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

"너가 편해서 너무 좋아."


한 때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싫어했던 말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은 이전만큼 싫어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썩 좋아하는 말은 아닌데 말이죠. 헌데 의외로 많은 남자분들이 이와 같은 말을 여자분들에게 자주 하는 듯 합니다.


"남자친구와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데 나한테 '너가 편해서 좋아' 라고 말하는거 있지?"

"아, 그래?"

"그냥 편하다는 말인걸까? 아님,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가족처럼 느껴진다는 걸까? 기분 참 별로네."

"그 기분 알 것 같다. 너가 왜 그러는지..."


연애 초기, 연애차 3개월에 접어드는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들은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표현에 속이 상한다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편해서 좋다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이유너랑 있으면 참 편해! 쏘-쿨-

침대 위 이 남자, 정말 편안해 보이는군요 / @Elizaveta Galitckaia / 셔터스톡


솔직히 저 또한 남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눈치 없는 남자친구, 무려 연애 한 지 한 달만에 그 이야기를 꺼내 마음 속으로 씩씩 거리곤 했는데 말이죠.


연애 초기, "나 어디가 좋아?" 라는 질문에 "예쁘고, 똑똑하고, 착하고..." 라며 과한 칭찬으로 절 기분 좋게 하는 듯 하더니 마지막, "그래도 역시 너무 편해서 좋아." 라는 말에 들떴던 마음이  확 가라앉아 버렸었죠. 


"난 너가 편해" 라는 말, 물론 여자쪽에서 관심없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뭐, 그런가보지' 라며 웃어 넘길 수 있지만 여자쪽에서 관심있어 하는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자칫 그 의미를 왜곡하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편해' 가 아닌, '난 너와 함께 있어도 떨리지 않아. 난 너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라는 의미로 해석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여자로 보이고 싶은데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 흐규흐규

내가 여자로 안느껴져? / @Mohannad Al-nahlawi / 셔터스톡


연애 초기 "너가 너무 편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악물고, '두고봐. 내가 긴장감을 배로 안겨주지' 라는 괜한 생각을 하며 평소 잘 하지 않던, 저와 어울리지 않는 화장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서는 매우 도도한 척(어울리지도 않는) 하며 그의 앞에서 말을 아끼곤 했습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기분이 안좋아?"

"아니..."

"근데, 갑자기 왜 그렇게 말이 없어?"

"아니, 뭐..."


한참동안을 그렇게 남자친구에게 긴장감을 안겨 주기 위해 애를 썼는데 말이죠. 


'이래도 내가 편해? 이래도?' 


결국, 눈치 없는 남자친구, 제가 왜 그러는지 영문도 모른 채 무슨 일이냐며 거듭 묻는 통에 제가 제 풀에 꺾여 도도 모드를 접고 다시 이전처럼 수다쟁이 아가씨로 돌아왔지만 말이죠. 


장기간 연애를 하면서 듣게 되는 '너가 너무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 들이기 충분하지만(남자친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충분한 연애 기간이기 때문에) 아직 연애 초기, 혹은 본격적인 연애 시작 전 단계인 상태에서 듣는 '너가 편해서 좋다' 라는 말은 자칫 여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여동생이나 누나처럼 그저 편한 가족으로 느껴진다는건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남자를 향해 설레임을 갖고 있는 여자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거죠. (확실히 남자보다 여자의 설레임이 한 발 늦고 조금 더 천천히 진행되는 듯 합니다)


여자 입장에선 남자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고, 남자 입장에선 여자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편하다는 말보다는 떨린다는 말을두근두근

당신, 아직도 날 보면 두근거리나요? / @SewCream / 셔터스톡


+덧붙임) 버섯의 솔직한 속마음 : 

머리로는 이렇게 잘 이해하고 있지만 결혼한 신랑에게 조차 더 예뻐 보이고 싶고, 떨림과 설렘을 줄 수 있는 여자로 보이고 싶어요. '편해서 좋아' 라는 말은 결혼하고 나서도 최대한~ 늦게~ 듣고 싶은 말이에요.


인기 많은 남자친구, 과연 좋을까? 여자친구 마음은 말이죠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일일 모델로 무대에 올라서게 된 남자친구. 화려한 조명과 수많은 관객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합니다. 내 남자친구가 일일 모델로 큰 무대에 서게 되다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 다가갑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여자모델에게 둘러 싸여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멀찌감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한 기자가 다가와 인터뷰 하기를 "와. 남자친구가 여자 모델들에게 인기 많은데요? 질투 나지 않아요?" 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 인터뷰에 응하는 여자친구가 대답하길 "질투는요. 무슨. 제 남자친구가 인기 없는 것 보다야 인기 많은 게 좋죠. 호호호." 라고 대답을 합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역시, 남자나 여자나 자기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인기 많으면 좋아하는 거 같아."
"아닌데. 난 싫은데."
"싫어? 그럼 인기 없는 게 좋아?"
"…"
"난 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한테 인기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떠보기)
"아, 이 남자 저 남자한테 집적거리는 쉬운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으르렁)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얼마 전, 남자친구가 일일 모델이 된 남자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한 여자친구의 인터뷰 장면을 TV로 보고서는 제게 슬쩍 "인기 많은 남자친구가 좋지?"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자친구가 은근슬쩍 떠보는 어투로 던진 이 질문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인기 있건 없건 우리 오빠가 짱이지! 그리고 사실 오빠가 인기 많잖아!" 입니다. 


이렇게 뻔한 대답을 알고 있지만 괜한 심술을 부려봤습니다. 바로 '난 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인기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말 때문이었죠.


남자는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시욕이 큰 편입니다. 남자친구에게 간간히 전해 듣는 남자친구의 주위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첫 질문, "예뻐?"로 시작해서 "예뻐." 혹은 "안 예뻐."로 끝나는 대화를 봐도 말이죠. 일단, 예쁘다는 인증이 끝나고 나면 반응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이 자식. 능력 좋네!"

거기다 나이까지 어리면 금상첨화.


하지만 여자들 사이에선 아무리 가깝고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대뜸 "너 남자친구는 잘생겼어?"라는 질문은 쉽게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얼마나 잘 해주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잘 해준다는 것에서 세부적으로 금전적 능력이 될 수도 있고, 자상함이나 배려심 등이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으로 잘해주는 것보다 평상시의 자상함이나 배려가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뭐, 이건 개인취향이니)


남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여자친구 VS 나에게만 잘해주는 남자친구


빼어난 몸매와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친구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잘해주는 남자친구는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데이트는 둘이 하는 것이지, 많은 사람 앞에서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심술궂게 이야기 하고 나니 괜히 미안함이 앞서 남자친구에게 "더 예쁜 여자친구가 될게." 라고 대답했습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말이죠.


"근데, 난 다른 여자에게 인기 많은 남자친구보다 인기 많건 적건 한 여자만 사랑할 줄 아는 듬직한 남자친구가 더 멋진 것 같아."
"나도 그래. 나만 사랑해 주는 여자친구가 더 좋아."


"다른 여러 이성에게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라는 제 포스팅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이지만, 누구나 공통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인기를 떠나 나만 바라봐 주는 애인이 좋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기 많은 애인, 과연 좋을까? 전 나만의 애인이 좋아요!



+덧) 역시, 사랑에 있어서의 전제조건은 '여러 여자(남자)'가 아닌 '한 여자(남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를 채우는 과정이니 말이죠.


연인 사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연애가 부드러워진다

연인 사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연애가 부드러워진다[연애심리/남녀심리]

집안에서 맏이로, 장녀로, 가장으로 커 오다 보니 소소한 일에 신경 쓰는 법보다는 큰 일에 신경 쓰는 법을 먼저 배웠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는 법 보다는 감정을 숨기는 법을, 애교보다는 책임감과 독립심을 먼저 배운 듯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저의 무뚝뚝한 성격은 빛을 발합니다. (응?) 그래도 나름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그 이전보다는 훨 나아졌다고 자부합니다. (끄응)

 

연애심리,남녀심리,연애이야기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 받고 있으면 옆에서 듣고 있던 지인이 "버섯 남자친구는 몇 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잘 챙겨준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럼 저는 속으로는 날아갈 듯 기분이 좋으면서도 꾹꾹 눌러 담곤 하는데요. 괜히 "저도 남자친구 잘 챙겨줘요."라고 두둔하며 말이죠.

 

그러고 보면 전 요리나 집안일을 잘 하지 못합니다. -.- 그나마 요리를 하겠소? 설거지를 하겠소? 라는 질문에 늘 요리보다는 설거지를 택하는 스타일이니 말이죠. 반면, 남자친구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말 이게 단 한번만에 만든 것인가 싶게 잘 합니다.

 

"친구가 은행에서 대출 받는다네. 근데 대출 이자율이 엄청 센가봐."
"신혼부부 아니야?"
"응. 신혼부부지."
"신혼부부 대출 지원 받으면 돼. 시중은행 금리로 받지 말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대출제도 확인해보고 그 금리로 적용받으면 되는데."
"아, 그렇구나."
"확인해서 알려줄게."
"응. 고마워. 역시, 버섯은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을 잘 알아."

 

"집에서 월남쌈을 해 먹어?"
"응. 만드는 거 쉬워.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아서 그렇지."
"정말 대단해. 데치고 재료 준비하려면... 집에서 만들어 먹기 쉽지 않을텐데."
"다음에 만들어 줄게."
"결혼해서 오빠가 나보다 더 요리 잘 할 것 같아."
"그럼, 우리 같이 요리학원 다니자."

 

"나 한 쪽 이가 너무 아파."
"어느 쪽? 안쪽이야?"
"응. 어떡하지."
"사랑니 때문에 더 아픈 것 같아. 치과에 가야지. 대치동에 **치과 잘 해. 나도 거기 갔었거든. 바가지 씌우는 곳이 많아서 잘 알아보고 가야 돼. 이렇게 자란 사랑니는 위험하니까 대학병원에 가면 더 좋고. 스케일링만 해도 훨씬 덜 아픈데..."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연애가 부드러워진다

 

연애 7년차, 남자친구와 나누는 평상시의 대화. 평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서로에게 물어보고 상대방이 잘 아는 부분이면 먼저 찾아서 알려주곤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칭찬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칭찬하고 좋아해 주는 편인데요. 그저 평소의 대화이다 보니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10년지기 친구가 우연히 이 대화를 보고선 충격적인 말을 해주더군요.

 

 

"와. 버섯! 예전과 대화 방식이 많이 바꼈네? 이전엔 남자친구가 '난 뭐 잘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존중하고 인정하려 하기 보다는 '나도 그건 잘하거든?' '별 것 아닌 걸로 자랑하고 그래?'라는 식이었잖아. 지금 남자친구와는 다르네? 그치?"

 

친구의 그 말을 듣고 '헉!'했습니다. '내가 이전 남자친구에겐 그랬었나?' 하는 생각에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습니다. 너무 창피해서 말이죠. 오래 사귄 벗인만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라 익숙한데도 이 날은 정말... 창피했어요. (음... 할 말이 없...)

 

그러다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 두 아저씨가 상당히 인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계시더군요.

 

"사실 내가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것도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자가 집안일 한다는게 말이 돼?"
"내 후배도 여자한테 꽉 붙잡혀 살더라. 굽신거리는게 남자 망신 다 시키고 있어."

 

대체 뭐가 말이 안되는 일이고, 대체 뭐가 남자 망신이라는 건지. 아마 이 아저씨들이 지금 제 남자친구를 보면서도 비슷한 말을 하지 않을까요?

 

남자 체면에 요리가 가당키나 한가... 요리는 여자가 해야지... 라고 말이죠.

 

여자한테 꽉 잡혀 산다는 표현을 하며 '함께' 보다는 '남자'를 내세우는 아저씨를 보며 다시금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더군요. 모든 사람이 같은 연애관을 가질 수 없고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질 순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짝은 저와 꼭 맞는 연애관을, 서로에게 부족한 면을 잘 채워줄 수 있는 짝이라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너무 별 것 아닌 일에 행복해 하는 건가요?)

 

 

익숙한 데이트를 특별한 데이트로 만들어주는 비법

 

"언니는 연애 기간도 길고, 남자친구 만나면 주로 뭐하고 놀아? 밥 먹고 영화보고. 영화보고 밥 먹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차 마시고 이야기 나누고. 너무 반복적인 것 같아. 무료해."

 

 

얼마 전, 후배가 저에게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어째서인지 이 데이트도 일상화되어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한 분이 방명록으로 "보통 연인들은 무엇을 하고 놀죠?" 라는... 어찌보면 뚱딴지 같은 질문이지만, 어찌 보면 정말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해 주셨더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궁금하네요.

다른 연인들은 어떻게 데이트 할까요? 뭘 하고 놀까요? +_+

 

남자친구의 대학생활에 배알이 꼬인 이유

 

어렸을 때나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다 연인 사이가 되지 않는 이상, 보통 성인이 되어 만난 연인 사이라면 적어도 20여년간 이상 각자의 삶을 살다가 만난 셈입니다. 그렇다 보니 연애 초기엔 서로의 공통 화제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전 정말 억울하리 만큼 -_-; 여중(남녀공학이긴했으나 분리되어 있어서), 여고, 여대를 졸업했는데 (그러길래, 누가 여대 가래? -.-) 남자친구가 과 MT를 간다고 하면 질투심에 눈이 멀곤 했습니다. (화르르...)

 

"아냐. 걱정하지마. 우리 과엔 여자 많이 없어."
"그게 더 불안해." (화르르...) -_-^
"진짜 걱정하지마. 너보다 예쁜 여자애 없어."
"진짜? 근데...왜 남대는 없는걸까?"
"하하. 남대 생겨도 남자는 아무도 입학 안할걸?"
"미워! -_-"

 

남녀 다 같이 몰려서 술자리를 함께 하고 과 친구들과 벚꽃축제를 가고, 각종 엠티에 조 모임에 그렇게 어울려 다니는 남자친구의 모습. 어느 한 분이 남겨주신 이야기처럼 저 또한 남자친구의 그런 모습에 배알이 꼬였습니다. 

 

연애 초기, 남자친구와의 대화가 쉽지 않았던 이유

 

남자친구는 대학생활을 하며 이런 일이 있었어- 저런 일이 있었어- 라며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저는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전 여대인데다 학부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MT나 술자리와 같은 교류의 자리가 적었고, 선후배간의 끈끈한 뭔가도...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 같습니다.

 

"1학년 1학기 땐 내 돈 내고 밥이나 술을 사 먹은 적 없는 것 같아."
"엥? 왜?"
"과 선배들이 사주시기도 하고, 동아리 선배들이 사 주시기도 하다 보니."
"아..." (우와. 나로서는 익숙치 않은 신세계일세 -.-)
"군에 가기 전까지는 정말 그랬어."
"아..." (군대라... 난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하지? -.-)

 

연인 사이, 공통 화제가 있으면 연인 사이를 더 끈끈하고 단단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 커플은 각자의 삶을 살다 24년 만에 연인이 된 것이다 보니 데이트를 하더라도 딱히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할 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이야기 하는 대학생활과 제가 이야기하는 대학생활도 확연히 달랐고, 군대 이야기는 정말... 어디서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깜깜. 제가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더더욱 대학생과 직장인의 공통화제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데이트를 하며 지금 당장 먹고 있는 눈 앞의 음식 맛이나 함께 보고 있는 영화의 감상평을 나누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미 연인 사이임에도 좀 더 일찍 서로를 만나 같은 캠퍼스를 누빈 CC였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럼 함께 나눌 대화거리도 많을 거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많을 거라며 말이죠.

 

함께 있는 시간보다 더 의미있는 그 외의 시간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공통의 추억이 생기고, 공통의 화제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다른 연인보다 데이트가 더 즐거울 것만 같습니다. 친구들 또한 공통 친구들이 생기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도 더 재미있을 것 같고요.

 

Q. 보통 연인들은 만나서 뭘 하죠? 다른 학교 커플이나 아예 다른 일상에서 살아왔던 직장인 커플은 어떻게 사랑을 유지하는지 궁금해요! 무슨 얘기 할지부터 모르겠어요. 서로 자기생활 얘기만 하니까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 느낌이 안들어요.

 

분명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커플이나 CC는 그만큼의 과거를 함께 했기 때문에 공통 화제가 많아 데이트를 하더라도 나눌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데이트를 하며 나누는 대화가 꼭 '과거'일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어야 '미래'가 존재하듯이, 저와 남자친구는 언제부턴가 '과거'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현재' 나아가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게 되더라고요.

 

요즘 남자친구와 저는 보통 연인과 다를 바 없는 데이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밥 먹고, 영화보고. 영화보고 차 마시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만나고 헤어지고. 

 

 

다만, 연애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요령이 생겨 밥을 먹더라도 익숙한 음식점을 찾기 보다는 색다른 음식점을 찾아서 가려고 노력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더라도 단순히 차만 마시는 카페 보다는 놀이를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_+  곳으로 말이죠. 으흐흥.

 

 

이 또한 남들이 봤을 땐 그저 평범하고 단조로운 데이트일 수 있는데 우리 커플의 만남이 즐거운 또 다른 이유는 '함께 있는 시간 외의 시간'에도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점 같아요.

 

함께 꿈을 꾸는 '공통의 꿈'이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상당히 발전적이고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와 시간이 맞았던 때엔 함께 영어학원을 등록해 다녔지만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 다닐 수 없던 때에도 각자 영어학원을 등록하고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더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를 궁리했었습니다. 각자 전화영어나 온라인 영어를 등록해 서로의 빈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데이트를 할 땐 지금 어느 정도까지 했는지, 어느 레벨인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또 시간이 맞을 땐 함께 헬스를 등록해 운동을 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각자의 시간과 장소에 맞춰 전 수영을, 남자친구는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꼭 함께 하지 않더라도 함께 뭔가 목표를 정해 한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서로의 시간이 바빠 1주일에 한 번을 겨우 만나더라도 즐겁고 반가울 수 있는 이유는 함께 하지 않는 시간에도 공통의 뭔가를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 간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할 말이 참 많더라고요.

항상 반복되는 데이트로 무료함을 느낀다면 그 데이트를 벗어나 공통의 취미나 목표를 갖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꼭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같이 있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 같고, 함께 있을 땐 더욱 깊은 친밀감을 안겨줄 거에요. ^^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들어가냐?” 빼앗은 인연의 최후

 

요즘은 시대가 좋아졌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상대방에 대해서도 온라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차 저차 소식을 듣게 되고 알게 되니 말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야!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 들어가냐?"

골키퍼가 있기에 승부욕이 생긴다는 사람. 골키퍼가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 한 남자 선배가 그랬다.

CC(캠퍼스커플)로 3년 가까이 연애를 잘 하고 있는 커플에 초를 친 남자 선배. 이유인즉, CC였던 그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이상형인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의 옆에 있는 그 남자 보다는 자신이 더 잘 어울린다고 여기저기 소문내던 남자 선배는 그의 바람대로 혹은 그의 저주대로(응?) CC로 잘 사귀고 있던 커플을 끝내 이별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그녀와 사귀게 되자 남자 선배가 기분이 좋다며 후배들에게 음식을 왕창 쏘며 의기양양하게 이런 말을 했다.

"봤냐? 골키퍼가 있다고 해도 충분히 노력만 하면 공은 들어갈 수 있다."

"내가 그들을 헤어지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짝사랑은 용기 없는 자의 비겁한 변명이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 간직하지 말고 직접 달려가 골을 넣어 쟁취하면 되는 것이다."

"선점하지 못했다고 도망치면 다음은 없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만 간직하지 말고 골을 넣어 쟁취하라던 그의 말에 몇몇 후배들은 멋있다며 용기있다며 그의 행동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한편에선 '꼴 같지도 않다'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연애 경험이 없었던 당시의 내 입장에선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커플이 그 선배 한 사람으로 인해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다 헤어지는 것을 보고 얼마나 씁쓸해 했는지 모른다.

주위에서 오해라고 아무리 말려도, 단 한 사람의 입방정으로 인해 3년간 쌓았던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연애는 절대 '사랑' 하나 만으로는 안 되는 것을 깨달았다. '믿음'없는 '사랑'은 팥 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 -_-;;


그래. 어찌되었건 그 선배는 빼앗다시피 한 그녀와 함께 잘 만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최근 SNS를 통해 한 후배와 연락이 닿아 그녀와 그 선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청첩장과 함께.


골키퍼 있어도 공은 들어간다고 이야기 하던 자타공인 '짝사랑의 종결자', 그 선배의 말처럼 그들의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는구나- 라고. 그래. 그 선배의 말처럼 인연은 따로 있구나- 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첨부된 청첩장에 쓰여 있던 이름은 골 넣었다고 좋아하던 남자 선배의 이름이 아니었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녀 이름이 고스란히 쓰여져 있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여자가... 임신이란다... -_-;; 



남자 선배를 만나면서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였던 전 남자친구를 불러 술자리를 가졌다는데 여차저차 하여 임신까지 했다니;;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청첩장을 보고 다들 '헉' 한 모양이다. '확실치 못한 여자의 행동이 문제였다'는 반응과 '남자 선배의 인과응보'라는 반응. 그리고 한 후배의 의미심장한 말. 
 

"골 넣어도 골키퍼는 안 바뀌죠?"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 고수라 할 수 있을까?

 

"내 후배, 완전 연애고수야. 연애 고수."
"그래? 왜?"
"지금까지 만난 남자만 세어 봐도 어마어마해."
"어마어마하다고? 만난 사람이 많다는 거야?"
"거의 1년에 10명꼴? 남자심리 하나는 정말 잘 안다고 그러던데. 모르는 거 있음 와서 물어보래."
"와." -_-

 

연애고수라는 말에 처음엔 '솔깃'했으나, 이내 만난 남자가 많다는 말과 1년에 10명 꼴이라는 말에 감동의 '와~'가 아닌 그저 '헐'을 대체한 '와~'라는 탄성이 나오더군요.

 


1년에 10명꼴이면, 만나는 기간이 상당히 짧았을 텐데 과연 상대 이성을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과 혹 양다리, 문어다리를 펼치며 한번에 여러 사람을 사랑한 걸까? 라는 궁금증이 셈 솟았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가지면서 한 사람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여러 명을 만나면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려면 시간 배분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남녀심리 전문가 VS 혈액형별 성향 전문가

 

그리고 문득, 대학생이 되어 첫 소개팅을 했던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소개팅에 나온 한 남성분은 만나자 마자 얼굴만 딱 봐도 상대방 혈액형이 무엇인지 맞출 수 있다는 말로 호기심을 자극 시켰습니다.

 

"제가 얼굴만 딱 봐도 혈액형을 맞추거든요. 성향도 어떤 성향인지 금방 간파한다니까요."
"아, 그래요?"
"책 읽는 것 좋아하시죠?"
"네. 좋아하죠."
"주로 어떤 책 좋아하세요?"
"음, 전 주로…"
"아, 그러세요? 저랑 정말 비슷하시다! 성격은 어때요? 좀 소심한 편이죠?"
"음.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혈액형을 맞춰 볼게요' 라는 제안이 계기가 되어 서로가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 취미 활동을 한참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덩달아 상대방의 혈액형을 추측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날아온 결정타.

 

"하하. 사실, 전 O형이랑은 정말 안 맞거든요."
"아, 그래요?"
"O형은 다혈질이라… 하하하. 그 쪽은 A형이시죠?"
"네? 저요? 아뇨. O형인데요."
"아, 그래요? 정말이에요? 그럴 리가 없는데…"

 

순간 쏴해 지는 분위기. 얼굴만 봐도 혈액형을 맞출 수 있다더니, 혈액형만 알면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더니… 되려 저에게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O형이 아니라 A형일거라던 그 사람과의 인연은 그 날이 끝이었습니다. -_-;;

 

남자를 1년에 10명꼴로 만나 남자심리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던 그녀,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본 터라 혈액형 별 성향은 다 파악하고 있다던 그.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혈액형별 사람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너 날씨도 추운데 옷을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와. 파카 같은 거 없어?"
"음…"
"너 또 예쁘게 보이려고 옷 얇게 입고 왔지? 그러면서 지금 속으로 '춥고 배고프고.' 이런 생각 하고 있지?"
"오! 어떻게 알았어?"
"자, 너 배고플 것 같아서 오다가 와플 샀어. 네가 좋아하는 치즈가 들어 있어. 이건 유자차.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으이그. 목도리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오. 뭐야. 선수 같아."
"뭐야. 무슨 선수야. 이것 하나로."
"하하. 농담."
"아, 생각해 보니 나 선수 맞아. 너한테만."
"맞아."


'버섯' 하면 '척'이지만, '여자' 하면 아직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남자친구.

 

"오빠의 애칭은 이제부터 버섯전문가."

 

앞에 있는 한 사람과 오롯이 마음이 통해야만 잘 할 수 있는 게 연애인데 의외로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자심리를 잘 아니까 연애를 잘 한다. (그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 건 아니잖아요)
남자를 많이 만나봤으니 연애를 잘한다. (만나본 남자가 눈 앞에 있는 그는 아니잖아요)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날 설레게 하는 남자친구의 이유 있는 뒤끝


평소와 다름 없이 퇴근 후,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배가 불러 잠시 앉아 있던 찰라 무심결에 툭 던진 한마디.

 

, 졸려...”
졸려?”
“어?
, 아니.”

 

개미소리 만큼 작은 목소리로 내뱉은 '졸려...' 라는 말. 내뱉고도 인지 못하고 있다가 되묻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아니. 안졸려.' 라고 잘라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이미 남자친구가 들은 '졸려'라는 말로 '거리'를 준 셈이었습니다.

종종 데이트를 하다 농담을 던지며 장난을 치곤 하는데 이 날도 남자친구의 기습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방심하고 있던 찰라, '졸려~' 라는 제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낚아 챈 거죠.

 

버섯, 우리 연애 한지 오래됐잖아. 그래도 아직 여전히 설레고 좋지?”
! 당연하지!”
그런데 말이야. 설레는데 어떻게 졸려?”

 

시작입니다. 이 공격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데 말이죠.



설레는데 어떻게 졸릴 수 있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에이, 설레는 건 설레는 거고, 졸린 건, 사람의 기본 욕구지. 다르지.”
아니지. 설레면 졸릴 수가 없지. 심장 박동수가 빠른데 어떻게 졸리겠어.”

 

이럴 땐 조금은 비겁하지만 오빠도 그땐 그랬거든.’ 이라는 말을 하며 맞대응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가 한번도 졸리다’, ‘피곤하다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열심히 과거를 추억하며 남자친구가 비슷한 말이라도 한 적이 없나 되짚어 보았습니다.

 

“거봐. 없지? 없지? 난 그런 말 한 적 없지?”
…”

 

옆에서 내가 이겼다!’ 라는 표정으로 저를 빤히 보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남자친구는 단 한번도 힘들다’ ‘피곤하다’ ‘졸리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더군요.

다만, 남자친구는 ‘힘들다라는 표현이 아닌 힘들었어라는 표현으로, 결국 같은 말인 듯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어'

저런...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은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내가 감싸줘야지. 위로해줘야지. 힘낼 수 있게!

 

', 힘들어. 피곤해.'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고 피곤하다는거야? 그리고 어떻게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나와 모처럼의 데이트 중인데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아, 힘빠져.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연애 중 상대에게 하는
같은 의미의 말이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주는 느낌은 확 다른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어떻건, 직접적으로 까놓고 열어 보일 수 없는 만큼(열어 보인다고 해도 볼 수도 없고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대표 수단인 '말'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 단 한마디의 차이로 상대방의 마음을 짠하게 할 수도, 횡하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나 정말 아직도 오빠 보면 설레는데, 진짜야! 졸리다고 해서 설레지 않는 건 아니야!"
"음... 그래! 믿어줄게! 근데 난 정말 아직도 널 보면 설레어서 데이트 중엔 절대 졸립지 않아.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설레는 것과 졸린 건 다르다며 끝까지 우겨보았지만, '난 널 보면 설레어서 졸립지 않아'라는 말로 뒤끝 있는 남자의 최고봉을 보여주던 남자친구의 모습. 이런 뒤끝이라면 수백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맞아요. 어쩌면 남자친구의 이런 모습 때문에 아직도 설레나 봅니다.


지금은 연애중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하정미
출판 : 마음세상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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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함께한 추억이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지금은 연애중


 


남자친구 몇 살이야? 어느 학교 다녀? 무슨 과야? 취직했어? 어느 회사 다녀? 집안은 어때? 돈은 많아?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한다고 하면 먼저 '와. 좋아? 행복해? 축하해!' 라는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내가 어떤지' 보다는 '남자친구의 신상정보'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나 또한 그런 질문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짝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적어도 나보다는 좋은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적어도 나보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다는 내가 얼마나 그를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외모, 능력을 지녔는지를 계산했다.

 

그리고 정말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남자를 만났었다. 외모, 능력, 재력… 모든 것이 빠지지 않는. 모두가 '부럽다'라고 할 만한.

 

밀고 당기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안달 나게 했고, 먼저 연락하고 싶어도 꾹 참으며 상대방에게 먼저 연락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별했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후, 한참 후에야 그에게서 이별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날 사랑하긴 했니?"

 

그 후로도 좀처럼 새로운 인연을 오랜 기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눈이나 머리가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 아닌,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 사람이 바로 7년 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의 남자친구이다. 외모를 보고 첫 눈에 뿅! 도 아니었고, 능력이나 재력을 보고 이 사람이다! 찜! 한 것도 아니다. 무척이나 천천히, 조금은 늦게 내 사랑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연애도 3개월을 넘기기 무척 어려웠고, 2년이 되기까지도 위태로웠다.

솔직히 난 자만했었는지 모른다. '첫 연애'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연애에 있어서는 나보다 서툴구나' 라는 생각과 '날 좋아한다고 하니 일단 만나만 보자. 맞지 않으면 헤어지면 되니까.' 라며 만남을 쉽게 생각했었다. 고작 3개월도 넘기지 못한 몇 번의 연애 경험으로. 진심으로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해 본 적 없던 내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자만심이 치유될 때쯤엔, 나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했다. 종교, 성격, 집안, 금전 문제… 등. 그러면서 싸우는 횟수도 잦았다. 흔들바위 커플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3개월, 2년, 5년, 7년째 연애를 이어 오며…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었다.

 

 

진심이 진심을 일깨운다 고나 할까. '사랑' 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던 내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며 '사랑'은 있어! 라고 말하고 '진심'은 있다고 말한다.

 

"그 동안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온 거야? 조금만 더 빨리 오지. 나 마음 고생하기 전에."

 

언제쯤이었을까?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냐며 '퍽퍽' 때리면서도 남자친구를 향해 생글생글 웃었던 그 때를 기억한다.

 

이대로 해피엔딩! 끝! 하면 좋겠지만, 연애도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이다 보니 유지하고 이어가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결혼을 해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지금은 연애중', 아이를 낳고, 훗날 손자, 손녀를 보더라도 지금의 남자친구(남편)와는 '지금은 연애중'. :)


+ 덧)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이웃블로거분들과 방문객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꾸벅) 비밀댓글로 성함, 주소,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10분을 추첨하여 '지금은 연애중' 책을 선물해 드릴게요. ^^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내게 준 생일선물에 얽힌 사연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의 연애사에 큰 관심을 갖곤 합니다. (저도 그래요-)
그리고 상대방의 호기심 가득한 '어때?'라는 질문에 '어땠어.'라고 대답을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와!'(긍정) 이거나 '어쩜 그래?'(부정) 입니다.


문제는 '와!'가 아닌, '어쩜 그래?' 라는 반응이 돌아왔을 때죠.


솔직히 서로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는 커플이라면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건 그와 무관하게 '우린 너무 행복해요!' 라고 미소 지을 수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덜한 -연애 초기이거나 이리저리 자신의 짝이 맞는지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단계라면 주위의 반응은 송곳이 되곤 합니다.

 


천천히 조심스레 커져 가고 있던 풍선(사랑)이 예상치 못한 송곳 한 방에 끝날 수도 있는 거죠. 덜덜덜.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준 첫 생일선물  

 

연애를 하기 전까지만해도 전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했었죠. 그땐 제가 정말 우유부단하지 않은 줄 알았어요. 정말 팔랑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어제 생일은 잘 보냈어? 남자친구가 생일선물 줬어? 뭐 받았어?"
"열쇠고리 받았어요."
"어머. 어느 브랜드?"
"브랜드는 없는데… 왜냐면…"
"어머! 브랜드 없는 열쇠고리를 준거야? 진짜 너무 한다. 너 정말 서운했겠다."

 

정작 생일 당일엔 '너무 고마워!' '너무 예쁘다!'를 남자친구에게 연발했는데 직장 동료의 그 한마디로 인해 없던 서운함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상대방의 '헐!' 하는 반응과 '너무 한다'는 말을 들으니 '어머! 정말? 그런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제 머리 속 계산기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그 날, 퇴근길에 만난 남자친구와 정말 별 것 아닌 일로 크게 다퉜습니다. (너무 별 것 아닌 일이었던 터라 기억도 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정말 뭔가를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도 아닌데 엄한 화풀이를 남자친구에게 하고 있더군요.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헐! 나 이렇게 팔랑귀였어?'
'헐! 나 이렇게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우리, 오리역에 가서 고기 먹자!" 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신나하며 "와! 오리고기 먹으러 가는거야?" 라는 뚱딴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곤 "오리고기 먹고 싶어? 난 오리역에서 삼겹살 먹자고 이야기 꺼낸거였는데..."라는 남자친구의 대답에 빵터졌죠. (솔직히 웃으면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 응?) 

남자친구가 제게 선물한 열쇠고리... 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 하지 않아? 어떻게 여자친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다는 게 열쇠고리일 수 있어? 혹시 브랜드 있는 거냐고 물으니 브랜드도 없대!"
"에이. 그래도 버섯이 남친한테 받은 열쇠고리는 특별하죠."
"왜? 뭐가? 나라면 엄청 서운할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직접 자수로 이니셜 새겨서 만든 열쇠고리라고 하잖아요. 남자가 어디 그러기가 쉬운 가요."
"어머. 그런 거였어? 몰랐네. 내가 버섯한테 이야기를 제대로 못들은건가?"

 

그런 줄 몰랐다- 라며 선물 감동적이었겠다- 라며 뒤늦게 제게 웃음을 보였지만, 전 전날 남자친구에게 티격태격 거린 것이 생각나 무척이나 속이 쓰리더군요. 주위의 반응에 따라 울고 웃는 제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했고요.

연애초기, 당시 남자친구는 학생이었고 전 직장인이었습니다. 늘 더 많은 것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던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도 '축하해'보다 남자친구에게 먼저 들은 말은 '미안해'였습니다.


얼마 전, 개콘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 '여자는 친구에게 자랑할 만한 선물을 받기를 원한다'는 멘트를 하더군요. 지금은 주위의 반응이나 어떠한 시선보다 남자친구를 더 신뢰하고 '우리는 햄볶아요!'라며 미소지을 수 있지만, 당시 무던히도 주위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당시를 떠올리면 남자친구에게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응. 기억 안나?"
"그렇구나. 7년 전이라... 난 왜 기억이 안나지?"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치. 좋은 것만 기억해야지."



 

지금은 연애중
10점

장기간 연애, 여전히 뽀뽀를 부끄러워하는 여자친구? 사실은

 

"뽀뽀~ 뽀뽀~"
"아, 안돼. 지금은 안돼."
"왜?"
"마늘 냄새 나. 이따 껌 좀 씹고 나서 뽀뽀해줄게."
"오. 나 껌 좀 씹어본 여자의 뽀뽀를 받는 거야?"
"그런 거지! 하하."

 

고기를 한참 맛있게 먹고 난 후 가게에서 나오던 길, 남자친구의 뽀뽀 타령에 좀 전에 먹은 마늘을 핑계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뽀뽀~ 뽀뽀~"
"으으응~ 안돼~"
"왜? 부끄러워?"
"그럼! 부끄럽지!"
"아직도 부끄러워?"
"응. 그럼! 당연히. 오빤, 안 부끄러워?"

 

집으로 데려다 주다 가로수길,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곤 또 다시 남자친구의 뽀뽀 투정이 이어졌습니다.



코 앞까지 다가오는 남자친구의 얼굴을 부끄러워하며 -정확히는 부끄러운 척하며- 고개를 떨구니 '우리 버섯은 아직도 부끄러움이 많구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뭐해?"
"지은이랑 빈이랑 수다 떨고 있어."
"아, 맞다. 오늘 친구들 만난다고 했었지? 언제 집에 가?"
"이제 곧 가려고."
"응. 그래. 재미있게 놀고. 이따 집에 갈 때 전화해."
"응~ 이따 전화할게. 뽀뽀~ 쪽!"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다 걸려온 남자친구의 전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전화로 만나는 때만큼은 온갖 애교가 절로 나옵니다. 만날 때는 그렇게 뒤로 빼던 뽀뽀도 전화상으로는 과감하게 먼저 '쪽쪽' 거리기도 합니다.


연애 7년차, 여전히 부끄러운 뽀뽀? 사실은...



남들이 봤을 땐 연애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 하지만, 현실은 연애 7년차에 접어든 커플. -_-;;;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

키스가 아닌, 뽀뽀라면 이미 유치원생일 때 마스터 했건만 남자친구 앞에서는 여전히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쿨럭;

네. 올해로 이제 나이 서른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뽀뽀가 부끄럽다뇨. 사실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 다만, 남자친구 앞에서 부끄러운 척, 창피한 척 할 뿐입니다.

제가 먼저 하는 돌발 뽀뽀에는 적극적이지만,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는 뽀뽀는 늘 소극적입니다.

...쿨럭;

네. 제가 할 땐 제대로 하고,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면 한껏 여성스러운 척을 하며 앙탈을 부리곤 합니다.

이런 저를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버섯 같은 여자가 어디있어. 너무 순수해.'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억척 같은 살림꾼이 되기전까진 끝까지 순수하고 순진한 여자로 밀고 나가려고요. (응?)


스킨십에 있어서는 제대로 여우가 되자!


만난지 몇 일 째 되는 날, 손을 잡아야 하나요? 언제 뽀뽀를 해야 하나요? 언제 키스를 해야 하나요? ... 와 같은 질문이 불필요한 이유는 개개인별로 상황에 따라 다른데다 딱히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수백, 수천개가 될 수 있는 질문이죠)

하지만 여자 후배들을 만나면 수백번 강조하는 말 중의 하나가 "너가 후회하지 않을만큼 행동하고 너가 한 행동에 책임을 져라." 입니다. 



"어흑. 그 남자 때문에... 흑흑흑... 그런 남자인지 몰랐어요." 할 일이라면 애초에 그럴 일을 만들지 말라는 거죠.

전 연인 사이의 '밀고 당기기'는 정말 싫어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앞 '여우짓'은 정말 좋아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도 남자친구가 '내 여자친구는 여전히 부끄러움 많은 여자친구'라고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여우짓의 효과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남자친구가 알고도 눈감아 주는 여우짓인지도 모릅니다)

여우짓이라고 하여 평소 번쩍 드는 물건을 남자친구 앞에서 무거운 척 '끙끙' 거린다거나 평소 바퀴벌레를 잘 잡는데 남자친구 앞에서 무서운 척 '꺅꺅' 거리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여우짓이라기 보다는 민폐;;)

시키는대로,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상황을 판단하고 '좋다' '싫다'를 분명히 이야기 할 줄 아는 게 진짜 여우짓이죠.

여자라면! 여우짓을 제대로 해야 하는 때가 바로 스킨십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남자 입장이라면 여자친구의 여우짓에 긴가민가 하더라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좋겠죠? ^^

Q.>> '남자친구에게 싫다고 했다가 자칫 우리 사이가 멀어질까봐 걱정돼요.' 

A.>> 그 정도로 멀어질 사이였다면, 이 참에 아주 영영 멀어지는게 나을지도요. -.- 진짜 사랑하는 사이, 연인사이라면 남자가 오히려 먼저 여자친구 입장을 이해하고자 한답니다.

Q.>> '여자친구가 평소엔 스킨십을 잘 했는데 최근엔 스킨십이 싫다고 하는데 제가 싫어진 건 아닐까요?'  

A.>> 여자는 남자와 달라 다소 감정이 복합적이고 상황에 따라(여자는 '그 날'도 있는거 아시죠?) 스킨십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스킨십 하나로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요? 


+ 덧) 예에에에! 책이 나왔어요. 저의 첫 책이네요.

처음이다 보니 많이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늘 그렇듯 '처음'이 안겨주는 설렘은 무척이나 큽니다.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고민끝에 책 제목은 카테고리 명 그대로 '지금은 연애중'으로 결정했어요. 조만간 출간소식을 다시 전해 드리며 이벤트도 진행할게요. :)
 

연애초기, 약속시간에 늦고도 화를 낸 이유

 

"너 왜 이렇게 늦었어?"
"내가 뭘. 뭐가 늦었다는 거야? 20분 밖에 안 늦었어."
"…헐!"
"남자가 쪼잔하게… 20분을 못 기다려?"


 

퇴근 후, 즐겨 보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나온 대사(크리스탈-태민)입니다. 보고 있다 과거의 제 모습이 생각나 입안에 오물거리던 음식물을 뿜었습니다. (!)

한 때 저도 비슷한 말을 연애초기, 남자친구에게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의 난 정말 뻔뻔했었구나...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연애 초기, 약속 시간에 늦고도 화를 낸 이유

 


"왜 이렇게 늦었어?"
"에이, . 10분 밖에 안 늦었네."
"아니지. 무슨?! 무슨 10분이야. 20분은 지났어."
"..."
"아까 네가 곧 도착한다면서 통화한 시간이 언제냐 면, 봐봐. 적어도 20분은 늦었다는 거지. 그렇지?"



연애 초기, 약속시간에 늦은 사람은 분명 남자친구가 아닌 저인데도 남자친구에게 화를 냈습니다. 사과하려고 하기도 전에 '왜 이렇게 늦었어?'라고 묻는 남자친구의 질문이 마치 걱정스러운 '?'가 아닌 역정의 '?(버럭)'로 들렸으니 말이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그렇지 않아도 늦어서 미안한데, 왜 이렇게 늦었냐며 묻는 남자친구에 대한 저의 속마음은...

'뭐야.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거야? 이미 늦은 걸 어떡하라고? 만났으면 된 거 아니야? 이걸 따지는 시간이 더 아깝지 않아?'


라며 제 멋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남자친구의 '왜 늦었어?' 질문 하나에 억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
, 그래. 그래. 알겠어. 알겠다고. 그만해. 미안해."


. 당시의 저는 시트콤의 여자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늦은 20분이라는 시간보다 '남자가 쪼잔하게 왜 그렇게 하나하나 따져?' 라는 생각이 더 컸으니 말이죠.


'
그래. 어디 한 번 늦기만 해 봐! 그 땐 나도! 똑같이! 따지고 들 테다!'


그 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걸 못 견뎌 했고, 하나하나 따지고 계산하다 보니 그야말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되더군요.



상대방이 나에게 베푼 것에 대해선 똑같이 하지 않으면서 정작 상대방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준다 싶으면 '두고봐! 똑같이 해 줄테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로부터 6년 이 지난 2011 12월의 마지막 금요일, 회사 근처로 먼저 찾아온 남자친구. 한 해를 마감하는 날이다 보니 종무식을 하고 일찍 끝날 거라 예상했지만 생각과 달리 회사일이 자꾸만 늦어졌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잔뜩 미안하더군요.

회사일이 더 늦어 질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잠깐 만나 이야기하는데 붉어진 남자친구의 얼굴과 차가워진 손이 보였습니다. 남자친구가 혹여 감기라도 걸리진 않을까. 나 때문에 기다려 주는 건데, 이런 저런 생각과 급한 마음에 유자차를 사서 건넸습니다.

"미안해. 어떡해. 여기까지 와 줬는데. 많이 춥지?"
"아냐. 괜찮아. 네가 준 유자차 진짜 맛있다."


단돈 천원의 유자차이건만 제가 건넨 유자차 한 잔에 '괜찮아'라는 말을 건네며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더 미안하더군요.

"나 땜에 아프면 어떡하지..."

 


연애 초기, 우리 커플은 약속 시간 10분의 늦음도 20분의 늦음도 용서치 않는 커플이었지만 지금은 30분이건 1시간이건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이입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배려는 배려를 낳는다


연애 초기, 약속 시간에 제가 늦거나 남자친구가 늦을 때면 늘 다투기 바빴습니다. 너가 잘못했다, 너도 잘못한 적이 있다, 를 두고 말이죠.

6
년 전, 그 날도...

약속 시간에 늦어 다투던 그 때도 10분이 되었건, 20분이 되었건 기다림에 지쳐 있던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았을 겁니다. 똑같이 차가워진 남자친구의 얼굴과 손을 보았겠죠. 그럼에도 그땐 왜 몰랐을까요? 아니, 그 땐, 왜 보고도 못본 척 한 걸까요?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서 먼저 달려와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한 마디 건네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늦기 전에 먼저 여차저차하여 조금 늦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미안하다고 먼저 귀띔해 주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그땐 기다리는 상대방보다 ''를 생각하기 바빴고, 나를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상대방의 시간보다 '내 시간'을 우위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똑같이 상대방의 시간도 나의 시간처럼 소중하고, 내가 힘들 듯 상대방도 힘들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못했겠죠. 언제부턴가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깊어지면서 조금씩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엔 보고도 보지 못했던 남자친구의 모습이 말이죠.

배려는 배려를 낳습니다.

"우리 뭐 먹으러 갈까? 오늘 나 때문에 많이 기다렸지? 맛있는 거 먹자. 내가 살게."
"아냐. 내가 연락도 없이 먼저 와서 기다려서 너가 난처했을 것 같아. 내가 맛있는 거 살게. 뭐 먹고 싶어?"



12
월의 마지막 날. 퇴근 후,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계속 웃음이 나왔습니다. 연애 초기, 조금만 늦어도 이를 갈던 예전의 우리 커플의 모습이 생각나서 말이죠.

  

남자 고등학생들의 연애담을 듣다 놀란 이유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다 네 다섯명 정도의 남자 고등학생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요즘 우리 나이 또래 애들 중에 연애 안 해 본 애가 몇이나 있냐? 바보도 아니고."
"그러니까. 너 정말 희귀하다. 내 주위에도 네가 유일한 것 같다. 키스는 해 봤냐? 야, 사내 녀석이 쪽 팔리게. 내 여자친구라도 빌려줄까? 하하하."
"야, 그러다가 진이가 넘어가면 어떡하려고?"
"야, 야. 걱정 마. 절대 안 넘어가. 넘어가도 뭐, 여자가 어디 걔 하나뿐이냐?"

 

저게 정말 고등학생들의 대화가 맞는 건지, 그리고 저게 대체 무슨 말인가 싶은 생각에 그들의 대화를 경청 아닌 경청을 했습니다. -.- 처음엔 생각지 않게 우연히 듣게 된 것이지만 나중엔 고의로 더 귀를 기울여 들은 것 같네요. (엿듣기의 재미라고나 할까요; 쿨럭;)

 


일단,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 연애 경험 없는 아이가 거의 없다는 극명한 표현에 놀라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빌려줄까- 라는 표현에 또 놀랬습니다.

여자친구가 물건도 아니고 친구 사이에 빌려주고 빌려 받는 사이면,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더 가관이었던 것은 "내 여자친구를 빌려 줄 테니 키스 하는 법이라도 제대로 배워봐." 라는 말이었습니다.

"빌려줘?"
"빌려줘?"
"빌려줘?!"


처음엔 호기심에 귀를 더 기울였지만,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들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이 울렁울렁... (그럴거면 애초에 듣지 말지 그랬니- )

 

이들이 나누는 대화 속의 '연애'는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관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내 녀석이 연애도 안 해봤냐?" (사내 녀석이 여자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했냐?)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지."(적어도 나처럼 여러 여자를 품에 안아봐야지.)

 

그들의 대화 속 '연애'는 분명 제가 평소 사용하던 '연애'와 같은 단어임에도 그들의 대화를 듣고 나니 그 날 따라 유독 '연애' 라는 단어가 미워 보였습니다.

'이봐! 이봐! 그런 진정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욕구 채우기를 두고 '연애'라고 표현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연애'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 덧) 요즘 한참 '지금은 연애중' 출간 준비 중입니다. 처음으로 제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오네요. 남자친구와의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책으로 엮여 출간된다니 많이 설레네요. ^^ 곧 좋은 소식 전할게요!



우리커플이 맞이한 여섯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인데 뭐해?"

 

남자친구와 올해로 맞이 하는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아, 일곱 번째인가. ㅡ.ㅡ 뭐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고요. (정말 중요하지 않은 거 맞아? 끄응- ) 남자친구와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어느 정도 오래 사귄 커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작 솔로일 때는 '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하지?' '애인도 없고… ㅠ_ㅠ' 하며 괜히 서글퍼 했었는데 말이죠.

 

처음 함께 맞이하던 크리스마스를 두 세 번 정도 맞이하고 나니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애 초기만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근사한 레스토랑을 가야 되고,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야만 했는데 말이죠.

 

올해엔 크리스마스(25일)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이브(24일)도 아닌 그보다 이른 23일, 퇴근 후에 만났습니다.

 

평소처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대신 메뉴는 제가 좋아하는 고기로+_+)남자친구와 함께 서점에 잠깐 들렀습니다. 곧 출간될 '지금은 연애중' 책 표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하고요.

 

서로에게 선물해 줄 크리스마스 선물도 함께 고르고 서로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도 함께 고르며 말이죠.

 

"이건 어때?"
"에이, 쓰는 란이 적잖아. 이게 뭐야."
"아… 쓰는 란이 적구나. 하하하."
"지금 오빤 최대한 적게 쓰려고 쓰는 란이 적은 걸로 찾고 있지? 그치?"
"아, 아니야. 아하하하하."

 

전 글을 쓰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말'이 아닌 '글'로 하고픈 말을 전할 수 있는 '편지쓰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때로는 글로 쉽게 표현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런 저와 달리, 글씨체가 예쁘지 않다며 글을 쓰는 것을 꺼려하는 남자친구가 고르는 카드는 입체카드, 매직카드… 하나 같이 쓰는 란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한 줄 남짓 쓸 수 있는 카드더군요.

 

"'메리크리스마스' 한 줄로는 안될까?"
"안돼."
"그럼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두 줄?"
"주~거어! 안돼!"

 

단호하게 '안돼'를 외치며 카드를 골랐습니다. 예쁜 카드이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쓸 란이 어느 정도 있는 카드를 고르려니 참 쉽지 않더라고요. (다음엔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야겠어요)

 

여섯 장 남짓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구입하곤 테이블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습니다.


남자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라기 보다 한 해 간의 일을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음… 제가 의도한 바 입니다. 으하하.

 

한 해 동안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을 나열하다 보니 한껏 기분이 업되더라고요. 그렇게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뒤이어 가족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썼습니다.

 

"서로에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기."
"응. 그러자."


남자친구가 왜 고해성사하는 느낌이라고 했는지, 카드를 읽어 보니 알겠더라고요. 한 해간 연애하며 잘못한 점만 잔뜩 써놓았더군요. 제 기억 속엔 희미해 진지 오래인데 말이죠. 한 해를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서로에게 건네는 크리스마스(고해성사) 카드... 꽤 의미있는 것 같아요. ^^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 덧) 푸핫. 이 글의 요지는 메리크리스마스라고나 할까요. ㅡ.ㅡ  

할인카드 쓰는 남자를 보며 비웃던 그녀, 위험한 이중잣대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난생 처음으로 패밀리레스토랑을 갔습니다. 당시 지방엔 패밀리 레스토랑이 없었던 데다 제가 지불하기엔 다소 높은 가격이었던 터라 내심 '헉'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도 가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어떤 할인카드가 있는지, 어떤 할인혜택이 있는지는 꼭 챙겨 보고 가곤합니다.

할인카드 쓰는 남자라며 비웃던 그녀


처음으로 간 패밀리 레스토랑, 당시 대학생이던 제 눈엔 가격적인 면만 빼면 분위기가 좋고 깔끔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는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을 위해 밥을 사주고 결제를 하는 모습에 얻어 먹어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동기들도 같은 마음이었던터라 다음엔 우리가 사드리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와… 너무 감사하다. 다음엔 우리가 사자."

 

하지만 이런 동기들의 대다수 반응과 달리, "아, 정말… 남자가 되가지곤 패밀리 레스토랑 얼마 한다고 할인카드 찾고 있는건지. 역시, 남자는 자고로 돈이 많아야 돼. 어후. 난 절대 저런 사람 못 만나." 라고 말하는 한 동기의 말에 당황했습니다.

 


선배를 향해 '할인카드 쓰는 남자' 라며 비아냥 거리던 그녀의 발언에 든 생각은
'돈이 많은 건가? 할인카드를 쓰지 않을 정도로 부자집 딸인가?' 였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이죠.

 

그 한번의 발언으로 인해 그녀는 제게 '돈이 많은 그녀'로 찍혔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나 다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났습니다. 이전엔 선배가 사줬으니 이번엔 우리끼리 돈을 모아 사자며 계산하려는데, "아, 돈 아까워. 꼭 우리가 내야 돼? 그냥 선배들이 내게 놔두지. 아… 나 고시원비도 내야 되는데. 그냥 이번엔 나만 좀 빼주면 안돼? 아, 대신 할인카드는 내가 낼게."

응? 응? 헉! -_- !


남자와 여자에게 이중잣대?!


내심 '돈이 많은 그녀'로 찍었던 그녀의 황당 발언에 다시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착각을 해도 단단히 했었나봅니다. '돈이 많은 그녀'가 아니라 그저 남자와 여자에게 이중 잣대를 갖다 대는 그녀일 뿐인데 말이죠.

자신이 할인카드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 남자가 할인카드를 쓰는 것은 금기시해야 하는 일?
자신의 지갑 앞에서는 자린 고비, 남자의 지갑은 화수분?


결국, 그녀를 제외한 동기들끼리 돈을 모아 선배들에게 밥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남자는 말이야."로 시작해 "그래서 여자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야 돼."로 끝맺음 하던 그녀를 보며 속으로 자꾸만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자기도 돈 없으면서 어떻게 남자의 조건과 재산을 따질 수 있어?'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음에도 배려심 없는 모습이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이후, 몇 번 만날 때마다 남자를 소개 시켜 달라던 그녀에게 전 어떤 남자도 소개시켜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녀를 충족시켜줄 (그녀가 바라는) 돈 많은 남자를 소개시켜 줄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려심 없는 그녀의 모습에 감히 누구도 소개시켜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말이죠.

남자와 여자의 각기 다른 이중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 사람대 사람으로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자전거데이트를 제안했다가 남친에게 미안해진 이유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에 올라와 한강을 보며 "와! 한강이다!"를 외치며 지하철 창가에 한참 동안 기대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보면 '어이쿠, 촌스러워!' 라고 했을지도 몰라요.

 

어쨌건, 당시에는 처음으로 서울 도심을 내딛었던 터라 많은 것이 새롭고 신기했습니다. 우뚝우뚝 솟은 건물도 그러했지만, 지하철에서 하나같이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말이죠. (지금은 신문보다는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네요)

 

모든 것이 생소했던 당시의 상황 때문인지, 강남에 흐르는 하천을 보고 '또랑(표준말은 도랑)'이 아닌, '탄천'이라고 말하는 서울 사람들의 말을 듣고선 '아, 서울사람들은 '또랑'을 '탄천'이라고 부르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또랑'의 표준어는 '도랑'임을 뻔히 알고서도 낚인 거죠. -_-;;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모든 하천을 '탄천'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하천 명칭이 '탄천'이라는 것을 말이죠. 당시 그럴 만도 했던 것이 강남에 있는 하천도 '탄천'이라 불렀고, 경기도에 있는 하천도 '탄천'이라 불러서 더욱 그렇게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 쿨럭;


실로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 하천이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이어져 있는 그리 긴 물줄기일 줄은 말이죠. 경기 용인시, 성남시, 서울 송파구, 강남구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지류로 약 35.6km에 달한다고 하네요.

 

"오빠도 몰랐지? 알고 있었어? 이 탄천이 그 탄천이래."
"아, 그래?"
"강남 탄천 자전거길 따라 쭉 가면 경기도까지 갈 수 있는 거야."
"와. 길이가 꽤 길구나."
"오빠네 집 앞에 있는 탄천이 우리 집 앞에 있는 탄천이었어! 신기해! 자전거 사야겠어."
"자전거는 왜?"
"탄천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잖아. 오빠도 자전거 있으니까 중간에서 만나면 되겠어."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이어져 있는 탄천. 그리고 그 탄천을 따라 이어져 있는 자전거길.

 

남자친구는 이미 자전거가 있고, 나만 자전거를 사면 자전거를 타고 중간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풀어 남자친구에게 '신나게' 탄천의 유래와 구간을 설명했습니다. 퇴근 후, 자전거로 중간에서 만나 헤어지면 되겠다는 생각에 잔뜩 들떠서 말이죠.

 

"어때? 교통비도 절약되고, 운동도 되고. 좋지?"
"음. 그런데 너랑 나 퇴근하고 중간에서 만나면 빨라도 8시. 짧게 데이트해도 2시간, 그럼 10시네. 네가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되겠네? 너 혼자 그 시간에 집까지 자전거 타고 가기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자전거 길도 어둡던데. 내가 데려다 줘야 될 것 같은데?"
"하긴, 그렇지. 응. 그럼 위험하다 싶을 때는 오빠가 데려다 주면 되지."
"…으…응… 그렇지"

 

별 생각 없이 '위험하면 오빠가 데려다 주면 되지…' 라는 말을 내뱉고서 혼자 빵 터졌습니다. 저를 데려다 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갈 남자친구의 입장을 생각지 않았더군요. 저를 데려다 주고 연속 4시간동안 자전거를 타야 하는 남자친구의 입장을 말이죠; -.-


한참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음, 아무래도 난 다음날 집에 도착하겠는데? 우리 버섯 덕분에 몸짱 되겠어."
"아, 미안. 크크크. 정말 미안."
"왜 웃어?"
"상상했어."

 

주말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주중에 퇴근 후, 만나는 저희 커플의 경우, 하루가 무척이나 짧습니다. 그런 만큼 데이트 시간도 짧고요. 자주 만나지만 짧게 만나는 만큼 애틋함이 큽니다.

 

남자친구가 매번 데이트 후, 지하철로 데려다 주는 것도 일찍 헤어져 아쉬운 마음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데려다 준 남자친구에게 "데려다 줘서 고마워." "잘 도착했어? 오늘 즐거웠어." 라는 말은 수도 없이 했지만, 정작 저를 데려다 주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남자친구의 마음은 어떨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겐 데이트의 연장이었지만, 저를 데려다 주고 홀로 가는 남자친구는 데이트의 연장 + 시간의 허비이니 말이죠.


평소엔 항상 차로, 지하철로 데려다 주다 보니 상대가 나로 인해 허비하는 시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 날, 자전거로 계산을 하니 뭔가 확 와닿더라고요. (내겐 운동이지만 상대에겐 고문이 될 수 있는;;; -.- 내겐 즐거운 데이트의 연장이지만, 상대방에겐 홀로 쓸쓸히 돌아가야 하는 고된 시간이 남아 있다는;;;)

웃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속으론 어찌나 미안하고 뜨끔했는지 모릅니다. ㅠ_ㅠ
충분히 다 알고 있다고, 충분히 다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순간순간 자꾸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거 쓰고 나니 반성문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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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의 노출단속은 당연! 내 남자친구는?


이제 어느덧,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 (아, 겨울이 온다고 하기엔 너무 이른가요?) 지난 여름, 남자친구와의 한 에피소드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남자는 여자의 노출을 즐기는 반면(눈요기라고나 할까요), 자신의 여자의 노출은 용서치 못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내 여자만 아니면 OK! 인거죠.

이에 대해선 누구나 대공감할 만한 사안일텐데요. 반대로 남자의 노출에 대해 여자는 어떨까요? ㅡ.ㅡ???  

제가 예외인건지, 저 뿐 아니라 대다수의 여자라면 자신의 남자의 노출에 대해서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뭐야? 옷을 왜 이렇게 헐벗었어?"
"아하하. 뭐? 헐벗다니! 이게…음… 좀 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엄청 시원해."
"치!"

 

지난 9월, 이보다 뜨거울 순 없다! 싶을 만큼 후끈후끈한 더운 날씨에 나시를 입고 등장한 남자친구의 모습에 뾰루퉁 해졌습니다. 나시인만큼 푹 파인 소매부분과 푹 파인 목 부분. 남자친구가 조금만 이쪽 저쪽 움직여도 상체가 훤히 다 보이는 +_+
 

연예인은 OK! 내 남자친구는 NO!


꿍해져서는 남자친구의 옷에 태클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조신하지 못하게! 이게 뭐야! 다 보이잖아!"

 

남자친구의 옷을 잡고 흔들어 보이며 "조신하지 못하게!"를 마구 내던지는 저의 반응에 남자친구도 적잖이 당황했나 봅니다. 보통 남자가 여자에게 '조신하지 못하다'는 표현을 쓰는 게 일반적인데 말이죠. 쿨럭; (이 장면, 남자와 여자만 뒤바낀 채 많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제 옷이 조금만 비친다 싶어도 열을 내고, 조금만 짧다 싶어도 열을 내는 남자친구이건만, 남자친구의 복장도 여자친구 입장에선 무척 신경이 쓰인다는 사실을 남자친구는 몰랐나 봅니다.

 

마침 퇴근길이다 보니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이리저리 사람이 뒤엉키다시피 있는 상황에서 더욱 남자친구의 옷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

 

"오빠, 진짜! 진짜! 다 보여!"
"하하. 남자는 괜찮아."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안돼! 아줌마들이 막 힐끗 거리는 거 안보여?"

 

남자친구를 보고 있던 게 아니라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아줌마였건만, 괜히 없던 아줌마를 가상으로 만들어 내어 오빠를 보고 있었다며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해주길 부탁했습니다.

 

TV나 잡지로 자주 접하게 되는 남자의 상의 탈의 -_-;;;

 

그래. 이 정도는 훈훈하다구!


길을 거닐다 혹은 지하철에서 나시를 입은 남자를 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정작 제 남자친구가 얇은 나시 하나를 걸치고 나타나니 기겁하며 가리기 바빠지네요. 혹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진 않을지;;;

남자친구의 옷 매무새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제 모습을 보니 여자친구의 옷에 대해 왈가왈부 신경을 곤두세우던 남자친구의 모습이 그리 이상할 것도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멋진 몸매의 남자친구라 할지라도 -_-;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

아마도 세상에 대다수의 남자들이 '다른 여자는 괜찮지만, 내 여자는 안 된다!'던 그 마음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J

여러분은 어떤가요?

 

남자가 보내는 호감의 신호 '칭찬'

 

 

"우리 버섯은 마음씨가 참 고와."
"맞아. 난 참 착해. 예쁘기도 한데, 성격도 좋고. 그치?"
"어…어?"
"왜? 아니야?"
"아니. 맞아. 맞아. 우리 버섯이 예쁘고, 착하고 아주 그냥 최고야!"

 

연애 초기만 해도 남자친구의 예쁘다는 말에 꺄르르 웃곤 했는데,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언제부턴가 제가 먼저 스스로 예쁘다는 말을 꺼내는 경우가 더 많아진 듯 합니다. 정확히는 남자친구에게 끊임없이 최면을 건다고 봐도 좋을 듯 해요. '오빠의 여자친구인 버섯은 착하다. 세상에서 버섯이 제일 예쁘다. 우리 버섯이 최고다.' 라며 말이죠.


레드썬!

 

남자의 칭찬은 호감 표시 중 하나

 

"오, 지연씨, 못 본 새 많이 예뻐졌네요."
"(헐. 살 엄청 쪘는데… -_-) 어머, 정말요? 아하하. 별 말씀을요. 그런데 이번에 헤어 스타일 바꾸셨나 봐요. 전보다 더 젊어 보이세요."
"(헐. 예전 헤어 스타일 그대론데…-_-) 아하하.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하하하."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주고 받는 인사치레의 칭찬. 아닌 줄 알면서도 웃고, 아닌 것 같아도 웃고.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호탕하게 웃으며 칭찬을 받을 줄도 알고, 나눌 줄도 아는데, 남자와 여자로 사석에서 만나게 되면 '칭찬'이라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고 민망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최근 한 친구에게 소개팅 실패담을 들으며 '칭찬', 정말 주는 것 못지 않게 받는 것도 잘 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개팅 어땠어? 여자가 엄청 예뻤다던데?"
"응. 예쁘더라. 예뻐서 예쁘다고 칭찬했더니 자폭하던데?"
"응? 자폭?"
"예쁘다고 해도 손사래 치며 아니라고 자기 안 예쁘다고 말하더라. 여성스러워 보인다고 했더니 또 손사래 치며 자기는 남동생이 둘이나 있어서 엄청 남성스럽다고 이야기 하더라. 치마가 잘 어울린다고 그랬더니 자기 다리에 털이 많아서 고민이 많다고 이야기 하고, 단점만 구구절절 늘어 놓는데... 나중엔 예뻐 보이고 여성스러워 보였던 그 여자가 못생기고 남성스러워 보이더라." -_-

 

남자가 이성에게 칭찬을 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호감의 표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런 칭찬을 손사래 치며 극구 부인하고 자신의 못난 점을 어필하니 보이지 않던 단점이 자꾸 보이면서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칭찬을 해도 그에 대해 극구 부인하면 스스로 단점을 부각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죠. 

 


 

자신감이 있는 여자가 섹시해 보여

 

"우와. 오늘따라 무척 여성스러워 보여. 예쁘다."
"아하하. 정말? 예뻐? 고마워. 옷이 여성스러워서 그런가? 오빠한테 예뻐 보이려면 이 옷 자주 입고 나와야겠네."

 

연애 초기, 남자친구의 여성스러워 보인다, 예뻐 보인다는 말에 급 화색하며 남자친구 앞에 서서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라라라라라라라- BGM으로 깔리면 좋았을 듯; 머리에 꽃도 꽃으면 금상첨화;)

남자친구 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던 당시의 기억은 일상 속 그냥 그런 평범한 일로 잊혀 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가 별 생각없이 내뱉은 질문에 4년전쯤의 당시 이야기를 하더군요. 

남자친구의 눈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정말 예쁘냐며 웃어주던 저의 모습이 당시엔 무척이나 섹시해 보였다고 말이죠. 섹시한 옷을 입어서도 아니고, 섹시한 메이크업을 해서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당차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섹시해 보였다고 말이죠.

섹시한 옷을 입어야, 섹시한 메이크업을 해야 섹시해 보일 거라 생각했던 저의 생각을 완전히 엎어 버린 남자친구의 말이었습니다. (혼자 빨간 네일 아트를 받은 여자를 보며 섹시해 보인다는 둥, 잡지 속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자를 보며 섹시해 보이지 않냐는 둥, 아슬아슬한 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며 우후- 완전 섹시하다는 둥 남자친구에게 질문을 마구마구 던졌었는데 말이죠 -.-)

넌 그냥 야한 여자!


남자친구가 말하는 '섹시한 여자'와 그냥 '야한 여자'의 기준에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할게요.


외적으로 아무리 잘 꾸몄어도 내적으로 자신감이 없으면 꽝!


앞서 언급했던 소개팅 자리는 대부분 첫인상이 좌우한다고 할 만큼 예쁜 여자면 높은 점수를 따기 마련, 잘생긴 남자면 높은 점수를 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멋있어도 아무리 예뻐도, 아무리 잘 꾸몄어도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 매력이 떨어지고 반감되기 마련인가 봅니다.

"너무 신사적이세요. 매너가 너무 좋으세요." 라는 말에 극구 손사래 치며 "아뇨. 제가 뭘..."이 아닌, "아, 고맙습니다. 제가 호감있는 여자분 앞에는 유독 좀 젠틀하죠? 하하하." 라고 쿨하게 웃을 수 있는 남자가.

"외모도 아름다우신데, 성격도 아름다우신걸요?" 라는 말에 "아, 그게 아니라 처음 본 사람 한테만 이래요." 라며 핑계 아닌 핑계를 늘어 놓기 보다는 "아, 감사합니다. 그런 칭찬을 들으니 너무 기분 좋은데요. 고마워요." 라며 환하게 웃으며 받아 줄 수 있는 여자가.

훨씬 매력적으로 와닿습니다. 
 
외적으로 멋있게, 예쁘게 꾸몄다면 내적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매력을 뽐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칭찬에 인색하기 보다는 과감한 칭찬을! 
칭찬에 손사래 치기 보다는 방긋 웃으며 '고맙습니다!' 인사를!

당신은 상대에게 그런 칭찬을 받을만한 충분히 매력있는 사람이니까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 소곤소곤-
 

여심을 흔드는 멋진 고백을 위한 3가지 조건


"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까? 아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까?"

친구들과 만나면 종종 이야기 나눴던 주제입니다. 그리고 늘 결론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 였어요. 그런데 막상 연애를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건 결국, 결론은 하나더라고요. 누가 먼저 좋아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서로 좋아하게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말이죠.


남자친구와 파릇파릇했던 20대 초반에 만나 오랜 기간 봐 오며 느끼는 점은 "내가 참 운이 좋구나. 이런 멋진 남자친구를 만나다니!" 입니다. 물론, 이 남자. 처음부터 제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말이죠. 

고백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남자친구에 대한 호감은 그저 그런 50% 정도에 불과했지만 오히려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받고 나서 '이 남자, 어쩌면 정말 괜찮은 남자일지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남자친구의 용기있는 당당한 고백이 남자친구를 '남자'로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된거죠.    


타인을 통해 고백하기 보다는 직접 말하기


지금의 남자친구 이전엔, 단 한번도 단도직입적으로 고백을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늘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걔가 말하지 말라곤 했는데, 있잖아. 걔가 너 좋아한대." 라고 듣게 되거나, "너 진짜 몰라? 소문 쫙 퍼졌던데. 걔가 너 좋아한다고." 라며 뜬 소문인지, 정말인지 알 수 없는 불명확한 소문에 의해 알게 된 경우가 전부였습니다.
 


이처럼 직접적으로 들은 고백이 아니라면, 마음 한 구석에는 "직접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걸 보면 그런 용기를 낼 만큼 날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지." 라고 단정짓곤 했습니다.   

실제 주위 친구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봐도 타인을 통해 고백을 받은 경우,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많이 꺼려 하는 반면, 직접적으로 고백을 받은 경우에 더 큰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남자친구에게 받은 직접적인 고백이 계기가 되어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던 남자친구가 새삼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단지, 직접적으로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뿐인데 그 용기 있는 고백을 통해 그 사람의 진심과 더불어 '남자다움'을 느낀 것 같습니다.   


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맨정신으로 고백하기 


저는 술을 마실 줄 모릅니다. 과하게 매운 음식을 먹어도 속이 뒤틀릴 듯한 고통을 느끼곤 합니다. -.- 위나 간이 안 좋은 게 아닐까 싶기도… 엄… 전 체질적으로 술을 못마신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일명 주당이라 불리시는 분들은 많이 마시면 는다고도 하시지만 ㅠ_ㅠ)

사람에 따라 주량이 다르듯, 취하는 정도도 다릅니다.  

고백을 술김에 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 이유인데요. 서로가 술김이면 괜찮지만, 어느 한 쪽은 술에 취한 상태이고, 한쪽은 덜 취한 상태라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제 정신으로 주고 받는 이야기도 때론 다르게 해석되어 마찰을 일으키곤 하는데, 술김에 주고 받는 이야기는 오죽할까요. 설사 용기가 나지 않아 술에 의존하여 고백을 했다 하더라도 다음 날이라도 제 정신에 다시금 고백하는게 좋습니다.


취중진담이거나 술김에 확 내뱉은 말이거나...

말하는 이는 취중진담이라 주장할 지라도 듣는 이는 '저 인간, 술김에 막말하네.' 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덜덜덜.  
 

간 보지 않기! 좋으면 좋은 대로!


날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호하게 행동하는 모습에 진저리 친 기억이 있습니다. 일명 '밀고 당기기' 랍시고 간을 보는 행동인데 20대 초반 뭣 모를 때면 두근거리며 '이 사람 날 좋아하는 걸까? 아닌걸까?' 고민도 많이 했겠지만, 알 것 다 알만큼 머리가 커버리고 나니 더 이상 그렇게 계산적으로 간보며 고백하는 스타일이 너무 싫더라고요.

종영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이 여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 역시, 이런 저런 계산하지 않고 좋으면 좋은대로 상대방에게 어필하는 모습 때문이지 않았나 싶어요.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지 숨길지 결정하기 위해 간 보는 모습은 비겁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아, 농담이었어.' 혹은 '그냥 한번 해 본 말이었어.' 와 같이 얼렁뚱땅 넘어가는 남자. 뒤늦게 '아, 사실은 진짜 너 좋아하는 거였어.' 라고 해 봤자, 그 때쯤엔 이미 여자는 저 멀리... 뒤돌아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여성스러움'을 기대합니다. 여자 또한 남자에게 '남성스러움'을 기대합니다. 이성(異性)이 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단 한번의 기회,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를 상대방을 향한 고백.
타인을 통해 고백하기 보다는, 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아닌 척하며 간보기 보다는, 
한 번 용기있게 고백해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