 대해 몰랐고, 이해하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았던 시기였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불같았지만, 정작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맞춰주기를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빠가 나보다 나이 많은 오빠잖아. 좀 나한테 맞춰 주면 안돼?"
"그래도 내가 남잔데 날 믿고 날 좀 따라와 주면 안돼?"

눈물을 글썽이는 이 친구의 상황처럼 심지어 "우린 달라도 너무 달라! 우린 너무 안맞아!" 라며 이별의 문턱에 서 있기도 했습니다. 

그 문턱에 서 있었을 때, 남자친구가 붙잡아 주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음, 어제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큰 실수 한게 있어."
"뭐?"
"넌 너의 방식으로 지난 23년간을 살아왔고, 난 나의 방식으로 24년간을 살아왔어. 그러다 이렇게 우리가 만난 건데 우리 이제 고작 몇 개월을 만난 거잖아."
"그래서?"
"고작 이 몇 개월로 서로가 맞지 않다며 헤어지기엔 억울하지 않아?"
"음..."
"미안해. 나에게 맞춰 달라고 요구한 것도. 고치라고 지적한 것도. 난 널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건데, 널 내 방식 대로 바꾸려고 욕심부린 것 같아. 앞으로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할게."
"...나도 미안해. 나도 오빠한테 너무 나한테 맞춰 달라고만 했던 것 같아. 미안해. 고마워."

자칫 이별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그 찰라, 남자친구가 건넨 그 말은 제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그 덕분에 지금은 너무나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서로가 같은 집에서 자란 자매나 형제 조차도 서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며 싸우곤 하는데 하물며 그 긴 세월동안 각자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왔는데 그 짧은 만남으로 단번에 바뀔 수 있을까요? 우린 너무 달라! 라고 딱 잘라 그간의 만남을 정리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서로의 지난 세월을 이해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노하지 말라. 나 자신조차도 내가 원하는 존재가 되기 힘들다. - 윌리엄 해즐릿 -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은 커플의 대반전

"자, 남자친구와 연애 초기에 싸운 이유 5가지를 열거하시오" 라는 시험지를 받게 된다면 "아, 5가지도 너무 적은데 5가지 말고 10가지 정도로 더 써도 되요? 그럼 추가 점수 주시나요?" 라고 묻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대로 "최근 1년 이내 남자친구와 싸운 이유 5가지를 열거하시오"라는 시험지를 받게 된다면 반대로 "5가지는 너무 많아요. 연애 초기와 달리 싸운 횟수도 적은데다 이유도 한 두 개 정도뿐 인걸요?" 라고 되물을 것 같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연애 초기에는 서로를 좋아하는 그 감정 하나만으로 데이트를 하지만 그 와중에 마주하게 되는 이전엔 몰랐던 그의 모습과 '그녀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그녀의 다른 모습에 충격을 먹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래서 싸우는 횟수가 많아 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자연히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싸우는 횟수 또한 적어지게 되는 거죠. 5년 간 연애 하며 연애 횟수를 그래프로만 그린다 하더라도 1년~2년 사이에 몰려 있고 3년 이후로는 그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단순히 싸움의 횟수만 적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싸우는 이유 또한  연애 초기와 다르게 급격히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게임을 하다 하나하나 마스터 하고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기분 마저 듭니다. Clear!!! 예~~~에~~~!!! +_+ (응?) 

그런데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은 커플

개인적으로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을 볼 때면 존경어린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정말 그게 가능한가요?' 라며 말이죠. +_+ 

"부러워."
"뭐가?"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하는 커플."
"응? 그런 커플이 있어?"
"응. 놀랍지? 2년 연애하고 이번 달에 결혼해. 2년간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대. 완전 대박!"
"우와. 그러기 정말 쉽지 않은데…"

싸우는 커플을 볼 때마다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왜 싸우냐?" 라는 말로 알콩달콩한 애정을 자랑하며 주위 커플들을 고개 숙이게 하곤 했습니다.

연애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모태 솔로들의 완벽한 연애의 우상이기도 했고,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있는 저도 '어떻게 2년간 연애 하며 한번도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서로에게 꼭 맞는 천생연분인 걸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내심 연애 초기 티격태격 참 많이도 싸웠던 우리 커플을 되돌아 보게 되더군요.
그렇게 2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로 끝나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천생연분 커플, 왜 헤어졌을까?

그런데 1년 후인 오늘에서야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음.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마음이 맞지 않아 이별 혹은 이혼으로 이어지는 건 분명 그들만의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겠죠. 헌데, 정말 주위에서 모두가 '왜?' 라는 Question마크를 머릿속에 새겨 넣을 만큼 너무나도 소소한 단 하나의 이유로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실 하나에 모두가 크게 놀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맞벌이 생활을 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 연애를 할 때도 두 사람 모두 직장인 커플이었기에 결혼을 해도 비슷한 생활을 예측하고 결혼했으리라 생각하지만 집안살림 배분이 문제가 되었나 봅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러니 오늘 하루만 설거지를 해주면 안되냐고 묻는 여자. 그리고 '넌 교사여서 4시면 집에 칼퇴근 해서 돌아오는데 난 직장생활 정말 힘들다. 넌 나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다' 라며 설거지를 절대 할 수 없다고 일관하는 남자.

그런 티격 태격 싸움 중 결정적인 남자의 한 마디.

"내가 너 하나 맞춰 주려고 연애하면서 얼마나 애썼는데 결혼하고 이것 하나 못해주냐?"

전 이 말을 듣고 뭔가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정말 천생연분이라며 서로 너무나도 잘 맞는다고 부러워했는데 '내가 너 하나 맞춰 주려고 연애 하며 얼마나 애썼는지 아냐?' 는 표현에서 정말 연애는 서로의 다른 부분을 맞춰 가고 보듬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은 불씨가 큰 불씨로 번지는 건 순식간!

애초 서로가 100% 쿵짝이 잘 맞아서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맞춰 주고 참아서 싸움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전혀 부러워 할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그야말로 완벽한 연애라며 손가락을 치켜 세우던 커플. 2년간 단 한번의 싸움 없이 결혼에 골인 한 후, 단 1년만에 잦은 싸움으로 뒤돌아 선 커플.

역시, 연애는 일방이 하는 것이 아닌 쌍방이 하는 것인가 봅니다. 
연인 사이, 싸우는 것이 싫어 한 사람이 한번 물러 설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일방 한 사람이 자꾸 뒤돌아 물러 서다보면 그 사람은 지칠 수 밖에 없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챌 기회 조차 없이 끝나 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 한번의 싸움 없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연인 사이의 다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그 싸움도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작은 불씨니까 상관없어' 라며 매번 무시하기 보다는, 작은 불씨일 때 그것을 빨리 알아 차리고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더 커져서 수습하기 힘들어지기 전에 대응하고 앞으로 그런 불씨가 생기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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