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진실 혹은 거짓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늘 "난 쿨한 여자야!"임을 자부해 왔지만, 늘 확인 받고 싶어 하는 게 여자라던가요. 끊임없이 남자친구에게 "나 얼만큼 사랑해?" 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다행히 남자친구도 그에 질 새라 귀찮을 법도 한데 매번 멋진 멘트를 날려 주곤 합니다. 뭐 뻔히 알만큼 아는 대답이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죠.

"네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많이 많이 사랑해. 넌 나 얼마나 사랑해?"
"나도 오빠만큼 사랑해."
"응? 역시, 넌 나만큼만 사랑하는구나? 더 사랑하진 않아?"
"응"
"헐-"

얼마 전, 시리우스폰과 관련하여 포스팅을 하며 스카이 시리우스에서 곧 내놓을 '거짓말탐지기'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남자친구에게 제일 먼저…' 라는 추가의 멘트와 함께 말이죠.

러브드웹(@lovedweb)님의 댓글 중 "그대는 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보려고 하는가?" 라는 그 말이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러브드웹님의 표현력과 문장력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판도라의 상자'라는 표현이 확 와닿더군요. +_+

정말 남자친구가 날 얼마만큼 사랑하는걸까? 라는 궁금증과 더불어 정말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전 지하철에서 들은 이야기죠.

남자친구는 동갑인 친구들과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그 자리에 다녀와서 들은 이야기를 저에게 '상당히 놀란 듯한 표정'(이게 포인트입니다)과 함께 그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난 정말 놀랬어."
"뭐가?"
"애들이 여자친구랑 같이 있는데도 주위에 자기 여자친구보다 더 괜찮은 여자들이 보인대."
"아, 그래?"
"지하철 타고 가다가도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곁눈질 하며 보게 된다고 그러더라구."
"응, 정말?" (뭐지? 그건 남자의 본능아닌가?)
"애들이 다들 공감하면서 그 이야기를 나누는데, 난 여자친구랑 이야기 하다 보면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주위를 볼 새가 없다고, 다른 여자는 안보이더라고 이야기 하니까 애들이 놀래더라." 
"아, 진짜?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오빠 친구들은 주위 여자들이 보인대? 헉!" (뭐지, 오빠는 아니라는 듯한 이 말은)
"응. 좀 놀랬어. 난 진짜 너만 보이거든"
"나도~ 나도~ 오빠만 보여" (적극적인 리액션)

남자친구의 그야말로 '난 정말 애들이 이해가 안가', '난 정말 너만 보여', '어떻게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가 보일 수가 있지?' 와 같은 순진무구한 표정 더하기 깜짝 놀란 오바액션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떠나 너무나도 달콤한 남자친구의 말에 꿈뻑 넘어가버렸습니다.


더불어 남자친구의 이 말이 거짓말일거라는 생각 80% 더하기 그래도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20%가 제 머릿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야말로 진실 혹은 거짓! 하지만 거짓에 무게를 좀 더 두고  남자친구를 바라 보았지만 말이죠. =_=

저의 경우,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면 정말 남자친구만 봅니다. 다른 남자는 절대 안보여요. 아, 정정할게요. -_-;;;
남자친구를 주로 보지만, 길을 가다 예쁜 여자를 보면 예쁜 여자를 봅니다. 몸 좋은 남자를 보면 고개가 돌아가는게 아니라 몸매가 좋은 예쁜 여자를 보면 고개가 돌아가는 거죠. 

친구들 중 득도한 친구들은 남자친구와 함께 길가다 예쁜 여자를 보면 함께 감탄사를 뿜어내며 함께 본다고 하더군요. 아직 그 정도의 경지에 올라서지 못한 저로선 남자친구가 그랬다간 꽤나 싸울 것 같습니다. 하하.  
남자친구의 그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저를 향해 "난 너만 보여" 라는 그 말 하나가 무척이나 제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연애한지, 4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음에도 이런 달콤한 말에 꿈뻑 넘어가네요. 거짓이든, 진실이든, 때론 상대방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이 말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듯 합니다.

"오빠, 뭐 먹고 싶어? 말만해. 다 사줄게."

남자친구가 내뱉은 이 달콤한 말 덕분에 남자친구는 이 날, 근사한 저녁밥을 얻어 먹었네요. +_+ (설마 이걸 노리고 거짓말 한건 아니겠죠? 후덜덜)

"지금 어딜 보고 있는 거야?" 남자친구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남자는 시각에 약하다고 했던가.

taking off
taking off by Princess C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남자친구와 어김없이 입이 귀에 걸린 채, 매일 매일 얼굴을 마주함에도 좋다고 헤헤 거렸다.
너무나도 편한 사람,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

모든 남자가 늑대라지만, 내 남자친구 만큼은 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1인이었다.
(에이... 설마...)

지하철이 언제 오려나...

한참 기다리고 있던 찰라, 바로 옆에 한 여학생 무리들이 보였다. 얼굴이나 체격으로 봐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진한 화장과 짧은 치마 탓인지 무척이나 성숙해 보이기도 했다.

남자친구가 대뜸 웃으면서 말하길.

"들었어? 저애들, 밤샌대..."


헉-!!!!!!!!!!!!!!!!!!!!

'남자친구도 나 못지 않게 저 여자들을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침과 동시에,

'뭐야..............'
'저 여자들이 밤을 새며 놀든, 뭘 하며 놀든 무슨 상관이길래 그렇게 관심있게 보고 있었냐구!'

남자친구의 한 마디에 욱 하는 성격 폭발!

"뭐?"
"왜?"
"뭐라고 했어? 지금?"
"저 애들, 날샌다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애들이 날 새든, 그렇지 않든 무슨 상관이야- 그럼 가서 같이 날새자고 해."
"갑자기 너 왜 그래?"

툴툴 거리며 뒤돌아 서 버렸다.

왠지 너무나도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

남자친구가 다시 앞에 마주 서며 이야기 했다. 오해 한 것 같다고.
알고 보니, 내가 눈여겨 보고 있던 여자 무리가 아닌 옆에 서 있던 고등학생들이 고 3이다 보니, 도서실에서 날 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남자친구가 이런 저런 상황을 이야기 해 주는데 그 상황에서 다시 웃으며 미안하다고 말하기 멋쩍어 고개만 푹 숙이고 말았다.

남자친구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었음에도, 나 홀로 이런 저런 고민에 빠져 나의 시선은 한 곳으로 고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질투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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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남자친구에게 놀림꺼리를 제공해 주고 말았다.

덜덜덜.