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위한 배려 '알아도 모르는 척'

제가 가장 싫어하는 남자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척척 박사입니다.

아는 척, 잘난 척. 정말 아는 게 많고 잘난 게 많은 남자라도 그렇게 "내가 최고요!" 라며 행동하는 남자를 볼 때면 자연스레 어금니를 악물게 되더군요. 아그작!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척척 박사 옆에 있으면 저도 덩달아 척척 박사가 되는 듯 합니다. "너만 잘났냐? 나도 잘났거든?" 하는 생각에 혹여 질세라 더 빠득빠득 척척 박사 행세를 하는 거죠.
연인끼리 서로 닮아 간다는 점에서 척척 박사가 아닌 지금의 자상한 남자친구가 제 옆에 있는 것이 다행이기도 합니다. :)

가끔은 사오정인척 해도 좋아!

오랜만에 남자친구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직장생활 힘들지 않냐는 이야기가 오가다 나이트클럽 경험담으로 이야기가 넘어갔습니다.  

"직장 상사 손에 이끌려서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술 한잔 하고 있는데 2시쯤 되니까 무대 불빛이 바뀌더니 나체쇼 하더라? 완전 깜짝 놀랬어."
"헐"
"야야, 어린 애도 있는데, 버섯 앞에서 그런 이야기 하면 어떡해."
"아, 미안해."
"응? 왜요? 뭐? 뭐?"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실은 옆에서 빤히 귀를 쫑긋 세우고 나체쇼의 쇼타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 놓고선 지금까지 무슨 말을 했냐는 듯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갸웃 거렸습니다. 이렇게 남자들끼리의 대화에 간혹 끼게 될 경우, 종종 사오정 흉내를 내곤 합니다.

여자친구들끼리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남자 괜찮더라"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남자들끼리도 "그 여자 괜찮더라" 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하더군요. +_+ 그럴 때도 시치미 뚝 떼고선 못들은 척 하거나 "누구네 커플 헤어졌어" 라는 말이 나와도 그저 남자들끼리의 대화이니 모르는 척, 못들은 척 넘어가곤 합니다.

마음 같아선 "왜? 뭐?" 라며 즉석에서 바로바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제가 괜히 중간에 끼어 들었다가 남자친구 입장이 곤란해 질까봐 꾹 참고 사오정 흉내를 내고 있는 거죠. 그런 사오정 흉내의 효과일까요.
"우리 버섯은 너무 순진해서 걱정이야" 라는 말을 하는 남자친구를 보면 괜히 홀로 흐뭇해 하곤 합니다. (실은, 나체쇼 이야기 다 들었는데~~~ 유후~)

가끔은 예쁜 여자친구가 아닌 멋있는 여자친구로!

남자친구는 핸드폰으로 수시로 온라인 뱅킹에 접속해서 계좌 잔액을 확인하곤 합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신용카드가 있음에도 신용카드를 거의 쓰지 않고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바로바로 출금되어 나가는 금액을 수시로 확인하곤 하는데요.

항상 월급의 80%를 적금에 넣고 잔여금액으로만 항상 생활비로 쓰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체크카드 사용금액이 바로 나가는 입출금 계좌 잔액이 바닥을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미세한 표정 변화나 손 동작만 봐도 뭐가 문제인지 금새 눈치를 채곤 합니다. 금전문제에 있어서는 상당히 남자친구가 예민해 하고 자존심 상해 하다 보니 그런 상황을 눈치 채더라도 모르는 척 넘어가곤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 예상치 못하게 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서 그런 상황을 알 턱이 없는 눈치 없는 제 친구들이 "와! 오늘은 오빠가 사는거에요? 잘 먹을게요!" 라고 이야기 하고선 메뉴를 고르는데 그리 얄미울 수가 없더군요.

후덜덜...

남자친구의 체크카드를 제 카드와 살짝 바꿔치기 해 놓고선 그제서야 저도 마음껏 식사했습니다.

"카드는 왜 바꿔 놨어?"
"이런 거 하면 여자친구가 꽤 멋있어 보인다고 하던데, 한번 쯤 따라 해 보고 싶었어. 어때? 좀 멋있어 보였어?"
"하하. 응. 멋있어 보이네."

농담 반, 진담 반. 뜯어간 친구들에게 많이 얻어 먹을거라고 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남자친구가 웃어주더군요.
여자친구의 친구들 앞에서 당당한 모습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남자친구의 마음.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충분히 헤아리게 되더군요.

아는 척! 잘난 척! 보다는 모르는 척이 나을 때도 있다!

전 일본어 문맹아입니다. 듣고 말하기는 어느 정도 되는데, 글을 읽고 쓰는 건 통 못한답니다. 끙- 그럴만도 한 것이 교양과목으로 먼저 접하고 일본어를 배운 것이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빠져 살다가(응?) 자연히 듣는 것과 말하는 것에 눈을 떴고, 현지 일본인인 고모부의 영향 때문이기도 한데요.

남자친구는 이런 저와 반대로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택하고 교양과목으로 배운 터라 보고 읽고 쓰는 건 할 수 있습니다.

남자친구와 장난으로 일본어로 짧은 대화를 주고 받다가(일본 애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된 것 마냥 오바액션을 하며)갑자기 남자친구가 "그 단어를 어떻게 쓰더라..." 라며 이야기를 하는데 문맹아인 제가 유일하게 아는 단어 중 하나여서 "아, 그거 이렇게 썼던가?" 라며 첫 글자만 어설프게 써서 보여주자 "아, 맞아! 비슷해! 그거야!" 라며 다시 제대로 써서 알려주더군요. 

예전의 저 같음 "으이그. 그것도 몰라? 이렇게 쓰는거잖아!" 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바로 써서 알려줬을텐데 말입니다.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상대방이 모르는 것에 대해 자연스레 알려주는 법을 남자친구를 통해 배운 듯 합니다.

전 야구를 잘 모릅니다. 특히, 야구 룰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 -_-;; 한데요. 남자친구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야구 중계를 TV로 보면서 뭔가 재미있어 보여 알고 싶어서 선수가 공을 치고 뛰어가면 왜 뛰어가는지, 왜 저게 아웃인지, 거의 장면 하나하나 바뀔 때마다 남자친구에게 귀찮을만큼 물어봤는데 "야구룰이 좀 쉽지 않지?" 라며 하나하나 다 친절하게 대답해 주더군요.
그 모습이 꽤나 놀라웠습니다. 몰라서 묻는 것에 대해 "그것도 모르냐?" 라고 되묻거나 "모르면 그냥 모르는대로 봐." 라는 대답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_+;

상대방을 위한 조그만 배려, 남자친구가 제게 보여준 배려로 인해 저도 그 모습을 보고 배워 그대로 따라하는 것 같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남자친구.
남자친구에게도 제가 배울 점이 많은 여자친구로 보였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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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연애 경험 없는 남자가 별로라구?

제목만 보고 '맞아. 내 남자친구도 연애 경험이 없어 답답해.' 혹은 '연애 경험이 없는 남자랑 사귀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으로 들어오진 않으셨나요? 허허. 그렇다면 죄송하게도 낚이셨습니다. (파닥파닥)

낚으려고 한 건 아니지만, 뭐… (얼버무리기)

제 남자친구는 저와 사귀기 이전 연애 경험이 전무합니다. 남중, 남고 졸업에 대학교 학과 특성상 여자도 많지 않았으니 말이죠. 스물 넷의 남자친구 본인(지금은 어느새 스물 아홉이 되어 버린 남자친구-시간 빠르구나-)이 첫 연애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저도 남자친구를 만나고 알아가면서 '이렇게 여자 마음을 몰라서야... ㅠ_ㅠ' 라고 좌절한 적이 여러 번입니다.

연애 경험 없는 남자. 연애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여자를 가까이에서 알아갈 기회가 없었을 테고, 그럼 당연히 여자 마음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죠. 맞아요!

그럼 전 연애경험이 전무한 지금의 남자친구와 어떻게 연애를 하게 된 걸까요?

연애 경험이 없는 남자는 서툴다?

처음 남자친구가 제게 손을 건넸을 때만 해도 전혀! 연애 경험이 없는 남자라 생각지 못할 만큼 오히려! 바람둥이 아니야? 싶을 만큼 행동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의심의 눈빛으로 바라봤던 것 같아요. 바람둥이는 질색 -_-^) 항상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 자칫 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식사를 주문하고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 그 어색해질 수 있는 미묘한 시간 틈틈이 예상치 못한 유머로 미소 짓게 해 주더라 구요.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자연스레 행한 행동이 아니라 다 어색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 임을…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도 분명 연애 경험이 없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솔로고,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커플은 아니니 말입니다. 문제는 "난 연애 경험이 없어서 서툴러서 안되나 봐!" 라는 생각을 갖기 이전에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인연을 잡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의 그 노력은 제 마음을 크게 동요 시켰습니다.

남자친구가 내 마음을 모르면 알려주면 된다

처음 데이트 할 땐 인터넷을 통해 데이트 코스도 검색해 보기도 하고 주위 친구들을 통해 첫 데이트를 할 땐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알아보고 나왔지만 두 번, 세 번,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분명히 첫 연애를 하는 남자는 서툰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런 서툰 모습의 남자친구를 보고서 "역시, 연애 경험 없는 남자는 답답해서 못 사귀겠어!" 혹은 "연애를 못하는 남자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 라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그쳤다면 지금의 멋진 남자친구를 놓칠 뻔 했습니다. 답답하다고 말하기 이전에 연애 경험이 없는 남자는 다 그렇다며 편견을 갖기 이전에 먼저 남자친구에게 어느 부분이 속상하고 아쉬운지 말해 주면 됩니다. 첫 연애이니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에 더 노력할 테니 말입니다.

"하아. 생일선물로 예전에 지나가며 예쁘다고 말했던 만원짜리 머그컵 하나 사줄 분위기야. 나도 내 생일에 근사한 꽃다발 한 번쯤 받아 보고 싶어. 두 번 바라지도 않아. 그저 한번이라도."
"남자친구한테 말해봐."
"어떻게 꽃다발 달라고 말해? 된장녀라며 손가락질 할걸?"
"아니. 그대로 말하면 되지. 오빠, 한 번쯤은 오빠가 고른 멋진 꽃다발 한번 받아 보고 싶어. 오빤 무슨 꽃 좋아해? 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면 절대 널 보고 된장녀라고 이야기 하지 못할걸. "

저 같은 경우, 남자친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면 그때마다 "최고! 짱!" 을 연신 외쳐주고 조금 답답하거나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이면 감정적으로 이야기 하기 보다 "난 이렇게 하는 것도 좋긴 한데, 저렇게 하는 것도 좋아" 라고 둘러서 표현했습니다.

진심으로 그 남자를 사랑한다면,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하기 보다 조금씩 알려주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메워 주면 안 될 것이 없겠죠.

연애 경험이 많다고 연애에 능숙한 건 아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6년간 150번 연애? 연애횟수 기준이 뭐길래) 연애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스타일도 다르고 성향이 다른 것처럼 연애 또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연애 경험이 없는 남자는 당연히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에 비해 여자의 경험이 적으니 연애에 미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에 비해 여자의 심리를 간파하기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한 마음은 연애의 경험의 많고 적음으로 그 우위를 비교하기 힘듭니다.

요즘 부쩍 날씨가 선선해졌음에도 지하철의 빵빵한 냉방시설로 저도 모르게 몸을 살짝 움크렸나 봅니다. 양손으로 양팔을 붙들고 움츠리고 있으니 그걸 바로 간파하고서 "춥지?" 라며 가지고 있던 가디건을 어깨에 올려주고선 "약냉방칸으로 옮기자" 라고 먼저 이야기 해 주는 남자친구를 보며 놀랬습니다. 남자친구가 평소 땀이 많은 편이라 더위를 많이 타는데 추워하는 저를 위해 먼저 배려해 주고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와. 우리 오빠 이제 선수야. 선수."
"뭐? 내가 선수라구?"
"큰일이네. 우리 오빠, 이렇게 여자 마음을 잘 알아서야! 누가 확 낚아 가면 어떡하지?"
"하하. 아냐. 네 앞에서만 그래."
"진짜지? 약속!"

예전엔 '이 남자, 여자를 너무 모르네.' 라는 생각을 가졌던 적도 있었는데 말이죠. 농담이 아니라, 정말 지금의 남자친구, 연애 경험 백 번, 이백 번 한 사람보다 훨씬 멋지고 자상한 남자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여자가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여자가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어느 누구나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고 아껴주는 남자를 좋아하기 마련이죠.

연애 경험이 없다고 좌절 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에게 조금씩이라도 계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될테고, 반대로 여자도 연애 경험 없는 남자를 보고 답답해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알려주고 맞춰 나가며 더 멋진 남자로 만들어주면 되겠죠? :)

 

남자친구의 연애 주도권 잡는 비법 듣고 나니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난 이미 주도권을 너에게 뺏겼는걸 뭐."
"에이. 무슨 소리야.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럼 나한테 뺏긴 주도권 오빠가 다 가져가. 난 필요 없어."
"아니. 거봐. 넌 이미 주도권을 갖고 있으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그런가? 뭐 연인 사이에 무슨 주도권 싸움하는 것도 아니구."

그러고 보니 이전 회사 동료와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여자친구 스타일이 한번 아니면 확실히 아니라고 말하는 스타일이거든."
"응. 호불호가 분명하구나?"
"응. 정말 정확하고 분명하지. 음, 그렇다 보니 내가 많이 맞춰 주고 있어."
"그래서 넌 그게 싫은 거야?"
"아니. 싫다기 보다는 내가 잡혀 있는 듯한 느낌? 아직 결혼전인데도 말이야. 결혼 후가 살짝 걱정이야."
"그래도 그게 편하지 않아?"
"응. 그렇지. 솔직히 그게 편해. 편한데… 음, 그래도 가끔은 내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때가 있거든? 그럴 때는 여자친구가 나한테 포옥 안긴다니까. 그럴 땐 내가 확실히 주도권을 잡고 있지."
"크크. 조심해. 그것도 다 여자친구의 책략일지도 몰라."
"뭐야. 나 그럼 여자친구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거야?"
"농담도 참."

뭐 대충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잡혀 산다' '주도권' 이런 이야기는 솔직히 여자친구들과 있을 때는 꺼낸 적도 없을 뿐 더러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는 건데, 의외로 남자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 잡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남자인데- 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군요.

내 남자친구도 이 친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마침 남자친구가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오빠가 말하는 그 주도권 이라는 게 흔히들 결혼하신 분들이 말하는 '잡혀 산다, 잡혀 살지 않는다' 뭐 이런 것과 비슷한 건가?"
"응. 뭐 그런 것 같애."
"진짜 난 주도권 그런 거 신경도 안 쓰는데.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주도권이라는 게 왜 나와."
"네가 주도권이 있으니까 그런 걸 생각 못하는 거지, 주도권이 없는 내 입장에선…"
"어이쿠, 그랬쪄요? 그럼 오빠가 주도권 가져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글쎄."

연애 주도권에 대해 한번도 염두 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 남자친구의 "주도권은 너에게 있어!" 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외외다!" (연애 하는데 무슨 주도권이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야 당연하지!"(남자는 원래 여자에게 져 주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말이죠.

더욱 웃겼던 것은 남자친구에게 '어떻게 하면 다시 주도권을 오빠가 가져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남자친구의 대답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생각하는 '연애 주도권 잡는 비법' BEST 3 입니다.

첫째, 먹을 것을 많이 사준다. 먹을 것으로 유인한다. 특히, 고기가 효과가 좋다. (제가 먹을 것에 약하다는 것을 노린 꼼수죠)

둘째, 비싼 금은보화를 선물해준다. 비싼 명품 가방도 좋다. 다만 금전적 압박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솔깃하긴 하네요)


셋째, 진지하게 눈물로 호소하며 이야기 한다. "힘들어요!" 다만 남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거야 원. 안쓰러워서)


결론은 먹을 것으로 유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 효과는 순간적이다 라는 것으로 이야기가 급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남자친구와 연애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오빠를 너무 힘들게 한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으로 돌아가던 길, 평상시 같으면 "오빠, 나 중간까지만 데려다 주면 안돼?" 라고 이야기를 할 텐데 (남자친구가 '데려다 주기 싫어' 라고 대답을 하면 전 단단히 삐쳐서는 다음날까지 입술이 나발처럼 나와 있겠죠) 이날은 남자친구와 연애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다 보니 괜히 찔려서는 늘 해 왔던 데려다 달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잘가~" 라고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니. 중간 역까지 데려다 줄게."
"왜?"
"너 내가 주도권 이야기 해서 그러는 거 다 표나."
"아, 표가 나?"

그렇게 남자친구가 늘 그래왔듯이 저를 중간 지점 역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갔습니다. 4년 넘게 연애를 해 오면서 남자친구가 지금까지 저에게 해줬던 일상적이면서도 익숙한 행동들 하나하나를 되돌아 보게 되더군요.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제가 너무 당연시 여기고 행동했던 것에 대해서도 말이죠.

집으로 돌아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연애 주도권, 정말 제가 쥐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
반대로 이야기 하자면, 그만큼 제가 남자친구에 대한 배려가 덜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장난으로 종종 "넌 악녀야!" 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이거 왠지 단순 장난으로만 한 말이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뭘까요? -_-;;

남녀 사이, 연애를 하면서도 주도권이 있다는 것을 남자친구 덕분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래서 결혼하면 종종 "나 와이프한테 잡혀 살잖아." 라는 말이 나오나 봅니다. 그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았는데 말이죠. 남자친구의 주도권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 때문에 한참을 웃었네요. J

+ 덧붙임) 남자친구에게 배려 많이 해야겠습니다... 남자친구가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의 일원이 되기 전에... 

 

남자친구의 “어디야?” 간섭에서 관심이 되기까지

연애를 하기 전, 연애에 한참 물올라 있는 친구들을 볼 때면 '연애에 대한 부러움' 보다는 '연애의 불편함'에 대해 생각하곤 했습니다.

"아, 어떡해. 미안. 나 지금 가 봐야 될 것 같아."
"엥? 왜? 이제 시작인데"
"남자친구가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걱정해."
"뭐야? 우리랑 같이 있는 거 몰라?"
"시간이 너무 늦어서 남자친구가 안절부절이야."
"뭐야. 이건 너무 지나친 간섭이야! 연애 하면 그런 점이 안 좋구나? 너 불편하겠다."
"응. 뭐… ."

친구들끼리 모여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깔깔거리며 웃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연애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그런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내 연애를 하면 나의 사적인 시간이 그만큼 줄어 드는 데다 이런 저런 상황마저도 연애 하는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에 어찌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속이나 간섭이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애, 꼭 부러워할 건 아니네' 라고 생각했었죠.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남자친구면 어차피 가족도 아니고 왜 저렇게 간섭 하는거지?"
"음. 글쎄. 그리고 지윤이도 그냥 편하게 '집'이라고 거짓말해도 될텐데, 아님 전화를 받지 말던지."


당시엔 혈연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이 누군가를 '남'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시켜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걱정하고 챙겨준다는 것에 대해 쉽게 받아 들여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으로 걱정해 주고 사랑해 준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연애 초기, 남자친구의 "어디야?" 라는 말에도 하나의 '간섭'이라 여기고 시큰둥하게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나 너 좋아해" 하지만 "넌 너고, 난 나야" 라는 생각이 컸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행동을 함에 있어서 거듭 생각하고 계산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연애 초기,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겠죠.

"어디야?"
"집으로 가는 길이야"
(지금 만날 것도 아닌데 어디냐고 왜 묻는 거지?)
"친구들은 잘 만났어?"
"응"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고 함께 해 온 시간이 많아 지면서, 자연스레 상대방이 진심으로 나를 아껴주고 걱정해 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상황은 역전이 된 듯 합니다.

늦은 시각, 밖에 나와 있다는 것을 아는 남자친구가 전화를 해 주지 않으면 되려 제가 토라집니다. 한 때는 지나친 '간섭' 혹은 '구속'이라고 여겼는데 말입니다.

'나 밖에 있는 거 알면서, 왜 전화를 안 하지?'

한참 뒤,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어디야?"
"응. 나 아직 회식 자리야." (왜 이제야 전화했어. 얼마나 전화 기다렸는데…)
"시간 늦었는데, 걱정이네. 언제 들어가?"
"응. 회식이 길어져서, 아, 이제 다들 일어서는 분위기야." (역시, 우리 오빠, 날 걱정했구나)
"집으로 갈 때 전화해."
"응." (아, 믿음직스러워)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심심하거나 혹은 무서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가족이 아닌 한 남자(한 때는 남이었던)에게 듣는 "어디야?" 라는 이 한마디가 하나의 '간섭'이 아닌 '관심'으로 받아 들여진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남자친구의 "어디야? 시간 늦었는데 조심해서 집에 들어가."라는 말의 느낌은 가족에게 평소 듣던 "어디야? 시간 늦었는데 빨리 집에 들어와라."라는 말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문득 친구들과 새벽녘까지 함께 어울려 있던 그 때 했던 그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불편하겠다" 라는 말에 "응… 뭐…"라고 대답했던 그 마지막 한마디 속엔 "그래도 날 향한 남자친구의 애틋한 관심인걸. 괜찮아." 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을 받으니 어떻게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지 배우게 되는 듯 합니다. :)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연애중, 싸워도 이것만큼은 지키자

남자친구와 늘 콩닥콩닥 뛰는 가슴으로 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서로가 잘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가 으르렁 거리며 다투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싸우게 되는 이유 대부분이 만나야 할 때, 만나지 못해서 싸우는 경우이더군요.

만나기로 약속 한 날 뜻밖의 상황으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선약을 했음에도 왜 만나지 못하느냐'가 시초가 되어 '내가 중요하냐, 친구가 중요하냐'의 문제에 부딪히는가 하면 상대방의 걱정스러운 마음에서 비롯된 '일찍 놀고 집에 들어가' 라는 의미가 확대 해석되어 '간섭이 심하다'의 의미로 해석되어 다투기도 합니다. 그 뿐 인가요. 오해가 오해를 낳는 상황이 벌어져 으르렁 거리기도 하죠.

제 3자가 보면 그야 말로 "저건 사랑싸움이야."가 되지만 정작 그 순간의 당사자들은 "어디 끝장 한번 내보자"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연애를 하며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많이 느끼는 듯 합니다.

연애 초기만 해도 "서로 사랑하니까 다 덮어주고 다 이해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말입니다.

하나, 아무리 심하게 싸워도 욕은 하지 말자

여자와 남자, 욕설에 대해 받아 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꽤 큰 듯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차이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는 거죠.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친구가 갑작스레 씩씩 거리며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다" 는 이야기를 꺼내기에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정말 소소한 것으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뒤돌아 가는 자신을 향해 "에이, 씨X…" 라고 이야기를 한 거죠.

 

"뭐야. 끝에 그 말은 '발'이 붙은 거야. '발'이 안 붙은 거야?"
"그게 나도 정확하게 못 들어서…"
"잠깐, '발'이 붙으면 욕이고, '발' 안붙고 '에이씨'까지만 하면 욕이 아니야?"
"그…욕의 기준이 참…"
"에이, 그게 무슨 욕이라고 그래. 그냥 화가 나서 자연스레 혼잣말처럼 한 말인거 같은데"
"그래도 내가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그랬다구! 난 절대 용서 못해!"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봐도 무심코 혼잣말로 나온 말이라 생각되지만 연인 사이에서는 그 조그만 말 하나도 크게 화를 불러 일으키는 듯 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모두 그건 욕이 아니다- 실수일 뿐이다- 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친구의 되묻는 한 마디에 다시 모두들 조용해 지더군요.

"너의 남자친구가 너한테 그런 욕을 했다면?"

다른 사람이 아닌 연인 사이이기에 더욱 실망하게 되고 속상해 지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욕설은 물론이거니와 서로를 자극하는 말은 특히나 좀처럼 되돌릴 수 없는 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가 그러고도 남자냐?" "너가 여자냐?"
"너 정말 지긋지긋하다." "너 같은 애 정말…"
"너네 부모님이…"

등등. 차라리 욕이 낫다 싶을 만큼의 모욕적인 말도 많죠.

"다른 사람이 욕하든 말든 상관없어. 무시하면 되니까. 근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잖아. 우리 사랑하는 사이잖아!"

둘, 상대가 말하고 있을 때 전화 끊기


"오빠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아,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잖아."
"진짜 미안한 거 맞아?"
"아, 진짜…"

뚜- 뚜- 뚜-

"통화중에 전화를 끊어?"

여자이건 남자이건 누군가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 때의 그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죠. 전화 통화를 하다 '더 이야기를 나눠봤자 싸움이 더 커질 것 같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고 해명을 하지만 그저 변명으로 들릴 뿐, 그러한 상황은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일방적 전화 끊기는 절대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묘안이 되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다툴 때에도 서로 꼭 지키자! 하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서로 워낙 성격이 불 같다 보니 (응?) 서로의 화에 못 이겨 으르렁 거리다 남자친구가 전화를 먼저 끊게 되거나 제가 전화를 먼저 끊게 되는 상황에 이르곤 합니다. 화해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어 보이는 데 말입니다. 

싸움이 시작되어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런 점에서 볼 때 통화나 메신저, 문자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바로 직접 대면하여 푸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 되겠죠?

셋, 침묵이 금이다?

다투고 서로 풀어야 할 상황에 서로의 고집으로 인해 침묵을 지키는 경우, 그 상황은 종 잡을 수 없이 커지고 길어지게 됩니다.

한 사람은 지금 당장의 다툼을 피해가기 위해 '침묵이 금'이라 생각하고, 한 사람은 '지금 당장' 풀어야 속이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종종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남자친구가 일명 '동굴 속에 들어갔어' 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친구가  동굴 속에 들어가 버렸어!"
"그럴 땐 남자친구를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게 중요하대."
"야, 지금 이 상황은 서로 싸운 상황인데 동굴 들어간다고 해결 될 일이야? 난 못기다려!"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남자, 하지만 그와 더불어 무서운 것이 한번 아니면 아니라고 고 등 돌리는 여자죠. 침묵이 때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해가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의 침묵은 치명적인 독이 되어 돌아오는 듯 합니다.

"나 여자친구한테 연락왔던 그 때, 오해를 풀 걸 그랬어."
"어차피 1주일 전이잖아. 근데, 왜?"
"연락했더니 지금은 여자친구가 나 얼굴 보기 싫대. 어떡하지?"
"헉... (어쩌긴 이제는 너가 기다려야지;;)"

연애를 하다 보면 이런 이유로, 저런 이유로, 싸우게 됩니다. 가장 좋은 건 역시 싸우지 않는 것이겠지만, 싸우면서 서로에 대해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의 하나라 생각됩니다.
어차피 지나가야 하는 과정의 하나라면, 이왕이면 보다 좋은 방법으로 보다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종종 남자친구와 다투는 저도, 많이 노력해야겠죠?

연애 초보 VS 연애 고수, 당신의 선택은?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남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 보다는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더 선호하잖아."
"뭐… 그렇겠지."
"근데 여자 입장에선, 연애 초보보다는 그래도 연애 고수를 더 선호하잖아."
"헐~ 왜? 아니야" "절대 아니거덩~" "왜 그렇게 생각해?"

직장 내 동료이자 동갑내기인 친구들과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남자 동료가 여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연애 초보보다는 연애 고수를 좋아하지 않느냐는 이야기에 동료 모두가 발끈했습니다.

순식간에 그 남자 동료를 당장이라도 뒷산에 묻어 버릴 것만 같은 격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저도 물론 그 순간엔 다른 여성 직장 동료와 마찬가지로 발끈했었습니다만, (물론 장난이지만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러니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 남자 동료가 "남자 입장에선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말을 쏙 빼고 "연애 초보보다는 연애 고수가 더 좋지?" 라는 말만 했다면, 과연 이토록 발끈했을까? 라는 점입니다.

연애 초보와 연애 고수라는 단어 선택에 있어서 앞서 이야기 한 연애 경험이 많고 없고의 이야기로 인해 "연애 초보 =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 "연애 고수 =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 단정지어 해석 된 듯 합니다. 그렇다 보니 남자는 연애 경험이 없는 여자를 좋아하고, 반대로 여자는 연애 경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라는 말로 들려 모두가 격앙한 것이겠죠.

"걱정마. 나 연애 고수야."


연애 초보라고 하여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며, 연애 고수라고 하여 반드시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연애 고수는 어떤 사람으로 정의되는지 문득 궁금합니다.)

연애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한 언니의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무척이나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언니죠)

"여러 여자를 한 달 혹은 그보다 짧게, 단기간 연애를 한 남자보다 한 여자를 지독하게 3년 혹은 5년, 그 이상을 사랑한 남자가 더 멋있지 않니?"
"무슨 말이에요?"
"장기간 연애를 할 수 있는 남자는 그만큼의 깊은 매력이 있다는 거야."
"에이,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남녀 서로 잘 맞아서 장기간 연애가 된 거고, 서로 잘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거고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애초부터 서로 잘 맞는 연인은 없어. 서로 맞춰 가는 게 연애야. 근데, 이 서로 맞춰 가는 부분에 있어서 여자가 남자를 맞춰 나가는 것보다 남자가 여자를 맞춰 줄 때 그 연애기간이 오래 간다는 거지."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남녀간 연애를 함에 있어 애초부터 서로 잘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 연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춰 나가는 것이 연애라고 이야기하던 언니의 말에는 공감을 했지만 남녀 연애를 함에 있어서 여자보다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커플이 오래 간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에선 저도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음;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내뱉은 인상적인 말, "진정한 연애 고수는 연애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을 깊이 있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연애 고수야. 난 그런 점에서 아직 연애 초보이기 때문에 연애 고수와 연애 하고 싶어. 하하."

그리고 이 언니는, 길어봤자 2개월로 쉽게 식어버렸던 연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그런 점에서 연애 초보 보다는 연애 고수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남자 동료가 해석 한 연애 고수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죠.

지난 2월, 이 언니는 3년이라는 연애기간을 끝으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언니 말대로 연애 고수와 결혼한 셈이네요. ^^;

잊고 있었던 연애 고수, 그 연애 고수라는 의미를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네요. 이왕이면 저도 연애고수라는 의미를 단순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깊이 있는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네요.

음, 그 언니 말대로 연애 고수를 정의한다면, 그럼 지금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분들은 모두 연애고수인 셈인 거죠? ^^;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어서 연애 고수의 길로! :)

남자친구와 선배언니의 결혼식을 다녀와서

남자친구와 지난 주말, 가까운 선배 언니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직장 동료 결혼식에는 많이 참석 했었습니다만, 저와 끈끈한 7년간의 연으로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친언니처럼 함께 했던 사람의 결혼식은 처음인지라 (저와 가까운 친구 중에서도 아직 결혼한 친구가 없네요… 왜?! 끄응-) 저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르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남자친구와 함께 나란히 손을 잡고 식장으로 간 것도 처음이라 상당히 기분이 묘하더군요.

신부대기실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선배 언니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넋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종전 직장 동료의 결혼식 때와는 다르게 제가 마치 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한 착각 마저 들더군요. 붉은 조명아래 순백의 흰 드레스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인사치레의 "너무 예뻐요!"가 아니라 진심 가득한 "정말 너무 예뻐요!"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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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부대기실에서 선배 언니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축하 인사를 나누고 남자친구와 함께 예식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가더라도 항상 멀찌감치서 앉아 있거나 서 있었던 지라 오른쪽에 앉아야 되는 건지 왼쪽에 앉아야 되는 건지 몰라 헤맸습니다.


그런 낯섦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봅니다. 선배언니와 신랑분이 입장을 할 때부터 신부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몰라 잠시 멈칫하다 이내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입장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결혼식을 보는 내내 남자친구와 손을 꽉 잡고 봤네요.

"부러워?"
"아니"
"그럼?"
"그냥 아름다워"

'부러워?' 라고 묻는 대답에 상당히 무미건조하게 대답했지만 결혼식을 남자친구와 함께 보고 있자니, 새삼 결혼하고 싶어지더군요. (부러워- 라고 대답했다간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식장에 들어서 있을 것만 같아 대답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작년까지만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던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만약 결혼하면 사회자는 누구로 해야 할까? 주례사로 어느 분을 모셔야 할까? 라는 것들 말이죠.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나눌 때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선배언니의 촉촉한 눈과 입가엔 마주보고 있는 신랑분을 향한 미소가 어우러져 묘하게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저도 모르게 제 눈가도 촉촉해 지더군요. 선배언니를 알고 지낸 지 7년, 그리고 그 7년간의 연애기간 동안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으며 저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공감이 되어 마음이 찡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식에 간다는 것. 그 전엔 단순히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 가는 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었는데 나의 일처럼 귀 기울이고 눈 여겨 봐서 인지, 그날따라 주례사의 말씀 또한 무척이나 와 닿았습니다.

"두 사람의 오늘 모습을 보니 정말 세상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왕비와 너무나도 멋진 왕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략)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오직 한 사람 밖에 없는 왕비와 왕인데 어느 누구와 비교하겠습니까? 서로 함께 살아가며 절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말씀을 들으며 서로에게 '그치- 감히 폐하를 어느 누구와 비교하겠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오직 한 분인데' 라며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가장 기본적인 예의라며 되 내며 기억하듯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분명 결혼하는 두 사람을 축하하기 위해 간 자리인데 오히려 그 자리를 통해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부부로 어떻게 서로를 위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좋은 덕담과 말씀을 많이 듣고 온 것 같습니다.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갈 때면 주례사의 말씀은 거의 듣는 둥 마는 둥, 신부나 신랑의 얼굴만 도장 찍고 부랴부랴 식당으로 향해 끼니를 해결하곤 그 자리를 뜨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 남자친구와 함께 나란히 앉아 이것저것 눈 도장 찍으며 눈에, 그리고 마음에 많이 담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 결혼하고 나서도 가까운 이웃이나 직장 동료나 누군가가 결혼을 한다고 하면 축의금과 함께 당사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주례사의 말씀을 꼭 들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삶을 먼저 산 인생의 선배로서 사랑에 대해 너무나도 좋은 말씀을 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서로 결혼하여 오랜 생활 함께 하다 보면 결혼 할 당시의 서약을 잊게 되고 실수를 하는 때도 생기겠죠. 하지만 이런 결혼식에 함께 발걸음하고 주례사를 듣다 보면 잊고 있었던 결혼할 당시 약속했던 우리의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더 돈독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순한 저의 착각인 걸까요? ^^)

좋은 자리를 많이 찾아가고 함께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다 보면 그 행복도 나에게 올 것 만 같은 그런 기분 좋은 생각-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