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뜸한 건 덜 사랑하기 때문?

남자친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카카오톡의 재미에 빠진 모양입니다. 저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문자 보다는 카카오톡과 같은 가벼운 메신저를 즐겨 사용하게 되더군요.
 

"오빠, 카카오톡도 수신확인이 돼."
"진짜? 카카오톡이 수신확인이 돼?"
"응. 여기 옆에 숫자. 몰랐지?"

카카오톡

카톡~ 카톡~


카카오톡 메시지 뒤에 붙은 숫자로 상대방 메시지 수신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사실을 미처 몰랐던 남자친구. 전 또 대단한 것 알려준 것 마냥 으쓱거렸습니다. 막상 알려주고 나니 괜히 알려준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로 얼마 전 친구의 사건이 생각나서 말이죠.

평소 문자보다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친구네 커플. 문자를 주고 받았다면 수신확인이 어려우니 그냥 넘겼을 법한 일이 수신확인을 할 수 있는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말싸움으로 크게 번져 버렸더군요.

"에이, 수신하고도 답문 못할 수도 있지."
"아니. 남자친구가 거짓말 하는 게 빤히 보이잖아. 이미 메시지 읽었으면서 못 본 척 하고. 바쁜 척 하고."
"왜 그래. 메시지는 읽었는데 바빠서 답문 못한 걸 수도 있지."
"그래. 그래. 바쁜 거 다 이해한다고. 솔직히, 아무리 그래도 잠깐 답문 하기가 그렇게 어려워?"
"하긴..."


폰으로 주고 받는 문자는 상대방이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수신 확인이 어렵지만, 카카오톡은 메시지 옆에 붙어 있는 숫자로 수신 확인이 수월합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고 3G 못지 않게 와이파이 수신국이 많이 생기면서 문자 보다는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커플들도 많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친구네 커플 역시, 평소 문자나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카오톡으로 대화를 자주 나눴습니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저녁에 뭐하며 데이트를 할지, 저녁은 뭘 먹을지 물었었나 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음에도 회신이 없자, 다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마저 씹혀 버려 속이 상했나 봅니다.

"무시하는 거잖아. 한 번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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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데이트 신청하는 것도 민망뻘쭘;; 한 일인데 (특히, 연애 초기라면 말이죠) 한 번 씹히고, 또 두 번 씹히고 나니 자존심도 상하고 억울할 법 합니다. 뻔히 상대방이 읽었다고 확인까지 되는 상황이니 말이죠; 주위 여자친구들은 그 친구를 달래기 바빴습니다. 무시하는 거 아닐 거야. 바빠서 읽고 답문 못하는 걸 거야. 라며 말이죠.


카카오톡에 얽힌 친구 커플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자, 가만히 듣고 있던 남자친구.

"왜 이유를 찾아?"
"이유?"
"상대 남자가 무시하는 건지, 바빠서인지, 뭐든지 간에 그 이유를 찾으려 하잖아."
"음… 그야 궁금하잖아. 연락을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바빠서 답문을 못했건, 무시해서 답문을 고의로 하지 않았건 할 말이 있으면 전화해서 다시 말해도 되고, 다시 문자 보내도 되고. 정 그 이유가 궁금하면 나중에 만나서 그 이유를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여자가 남자의 연락에 집착하는 이유는 남자가 여자에게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해서이고, 여자 또한 남자를 그만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물론, 다 맞는 말이긴 한데 말이죠.

"연락을 자주 한다고 해서 더 사랑하는 거고, 덜 한다고 해서 덜 사랑하는 건 아니잖아."


남자친구와 순간 개그콘서트의 두분토론과 유사하게 각자의 입장에서 어필하기 바빠졌습니다. 전 제 친구의 입장을 대변해서, 남자친구는 그 친구의 남자친구 입장을 대변하듯이 말이죠.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연락의 횟수나 정도에 민감하게 굴던 시기는 벗어난지 오래지만, 분명 저 또한 연애 초기엔 연락에 집착 아닌 집착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연락을 자주 한다고 해서, 덜 한다고 해서 단지 그것만으로 사랑의 척도를 재진 않았습니다. 사랑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다만, 자꾸만 그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생각에 서운함이 밀려왔던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쏘쿨한 여자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지만 어쩔 수 없더군요. ㅠ_ㅠ

여자는 남자와 달리 소소한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소소한 것에 더 큰 감동을 받고 말이죠. 

여자친구가 삐친 이유,연락 자주하지 않으면



"하긴, 너, 별 것 아닌 일에 삐치고 토라지는 거 보면 천상 여자야."
"그치. 천상 여자지. 그러니까 천상 남자인 오빠가 좀 맞춰 주면 좋겠네."
"예예~ 알아서 모실게요."  


역시, 남자와 여자, 그 사이에서 누가 옳다를 결정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인 것 같아요. 서로의 다름을 알고 이해하고 맞춰주는게 중요한데 말이죠.

여자의 의미 부여 VS 남자의 단순함

매해 맞이 하는 남자친구의 생일과 저의 생일. 이제 12월이면 또 남자친구의 생일이 돌아오네요. +_+ 매해 해가 지날수록 선물 고민이 깊어집니다. '뭘 선물해 주면 좋아할까? 뭘 선물해 주면 더 실용적일까?' 라며 말이죠.
또 막상 고민 끝에 선물을 사려고 하면 '아, 가방은 작년에도 사줬었는데-' '아, 이것도 제작년에 사줬었는데- ' '아, 이건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선물 고르는 것도 쉽지 않네요. 그래서 결국, 제가 선택한 방법은 필요한 게 있는지 남자친구에게 먼저 물어 보고 선물해 주는 것이랍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되면 좋으련만!
7 년째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가 얼마 전, 본인의 생일에 남자친구가 건넨 생일 선물 때문에 속상해 하더군요.   
남자친구가 취직한 후 맞이하는 첫 생일

7년 간의 연애, 그리고 남자친구가 취직을 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남자친구가 취직 전 맞이했던 생일은 초라하기만 했던 터라 이 친구는 남자친구의 취직과 동시에 맞이하는 이번 생일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갖고 싶은 거 귀띔 좀 했어?"
"아니. 귀띔 할 필요 있어? 남자친구 센스가 얼마나 좋은데! 아마 7년간 갖지 못했던 서로를 위한 커플링을 준비했을거야."
"꺅! 좋겠다! 완전 감동이겠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생일 다음 날 만날 친구의 얼굴은 환할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남자친구의 차에 타자 마자 은근슬쩍 주위를 둘러 봅니다.

'어디에 숨겨뒀으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들 떠 있는 순간, 트렁크를 열어 뭔가를 꺼내 들고 오는 남자.
굳이 뒷좌석이 아닌, 트렁크에 숨겨 놓은 걸 보면 분명 뭔가 대단한 것일거라 짐작하는 친구. 그 와중 남자친구가 짠! 하며 내민 것은 반짝반짝 커플링이 아닌 자신의 팔 길이 정도의 곰돌이 인형.

'아주 큰 인형이면 말을 안해… 왜 이 작은 인형을 굳이 트렁크에 숨겨둔 거야.'

그 와중에, 건네 받은 곰돌이 인형이 왜 트렁크에 숨겨져 있었는지와 이 곰 인형에 입혀져 있는 옷에 뭔가가 있진 않을지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괜히 트렁크에 숨긴 게 아닐거라는 생각과 분명 이 옷을 벗기면 뭔가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말이죠. 

집으로 돌아온 그녀, 여전히 곰돌이 인형의 옷을 벗길 생각만 가득합니다.
네. 뭔가를 찾고 있었던 거죠.
설마 이게 끝이 아닐 거라면서 말이죠. 예전 약속 했던 남자친구의 말을 기억해 냅니다.

"지금은 이것밖에 못해 주지만 내가 취직해서 너 생일 맞이하면 그땐 더 멋진 선물 준비 해 줄게!"

그렇게 집에서 곰돌이 인형 옷을 벗기다 밀려오는 괜한 서운함에 펑펑 울었다는 친구.

친구가 워낙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야기 한 터라 그 자리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들 모두 키득키득 웃었는데 다 웃고 나니 왠지 그 친구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올해도 함께 맞이하는 생일 VS 취직후 처음 맞이한 생일

그의 생각>>
매해 늘 함께 해 왔듯이 올해도 함께 맞이하는 여자친구의 생일.
그녀의 생각>> 
남자친구가 취직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남자 입장에선 과연 여자친구의 이런 마음을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아니?

그와 그녀는 동일한 '생일'이라는 것을 두고 다르게 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형 옷만 벗긴 거야? 인형 배라도 열어 보라고 이야기 해 줄 걸. 혹시 모르잖아."
"맙소사! 하하. 근데 지영이도 남자친구의 센스 타령하기 전에 남자친구에게 먼저 귀띔 해도 좋았을 텐데…"

 

남자는 의외로 정말! 단순하다

화이트데이. 뻔히 상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 기대하게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5년 전 쯤,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처음으로 맞이한 화이트데이였습니다. 

"설마 없는 건 아니겠지?"
"뭐? 설마 사탕?"
"음…"
"에이, 왜 그래? 네가 사탕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사려다가 안 샀는데."
"뭐야~ 내가 사탕 안 좋아한다고 했지. 선물 싫다는 말은 안 했잖아. 우씨."
"아하! 그 뜻이야? 아, 미안미안. 남자는 단순해. 하나 생각하면 나머지 하나를 생각 못해."
"치!"

사탕보다 초콜릿이 더 맛있다고, 사탕은 별로라며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력 좋은 남자친구. 용케 그것을 또 기억하고서 정.말. 아무것도 사오지 않은 남자친구. (왜 그런 건 기억을 잘 하는 것이냐!-_-;;;)

솔직히 선물 하나에 울고 웃는 성격은 아니지만, 하필, 남자친구를 만난 그 곳. 코엑스 거리에는 왜 모두 하나 같이 사탕을 들고, 인형을 들고, 꽃을 들고 지나가는 여자가 왜 그리 많았던 건지...

나만 빼고!!! -_-

코엑스에 잔뜩 뭔가를 손에 들고 오가는 여자들을 보며 끝내 밀려오는 섭섭함을 참지 못하고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냈었습니다. 당시 이야기를 꺼낼 땐 고작 사탕 하나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니 너무 우스워 보이진 않을지 걱정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끝끝내 묵인하고 있었다면 저 또한 이 친구처럼 혼자 속앓이 하며 답답해 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아무리 연인 사이라지만, 무슨 초능력자도 아니고 (아, 이번에 개봉할 영화 너무 기대되는데요. 으흐흐흐)

내 남자친구는 초능력자? 응? -_-?

어쨌건,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연인 사이라 할 지라도 연인의 숨겨진 그 속마음까지 알 수는 없으니 말이죠.

남자와 여자, 서로의 다른 시각과 다른 판단으로 인해 다투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하지만 분명, 그 다른 점으로 인해 서로가 끌리는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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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1동 |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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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만능 엔터테이너이길 바랬던 나

만나면 항상 즐겁고, 재미있고, 내가 한 마디 하면 상대가 열 마디를 해 주니 대화하기 편하고. 서로가 한참 아웅다웅 사랑을 키워 나가는 연인 사이라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리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연애의 첫걸음을 뗀 후배에겐 그게 쉽지 않나 봅니다.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면 중간에 말이 갑자기 끊기는 순간이 있어. 언니네 커플도 그래? 순간 정적이랄까. 귀신이 그 순간 스윽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담 말이지. 왜 그런지 몰라. 한참 서로 이야기 나누다가 갑자기 그 순간에 놓이고 나면 후덜후덜거려. 갑자기 쏴해지는... 뭔지 알겠어?"
"크크. 알아."

후배의 귀신이 순간 스윽 지나가는 것 같다는 표현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의외로 이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연애 초반에 말이죠.

연애 초반, 상대가 개그맨이길, 가수이길 요구하다

저와 남자친구의 연애 초반을 떠올려 보면 주로 남자친구가 이야기를 주도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과묵하여 말이 별로 없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의아해 하며 물다 보니 남자친구가 대답해 주더군요.

"너 앞이니까 그런거야. 너 앞에서만 그런거야. 나 말 잘 못해."

연애 초반엔 서로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개그 등과 같이 뭔가 다른 소재로 부터 이야깃거리를 찾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통화를 하다 어느 순간 정적이 흐르면 그 정적이 싫어 제가 먼저 "노래 불러줘!" 혹은 "재밌는 이야기 해줘!" 라며 이것저것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남자친구에게 정답을 듣고서도 말이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 너 앞이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너 앞에서만 그런거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재밌는 이야기 해 줘!"
"음. 냉장고에 잼 있어!"
"아...하...하...하... 울 집 냉장고엔 잼 없어! -_-"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연애 초반,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재밌는 이야기 해달라(개그맨을 사귀는 것도 아니고), 노래 불러 달라(가수를 사귀는 것도 아니고)와 같은 요구가 남자친구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친구는 저를 위해 만능엔터테이너가 되어 있어야 하는;;; 끄응- (미안해)

즐겁게 해줘서 즐거운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함께 있어도 즐거운 것

지금은 잘 압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즐거운 것은 즐겁게 해 주어서 즐거운 것이 아닌, 사랑하기에 함께 있어도 즐거운 것인데 말이죠.

"언니는 남자친구랑 거의 매일 만나고 거의 매일 통화하는데 할 말이 많아? 뭐가 그렇게 재밌어?"
"그러게. 거의 매일 통화하고 만나는데도 할 말이 많네. 통화 내용의 절반 이상은 지금 뭐해? 뭐하고 있었어? 밥 먹었어? 뭐 먹었어? 이건데 말야."
"근데 그게 재밌어?"
"아니. 꼭 재밌어야 웃어? 그냥 좋으니까 웃는거지."

상대가 재미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 더 크게 호응하고 웃어주면 되니까요. 사랑하니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먼저 크게 꺄르르 웃어주는 거죠. 웃다 보면 더 웃기고. 더 즐거워 지니 말입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진 만큼 서로에 대한 추억이 많아 지니 자연히 외부의 이야깃거리를 찾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이야깃거리만으로도 할 말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연애 초기에는 조그만 정적 조차 견디기 힘들었는데,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편안해 지니 그런 정적도 즐기게 되고 그런 과정 속에 상대 눈 빤히 쳐다보기(재미 붙이면 눈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손 잡고 만지작 거리기(상대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뭔가 하고픈 말을 쓰기도 했어요- 맞춰 보라는 식으로), 작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기(상대가 자연스레 따라 흥얼거리게끔)와 같은 행동을 자연스레 하게 되더군요.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 그 이상으로 익숙함이 자리잡게 되면 굳이 어떤 말을 주고 받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말 대신, 눈으로, 손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혹, 전화 통화를 하다 정적이 흐르는 듯 하면 그래도 여운을 남기며 계속 웃다가 "왜 자꾸 웃어?" 라는 질문에 "그냥. 좋아서." 라는 말 한 마디만 해줘도 서로의 마음이 와닿으니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연애 초반, 어느 순간의 정적.
연애 초반이기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정적이라 생각됩니다. 그 정적을 두려워할 필요도, 어색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상대가 먼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될 것을 기대하지 말고, 내가 때론 개그맨이 되기도 하고, 가수가 되기도 하며 먼저 웃음을 유도하는(먼저 정적을 깨는) 멋진 관객이 되어 꺄르르 웃어주는 건 어떨까요? ^^

"넌 그 점을 고쳐야 돼!" 애인을 내가 원하는대로?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말야. 그 마음 하나만으로 연애를 지속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아. 분명,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서로 너무 달라. 그래서 계속 싸우고 지치고. 정말 힘들어. 나 그만 둬야 할까봐."

계속 되는 싸움으로 지쳐가고 있다는 친구의 말. 사랑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하며 그렁그렁 거리는 친구의 눈을 보니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 것 같더군요.

무슨 이유에서, 왜 그렇게 자주 싸우는지 궁금했습니다. 상황을 이야기 해주는데 정말. 너무나도 소소한 것이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소소한 것으로 시작된 싸움이 소소한 것으로 끝날 수 있음에도 중간에 어김없이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말을 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말이 돼? 나한테 문제가 있대. 나보고 고치래. 아니,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 할 수 있어?"
"근데 나도 그랬어. 남자친구랑 다투면서 그런 말 실수 했었던 것 같아."
"너네도 그랬다구?"
"응. 너 그게 말이 되냐고. 너 그런 점 고치라고. 지적하면서 서로 상처를 줬던 것 같아."
"그래서 어떻게 했어?"

다름 아닌, "넌 그 점을 고쳐야 돼!" 라는 말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애 초기, 남자친구와 저 또한 그렇게 싸운 적이 있던터라 새삼 이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당시엔 정말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싸움이었는데 말이죠.

둘 다 너무 서로에 대해 몰랐고, 이해하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았던 시기였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불같았지만, 정작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맞춰주기를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빠가 나보다 나이 많은 오빠잖아. 좀 나한테 맞춰 주면 안돼?"
"그래도 내가 남잔데 날 믿고 날 좀 따라와 주면 안돼?"

눈물을 글썽이는 이 친구의 상황처럼 심지어 "우린 달라도 너무 달라! 우린 너무 안맞아!" 라며 이별의 문턱에 서 있기도 했습니다. 

그 문턱에 서 있었을 때, 남자친구가 붙잡아 주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음, 어제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큰 실수 한게 있어."
"뭐?"
"넌 너의 방식으로 지난 23년간을 살아왔고, 난 나의 방식으로 24년간을 살아왔어. 그러다 이렇게 우리가 만난 건데 우리 이제 고작 몇 개월을 만난 거잖아."
"그래서?"
"고작 이 몇 개월로 서로가 맞지 않다며 헤어지기엔 억울하지 않아?"
"음..."
"미안해. 나에게 맞춰 달라고 요구한 것도. 고치라고 지적한 것도. 난 널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건데, 널 내 방식 대로 바꾸려고 욕심부린 것 같아. 앞으로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할게."
"...나도 미안해. 나도 오빠한테 너무 나한테 맞춰 달라고만 했던 것 같아. 미안해. 고마워."

자칫 이별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그 찰라, 남자친구가 건넨 그 말은 제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그 덕분에 지금은 너무나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서로가 같은 집에서 자란 자매나 형제 조차도 서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며 싸우곤 하는데 하물며 그 긴 세월동안 각자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왔는데 그 짧은 만남으로 단번에 바뀔 수 있을까요? 우린 너무 달라! 라고 딱 잘라 그간의 만남을 정리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서로의 지난 세월을 이해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노하지 말라. 나 자신조차도 내가 원하는 존재가 되기 힘들다. - 윌리엄 해즐릿 -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은 커플의 대반전

"자, 남자친구와 연애 초기에 싸운 이유 5가지를 열거하시오" 라는 시험지를 받게 된다면 "아, 5가지도 너무 적은데 5가지 말고 10가지 정도로 더 써도 되요? 그럼 추가 점수 주시나요?" 라고 묻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대로 "최근 1년 이내 남자친구와 싸운 이유 5가지를 열거하시오"라는 시험지를 받게 된다면 반대로 "5가지는 너무 많아요. 연애 초기와 달리 싸운 횟수도 적은데다 이유도 한 두 개 정도뿐 인걸요?" 라고 되물을 것 같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연애 초기에는 서로를 좋아하는 그 감정 하나만으로 데이트를 하지만 그 와중에 마주하게 되는 이전엔 몰랐던 그의 모습과 '그녀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은 그녀의 다른 모습에 충격을 먹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래서 싸우는 횟수가 많아 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자연히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싸우는 횟수 또한 적어지게 되는 거죠. 5년 간 연애 하며 연애 횟수를 그래프로만 그린다 하더라도 1년~2년 사이에 몰려 있고 3년 이후로는 그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단순히 싸움의 횟수만 적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싸우는 이유 또한  연애 초기와 다르게 급격히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게임을 하다 하나하나 마스터 하고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기분 마저 듭니다. Clear!!! 예~~~에~~~!!! +_+ (응?) 

그런데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2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은 커플

개인적으로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을 볼 때면 존경어린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정말 그게 가능한가요?' 라며 말이죠. +_+ 

"부러워."
"뭐가?"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하는 커플."
"응? 그런 커플이 있어?"
"응. 놀랍지? 2년 연애하고 이번 달에 결혼해. 2년간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대. 완전 대박!"
"우와. 그러기 정말 쉽지 않은데…"

싸우는 커플을 볼 때마다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왜 싸우냐?" 라는 말로 알콩달콩한 애정을 자랑하며 주위 커플들을 고개 숙이게 하곤 했습니다.

연애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모태 솔로들의 완벽한 연애의 우상이기도 했고,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있는 저도 '어떻게 2년간 연애 하며 한번도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서로에게 꼭 맞는 천생연분인 걸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내심 연애 초기 티격태격 참 많이도 싸웠던 우리 커플을 되돌아 보게 되더군요.
그렇게 2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로 끝나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천생연분 커플, 왜 헤어졌을까?

그런데 1년 후인 오늘에서야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음.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마음이 맞지 않아 이별 혹은 이혼으로 이어지는 건 분명 그들만의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겠죠. 헌데, 정말 주위에서 모두가 '왜?' 라는 Question마크를 머릿속에 새겨 넣을 만큼 너무나도 소소한 단 하나의 이유로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실 하나에 모두가 크게 놀랬습니다.

두 사람 모두 맞벌이 생활을 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 연애를 할 때도 두 사람 모두 직장인 커플이었기에 결혼을 해도 비슷한 생활을 예측하고 결혼했으리라 생각하지만 집안살림 배분이 문제가 되었나 봅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러니 오늘 하루만 설거지를 해주면 안되냐고 묻는 여자. 그리고 '넌 교사여서 4시면 집에 칼퇴근 해서 돌아오는데 난 직장생활 정말 힘들다. 넌 나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다' 라며 설거지를 절대 할 수 없다고 일관하는 남자.

그런 티격 태격 싸움 중 결정적인 남자의 한 마디.

"내가 너 하나 맞춰 주려고 연애하면서 얼마나 애썼는데 결혼하고 이것 하나 못해주냐?"

전 이 말을 듣고 뭔가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정말 천생연분이라며 서로 너무나도 잘 맞는다고 부러워했는데 '내가 너 하나 맞춰 주려고 연애 하며 얼마나 애썼는지 아냐?' 는 표현에서 정말 연애는 서로의 다른 부분을 맞춰 가고 보듬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은 불씨가 큰 불씨로 번지는 건 순식간!

애초 서로가 100% 쿵짝이 잘 맞아서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맞춰 주고 참아서 싸움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전혀 부러워 할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그야말로 완벽한 연애라며 손가락을 치켜 세우던 커플. 2년간 단 한번의 싸움 없이 결혼에 골인 한 후, 단 1년만에 잦은 싸움으로 뒤돌아 선 커플.

역시, 연애는 일방이 하는 것이 아닌 쌍방이 하는 것인가 봅니다. 
연인 사이, 싸우는 것이 싫어 한 사람이 한번 물러 설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일방 한 사람이 자꾸 뒤돌아 물러 서다보면 그 사람은 지칠 수 밖에 없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챌 기회 조차 없이 끝나 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 한번의 싸움 없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연인 사이의 다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그 싸움도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작은 불씨니까 상관없어' 라며 매번 무시하기 보다는, 작은 불씨일 때 그것을 빨리 알아 차리고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더 커져서 수습하기 힘들어지기 전에 대응하고 앞으로 그런 불씨가 생기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

 




'지금은 연애중'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화면으로 만나던 '지금은 연애중'을 책으로 만나보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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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합니다.

"넌 눈물이 무기냐?" 여자친구에게 해서는 안될 말

연애 초기만 해도 남자친구의 조그만 말 한마디에도 자연스레 눈물이 앞섰습니다. 한참 남자친구와 게임으로 인해 다툴 때만 해도 전 이미 남자친구의 '게임'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 남자친구는 아마 저의 '눈물'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을 듯 합니다.

"또 게임했구나?"
"아냐."
"다시는 게임 안 한다고 나랑 약속했잖아."
"또 게임 중독 어쩌구, 그런 말 하려구? 난 게임 중독 아니야. 이 정도는."

거듭된 약속을 번번히 깨버리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실망감은 커지고 정말 헤어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헤어지게 된다면… 이라는 상황이 그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속상함에 눈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절대 울고 싶어 우는 것도 아니고, 참으려고 해도 터져 나오는 눈물인데 "뭐야. 또 울어?" 라는 남자친구의 한 마디는 더욱 저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엉엉엉" 휴지로 입을 틀어 막고 우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그제서야 남자친구는 "그렇게 서러워? 미안해"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얼마나 코미디였을까요? -_-;;; 어느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앞에서 마스카라며 아이라이너가 번져 팬더가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 내며 우는 모습을 보이려 할까요? 적어도 그렇게 우는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아주 자~알~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유독 감수성이 풍부한 건지, 남자친구가 감수성이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덤덤한 로봇인 건지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에서 "또 울어?" 라는 말을 내뱉는 남자친구가 그렇게 미워 보일 수가 없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하다는 말, 처음엔 통할지 몰라도 나중엔 절대 안 통하니까 울지마!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울지마! 하고 싶은 말 다 해. 대신, 절대 울지마!"

아이러니하게도, 여자 친구들이 남자친구 때문에 속상하다며 힘들다며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면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 저런 말을 제가 하면서도 막상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다 보면 이야기를 하다 말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 울면 안되는데..."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다 보니 연애 초기와 달리 그렇게 울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언제 울었더라?' 싶을 만큼 말이죠.

남자 동기가 여자친구의 우는 모습에 짜증이 난다며 하소연을 하는 바람에 한 때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여자친구가 자꾸 우니까 짜증나잖아. 아니, 내가 자기가 울면 다 받아줘야 된다고 착각 하나 봐."
"야! 여자친구가 언제 자기가 울면 무조건 다 받아 달라고 한 적 있냐?"
"아, 그건 아니지. 근데 왜 우냐고. 내가 뭐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울만한 상황은 뭐고, 울어서는 안 되는 상황은 뭐야? 넌 사람 감정이 마음 먹은 대로 되냐?"
"그야…"

여자의 거듭되는 눈물은 남자를 짜증나게 하고 지치게 한다는 것. 아마, 웬만한 이 세상의 여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뭐든 자신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보니 말입니다. 분명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보인다면, 적어도 그런 여자친구를 향해,

"여자눈물이 무기도 아니고, 왜 그렇게 울어대냐?" "또 울어?" "아, 울지 좀 마. 짜증나."

이러한 말을 하는 건 적어도 사랑하는 사이의 여자친구를 향해 할 말은 아닌 듯 합니다. 
여자친구의 눈물을 보자 마자, "뭐야, 또 울어?" 라는 말을 내뱉기 전에, 먼저 여자친구가 왜 우는지 그 이유를 먼저 들어 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라마 속 멋진 남자 주인공들이 여자 주인공을 향해 "괜찮아. 마음 껏 울어." "아무말 하지 않아도 돼."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분명 남자 주인공이 왜 우는지 여자 주인공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 마음을 잘 헤아렸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우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니니 말입니다.

여자친구는 본인이 왜 우는지 그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남자친구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고, 남자친구는 여자친구가 왜 우는지 궁금해 하고 그 마음을 헤아리려 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월드컵 길거리 응원, 남자친구와 다툰 이유

남자친구와 길거리 응원을 다녀왔습니다. 한국VS 그리스전, 오늘 2:0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우리나라가 잘 할 거라고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줘 상당히 놀랬습니다. 통쾌한 승리만큼이나 기분이 즐거워야 함에도 썩 기분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연애중' – 남자친구와 저도 사람이다 보니 서로 감정이 격해져 다투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전 해당 카테고리에 글을 쓰지 않았는데 말이죠. "오늘 버섯이 '지금은 연애중'에 글을 안썼네? = 남친과 싸웠구나?" 로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하하. 뭐 그렇다고 100% 확신하시면 안 되요. ㅠ_ㅠ

그렇게 다툴 때면 그 감정 마저 글로 남기기 싫어 다른 글을 쓰거나 글을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그 싸움의 과정과 결과까지 고스란히 남기고자 합니다. '지금은 연애중' 이라는 카테고리 명칭만큼, 연애를 하다 보면 항상 두 눈을 반짝이며 아이러브유- 하지만은 않을 테고, 때론 다투기도 할 테니 말이죠. +_+

직장생활을 하는 전 주5일제라 주말엔 출근을 하지 않는데 토요일인 오늘 다른 일이 있어 회사에 다녀온 후, 힘이 쭉 빠져 있었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오전 11시까지 늦잠을 푹 자는 편인데 말이죠. -_-;;;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그렇게 회사를 다녀온 후,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는 상태에서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빨리 집으로 들어가 푹 자고 싶었지만, 남자친구와 길거리 응원을 함께 하기로 했었던 터라 삼성역으로 향했습니다. 죽전역에서 삼성역까지, 그 거리도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보니(지하철로 거의 1시간 30분 거리입니다) 가는 동안 더욱 지치더군요.

낮 3시쯤 남자친구와 약속장소인 코엑스로 들어섰는데, 이미 한낮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모여 있었습니다.

코엑스 내 메가박스

남자친구를 만나 코엑스 내 메가박스로 향하던 중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뭐 연예인이라도 왔나?' 라며 별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갔는데 이런! 연예인 중에서도 연예인인 '이병헌'이더군요.

덜덜. 마침 카메라를 꺼내 둔 상태였던 지라 열심히 셔터를 눌러봤지만, 찍히는 건 그저 사람들의 뒤통수만… (이럴 땐 '길어져라! 만능팔!' 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저기! 이병헌!

눈앞에서 이병헌을 보게 되다니! 남자친구와 이병헌을 실물로 보고 난 후, 그 후광에 넋을 잃고선 서로 감탄하기 바빴습니다. 네. 그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는데 말이죠.

솔직히 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고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는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날은 비까지 와서 추적추적한 날씨와 질퍽한 바닥, 눅눅한 공기 그 모든 것들이 더욱 사람의 기분을 썩 좋게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자친구가 길거리 응원을 가고 싶어 하니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향했던 것인데 말이죠.

낮엔 힘들지 않았는데

밤이 되고

3시, 4시, 5시, 6시, 7시, 8시... 어느덧, 어둑해져 오고 다리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그치는 듯 하더니 그새 또 엄청 내리고, 또 그칠 만 하면 또 쏴- 하고 내려 버리니, 좀 전까지만 해도 눈 앞의 시야가 확보되는 듯 하더니 점점 스크린 앞으로 들어서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우산. 남자친구는 저보다 키가 크니 큰 어려움이 없었겠지만, 제 입장에선 참 난감하더군요. 우산을 피해 이리저리 고개를 갸웃거릴 때쯤 이미 골이 하나 터졌더군요.

전반전이 시작된 지, 5분 정도 지나자 다리가 아파 쭈뼛거리고 있는 저를 눈치채고선 괜찮냐고 묻더군요.

"힘들지 않아? 괜찮아?"
"응. 괜찮아."
"힘들면 말해."

…그리고 30분이 넘어서니 그제서야 6시간 가까이 서 있던 다리에 통증이 오는 듯 했습니다.

"오빠, 나 힘들어."
"…응"
"오빠"
"…"

축구에 빠져 있는 남자친구. 이미 남자친구는 전반전이 시작된 직후, 터진 한 골에 급 흥분하더니 이제는 박지성 선수와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미 남자친구 옆엔 제가 아닌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거죠. -_-^

'다리 아파! 추워! 힘들어! 어디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안에 들어가서 보자!' 라고 다시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토라져 버린 지라 제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고 그 짜증을 겉으로 드러내기 싫어 입을 닫아 버렸습니다. (먼저 알아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참다 참다 "집으로 가자!" 라는 말을 내뱉고선 남자친구는 후반전을 보기 위해 집으로 가 버렸고, 전 삼성역에서 다시 집으로 가는 거리가 1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후반전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아니. 축구도 좋지만 여자친구 입장을 생각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게. 남자친구가 실수했네. 여자친구 입장을 좀 배려해 줬어야지."
"진짜 나빴어."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에게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며 오늘 카메라 속에 담긴 사진을 정리 하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던 장면이 다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남자친구표 도시락

"오늘 출근해서 힘들지? 네가 좋아하는 유부초밥 싸줄게."
"정말? 오빠가 만들어 주는 거야?"
"응. 너도 피곤한데 여기까지 오는 거니까 도시락 싸들고 갈게."
"그래. 오늘 재밌게 응원하자!"
 

제가 만든 굴레에 한번 빠지고 나면 상대방이 저에게 실수하고, 잘못한 것만 잔뜩 떠오르고 상대방이 저에게 베푼 것은 생각이 나지 않는 듯 합니다.
아주 까마득히 잊고 있었네요. 다른 날도 아니고 바로 오늘 낮, 남자친구가 저를 위해 만들어 준 도시락인데도 말이죠. -_-;

"뭐야. 너 왜 그 결정적인 유부초밥 도시락 이야기는 마지막에 하는 거야? 남자친구도 너 입장 충분히 배려한 거네. 남자가 도시락 싸기 쉽지 않은데."
"그치? ㅠ_ㅠ 음, 전화해야겠다."

왜 항상 싸우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를 하는 건지 말입니다. +_+

이론적으론 항상 잘 알지만, 실전에서는 늘 어려운 것. 그것이 연애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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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1동 |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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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듯 하지만 닮은 부분이 참 많아

20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제 주위에는 부쩍 결혼을 염두하고 연애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멋있어서, 잘생겨서, 돈이 많아서(응?)와 같은 이유를 떠나 정말 이 사람이 나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인지를 여러 번 되 내어 생각해 보는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잘 지내다가도 문득 소소한 일에 울컥 해서는 감정 이입을 시켜 확대 해석 하는 경우를 많이 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말다툼을 했어."
"응. 그런데?"
"그래서 그럼 마음대로 하라고 뒤돌아 서서 갔는데…"
"응."
"뒤돌아서 가려는데 그 한마디에 완전 나 어이 상실했잖아."
"왜? 설마 욕이라도 했어?"
"응! 나한테 '아이씨…' 이러는 거 있지? 그거 나한테 욕 한 거잖아."
"…"

웃으면 안 되는데 광분하며 이야기를 내뱉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미 그 말을 내뱉는 친구의 눈빛은 "난 이렇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나한테 '아이씨' 라고 했어. 속상해. 억울해." 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한 가지의 소소한 상황으로 인해 이미 흥분한 상태이다 보니 평소 같으면 그저 넘어갈 수 있는 한 마디도 확대 해석하게 되다 보니 더욱 문제를 악화 시키는 경우였죠.

"왜 웃는 거야. 난 심각한데"
"아니. 잠깐. 남자친구가 너한테 욕한 거 맞아?"
"나한테 한 것이건, 아니건,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나랑 결혼하고 나서 나한테 욕할지도 모르는 사람이야. 안그래?"
"그런가?"
"그렇게 쉽게 욕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폭력도 쉽게 행사할 사람이지."
"워워- 진정해. 흥분하지 말구."

친구의 흥분을 가라 앉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쩌지? 나도 가끔 혼잣말로 아이씨- 라고 말하는 때가 있는데? 헌데, 솔직히 너도 가끔 쓰는 말이잖아-'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더군요.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계속 웃음이 나왔습니다. 왜냐면, 저와 남자친구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때의 제 모습과 오버랩 되어 자꾸 웃음이 나왔습니다.

말다툼을 하다 실수로 옷깃이라도 살짝 스치게 되면, 폭력 행사 한 거라며 결혼하고 나서도 폭력 행사할 사람이라며 난 그렇게 살기 싫다는 둥-
혼잣말로 '아이씨-' 라고 내뱉은 그 한마디를 고스란히 귀담아 듣고 있다가 나한테 욕한 거라며 욕하는 사람 싫다는 둥-
연락이 뜸해지면 기다렸다는 듯, 사랑이 식었다는 둥- 변했다는 둥-

끝없이 이어지는 물고 늘어지기 기법. +_+ (남자친구 지치게 만들기의 일등공신기법이죠) +_+

"지은아, 나도 그랬어. 나도 그런 적 있어."

친구(지은)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사이, 그 친구의 남자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지은이랑 같이 있어? 난 정말 답답해서 혼잣말로 한 말인데 그 말 듣고선 화내더니 그 이후로 연락을 안받아. 어떡하지?]

남자와 여자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차이일 까요.

다음날, 바로 당연히 화해 했으리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해 보니 역시나 남자친구에게서 사과의 문자를 받고 긴 통화 끝에 화해 했다고 하더군요.


길을 가다가도 여기저기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이씨' 혹은 그보다 더한 욕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의 소소한 말에 여자는 크게 반응하고 확대 해석합니다.

[다른 사람은 되지만, 내 남자는 안돼- 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욕을 하든, 뭔 짓을 하든)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나, 우리는 평생 함께 해야 할 사이잖아요. 우리 서로 소중히 아껴줘요-]
라고나 할까요?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연애라는 것,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 다른 듯 한데도 은근 닮은 부분이 참 많담 말이야." 하며 웃었습니다.

(음, 그러고 보면 정말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연애를 잘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_+ 응?)

자주 연락하지 않는 이 남자, 날 사랑하는거 맞아?

왜 문자 안 했어?

왜 전화 안 했어?


연락 하는 것과 사랑이 비례하진 않잖아-

 

요즘은 이러한 이유로 싸울 일이 없지만, 한 때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한 때, 그렇게 다투었던 우리 커플을 생각나게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가 근심이 가득 차다 못해 슬퍼 보이는 얼굴로 물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전화 한 통화 할 시간이 없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없어?”

너 남자친구 집중력 강하다고 했잖아. 그치? 집중하다 보니 잠깐 잊었나 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을 생각해 내고선 최대한 좋게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너네 커플은 하루에 얼마나 자주 연락해?”
글쎄. 세어보질 않았으니. 때에 따라 다르지.”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연애 한지 1년쯤 되던 때, 연락이 뜸했던 남자친구에게
미워-“ “나빠-“ 를 연발했던 한 때의 제 모습을 그 친구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혹은, 남자친구를 믿지 못해서? 아뇨.

그저 서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자주 보고 싶고, 더 자주 연락하고 싶은 마음.


이 친구도 그러한 마음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연락하지 않는다-, 여자가 남자친구를 믿지 못한다- 는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니까- 더 보고 싶고, 더 자주 연락하고 싶은, 그 당연한 마음.

 

연락을 자주해야만 더 사랑하는 거야?”
“…”
연락 자주 안 해도 만날 땐 우리 사이 좋잖아.”
“…”
난 너처럼 폰 자주 보는 것도 아니고넌 폰 중독이야.”
“…”
화장실 갈 때도 폰 챙겨가야 돼?”

이 밥충아!!! 연락 자주 하지 않는 게 문제가 되냐고 따지지 말고, 그냥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연락 자주 하자고 그냥 꽉 안아주면 안돼?!”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한 황정음, 김용준 커플.

 


처음 등장할 당시, ‘황정음이 너무 기가 세다 혹은 나쁘다. 김용준이 너무 착하다등등의 말이 많았지만, 저 또한 그 커플과 다를 바 없이 연애한 듯 합니다.

만나기로 했는데 먼저 연락이 없으면 뾰루퉁
- (절대 삐치려고 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입이 나옵니다=.=) 오히려 그 커플을 보면서 함께 등장한 다른 커플보다도 우리 커플과 닮았다-‘ 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정말 별 것 아닌 일에도 감정 이입을 시켜선,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도 토라진 제 모습이 남자친구의 눈엔 뻔히 보였겠죠.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습관이나 행동을 서로 알아가게 되고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는 연락을 왜 자주 안 하냐는 이유로 싸울 일은 없어진 듯 합니다.

핸드폰을 평소 자주 보는 저와 달리, 뭔가에 한번 집중하면 쉽게 빠져드는 남자친구. 연애 초기에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서 서운 하다- 는 말을 하곤 했는데 덩달아 저도 다른 취미생활에 빠져 부득이하게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하게 되니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절대 고의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너가 그때 이 기분이었구나? 흥' 

이런 농담반 진담반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남자친구가 고맙기도 하구요. 서로의 습관이나 행동은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어느 누군가가 지적한다고 하여 쉽게 나아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나의 시간을 가지며 그에게 곤두 세웠던 촉각을 누그러 뜨린 채,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남자친구도 저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커플이다 보니 주중 보다는 주말을 이용하여 만나는 게 좋지 않냐는 질문도 종종 받습니다만, 저희 커플은 항상 주중에 만납니다. 주말엔 서로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주말엔 남자친구도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저도 주말엔 가족과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여자이다 보니, 여자 입장에서 애타는 마음을 써 내려 간 듯 합니다. 의외로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싸우는 경우도 많은 듯 합니다. (저희 커플만의 이야기가 아니었군요? ^^;)

 

이 남자, 나에게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데, 날 사랑하지 않는 가봐- 라는 고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쉽게 그 답을 가늠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남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당사자(본인)만이 그 해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연애중, "쿨한 여자인척 하는 건 정말 어려워"


"미안해. 나 오늘 늦게 끝날 것 같아."
"왜? 오늘 일찍 끝난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약속한 거잖아."
"아, 사실은 회사일은 끝났는데, 다른 급한 일이 생겨버렸어."
"그래? 난 지금 마쳤는데…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꾹 참고) 응. 알겠어."

뚜-뚜-뚜- 20분 뒤.

"오빠, 근데, 그 급한 일이 뭐야?"
"회사동료 후배가 있는데, 요즘 많이 힘든가봐."
"(여자인지 남자인지 묻고 싶지만 꾹 참고)아, 그래? 심각한가 보네. 알겠어. 위로 잘 해주고."
"응. 그래."

뚜-뚜-뚜- 10분 뒤.

"오빠, 아직 멀었어?"
"어라? 너 아직 집에 안갔어? 집에 안간거야?"
"…"
"난 너 집에 먼저 간 줄 알았는데, 설마 기다렸던 거야?"
"…"


무슨 상황인지 감이 오시나요?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남자친구가 갑작스레 일이 생겨 만나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는 상황입니다.

직장 동료 여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너무 공감대가 형성되어 한참을 웃었던 에피소드입니다.

남자 입장에선 답답할 수도 있죠. 여자가 집으로 가는 것처럼 실컷 이야기 하더니 뒤늦게서야 기다린 것 마냥. 이야기를 꺼내니 말이죠.

여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며 이야기 하다 보니 웃겨서 뒤집어 진거죠.

서로 이야기 합니다. "나도 쿨한 척 넘어가려고 했는데" 로 이야기를 꺼내보지만, 결국 쿨하게 넘어가지 못하더군요. 

May I kiss you?
May I kiss you? by fofurasfelina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사랑하는 자기야. 늦게라도 보고 싶담 말이야. 기다릴테니 빨리와." ('난 자기 없인 못살아' 모드)
"급한 일이 생긴 거구나. 어쩔 수 없지. 그럼, 나 먼저 집으로 갈게."('난 쿨한 여자니까요' 모드)

두 대답 중 한가지를 택해서 내뱉어야 하는데 위 대답을 택하자니, 괜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고. 아래 대답을 택하자니, 그렇게 쿨하게 대답하기엔 속이 쓰립니다. 그래도 '나랑 먼저 약속 한 건데 그걸 왜 깨' 라는 생각이 먼저 마음 속 깊이 바탕으로 깔려 있으니 말이죠.


결국, 최후의 선택은? 두둥!

'나 삐졌어' 모드를 선택합니다.
쿨한 여자도, 애교 듬뿍의 사랑스러운 여자도 될 수 없어 택하는 최후의 결정이죠. 저를 비롯하여 1년, 3년, 5년 가까이 사귄 커플 친구들이다 보니 연애 초기에는 이 때문에 많이 싸웠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마" "늦게라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되는 거 아니야?"


더 치사해 지면,

"나보다 걔(회사동료, 심지어는 애완견부터 시작하여 TV드라마가 대상이 될 때도 있습니다)가 더 좋구나?" 라며 장난반, 진심반, 삐쳐서는 토라져 있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 정말 쿨하지 못합니다. =.=


지금은 서로 오랫동안 연애를 하며 알아가다 보니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지만 말이죠.

그 여자 - "요즘엔 만나기로 약속 하면, 다른 일이 있으면 늦게라도 얼굴 도장 찍네." (역시, 날 이렇게 아껴주는 남자친구 최고! 궁디팡팡)
그 남자 - "그럼~ 난 다른 누구보다 너가 소중해. 너가 최고야." (오늘 못 만나면 적어도 1주일 동안 삐치겠지. 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꼭 만나야 해.)

실상 남자친구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면 이럴지도 모르죠. 하하.

연애를 하며 새로운 저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내가 이렇게 속이 좁았던가? 내가 이렇게 쿨하지 못했던가? 그래도 애써 제 자신을 위로해 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소소한 질투를, 소소한 시샘을 하는 거라고 말입니다.

앞으로 서로 좀 더 배려하고 아끼며 사랑해야겠습니다.
 
쿨한 여자가 되긴 힘들지만, 애교 잔뜩 넘치는 여자친구가 되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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