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들어가냐?” 빼앗은 인연의 최후

 

요즘은 시대가 좋아졌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상대방에 대해서도 온라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차 저차 소식을 듣게 되고 알게 되니 말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야!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 들어가냐?"

골키퍼가 있기에 승부욕이 생긴다는 사람. 골키퍼가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 한 남자 선배가 그랬다.

CC(캠퍼스커플)로 3년 가까이 연애를 잘 하고 있는 커플에 초를 친 남자 선배. 이유인즉, CC였던 그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신의 이상형인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의 옆에 있는 그 남자 보다는 자신이 더 잘 어울린다고 여기저기 소문내던 남자 선배는 그의 바람대로 혹은 그의 저주대로(응?) CC로 잘 사귀고 있던 커플을 끝내 이별에 이르게 했다.
그리고 그녀와 사귀게 되자 남자 선배가 기분이 좋다며 후배들에게 음식을 왕창 쏘며 의기양양하게 이런 말을 했다.

"봤냐? 골키퍼가 있다고 해도 충분히 노력만 하면 공은 들어갈 수 있다."

"내가 그들을 헤어지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짝사랑은 용기 없는 자의 비겁한 변명이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 간직하지 말고 직접 달려가 골을 넣어 쟁취하면 되는 것이다."

"선점하지 못했다고 도망치면 다음은 없다."


짝사랑을 짝사랑으로만 간직하지 말고 골을 넣어 쟁취하라던 그의 말에 몇몇 후배들은 멋있다며 용기있다며 그의 행동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리고 한편에선 '꼴 같지도 않다'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연애 경험이 없었던 당시의 내 입장에선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커플이 그 선배 한 사람으로 인해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하다 헤어지는 것을 보고 얼마나 씁쓸해 했는지 모른다.

주위에서 오해라고 아무리 말려도, 단 한 사람의 입방정으로 인해 3년간 쌓았던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연애는 절대 '사랑' 하나 만으로는 안 되는 것을 깨달았다. '믿음'없는 '사랑'은 팥 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 -_-;;


그래. 어찌되었건 그 선배는 빼앗다시피 한 그녀와 함께 잘 만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최근 SNS를 통해 한 후배와 연락이 닿아 그녀와 그 선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청첩장과 함께.


골키퍼 있어도 공은 들어간다고 이야기 하던 자타공인 '짝사랑의 종결자', 그 선배의 말처럼 그들의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는구나- 라고. 그래. 그 선배의 말처럼 인연은 따로 있구나- 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첨부된 청첩장에 쓰여 있던 이름은 골 넣었다고 좋아하던 남자 선배의 이름이 아니었다.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녀 이름이 고스란히 쓰여져 있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여자가... 임신이란다... -_-;; 



남자 선배를 만나면서 다툼이 있을 때마다 CC였던 전 남자친구를 불러 술자리를 가졌다는데 여차저차 하여 임신까지 했다니;;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청첩장을 보고 다들 '헉' 한 모양이다. '확실치 못한 여자의 행동이 문제였다'는 반응과 '남자 선배의 인과응보'라는 반응. 그리고 한 후배의 의미심장한 말. 
 

"골 넣어도 골키퍼는 안 바뀌죠?"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 고수라 할 수 있을까?

 

"내 후배, 완전 연애고수야. 연애 고수."
"그래? 왜?"
"지금까지 만난 남자만 세어 봐도 어마어마해."
"어마어마하다고? 만난 사람이 많다는 거야?"
"거의 1년에 10명꼴? 남자심리 하나는 정말 잘 안다고 그러던데. 모르는 거 있음 와서 물어보래."
"와." -_-

 

연애고수라는 말에 처음엔 '솔깃'했으나, 이내 만난 남자가 많다는 말과 1년에 10명 꼴이라는 말에 감동의 '와~'가 아닌 그저 '헐'을 대체한 '와~'라는 탄성이 나오더군요.

 


1년에 10명꼴이면, 만나는 기간이 상당히 짧았을 텐데 과연 상대 이성을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과 혹 양다리, 문어다리를 펼치며 한번에 여러 사람을 사랑한 걸까? 라는 궁금증이 셈 솟았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가지면서 한 사람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여러 명을 만나면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려면 시간 배분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남녀심리 전문가 VS 혈액형별 성향 전문가

 

그리고 문득, 대학생이 되어 첫 소개팅을 했던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소개팅에 나온 한 남성분은 만나자 마자 얼굴만 딱 봐도 상대방 혈액형이 무엇인지 맞출 수 있다는 말로 호기심을 자극 시켰습니다.

 

"제가 얼굴만 딱 봐도 혈액형을 맞추거든요. 성향도 어떤 성향인지 금방 간파한다니까요."
"아, 그래요?"
"책 읽는 것 좋아하시죠?"
"네. 좋아하죠."
"주로 어떤 책 좋아하세요?"
"음, 전 주로…"
"아, 그러세요? 저랑 정말 비슷하시다! 성격은 어때요? 좀 소심한 편이죠?"
"음.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혈액형을 맞춰 볼게요' 라는 제안이 계기가 되어 서로가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 취미 활동을 한참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덩달아 상대방의 혈액형을 추측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날아온 결정타.

 

"하하. 사실, 전 O형이랑은 정말 안 맞거든요."
"아, 그래요?"
"O형은 다혈질이라… 하하하. 그 쪽은 A형이시죠?"
"네? 저요? 아뇨. O형인데요."
"아, 그래요? 정말이에요? 그럴 리가 없는데…"

 

순간 쏴해 지는 분위기. 얼굴만 봐도 혈액형을 맞출 수 있다더니, 혈액형만 알면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더니… 되려 저에게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O형이 아니라 A형일거라던 그 사람과의 인연은 그 날이 끝이었습니다. -_-;;

 

남자를 1년에 10명꼴로 만나 남자심리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던 그녀,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본 터라 혈액형 별 성향은 다 파악하고 있다던 그.


남녀심리를 잘 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혈액형별 사람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너 날씨도 추운데 옷을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와. 파카 같은 거 없어?"
"음…"
"너 또 예쁘게 보이려고 옷 얇게 입고 왔지? 그러면서 지금 속으로 '춥고 배고프고.' 이런 생각 하고 있지?"
"오! 어떻게 알았어?"
"자, 너 배고플 것 같아서 오다가 와플 샀어. 네가 좋아하는 치즈가 들어 있어. 이건 유자차.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으이그. 목도리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오. 뭐야. 선수 같아."
"뭐야. 무슨 선수야. 이것 하나로."
"하하. 농담."
"아, 생각해 보니 나 선수 맞아. 너한테만."
"맞아."


'버섯' 하면 '척'이지만, '여자' 하면 아직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남자친구.

 

"오빠의 애칭은 이제부터 버섯전문가."

 

앞에 있는 한 사람과 오롯이 마음이 통해야만 잘 할 수 있는 게 연애인데 의외로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자심리를 잘 아니까 연애를 잘 한다. (그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 건 아니잖아요)
남자를 많이 만나봤으니 연애를 잘한다. (만나본 남자가 눈 앞에 있는 그는 아니잖아요)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날 설레게 하는 남자친구의 이유 있는 뒤끝


평소와 다름 없이 퇴근 후, 남자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배가 불러 잠시 앉아 있던 찰라 무심결에 툭 던진 한마디.

 

, 졸려...”
졸려?”
“어?
, 아니.”

 

개미소리 만큼 작은 목소리로 내뱉은 '졸려...' 라는 말. 내뱉고도 인지 못하고 있다가 되묻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아니. 안졸려.' 라고 잘라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이미 남자친구가 들은 '졸려'라는 말로 '거리'를 준 셈이었습니다.

종종 데이트를 하다 농담을 던지며 장난을 치곤 하는데 이 날도 남자친구의 기습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방심하고 있던 찰라, '졸려~' 라는 제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낚아 챈 거죠.

 

버섯, 우리 연애 한지 오래됐잖아. 그래도 아직 여전히 설레고 좋지?”
! 당연하지!”
그런데 말이야. 설레는데 어떻게 졸려?”

 

시작입니다. 이 공격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데 말이죠.



설레는데 어떻게 졸릴 수 있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에이, 설레는 건 설레는 거고, 졸린 건, 사람의 기본 욕구지. 다르지.”
아니지. 설레면 졸릴 수가 없지. 심장 박동수가 빠른데 어떻게 졸리겠어.”

 

이럴 땐 조금은 비겁하지만 오빠도 그땐 그랬거든.’ 이라는 말을 하며 맞대응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가 한번도 졸리다’, ‘피곤하다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열심히 과거를 추억하며 남자친구가 비슷한 말이라도 한 적이 없나 되짚어 보았습니다.

 

“거봐. 없지? 없지? 난 그런 말 한 적 없지?”
…”

 

옆에서 내가 이겼다!’ 라는 표정으로 저를 빤히 보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남자친구는 단 한번도 힘들다’ ‘피곤하다’ ‘졸리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더군요.

다만, 남자친구는 ‘힘들다라는 표현이 아닌 힘들었어라는 표현으로, 결국 같은 말인 듯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어'

저런... 회사일로 많이 힘들었구나. 오늘은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내가 감싸줘야지. 위로해줘야지. 힘낼 수 있게!

 

', 힘들어. 피곤해.'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고 피곤하다는거야? 그리고 어떻게 여자친구(남자친구)인 나와 모처럼의 데이트 중인데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아, 힘빠져.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연애 중 상대에게 하는
같은 의미의 말이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주는 느낌은 확 다른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어떻건, 직접적으로 까놓고 열어 보일 수 없는 만큼(열어 보인다고 해도 볼 수도 없고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대표 수단인 '말'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 단 한마디의 차이로 상대방의 마음을 짠하게 할 수도, 횡하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나 정말 아직도 오빠 보면 설레는데, 진짜야! 졸리다고 해서 설레지 않는 건 아니야!"
"음... 그래! 믿어줄게! 근데 난 정말 아직도 널 보면 설레어서 데이트 중엔 절대 졸립지 않아.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설레는 것과 졸린 건 다르다며 끝까지 우겨보았지만, '난 널 보면 설레어서 졸립지 않아'라는 말로 뒤끝 있는 남자의 최고봉을 보여주던 남자친구의 모습. 이런 뒤끝이라면 수백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맞아요. 어쩌면 남자친구의 이런 모습 때문에 아직도 설레나 봅니다.


지금은 연애중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하정미
출판 : 마음세상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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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함께한 추억이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지금은 연애중


 


남자친구 몇 살이야? 어느 학교 다녀? 무슨 과야? 취직했어? 어느 회사 다녀? 집안은 어때? 돈은 많아?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한다고 하면 먼저 '와. 좋아? 행복해? 축하해!' 라는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째서인지 '내가 어떤지' 보다는 '남자친구의 신상정보'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나 또한 그런 질문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짝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적어도 나보다는 좋은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적어도 나보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다는 내가 얼마나 그를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외모, 능력을 지녔는지를 계산했다.

 

그리고 정말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남자를 만났었다. 외모, 능력, 재력… 모든 것이 빠지지 않는. 모두가 '부럽다'라고 할 만한.

 

밀고 당기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안달 나게 했고, 먼저 연락하고 싶어도 꾹 참으며 상대방에게 먼저 연락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별했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후, 한참 후에야 그에게서 이별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날 사랑하긴 했니?"

 

그 후로도 좀처럼 새로운 인연을 오랜 기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눈이나 머리가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 아닌,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 사람이 바로 7년 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의 남자친구이다. 외모를 보고 첫 눈에 뿅! 도 아니었고, 능력이나 재력을 보고 이 사람이다! 찜! 한 것도 아니다. 무척이나 천천히, 조금은 늦게 내 사랑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연애도 3개월을 넘기기 무척 어려웠고, 2년이 되기까지도 위태로웠다.

솔직히 난 자만했었는지 모른다. '첫 연애'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연애에 있어서는 나보다 서툴구나' 라는 생각과 '날 좋아한다고 하니 일단 만나만 보자. 맞지 않으면 헤어지면 되니까.' 라며 만남을 쉽게 생각했었다. 고작 3개월도 넘기지 못한 몇 번의 연애 경험으로. 진심으로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해 본 적 없던 내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자만심이 치유될 때쯤엔, 나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했다. 종교, 성격, 집안, 금전 문제… 등. 그러면서 싸우는 횟수도 잦았다. 흔들바위 커플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3개월, 2년, 5년, 7년째 연애를 이어 오며…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었다.

 

 

진심이 진심을 일깨운다 고나 할까. '사랑' 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던 내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며 '사랑'은 있어! 라고 말하고 '진심'은 있다고 말한다.

 

"그 동안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온 거야? 조금만 더 빨리 오지. 나 마음 고생하기 전에."

 

언제쯤이었을까?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냐며 '퍽퍽' 때리면서도 남자친구를 향해 생글생글 웃었던 그 때를 기억한다.

 

이대로 해피엔딩! 끝! 하면 좋겠지만, 연애도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이다 보니 유지하고 이어가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결혼을 해도 연애하는 기분으로 '지금은 연애중', 아이를 낳고, 훗날 손자, 손녀를 보더라도 지금의 남자친구(남편)와는 '지금은 연애중'. :)


+ 덧)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이웃블로거분들과 방문객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꾸벅) 비밀댓글로 성함, 주소,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10분을 추첨하여 '지금은 연애중' 책을 선물해 드릴게요. ^^ 



지금은 연애중 - 10점
하정미 지음/마음세상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내게 준 생일선물에 얽힌 사연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의 연애사에 큰 관심을 갖곤 합니다. (저도 그래요-)
그리고 상대방의 호기심 가득한 '어때?'라는 질문에 '어땠어.'라고 대답을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와!'(긍정) 이거나 '어쩜 그래?'(부정) 입니다.


문제는 '와!'가 아닌, '어쩜 그래?' 라는 반응이 돌아왔을 때죠.


솔직히 서로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는 커플이라면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건 그와 무관하게 '우린 너무 행복해요!' 라고 미소 지을 수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덜한 -연애 초기이거나 이리저리 자신의 짝이 맞는지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단계라면 주위의 반응은 송곳이 되곤 합니다.

 


천천히 조심스레 커져 가고 있던 풍선(사랑)이 예상치 못한 송곳 한 방에 끝날 수도 있는 거죠. 덜덜덜. 

연애초기, 남자친구가 준 첫 생일선물  

 

연애를 하기 전까지만해도 전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했었죠. 그땐 제가 정말 우유부단하지 않은 줄 알았어요. 정말 팔랑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어제 생일은 잘 보냈어? 남자친구가 생일선물 줬어? 뭐 받았어?"
"열쇠고리 받았어요."
"어머. 어느 브랜드?"
"브랜드는 없는데… 왜냐면…"
"어머! 브랜드 없는 열쇠고리를 준거야? 진짜 너무 한다. 너 정말 서운했겠다."

 

정작 생일 당일엔 '너무 고마워!' '너무 예쁘다!'를 남자친구에게 연발했는데 직장 동료의 그 한마디로 인해 없던 서운함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상대방의 '헐!' 하는 반응과 '너무 한다'는 말을 들으니 '어머! 정말? 그런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제 머리 속 계산기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그 날, 퇴근길에 만난 남자친구와 정말 별 것 아닌 일로 크게 다퉜습니다. (너무 별 것 아닌 일이었던 터라 기억도 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정말 뭔가를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도 아닌데 엄한 화풀이를 남자친구에게 하고 있더군요.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헐! 나 이렇게 팔랑귀였어?'
'헐! 나 이렇게 우유부단한 사람이었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우리, 오리역에 가서 고기 먹자!" 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신나하며 "와! 오리고기 먹으러 가는거야?" 라는 뚱딴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곤 "오리고기 먹고 싶어? 난 오리역에서 삼겹살 먹자고 이야기 꺼낸거였는데..."라는 남자친구의 대답에 빵터졌죠. (솔직히 웃으면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 응?) 

남자친구가 제게 선물한 열쇠고리... 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 하지 않아? 어떻게 여자친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다는 게 열쇠고리일 수 있어? 혹시 브랜드 있는 거냐고 물으니 브랜드도 없대!"
"에이. 그래도 버섯이 남친한테 받은 열쇠고리는 특별하죠."
"왜? 뭐가? 나라면 엄청 서운할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직접 자수로 이니셜 새겨서 만든 열쇠고리라고 하잖아요. 남자가 어디 그러기가 쉬운 가요."
"어머. 그런 거였어? 몰랐네. 내가 버섯한테 이야기를 제대로 못들은건가?"

 

그런 줄 몰랐다- 라며 선물 감동적이었겠다- 라며 뒤늦게 제게 웃음을 보였지만, 전 전날 남자친구에게 티격태격 거린 것이 생각나 무척이나 속이 쓰리더군요. 주위의 반응에 따라 울고 웃는 제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했고요.

연애초기, 당시 남자친구는 학생이었고 전 직장인이었습니다. 늘 더 많은 것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던 남자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도 '축하해'보다 남자친구에게 먼저 들은 말은 '미안해'였습니다.


얼마 전, 개콘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 '여자는 친구에게 자랑할 만한 선물을 받기를 원한다'는 멘트를 하더군요. 지금은 주위의 반응이나 어떠한 시선보다 남자친구를 더 신뢰하고 '우리는 햄볶아요!'라며 미소지을 수 있지만, 당시 무던히도 주위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당시를 떠올리면 남자친구에게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응. 기억 안나?"
"그렇구나. 7년 전이라... 난 왜 기억이 안나지?"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치. 좋은 것만 기억해야지."



 

지금은 연애중
10점

장기간 연애, 여전히 뽀뽀를 부끄러워하는 여자친구? 사실은

 

"뽀뽀~ 뽀뽀~"
"아, 안돼. 지금은 안돼."
"왜?"
"마늘 냄새 나. 이따 껌 좀 씹고 나서 뽀뽀해줄게."
"오. 나 껌 좀 씹어본 여자의 뽀뽀를 받는 거야?"
"그런 거지! 하하."

 

고기를 한참 맛있게 먹고 난 후 가게에서 나오던 길, 남자친구의 뽀뽀 타령에 좀 전에 먹은 마늘을 핑계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뽀뽀~ 뽀뽀~"
"으으응~ 안돼~"
"왜? 부끄러워?"
"그럼! 부끄럽지!"
"아직도 부끄러워?"
"응. 그럼! 당연히. 오빤, 안 부끄러워?"

 

집으로 데려다 주다 가로수길,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곤 또 다시 남자친구의 뽀뽀 투정이 이어졌습니다.



코 앞까지 다가오는 남자친구의 얼굴을 부끄러워하며 -정확히는 부끄러운 척하며- 고개를 떨구니 '우리 버섯은 아직도 부끄러움이 많구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뭐해?"
"지은이랑 빈이랑 수다 떨고 있어."
"아, 맞다. 오늘 친구들 만난다고 했었지? 언제 집에 가?"
"이제 곧 가려고."
"응. 그래. 재미있게 놀고. 이따 집에 갈 때 전화해."
"응~ 이따 전화할게. 뽀뽀~ 쪽!"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다 걸려온 남자친구의 전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전화로 만나는 때만큼은 온갖 애교가 절로 나옵니다. 만날 때는 그렇게 뒤로 빼던 뽀뽀도 전화상으로는 과감하게 먼저 '쪽쪽' 거리기도 합니다.


연애 7년차, 여전히 부끄러운 뽀뽀? 사실은...



남들이 봤을 땐 연애를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 하지만, 현실은 연애 7년차에 접어든 커플. -_-;;;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

키스가 아닌, 뽀뽀라면 이미 유치원생일 때 마스터 했건만 남자친구 앞에서는 여전히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쿨럭;

네. 올해로 이제 나이 서른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뽀뽀가 부끄럽다뇨. 사실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 다만, 남자친구 앞에서 부끄러운 척, 창피한 척 할 뿐입니다.

제가 먼저 하는 돌발 뽀뽀에는 적극적이지만,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는 뽀뽀는 늘 소극적입니다.

...쿨럭;

네. 제가 할 땐 제대로 하고, 남자친구가 먼저 다가오면 한껏 여성스러운 척을 하며 앙탈을 부리곤 합니다.

이런 저를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버섯 같은 여자가 어디있어. 너무 순수해.'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억척 같은 살림꾼이 되기전까진 끝까지 순수하고 순진한 여자로 밀고 나가려고요. (응?)


스킨십에 있어서는 제대로 여우가 되자!


만난지 몇 일 째 되는 날, 손을 잡아야 하나요? 언제 뽀뽀를 해야 하나요? 언제 키스를 해야 하나요? ... 와 같은 질문이 불필요한 이유는 개개인별로 상황에 따라 다른데다 딱히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수백, 수천개가 될 수 있는 질문이죠)

하지만 여자 후배들을 만나면 수백번 강조하는 말 중의 하나가 "너가 후회하지 않을만큼 행동하고 너가 한 행동에 책임을 져라." 입니다. 



"어흑. 그 남자 때문에... 흑흑흑... 그런 남자인지 몰랐어요." 할 일이라면 애초에 그럴 일을 만들지 말라는 거죠.

전 연인 사이의 '밀고 당기기'는 정말 싫어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앞 '여우짓'은 정말 좋아합니다. 연애 기간이 길어도 남자친구가 '내 여자친구는 여전히 부끄러움 많은 여자친구'라고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여우짓의 효과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남자친구가 알고도 눈감아 주는 여우짓인지도 모릅니다)

여우짓이라고 하여 평소 번쩍 드는 물건을 남자친구 앞에서 무거운 척 '끙끙' 거린다거나 평소 바퀴벌레를 잘 잡는데 남자친구 앞에서 무서운 척 '꺅꺅' 거리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여우짓이라기 보다는 민폐;;)

시키는대로,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상황을 판단하고 '좋다' '싫다'를 분명히 이야기 할 줄 아는 게 진짜 여우짓이죠.

여자라면! 여우짓을 제대로 해야 하는 때가 바로 스킨십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남자 입장이라면 여자친구의 여우짓에 긴가민가 하더라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좋겠죠? ^^

Q.>> '남자친구에게 싫다고 했다가 자칫 우리 사이가 멀어질까봐 걱정돼요.' 

A.>> 그 정도로 멀어질 사이였다면, 이 참에 아주 영영 멀어지는게 나을지도요. -.- 진짜 사랑하는 사이, 연인사이라면 남자가 오히려 먼저 여자친구 입장을 이해하고자 한답니다.

Q.>> '여자친구가 평소엔 스킨십을 잘 했는데 최근엔 스킨십이 싫다고 하는데 제가 싫어진 건 아닐까요?'  

A.>> 여자는 남자와 달라 다소 감정이 복합적이고 상황에 따라(여자는 '그 날'도 있는거 아시죠?) 스킨십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스킨십 하나로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요? 


+ 덧) 예에에에! 책이 나왔어요. 저의 첫 책이네요.

처음이다 보니 많이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늘 그렇듯 '처음'이 안겨주는 설렘은 무척이나 큽니다. 
남자친구와 이런 저런 고민끝에 책 제목은 카테고리 명 그대로 '지금은 연애중'으로 결정했어요. 조만간 출간소식을 다시 전해 드리며 이벤트도 진행할게요. :)
 

애인 있어도 클럽 가는 여자, 그녀가 당당한 이유

남자친구가 있어도 클럽 가는 여자친구, 어떻게 하지? 

퇴근 후, 늦은 시각, 집으로 가는 골목길은 상당히 어수선합니다. 한 때 유재석이 놀았다는 나이트클럽도 이 곳에 위치해 있죠. 하하;; (무한도전 보신 분들은 아실 듯)

키스방이며 안마방이며 -_-; 누가 봐도 야릇하다 싶을 만한 사진과 문구가 전단지를 화려하게 수놓은채 길거리에 펼쳐져 있곤 합니다. 술에 취한 사람들 사이로 제정신으로 걸어가고 있노라면 함께 취해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 때 같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언니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터라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요.


언니와 인사를 나누고 함께 걸어오다 일명 '삐끼'라고 불리는 호객행위를 하는 정장을 입은 한 분과 떡 하니 마주쳤습니다.


"언니 물 좋아. 들어와. 진짜 한번만. 내가 제대로 엮어줄게."


덜덜. 얼굴은 비록 꽃미남일지언정 건들건들한 말투에 한번 놀라고, 예쁘장한 얼굴과는 다른 센 힘에 놀랍니다. 아무리 곱상해도 남자는 남자죠. -_-;;


그 분들도 뭐 좋아서 그러겠어요. 다 먹고 살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는 것을 머리 속으로는 이해하지만, 강제로 잡아 끌어 당기고, 한번 붙잡으면 쉽게 놓질 않으니 특히, 밤늦은 시각 혼자 있을 때 그러면 정말 무섭습니다. (별별 일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이다 보니 말이죠)  

"야, 다음에 우리 애들이랑 다 같이 날 잡아서 한번 가야지."

좀전까지 '저렇게 악착같이 매달리는 삐끼는 무섭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건만 갑작스런 날 잡아서 클럽 한번 가자는 말에 놀랐습니다. 

"어? 언니, 언니도 남자친구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있는데, 왜?"


남자친구가 있는데 저런 곳에 가도 괜찮느냐- 라는 의미로 던진 저의 질문이 무색해 질만큼 '그게 무슨 상관?' 이냐는 듯 쳐다보는 언니의 눈빛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좀전까지도 남자친구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왔는데 말이죠. 

"네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구나. 클럽에서 괜찮은 남자를 만날 확률은?"
"낮지 않을까요?"
"응. 당연히 낮지. 아무래도 클럽에 오는 남자들은 원나잇을 목적으로 오니까 말이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난 클럽에 즐기러 가는 거지. 클럽에서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가는 게 아니야. 요즘 누가 클럽에서 좋은 여자 만나려고, 좋은 남자 만나려고 맘 먹고 가겠어? 그냥 놀러 가는 거지."


나이트나 클럽에 가는 건,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닌데 '남자친구 유무'가 왜 중요하냐고 되묻더군요. 


그 분위기를 즐기고 술과 음악을 즐기고, 사람을 즐긴다는 말과 함께 말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띵- 했습니다. 

애인이 있는 사람이 나이트나 클럽에 간다는 말을 들으면 '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원나잇' '부비부비' 와 같은 단어가 떠오르기 때문인 듯 합니다. -.- 대중매체의 영향인가요? 주위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걸까요.

그 언니의 '내가 왜? 뭐가 잘못됐어?' 라는 반응을 보니 '내가 보수적이긴 보수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클럽에 가는 언니의 이야기를 전해주자, 남자친구는 역시나 식겁하네요.
 

"그래서 설마 너도 그러겠다는 건 아니지?"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언니 대답이 신선해서. 생각해 보니까 진짜 남자친구 유무가 중요한게 아닌 것 같아서. 그 언니네 커플은 해외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서로에게 상당히 개방적이더라구." -.- 


이 이야기에 대한 반응은 1) 개인적으로 즐기는 하나의 문화이고, 놀이이니 사적인 시간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반응과 2) 애인이 있는 사람이 그러는 건 절대 안된다는 반응으로 제각각 나뉘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덧) 다행히 제가 이쪽으로 (상당히) 보수적인만큼 남자친구도 보수적인 편입니다. 클럽을 가는 언니네 커플은 또 서로가 상당히 개방적인 편이고요.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연인 사이,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비슷한 연애관을 가진 커플이 장기적으로 연애를 하는데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스킨십 3가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스킨십'이라 제목을 달았지만, '남자친구에게 받고 싶은 스킨십'이라는 제목이 더 걸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혼자 잠시 해 봅니다. 하하.

연애를 하기 전, 혼자 상상의 나래를 참 많이 펼치곤 했습니다. '내가 연애 하면 이래야지.' '내가 연애 하면 이럴거야.'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상상과 조금은 닮은 점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부분이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연애를 하기 전, 제가 상상했던 스킨십은 힘 좋은 남자친구가 저를 벽에 밀치고 과감한 키스하기! (응?) 와 같은 (만화 같은) 스킨십을 상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명동 한복판에서 '사랑해'를 외치며 포옹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현실은?

어이쿠. 명동 한복판에서 '사랑해!'를 외치거나 포옹을 하려고 하면 당장 어디 구석으로 끌고 가 퍽퍽 때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악! 쪽팔려! 뭐하는 짓이야!" 를 외치며 말이죠. 이처럼 상상 속에서 그리는 스킨십과 현실에서 그리는 스킨십은 큰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키스보다 뽀뽀가 좋은 현실; 대범한 스킨십보다는 소심한 스킨십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현실; 


하나. 머리 쓰담쓰담


어렸을 때는 어른들에게 받는 '참 잘했어요' 라는 의미의 쓰담쓰담이 참 좋았습니다. 어른들이 '예쁘구나' '기특하구나' 라고 말씀하시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만져준 기억이 있어서일까요.

종종 남자친구가 머리를 만져 주면 참 좋아라 합니다. 우울할 때면 남자친구에게 먼저 쓰다듬어 달라며 조르기도 합니다.

"전생에 개 였나봐."
"헐! 개?"
"오빠가 머리 만져주면 왜 이렇게 좋지?"


농담 삼아 난 전생에 개였을지도 모른다고 웃어 넘기지만...

어렸을 땐 받아쓰기 100점만 받아도 칭찬 받고, 조금만 공부를 열심히 해도 칭찬 받고, 인사만 잘해도 칭찬을 받았는데 어른이 되고 난 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일을 잘하면 당연한 일이고 조금만 실수를 하면 욕먹는 일이 되더군요.

그만큼 퍽퍽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별 것 아닌 조그만 칭찬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힘들지? 힘내." 라는 의미의 머리 쓰담쓰담, 그리고 "내 눈엔 우리 버섯이 제일 귀여워."라는 의미의 쓰담쓰담.

물론, 일부러 곱게 곱게 머리를 빗어 넘겨 핀을 돋보이게 꽂았는데 머리를 쓰다듬어 헤어 스타일을 망치면 대략 난감;;;


둘. 키스 보다는 찰나의 뽀뽀!


찐득찐득한 키스보다는 찰나의 쪽! 하는 뽀뽀의 매력.



드라마를 볼 때면 여주인공와 남주인공의 격정적인(응?) 키스에 열광하곤 하지만, 현실 속에선 그러한 강렬한 키스보다 찰나의 뽀뽀가 더 따뜻하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외국인들의 일상 인사처럼 가벼운 뽀뽀 말이죠.

입술 뽀뽀, 볼 뽀뽀, 이마 뽀뽀와 같은 가벼운 뽀뽀가 찐득찐득한 키스보다 '날 아껴주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자의 입장에선 말이죠.


"누가 보면 키스 처음 하는 줄 알겠어. 부끄러워?"
"응. 당연히 부끄럽지."


때 아닌 부끄러운 척을 하며 남자친구에게 키스보다는 뽀뽀를 자주 유도하곤 합니다. 입술을 쭈욱 내밀다가도 뒤로 빼주는 센스! 연애를 할 때 스킨십에 있어서는 여자가 여우가 되는 것이 유리합니다. 뽀뽀를 해도 둔한 반응. 키스를 해도 둔한 반응. 이래도 응. 저래도 응. 곰같은 이런 반응보다는 말이죠. 

연애 1년차, 2년차, ... 6년차. 여전히 남자친구의 스킨십이 들어오면 "꺄"를 외칩니다. 남자친구도 제가 먼저 뽀뽀하거나 스킨십을 하면 장난처럼 "엄훠!" 외치곤 하는데 그리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알만큼 알만한 사람들이!" 라고 하셔도...

셋.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발마사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여자인 제가 남자의 발을 마사지 해 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자주 찾는 건대 인근. 대학가이다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놀 것, 먹을 것이 많아 자주 찾는 답니다. 특히, 연인끼리 가기 좋은 커피숍이나 카페가 많아 너무 좋더라고요.

빙수 하나를 시켜 놓고 남자친구와 마주보고 앉아 남자친구는 제 발을, 전 남자친구의 발을 주무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파티션이 나뉘어져 있어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 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의외로 참 많습니다.

"구두를 오래 신어서 그런지 발에 굳은 살이 많네. 이런 건 바로바로 풀어줘야 되는데."
"응. 그치? 오빠도 굳은 살이 많네."


가족 사이에서나 나눌 법한 말을 남자친구와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건, 그만큼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겠죠. 남자친구에게 '발마사지는 결혼해도 서로에게 꼭 자주 해 주자!' 라고 말하곤 합니다. :)

연인 사이 스킨십이라고 하면 다소 야릇한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또 연인사이에는 그러한 스킨십만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좀 더 포근하고 따뜻한 스킨십을 좋아하는 듯 합니다. 오로지 원나잇만을 목적으로 하는 -_-;; 관계에서는 절대 저러한 스킨십이 있을 수도 없고요.  

심장박동이 터질 것 같은 스킨십도 좋지만, 친근하면서 부드러운 스킨십이 주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 :)

+ 덧) 쓰고 나니 남자친구도 좋아하는 스킨십인걸요? ^^;

쑥맥 남자친구를 둔 여자의 스킨십 성공기

쑥맥 남자친구를 둔 여자의 스킨십 성공기 - 남자친구에게 스킨십으로 먼저 다가가는 방법

제 성격은 적극적이라기 보다 소극적이고, 소극적이라기 보다 적극적입니다. (뭔 말이래? -_-?) 낯가림이 심해서 처음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는 쉽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을 한 후에야 그 상대방에 맞춰 이야기를 맞춰 가는 편이랍니다. 처음 만난 사람임에도 낯가림 없이 바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잘하는 분들을 뵐 때면 정말 부러움이 폭발할 지경입니다. 유후~


그래서일까요? 다소 멍 때리고 있거나 무뚝뚝한 고유 성격답게 있으면 첫 인상을 다소 무섭게 보는 분들도 있어요. 난 시크한 여자다! 어흥! -_-^ (실은 전혀 아닌데…) 유일하게 첫인상과 지금의 인상을 동일하게 보는 이가 있으니 두둥! 그 분이 바로 남자친구입니다. 남자친구 눈엔 아직 콩깍지가 씌어져 있나 봐요. 전 남자친구를 향해 웃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제가 남자친구를 향해 샤방샤방 미소를 날렸다고 합니다. (과연…?)


"누가 먼저 좋아했어?" 라고 누군가 물을 때면 전 "당연히 남자친구가 날 먼저 좋아했지" 라고 대답하는 반면, 남자친구는 "아냐. 버섯이 날 먼저 좋아했어" 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 이유가 뭔가 했더니 고백은 분명 남자친구가 먼저 했지만 자연스레 좋아한다는 눈빛을 보내거나 좋아한다는 말을 고백하도록 유도한 것은 저였다고 하더군요. 쩝. 그렇게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실은, 맞습니다. 맞고요.)


고백을 유도하는 은근슬쩍 눈빛과 터치의 효력을 다시금 입증하는 셈인가요?


미소+칭찬+스킨십, 때로는 고백을 유도하기도!

남자친구와 사귀고 나서야 단둘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고 그 전엔 항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었던 터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흥! 그래도 절대 내가 먼저 고백하진 않을테다!" 라는 일념하에 은근슬쩍 눈빛 보내기와 스킨십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 듯 합니다.


"어? 오빠 손이 여자인 내 손 보다 더 예쁜 것 같아."

"그래?"

"봐봐. 그치? 그치?"

 

남자친구를 향한 칭찬과 함께 은근슬쩍 남자친구의 손바닥과 손등을 이리저리 보는 척 하며 스킨십이 가미되니 남자친구 입장에선 상당히 두근거렸다고 하더군요. 




이 와중에 환하게 웃어주는 제 모습이 남자친구 눈엔 그리 예뻐 보였다고 하니 어찌 보면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남자친구를 향한 '미소 + 칭찬 + 스킨십'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딱히 그러한 모습을 보고 '어? 버섯이 웅이(남자친구) 좋아한다!' 와 같은 얼레리 꼴레리 모드로 바라보지도 않았으니 말이죠. 


'난 아무것도 몰라요! 사심 없어요!' 라는 표정으로 해맑게 웃고 스킨십을 하면서도 스킨십이라고 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살짝 터치하는 정도, '버섯이 나한테 호감있는게 확실해!' 라고 확언하기에도 칭찬을 하며 스킨십을 하는 것이니 그것으로 단정짓기도 애매했었나 봅니다. 칭찬과 미소 날리기, 은근슬쩍 스킨십이 계속 되니 자연스레 한 번 보던 얼굴 또 보고 싶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생각나곤 했다고 하더군요. 어쩌다 보니(의도적으로?) 남자친구가 먼저 고백 하도록 고백을 유도한 셈이 되어 버렸네요. 


100번의 말보다 때로는 1번의 뽀뽀로 감정표현을?   


사랑이 듬뿍 담긴 키스도 좋지만, '쪽쪽' 느낌의 뽀뽀가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연애 초기, 통화를 하다 마지막 '쪽' 하며 끊을 때는 언제 끊어야 할 지 타이밍 잡지 못하는 애매한 통화를 끝맺음 하기도 좋더군요.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애 초기보다 다툴 일은 극히 적어졌지만 때론 정말 소소한 것으로 다투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일부러 볼을 개구리 마냥 한껏 부풀려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토라졌다는 것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연애 초기에는 일단 화가 나면 무표정으로 뒤돌아 서서 가곤 했는데 말이죠) 남자친구도 장기간의 연애로 서로를 잘 알다 보니 그쯤 되면 먼저 "삐쳤구나? 에이- 미안해" 라며 살포시 안아 주며 먼저 사과를 하기도 합니다.

전 그런 남자친구에게 사과의 의미로 볼에 쪽 하며 뽀뽀를 해 주기도 하고 반대로 기분이 덜 풀렸을 때는 입술을 내밀지 않고 안쪽으로 숨기고서 볼에 뽀뽀를 하는데 볼에 닿았을 때 그 느낌이 다른가 봅니다.


"너 아직 기분이 덜 풀렸구나?"

"헉! 어떻게 알았어?"

"너 입술 숨기고 뽀뽀했지?"

"오! 예리해! 나중에 기분 좀 풀리면 그 때, 뽀뽀 예쁘게 해줄게!" 


연애 초기에는 열렬한 키스가 로맨틱하고 멋있어서 좋기만 했는데,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키스보다 뽀뽀가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뽀뽀 하나만으로도 서로의 애틋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때론 100마디의 말보다 1번의 뽀뽀가 모든 것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남자친구 뒤에서 살포시 안아주기

종종 퇴근 후,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게 되는 저를 향해 옆에서 어깨를 내어주는 남자친구. 그런 남자친구에게 살짝 고개를 기대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남자친구를 향한 든든함과 포근함이 너무 좋거든요. 직장생활을 하며 업무로 인해, 사람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남자친구의 어깨에 잠시 기대고 있으면 그 피곤함이 싹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오빠도 이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며 반대로 제가 남자친구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오빠가 기대봐" 라고 이야기 하곤 하지만 어깨 높이가 남자친구에 비해 제가 낮다 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고개가 아래로 떨어져서 되려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낸 것이 종종 먼저 와서 기다리는 남자친구 뒤로 살짝 다가가 뒤에서 꼬옥 안아주는 것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든든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지만, 뒤에서 남자를 껴안아 줌으로 조금이나마 그 날 있었던 힘겨움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이죠. 


스킨십에 있어서는 제 아무리 곰인 여자도 때로는 여우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남자가 요구하는 대로 100% 응하기 보다 싫으면 싫다고 단호히 거절할 때도, 좋아서 행하는 것이라면 좋으면 좋은 대로 좋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여우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여자친구를 사랑하는 남자친구라면 스킨십에 있어 YES와 NO가 분명한 여자를 두고 손가락질 할 남자는 없습니다. (스킨십만을 목적으로 사귀는 바람둥이 남자라면 싫어할지도 -_-) 그런 바람둥이 남자가 아닌 진짜 사랑을 아는 남자라면, 오히려 싫은데도 마지못해 좋아하는 척 응하고 나서는 나중에서야 '그 때 내가 미쳤지! 내가 왜 너랑 키스 했냐?!' 와 같이 돌변하는 까마귀 같은 여자를 되려 손가락질하겠죠.


"아, 진짜 이러다 1년 뒤에나 뽀뽀 한 번 해보려나?"

"왜?"

"너무 남자친구가 쑥맥이야! 답답해!" 


혹, 쑥맥인 남자친구 때문에 답답해하고 계신가요? 스킨십, 꼭 남자가 먼저 하라는 법 있나요? 은근슬쩍 스킨십에 여자가 먼저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J


Do Do Do!!!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