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

"너가 편해서 너무 좋아."


한 때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싫어했던 말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은 이전만큼 싫어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썩 좋아하는 말은 아닌데 말이죠. 헌데 의외로 많은 남자분들이 이와 같은 말을 여자분들에게 자주 하는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데 나한테 '너가 편해서 좋아' 라고 말하는거 있지?"

"아, 그래?"

"그냥 편하다는 말인걸까? 아님,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가족처럼 느껴진다는 걸까? 기분 참 별로네."

"그 기분 알 것 같다. 너가 왜 그러는지..."


연애 초기, 연애차 3개월에 접어드는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들은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표현에 속이 상한다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너랑 있으면 참 편해! 쏘-쿨-

침대 위 이 남자, 정말 편안해 보이는군요 / @Elizaveta Galitckaia / 셔터스톡


솔직히 저 또한 남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눈치 없는 남자친구, 무려 연애 한 지 한 달만에 그 이야기를 꺼내 마음 속으로 씩씩 거리곤 했는데 말이죠.


연애 초기, "나 어디가 좋아?" 라는 질문에 "예쁘고, 똑똑하고, 착하고..." 라며 과한 칭찬으로 절 기분 좋게 하는 듯 하더니 마지막, "그래도 역시 너무 편해서 좋아." 라는 말에 들떴던 마음이  확 가라앉아 버렸었죠. 


"난 너가 편해" 라는 말, 물론 여자쪽에서 관심없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뭐, 그런가보지' 라며 웃어 넘길 수 있지만 여자쪽에서 관심있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자칫 그 의미를 왜곡하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편해' 가 아닌, '난 너와 함께 있어도 떨리지 않아. 난 너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라는 의미로 해석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여자로 보이고 싶은데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 흐규흐규

내가 여자로 안느껴져? / @Mohannad Al-nahlawi / 셔터스톡


연애 초기 "너가 너무 편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악물고, '두고봐. 내가 긴장감을 배로 안겨주지' 라는 괜한 생각을 하며 평소 잘 하지 않던, 저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서는 매우 도도한 척(어울리지도 않는) 하며 그의 앞에서 말을 아끼곤 했습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기분이 안좋아?"

"아니..."

"근데, 갑자기 왜 그렇게 말이 없어?"

"아니, 뭐..."


한참동안을 그렇게 남자친구에게 긴장감을 안겨 주기 위해 애를 썼는데 말이죠. 


'이래도 내가 편해? 이래도?' 


결국, 눈치 없는 남자친구, 제가 왜 그러는지 영문도 모른 채 무슨 일이냐며 거듭 묻는 통에 제가 제 풀에 꺾여 도도 모드를 접고 다시 이전처럼 수다쟁이 아가씨로 돌아왔지만 말이죠. 


장기간 연애를 하면서 듣게 되는 '너가 너무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충분하지만(남자친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충분한 연애 기간이기 때문에) 아직 연애 초기, 혹은 본격적인 연애 시작 전 단계인 상태에서 듣는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자칫 여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여동생이나 누나처럼 그저 편한 가족으로 느껴진다는건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남자를 향해 설레임을 갖고 있는 여자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거죠. (확실히 남자보다 여자의 설레임이 한 발 늦고 조금 더 천천히 진행되는 듯 합니다)


여자 입장에선 남자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고, 남자 입장에선 여자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편하다는 말보다는 떨린다는 말을두근두근

당신, 아직도 날 보면 두근거리나요? / @SewCream / 셔터스톡


+덧붙임) 버섯의 솔직한 속마음 : 

머리로는 이렇게 잘 이해하고 있지만 결혼한 신랑에게 조차 더 예뻐 보이고 싶고, 떨림과 설렘을 줄 수 있는 여자로 보이고 싶어요. '편해서 좋아' 라는 말은 결혼하고 나서도 최대한~ 늦게~ 듣고 싶은 말이에요.


'나쁜 남자' 되려다 '나쁜 놈'은 되지 말자

연애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철없던 10대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드라마에 푹 빠져서는 '나쁜 남자'에 열광하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끝난 '나쁜 남자' 드라마를 보면서도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땐, 그저 훈훈해서;;; 쿨럭;)

"역시, 저게 매력이거든! 꺅!"

기본적으로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까칠한 듯 하지만 뒤돌아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남몰래 감싸 안아주고 위해 주는 모습. 무뚝뚝한 듯 하지만 드물게 드러나는 자상함이 여심을 제대로 휘어잡더군요. 와우!

그렇게 철 없던 때에는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법한 그런 매력을 가진 남자를 이상형으로 그리며 두근거려 했습니다.

정작 저에게 한없이 베푸는 남자보다는 까칠하고 무뚝뚝한 남자를 보며 묘한 매력을 느낀 것 같습니다.

드라마 속 나쁜 남자와 현실 속 나쁜 남자와의 괴리감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그런 드라마 속 나쁜 남자의 매력을 지닌 남자를 현실 속에서 찾기란 쉽지 않더군요. 제가 나쁜 남자에 환호한 이유는 정말 나쁜 남자가 아닌, 나쁜 남자처럼 여자를 끌어줄 수 있는 리더십이 있으면서도 단호할 땐 단호하고 우유부단 하지 않아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그토록 좋아한 것인데 말이죠.

현실 속 나쁜 남자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저 지극히 이기적이며 계산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든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자를 버리고 냉정하게 뒤돌아서 가는 인물. 

보통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어떠한 부분이 틀어지거나 맞지 않으면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 가려 하거나 조금씩 배려 하며 맞춰 가지만 현실 속 나쁜 남자는 그런 부분이 쏙! 빠져 있는 거죠. 왜? 언제든지 뒤돌아 서서 자신의 구미에 맞는 다른 여자를 찾으면 되니 말입니다.

나쁜 남자를 만나 후에 그렇게 버림을 받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상처 받지 않고, 자신이 그를 한없이 감싸 안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은 지속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결국 자신만 큰 수렁에 빠뜨린 채 끝나버리는 게 당연한 것임을 경험하고서야 깨닫게 되더군요.

"쯧쯧. 네가 나쁜 남자를 만나봐야 네가 정신 차릴 거다." 라던 선배 언니 말이 그대로 제 마음을 꿰뚫고 지나갔습니다. 지나고 나서 후회해 봐야 무슨 소용일 까요.

다만, 그런 경험이 있은 후에야 제대로 된 안목으로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저 외모가 번지르르하다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전부인 냥 판단하기 이전에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별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마라. 더 나은 사랑을 얻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제 넌 더 너에게 맞는 안목을 갖게 될 테니." 라고 이야기 하던 한 교수님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자들이 환호하는 '나쁜 남자'가 되겠다구?

"여자들은 왜 나쁜 남자 좋아하냐?" 라는 남자 동기의 질문에 "모든 여자가 나쁜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편견은 버려!" 라고 대답하고 나니 그래도 대다수의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자신은 나쁜 남자가 되고 싶다며 이야기를 하더군요.

"나 이제 좀 거칠게 나갈려구. 역시 남자는 박력이지!"
"헐..."

트위터를 하다 보면 좋은 글귀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럼 그런 좋은 글귀가 눈에 띄면 망설임없이 Favorit에 등록을 하고 RT를 하여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곤 하는데요. 제가 최근에 본 글귀 중 하나가 생각납니다.


유희열은 결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 하십시오.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은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연애, 또한 결혼과 마찬가지로 상대를 만나고 그저 일순간을 즐기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면(적어도 연애가 결혼으로 향해 가는 한 과정으로 본다면) 이를 명심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과연, 자신의 모습을 상대가 좋아하는 '나쁜 남자'의 탈을 쓰고 여자에게 다가간다하더라도 그 연극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요?

연애를 위해 노력은 필요하지만, 연애를 위해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연극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 아닐까요?

그저 자신만의 매력을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그런 부분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 주위에 예쁘게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자신의 남자친구를 향해 '내 남자친구는 나쁜 남자야!' 라고 말하는 친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쁜 놈!' 이라고 외치는 경우는 좀 봤는데 말이죠. -_- 
'나쁜 남자' 되려다 '나쁜 놈'이 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쩝; 



연애중, 잦은 사과가 독이 될 수 있는 이유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싸워보기도 했고, 정말 위태로운 상황을 모면하기도 여러 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의 크기와 믿음의 크기가 비례해서 커져 가면서 딱히 싸울 거리가 없을뿐더러 혹 싸우게 된다 하더라도 바로 서로에게 사과를 하곤 합니다.

연애 초반엔 싸운 횟수와 비례해서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한 횟수만 해도 어마어마했던 것 같은데요. 하지만 연애를 하는 사이, 싸우게 되면 내뱉게 되는 이 미안하다는 말도 자주 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알고 계신가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하나. 잦은 사과는 잘못된 행동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일단,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할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 소소한 것이 싸움으로 이어지는 사랑싸움이 있는 가 하면 정말 받아 들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게 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이러하죠.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하거나 그런 상황에서도 밥 먹듯이 하는 거짓말. 약속을 잡았음에도 이런 저런 거짓말로 둘러 대고 약속을 파기하고선 게임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게 된 경우. 나이트클럽에서 다른 남자들과 무리 지어 나오는 여자친구를 목격한 경우 등 말이죠. 사랑한다는 이유로 감싸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안해. 직장 동료들과 가는 거라 어쩔 수 없었어.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한번으로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또 다시 "미안. 진짜. 이번 만 봐줘. 다음엔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리고 또 다음엔 "아, 내가 미쳤었나 봐.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와 같은 상황. 한 번의 사과가 다음 번에 또 한 번, 그 다음에 또 한번, 또 한번 그렇게 같은 이유로, 같은 상황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당연히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지치는 것이 당연하죠.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그저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 줄 수 있는 부처도 아니고, 끝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하나님도 아닌, 사람이니 말입니다.

"어이, 난 부처가 아니야"

매번 거듭되는 똑 같은 상황과 아무리 극적인 상황이라 할지라도 계속 반복되면 식상하기 마련입니다. 자연스레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여자건, 남자건 지금 당장의 사랑보다 앞으로의 사랑을 걱정하며 망설이게 되겠죠.

"미안해", "괜찮아" 라는 익숙한 패턴의 반복 횟수와 비례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배신감과 실망감은 쌓이고 사랑에 대한 애틋함은 줄어들게 됩니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애당초 일방적으로 사과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죠?

둘. 주관이 없고 줏대가 없어 보인다

솔직히 저도 그렇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주관이 뚜렷한 남자를 더 좋아하지, 자신의 주관 없이 이리 저리 휘둘리는 듯한 우유부단한 남자에게는 크게 끌리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두고 흔히들 '남자 답지 못해!' 라는 말을 하기도 하죠.

고집불통, 자신의 말만 맞다고 우기는 남자도 별로이지만 반대로 뚜렷한 주관 없이 팔랑귀를 가져 이리 저리 주위의 반응에 따라 흔들리는 남자를 보면 남자이기 이전에 동생이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작 나이는 위라 할지라도 말이죠)

'미안하다'는 말. 거듭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정말 미안해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으레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그 소심함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사과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대체 나한테 미안한 게 왜 그렇게 많은 지 모르겠어."
"왜? 무슨 일이야?"
"회식 중이어서 전화 받기 곤란해서 못 받은 건데 다음날 전화 와서 따지길래, 회식 중이었다고 이해 못해주냐고 했더니 그 말 듣기가 무섭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지. 그런데 이런 어이 없는 상황이 처음이 아니야."
"남자가 조금 소심한 편 인가보다."
"정말 사과할 일도 아닌데 혼자 소심하게 그런다니까. 한 두 번도 아니고 어떨 땐 정말 답답해."

차라리 그 상황에서 미안하다고 바로 응하기 보다 "밤 늦은 시각이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서 걱정했다"고 이야기 해도 되는 것을 여자의 말 한마디가 끝나기 무섭게 곧이어 미안하다고 응하는 남자를 보자니 여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 이 남자, 착한 건지, 멍청한 건지 고민하게 되는 거죠.

반대로 여자 또한 남자에게 시도 때도 없이 소소한 것에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남자 입장에서는 그런 여자를 감싸주고 헤아리려 하다가도 반복되는 상황 앞에 자연스레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남자가 바람이 나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여자가 화를 내야 할 상황임에도 남자가 떠나갈 것이 두려워 하고픈 말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도 보게 되죠. 정작 미안해 해야 할 사람은 남자임에도 여자가 남자 앞에서 울고 불며 자신이 더 잘할테니 미안해. 돌아와. 라고 이야기를 하면 이미 그 사랑은. GAME OVER!!!

아무리 사랑한다는 말로 포장한다 하더라도 결국,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선행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셋. 건성 건성, 진짜 미안한 게 맞는지?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더라도 내뱉는 이의 표정과 말투에 따라 미안하다는 말이 오히려 반대의 의미를 내포하여 표현되기도 합니다.

"아, 진짜. 그만해. 미안하다고 했잖아. 미안하다니까!"

서로 대화를 하고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대화를 뚝 끊어버리는 듯 내뱉는 '미안하다'는 말은 누가 봐도 사과가 아닌 그저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구실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미안하다는 말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허무한 말일 뿐이죠. 그저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내뱉는 미안하다는 말은 비겁할 뿐입니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의미없는 사과는 오히려 싸움을 더 키울 뿐이고, 서로의 관계를 더욱 틀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역시, 제일 좋은 건 연애를 하면서 먼저 미안해 해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한데 말이죠. 아,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보니 -_-;;; 끄응-

사랑한다는 말도 상황과 때에 맞춰 하는 것이 더 달달하듯, 미안하다는 말도 상황에 맞춰 하는 것이 빛나는 연애를 위한 하나의 팁인 듯 합니다. ^^

관심과 집착, 그 미묘한 경계선

"오빠, 어디야?"
"집"
"오늘도 지훈이 오빠 만났어?"
"아니. 걔 출장 갔잖아."
"아, 응. 만약, 지훈이 오빠 1년 넘게 출장가면 오빠 막 서운해서 울겠다. 그치? 같이 게임 못해서. 하하. 만약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뭐? 야, 너 이상하다. 내가 걔 출장가는데 왜 울어? 그리고 내가 너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 내가 우는지 안우는지 왜 그렇게 집착해?"
"뭐? 난 그냥 물어본 거잖아."
"너 너무 하다고 생각안하냐? 무슨 병 걸렸냐? 의부증이냐?"
"헐…"

농담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커플. 갑작스레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더니 한 쪽에선 관심이라 말하고, 한 쪽에선 집착이라 말하고.
끝내 의부증이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여자도 화가 나서 어줍잖게 통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왜 의부증이며 집착이며 구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여자 입장에선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가 흘러 나온 것을 보아 남자  쪽에서 뭔가 계속 담아 오다가 폭발한 경우인 듯 한데요. 경우는 2가지겠죠. 정말 한쪽(여자)의 관심의 정도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려 상대쪽(남자)에서 이를 견디다 못해 욱해서 터뜨렸거나, 또는 그야말로 단순 다른 한쪽(남자)의 마음이 시들해 졌거나.

"너, 근데 너 뜬금없이 지훈이 오빠 이야기는 왜 했어?"
"요즘엔 나 보다 지훈이오빠랑 더 자주 연락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장난 삼아서."
"음"
"그래도 내가 1년 넘게 출장가면 울어야 되냐고 화내며 이야기 한게 더 황당하지 않아? 의부증이래. 나한테."
"음, 그러게"

친구의 이야기를 곰곰이 들으며 전 어디까지나 제 3자의 입장이다 보니 친구의 결정에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어디야?"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어디?"
"지하철 안"
"지하철 안, 어디?"
"2호선, 이제 성수역 지나."
"하하. 응. 보고 싶다."

"어디야?"
"친구들 만나러 가."
"친구 누구? 남자? 여자?"
"여자친구들."
"하하. 응. 재미있게 놀고, 헤어지면 전화해."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위 상황 또한 집착이라 말하고, 누군가의 시각으로 봤을 땐 관심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받아 들이는 쪽이나 건네는 쪽이나 집착이나 구속이라 느끼지 못한다면 제 3자의 시각은 무의미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제 3자가 아닌 연애를 하는 당사자가 어떻게 느끼냐의 차이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이 있죠. 바로 다름 아닌 대화입니다. 연애에 있어 어떠한 상황에서건 침착하게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죠. 그런데 그녀는 '헤어짐'을 결심했습니다.

연애는 일방이 아닌, 양방입니다. 연애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받거나 주는 것이 아닌, 서로가 대화하고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입니다. 헌데,
이 남자친구의 극단적인 표현에 여자친구도 꽤나 큰 상처를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헤어짐을 결심한 거겠죠.

연인 사이, 이렇건 저렇건 극단적인 표현은 최악의 결과를 낫기 마련이죠. 남자친구 쪽에서 그러한 느낌(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을 받았을 때 극단적으로 간섭, 구속, 집착과 같은 직적접인 표현을 하며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 보다 먼저 부드럽게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연애, 일방이 아닌 양방이 하는 것이기에... 감정에 치우쳐 극단적인 표현을 내세우기 이전에 다시금 자연스레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애의 만능통치약, 역시 대화만한 것이 없죠?

+ 덧) 누군가에겐 '집착'이 될 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한 '관심'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구속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꺼내 헤어지고서는 막상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과거의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남자도 있으니 말이죠.
"난 내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간섭하고 구속하려 들지 말라고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러다 헤어졌지. 헤어질 때 얼마나 홀가분 했는지... 그런데 지나고 나니 정말 좋은 여자를 내 손으로 걷어 찬 것만 같아."
"무슨 말이야?"
"지나고 나니 후회된다는거지. 헤어지고 나니 '아차' 싶더라. 돌이켜 보면 그 여자가 집착한게 아니라 내가 변한거였어. 내가 다른 일에 빠져서는 이전만큼 그 여자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졌었나봐. 엄청 후회돼. 지나고 나니 그만한 여자가 없어. 다들 계산적이고 자기 챙기기 바쁜데 말이야. 그렇게 날 걱정해 주고 챙겨주던 여자를..."
"연애를 하며 관심이 집착이 되기도, 누군가에겐 구속이 되기도... 참. 어렵구나. 너에게도 더 좋은 여자친구 생기겠지. 그 땐, 놓치고 나서 후회하지마."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이런 저런 소식을 듣게 됩니다. "정말? 진짜? 헉! 설마!" 하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 상황부터 시작하여 "대단하다! 멋져!" 라고 절로 박수 치게 되는 상황까지 말이죠.

저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 그리고 병원에서 연구직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들, 교사, 공무원인 친구들, 국회의원 비서로 있는 친구에 이르기까지… 친구들은 각자 선택한 길에 서서 접하게 되는 '사랑'과 '결혼' 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곤 합니다.

한번에 다 소개하긴 힘들 것 같고, 대기업 관리직에 속해 있는 한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우리 회사 영업부장님이 영업사원들 이끌고 오렌지 오픈했다고 다녀오셨어."
"그게 무슨 말이야? 오렌지?"
"새로 오픈한 안마시술소래."
"헐! 거길 왜 가?"
"고객 접대용. 미리 괜찮은지 아닌지 파악해야 된다고 영업사원들 이끌고 나간 거지. 솔직히 부장님이 먼저 가자고 하는데 어느 누가 가기 싫다고 내빼겠어?"
"고객 접대? 접대를 그런 곳에서 해?"
"뭘 새삼스레 놀래고 그래? 알면서."
"룸은 알지만, 안마시술소까지? 후덜덜인걸?"
"나도 처음엔 몰랐어. 나도 오렌지가 뭔지 너무 궁금해서 따로 동기한테 물어봤지."

부장이 선도하여 영업사원들을 이끌고 안마방으로?! 이런 이야기를 접하게 될 때면 온몸이 쭈뼛거리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무섭지 않아? 결혼한 내 남편도 예외가 아니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친구 말대로 결혼해서 내 남편이 그런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아찔해 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또 반대로 남자 입장에서는 내 아내가 그런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도 접하다 보니 '결혼'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어? 이게 뭐예요?"
"수정이가 붙여 준거"
"어머나! 너무 귀여운데요?"

회사에서 지급해준 1주일도 되지 않은 새 스마트폰에 요술공주 샐리, 리본, 반짝이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차장님께 여쭤보니 딸 아이가 붙여 줬다며 예쁘지 않냐고 보여주는 마흔이 훌쩍 넘은 차장님의 모습에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되더군요.
컴퓨터 바탕화면이며 화면보호기 마저 예쁜 딸아이의 사진과 아내의 사진으로 설정해 두고 말이죠.

이전엔 연말 회식으로 홍대에 위치한 한 바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도 차장님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섹시한 차림의 바 여종업원이 다가와 "초콜릿 드세요"라며 살랑거리는 눈빛과 함께 건네는 초콜릿을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남자 직원들이 여종업원이 멋쩍을거라며 덥썩 덥썩 받아 먹는데 그 와중에 딱 잘라 "초콜릿 싫어합니다." 라고 거절하고선, 여종업원이 앉을 자리가 없어 그 좁은 소파 사이로 슬금슬금 옆자리에 앉으려 하자 '벌떡' 일어나 창가에 걸터 앉으시는 모습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정말 멋진 분이다!' 를 외쳤습니다.

"와이프와 애기가 친정에 가 있다네요. 아, 난 오늘부터 진정한 휴가다! 금요일이니까 오늘 한 잔 해야죠?"
"아, 난 오늘 집에 일찍 가려구요. 내일부터 애기가 방학인데 같이 놀러 가기로 했거든요. 짐도 같이 싸야 되고."

와이프와 애기가 친정에 가 있다고 진정한 휴가라며 '올레!'를 외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애기가 방학이라 모처럼 가족끼리 여행가기로 했다며 싱글벙글 웃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신혼처럼 아내를 사랑하고, 딸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볼 때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500원짜리만 1년 동안 매일매일 빨간 돼지저금통에 넣어 와이프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자식에게 매일 매일 500원을 저축하면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진 선물을 해 줄 수 있단다- 라며 저축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시던 멋진 아빠도 있구요. 그야말로 멋진 남편이자, 멋진 아빠죠!  

어째서인지 요즘 드라마만 보더라도 결혼 후, 10년만 지나도 아니, 5년만 지나도 사랑이 식고, 가족애가 시들해 지는 것처럼 표현되고 주위 이야기를 들어도 좋은 이야기 보다 나쁜 이야기를 자주 접하다 보니 '결혼'에 대한 나쁜 생각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좋을 때는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죠. 사람은 좋았던 기억보다 지금 당장 나쁜 상황을 먼저 떠올리고 이야기 하게 되니 말입니다)

결혼에 대한 좋은 이야기보다 나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다 보니 결혼 하기도 전에 '결혼'은 하면 후회하는 건가봐- 라는 생각마저 갖게 되는 듯 합니다. 막상 주위를 둘러 보면 너무나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고 있고 10년이 넘어도 20년이 넘어도 여전히 감히 침범할 수 없는 단단한 사랑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말이죠.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해' 가 아닌. '너, 결혼 하지 않으면 후회할걸~?' 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덧) 자자, 결혼하셔서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시는 분들, 댓글 많이 많이 달아 주세요. '결혼하니 너무 좋아요!' 라고 말이죠. (이랬는데 또 후회한다는 댓글이 많으면 어떡해 ㅠ_ㅠ 으허헝...)

연애, 쉽지만은 않아

"여자친구가 연락을 안받아."
"왜?"

한참 같은 과 여자 동기와 잘 되어 간다던 후배녀석이 어느 날, 여자친구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서로 일명, 밀고 당기기를 하며 눈치만 보다가 겨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제대로 된 둘만의 첫 데이트를 하게 된 거죠. 극장 앞에서 보기로 하고선 여자친구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여자친구가 평소와 사뭇 다른 패션으로 걸어 오는 것입니다.

항상 학교에서는 바지만 입던 여자친구가 무릎 길이 정도의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고 걸어 오는 것을 보곤 순간, 온 몸이 굳어 버렸답니다. 얼굴이야 원래 뽀얗고 예뻤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나풀거리는 치마 아래로 드러낸 뽀오얀 다리가 너무 돋보여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다리로 시선이 가더라는 거죠. (흥, 늑대)

그 와중에, 만나자 마자 여자친구에게 한 말이.

"어? 너 왜 치마 입고 왔어? 치마 안어울려."

라는 치명적인 말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
"아니, 너 평소에 즐겨 입는 바지 있잖아. 치마보다 그 바지가 훨씬 나아."
"…"

어쩌자고 그런 말실수를… -_-;;

"누나, 난 절대 나쁜 의도로 한 말이 아니거든. 아니, 주위 다른 남자애들도 많이 있는데 치마를 입고 오니까 완전 황당한 거야. 진짜 주위 시선이 느껴졌다니까."
"너가 자주 하는 말 있잖아."
"뭐?"
"말을 해야 알지, 말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남자가 그 마음을 아냐고. 근데, 지금 너가 딱 그 경우인데? 말을 하려거든 제대로 말을 했어야지. 왜 그렇게 돌려서 말했어? 그냥, 너 오늘 치마 입으니까 참 예쁘다, 근데, 다른 남자들이 너의 예쁜 다리를 자꾸 훔쳐보니까 속상하네. 이렇게."
"아, 누나. 어떻게… 남자가 쪽팔리게…"
"헐! -_-"

좀처럼 치마를 입지 않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예뻐 보이고 싶어 치마를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하고 왔는데 기대했던 "너 오늘 참 예쁘다" 라는 말은 못해줄 망정, 뜬금없이 "왜 치마 입고 나왔어? 치마 안어울려." 라는 말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여자 입장에선 충분히 오해할 만한 말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제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의 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라고 말이죠. 헌데, 종종 말 하나를 들으면 그 말하나를 물고 늘어져 확대 해석하고 부풀리 게 되더군요.

"아, 피곤하다."
"뭐야? 나랑 같이 있는데 피곤하다구?"
"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 회사일이 진짜 많았거든."
"흥"
"너 또 확대해석하고 있지?"

데이트를 하고 있는 와중에 남자친구가 내뱉은 피곤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나랑 같이 있는데 피곤하다구?' '나랑 데이트하는데 피곤하다니!' '아무리 일이 많았어도 어떻게 피곤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라며 평소에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가 팽팽 잘도 돌아갑니다. 그 말 한마디를 듣고서는 그 의미를 확장하고 확장하여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그 폭을 넓혀 가는 듯 합니다. 연애 초기에는 그렇게 조그만 말 한마디에도 과민 반응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남자친구의 말투나 스타일을 파악하게 되니 나중에서야 그러한 오해는 사라지긴 했지만 말이죠.

아마 그 여자친구분도 "왜 치마 입고 왔어? 치마 안어울려." 라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인 것이 아니라 "치마 입고 오지 말지. 왜 치마 입고 왔어?" "너 다리 못생겼다" "너 오늘 예쁘지 않다" 등으로 확대 해석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첫 데이트였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단단히 토라진 그녀의 마음.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정말 답이 없는 거죠.

"너 조심해. 여자친구 마음 제대로 풀어 주지 않으면 다시는 여자친구 치마 입은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몰라."
"누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쩜 그런 저주를…"
"진짠데... 하하. 여자친구한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기분 풀어줘."

여우 같은 아내와 결혼 하여 아직까지 알콩달콩 연애하는 기분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하시던 한 분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와이프랑 결혼하고 신혼 초기에 첫 번째로 만들어준 반찬이 잡채였는데 생각보다 맛이 별로인 거지."
"그래서요?"
"아, 이거 아무래도 맛이 별로라고 어떻게 2시간이나 걸려 만든 잡채 맛이 이럴 수가 있냐고 말해줬지."
"헉! 여자는 그런 말에 상처 받는데…"
"응. 그 땐 몰랐지. 그런데 더 무서운 건, 그 이후로 밥상에서 더 이상 잡채를 볼 수 없다는 거야."
"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야. 언제쯤 아내가 만들어준 잡채를 다시 먹을 수 있을까? -_-;;;"

남자와 여자, 심리나 행동에 있어 차이가 있다 보니 자칫 그 때문에 오해를 하게 되고 다투게 되는 경우가 있는 듯 합니다. 때로는 솔직함이, 때로는 솔직하지 않은 것이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니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도 연애를 하고 있지만, 연애, 참 쉽지만은 않습니다. +_+

그래도 연애를 하면 참 행복합니다. ^^ (테러 당하면 안되는데...)

나의 사랑, 두 마음 앞에서 울다

남자친구와 함께 만나 데이트를 할 때면 각자의 집 중간 지점에서 만나 데이트를 합니다. 서로 직장인이고 다음날 출근을 하다 보니 평일에 만날 때면 서로가 집으로 돌아가기 좋도록 중간지점에서 만나 헤어지는 거죠. (연애 초기에는 남자친구가 집 앞까지 항상 데려다 주곤 했습니다.) 실로,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저한테 누군가가 남자친구를 매일 같이 집 앞에 데려다 주라고 한다면, (긁적긁적)...
요즘은 서로 집까지 가는 동안 통화를 합니다. 그렇게 만나고도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 와중에 종종 남자친구의 팔을 붙들고 "반만 데려다 주면 안돼?" 라고 내뱉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혼자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좀 더 같이 있고 싶어서라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죠.

문득, 몇 년 전 연애 초기, 남자친구가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가 갑작스레 어머니를 마주한 일이 있었습니다. 본인 차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로 오가며 데려다 주던 남자친구. 그저 지하철로 데려다 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넘치고 넘치는데,

"차라도 있으면 편하게 데려다 줄 텐데…" 라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시큰해져서는 살포시 안아주었습니다. 헌데, 그 모습을 드라마 속의 한 장면처럼 어머니와 동생이 뒤에서 목격한 거죠.

순간 온 몸이 빳빳하게 굳는 듯 했고, 표정은 이미 넋이 반은 나간 표정이었을 겁니다.


"왜 그래?"
"헉…"

연애의 '연'자도 모르고 남자의 '남'자도 모르며 공부 밖에 모르는 완전 어리버리 순진한 꼬맹이라고만 생각하셨을 터, 어머니가 받은 충격은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대로 아무런 말씀 없이 분명히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쌩 들어가시더군요.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모습 중, 이런 모습을 보여 주게 된 건지 속상하기도 했고 그래도 이제는 나도 연애하고 있어요, 라는 것을 밝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결코 적은 나이도 아니니 말입니다.


문제는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의 반응이었습니다.

"뭐 하는 애냐?" "집이 어딘데?" "학생이냐?" "회사 어디 다니는데?" "설마 결혼하려고?"

머리로는 분명 어머니를 이해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어머니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할 때마다 어머니의 표정은 굳어지셨고, 전 제 나름대로 갑갑해져서는 속이 까맣게 타 들어 갔습니다.

힘들게 키운 딸, 보다 좋은 남자 만나서 고생하지 않고 시집 잘 보내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질문을 받을수록 제 사랑이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랑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고 현실적인 조건이라는 잣대 속에 판단된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집 앞에서 이렇게 황당하게 마주하여 엉겁결에 남자친구와 어머니의 첫 대면이 된 것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좀 더 제대로 된 자리에서 마주보고 인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후에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와 집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본인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며 "돈 많이 벌어야지!"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분명 기뻐해야 할 것 같은데 눈물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도 잘 알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하는 남자친구의 마음도 너무나 잘 압니다.

사랑하는 딸 아이가 조금은 덜 고생했으면 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좀 더 아껴주고 싶은 마음.

두 마음 사이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문득, 그 때의 일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덕분에, 무척 울적한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ㅠ_ㅠ) 

이제는 그저 조용히 저의 연애를 지켜 보고 계시는 어머니. 그리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남자친구.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두 사람...

남자친구의 숨겨진 속사정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친구와 4년 넘게 연애를 해 오면서 한 때는 나름 남자친구의 속마음은 이제 웬만큼 간파할 수 있다며 자신했었습니다. 아주 잠깐 동안 말이죠. 여전히 남자친구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싶었는데 남자친구가 제게 한 말이네요. '아직 너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어.' 라고 말입니다.)

연애 초기에는 제가 직장인이고, 남자친구가 취직 전이었던 터라 데이트 비용의 대부분을 제가 부담했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주위에서 남자친구와의 사랑도 좋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현실적으로 당장 헤어지라는 말을 수십번은 넘게 들은 것 같습니다. ㅠ_ㅠ

그리고 남자친구가 직장인이 되고 나니 자연스레 연애 초기와 달리 남자친구가 부담하는 데이트 비용이 많아지더군요.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이 출동하여 저에게 '남성인권을 보장해 달라! 왜 남자친구가 부담하는 데이트 비용이 나날이 많아 지는 것이냐!' 라고 따져 물어도 딱히 마땅한 핑계거리는 없습니다. -_-;; 죄송해요.

데이트를 하면 워낙 먹성 좋은 커플이다 보니 늘 자연스레 식당으로 향하는 듯 합니다. '저녁 메뉴 돈까스 어때?' '콜!' 을 외치며 그 날도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지갑을 꺼내 들었고 전 자연스레 그런 남자친구를 향해 "오빠, 고마워. 잘 먹었어. 다음에 내가 살게." 라며 샤방샤방 미소를 날렸습니다.

전 그렇게 식당 밖으로 나가 유리문 앞에 서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는데 한참 동안 계산대 앞에서 멈칫해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습니다.

"오빠, 왜 그래?"
"카드 마그네틱이 손상된 것 같은데요? 다른 카드 없어요?"

'왜 그러냐'는 저의 물음에 남자친구가 답변 하기도 전에 계산대에 있던 여자분이 마그네틱이 손상된 것 같다며 대답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신용카드 사용을 꺼려 하다 보니 유일하게 지갑에 있는 한 장의 신용카드는 마그네틱이 손상되어 결제가 어렵고, 현금으로 결제 하려니 실제 나온 금액에 비해 지갑에 든 현금이 적어 남자친구가 순간 당황했었나 봅니다.

"왜? 카드가 안돼? 잠깐만."

제가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를 하고 나오는데 남자친구의 표정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남자친구를 한참 빤히 보고 있으니,

"아, 미안… 카드가 왜 안 되지…"

머쓱해 하며 내뱉는 남자친구의 그 한마디가 순간, 뭐랄까.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미안해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해 지더군요.

곧이어 계산대에 있던 아가씨가 사람 무안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며 괜히 잘못 없는 계산대 아가씨를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다 그 아가씨 때문이다!' 라며…

"오빠 카드가 마그네틱 손상된 거 맞나 봐."
"아, 그러게. 미안. 카드가 말썽이네.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게. 가자."

음,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친구 앞이기 때문에? 오빠이기 때문에? 정확히는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어설프게나마 남자친구의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여자친구가 있는 앞에서 그런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머쓱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동일한 상황에 처한다면 전 조금의 말성임 없이 "오빠, 카드가 이상해! 카드가 안돼!" 라며 남자친구의 도움을 서슴없이 청했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그 상황이 조금은 미안하다 보니 나름 남자친구에게만 통하는 애교를 마구마구 부리며 미안함을 표시했겠죠. 아앙~ 아잉~ (응?)

그 짧은 순간, 늘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던 남자친구가 왠지 외로워 보여 꼭 안아 주고 싶었습니다. 여자친구에게 항상 좋은 모습,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남자친구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때로는...  제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기대도 괜찮은데 말이죠.

차라리 그런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저를 향해, "헉! 아앙. 자갸, 이거 카드가 안돼. 어뜨케. 대신 계산 좀 해줘. 뿌잉~" 했으면 하는 마음도... (아... 이건 아닌가... -_-;;; 이러면서 상상하니 왜 자꾸 웃음이 실실 나오는건지;) 

"아앙~ 아앙~자갸~"


쩝. 역시, 갑작스레 남자친구가 돌변하면 그게 더 이상하겠...군요.  (헙; 결론이 뭐냐;)


'남자니까...' 라는 알게 모르게 잠재 되어 있는 그 마음으로 인해 여자와는 달리 같은 상황에서도 참고 견뎌야 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왜 새삼스레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칭 ‘나쁜 남자’, 알고보니 진짜 나쁜 남자

"언니, 자기 입으로 나쁜 남자래."
"요즘 드라마를 보더니 나쁜 남자가 대세인 건 아나 보지?"
"근데, 자기 입으로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야?"

학교 선배이자 직장 동기로 호감을 가지고 가끔 씩 만나는 사이인데 사귀는 건 아니고 애매하게 구는 이 남자 때문에 속이 타 들어 간다는 후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개인적으로 뜯어 말리고 싶은 사람이더군요.

"그러면 안 되는데 너무 멋있어."
"네가 말하는 그 멋있다는 기준이 뭐야?"
"하는 행동이 묘하게 끌려."
"응? 어떤 행동?"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뭔가 슬퍼 보이고…"
"조심해. 나도 낚였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라고 자칭하던 남자에게…"
"에이, 외로운 남자와 나쁜 남자는 다르지. 느낌이."

나쁜 남자라... 언제부턴가 (정확하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독하게 나쁜 남자의 안티가 된 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후배에게 다가올 때부터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며 다가온 남자. 이미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 봤으며 번번히 자신으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울었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고 그 여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당히 말하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끌린다는 후배가 '아직 20대 초반이면, 어리니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서 빨리 그 꿈에서 깨어나!'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출처 : @Ohyunsoo 오연수 트위터


후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주위의 누군가가 그를 '나쁜 남자'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 그 스스로가 '나쁜 남자'를 자청하고 나선 이유가 뭐냐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녀가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드라마 나쁜 남자가 아닌 현실 속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남자, 스스로를 나쁜 남자로 칭하는 이유?

"남자가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돼?"
"진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들끼리는 그런 자칭 나쁜 남자라고 하는 남자를 두고 '쓰레기'라고 이야기 하곤 하지. 난 쓰레기야. 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과 같으니까."
"엥?"
"난 나쁜 남자야 = 난 책임감 따위 없다, 난 이미 경고했으니 네가 나로 인해 상처 받아도 그건 너 스스로가 택한 길이다. 뭐 이런 의미랄까?"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어?"
"그래. 그럼 내가 물을게. 무책임한 남자라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야? 설마 '나쁜남자'라고 이야기 하는걸 '밀고 당기기'의 하나로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음, 그건…"

하나, 알고보니 진짜 나쁜 남자. 혹시 모를 후의 일에 대한 책임감 회피를 위해 경고성으로 내뱉는 말
"나 때문에 운 여자만 여덟명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경고했건만, 난 정말 나쁜 남자 같다."

둘, 그만큼 '여자에 대해 잘 모르고 둔하다'는 의미를 돌려 표현해 나쁜 남자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
"아, 난 정말 여자에 대해 모르겠어. 나, 나쁜 남자 같아."

셋,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괜한 자만심과 겉멋에 에 빠져서 스스로를 '나쁜 남자'라고 칭하는 경우
"아, 진짜 여자들이란, 잘생긴 건 알아가지곤"

하지만 아무리 좋게 해석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책임감 회피용' 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 했습니다.

그리고 나쁜 남자라고 경고해도 다가오는 여자는 뭐냐는 질문에 선뜻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저 실제 나쁜 남자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후배의 경우, '나쁜 남자' 라는 의미를 '책임감 회피' 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보다는 자신 스스로를 낮춰 표현하는 일종의 조그만 '겸손의 표현'으로 받아 들인 게 아닐까? 그래서 일종의 모성애가 발현이 되어 그를 감싸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건 아닐까? 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나쁜 남자라고 자신하는 그 남자만큼, 너 스스로를 나쁜 여자라고 자신할 수 있다면 그 남자 만나. 하지만 내가 너의 친 오빠라면 쫓아 다니면서라도 그런 남자 만나는 거 뜯어 말릴 거다."

자신이 친 오빠라면, 쫓아 다니면서라도 그런 남자 만나는 것 반대하겠다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여-

나쁜 남자, 나의 이야기가 아닌 드라마 속의 이야기로 그려질 땐 멋있게만 보이지만 막상 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는 건, 역시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기 때문이겠죠?

7년간의 연애, 결혼은 다른 사람과?

7년 넘게 여자친구와 연애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그 남자를 향해 모두가 엄지를 치켜 세웠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모두가 "저런 사람이야 말로 결혼하고 나서도 한결 같이 아내 그리고 가족에게 잘 할 사람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잦은 회식으로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늦게라도 잠깐 여자친구에게 얼굴 도장을 찍기도 하는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으로 사내에서도, 연애에 있어서도 외부 사람들 사이에서도 성실한 사람, 올바른 사람, 다정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이런 소문이라면 얼마든지 여기저기 소문 낼만하죠)

저 또한 그 사람을 알게 된 것은 관계 회사 모임에 참여 했다가 너무 칭찬이 자자한 인물인지라, 호기심에 얼굴을 한 번 봤었습니다. 이미 그러한 소문에 젖어 들어 있었기에 그 사람이 인사하는 그 모습을 딱 한번만 보았을 뿐인데도 "참 멋진 사람이다" 라는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호의적인 미소를 보이면서 겸손하게 이야기 하는 태도를 보고 괜히 그런 소문이 도는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사랑인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 하나하나에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 나와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지어지게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이 사람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와! 드디어 결혼하나 보네? 여자친구분 좋겠다!"
"음"
"왜?"
"다시 소문이 날 것 같아."
"그럼. 소문 날 만하지. 이미 뭐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연애 한 건 알만한 사람들 다 아는 거고. 결혼인데!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아닌가벼…-_-"

"뭐?"

순식간에 온몸에 닭살이 돋는 듯한 느낌과 쭈뼛 거리는 머리카락. 저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임에도 그 말을 듣고 나자 마자 왠지 모를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건 뭘까요.


"그 때 그 여자분이 아니야?"
"청첩장을 받았는데 이름이 달라서 그 쪽 회사분에게 물어봤더니 이번에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래."
"응?"
"사내 커플인거지."
"7년 만난 여자분은?"
"뭐… 헤어졌나 보지."

바로 두 달 전인데, 바로 두 달 전,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 했을 때만 해도 7년 사귄 여자친구분에 대한 자랑을 잔뜩 늘어 놓던 분인데, 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사할 때면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매번 머리 속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이름을 함께 기억하는 편인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다시 하얗게 변하는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도 배신감 느끼지?"
"그러게."
"누구나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데, 묘하게 배신감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나 뭔가 그 사람을 보면서 희망적이었던 연애에 대한 환상이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야."

저를 비롯하여 몇몇 분들이 청첩장을 받고선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사람인지라 그러한 소문 속 그 남자가 왜 7년 사귄 여자와 헤어지고 새로 입사한 여직원과 결혼하는 걸까? 라는 호기심과 묘한 배신감을 느끼곤 했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 남자에 대한 시선과 소문이 다시 순식간에 반대의 시각으로 돌아 소문이 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 소문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7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양가 어른들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결국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연애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로 끝날 수 있지만,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집안과 집안의 문제이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남자가 바람이 난 건가봐' '여자가 바람이 난거 아닐까?' '어쩌다 둘이 헤어졌을까?'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234fe68a94acd8649295146e9deb4e7c

집안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경우였음에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에서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연예인들은 사생활이 없냐며 사생활 침해를 운운하는 현실 속, 막상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보니 직장 내에서도 캠퍼스 안에서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 주인공이 다른 이가 될 수 있는가 하면 바로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해 집니다.


연애, 그 하나만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 결혼의 문제는 그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문제이겠죠?

월드컵 길거리 응원, 남자친구와 다툰 이유

남자친구와 길거리 응원을 다녀왔습니다. 한국VS 그리스전, 오늘 2:0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우리나라가 잘 할 거라고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줘 상당히 놀랬습니다. 통쾌한 승리만큼이나 기분이 즐거워야 함에도 썩 기분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연애중' – 남자친구와 저도 사람이다 보니 서로 감정이 격해져 다투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전 해당 카테고리에 글을 쓰지 않았는데 말이죠. "오늘 버섯이 '지금은 연애중'에 글을 안썼네? = 남친과 싸웠구나?" 로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하하. 뭐 그렇다고 100% 확신하시면 안 되요. ㅠ_ㅠ

그렇게 다툴 때면 그 감정 마저 글로 남기기 싫어 다른 글을 쓰거나 글을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그 싸움의 과정과 결과까지 고스란히 남기고자 합니다. '지금은 연애중' 이라는 카테고리 명칭만큼, 연애를 하다 보면 항상 두 눈을 반짝이며 아이러브유- 하지만은 않을 테고, 때론 다투기도 할 테니 말이죠. +_+

직장생활을 하는 전 주5일제라 주말엔 출근을 하지 않는데 토요일인 오늘 다른 일이 있어 회사에 다녀온 후, 힘이 쭉 빠져 있었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오전 11시까지 늦잠을 푹 자는 편인데 말이죠. -_-;;;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그렇게 회사를 다녀온 후,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는 상태에서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빨리 집으로 들어가 푹 자고 싶었지만, 남자친구와 길거리 응원을 함께 하기로 했었던 터라 삼성역으로 향했습니다. 죽전역에서 삼성역까지, 그 거리도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보니(지하철로 거의 1시간 30분 거리입니다) 가는 동안 더욱 지치더군요.

낮 3시쯤 남자친구와 약속장소인 코엑스로 들어섰는데, 이미 한낮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모여 있었습니다.

코엑스 내 메가박스

남자친구를 만나 코엑스 내 메가박스로 향하던 중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뭐 연예인이라도 왔나?' 라며 별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갔는데 이런! 연예인 중에서도 연예인인 '이병헌'이더군요.

덜덜. 마침 카메라를 꺼내 둔 상태였던 지라 열심히 셔터를 눌러봤지만, 찍히는 건 그저 사람들의 뒤통수만… (이럴 땐 '길어져라! 만능팔!' 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저기! 이병헌!

눈앞에서 이병헌을 보게 되다니! 남자친구와 이병헌을 실물로 보고 난 후, 그 후광에 넋을 잃고선 서로 감탄하기 바빴습니다. 네. 그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는데 말이죠.

솔직히 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고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는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날은 비까지 와서 추적추적한 날씨와 질퍽한 바닥, 눅눅한 공기 그 모든 것들이 더욱 사람의 기분을 썩 좋게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자친구가 길거리 응원을 가고 싶어 하니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향했던 것인데 말이죠.

낮엔 힘들지 않았는데

밤이 되고

3시, 4시, 5시, 6시, 7시, 8시... 어느덧, 어둑해져 오고 다리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그치는 듯 하더니 그새 또 엄청 내리고, 또 그칠 만 하면 또 쏴- 하고 내려 버리니, 좀 전까지만 해도 눈 앞의 시야가 확보되는 듯 하더니 점점 스크린 앞으로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우산. 남자친구는 저보다 키가 크니 큰 어려움이 없었겠지만, 제 입장에선 참 난감하더군요. 우산을 피해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거릴 때쯤 이미 골이 하나 터졌더군요.

전반전이 시작된 지, 5분 정도 지나자 다리가 아파 쭈뼛거리고 있는 저를 눈치채고선 괜찮냐고 묻더군요.

"힘들지 않아? 괜찮아?"
"응. 괜찮아."
"힘들면 말해."

…그리고 30분이 넘어서니 그제서야 6시간 가까이 서 있던 다리에 통증이 오는 듯 했습니다.

"오빠, 나 힘들어."
"…응"
"오빠"
"…"

축구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 이미 남자친구는 전반전이 시작된 직후, 터진 한 골에 급 흥분하더니 이제는 박지성 선수와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미 남자친구 옆엔 제가 아닌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거죠. -_-^

'다리 아파! 추워! 힘들어! 어디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안에 들어가서 보자!' 라고 다시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토라져 버린 지라 제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고 그 짜증을 겉으로 드러내기 싫어 입을 닫아 버렸습니다. (먼저 알아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참다 참다 "집으로 가자!" 라는 말을 내뱉고선 남자친구는 후반전을 보기 위해 집으로 가 버렸고, 전 삼성역에서 다시 집으로 가는 거리가 1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후반전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아니. 축구도 좋지만 여자친구 입장을 생각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게. 남자친구가 실수했네. 여자친구 입장을 좀 배려해 줬어야지."
"진짜 나빴어."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에게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며 오늘 카메라 속에 담긴 사진을 정리 하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던 장면이 다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남자친구표 도시락

"오늘 출근해서 힘들지? 네가 좋아하는 유부초밥 싸줄게."
"정말? 오빠가 만들어 주는 거야?"
"응. 너도 피곤한데 여기까지 오는 거니까 도시락 싸들고 갈게."
"그래. 오늘 재밌게 응원하자!"
 

제가 만든 굴레에 한번 빠지고 나면 상대방이 저에게 실수하고, 잘못한 것만 잔뜩 떠오르고 상대방이 저에게 베푼 것은 생각이 나지 않는 듯 합니다.
아주 까마득히 잊고 있었네요. 다른 날도 아니고 바로 오늘 낮, 남자친구가 저를 위해 만들어 준 도시락인데도 말이죠. -_-;

"뭐야. 너 왜 그 결정적인 유부초밥 도시락 이야기는 마지막에 하는 거야? 남자친구도 너 입장 충분히 배려한 거네. 남자가 도시락 싸기 쉽지 않은데."
"그치? ㅠ_ㅠ 음, 전화해야겠다."

왜 항상 싸우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를 하는 건지 말입니다. +_+

이론적으론 항상 잘 알지만, 실전에서는 늘 어려운 것. 그것이 연애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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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1동 |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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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에게 사랑 받는 최고의 비법은?

"좋아한다는 게 뭐야? 그럼, 사랑한다는 건 뭐야?" 에 대해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여러 번 물어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연애 초보였죠. 그러다가 한 사람을 마음에 품게 되었고, 그 와중에도 이 감정이 좋아하는 감정인지, 사랑하는 감정인지에 대해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연애, 지금 다시 그때를 떠올려 봐도 "난 연애에 있어 무척이나 많이 서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형적인 무뚝뚝한 경상도 집안의 책임감 강한 장녀로 커서 그렇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이렇게 저렇게 마구마구 둘러 대고 싶을 만큼 '말투에서부터 하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연애와는 거리가 무척이나 멀어 보이는 저였습니다.

제가 짝사랑하던 남자와 드디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이 믿기지 않아서 였을까요. 혹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였을까요.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왠지 모를 어색함일 흐르는 분위기를 어떻게 깨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눈 앞에 앉은 이 남자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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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쳐다봐?"
"…좋아서"
"왜 봐. 보지마."
"예뻐서 그러지."
"아우~" (닭살!)

예쁘다는 말에도, 사랑스럽다는 말에도 그와 유사한 어떠한 말을 듣더라도 손사래 치기에 바빴습니다.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제 온 몸에 돋아난 탈이 그대로 뽑힐 것만 같은 닭살스러움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예쁘다고 하면 고맙다고 해야 할지, 마찬가지로 멋있다고 말해줘야 할지, 상대방의 질문 그 하나에 대답하는 것도 어렵게만 느껴졌으니 말이죠)

연애 초보인 제게 또 하나의 시련이 있었습니다.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며 그 사람의 전화를 기다리는 거죠. 혹여 그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또 다시 계산하기 바쁩니다.

"지금 받을까, 아냐. 지금 받으면 너무 기다린 거 표나잖아."

이 뿐 인가요. 반대로 전화를 하고 싶거나 보고 싶을 때에도 계산하기 바빴습니다.

"아, 보고 싶은데… 그래도 여자인 내가 먼저 전화해서 보고 싶다고 하는 건 너무 웃기잖아."

연애를 처음으로 시작했을 당시, 전 왜 그리도 계산적이었던 걸까요? (그래서 연애 초보라 불리었나 봅니다)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행동 하나하나에 생각(계산)이 거듭되었던 제 행동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조금의 꾸밈없이 자연스레 하고 싶은 말을 내뱉는 거죠.

제 스스로 괜히 아, 이게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글쎄요. 제 추측이 맞는지는…

"나 좋아?"
"그럼~ 당연하지."
"얼마만큼~?"
"하늘만큼 땅만큼~"
"에게~겨우 그거?"
"우주만큼! 아니 그 이상의 세계가 존재한다면 그 이상!"

예쁘다는 말에도 손사래 치던 때와 사뭇 다르게 "응! 난 예뻐. 내가 누구 여자친구인데!" 와 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합니다.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냐고 부디 묻지 말아주세요ㅠ_ㅠ)

If you would be loved, love and be lovable.

사랑을 받으려거든, 사랑하고 사랑스러워져라. - Franklin

제 다이어리 앞 면에 쓰여져 있는 글귀입니다.
연애 참 어렵다- 고 이야기 하는 친구에게 '이거 극비인데……' 라며 살포시 제 다이어리 앞장을 보여줬습니다. (솔직히 극비가 아니죠. 세계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문구이니 말입니다)
단순히 남녀간의 연애에 있어서의 사랑이 아니라, 저 문구를 마음에 담아 두고 행동한다면, 가족, 친지, 친구, 동료 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죠...

연애,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듯 하지만 닮은 부분이 참 많아

20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제 주위에는 부쩍 결혼을 염두하고 연애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멋있어서, 잘생겨서, 돈이 많아서(응?)와 같은 이유를 떠나 정말 이 사람이 나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인지를 여러 번 되 내어 생각해 보는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잘 지내다가도 문득 소소한 일에 울컥 해서는 감정 이입을 시켜 확대 해석 하는 경우를 많이 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말다툼을 했어."
"응. 그런데?"
"그래서 그럼 마음대로 하라고 뒤돌아 서서 갔는데…"
"응."
"뒤돌아서 가려는데 그 한마디에 완전 나 어이 상실했잖아."
"왜? 설마 욕이라도 했어?"
"응! 나한테 '아이씨…' 이러는 거 있지? 그거 나한테 욕 한 거잖아."
"…"

웃으면 안 되는데 광분하며 이야기를 내뱉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미 그 말을 내뱉는 친구의 눈빛은 "난 이렇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나한테 '아이씨' 라고 했어. 속상해. 억울해." 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한 가지의 소소한 상황으로 인해 이미 흥분한 상태이다 보니 평소 같으면 그저 넘어갈 수 있는 한 마디도 확대 해석하게 되다 보니 더욱 문제를 악화 시키는 경우였죠.

"왜 웃는 거야. 난 심각한데"
"아니. 잠깐. 남자친구가 너한테 욕한 거 맞아?"
"나한테 한 것이건, 아니건,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나랑 결혼하고 나서 나한테 욕할지도 모르는 사람이야. 안그래?"
"그런가?"
"그렇게 쉽게 욕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폭력도 쉽게 행사할 사람이지."
"워워- 진정해. 흥분하지 말구."

친구의 흥분을 가라 앉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쩌지? 나도 가끔 혼잣말로 아이씨- 라고 말하는 때가 있는데? 헌데, 솔직히 너도 가끔 쓰는 말이잖아-'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더군요.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계속 웃음이 나왔습니다. 왜냐면, 저와 남자친구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때의 제 모습과 오버랩 되어 자꾸 웃음이 나왔습니다.

말다툼을 하다 실수로 옷깃이라도 살짝 스치게 되면, 폭력 행사 한 거라며 결혼하고 나서도 폭력 행사할 사람이라며 난 그렇게 살기 싫다는 둥-
혼잣말로 '아이씨-' 라고 내뱉은 그 한마디를 고스란히 귀담아 듣고 있다가 나한테 욕한 거라며 욕하는 사람 싫다는 둥-
연락이 뜸해지면 기다렸다는 듯, 사랑이 식었다는 둥- 변했다는 둥-

끝없이 이어지는 물고 늘어지기 기법. +_+ (남자친구 지치게 만들기의 일등공신기법이죠) +_+

"지은아, 나도 그랬어. 나도 그런 적 있어."

친구(지은)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사이, 그 친구의 남자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지은이랑 같이 있어? 난 정말 답답해서 혼잣말로 한 말인데 그 말 듣고선 화내더니 그 이후로 연락을 안받아. 어떡하지?]

남자와 여자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차이일 까요.

다음날, 바로 당연히 화해 했으리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해 보니 역시나 남자친구에게서 사과의 문자를 받고 긴 통화 끝에 화해 했다고 하더군요.


길을 가다가도 여기저기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이씨' 혹은 그보다 더한 욕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의 소소한 말에 여자는 크게 반응하고 확대 해석합니다.

[다른 사람은 되지만, 내 남자는 안돼- 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욕을 하든, 뭔 짓을 하든)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나, 우리는 평생 함께 해야 할 사이잖아요. 우리 서로 소중히 아껴줘요-]
라고나 할까요?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연애라는 것,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 다른 듯 한데도 은근 닮은 부분이 참 많담 말이야." 하며 웃었습니다.

(음, 그러고 보면 정말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연애를 잘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_+ 응?)

남자친구가 건네준 급여명세서를 보고 엉엉 운 사연

남자친구와 전 한 살 터울입니다. 4년 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죠. '우린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것 같아' '말하지 않아도 통해' 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미소 짓기도 하는 여전히 처음의 두근거림을 간직하며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을 함께 먹다가 울음이 터져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다름 아닌,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죠. 전 남자친구보다 먼저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 5년 차로 자리매김을 한 상태이고, 남자친구는 지난 해 졸업하여 올해 취직하여 이제 막 자리매김하다 보니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속앓이를 많이 했었나 봅니다.

저야 "괜찮아. 더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조금 시간이 걸리는 걸 거야." 라며 심심한 위로를 건네 보았지만 한 남자로서 한편으로는 자존심이 상하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힘이 들었겠죠.

저 또한 구직 활동을 해 보았기에 본인에게 꼭 맞는 직업을 구하는 것도, 직장을 구하는 것도 힘들고 특히나 요즘 같이 취업난이 심한 때에는 그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버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시기를 이겨 내며 취직한 남자친구는 그간의 힘들었던 마음을 오늘 털어놓더군요.

"솔직히 나 오늘 너한테 상담하려고."
"뭘?"
"나 오늘 급여명세서 가져 왔다."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by Bu_Sa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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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직장생활을 한 남자친구가 힘들게 입을 열더군요.
아직 수습기간이 끝나지 않아 80% 가량 밖에 수령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래도 함께 할 동반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말이죠.

앞으로 한 달 월급 중 본인은 어느 정도를 사용할 예정이고, 그 나머지 중 일부 액수를 적금을 넣으려고 하는데 그 금액의 비중에 대해 저의 의견이 궁금했나 봅니다. 꼬깃꼬깃 접어 온 급여 명세서를 펼치며 2년 후 목표금액과 함께 자기계발에 좀 더 힘쓰겠다는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많이 부족해서 미안해. 지금은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서 부족함 없는 남자친구가 되도록 할게."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두고 주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들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텐데 그 때도 매번 내색 한번 없이, 말없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던 남자친구. 그리곤 이제 취직하여 자리를 잡고선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세워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남자친구는 외동아들인데다 집안의 가장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라 어깨가 무겁고, 저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힘들게 달려온 남자친구의 모습이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듯 하여 계속 울고 또 울었습니다.

회사 선배 언니들을 통해 "연애는 상관없지만 결혼은 돈 많은 남자와 해야 된다." 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결혼해서 살아 보니 왜 돈, 돈, 돈, 하는 지 알겠더라" 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노골적으로 "정대리, 남자친구는 취직했나? 그럼 신입사원인가? 오늘 저녁은 김밥천국?" 이라며 비꼬듯 이야기를 하던 남자 상사분도 있었고 "너가 결혼을 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라고 따끔하게 이야기 하던 선배 언니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돈이 중요한가?' '결혼은 역시 연애와 다른가보다'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는데 이런 저런 구체적인 계획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 주면서도 미안해 하는 남자친구를 마주하고 있노라니 잠시나마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저의 모습이 너무나도 미워 지더군요.

그깟 돈이 뭐길래…
+ 그렇게 돈, 돈, 돈, 하는데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만족 할 수 있는걸까요?

급여명세서를 보여 주며 이런 저런 구체적인 계획을 끄적이는 남자친구를 보니 기쁜 마음과 함께 왠지 모를 속상함과 미안함이 솟구쳐 엉엉 울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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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781 by toughkidc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너무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제가 중요시 여겨야 할 것 마저도 흔들 거리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의 시선이나 어떠한 말보다 저를 믿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믿는게 우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아직 모르겠습니다. 결혼을 위한 조건이라는게... 정말 있는건지... 
하지만, 지금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오래도록 이 사랑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