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말 못한 깜찍한 비밀3가지

제목 보고 '깜찍'은 무슨… '끔찍'인걸? 이라고 할 지도 모릅니다. 제 멋대로 깜찍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_- (전 뻔뻔하니까요;;)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본의 아니게 작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되어 버린 상황이 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몇 가지 읊어 볼까 합니다. ^^ 고고씽!

하나. 요즘 부쩍 거칠어진 입술?

"우리 버섯. 요즘 부쩍 힘든가 봐. 처음 만났을 땐 입술이 앵두처럼 빨갛기만 했는데. 어떡해." 늘 빨간 톤의 촉촉한 입술을 유지하던 연애초기와 달리 어느 때부터인가 부쩍 입술이 거칠어지고 입술 색도 많이 옅어 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남자친구.

속으로는 '아차!' 했습니다.

연애 초기만 해도 늘 데이트를 할 때면 붉으스레한 틴트를 챙겨 바르고선 원래 입술색이 자연스러운 붉은색인 것처럼 연출을 하고. 키스를 부르는(응?) 촉촉하고 번들번들한 립글로스를 위에 꼭 덧바르곤 했는데 -_-;;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귀차니즘에 빠져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예쁘고 좋은 것이여!' 라며 맨 입술로 당당하게 데이트하는 용감무쌍한 행동을 했으니 말이죠. 순진한 남자친구는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아파 보인다며, 건강이 안 좋으니 그게 입술에서부터 보인다는 말을 하더군요.


맞장구 쳐 주고 수긍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친구. 냉큼 남자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런거구나!" 라며 맞장구를 쳤는데 다음 날, 만나자 마자 선물이라며 입술보호제를 건네더군요. 평상시와 달라 보이는 제 입술을 걱정하며 나름 남자친구의 속 깊은 선물이었던 거죠.

틴트(남자분들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듯 합니다만) 하나 하지 않았을 뿐인데... 뭐 덕분에 입술보호제 하나 득템했죠. 올레!

둘. 다이어트 한다고 차마 말 못해...

연애초기, 남자친구는 저에 대해 아주 큰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저에 대해서라기 보다 여자에 대해서 말이죠. 가령, 여자의 몸무게는 대부분 40KG~50KG 대 일 것이다- 와 같은. +_+ 하악. ('내 키가 몇 인데!' 를 외치려니 요즘 연예인들은 제 키에 저 정도의 몸무게를 가지신 분들이 많군요. 끙-)

네. 솔직히 전 매우 건강합니다. (응?)
그래서일까요. 길을 가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여성을 보면 늘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보호해줘야만 할 것 같은 오로라가 마구마구 뿜어져 나오는 여성상을 늘 로망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요놈의 통 뼈부터 깎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도 드는데… (끙)

그런 저의 고민과 달리, 남자친구 눈에는 이런 제가 그저 예쁘게만 보였나 봅니다. (연애 초기, 누구나 그렇듯 한번쯤 씌이는 콩깍지) 그런 남자친구에게 차마 "다이어트 중이라 앞으로 저녁 안 먹을 거야!" 라고 말하지 못하고 (말하는 순간, 몸무게가 몇이냐고 물어볼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와서 말이죠) 요즘 입맛이 없다는 핑계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몇 번이고 저녁을 사양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와 평일 저녁 데이트를 하는 남자친구인데 다이어트 하는 저 때문에 남자친구가 저녁을 못 먹는 셈이 되어 버리니 참, 그 때 저도 생각이 짧았구나- 싶기도 합니다.

"내가 너가 좋아하는 고기 잘하는 집을 알아봤는데, 여기 가격도 괜찮고 진짜 맛있대!"

진짜 맛있다며 울트라 캡숑 짱을 연발하는 남자친구의 걱정 어린 눈빛(아니, 유혹)에 얼마 못 가 못이기는 척 따라갔습니다. 역시, 다이어트를 하려거든 가까운 이들에게 가장 먼저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게 우선인 듯 합니다. -_- 비밀 다이어트는 어려워요. 

제가 당시 다이어트 때문에 저녁을 한동안 굶었다는 사실을 아직까지 남자친구는 모르는 듯 합니다. 그저 정말 당시 입맛이 안좋아서- 라고 생각할 듯 합니다.

셋. 맞아! 난 생얼이 예뻐?!

개인적으로 피부가 건성이다 보니 별도의 화장을 한다기 보다 최대한 보습이 많이 되는 비비크림을 이용해 피부를 커버하는 편인데요.

입버릇처럼 남자친구는 "넌 화장 안 한 게 예뻐" 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그 와중에 차마 "비비크림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 이 모습도 화장한 거야" 라는 말을 못하고 그저 "그치? 난 역시 화장 안 한 게 더 예뻐." 라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하게 "그치? 난 짙은 화장보다 옅은 화장을 한게 예뻐" 라고 대답을 했어야 되는데 말이죠. -_-

쓰다 보니 3가지로는 부족하다 싶을 만큼 다시 하나씩 마구마구 떠오르기 시작하네요. 이런;

나름 첫 연애였던 남자친구를 위해! 그리고 여동생이나 누나가 없어 여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남자친구를 위해 끝까지 숨기고자 했던 비밀들. 하지만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남자친구, 저 덕분에 여자에 대한 환상은 이제 완벽하게 깬 것 같긴합니다만, 왜 이리 씁쓸할까요.

남자친구가 요즘 부쩍 '가식걸' 노래를 종종 제게 불러 주곤 하는데, 아무래도 이 비밀. 모두 들킨 것 같습니다. 덜덜덜. ㅠ_ㅠ
왜 자꾸 노래 가사 중 '가식걸이야~' 이 부분만 무한 반복하는건지...


뭐, 그래도 모두 연인에게 차마 솔직하게 말 못한 이런 깜찍한 비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잖아요. 그쵸? (덜덜. 그렇다고 해 줘요.)

수상한 남자친구, 내가 모르는 비밀이?

"우린 서로에게 비밀 같은 거 전혀 없어요!" 라는 말을 내뱉으며 환하게 웃는 후배 커플을 보고 '우리 커플도 비밀 같은 거 전혀 없어!' 라며 괜히 시샘어린 시각으로 바라보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연인 사이, 비밀은 없어야 된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터라 후배 커플을 보며 내심 흐뭇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늘 그래 왔듯이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일은 터졌습니다.

오늘 만나자! VS 내일 만나자!

"오빠, 우리 오늘 만나는 거지? 저녁 뭐 먹을까?"
"미안. 나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몸이 왜 안 좋아? 어디 아파?"
"아, 좀 그렇네."
"난 아플 때 오빠 생각 더 많이 나던데, 오빤 아니구나? 치이…"

평소엔 만나자는 저의 제안에 특별한 약속이나 다른 일이 없는 이상 늘 방긋 웃으며 10분이라도 중간 지점에서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남자친구가 평상시와 다르게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말투와 행동이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비록 전화상이었지만 저도 여자인가 봅니다. 무섭게 딱 맞아 떨어지는 걸 보면 말이죠. 이런 게 직감인가요? +_+

급기야 저도 우기지 않아도 될 상황에 만나자고 우기게 되었습니다.

"빨리 와! 기다리고 있을게!"
"오늘 말고, 내일 보자."
"왜 그래? 자꾸? 수상하네~ 밥 먹고 약 사줄게. 빨리와!"

급기야 오늘 당장 만나자고 이야기 하는 저와 자꾸 내일 만나자고 미루는 남자친구 사이에 티격태격 거리다 싸움으로 이어져 버렸습니다. 제가 한 발 뒤로 물러서도 되는데, 굳이 오늘은 안된다고 이야기 하는 남자친구에게 괜한 심술을 부린 셈이었죠.

나중에서야 남자친구와 화해를 하며 뜻밖의 이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수중에 돈이 없었다는 것이었는데요. 평소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쓰는 남자친구. 하필 그 카드를 집에 두고 지갑만 가지고 나왔는데 지갑에도 현금이 얼마 없었던거죠.

차마 '오늘 저녁 뭐 먹을까?' 라며 만나자고 이야기 하는 여자친구 앞에서 "나 오늘 돈이 없어서" 라는 말을 못하고 다른 이유를 둘러 대며 다음날 만나자고 이야기를 한 것이었죠. 여자친구에게 "오늘 나 돈 없으니까 오늘 데이트 비용은 너가 다 부담해 줄래?" 라고 이야기 하기도 남자친구 입장에선 무척이나 속상한가 봅니다.

"돈이 없어서 그런 거면 말하면 되잖아. 왜 말을 안 해? 내가 하루 정도는 풀 코스로 쏠 수도 있는 거잖아."
"돈에 대해선 남자가 그래. 아무리 가까운 여자친구지만, 오히려 그런 가까운 여자친구 앞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도 자존심 상한다구."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줘. 모르니까 내가 답답하고 난 나대로 서운한 거잖아. 뭐든지 다 솔직하게 말해줘."
"뭐든지?"
"응. 뭐든지! 다!"

비밀 없이 뭐든지 말해줘! VS 숨기고 싶은 것도 있어!

여자의 직감을 무시하지 말라며, 비록 전화상으로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다 알수 있다며, 뭐든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라고 이야기 하는 저를 향해 나즈막히 남자친구가 하는 말.

"그럼 정말 다 말해?"
"다 말해! 비밀 없이!"
"그럼 너가 전화 했을 때 너가 싫어하는 게임을 해도, 너가 싫어하는 불량식품 몰래 먹고 있을 때도, 너가 싫어하는 재훈이 만나고 있을 때도, 너 몰래 빨간 거(야동) 보고 있을 때도 다 솔직하게 말한다?" (19금 삐이 -_-)
"헉! 아…아니. 됐어. 말 하지마!" -_-

남자친구가 어련히 알아서 숨길건 숨기고 드러낼 건 드러낼까요. ^^;;

아무리 가까운 연인 사이라지만, 굳이 몰라도 되는 사실까지, 굳이 덮어 두어도 되는 사실까지 들추어 알려고 하는 것도 서로의 관계를 위해서는 썩 좋진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론 모르는 척 넘어가는 배려가 필요해

"몰래 태우는 담배, 정말 꿀맛이다!"
"응? 몰래 태우는 담배? 왜 담배를 몰래 펴요? 과장님, 집에선 담배 안태우세요?"
"뭐, 와이프가 내 건강을 엄청 챙기고, 걱정하니까. 그래서 와이프 앞에서는 절대 안피우지. 아마 그래도 냄새가 나니까 하루에 한 두개 정도 태우는 줄 알거야. 끊어야 되는데 쉽지가 않네. 와이프 생각하면 빨리 끊어야 되는데 말이지."

잘못 된 것임을 알고, 좋지 않은 것임을 잘 알고 있지만 남자 입장에선 숨기고 싶은 것도 있나 봅니다. 남자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다칠까 걱정하고, 상처 받을까 걱정하고, 아플까봐 걱정하는 마음 말이죠.

그런데 그걸 굳이 끄집어 내어 왜 숨겼냐고 다그치고 구구절절 이야기 하다 보면 결국,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덮은 것인데도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는 것 같으니 그로 인해 또 마찰이 일어나나 봅니다.

때론, 남자친구가 덮어 놓으려 하는 것을 굳이 캐내려 알려고 하기보다는 센스 있게 모르는 척 넘어가는 센스를 발휘할 수도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아는 게 힘이다! 때론 모르는게 약이 될 수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